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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전원합의체 "국민 기본권 침해, 유죄 판결로 현실화"… 7년 만에 판례 변경<BR> 긴급조치 제9호 관련 사건 대법원 24건, 1·2심 9건 계류… 향후 판결에 영향 미칠 듯
[판결] "긴급조치 제9호 위헌… 국가, 체포·구금 피해자 배상해야"
박정희 전 대통령이 1975년 발령한 '긴급조치 제9호' 자체가 위헌이므로, 당시 긴급조치 제9호 위반 혐의로 체포·구금된 개별 피해자들에 대해 국가의 배상책임이 인정된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대통령의 위헌적인 긴급조치 제9호 발령행위와 그에 따른 수사기관의 수사 및 기소, 법관의 재판 등은 긴급조치 제9호의 발령·적용·집행이라는 일련의 연결된 국가작용이고 이에 관여한 공무원들의 직무수행은 법치국가 원리에 반해 국가의 기본권 보장의무를 다하지 못한 것으로서 '전체적'으로 보아 객관적 주의의무를 소홀히 해 정당성을 결여한 것으로 평가되므로, 긴급조치 제9호의 적용·집행으로 강제수사를 받거나 유죄 판결을 선고 받고 복역함으로써 개별 국민이 입은 손해에 대해서는 국가배상책임이 인정된다는 취지다. 양승태 전 대법원장 시절인 2015년 3월 긴급조치 발령 및 적용·집행행위는 국가배상법 제2조 제1항이 규정하는 공무원의 고의 또는 과실에 의한 불법행위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으므로 긴급조치로 체포·구금됐다는 이유로 국가배상을 받을 수는 없다고 판단한 종전 대법원 판례가 7년여 만에 변경된 것이다. 현재 긴급조치 9호에 따른 수사나 재판을 원인으로 대법원에 24건, 1·2심에 9건 등이 계류 중인 것으로 알려져 이번 전원합의체 판결의 파급효가 클 것으로 보인다. 대법원 전원합의체(주심 김재형 대법관)는 30일 A 씨 등 71명이 국가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청구소송(2018다212610)에서 원고패소 판결한 원심을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고법으로 돌려보냈다. A 씨 등은 긴급조치 제9호 위반 혐의로 체포돼 기소됐고, 유죄 판결이 확정돼 형을 복역한 피해자들과 그 가족들이다. 이들은 대통령의 긴급조치 제9호 발령행위 또는 긴급조치 제9호에 근거한 수사 및 재판이 불법행위에 해당한다고 주장하면서 2013년 국가를 상대로 소송을 냈다. 긴급조치 제9호는 유신헌법을 부정·반대·왜곡·비방하거나 개정·폐지를 주장·청원·선동·선전한 경우 1년 이상의 징역에 처하도록 했다. 1심은 "긴급조치 제9호 발령이 그 자체로 불법행위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고, 이를 근거로 한 수사와 재판이 공무원의 고의 또는 과실에 의한 불법행위에 해당한다고 할 수 없다"며 2015년 3월 나온 대법원 판례 법리에 따라 2015년 5월 A 씨 등의 청구를 기각했다. 2심 역시 1심과 마찬가지로 판단해 A 씨 등의 항소를 기각했다. 하지만 대법원의 판단은 달랐다. 전원합의체 심리를 통해 기존 판례를 변경한 것이다. 재판부는 "긴급조치 제9호는 유신헌법상 발령 요건을 갖추지 못했고, 국민의 기본권을 침해하는 것이며, 그 목적상의 한계를 벗어나 위헌·무효"라며 "이렇게 위헌성이 중대하고 명백한 이상 대통령의 긴급조치 제9호 발령행위는 객관적 정당성을 상실했다고 보기 충분하다"고 밝혔다. 