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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이 주목하는 판결] 선하증권 발행된 경우 보세창고업자는 ‘운송인 발행한 화물인도지시서 적법 발행 여부’ 확인 주의의무 있다
[대법원 판결] 선하증권이 발행된 경우, 보세창고업자는 화물 인도 과정에서 운송인이 발행한 화물인도지시서가 화물을 인도할 수 있는 근거서류로 적법하게 발행되었는지 등을 확인할 주의의무를 부담한다는 대법원 판단. 다만 보세창고업자가 화물 인도에 관해 부담하는 주의의무는 선하증권 소지인의 권리 기타 재산상의 이익을 보호하고 손해를 방지하는 것을 목적으로 할 뿐, 선하증권을 취득하지 못한 신용장 개설은행에 대해서까지 이러한 주의의무를 부담한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판시. 대법원 민사1부(주심 김선수 대법관), 2022다208649(2023년 12월 14일 판결) [퍈결 결과] 중소기업은행이 A 사(소송대리인 법무법인 한별 황영근, 장효정, 최중서, 심지윤, 박준현, 강정현, 이형섭, 서호건, 오민정, 현인혁, 심대희 변호사)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청구소송(2022다208649)에서 원고 일부승소 판결한 원심을 파기하고 서울중앙지법으로 환송. [쟁점] 해상화물운송에 있어서 선하증권이 발행된 경우 보세창고업자가 화물 인도에 관하여 부담하는 주의의무의 내용과 범위 [사실관계와 1,2심] 수입업자 B 사는 중소기업은행이 개설한 수입신용장을 이용해 수산물을 수입하면서 중소기업은행에 수입물품과 관련 서류를 양도담보로 제공하기로 약정했고, 해당 수산물은 2017년 5월 19일 선적돼 5일 뒤 A 사의 보세창고에 입고됐다. A 사는 운송인의 국내 운송취급인으로부터 발행일 및 선적일이 2017년 5월 19일로 기재된 선하증권 사본을 팩스로 송부 받고 화물인도지시서 등을 수령하지 않은 채 B 사에 수산물을 반출했다. 중소기업은행은 발행일 및 선적일이 각 2017년 6월 18일로 기재된 선하증권을 취득한 뒤 신용장 매입은행에 수입신용장 대금 약 1억6860만 원을 지급했다. 이에 중소기업은행은 “A 사가 수산물을 무단 반출함으로써 수입업자의 불법행위를 방조해 수입신용장 대금을 회수하지 못하는 손해를 입었다”며 소송을 냈다. 1심은 원고 패소, 2심은 원고 일부승소 판결했다. [대법원 판단(요지)] 해상화물운송에 있어서 선하증권이 발행된 경우 운송인은 선하증권의 소지인에게 화물을 인도할 의무를 부담하므로, 운송인의 이행보조자인 보세창고업자도 해상운송의 정당한 수령인인 선하증권의 소지인에게 화물을 인도할 의무를 부담한다. 나아가 보세창고업자는 화물 인도 과정에서 운송인이 발행한 화물인도지시서가 화물을 인도할 수 있는 근거서류로 적법하게 발행되었는지 등을 확인할 주의의무를 부담한다. 이와 같이 보세창고업자가 화물 인도에 관하여 부담하는 주의의무는 선하증권 소지인의 권리 기타 재산상의 이익을 보호하고 손해를 방지하는 것을 목적으로 할 뿐, 선하증권을 취득하지 못한 신용장 개설은행에 대해서까지 이러한 주의의무를 부담한다고 보기 어렵다. 중소기업은행은 수산물이 반출될 당시 이 수산물을 표창하는 선하증권을 취득하지 못했고, 수입업자와의 약정에 따라 향후 양도담보권을 취득할 채권적 지위에 있었을 뿐이다. A 사는 운송인과 임치계약관계에 있으나, 중소기업은행과는 수산물의 보관·인도에 관해 어떠한 계약관계에 있다고 볼 자료가 없어 A 사가 중소기업은행을 위해 보호하거나 침해를 방지해야 할 법익이 존재한다고 보기 어렵다. 따라서 A 사가 중소기업은행의 권리 기타 재산상의 이익을 보호하고 손해를 방지할 주의의무까지 부담한다고 보기는 어렵다. [대법원 관계자] “보세창고업자는 운송인의 이행보조자로서 화물 인도 과정에서 운송인이 발행한 화물인도지시서가 화물을 인도할 수 있는 근거서류로 적법하게 발행되었는지 등을 확인할 주의의무를 부담하고, 이러한 주의의무는 선하증권 소지인의 권리 기타 재산상의 이익을 보호하고 손해를 방지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는 점을 최초로 명시적으로 설시한 판결이다.”
