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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결전문
민사일반
파산·회생
“채무자회생법 따라 채권자가 회생담보권 조사확정재판 신청할 수 있다”
[대법원이 주목하는 판결] 피담보채권에 대해서만 집행권원을 가진 채권자가 회생담보권으로 신고한 경우…
[대법원 판결] 담보권 아닌 피담보채권에 대해서만 집행력 있는 집행권원을 가진 채권자가 회생담보권으로 신고하고 그 회생담보권에 관한 이의가 있는 경우, 채무자 회생 및 파산에 관한 법률 제170조 제1항에 따라 채권자가 회생담보권 조사확정재판을 신청할 수 있다는 대법원 판단. 대법원 민사1부(주심 노태악 대법관), 2021다234528(2023년 8월 31일 판결) [판결 결과] A 씨가 B 의료법인을 상대로 낸 채권조사확정재판에 대한 이의의 소에서 원고 일부승소 판결한 원심을 확정. [쟁점] 담보권이아닌 피담보채권에 대하여만 집행력 있는 집행권원을 가진 채권자가 회생담보권으로 신고하고 그 회생담보권에 관한 이의가 있는 경우, 채무자 회생 및 파산에 관한 법률(채무자회생법) 제170조 제1항에 따라 채권자가 회생담보권 조사확정재판을 신청할 수 있는지 여부 [사실관계와 1,2심] C 씨는 2015년 4월 B 의료법인에 3억2000만 원을 투자·대여하는 계약을 체결하고, B 의료법인이 소유한 유체동산에 관한 양도담보계약도 체결했다. 같은 해 8월 B 의료법인은 C 씨에게 대여금 채무의 불이행 시 강제집행을 수락하는 공정증서를 작성했다. 2017년 7월 B 의료법인에 대한 회생절차가 개시돼, C 씨는 회생담보권을 신고한 후 B 의료법인 관리인의 이의에 대해 회생담보권 조사확정재판을 신청했다. 이후 A 씨는 C 씨로부터 대여금 등 반환채권과 이 사건 양도담보권을 모두 양수한 후 조사확정재판에 승계참가를 하였고, C 씨는 재판절차에서 탈퇴했다. 1심은 A 씨의 회생담보권 조사확정재판 신청을 각하했다. 하지만 2심은 원고 일부승소 판결했다. 이에 A 씨 측은 상고했다. [대법원 판단(요지)] "이의가 있는 회생담보권의 피담보채권에 관하여만 집행력 있는 집행권원 또는 종국판결이 존재하는 경우에는 그 권리자가 회생담보권 확정절차에서 다른 회생담보권자보다 유리한 절차적 지위를 갖는다고 볼 수 없어 채무자회생법 제174조 제1항이 적용되지 않음. 회생담보권은 회생채권 중에서 유치권 등의 담보권에 의해 담보된 범위의 채권을 의미하므로, 회생담보권으로 확정하기 위해서는 피담보채권의 존부 및 범위뿐만 아니라 담보권의 존부 등에 대하여도 심리·판단할 필요가 있기 때문이다. 공정증서의 효력은 대여금 채권에 관하여만 미칠 뿐이어서 이의가 제기된 원고의 회생담보권에 집행력 있는 집행권원이 있다고 볼 수 없기 때문에 채무자회생법 제174조 제1항이 적용되지 않고, 회생담보권을 보유한 권리자인 원고가 회생담보권 조사확정재판을 신청한 것은 적법하다." [참고 조항] -채무자회생법 제174조 제1항: 이의채권중 집행력있는 집행권원 또는 종국판결이 있는 것에 대하여는 이의자는 채무자가 할 수 있는 소송절차에 의하여서만 이의를 주장할 수 있다. [대법원 관계자] "담보권이 아닌 피담보채권에 대하여만 집행력 있는 집행권원을 가진 채권자가 회생담보권으로 신고한 경우 회생담보권 확정방법을 처음으로 설시한 판결이다."