이어 "대통령의 긴급조치 제9호 발령행위가 객관적 정당성을 상실하였다고 하더라도 그 발령행위만으로는 개별 국민에게 손해가 현실적으로 발생하였다고 보기는 어렵고, 긴급조치 제9호를 그대로 적용·집행하는 추가적인 직무집행을 통해 그 손해가 현실화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영장주의를 전면적으로 배제한 긴급조치 제9호는 위헌·무효이므로, 그에 따라 영장 없이 이루어진 체포·구금은 헌법상 영장주의를 위반해 신체의 자유 등 국민의 기본권을 침해한 직무집행이고, 수사과정에서 국민의 기본권이 본질적으로 침해되었음에도 수사과정에서의 기본권 침해를 세심하게 살피지 않은 채 위헌·무효인 긴급조치를 적용해 내려진 유죄 판결도 국민의 기본권을 침해하는 것"이라고 했다. 또 "긴급조치 제9호에 따라 영장 없이 이뤄진 체포·구금, 그에 이은 수사 및 공소제기 등 수사기관의 직무행위와 긴급조치 제9호를 적용해 유죄 판결을 한 법관의 직무행위는 긴급조치의 발령 및 적용·집행이라는 일련의 국가작용으로서 국민의 기본권 보장의무에 반해 객관적 정당성을 상실했다고 볼 수 있다"고 판시했다. 이같은 다수의견에 대해 김재형, 안철상, 김선수·오경미 대법관 등 4명은 별개의견을 냈다. 김재형 대법관은 "긴급조치 제9호의 발령·적용·집행은 공무원의 고의 또는 과실에 의한 불법행위로서 국가배상법 제2조 제1항에 따른 국가배상책임이 인정된다"면서도 "긴급조치 제9호에 따라 수사와 재판, 그 집행으로 발생한 구체적·현실적 손해도 손해배상의 범위에 포함된다고 볼 수 있어 이 사건에서의 법관의 재판작용으로 인한 국가배상책임을 독자적으로 인정할 필요는 없다"고 밝혔다. 안철상 대법관은 "헌법 제29조의 국가배상청구권은 헌법상 보장된 기본권으로서 국가와 개인의 관계를 규율하는 공권이고, 국가가 공무원 개인의 불법행위에 대한 대위책임이 아니라 국가 자신의 불법행위에 대해 직접 책임을 부담하는 자기책임으로 국가배상책임을 이해하는 것이 법치국가 원칙에 부합한다"고 했다. 이어 "국가배상을 자기책임으로 이해하는 이상 국가배상책임의 성립 요건인 공무원의 고의·과실은 공무원 개인의 고의·과실이 아니라 공무원의 공적 직무수행상 과실, 즉 국가의 직무상 과실이라고 보는 것이 국가배상법을 헌법합치적으로 해석하는 방법"이라는 의견을 냈다. 김선수·오경미 대법관은 "긴급조치 제9호의 발령과 강제수사 및 공소제기라는 불가분적인 일련의 국가작용은 대통령의 고의 또는 과실에 의한 위법한 직무행위로서 국가배상책임이 인정된다"며 "긴급조치 제9호에 대한 위헌성의 심사 없이 이를 적용해 유죄 판결을 선고한 법관의 재판상 직무행위도 대통령의 위법한 직무행위와 구별되는 독립적인 불법행위로서 국가배상책임을 구성한다"는 의견을 냈다. 대법원 관계자는 "판례를 변경함으로써, 긴급조치 제9호의 발령부터 적용·집행에 이르는 '일련의 국가작용'으로 개별 국민이 입은 손해에 대해 국가배상책임이 인정된다고 봐, 과거 행해진 국가 권력에 의한 기본권 침해에 대한 사법적 구제를 인정했다는 데 의의가 있다"고 설명했다. 긴급조치 제9호에 따른 수사나 재판을 원인으로 한 국가배상청구소송 사건은 2022년 초를 기준으로 대법원 24건, 하급심 약 9건이 계속 중이다. 다만, 대법원 전원합의체 판결에는 소급효가 없기 때문에 이 판결 이전 청구 기각이 확정된 피해자들이 다시 소송을 제기하는 경우에는 기판력에 반해 허용되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
긴급조치제9호
국가배상
유신헌법
한수현 기자
2022-08-30
노동·근로
헌법사건
'현대차 비정규직 노조 파업' 사건 접수 10년만에 결론<br> 헌법재판소, 재판관 4대 5 결정
'단순 파업도 위력 업무방해죄로 처벌 가능'… 가까스로 합헌