수입
선하증권
화물인도
해상운송
박수연 기자
2024-02-03
기업법무
상사일반
[판결] 한앤코, 홍원식 남양유업 회장 일가 상대 주식양도소송 최종 승소
국내 사모펀드(PEF) 운용사 한앤컴퍼니(한앤코)가 남양유업 홍원식 회장 일가를 상대로 제기한 주식양도소송에서 최종 승소했다. 이에 따라 홍 회장 일가는 보유하고 있는 남양유업 주식 37만8938주(합계 지분율 52.36%)를 한앤코에 넘겨야 한다. 대법원 민사2부(주심 천대엽 대법관)는 4일 한앤코(소송대리인 법무법인 화우 강현명, 김유범, 박상재, 손태원, 유정석, 이민걸, 이인복, 이지성 변호사)가 홍 회장 가족을 상대로 제기한 주식양도 소송 상고심에서 홍 회장 측의 상고를 기각하고 원고승소한 판결한 원심을 확정했다(2023다225580). 한앤코는 2021년 5월 홍 회장 일가가 보유한 남양유업 지분 53.08%를 3107억 원에 인수하는 주식매매계약(SPA)을 맺었다. 당시 계약서에는 양측의 법률사무소 변호사들 이름과 지위는 기재돼 있지 않았고, 양측 법률사무소 변호사들이 직접 원·피고들 인장을 날인한 후 당사자들이 참석하지 않은 상태에서 서명페이지를 교환했다. 이후 주식매매계약에 따라 확인실사 등이 진행됐다. 하지만 양측의 추가 협의가 결렬됐고, 홍 회장 측은 같은 해 9월 1일 돌연 계약 해지를 통보했다. 홍 회장 측은 "한앤코가 홍 회장을 고문으로 위촉해 보수를 지급하고 홍 회장 부부에게 임원진 예우를 해주기로 약속한 뒤 이를 이행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이에 한앤코는 "홍 회장 측이 일방적으로 계약 해지를 통보했다"며 홍 회장 일가를 상대로 주식양도 소송을 제기했다. 1심은 계약상 문제가 없다며 홍 회장 측 주장을 배척하고 한앤코의 손을 들어줬다. 1심은 "피고 측 변호사 등에게 주식매매계약에 관한 대리권이 있었다거나 실제로 대리행위를 했다고 보기에 부족하다"며 "스스로 의사결정을 내린 적이 없어 피고 측의 사자(使者)로서 효과의사를 한앤코 측에게 전달·표현하거나 이를 보조하는 사실행위를 한 것"이라며 "피고 측 변호사 등이 대리인이 아닌 이상, 주식거래 자문은 변호사법 제31조 제1항에서 금지한 법률 사건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봤다. 2심도 1심이 타당하다고 판단해 원고승소한 1심 판결을 유지했다. 2심은 "(양측 간 주식매매계약과 관련해) 홍 회장 측은 1심에서 자신들이 요구하는 수준의 가족 처우 보장에 관한 약정이 있었음을 전제로 주식매매계약에 대한 무효, 취소, 해제를 주장했다가 항소심에서는 주식매매계약과는 별개로 체결됐으나 불가분적으로 결합돼 있는 것으로서 거래종결 전까지 약정을 구체화하기로 한 사전합의가 이행되지 않았다는 것을 이유로 주식매매계약의 무효, 취소, 해제를 주장했다"며 "그러나 그 주장들은 형식에 있어 용어나 구성만 달리할 뿐 약정의 존재 및 그 불이행이 주식매매계약의 효력 등에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전제로 한다는 점에서 그 실질적 의미는 크게 다를 바가 없다"고 밝혔다. 이어 "홍 회장 측에서 변론재개 신청을 했으나 사안의 성격상 신속한 분쟁해결이 필요한 점, 홍 회장 측이 새로운 주장이라고 하는 주장은 그 실질적 의미가 기존 주장과 크게 다르지 않은 점 등을 고려해 변론재개신청은 받아들이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홍 회장 측은 이러한 2심 판단에 불복해 상고했으나 대법원은 홍 회장 측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법률행위의 체결 및 성립 여부에 관한 최종적인 결정 권한이 본인에게 유보돼 있다는 사정이 대리와 사자를 구별하는 결정적 기준이나 징표가 될 순 없다"며 "그 구별은 의사표시 해석과 관련된 문제로서, 행위자가 지칭한 자격·지위·역할에 관한 표시 내용, 행위자의 구체적 역할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합리적으로 판단해야 한다"고 했다. 이어 "변호사가 각종 권리 의무의 발생과 법적 책임 등 복잡한 법률관계가 수반되는 당사자 사이의 계약 체결을 위한 일련의 교섭 과정에 어느 일방을 위한 자문의 역할로 개입한 경우, 그 행위가 대리에 해당하는지 혹은 단순한 사자에 불과한지 다퉈지는 경우에도 마찬가지"라고 밝혔다.
한앤코
남양유업
주식양도소송
주식매매계약
대리인
사자
한수현 기자
2024-01-04
금융·보험
상사일반
“코로나19는 감염병에 해당” 손해보험 산정 기준 되나
[판결] “코로나19 감염 사망은 ‘상해’ 아닌 ‘질병’”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전 세계를 휩쓴 가운데, 최근 법원에서는 코로나 감염병을 상해가 아닌 질병으로 판단한 판결이 나와 관심이 쏠린다. 코로나 발발 초기에도 코로나 감염을 ‘상해’가 아닌 ‘질병’으로 본 하급심 판례가 나온 적이 있어 앞으로 유사 사안에서 손해보험 산정의 기준이 될 지 주목된다. 서울중앙지법 민사213단독 이현종 판사는 2023년 12월 20일 A 씨 유족들이 흥국화재해상보험을 상대로 낸 보험금 소송(2022가단5136181)에서 원고패소 판결했다. A 씨는 생전인 2014년 9월 흥국화재와 보험계약을 체결했다. 이는 보험기간 중 상해의 직접적 결과로 사망한 경우 1억8000만 원의 상해사망보험금을 지급하는 ‘일반상해사망 보장’과 질병으로 사망할 경우 1000만 원의 질병사망보험금을 지급하는 ‘질병사망 보장’ 등을 내용으로 하는 보험이었다. 