피담보채권
회생담보권
조사확정재판
박수연 기자
2023-10-10
기업법무
상사일반
파산·회생
서울고법 민사18부
[판결] “쌍방미이행 쌍무계약의 경우에는 원칙적으로 도산해제조항 효력 없어” 첫 판시
회생절차 개시를 계약 해제·해지권의 발생 원인으로 정하거나 계약의 당연 해제·해지 사유로 정하는 특약(도산해제조항)을 둔 경우, 쌍방미이행 쌍무계약으로서 회생절차 개시 신청이나 개시 당시 쌍방미이행 상태에 있는 계약에 대해서는 별도의 법률규정이 없는 한 도산해제(해지)조항에 의한 해제·해지의 효력을 인정할 수 없다는 첫 고법 판결이 나왔다. 지금까진 기업 간 계약을 체결할 때 회생절차가 개시되면 계약을 해제한다는 내용을 담은 조항을 넣는 경우가 많아서 회생절차에 들어가면 계약이 해지되는 셈이기 때문에 회생 신청을 하고 싶어도 하지 못하고 결국 파산으로 가는 경우가 많았다. 이번 판결이 확정되면 파산보다 기업 회생으로 연결될 수 있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서울고법 민사18부(재판장 정준영 부장판사, 민달기·김용민 고법판사)는 지난 1월 13일 서울보증보험이 A 씨 측을 상대로 낸 채권조사확정재판에 대한 이의의 소(2021나2024972)에서 1심 중 피고 패소 부분을 취소하고 그 부분에 해당하는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고 판결했다. ◇ 사건 내용은 = 서울보증보험은 2018년 6월 B 사와 보증보험한도거래약정을 체결했고, A 씨는 해당 약정에 관해 B사가 부담하는 채무를 연대보증했다. 이후 B 사는 2019년 1월 비씨카드와 'AI분석 지원 솔루션 라이선스 도입계약'을 체결했다. 해당 계약에는 B 사가 압류, 가압류, 가처분, 경매, 파산, 회사정리 절차가 진행된 경우 등에는 본 계약의 전부 또는 일부를 해제·해지할 수 있다는 내용이 포함됐다. 이때 계약보증금 전액인 2600여만 원을 비씨카드에 귀속시키고, B 사는 계약보증금의 반환을 청구하지 못하도록 정했다. 한편, 서울보증보험은 B 사와 한도거래약정에 기초해 피보험자 비씨카드, 보험가입금액, 주계약 AI분석 지원 솔루션 라이센스 도입계약으로 정한 이행보증보증계약을 체결했다. 그러던 중 B 사는 2019년 1월 29일 서울회생법원에 회생신청을 했고, 이틀 뒤 자산 등에 대한 보전처분결정을 받았으며 같은해 2월 회생절차개시결정을 받고 회생계획 인가 후 2019년 8월 회생절차종결결정을 받았다. 이 과정에서 B 사는 비씨카드에 회생신청을 통해 자산 등에 대한 보전처분결정을 받았고, 임시적으로 비씨카드에 대한 채무를 변제하지 못하게 됐다고 통지했다. 그러자 비씨카드는 곧바로 회사정리 절차 진행이라는 주계약의 해제 사유를 근거로 해제 통지를 했고, 4개월 뒤 B 사의 계약불이행을 이유로 서울보증보험에 계약이행보증금을 청구했다. 이에 서울보증보험은 비씨카드에 보험금 2600여만 원을 지급했다. 서울보증보험은 A 씨를 상대로 "B 사와 체결한 이행보증계약 및 한도거래약정에 따라 보험금 2600여만 원에 대한 연대보증채권을 갖게 됐다"며 일부 변제받았다고 자인하는 금액을 제외한 보험금에 대해 지급하라는 소송을 제기했다. ◇ 재판부 판시는 = 재판부는 "계약의 당사자들 사이에 회생절차의 개시신청이나 회생절차의 개시 그 자체를 당해 계약의 해제·해지권의 발생원인으로 정하거나 또는 계약의 당연 해제·해지사유로 정하는 특약(도산해제조항)을 두는 경우가 있다"며 "그런데 쌍무계약으로서 회생절차의 개시신청이나 회생절차의 개시 당시 쌍방미이행 상태에 있는 계약에 대해서 별도의 법률규정이 없는 한 도산해제조항에 의한 해제·해지의 효력을 인정할 수 없다"고 밝혔다. 이어 "다만 회생절차 진행 중에 계약을 존속시키는 것이 계약상대방 또는 제3자의 이익을 중대하게 침해할 우려가 있거나 회생채무자의 회생을 위해 더 이상 필요하지 않은 경우에는 예외적으로 도산해제조항에 의한 해제·해지가 허용된다고 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도산해제조항의 경우 채권자들이 경쟁적으로 강제집행에 나서는 것을 중지시키고 영업을 계속하면서 공정하게 회생을 도모하고자 하는 회생절차에서 특정 채권자가 부당하게 우선권을 관철시키는 것이고, 회생채무자가 계약을 이행함으로써 영업을 계속해 그 수익으로 채권자들에게 변제할 의도로 회생신청을 했다고 해도 회생신청 그 자체를 해제·해지의 사유로 삼는 것이어서 채무자회생법 제1조, 제119조 제1항, 민법 제2조 및 제103조를 위반해 무효라고 봐야 한다"며 "도산해제조항의 효력을 부정하더라도 계약의 상대방은 회생채무자의 채무불이행을 이유로 한 법정해제·해지권을 행사해 회생채무자와의 계약에서 벗어날 수 있다"고 덧붙였다. ◇ 판결 의미는 = 앞서 2007년 대법원은 "쌍방 미이행의 쌍무계약의 경우에는 계약의 이행 또는 해제에 관한 관리인의 선택권을 부여한 회사정리법 제103조의 취지에 비춰 도산해지조항의 효력을 무효로 봐야 한다거나 아니면 적어도 정리절차개시 이후 종료시까지의 기간 동안에는 도산해지조항의 적용 내지는 그에 따른 해지권의 행사가 제한된다는 등으로 해석할 여지가 없지는 않을 것(2005다38263)"이라고 판시해 적어도 쌍방미이행 쌍무계약의 경우 도산해지조항을 무효로 볼 여지가 있다고 판단한 바 있는데, 이번 판결은 대법원 판결에서 한 걸음 나아간 것으로 풀이된다. 