노동자의 쟁의행위인 파업을 업무방해죄로 형사처벌하는 현행 형법이 헌법에 어긋나지 않는다는 헌법재판소 결정이 심리 10년 만에 나왔다. 헌재는 2012년 2월 사건 접수 후 고심을 거듭해왔다. 결국 헌법재판관 9명 가운데 5명이 일부위헌 의견을 냈지만 위헌 결정 정족수(6명 이상)에 1명이 모자라 합헌으로 결론 났다. 헌재는 26일 A씨 등이 "형법 제314조 1항 중 '위력으로써 사람의 업무를 방해한 자' 부분이 노동자의 단체행동권 등을 침해한다"며 낸 헌법소원 사건(2012헌바66)에서 재판관 4(합헌)대 5(일부 위헌)의 의견으로 합헌 결정했다. 이 조항은 '제313조(신용훼손)의 방법 또는 위력으로써 사람의 업무를 방해한 자는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15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는 내용이다. 헌재는 이 조항이 노동자들의 단체행동권을 침해하는지 여부와 관련해 "단체행동권은 집단적 실력 행사로서 위력의 요소를 가지고 있으므로 단체행동권 행사라는 이유로 무조건 형사책임이나 민사책임이 면제된다고 보기 어렵고 사용자의 재산권이나 직업의 자유, 경제활동의 자유를 현저히 침해하고 거래 질서나 국가 경제에 중대한 영향을 미치는 일정한 단체행동권에 대한 제한은 가능하다"고 밝혔다. 이어 "심판 대상 조항은 사용자가 예측하지 못한 시기에 전격적으로 이뤄져 사용자의 사업 운영에 심대한 혼란이나 막대한 손해를 초래해 사용자의 사업 계속에 관한 자유의사를 제압·혼란시켰다고 평가할 수 있는 집단적 노무 제공 거부에 한해 형사처벌 대상으로 삼고 있어 과잉금지원칙에 위배돼 단체행동권을 침해한다고 볼 수 없다"고 설명했다. 한편 유남석 소장과 이석태·김기영·문형배·이미선 헌법재판관은 심판대상조항 중 근로조건의 향상을 위한 쟁의행위 가운데 집단적 노무제공 거부행위인 단순 파업에 관한 부분은 단체행동권을 침해한다는 일부위헌 의견(반대의견)을 냈다. 이들 재판관은 "단순 파업 그 자체를 형사처벌 대상으로 하는 것은 사실상 근로자의 노무제공의무를 형벌 위협으로 강제하는 것"이라며 "노사관계에 있어 근로자 측의 대등한 협상력을 무너뜨려 단체행동권의 헌법상 보장을 형해화할 위험도 존재한다"고 밝혔다. 이어 "단순파업은 본질에 있어 근로계약상 채무불이행의 문제이므로 이로 인한 손해 등은 형사처벌에 의존하지 않더라도 충분히 해결할 수 있음에도 제재 수단으로 형벌을 택한 것은 형벌의 보충성 및 최후수단성 원칙에 부합한다고 보기 어렵다"고 했다. 현대차 전주공장은 2010년 3월 협력업체 직원들 중 18명의 비정규직 직원들을 정리해고한다고 통보했다. 이에 비정규직 노조는 3회에 걸쳐 휴무일 노동(특근)을 거부하는 방식으로 파업을 진행했는데, 간부 A씨 등은 자동차 생산업무를 방해했다는 혐의(업무방해죄)로 기소됐다. 이들은 1심에서 유죄를 선고받고 항소심 중 형법 제314조 제1항에 대해 위헌법률심판을 제청했지만 기각됐다. 한편 2011년 대법원 전원합의체는 파업에 관한 업무방해죄 해석을 더욱 엄격하게 한 판단을 내놓았다. 사용자가 예측할 수 없는 시기에 전격적으로 파업이 이뤄져 사업 운영에 심대한 혼란이나 손해를 초래하는 때에만 위력 업무방해죄가 성립하므로 전후 사정을 따지라는 것이다. 업무방해죄에 해당될 수 있지만 엄격하게 판단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후 A씨 등은 이듬해 헌법소원을 제기했다. 이후 상고심은 A씨 등에게 유죄 확정 판결을 내렸다. 이 사건은 양승태 전 대법원장 시절 사법행정권 남용 의혹 사건과도 연관돼 있다. 헌재가 대법원 전원합의체와 다른 결정을 내릴 것이 우려돼 파견 법관 등을 통해 헌재 내부 정보를 보고하도록 했다는 혐의 등이 공소사실에 포함됐기 때문이다. 헌재는 이날 "대법원은 2011년 전원합의체 판결(2007도482)에서 심판 대상 조항에 대한 확립된 해석을 제시하고 있으므로 헌법재판소는 이를 존중해 그 조항의 위헌 여부를 판단해야 한다"며 대법원의 판례와 입장을 같이 했다.