특히 보험계약 약관에는 질병으로 인한 사망의 경우 일반상해사망 보험금을 지급하는 않는다는 취지의 조항, 이른바 ‘질병면책 조항’이 포함돼 있었다. 이후 A 씨가 2022년 1월 코로나19 감염으로 갑작스럽게 사망하자 법정상속인인 유족들은 흥국화재를 상대로 보험금을 청구했다. 흥국화재는 A 씨의 사망을 질병 사망이라고 판단하고, 유족들에게 질병사망보험금을 지급했다. 이에 유족들은 "A 씨의 사망은 보험계약에서 정한 보험사고에 해당하고, 흥국화재가 질병면책조항을 제대로 설명하지 않아 보험계약상 일반상해사망 보험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며 소송을 냈다. 하지만 법원은 코로나19 감염 사망을 '일반상해사망'이 아니라 '질병사망'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그러면서 보험사는 질병면책조항과 상법 규정 등을 근거로 상해사망보험금 지급을 거절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 판사는 "상해보험에서 담보되는 위험으로서 상해란 외부로부터 우연한 돌발적 사고로 인한 신체의 손상을 뜻한다"며 "사고 원인이 피보험자 신체의 외부로부터 작용하는 것을 말하고, 신체 질병 등과 같은 내부적 원인에 기한 것은 상해보험에서 제외되고 질병보험 등의 대상"이라고 밝혔다. 이어 "코로나19 감염 경로와 증상, 감염병예방법령 질병 분류, 질병·사인 분류에 관한 통계청 고시 내용 등에 질병의 사전적 의미를 더하면, 코로나19는 이 보험계약의 보험사고 유형 또는 보장대상 중 '질병'에 해당한다고 봄이 타당하다"고 판단했다. 또 "보험계약 보장내용, 즉 상해 사망과 질병 사망을 각각 독립한 보험사고 또는 보장대상으로 정하고 있음을 고려하면, '질병 사망은 일반상해사망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약관 조항은 질병사망이 상해사망보험금이 아닌 질병사망보험금의 지급 대상이라는 점을 다시 한 번 확인하는 조항이라고 볼 수 있다"며 "상해보험과 질병보험에 관한 상법 규정, 감염병 또는 사인 분류에 관한 감염병예방법령 등의 규정, 질병의 사전적 의미와 코로나19의 일반적으로 알려진 증상 등에 비춰 코로나19가 질병인 감염병에 해당함이 명백한 이상 코로나19로 인한 사망은 상해로 인한 사망이 아니라 질병으로 인한 사망이라는 점도 명백하다고 볼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이번 사건의 질병면책 조항은 거래상 일반적이고 공통된 것이어서 보험계약자가 별도 설명 없이도 충분히 예상할 수 있었던 사항이거나 이미 법령에 의해 정해진 것을 부연하는 정도에 불과한 사항"이라며 "질병면책 조항은 보험자 등의 명시·설명의무 대상이 아니라고 봄이 타당하고, 흥국화재는 질병면책조항을 보험계약 내용으로 주장할 수 있다"고 판시했다. 앞서 이번 사례와 유사한 사건을 맡은 1심도 코로나19 감염을 '상해'로 볼 수 없다고 판단했다. 이 판결은 1심에서 그대로 확정됐다. 대구지법 민사11부(당시 재판장 주경태)도 2020년 10월 C 씨 유족들이 현대해상화재보험을 상대로 낸 보험금 소송(2020가합753)에서 원고패소 판결했다. C 씨는 2020년 3월 코로나19에 감염돼 사망했다. 현대해상은 이를 '질병 사망'으로 판단하고, 보험계약에 따라 유족들에게 질병사망보험금 3000만 원을 지급했다. 유족들은 "C 씨의 사망 원인은 코로나19"라며 "보험계약 약관상 급격하고 우연한 외래 사고, 즉 '상해 사고'로 봐야 하므로 보험사는 상해사망보험금을 지급해야 한다"며 소송을 냈다. 하지만 당시 재판부는 "C 씨에 대한 코로나19 바이러스 침입은 다른 병원체들과 마찬가지 침입 경로를 통해 전파된 것으로 보인다"며 "C 씨는 일상생활을 하던 중 코로나19에 감염된 것으로 보일 뿐 다른 특별한 매개체에 의해 감염됐다는 등 감염 과정에 있어 외래성을 인정할만한 특별한 사정이 없다"고 밝혔다. 이어 "코로나19 감염자 중 무증상자도 존재하고 증상이 나타나는 경우에도 발열, 기침, 호흡곤란, 폐렴 등 경증에서 중증까지 다양한 호흡기감염증이 나타난다"며 "특히 고령, 면역기능 저하 환자, 기저질환자가 주로 중증으로 나타날 가능성이 높은 점에 비춰 보면, 코로나19가 체내 침투한 이후 패혈증으로 이르게 되는 데에는 신체조건, 체력, 면역력 등이 상당한 영향력을 미칠 것으로 보이는 데, C 씨는 60세를 넘은 사람으로 당뇨와 고혈압의 기저질환을 가지고 있었던 점을 고려하면 망인이 코로나19에 감염돼 사망에 이르렀다 해도 내재적 요인인 기저질환 등이 코로나19로 악화돼 사망했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 그러면서 "코로나19 감염은 감염병의 예방 및 관리에 관한 법률 제2조 제2호 타목 '제1급감염병 신종감염병증후군'에 해당하는 점 등을 종합하면, 코로나19에 의해 패혈증에 이르게 된 것을 두고 '급격한 외래의 사고로 입은 상해'라고 보기는 어렵고, 감염병에 해당하는 질병으로 봄이 타당하다"고 판시했다. 관련 사건을 수행한 경험이 있는 유인호 변호사는 "현재 생명보험사는 표준약관 개정(2020. 7 . 31)을 통해 코로나 감염병을 상해(재해)로 규정해 가입자에게 보험금을 지급하는 것과 달리, 손해보험사는 약관상 코로나를 '상해'로 보지 않고 있다"며 "금융감독당국이 일정한 기준을 제시해 코로나 감염에 의한 사망을 상해사망으로 본다는 '유권해석'을 하거나 생명보험의 경우처럼 '표준약관 개정'을 통해 문제들이 해결될 수 있을 것 같은데, 소송으로 다투기는 쉽지 않은 것 같다"고 말했다.
