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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7-03-29]
중재(仲裁)와 discovery
민병국 변호사(반도 합동 법률사무소)


(1) 우리의 민사소송이나 중재에 영미의 discovery가 발을 붙일 수 있을까를 생각해 보고 이 글을 쓴다. discovery는 이를 평가하기 전에 이미 널리 행하여지고 있다고 할 수도 있다.
대륙법 제도하의 중재와 영미법하의 중재는 실무상 크게 부각되는 두 가지의 다른 점이 있다. 하나는 재판에서와 마찬가지로 대륙법계에서는 그 전통에 따라 구두 변론보다는 서면주의가 더 우세하다는 것이 일반적인 평이다. 한국에서는 재판에서 흔히 “그만 말씀하시고 더 할 말이 있으면 서면으로 하시지요”라는 법관의 진행에 따라 가는 것이 관행이다. 그리고 그때마다 변호사들의 불만이 나온다. “이런 식으로 과연 진실 발견이 가능할 것인가”라고 말이다.

이런 모습이 다른 나라에서도 대륙법계에 널리 퍼진 공통된 특징이었다는 것을 알면 그게 단순한 일이 아니라는 것을 이해하게 된다. 원래 대륙법계의 태생이 그랬던 것이다. 일반재판의 관행을 따르다 보니 중재도 자연 서면주의에 흐르게 되어 있었다. 반면 영미법 하에서는 구두 변론주의가 압도적으로 우세하다고 주장한다. 그러므로 중재도 영미에서는 일반재판의 이러한 관행에 익숙해져 있는 것이다. 텔레비전의 배심원 앞에서 변호사들이 하는 웅변이 연극만이 아니다.

다른 하나는 대륙법계의 중재는 역시 전통에 따라 직권주의적 (inquisitorial)인 반면 영미법계는 철저히 당사자주의(adversary)로 되어 있다는 것. 그 구체적인 구현방식으로 영미법계 특히 미국 법률가들이 다른 나라에는 증거 제출에 관한 discovery 제도가 없다고 하여 다른 나라의 사법절차를 크게 불만스럽게 생각하고 있는 것을 여러 번 보았다(The civil law approach to discovery by Giorgio Berniri, 2004: Determining the extent of discovery by Charles N.Brower, 2004). 여기서는 새 중재법에 관하여 이러한 불만이 해소될 것인가를 생각해 본다.

(2) 현대의 중재는 어느 나라에서나 사건이 거대하고 복잡하며, 세계의 모든 지역에서 일상으로 일어나는 일이고, 사건이 한번 제소되면 중재를 담당하는 당사자의 대리인인 변호사들이 “떼를 지어” 변론을 맡고, 중재비용이 가히 천문학적이며 대개의 경우 영미법계의 discovery의 증거조사방법이 나타나면서 증거서류가 산더미처럼 쌓인다는 것이다. 그만큼 미국 법률제도와 법률가가 압도적으로 많이 활동하고 있다는 의미도 될 수 있다. 이에 따라 중재인도 더 이상 소송변호사나 일반 기업인 중에서 선임되는 것이 아니라 중재만 전문으로 하는 소수의 인사들이 석권하고 있다는 설명도 나온다. 중재에 걸리는 시간도 장기로 되었다고 들린다. 할말을 다 하고 싶어 하고 또 다 들어주는 분위기로 변하고 있으니 새로운 트렌드라고 해야 할 것이다.

한국의 중재는 어떠한가. 아직은 발아(發芽) 단계이므로 항상 중재 사건이 크기만 하다던가 중재인이 중재만을 전문으로 하고 있다는 얘기는 들리지 아니 하지만 그러나 가끔 발생하는 소가 100억원(1,000만 달러) 이상의 사건에서는 위에 열거한 성질의 사건과 중재가 진행되고 있는 것을 쉽게 발견할 수가 있다. 쌍방 변호사들만 5~6명 이상씩 일을 담당하고 있으며, 더 이상 변호사들의 숫자가 형식적인 것이 아니다. 산더미 같은 문서를 외국어로 번역해 내는 일만 하더라도 얼마나 인력이 많이 필요한지 상상할 수 있다.

여기에 discovery 라는 괴물이 등장하면 소송경비는 그야말로 막대한 금액이 된다. 상사중재에서 판정으로 승패가 결정되는 이해관계가 그만치 크기 때문에 결과에 비하여 중재 비용이 문제가 되지 않는 회사들 사이에서만 이루어진다고 볼 수도 있다. 따라서 중재가 “저렴한 비용으로” 사건을 해결할 수 있을 것이라는 주장도 사실이 아닐 수가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금 각국에 중재가 이용되는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내가 지명한 재판관이 간여한 재판”이라는 데에 뜻이 있는 것이 아닌가 생각한다. 막대한 경비와 절차상의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국제중재가 증가하고 있는 현상 때문에 각국은 다투어 중재 지를 자국에 유치하려는 노력이 치열해 지기도 한다.