파업
업무방해죄
단체행동권
박수연 기자
2022-05-26
형사일반
[판결] 임성근 前 부장판사, '재판 개입 의혹' 무죄 확정
양승태 전 대법원장 시절 재판 개입 혐의로 기소된 임성근(58·사법연수원 17기) 전 부산고법 부장판사에게 무죄가 확정됐다. 사법행정권 남용 의혹 사건으로 재판에 넘겨진 전·현직 법관 사건 가운데 네번째 무죄 확정 판결이다. 대법원 형사2부(주심 민유숙 대법관)는 28일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 혐의로 기소된 임 전 부장판사에게 무죄를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2021도11012). 임 전 부장판사는 서울중앙지법 형사수석부장판사로 근무하던 2015년 박근혜 전 대통령에 대한 명예훼손 혐의로 기소된 가토 다쓰야 전 산케이신문 서울지국장의 재판에 개입하는 등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 혐의로 2019년 3월 기소됐다. 이 밖에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변호사들의 서울 대한문 앞 집회 사건 판결문에서 논란이 될 만한 표현을 삭제하게 한 혐의와 프로야구 선수들의 원정도박 사건을 약식명령 처분하도록 한 혐의도 받았다. 앞서 1,2심은 임 전 수석부장판사에게 일선 재판부의 판단에 개입할 권한이 없고, 각 재판부가 법리에 따라 합의를 거쳐 판단했을 뿐 임 전 부장판사로 인해 권리행사에 방해를 받은 것은 아니라며 무죄를 선고했다. 1심은 무죄를 선고하면서 그의 행동이 '법관 독립을 침해하는 위헌적 행위'라고 지적했으나, 2심은 "피고인의 재판관여 행위를 두고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죄의 구성요건에 해당하는지 여부에 관한 심사를 마치기도 전에 미리 '위헌적 행위'라 표현하는 것은 적절치 않아 보인다"며 "1심처럼 피고인의 행위를 '위헌적 행위'라고까지는 하지 않는다"고 판시했다. 대법원도 "공소사실에 대해 범죄의 증명이 없다고 보아 무죄로 판단한 원심판결에 논리와 경험의 법칙을 위반해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를 벗어나거나, 직권남용죄의 성립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잘못이 없다"며 판결을 확정했다. 임 전 부장판사는 재판 개입 의혹으로 헌정사상 처음으로 법관 신분으로 탄핵되기도 했다. 임 전 부장판사가 1,2심에서 모두 무죄 판결을 받았음에도 더불어민주당이 탄핵을 주도했던 것이다. 하지만 지난해 10월 헌법재판소는 탄핵 소추된 임 전 부장판사가 법관 임기만료로 이미 퇴직한 상태라 탄핵심판의 이익이 인정되지 않는 등 탄핵심판 청구 자체가 부적법하다며 임 전 부장판사에 대한 탄핵심판(2021헌나1)을 재판관 5(각하) 대 1(심판종료선언) 대 3(인용)의 의견으로 각하했다. 탄핵은 재판관 6명 이상이 찬성해야 인용된다. 당시 이선애·이은애·이종석·이영진·이미선 재판관은 각하의견을, 문형배 재판관은 심판절차종료의견을 냈으며, 유남석 소장과 이석태·김기영 재판관은 인용의견을 냈다. 임 전 부장판사는 "법리에 따른 현명한 판단을 내려주신 대법원에 경의를 표한다"며 "많은 국민과 법원가족 여러분께 심려를 끼친 점에 대해 다시 한번 송구스럽게 생각하며, 앞으로 변호사로서 사법에 대한 신뢰 제고에 이바지하고 사회에 봉사하는 삶을 살아가겠다"고 했다.
재판개입
직권남용
판사
박수연 기자
2022-04-28
형사일반
이규진 전 대법원 양형위 상임위원은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
[판결] '사법행정권 남용 의혹' 이민걸 前 부장판사, 항소심서 벌금 1500만원
양승태 코트 사법행정권 남용 의혹 사건에 연루돼 기소된 이민걸(61·사법연수원 17기) 전 법원행정처 기획조정실장에게 항소심에서 벌금형이 선고됐다. 1심에서 유죄로 판단했던 혐의 일부가 무죄로 판단됐기 때문이다. 함께 기소된 이규진(60·18기) 전 대법원 양형위원회 상임위원에게도 1심보다 낮은 형이 선고됐다. 서울고법 형사13부(재판장 최수환 부장판사)는 27일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 혐의로 기소된 이 전 실장에게 벌금 1500만원을, 이 전 위원에게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2021노546). 