코로나19
보험
질병사망
이용경 기자
2024-01-04
기업법무
상사일반
[판결] 이랜드리테일 vs H&M ‘임대차계약 중도해지 소송’… 2심에서도 ‘H&M’ 勝
이랜드리테일이 스웨덴 의류업체 H&M을 상대로 백화점 매장을 임대하는 계약을 중도 파기하면서 불거진 수백억 원 규모의 계약 분쟁 소송이 2심에서도 H&M의 일부 승소로 결론 났다. 서울고법 민사21부(재판장 홍승면 부장판사)는 9일 H&M헤네스앤모리츠가 이랜드리테일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청구소송(2023나2016005) 항소심에서 1심과 같이 원고일부승소 판결했다. 다만 재판부는 1심과 달리 이랜드가 H&M에게 74억여 원을 추가 배상해야 한다고 판단했다. 앞서 1심은 이랜드리테일에 32억여 원의 배상 책임이 있다고 판결했다. H&M은 이랜드와 2015년 6월 경기도 안양에 있는 NC백화점 평촌점 1층과 2층 일부 공간을 13년 동안 임대하는 임대차계약을 맺었다. 하지만 이랜드는 2017년 1월 H&M에 “NC백화점 평촌점을 제3자에게 매각할 계획”이라며 “임대차계약을 중도해지 하겠다”고 통보했다. H&M은 2017년 3월 중도해지에 따른 계약위반을 문제 삼으며 손해배상 방안을 마련해 줄 것을 요구했다. 이후 H&M과 이랜드는 같은 해 6월 ‘이랜드가 경기도 안산에 있는 NC백화점 고잔점에 2018년 1월 1일까지 대체매장을 제공하고, 조기해지에 따른 손해액으로 18억 원을 지급한다’고 합의했다. 하지만 이랜드는 4개월이 지나 돌연 “약속했던 매장을 인도할 수 없다”고 통지했다. 이에 H&M은 “150억여 원을 배상하라”며 소송을 냈다. 이랜드는 “합의 체결 이전부터 NC백화점 고잔점의 각 구분소유자들과 체결한 기존 임대차계약의 갱신이 어려울 수 있다고 고지했고, 실제로 그와 같은 어려움이 현실화돼 매장의 인도가 지연된 것이어서 귀책사유가 없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1심은 “이랜드가 대체매장을 논의하는 과정에서 인도의무 이행의 어려움을 사전에 밝힌 사실은 있지만, 구분소유자들과 맺은 기존 임대차계약의 갱신이 지연됐던 것은 대체로 임대료를 비롯한 임대차 조건에 관해 이견이 있었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며 “이랜드가 고잔점 매장의 인도를 거절해 H&M과의 합의에 따른 의무를 위반한 것에 귀책사유가 없다고 인정하기 부족하다”고 판시했다. 그러면서 이랜드가 H&M과 맺은 2017년 합의 등을 기초로 평촌점 매장의 ‘영업이익’에 남은 계약기간인 10년 7개월을 곱한 64억여 원을 손해배상 예정액으로 판단했다. 다만 평촌점 영업이익이 H&M 전체 매장의 평균적 영업이익에 비해 상당히 높은 점 등에 비춰 손해배상 예정액이 부당하게 과다하다고 판단, 50%를 감액한 32억여 원을 이랜드가 배상하라고 했다. 2심도 H&M의 손을 들어줬지만, 1심과 다르게 잔여임대차 기간을 11년 4개월로 봤다. 또 손해배상액 산정도 “H&M의 평촌점 매출액(총 수입)에서 영업중단으로 지출하지 않게 된 변동비용을 공제한 차액, 즉 ‘한계이익’을 H&M의 일실수입 산정 기준으로 삼는 것이 손해배상개념에 보다 부합한다”면서 이들을 곱한 151억여 원을 일실손해액으로 산정했다. 다만 이 같은 손해액 역시 부당하게 과다하다며 70%를 감액한 106억여 원을 이랜드가 배상해야 할 금액으로 결정했다.
백화점
임대차계약
이랜드
이용경 기자
2023-11-23
상사일반
전문직직무
(단독)[판결] “반값 임플란트 프랜차이즈 ‘유디치과’… 영업권 양도계약은 법적보호 가치 없어”
네트워크 치과운영으로 의료법 위반 혐의를 받는 유디치과그룹의 김모 전 회장이 지점 원장에게 65억 원의 영업권 양도대금을 청구했지만, 법원이 이를 기각했다. 서울중앙지법 민사36부(재판장 황순현 부장판사)는 15일 유디치과그룹 김 전 회장이 지점 원장 A 씨에게 65여억 원의 영업권 양도대금을 지급하라고 낸 영업권 양도대금 청구를 기각했다(2022가합536448). 유디치과는 반값 임플란트로 유명해진 프랜차이즈 치과다. 김 전 회장은 개인사업체를 통해 유디치과 각 지점과 브랜드 통상사용계약, 경영지원 서비스계약 등을 맺고 브랜드수수료와 컨설팅수수료 등을 받아 왔다. 앞서 2020년 서울중앙지법은 유디치과의 운영행태가 의료법을 위반했다고 보고, 김 전 회장의 개인 사업체 소속 임직원과 유디치과 지점 원장 등에 벌금형을 선고했다. 개정 의료법 제33조 제8항은 ‘의료인은 어떠한 명목으로도 둘 이상의 의료기관을 개설·운영할 수 없다’고 규정한다. 항소심이 진행되던 2021년 4월 김 전 회장과 A 원장은 ‘영업권 양도 양수 계약서’를 작성했다. 이 계약서에 따르면, 김 전 회장은 A 원장에게 유디치과 지점 영업권을 넘기고 일정 기간 매달 매출액의 일정 비율을 지급받기로 했다. 의료법 위반 혐의로 형사사건이 진행되자 A 원장은 지난해 3월 김 전 회장에게 “유디치과 해당 지점을 폐업하고, 계약 체결을 보류한 영업권 양수도 계약은 체결하지 않기로 했다”는 취지의 내용증명 우편을 보냈다. 