도산법 전문가인 최효종(49·사법연수원 34기) 법무법인 대륙아주 변호사는 "도산해제(해지)조항 유효성에 관한 법리상 논쟁에도 불구하고 글로벌 스탠더드 측면에서는 진작부터 무효로 보았어야 하는 것이 타당하다"며 "미국, 일본, 독일 등 주요 국가에서는 법률 또는 판례로 쌍방미이행 쌍무계약의 도산해제(해지)조항이 무효임을 선언하고 있다"고 했다. 이어 "향후 계속적인 상거래계약에서는 회생, 파산절차의 신청과 무관하게 상대방에게 실제로 채무불이행이 발생한 경우(또는 이에 준하는 경우)만을 계약해제 사유로 정할 수 있도록 보다 정교한 계약서 작성 고민이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수연·한수현 기자 sypark·shhan@lawtimes.co.kr
기업회생
도산해제조항
연대보증
박수연 기자, 한수현 기자
2023-02-06
민사일반
파산·회생
상대방은 공익채권자로서 현존이익 반환 청구할 수 있다
[판결] 채무자가 부인행위 상대방에게 양도의 반대급부로 취득한 것이 금전상 이득이면
회생절차에서 채무자가 영업양도의 부인을 청구한 상대방으로부터 양도의 반대급부로 취득한 것이 금전상의 이득인 때에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반대급부에 의해 생긴 이익이 현존하는 것으로 추정되기 때문에 부인행위 상대방은 공익채권자로서 그 현존이익의 반환을 청구할 수 있다는 첫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대법원 민사1부(주심 김선수 대법관)는 지난달 25일 A 사가 B 사(채무자 회사) 측을 상대로 낸 부인결정에 대한 이의의 소(2022다211928)에서 원고일부승소 판결한 원심을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고법 춘천재판부로 돌려보냈다. 설령 채무자가 그 금전을 사용하여 기존 채권자 일부에게 편파 변제를 하였더라도 그 변제가 다시 부인권의 대상이 될 뿐 반대급부로 인한 이익 현존하지 않는다고 못봐 A 사는 2015년 5월 B 사에 버스 35대와 시내버스 노선, 부대시설, 근로자 고용승계 등을 포함한 영업권을 양도한 뒤 같은해 10월 법원으로부터 회생절차 개시 결정을 받았다. 회생절차 관리인은 이러한 양도가 회생 채권자 등을 해하는 행위로 고의부인의 대상이 된다며 양도를 부인하는 청구를 했고, 법원이 2016년 6월 이러한 청구를 받아들이자 A 사는 이 사건 소송을 냈다. 재판부는 "채무자가 부인행위 상대방으로부터 취득한 반대급부가 금전상의 이득인 때에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반대급부에 의해 생긴 이익이 현존하는 것으로 추정된다"며 "설령 채무자가 그 금전을 사용하여 기존 채권자 중 일부에게 편파변제를 하였더라도 그 편파변제가 다시 부인권의 대상이 될 뿐 이 사건 양도의 반대급부로 인한 이익이 현존하지 않는다고 볼 수 없다"고 밝혔다. 대법원 원고일부승소 원심 파기 이어 "A 사만 항소했기에 2심이 1심 인정 금액보다 적은 공익채권을 인정해 이를 공제한 가액배상금의 지급을 명하는 것은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항소인인 A 사에 불이익하게 1심 판결을 변경하는 것이 되므로 허용될 수 없다"며 "동시이행 주장을 한 당사자(A 사)만 항소했는데도 2심이 1심에서 인정된 금전채권에 기한 동시이행 주장을 공제 또는 상계 주장으로 바꿔 인정하면서 금전채권의 내용을 항소인에게 불리하게 변경하는 것은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불이익변경금지 원칙에 반해 허용되지 않고, 채무자 회사의 가액배상청구권과 부인행위 상대방의 공익채권은 당연히 공제되는 관계가 아니라 서로 상계 가능한 관계에 불과하다"고 판시했다. 대법원 관계자는 "회생채권은 원칙적으로 회생절차에 의하지 않으면 변제할 수 없음에 반해, 공익채권은 회생절차에 의하지 않고 수시로 변제할 수 있고 일반재산으로부터 변제받을 경우 회생채권과 회생담보권에 우선해 변제하므로, 반대급부의 이익 현존 여부는 상대방의 지위에 중대한 영향을 미치는데 그동안 민법상 금전이득 현존 추정 법리가 적용되는지에 대해 하급심 법원 판단이 통일되지 않았다"며 "이번 판결은 채무자가 부인행위 상대방으로부터 취득한 반대급부가 금전상의 이득인 때에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반대급부에 의해 생긴 이익이 현존하는 것으로 추정되어 공익채권자로서 그 현존이익의 반환을 청구할 수 있다는 법리를 선언한 최초의 판결"이라고 설명했다.