앞서 1심은 이 전 실장에게 징역 10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이 전 위원에게 징역 1년 6개월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했었다. 이 전 실장은 옛 통합진보당 의원들의 지위 확인 소송에 개입하고 국제인권법연구회 등 양승태 전 대법원장 시절 사법행정에 비판적인 판사들의 모임을 와해시키려 한 혐의 등을 받는다. 또 2016년 10월~11월 당시 국민의당 소속 의원들의 정치자금법 위반 사건에서 재판부의 유무죄 심증을 파악해 국회의원에게 전달했다는 혐의도 있다. 이 전 위원은 헌법재판소에 대한 사법부의 위상을 강화하기 위해 파견 법관을 이용해 헌법재판소 내부 기밀을 불법적으로 수집하고 옛 통합진보당 관련 재판과 매립지 귀속사건 등에 개입한 혐의 등을 받는다. 재판부는 1심에서 유죄로 인정한 이 전 위원의 한정위헌 취지의 위헌제청결정 사건에 대한 재판 개입 혐의와 통진당 비례대표 지방의회의원 관련 광주지법 행정소송 재판에 개입한 혐의, 통진당 국회의원의 행정소송 상고심을 전원합의체에 회부하라고 지시한 혐의에 대해 무죄로 판단했다. 재판부는 "입법자는 신속한 재판을 받을 권리와 재판의 공정 내지 적정에 대한 요청을 함께 고려해 민사소송 및 형사소송 등 소송절차에서 여러 제도를 마련하고 있으나, 대법원장이나 법원행정처의 지적권한을 별도로 규정하고 있지 않다"고 설명했다. 이어 "적시처리중요사건예규나 장기미제사건관리예규가 대법원장이나 법원행정처의 지적권한을 뒷받침한다고 보기 어렵다"며 "대법원장과 법원행정처의 지적권한이 인정될 경우 법관의 모든 재판절차에 관한 상시적인 감독을 할 수 있는 조직과 체계를 필요로 할 것으로, 이 같은 조직과 체계는 헌법이 천명하는 사법권의 독립에 정면으로 반할 뿐만 아니라 재판권에 대한 사법행정권의 상시적인 감시를 초래할 위험이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대법원장과 법원행정처의 사법행정권은 계속 중인 구체적 사건의 재판에 개입하거나 영향을 미칠 수 없다는 한계가 있다"며 "이 전 위원의 행위가 '지위를 이용한 불법행위'에 해당하는지 여부는 별론으로 하고, 일반적 직무권한에 속하는 사항에 관해 직권을 행사한 것이라고 볼 수 없다"고 밝혔다. 앞서 1심 재판부가 재판 개입을 직권남용죄로 인정할 수 있는 근거로 판단했던 대법원장과 법원행정처의 재판사무 행심영역에 대한 지적권한을 인정하지 않은 것이다. 한편, 이 전 실장에 대해선 1심에서 유죄로 판단한 국제인권법연구회 등 양승태 전 대법원장 시절 사법행정에 비판적인 판사들의 모임을 와해시키려 한 혐의와 국민의당 소속 의원들의 정치자금법 위반 사건에서 재판부의 유무죄 심증을 파악해 국회의원에게 전달했다는 혐의가 항소심에서도 유죄가 인정됐다. 재판부는 이날 공무상비밀누설 및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 혐의로 함께 기소된 방창현(49·28기) 전 전주지법 부장판사와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 혐의로 기소된 심상철(65·12기) 전 서울고법원장에 대해서는 1심과 마찬가지로 각각 무죄를 선고했다. 방 부장판사는 법원행정처의 요구로 자신이 담당하던 통합진보당 의원들 사건의 선고 결과와 판결 이유 등을 선고 전에 누설한 혐의를, 심 전 원장은 통합진보당 의원들의 행정소송과 관련해 법원행정처로부터 특정 재판부가 맡도록 배당해달라는 요구를 받고 사건 배당에 개입한 혐의를 받았다. 한편 사법행정권 남용 의혹 사건과 관련해 대법원 문건을 무단 유출하고 재판 기밀을 누설한 혐의로 기소된 유해용(56·19기) 전 대법원 수석재판연구원과 2016년 정운호 게이트 사건 당시 영장전담 재판부를 통해 수사기밀을 빼내 법원행정처에 누설한 혐의로 기소된 신광렬(56·19기) 사법정책연구원 연구위원과 조의연(55·24기) 대전지법 부장판사, 성창호(49·25기) 서울동부지법 부장판사는 대법원에서 무죄 확정 판결을 받았다. 또 서울서부지법원장 재직 때 법원 내부 비리 의혹에 대한 수사 확대를 저지하기 위해 검찰 수사기밀을 빼돌린 혐의로 기소된 이태종(62·15기) 수원고법 부장판사 역시 지난달 대법원에서 무죄 확정 판결을 받았다. 재판개입 혐의로 헌정사상 첫 법관탄핵심판에 소추됐던 임성근(58·17기) 전 부장판사는 헌법재판소에서 각하 결정을 받았고, 현재 2심까지 무죄를 선고받았다. 양승태(74·2기) 전 대법원장과 박병대(65·12기)·고영한(67·11기) 전 법원행정처장 및 임종헌(62·16기) 전 차장은 1심 재판이 진행 중이다.