이에 김 전 회장은 A 원장에게 “영업권 양도대금을 지급하겠다고 약정했지만, 약정을 더 이상 이행하지 않겠다고 통지해 기한이익 상실 사유에 해당한다”며 약 65억 원의 양도대금을 지급하라고 주장했다. 재판부는 영업권 양도 계약을 보류했다는 A 원장의 주장을 받아들여, 계약이 성립되지 않았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A 원장이 계약서에 서명·날인했고, 2021년 6월부터 지난해 3월까지 김 전 회장에게 월 매출액의 약 3%에 해당하는 금액을 지급한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면서도 “이러한 인정 사실만으로 김 전 회장이 A 원장으로부터 유디치과 지점의 영업권에 대한 대가로 월 매출액의 5%를 향후 20년간 지급받기로 하는 내용의 계약이 성립했다고 인정하기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만한 증거가 없다”고 판시했다. 이어 “계약서 작성 당시 A 원장으로서는 유디치과 지점을 인수해 높은 수익을 지속해 얻을 수 있는지가 중요한 문제였다”며 “A 원장은 관련 형사사건이 종결되고 유디치과 운영에 관한 불확실성이 제거될 때까지 월 매출액의 일정 비율만을 지급하면서 계약체결을 보류했던 것으로 보는 것이 타당하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영업권 양도 계약이 성립된다고 해도, 사실상 불법 치과 운영으로 얻은 영업 수익을 이전하는 계약이므로 법적으로 보호할 가치가 없다고 봤다. 재판부는 “양도 계약은 김 전 회장이 유디치과 각 지점을 실질적으로 운영함으로써 구축한 인프라에 대한 대가를 취득하기 위한 것”이라며 “이는 결국 관련 형사사건에서 범죄행위로 판단된 ‘1인 1 개설 운영 원칙에 어긋나는 의료기관 중복 운영’에 의한 이익에 해당한다”고 설명했다. A 원장 측을 대리한 김종복(50·사법연수원 31기) 법무법인 엘케이비앤파트너스 대표변호사는 “지점 원장들이 경영진의 위법한 네트워크 운영에 따른 법적책임을 분담하는 것도 모자라, 위법한 네트워크에서 탈퇴하려 할 경우 과거 체결된 약정에 따라 거액의 위약금, 약정금 청구를 당하는 것이 현실”이라며 “이 사건은 의료법에 어긋나는 네트워크형 병원의 경계를 명확히 하고, 우월적 지위를 남용해 (계약) 체결이 사실상 강제된 영업권 양수도 약정의 효력을 부인함으로써 계약에 묶인 지점 원장이라 하더라도 위약금·약정금을 지급하지 않고 위법한 네트워크에서 벗어날 수 있는 점을 알린 판결”이라고 말했다.
유디치과
영업권양도
네트워크병원
임현경 기자
2023-11-21
금융·보험
상사일반
[판결] 사고로 언어장해 등 입었어도 “신체 동일 부위 장해로 볼 수 없어”
화물차량에 물품 적재작업을 하다 바닥에 떨어지는 사고로 언어장해와 중추신경계 장해를 입은 경우, 두 장해 모두 두부 부위의 외상으로 인한 후유증이지만 ‘신체 동일 부위에 발생한 장해’로 볼 수는 없다는 대법원 판단이 나왔다. 대법원 민사3부(주심 안철상 대법관)는 지난달 13일 A 씨(원고 소송대리인 법무법인 신광 권경열 변호사)가 새마을금고중앙회를 상대로 제기한 공제금 소송 상고심에서 원고일부승소 판결한 원심을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고법으로 돌려보냈다(2021다283742). A 씨는 2006년 10월 18일 새마을금고중앙회와 20년을 기간으로 배우자 B 씨를 피공제자로 하고 자신을 공제금 수령인으로 하는 상해공제계약을 체결했다. 그러던 중 2017년 2월 B 씨는 화물차량에 물품 적재작업을 하다가 도로 바닥으로 떨어져 머리를 다치는 사고를 당했다. 사고 당일 병원으로 옮겨져 수술을 받았지만, 사고 후유증으로 인해 언어장해 및 중추신경계 장해 등을 입게 됐다. 이후 2017년 12월 A 씨는 새마을금고에 B 씨의 사고로 인한 공제금 지급을 청구했고, 새마을금고는 B 씨의 장해가 약관상 제4급 장해에 해당한다고 판단해 2018년 4월 A 씨에게 재해장해공제금 350만 원을 지급했다. 당시 계약에는 장해가 신체의 동일부위에 발생한 경우, 최상위 등급에 해당하는 생활연금과 치료연금 또는 재해장해공제만을 지급하도록 정하고 있었다. 그러자 A 씨는 "B 씨가 사고로 인해 입은 장해는 공제계약의 장해등급분류표상 별개의 장해를 입었으므로 매월 각각의 연금을 지급받아야 한다"며 소송을 제기했다. 하지만 새마을금고 측은 "B 씨의 언어장해 및 중추신경계 장해는 모두 두부 부위의 외상으로 인한 후유증으로서 중추신경계라는 신체의 동일한 부위에 발생한 장해에 해당한다"며 "B 씨의 장해 중 최상위 등급인 1급 장해에 대해 연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을 뿐"이라고 맞섰다. 1심은 "공제계약 약관에서 '장해상태가 신체의 동일부위에 발생하는 경우'는 그 문언상 장해가 발생한 위치가 신체의 동일부위에 해당하는 경우만을 의미하는 것으로 해석하는 것이 타당하고, '말 또는 씹어먹는 기능'에 장해가 있는 경우와 '중추신경계 또는 정신에 장해가 있는 경우'는 별도의 항목으로 구분돼 있는 점 등을 종합하면 각 장해가 신체의 동일한 부위에 발생한 경우라고 볼 수 없다"며 각 공제금을 지급해야 한다고 판단했다. 