회생
양도부인
편파변제
박수연 기자
2022-09-28
민사소송·집행
민사일반
파산·회생
채무이행 선고 확정됐더라도 청구이의 소 인용해야
[판결] 면책이 청구이의 사유라면 변론 종결 전 면책이 확정된 경우
개인채무자가 면책 결정을 확정 받았지만 이후 파산채권자가 채무 이행을 요구하며 낸 소송에서 사실심 변론종결 시까지 이같은 면책 사실을 주장하지 못해 패소 판결이 확정됐더라도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개인채무자는 면책된 사실을 내세워 청구이의의 소를 제기할 수 있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면책이 청구이의 사유인 경우에는 변론종결 후에 면책된 경우뿐만 아니라 변론종결 전에 면책된 경우에도 예외적으로 청구이의의 소를 인용해야 한다는 취지다. 대법원 민사3부(주심 김재형 대법관)는 지난달 28일 A 씨가 B 씨를 상대로 낸 청구이의 소송(2017다286492)에서 원고패소 판결한 원심을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남부지법으로 돌려보냈다. 면책 사유 발생은 변론종결 전·후 관계없이 청구사유 인정해야 대법원 원고패소 원심파기 A 씨는 B 씨의 아버지가 2006년 제기한 대여금 청구 소송에서 패소해 500만 원을 지급하라는 판결을 받았다. B 씨는 이 채권을 자신이 양수했다며 2014년 3월 A 씨를 상대로 양수금 청구 소송을 냈다. 그런데 이 소송에서 A 씨에게 송달이 이뤄지지 않아 법원은 공시송달로 사건을 진행해 A 씨의 변론이 없는 상태로 2014년 12월 B 씨의 손을 들어줬고, 이 판결은 확정됐다. 그러나 사실 A 씨는 2011년 3월 이미 파산 결정을 받아 그해 12월 파산에 따른 면책결정을 확정 받은 상태였다. 결국 A 씨는 B 씨가 낸 양수금 청구 소송에 참여하지 못해 면책 주장을 하지 못했던 것이다. 이후 양수금 청구 소송의 확정 판결을 기초로 B 씨가 강제집행을 하려고 하자, A 씨는 2016년 6월 B 씨를 상대로 "2011년 받은 면책결정에 의해 B 씨에 대한 채무가 면책됐다"며 "양수금 소송에 참여하지 못해 판결이 났을 뿐이니 구제해달라"며 청구이의 소송을 제기했다. 1,2심은 "이미 확정된 판결에 기초한 강제집행을 막기 위한 채무자의 청구이의의 소는 확정판결의 변론종결 시 이후에 발생한 사유로만 제기할 수 있는데, A 씨가 주장하는 사유는 양수금 확정판결의 변론종결 시점인 2014년 12월 이전의 면책이어서 A 씨의 청구이의의 소를 받아들일 수 없다"면서 "이를 받아들이는 것은 기판력에 저촉되는 것"이라며 원고패소 판결했다. 원칙적으로 확정판결의 변론종결 전에 발생한 사유를 이유로 확정판결의 집행을 막는 청구이의의 소를 제기할 수 없지만 '변론종결 후' 면책된 경우라면 청구이의 사유로 허용된다. 이 사건 상고심에서는 청구이의의 소에서 청구이의 사유는 실체적 채권의 소멸, 감소 사유를 예정한 것이지만 면책결정은 실체적 채권의 소멸, 감소사유가 아니라 책임의 소멸이라는 측면에서 다른 청구이의 사유와 달리 변론종결 전후에 발생했는지와 관계 없이 청구이의사유로 인정해야 하는 것은 아닌지가 쟁점이 됐다. 재판부는 "파산선고 후 면책결정이 확정되면 개인채무자의 파산채권자에 대한 채무는 그대로 존속하지만 책임은 소멸하므로 개인채무자의 파산채권자에 대한 책임은 파산선고 당시에 개인채무자가 가진 재산 한도로 한정된다"며 "채무는 존속하지만 책임만 이러한 범위로 제한돼 개인채무자는 파산선고 이후에 취득하는 재산으로 변제할 책임은 지지 않는다"고 밝혔다. 이어 "파산채권자가 개인채무자를 상대로 채무 이행을 청구하는 소송에서 면책결정에 따라 발생한 책임 소멸은 소송물인 채무의 존부나 범위 확정과는 직접적인 관계가 없다"면서 "개인채무자가 면책 사실을 주장하지 않는 경우에는 책임 범위나 집행력 문제가 현실적인 심판대상으로 등장하지도 않아 주문이나 이유에서 그에 관한 아무런 판단이 없게 된다. 이런 경우 면책결정으로 인한 책임 소멸에 관해서는 기판력이 미치지 않으므로, 개인채무자에 대한 면책결정이 확정됐는데도 파산채권자가 제기한 소송의 사실심 변론종결 시까지 그 사실을 주장하지 않는 바람에 면책된 채무 이행을 명하는 판결이 선고돼 확정된 경우에도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개인채무자는 그 후 면책된 사실을 내세워 청구이의의 소를 제기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 "면책결정이 확정됐는데도 면책된 채무 이행을 명하는 판결이 확정된 경우 개인채무자가 확정판결에 관한 소송에서 단지 면책 주장을 하지 않았다는 이유만으로 청구이의의 소를 통해 면책된 채무에 관한 확정판결의 집행력을 배제하는 것을 허용하지 않는다면 부당한 결과를 초래한다"면서 "이미 면책결정을 통해 강제집행 위험에서 벗어난 개인채무자로 하여금 그 집행을 다시 수인하도록 하는 것은 면책제도의 취지에 반하고 확정된 면책결정의 효력을 잠탈하는 결과를 가져올 수 있을 뿐만 아니라 확정판결에 관한 소송에서 개인채무자의 면책 주장 여부에 따라 개인채무자가 일부 파산채권자에 대해서만 파산절차에 의한 배당 외에 추가로 책임을 부담하게 된다면 파산채권자들 사이의 형평을 해치게 돼 집단적, 포괄적으로 채무를 처리하면서 개인채무자의 재기를 지원하는 개인파산 및 면책제도의 취지에도 반하게 되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대법원 관계자는 "어떤 판결에 대해 강제집행해서는 안된다고 청구하는 청구이의의 소는 그 사유가 변론종결 이후에 발생한 사유여야만 허용되는 게 원칙이지만, 예외적으로 청구이의사유가 면책결정인 경우에는 그 면책결정이 변론종결 전에 발생한 경우에도 청구이의가 허용된다는 취지"라고 말했다.