양승태
이규진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한수현 기자
2022-01-27
형사일반
대법원 "공무상 비밀누설죄로 볼 수 없어"
[판결] '사법행정권 남용 의혹' 신광렬·조의연·성창호 부장판사, "무죄" 확정
2016년 정운호 게이트 사건 당시 영장전담 재판부를 통해 수사기밀을 빼내 법원행정처에 누설한 혐의로 기소된 현직 부장판사 3명에게 모두 무죄가 확정됐다. 유해용(55·사법연수원 19기) 전 대법원 수석재판연구관의 무죄 확정에 이어 사법행정권 남용 의혹 사건으로 재판에 넘겨진 전·현직 법관 사건 가운데 두번째 무죄 확정 판결이다. 대법원 형사2부(주심 천대엽 대법관)는 25일 공무상 비밀누설 혐의로 기소된 신광렬(56·19기) 사법정책연구원 연구위원과 조의연(55·24기) 대전지법 부장판사, 성창호(49·25기) 서울동부지법 부장판사에게 무죄를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2021도2486). 신광렬 부장판사는 서울중앙지법 수석부장판사로 재직하던 2016년 4월 정운호 게이트 관련 수사가 사법부로 번지는 것을 저지하기 위해 당시 같은 법원 영장전담 판사였던 조의연·성창호 부장판사와 공모해 법원에 접수된 영장청구서와 수사기록을 복사한 뒤 임종헌(62·16기) 전 법원행정처 차장에게 송부한 혐의를 받았다. 1심은 "조직적 공모가 인정되지 않고, 유출된 내용도 공무상 비밀에 해당하지 않는다"며 무죄를 선고했다. 이들 부장판사들은 사법행정권 남용 의혹 사건과 관련해 기소된 현직 판사들 가운데 처음으로 1심 판결을 받은 사례로 기록됐다. 2심도 "이들이 공모한 사실이 인정되지 않으며, 신 전 수석부장이 임 전 차장에게 한 보고는 법원 사법행정업무 담당자가 직무수행의 일환으로 법원행정처에 대해 보고한 행위로서 임 전 차장이 이를 일반에게 유포하는 등 국가의 수사·재판기능을 저해하는 행위를 할 우려가 있다고 보기 어렵다"며 무죄를 선고한 1심 판결을 유지했다. 대법원도 "원심 판단에 공무상 비밀누설죄에서의 '직무상 비밀', '누설'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잘못이 없다"면서 원심을 확정했다. 대법원은 "공무상 비밀누설죄는 공무상 비밀 그 자체를 보호하는 것이 아니라 공무원의 비밀누설에 의해 위협받는 국가의 기능을 보호하기 위한 것"이라며 "공무원이 직무상 알게 된 비밀을 그 직무와의 관련성 혹은 필요성에 기해 해당 직무 집행과 관련있는 다른 공무원에게 직무집행의 일환으로 전달한 경우 비밀을 전달받은 공무원이 직무집행과 무관하게 제3자에게 누설할 것으로 예상되는 등 국가기능에 위험이 발생하리라 볼 만한 특별한 사정이 인정되지 않는 한 이들의 행위가 비밀누설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다"고 판시했다. 이날 무죄가 확정되자 신 전 수석부장판사는 입장문을 통해 "진실이 밝혀지고 무죄가 확정되기까지 3년이라는 긴 시간이 걸렸지만 검찰의 수사와 기소가 잘못됐다는 점이 뒤늦게라도 밝혀져 다행"이라며 "앞으로 다시는 법원의 정당한 사법행정에 대해 검찰권이 부당하게 행사되는 일이 없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앞서 대법원 문건을 무단 유출하고 재판 기밀을 누설한 혐의로 기소된 유 전 대법원 수석재판연구원은 지난달 사법행정권 남용 사태와 관련해 처음으로 대법원에서 무죄 확정 판결을 받았다. 수사기밀을 유출한 혐의를 받는 이태종(61·15기) 전 서울서부지법원장과 재판개입 혐의로 헌정사상 첫 법관탄핵심판에 소추됐던 임성근(57·17기) 부장판사는 현재 2심까지 무죄를 선고 받았다. 양승태(73·2기) 전 대법원장과 박병대(64·12기)·고영한(66·11기) 전 법원행정처장 및 임 전 차장은 1심 재판이 진행중이다.
정운호게이트
사법행정권남용
공무상비밀누설
박수연 기자
2021-11-25
형사일반
사법행정권 남용 의혹 사건 전·현직 법관 중 대법원 첫 확정 판결
[판결] '대법원 문건 유출 등 혐의' 유해용 前 수석재판연구관, "무죄" 확정
대법원 문건을 무단 유출하고 재판 기밀을 누설한 혐의로 기소된 유해용(54·사법연수원 19기) 전 대법원 수석재판연구관에게 무죄가 확정됐다. 사법행정권 남용 의혹 사건으로 재판에 넘겨진 전·현직 법관 사건 가운데 대법원 판단이 나온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대법원 형사2부(주심 민유숙 대법관)는 14일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 등의 혐의로 기소된 유 전 수석에게 무죄를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2021도2485). 유 전 수석은 대법원에서 근무하던 2016년 임종헌 전 법원행정처 차장과 공모해 당시 박근혜 전 대통령의 '비선 의료진'으로 알려진 병원장의 특허소송 처리 계획과 진행 경과 등을 문건으로 작성하도록 후배 재판연구관에게 지시한 뒤 이를 청와대에 누설한 혐의를 받는다. 또 2014년부터 2016년까지 대법원 수석·선임 재판연구관 시절 작성된 재판연구관 검토보고서 및 의견서 등을 퇴임 당시 무단으로 들고 나간 뒤 검찰 수사가 시작되자 이를 파기한 혐의도 받았다. 1심은 "검찰이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유 전 수석이 사안 요약 문건 작성을 지시하고 이를 임 전 차장에게 전달했다고 보기 어렵다"며 권남용권리행사방해, 공무상비밀누설 혐의를 인정하지 않았다. 