하지만 2심은 "B 씨에게 나타난 장해는 둘 다 중추신경계의 손상이 원인이 되어 중추신경계와 말하는 기능에 각각 나타난 장해로, 약관상 '신체의 동일부위에 발생한 장해'에 해당한다고 할 것"이라며 최상위 등급에 해당하는 장해의 공제금만 지급하면 된다고 봤다. 그러나 대법원은 이들의 약관상 '장해상태가 신체의 동일부위에 발생한 경우'란 문언 그대로 동일한 신체부위에 발생해 존재하는 장해상태를 의미하는 것으로 봐야 한다고 판단하면서 원심 판결을 파기했다. 재판부는 "문언 그대로 동일한 신체부위에 발생해 존재하는 장해상태를 의미한다고 보는 것이 평균적 고객의 이해가능성을 기준으로 한 객관적·획일적 해석의 원칙에 부합한다"며 "신체의 동일부위에서 비롯했다는 이유로 둘 이상의 다른 신체부위에 발생한 장해까지 포괄하는 의미로 확대할 수는 없다"고 밝혔다. 이어 "설령 그와 같이 해석할 여지가 있다고 하더라도, 결국 신체의 동일부위에 관한 공제계약 약관의 의미가 명백하지 않은 것으로 볼 수 있어 그 경우 고객에게 유리하게, 약관작성자에게 불리하게 해석하는 것이 약관의 해석에서 작성자 불이익의 원칙에도 부합한다"고 설명했다.
신체동일부위장해
상해공제계약
장해공제금
한수현 기자
2023-08-07
금융·보험
상사일반
“보험자대위 범위는 받은 분담금 뺀 나머지의 비율에 상응하는 부분”
(단독)[대법원이 주목한 판결] 보험사가 보험금 선지급 후 분담비율에 따라 분담금 수령했다면…
[대법원 판결] 보험사가 보험금을 지급한 뒤 다른 중복보험사에게 분담비율 따라 분담금 받은 경우, 약관에 따라 지급된 보험금 중 분담금 받은 부분을 뺀 나머지의 비율에 상응하는 부분으로 보험자대위가 축소된다는 대법원 판결. 대법원 민사2부(주심 조재연 대법관), 2019다237586(2023년 6월 1일 판결) [판결 결과] 한화손해보험이 A 씨 등을 상대로 낸 구상금 소송에서 원고 일부승소 판결한 원심을 확정. [쟁점] 무보험자동차 상해보험의 중복보험자 중 1인이 피보험자에게 단독으로 보험금을 지급하고 다른 중복보험자들로부터 분담비율에 따른 분담금 전부 또는 일부를 지급받은 경우 보험자대위의 범위 [사실관계와 1,2심] 무보험자동차 상해보험의 중복보험자 중 1인인 한화손해보험은 피보험자(교통사고 피해자)에게 단독으로 보험금을 지급하고 다른 중복보험자들로부터 분담비율에 따른 분담금 중 일부만 지급받은 상태에서 배상의무자(가해차량 소유자 및 운전자)를 상대로 보험자대위에 의한 손해배상을 청구했다. 1심은 피고들의 손해배상채무액에서 나머지 보험회사들이 원고에게 지급한 분담금을 전액 그대로 공제하며 원고패소 판결했다. 2심은 보험자대위 범위에 관하여 중복보험자들 사이에 합의가 있었다는 이유로 피고들의 손해배상채무액에서 나머지 보험회사들이 원고에게 지급한 보험금을 손해배상채무액을 각 분담비율로 계산한 금액을 한도로 공제하며 원고 일부승소 판결했다. 보험자대위란 보험회사가 피보험자에게 보험금을 지급한 경우 그 보험사고에 관해 피보험자가 제3자에 대하여 갖던 권리(특히 손해배상청구권) 등은 일정한 범위에서 보험회사에 당연히 이전되는 것을 의미한다. [대법원 판단(요지)] "중복보험자 중 1인이 단독으로 피보험자에게 보험약관에서 정한 보험금 지급기준에 따라 정당하게 산정된 보험금을 지급했다면 △다른 중복보험자에 대하여 분담금 청구권(①) △배상의무자에 대하여 보험자대위에 의한 청구권(②)을 함께 보유하고 이는 서로 별개의 것이다. 따라서 ①의 권리와 ②의 권리는 어느 하나를 먼저 행사할 수도 있고 동시에 행사할 수도 있으며 ①의 권리에 대하여 전부 또는 일부를 변제받아 만족을 얻었더라도 ②의 권리를 행사할 수 있다. 하지만 이러한 경우 ②의 권리 행사 범위는 보험약관에 따라 정당하게 산정되어 지급된 보험금 중 그 보험금에서 위와 같이 만족을 얻은 부분을 제외한 나머지 금액의 비율에 상응하는 부분으로 축소된다고 봄이 타당하다. 즉, 피고들의 손해배상채무액에서 나머지 보험회사들이 원고에게 지급한 보험금을 공제하는 방식이 아니라, 피고들의 손해배상채무액을 비율적으로 축소시켜야 하고, 축소 비율은 '(원고가 정당하게 산출하여 지급한 보험금 - 변제받은 분담금) / 원고가 정당하게 산출해 지급한 보험금'에 해당한다." [대법원 판결로 본 예시] 중복보험자인 보험회사 A, B, C, D, E 중 보험회사 A가 피보험자에게 단독으로 보험금 1억 원을 정당하게 산출하여 지급했고, 피보험자의 손해배상청구권은 5000만 원인데, 보험회사 B, C, D, E가 보험회사 A에 지급할 분담금은 각각 2000만 원씩으로 계산되는 경우. Q. 보험회사 B, C, D, E가 보험회사 A에 분담금 2000만 원씩 합계 8000만 원을 전액 지급한 경우? A. 