파산
면책결정
강제집행
박수연 기자
2022-08-22
민사일반
파산·회생
회생절차 폐지결정, 확정 시점 관계없이 소급효 인정 안돼<br> 대법원, 원고패소 판결한 원심 파기 환송
[판결] 회생절차 폐지돼도 기존 관리인이 한 계약 해제·해지 효력 유지
회생절차를 시작한 회사의 관리인이 회생계획 인가 전 채무자회생법에 따라 총판계약을 맺었던 회사와 계약을 해제·해지한 후 회생절차 폐지결정이 내려졌더라도 이미 한 계약 해제·해지의 효력에는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대법원 민사2부(주심 천대엽 대법관)는 지난달 16일 채무자회사인 A 사 측이 B 사를 상대로 낸 부당이득금 소송(2022다211850)에서 원고패소 판결한 원심 일부를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고법으로 돌려보냈다. A 사는 B 사와 2017년 8월 총판계약을 체결했지만, A 사는 지급기일까지 돈을 내지 않았다. 이에 B 사는 A 사 소유 부동산 등에 대한 강제집행에 나섰다. 이후 A 사 주주들의 신청에 따라 2019년 3월 A 사에 대해 회생절차 개시결정이 내려졌다. 당시 A 사의 관리인 C 씨는 2019년 5월 B 사에 대해 채무자회생법 제119조 제1항에 따라 총판계약에 관한 해제의 의사표시를 했다. 그런데 A 사에 대해 2020년 3월 회생계획 인가 전 폐지결정이 내려졌다. 이후 회생절차 개시결정, 회생계획 인가 전 폐지결정, 회생계획 인가 결정 등이 반복됐다. 이후 A 사 측은 채무자회생법에 따라 이미 총판계약이 해제된 것이라며 B 사에 총판계약에 따라 지급받은 2억 원의 반환과 공정증서에 기초해 취득한 공탁금출급청구권의 양도 및 양도통지를 요구하는 소송을 냈다. 앞서 대법원은 회생절차가 시작된 후 관리인이 채무자회생법에 따라 계약 해제·해지권을 행사할 경우 회생계획이 인가됐다가 폐지됐다면 해제·해지권 행사가 가능하다고 판단해왔다. 그러나 재판부는 "회생절차폐지결정은 그 확정 시점이 회생계획 인가 이전 또는 이후인지에 관계없이 소급효가 인정되지 않고, 채무자회생법 제119조 제1항에 따라 관리인이 쌍무계약을 해제·해지한 경우에는 종국적으로 계약의 효력이 상실돼 그 이후 회생절차폐지결정이 확정되더라도 해당 조항에 근거한 해제·해지의 효력에는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고 밝혔다. 이어 "따라서 A 사의 관리인이 채무자회생법 제119조 제1항에 따라 계약 해제의 의사표시를 한 후 회생계획 인가 전 회생절차폐지결정이 확정됐더라도 총판계약은 이미 종국적으로 효력이 상실됐다고 봐야 한다"고 판시했다. 대법원 관계자는 "회생절차 폐지결정은 그 확정 시점이 회생계획 인가 이전·이후인지에 관계없이 소급효가 인정되지 않고, 채무자회생법 제119조 제1항에 따라 관리인이 쌍무계약을 해제·해지한 경우에는 그 이후 회생절차폐지결정 확정 여부와 관계없이 계약의 효력이 상실되는 것이 종국적이라는 점을 명시적으로 설시한 첫 판결"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1,2심은 "회생계획 인가 전 회생절차가 폐지됐기 때문에 채무자회생법에 따른 계약 해제·해지의 효력이 상실된다"며 원고패소 판결했다.
회생
회생절차폐지
소급효
박수연 기자
2022-07-15
민사일반
파산·회생
약정금 채권은 ‘개시 후 기타채권’으로 봐야
[판결](단독) 은행이 회생절차 진행으로 수탁 주식의 납세의무자 됐다면
주식을 담보로 신탁계약을 체결한 은행이 위탁회사의 회생절차 진행 등을 이유로 해당 주식의 수탁자로서 제2차 납세의무자가 돼 법인세 등을 납부하게 됐다면 세금에 대한 약정금 채권은 '개시 후 기타채권'으로 봐야 한다는 판결이 나왔다. 서울고법 민사14-3부(김세종·김종우·이영창 고법판사)는 최근 우리은행이 A사를 상대로 낸 약정금 청구소송(2021나2019338)에서 "A사는 우리은행에 24억여원을 지급하라"며 원고승소 판결했다. 우리은행과 A사는 2011년 6월 A사가 소유한 B사 주식 350여주에 관해 담보신탁계약을 체결했다. 이 계약에 따르면 신탁재산의 운용과 관련해 발생한 조세, 주식분할수수료, 매매수수료 등은 신탁재산에서 차감해 지급하고, 우리은행이 필요하다고 인정되는 경우 수익자 또는 A사에 별도로 청구할 수 있게 돼 있었다. 그러던 중 A사는 2015년 서울회생법원에서 회생절차개시결정을, 2016년 2월 회생계획인가결정을, 2017년 10월 회생절차종결결정을 받았다. 