대법원 문건 무단 반출 혐의에 대해서도 "검찰이 증거로 제출한 압수수색 당시 촬영한 모니터 화면 사진과 이를 기초로 한 2차적 증거가 위법하게 수집된 증거로서 증거능력이 없다"면서 "나머지 증거로 유 전 수석이 파일을 유출했다고 보기 어렵고 유출사실이 인정되더라도 공공기록물에 해당하지 않고 고의가 없으며, 개인정보유출에 대한 고의가 없고 법리상 절도죄도 성립할 수 없다"고 판시했다. 변호사법 위반 혐의와 관련해서도 "유 전 수석이 변호사 개업 후 수임한 사건이 대법원 재직 시절 직무상 실질적·직접적으로 취급한 사건이라 볼 수 없다"고 판단했다. 2심도 1심과 같이 유 전 수석에 적용된 모든 혐의를 무죄로 판단했다. 대법원도 원심 판단이 정당하다고 봤다. 한편 그동안 사법행정권 남용 의혹 사건에 연루된 전·현직 법관들은 대부분 1심에서 무죄를 선고 받았다. 사법행정권 남용을 통한 재판 개입 혐의로 기소된 임성근(57·17기) 전 부산고법 부장판사는 1,2심에서 무죄를, 재직 당시 법원 내부비리 의혹에 대한 수사 확대를 저지하고자 검찰 수사기밀을 빼돌린 혐의로 기소된 이태종(61·15기) 전 서울서부지법원장도 무죄를 선고받았다. 이어 2016년 정운호 게이트 사건 당시 영장전담 재판부를 통해 수사기밀을 빼내 법원행정처에 누설한 혐의로 기소된 신광렬(56·19기) 전 서울중앙지법 형사수석부장판사와 조의연(55·24기), 성창호(49·25기) 당시 서울중앙지법 영장전담 부장판사들 역시 1심에서 무죄를 선고 받았다. 반면 이민걸(60·17기) 전 법원행정처 기획조정실장과 이규진 (59·18기) 전 대법원 양형위원회 상임위원은 1심에서 징역 10개월에 집행유예 2년과 징역 1년 6개월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 받았다. 다만 함께 기소된 방창현(48·28기) 전 전주지법 부장판사와 심상철(64·12기) 전 서울고법원장에게는 각각 무죄를 선고됐다. 이 전 실장은 옛 통합진보당 의원들의 지위 확인 소송에 개입하고 국제인권법연구회 등 양승태 대법원장 시절 사법행정에 비판적인 판사 모임을 와해시키려 한 혐의 등을 받는다. 이 전 상임위원은 헌법재판소 내부 기밀을 불법적으로 수집하고 옛 통합진보당 관련 재판에 개입한 혐의 등을 받는다.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유해용
문건유출
박수연 기자
2021-10-14
형사일반
[판결] '내란 선동' 이석기 前 통합진보당 의원, 재심 청구 기각
내란 선동과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 등으로 기소돼 징역 9년을 확정 받고 복역 중인 이석기 전 의원을 비롯한 옛 통합진보당 국회의원들이 재심을 청구했으나 기각됐다. 9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고법 형사2부(윤승은·김대현·하태한 부장판사)는 지난 6일 내란음모 등의 혐의로 기소돼 실형을 선고 받은 이 전 의원 등 7명의 재심 청구를 기각했다(2019재노36). 이 전 의원 등은 양승태 전 대법원장 시절 법원행정처의 사법행정권 남용 의혹 수사 결과 이른바 '재판거래' 정황이 드러났다며 이를 근거로 2019년 6월 재심을 청구했다. 형사소송법 제420조는 '무죄나 면소를 인정할 명백한 증거가 새로 발견되는 경우 또는 수사기관이나 법관이 직무 과정에서 위법을 저질렀다는 것이 명확한 경우 재심청구를 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이 전 의원 등은 북한의 대남 혁명론에 동조하면서 대한민국 체제를 전복하기 위한 구체적인 실행 행위를 RO(Revolution Organization·혁명조직) 조직원과 함께 모의하고 국가 주요시설을 타격하는 내란을 음모·선동한 혐의 등으로 2013년 9월 구속기소 됐다. 1심은 2014년 2월 이 전 의원에게 적용된 혐의를 대부분 유죄로 판단, 징역 12년과 자격정지 10년을 선고했다. 그러나 항소심은 내란선동과 국보법 위반 혐의만을 유죄로 인정해 징역 9년과 자격정지 7년으로 감형했다. 당시 이 전 의원의 내란음모 사건은 헌정 사상 처음으로 위헌정당 해산심판까지 촉발했는데, 통진당은 2014년 12월 헌법재판소의 위헌정당 결정으로 해산됐고 소속 의원들 역시 의원 자격을 상실했다. 이후 대법원 전원합의체(주심 김소영 대법관)는 2015년 1월 이 전 의원 등의 내란선동과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를 유죄로, 내란음모 혐의를 무죄로 판단하고 징역 9년과 자격정지 7년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 또한 이 전 의원과 함께 기소됐던 김홍열 전 통진당 경기도당 위원장은 징역 5년과 자격정지 5년, 이상호 경기진보연대 고문은 징역 4년과 자격정지 4년이 확정됐다. 조양원 사회동향연구소 대표와 홍순석·김근래 전 진보당 경기도당 부위원장은 징역 3년과 자격정지 3년, 한동근 전 진보당 수원시위원장은 징역 2년과 자격정지 2년이 확정됐다. 이 전 의원은 대법원 판결 이후 현재까지 대전교도소에서 복역 중이다. 그러나 함께 기소됐던 김 전 통진당 경기도당 위원장 등 6명의 피고인들은 재심을 청구하기 전 이미 형기를 마쳐 출소했다.