보험회사 A가 대위행사할 수 있는 손해배상청구권은 '5000만 원'에서 '1000만 원 [= 5000만 원 × {(1억 원 - 8000만 원) / 1억 원}]'으로 축소됨 Q. 보험회사 B, C, D, E가 분담금을 1000만 원씩 합계 4000만 원만 지급한 경우? A. 보험회사 A가 대위행사할 수 있는 손해배상청구권은 '5000만 원'에서 '3000만 원 [= 5000만 원 × {(1억 원 - 4000만 원) / 1억 원}]'으로 축소됨 [대법원 관계자] "단독으로 보험금을 지급한 중복보험자 중 1인이 다른 중복보험자들로부터 분담비율에 따른 분담금 전부 또는 일부를 지급받은 경우, 보험자대위의 범위가 어떻게 되는지에 관하여 대법원이 법리를 명시적으로 판시한 선례가 없었고, 하급심의 실무도 일치되어 있지 않았다. 이 판결은, 무보험자동차 상해보험의 중복보험자 중 1인이 피보험자에게 단독으로 보험금을 지급하고 다른 중복보험자들로부터 분담비율에 따른 분담금 전부 또는 일부를 지급받은 경우 보험자대위 대상이 되는 권리의 범위는 보험약관에 따라 정당하게 산정되어 지급된 보험금 중 그 보험금에서 위와 같이 만족을 얻은 부분을 제외한 나머지 금액의 비율에 상응하는 부분으로 축소된다는 점을 명시했다."
보험금
보험자대위
분담금
중복보험
박수연 기자
2023-07-12
금융·보험
상사일반
[AI가 쓴 판결기사] "화재 배상보험 청구에 대한 우선순위 결정: 직접청구권자는 다른 피해자들보다 우선하지 않음"
보험자대위로 직접청구를 하는 경우 다른 피해자들보다 우선하여 책임보험금을 지급받을 수 없고,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피해자들에 대한 책임보험금 지급이 이루어진 다음 책임보험 한도액에 남은 금액이 있다면 이에 대해서 지급받을 수 있을 뿐이라는 판결이 나왔다. (2021다309576, 대법원 민사2부 주심 조재연 대법관) 소외 D 주식회사는 자사 건물에서 폐유를 재활용하여 세척유와 유기용제를 생산하며, 화재로 인한 손해 배상을 위해 보험사인 피고들과 화재대물배상 책임보험계약을 체결하였다. 2018년 4월 13일, D는 폐유를 아세톤과 알코올로 분리하는 과정에서 작업자의 부주의로 화재가 발생, 인근 사업장들과 차량들에 손해를 입혔다. 이로 인해 손해를 입은 피해자들은 역시 보험사인 원고와 화재 손해 보상에 관한 손해보험계약을 체결하였고, 원고는 이들에게 보험금을 각 지급하였다. 피고들은 이 사건 화재의 다른 피해자들과 별도의 손해보험계약을 체결하였으며, 이에 따라 피고들도 피해자들에게 보험금을 각 지급하였다. 원고는 손해보험금을 지급함에 따라 상법에 따른 직접청구권을 대위 취득하였고, 이를 근거로 D의 책임보험자인 피고들에게 보험금 지급을 청구하였다. 원심은 피고들이 보험자대위로 취득한 직접청구권을 아무런 제한 없이 행사할 수 있음을 전제로, 피고들이 다른 피해자들에게 보험금을 지급하여 손해배상채권을 대위 취득하였더라도 원고에 대한 책임보험금 지급 의무가 혼동 또는 변제로 소멸되었다고 보지 않았다. 따라서 원고의 청구를 일부 인용하였다. 반면 대법원은, 직접청구권 제도의 취지는 피보험자가 보험자로부터 보험금액을 지급받은 후에도 제3자에 대한 청구권을 보유, 행사하게 하는 것은 피보험자에게 손해의 전보를 넘어서 오히려 이득을 주게 되는 결과가 되어 손해보험제도의 원칙에 반하게 되고 또 배상의무자인 제3자가 피보험자의 보험금 수령으로 인하여 책임을 면하게 하는 것도 불합리하므로 이를 제거하여 보험자에게 이익을 귀속시키려는 데 있다고 하였다. 때문에 피해자와 체결한 화재보험계약에 따라 보험금으로 그 피해자의 손해를 전부 보상한 화재보험자가 책임보험자에게 보험자대위로 직접청구를 하는 경우 화재보험자는 직접청구권을 행사하는 다른 피해자들보다 우선하여 책임보험금을 지급받을 수 없고,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피해자들에 대한 책임보험금 지급이 이루어진 다음 책임보험 한도액에 남은 금액이 있다면 이에 대해서 지급받을 수 있을 뿐이라고 보아야 한다고 판시하였다. 이에 따라, 직접청구권에 관한 채권과 책임보험금에 관한 채무가 동일인에게 귀속하였더라도 혼동의 법률효과가 발생할 수 없다는 이유로 피고들의 혼동 주장을 모두 배척한 원심 판결에는 오류가 있으며 원심으로서는 피고들에게 직접청구권을 행사한 피해자들의 손해액과 원고 및 피고들이 보험자대위에 의하여 취득한 직접청구권을 행사할 수 있는 범위를 심리하여 혼동이 발생할 수 있는 범위를 산정하여야 하였을 것이라고 판시하였다. (2023년 4월 27일 판결)
보험금
보험자대위
화재보험
책임보험
박수연 기자
2023-05-22
기업법무
상사일반
1심에 비해 배상액 절반 이하로 줄인 2심 확정
[판결] BBQ·bhc, '7년 치킨 전쟁' 종지부… BBQ 배상액 줄인 2심 확정