회생절차로 발생한 비용 공익채권으로 볼 수 없어 한편, 서울역삼세무서장은 A사가 B사의 과점주주로서 B사를 실제로 지배한 것으로 판단해 2016년 4~5월 4차례에 걸쳐 국세기본법 제39조 2호에 따라 A사를 B사의 제2차 납세의무자로 지정하고, A사에 체납세액에 가산금을 더한 후 B사 주식 지분율을 곱한 금액을 한도로 2011사업연도 법인세 등 합계 17억여원의 납부통지를 했다. 그러자 A사는 납부처분 취소소송을 제기했다. 법원은 "신탁계약에 따라 주식이 우리은행에게 신탁된 기간에 A사가 B사의 운영을 실질적으로 지배할 수 있는 위치에 있었다고 볼 수 없다"며 A사의 손을 들어줬다. 역삼세무서가 상소했지만 모두 기각돼 판결은 확정됐다. 이후 역삼세무서는 판결 취지에 따라 우리은행을 B사의 제2차 납세의무자로 지정하고, 해당 체납세액에 가산금을 더한 후 주식의 지분율을 곱한 금액을 한도로 2011사업연도 법인세 등 합계 24억여원의 납부통지를 했다. 서울고법 은행 승소 판결 우리은행은 세금을 전부 납부한 뒤 "세금 상당의 약정금채권은 회생절차개시 후 A사의 업무 및 재산의 관리에 관한 비용청구권, 사무관리 또는 부당이득으로 인해 회생절차개시 이후 생긴 청구권으로 공익채권에 해당하므로, 회생계획 인가결정에도 면책되지 않는다"며 "신탁계약에 따르면 주식을 위탁받아 보관·관리함으로써 부담한 일체의 조세를 A사가 지급할 의무가 있다"며 소송을 냈다. 재판에서는 A사에 대한 회생절차개시 후 우리은행이 제2차 납세의무를 지게 된 경우 우리은행의 법인세 등 상당의 약정금 채권이 회생채권 또는 공익채권에 해당되는지, 개시 후 기타채권에 해당하는지의 여부가 쟁점으로 다뤄졌다. 재판부는 "우리은행이 부담한 세금은 B사의 주식을 우리은행이 수탁자로서 보유함에 따라 B사의 제2차 납세의무자로 지정돼 부담한 것이므로 이를 채무자회생법 제179조 제1항 2호에서 정하고 있는 '회생절차개시 후 피고가 사업을 계속함으로 인해 업무 및 재산의 관리·처분에 관해 발생하게 된 비용'으로 보기 어렵다"고 밝혔다. 이어 "우리은행은 세금 상당 약정금채권을 A사와의 신탁계약에 의해 청구하고 있으므로 이를 '사무관리 또는 부당이득으로 발생한 청구권'이라고 보기 어렵다"면서도 "약정금채권이 회생절차개시 이후 원인에 기해 생긴 것이지만 공익성을 갖추지 못해 후순위정리채권과 같은 성격을 갖는다고 볼 수 있는 점 등을 종합하면 우리은행의 세금 상당 약정금채권은 채무자회생법 제181조 1항에서 정한 '개시 후 기타채권'에 해당한다"고 판시했다.
회생
공익채권
세금
한수현 기자
2022-05-19
파산·회생
[결정] 서울회생법원, 이스타항공 기업회생절차 종결
이스타항공이 기업회생절차에 돌입한 지 1년여 만에 회생절차를 마쳤다. 서울회생법원 회생1부(재판장 서경환 법원장, 주심 나상훈 부장판사)는 22일 이스타항공에 대한 기업회생절차 종결을 결정했다(2021회합100020). 앞서 이스타항공은 2019년 제주항공과의 인수·합병(M&A)을 추진했지만, 계약이 무산되자 2021년 1월 사드와 일본 불매 운동, 코로나19 팬데믹에 따른 여객감소 등을 이유로 회생절차개시를 신청했다. 이에 서울회생법원은 2021년 1월 보전처분과 포괄적 금지명령을 내리고 같은 해 2월 이스타항공에 대한 회생절차를 개시했다. 이후 이스타항공은 공개입찰을 통해 골프장 관리·부동산 임대업체인 주식회사 성정을 인수자로 선정했다. 주식회사 성정은 인수자금 700억원과 운영자금 387억원을 추가 투입해 이스타항공 인수를 마무리했다. 재판부는 "회생계획 인가 이후 회생담보권 및 회생채권에 대한 변제의무를 상당 부분 이행했다"며 "회생계획상 변제 대상인 약 153억원 상당의 회생담보권 및 회생채권 전액을 변제하고, 약 445억원 상당의 공익채권(미지급 임금·퇴직금)도 변제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회생계획의 수행에 지장이 있다고 인정되지 않는다"며 "운행 재개를 위한 제반 인허가절차를 진행 중이고, 해외입국자의 격리지침의 완화로 영업이나 매출이 개선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설명했다. 이스타항공은 회생계획에 따라 총 회생채권 3300억원 가량을 4.5% 변제 비율로 상환했다. 이스타항공은 국제 항공운송사업 운항증명(AOC) 인가를 국토교통부에 신청하며 재운항 준비에 착수했다. 올해 1월 종사자 교육훈련에 필요한 업무·훈련 교범 규정을 가인가 받고, 현재 AOC 취득 절차를 진행하고 있는 이스타항공은 오는 4~5월경 AOC를 취득한 뒤 김포~제주 노선부터 운항을 재개하고, 추후 국제선 운항도 시작할 방침이다.