과연 중재센터가 되면, 그만치 그 지역에 경제적으로 도움이 될 것인가는 이처럼 치열하게 경쟁하는 상황에서 무엇이라고 예측 할 수는 없다. 다만 적어도 세계 10대 무역국이라면 “구색을 갖추어” 놓아야 하는 것은 분명하다. 그렇기 때문에 “떼로 몰려오는” 미국 변호사가 만족하는 법률제도를 가지고 있다면 그만큼 유리한 입장이 되는 것이 사실이다. 그 중의 하나가 discovery인 셈이다.

(3)증거조사 방법으로서 discovery는 영미법상 지방에 따라 차이가 많겠지만, 뉴욕의 예를 들면, 소송 중에 (그러나 공판 전에) 또는 소송 제기 전에 증인을 심문하거나 당사자의 일방이 상대방 또는 제3자에게 문서의 제출을 명할 것(subpeona duces tecum)을 신청하여 법관이 상대방이 가진 서류를 제출하게 하고, 이에 응하지 않으면 응하지 아니한 사람에게 사실인정에 있어 불이익하게 처리 되거나 궐석 재판을 하는 등 강제방법을 가추고 있는 제도이다. 여기에는 서류의 제출( production of documents)뿐 아니라 증인신문(deposition), 당사자 등에 대한 서면에 의한 질문(interrogatories), 신체·재산·서류에 대한 검증(physical inspection of objects or properties) 등을 말한다(NYCPLR 31조 이하 등).

Discovery를 개시제도(開示制度)라고 번역한 것을 보았는데 적당한 번역이 어려운 것 같다. 뉴욕 민사소송관계법이나 AAA의 중재에서는 discovery란 말을 직접 쓰고 있으나, 중재에 관한 UN의 Model Law 나 AAA International 에서는 직접 이 용어를 쓰지는 않는다. 그러나 영미 중재에서는 일반 소송과 마찬가지로 증거조사에 관하여 discovery는 법률절차에서 불가결의 제도로 정착되어 있는 것이므로 어디나 그 적용이 당연한 것으로 취급하고 있다. 변호사들이 대들어서 회사에 있는 문서나 컴퓨터 프로그램을 몽땅 털어갔다고 상상해 보라. 기가 막힐 것이다. 세무서나 안기부에서 그랬다면 그것은 공권력의 행사로 어쩔 수 없는 것이라고 했겠지만 법원의 명령이 있다고 해도 개인의 서류를 샅샅이 뒤진다면 국민들은 아직 까지는 이해하기 힘들어 같다. 개인이나 회사가 아니고 관청이 피신청인일 때도 같은 반응이지 싶다.

(4) 민사소송법에서는 증거조사에 관하여 영미의 discovery에 해당하는 많은 조항을 신설하였다. 특히 서증에 관하여 344조 2항에서는 당사자 아닌 제3자도 문서제출명령에 응하게 하고 만일 불응하면 500만원의 과태료를 물게까지 하고 있다. 영미법 법률가들이 discovery를 요구할 때 흔쾌히 이에 응하게 된 셈이다.
제소 전에도 증거 보전 절차 (민사소송법375조 이하)에 따라 신청이 가능하다.

서증 제출명령 등 제도는 이 나라에 오랫동안 있어온 제도인데도 실무상 항상 자기가 (원고 본인이) 소지한 증거만 내놓았지 상대방에게 문서 제출명령 신청을 하지 않았다. 여러 가지 이유로 실무상 법원이나 당사자나 이에 응하지 아니하였고, 또 면책사유가 너무 많았다. 그리고 제재방법이 없었다. 이제 제3자도 문서 제출명령에 응해야 하고, 또 제재방법도 강화되었으므로 이제부터는 중재재판도 어차피 요란하게 되어 있다. 거대사건 또는 복잡한 사건에서 생길 당사자 부담도 만만치가 않을 것이며 나아가 중재인들의 증거선별이 더욱 중요해 질 수 있다.

2002년의 민사소송법은 집중심리주의를 채택하면서 변론준비단계를 두고 미리 당사자의 주장과 증거를 정리하여 소송관계를 뚜렷하게 하여야 하며, 준비단계에서 증거를 신청하게 (민사소송법 272조, 280조) 하고 있다. 변론준비는 법원과 변호사들에게 이미 상당히 경험이 쌓이고 있다. pretrial 단계의 discovery를 시행하고 있다고 볼 수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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