치킨프랜차이즈 bhc와 제너시스BBQ 그룹의 손해배상 소송전에서 bhc와의 계약해지와 관련해 BBQ에 일부 배상책임이 인정된다는 원심이 최종 확정됐다. 3건의 소송에서 법원은 모두 bhc의 손을 들어줬지만, 재판을 거듭하며 배상액을 줄인 BBQ를 두고 '졌잘싸(졌지만 잘 싸웠다)'라고 평가하는 반응도 있다. 대법원 민사3부(주심 오석준 대법관)는 지난 13일 BBQ 측의 상고를 기각하고 일부 손해배상 책임을 인정한 원심을 심리불속행 기각으로 확정했다(2023다201850, 2023다201874). 지난해 11월 서울고법 민사4부(재판장 이광만, 김선아·천지성 고법판사)는 bhc가 BBQ를 상대로 낸 상품대금 등·물류용역대금 등 소송 항소심에서 BBQ가 bhc와의 계약을 해지한 것이 부당하다고 판단하고 BBQ의 손배책임을 일부 인정했다. 2심은 BBQ에 상품공급계약과 관련해 약 120억 원, 물류용역계약과 관련해 약 85억 원을 각각 배상하라고 판결했다. 1심에서 나온 배상액과 비교하면 절반 이하 수준이다. 1심에서의 배상액은 상품공급계약과 관련해 290억6000여만 원, 물류용역계약과 관련해 133억5000여만 원이었다. bhc와 BBQ 간 법적 분쟁은 지난 2013년 BBQ가 bhc를 사모펀드에 매각하면서 시작됐다. 두 회사는 당시 물류용역계약과 상품공급계약을 맺었지만, BBQ가 계약해지를 통보했고 bhc는 일방적인 해지가 부당하다면서 2017년과 2018년 각각 손해배상청구 소송을 제기했다. 한편 또다른 소송인 BBQ가 bhc를 상대로 낸 영업비밀침해금지소송(2022다312173)에서도 bhc의 승소가 확정됐다. 13일 대법원 민사3부(주심 안철상 대법관)는 BBQ가 bhc를 상대로 낸 소송에서 원고패소 판결한 원심을 심리불속행 기각으로 확정했다. 앞서 1,2심도 원고패소 판결했다.
bhc
BBQ
상품대금
박수연 기자
2023-04-19
기업법무
상사일반
[판결] "현정은 회장, 현대엘리베이터에 1700억 배상"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이 다국적 승강기업체이자 현대엘리베이터 2대 주주인 쉰들러 그룹과의 소송에서 패소가 확정됐다. 현 회장은 현대엘리베이터에 1700억 원을 배상하게 됐다. 대법원 민사3부(주심 노정희 대법관)는 30일 쉰들러가 현 회장과 한상호 전 현대엘리베이터 대표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소송(2019다280481)에서 "현 회장은 현대엘리베이터에 1700억 원을 지급하고, 배상액 가운데 190억 원은 한 전 대표와 공동하여 지급하라"고 판결한 원심을 확정했다. 재판부는 "동일한 기업집단에 속한 계열회사 주식을 취득하거나 제3자가 계열회사 주식을 취득하게 하는 계약을 체결하는 경우, 이사는 소속 회사의 입장에서 주식 취득의 목적이나 계약 내용에 따라 다음과 같은 사항을 검토하고 필요한 조치를 해야 한다"고 판시했다. 이어 "현 회장 등은 계약 체결의 필요성이나 손실 위험성 등을 충분히 검토하지 않았거나, 이를 알고도 필요한 조치를 하지 않았다"며 "대표이사 또는 이사로서 현대엘리베이터에 대한 의무를 다했다고 볼 수 없다"면서 손해배상 책임을 인정했다. 이 소송은 현대엘리베이터 2대 주주인 쉰들러가 "현대 측이 파생상품을 계약하면서 현대엘리베이터에 7000억원대 손해를 입혔다"고 주장하면서 시작됐다. 쉰들러 측은 현대엘리베이터가 현대그룹 주요 계열사인 현대상선의 경영권을 방어하기 위해 5개 금융사에 우호지분 매입을 대가로 연 5.4~7.5%의 수익을 보장해주는 파생상품을 계약한 것을 문제삼았다. 파생상품 계약 체결 후 현대상선 주가가 하락하면서 현대엘리베이터는 거액의 손실을 본 것으로 전해졌다. 쉰들러는 현대엘리베이터가 현대상선의 부실을 알고 있었는데도 현 회장 개인의 경영권 보호를 위해 파생계약을 맺어 회사에 손해를 입혔다고 주장했다. 쉰들러는 현 회장과 현대엘리베이터 경영진을 상대로 7000억여 원 규모의 손해를 배상하라는 주주대표소송을 제기했다. 주주대표소송은 주주가 회사를 대표해 회사에 손실을 입힌 경영진을 상대로 소송을 내는 것을 말한다. 1심은 현 회장 손을 들어줬다. 반면 2심에서는 배상 책임이 일부 인정됐다.
현정은
현대엘리베이터
주주대표소송
박수연 기자
2023-03-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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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재, 임대차 3법의 "임차인 계약갱신 요구권 규정한 주택임대차보호법 조항은 합헌"
판결기사
2024-02-28 17:20
태그 클라우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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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기대 변호사(법무법인 가온, 전 서울중앙지검 범죄수익환수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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