기업회생
이스타항공
이용경 기자
2022-03-22
금융·보험
파산·회생
[판결] "공동근저당권자, 일부 먼저 배당받았다면 이후엔 우선변제권 일부 제한"
공동근저당권자가 경매 또는 회생절차 등을 통해 공동담보 부동산의 환가대금에서 피담보채권 중 일부를 먼저 배당받았다면, 공동담보의 나머지 부동산에 대해 공동근저당권자로서 행사할 수 있는 우선변제권의 범위는 최초 채권최고액에서 우선변제 받은 금액을 공제한 나머지 금액으로 제한된다는 대법원 전원합의체 판결이 나왔다. 대법원 전원합의체(주심 김용덕 대법관)는 21일 A주식회사가 B은행을 상대로 낸 부당이득금반환소송(2013다16992)에서 "B은행은 A사에 4억3200여만원을 지급하라"고 원고승소 판결한 원심을 확정했다. 판결문 보기 A사와 B은행은 채무자인 C사가 보유한 자산에 대해 근저당권을 가진 채권자였는데 B은행이 A사보다 선순위 담보채권자였다. B은행은 C사 회생절차에서 회생담보권자의 지위를 인정받아 회생계획에 따라 2008년 C사 소유 부동산의 환가대금 중 41억원을 우선 변제받았다. 문제는 2011년 C사의 물상보증인인 D사가 보유한 나머지 자산을 매각해 채권자들이 자금을 나눠 갖는 과정에서 발생했다. B은행은 채권최고액에서 미리 변제받은 41억원을 공제하지 않고 채권보유내역을 신고해 별도로 34억원을 추가로 변제받았다. 이 때문에 후순위권자인 A사는 단 한푼도 돌려받지 못했다. A사는 "B은행의 채권최고액에서 2008년 우선적으로 변제받은 41억원이 감액됐어야 함에도 이를 감액하지 않은 채 배당이 실시됐다"며 "우리가 받았어야 할 4억3000만원을 돌려달라"고 소송을 냈다. B은행은 "2008년의 일은 C사가 임의로 변제한 경우에 해당한다"며 "따라서 이후 공동저당 부동산의 공매절차에서 우리가 채권최고액 범위 내에서 배당을 받은 것은 정당하다"고 맞섰다. 1,2심은 지연손해금 부분을 일부 제외하고는 A사의 주장을 받아들여 원고승소 판결했다. B은행의 상고로 사건이 대법원으로 넘어가면서 과거 엇갈렸던 대법원 판례가 쟁점으로 떠올랐다. 종래의 주류적인 대법원 판례는 "공동담보의 나머지 목적 부동산에 대해 공동근저당권자로서 행사할 수 있는 우선변제권의 범위는 최초 채권최고액에서 우선변제 받은 금액을 공제한 나머지 채권최고액으로 제한된다"는 입장이었다. 그러나 2009년 12월 10일 선고된 판결(2008다72318)에서는 "공동근저당권의 목적 부동산이 일부씩 나눠 순차로 경매가 실행되는 경우에 공동근저당권자가 선행 경매절차에서 배당받은 원본 및 이자, 지연손해금의 합산액이 결과적으로 채권최고액 금액을 넘더라도, 나머지 목적 부동산에 관한 경매 등의 환가절차에서 다시 우선변제권을 행사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 대법원은 이번 사건에서 종전의 주류적인 판례를 택하고 이에 어긋나는 판결을 폐기했다. 재판부는 "공동근저당권자가 목적 부동산의 일부에 관해 스스로 근저당권을 실행하거나 타인에 의해 개시된 경매절차에서 피담보채권의 일부를 우선변제 받았다면, 그 금액에 관해 나머지 공동저당 부동산에 대한 경매절차에서 다시 공동근저당권자로서 우선변제권을 행사할 수 없다"고 밝혔다. 이어 "공동담보의 나머지 목적 부동산에 대해 공동근저당권자로서 행사할 수 있는 우선변제권의 범위는 피담보채권의 확정여부와 상관없이 최초 채권최고액에서 우선변제받은 금액을 공제한 나머지 채권최고액으로 제한된다"며 "이는 채권최고액을 넘는 피담보채권이 원금이 아니라 이자나 지연손해금인 경우에도 마찬가지"라고 설명했다. 대법원 관계자는 "대법원의 주류적인 판결례는 감액긍정설을 취하고 있었지만, 감액부정설을 취한 2009년 대법원 판결로 다소 혼선이 있었다"며 "이번 판결을 통해 2009년 대법원 판결을 변경함으로써 대법원이 종전의 주류적인 판결례에 따라 감액긍정설을 취함을 분명히 했다"고 설명했다. 이번 전원합의체 판결문은 대법원 홈페이지(http://www.scourt.go.kr/sjudge/1513838679011_154439.pdf)에서 전문을 확인할 수 있다.
공동근저당권
회생
채무자
근저당권
이세현 기자
2017-12-21
파산·회생
곧바로 소멸시효이익 포기로 단정 못 한다<br> 채무를 알리는 표시로서 '관념의 통지'에 불과
[판결] 채무자가 개인회생채권자 목록에 소멸시효 지난 채권 기재했더라도…
채무자가 개인회생을 신청하면서 채권자목록에 소멸시효가 지난 채권을 적어냈다고 해서 곧바로 시효이익을 포기한 것으로 봐선 안 된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채권목록은 채무를 알고 있다는 표시에 불과하기 때문에 시효이익 등 법적인 이익을 포기하겠다는 의사는 별도의 명시적 의사표시가 필요하다는 취지다. 대법원 민사2부(주심 김창석 대법관)는 A사가 송모씨를 상대로 낸 배당이의소송(2014다32458)에서 원고패소 판결한 원심을 깨고 최근 사건을 대전지법으로 돌려보냈다. 송씨는 김모씨가 소유한 대전 중구의 한 부동산에 1998년 6월 20일부터 5000만원의 근저당권을 갖고 있었다. 김씨는 지역 신용협동조합과 신용금고 등 여러 곳에 빚을 지고 있었는데, A사는 신협 등으로부터 김씨에 대한 채권을 인수한 뒤 2011년 8월 김씨의 부동산에 대해 강제경매를 신청했다. 김씨는 2012년 1월 개인회생을 신청하며 채권자목록에 송씨의 근저당권을 담보부회생채권으로 신고했다. 그런데 경매 후 근저당권자인 송씨에게 5000만원이 배당되고 A사에는 1400여만원만 배당되자 A사는 "송씨의 채권은 10년이 지나 소멸시효로 사라졌으니 송씨에 대한 배당은 취소하고, 우리 배당액을 6500만원으로 올려달라"며 2013년 6월 소송을 냈다. 재판부는 "소멸시효 중단사유로서의 채무승인은 시효이익을 받는 당사자인 채무자가 소멸시효의 완성으로 채권을 상실하게 될 자에 대해 상대방의 권리 또는 자신의 채무가 있음을 알고 있다는 뜻을 표시함으로써 성립하는 '관념의 통지'일 뿐"이라면서 "시효완성 후 시효이익 포기가 인정되려면 시효이익을 받는 채무자가 시효의 완성으로 인한 법적인 이익을 받지 않겠다는 '효과의사'가 필요하기 때문에, 채무의 승인이 있었다 하더라도 그것만으로는 곧바로 소멸시효 이익의 포기라는 의사표시가 있었다고 단정할 수 없다"고 밝혔다. 이어 "채무자가 개인회생신청을 하면서 소멸시효기간이 완성된 근저당부 채권을 채권자목록에 적었다 하더라도, 채권의 시효완성으로 인한 법적인 이익을 받지 않겠다는 의사표시까지 있었다고 단정하기 어렵다"면서 "원심의 판단은 소멸시효이익의 포기에 대한 법리를 오해한 잘못이 있다"고 판시했다. 앞서 1,2심은 "원래대로라면 소멸시효에 따라 피담보채권이 소멸하는 게 맞지만, 김씨가 시효가 지난 2012년 1월 개인회생을 신청하며서 채권자목록에 송씨의 근저당권을 담보부회생채권으로 신고했고, 이후 강제경매절차가 시작된 후 송씨 앞으로 5000만원을 배당한 배당표가 작성될 때도 별 이의를 제기하지 않은 점 등을 보면 김씨가 채권자목록에 채무를 인정하는 취지로 채권을 기재하면서 송씨에 대한 채무를 승인함으로써 시효이익을 포기했다고 봐야 한다"며 원고패소 판결했다.
개인회생
채권
소멸시효
이세현 기자
2017-07-27
기업법무
파산·회생
서울회생법원, 첫 '스토킹 호스' 매각 시행
서울회생법원 파산1부(재판장 정준영 수석부장판사)는 동양인터내셔널에 대한 회생사건(2013회합188)에서 회사가 소유한 삼표시멘트 주식 2049만여주를 스토킹호스(Stalking Horse Bid) 방식으로 매각하기로 했다고 17일 밝혔다. 동양인터내셔널 관리인은 법원의 허가를 받아 조건부 매수인과 계약을 체결했고, 17일 조건부 매매계약을 전제로 한 공개입찰을 위한 매각공고를 했다. 입찰서 접수는 오는 27일 마감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스토킹호스는 회생·파산에 이른 기업이 자산가치를 극대화하기 위해 매수인과 수의계약을 체결한 뒤 그 매매가격에 해지비 등을 포함한 금액을 최저입찰가로 하는 공개입찰을 거치는 방식으로 미국의 파산절차에서 활발히 활용되고 있다. 서울회생법원이 스토킹호스 방식을 채택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스토킹호스 방식은 공개입찰에서 기준가격을 넘는 응찰자가 없는 경우 조건부 양수인이 양도양수계약에 따라 양수하게 된다. 기준가격이 넘은 응찰자가 있는 경우에는 응찰자가 낙찰자가 되는 대신 조건부 양수인은 일정액의 보상금을 지급받거나, 조건부 양수인이 그 가격으로 우선매수하거나 또는 조건부 양수인과 응찰자가 최고가 이상으로 다시 제한경쟁입찰을 한다. 이번 동양인터내셔널 사건에서는 조건부 양수인이 공개입찰에서 응찰자가 제시한 가격으로 우선 매수할 수 있는 우선매수권을 부여하는 방식으로 진행할 예정이라고 법원은 밝혔다. 서울회생법원 관계자는 "회생절차 진행 중 채무자 회사에 대한 열악한 협상력을 강화하고, 시장가격을 반영할 수 있는 새로운 매각방식을 도입함으로써, 채무자 회사에 대한 신규자금공여의 내실화와 실질적 회생 가능성의 증대를 꾀했다"고 말했다.
스토킹호스
동양인터내셔널
삼표시멘트
기업회생
StalkingHorseBid
이장호
2017-04-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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