재심
이석기
내란선동
국가보안법
내란음모
이용경 기자
2021-08-09
형사일반
[판결] '사법행정권 남용 의혹' 이민걸·이규진 前 부장판사, 1심서 집행유예
양승태 코트 사법행정권 남용 의혹 사건에 연루된 혐의로 기소된 이민걸(60·사법연수원 17기) 전 법원행정처 기획조정실장과 이규진 (59·18기) 전 대법원 양형위원회 상임위원에게 1심에서 징역형이 선고됐다. 사법행정권 남용 의혹 사건과 관련해 유죄 판결이 내려진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서울중앙지법 형사32부(재판장 윤종섭 부장판사)는 23일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 혐의로 기소된 이 전 실장에게 징역 10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이 전 위원에게 징역 1년 6개월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했다(2019고합187). 다만 함께 기소된 방창현(48·28기) 전 전주지법 부장판사와 심상철(64·12기) 전 서울고법원장에게는 각각 무죄를 선고했다. 앞서 검찰은 지난 1월 열린 결심공판에서 "피고인들은 담당 법관과 접촉해 사법적 유불리를 확인하고 특정 결론을 유도해 재판 독립의 환경을 파괴, 헌법 가치를 중대하게 훼손했다"며 이 전 실장과 이 전 상임위원에게 각각 징역 2년 6개월을 구형했다. 또 방 부장판사와 심상철 전 서울고법원장에게는 각각 징역 1년 6개월과 징역 1년을 선고해 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검찰은 이날 선고 직후 "사법행정권자의 위헌적 재판 개입 행위에 대해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죄의 유죄를 인정한 최초의 판결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생각한다"며 "법관의 재판 독립을 침해한 사법행정권 남용 등 다수의 범죄사실에 대해 다양한 법리적·사실적 쟁점이 심리됐고, 그 판단 결과에 따라 유무죄가 갈린 만큼 판결문을 면밀히 검토해 항소 여부 등을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사법부에 대한 국민적 신뢰를 훼손한 범죄에 대해 최종적으로 그 죄와 책임에 상응하는 판결이 선고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다. 당초 이 전 실장 등에 대한 선고기일은 지난달 18일로 예정됐었으나 재판부가 사건기록 검토와 판결문 작성에 시간이 더 필요하다는 이유로 기일을 두 차례나 연기해 선고가 예정보다 한 달여가량 지연됐다. 법조계 일각에서는 선고기일이 연기된 이유와 관련해 재판부 내 의견일치가 되지 않은 것이 원인이라는 관측이 제기되기도 했다. 특히 이 사건 재판장인 윤 부장판사가 올 초 단행된 법관 정기인사에서도 6년째 서울중앙지법에 유임되면서 코드 인사 논란이 제기되기도 했다. 임종헌(62·16기) 전 법원행정처 차장의 사법행정권 남용 의혹 사건의 1심도 맡고 있는 윤 부장판사는 '유죄의 예단을 갖고 재판을 불공정하게 진행한다'는 이유로 임 전 차장 측으로부터 기피 신청을 당하기도 했다. 이 전 실장은 옛 통합진보당 의원들의 지위 확인 소송에 개입하고 국제인권법연구회 등 양승태(73·2기) 전 대법원장 시절 사법행정에 비판적인 판사 모임을 와해시키려 한 혐의 등을 받고 있다. 이 전 위원은 헌법재판소에 대한 사법부의 위상을 강화하기 위해 헌법재판소 내부 기밀을 불법적으로 수집하고 옛 통합진보당 관련 재판에 개입한 혐의 등을 받는다. 방 부장판사는 법원행정처의 요구로 자신이 담당하던 통합진보당 의원들 사건의 선고 결과와 판결 이유 등을 누설한 혐의를, 심 전 원장은 통합진보당 의원들의 행정소송을 특정 재판부가 맡도록 배당에 개입한 혐의를 받고 있다. 그동안 사법행정권 남용 의혹 사건에 연루된 전·현직 법관들은 모두 1심에서 무죄를 선고 받았다. 유해용(54·사법연수원 19기) 전 대법원 수석재판연구관은 재직 시절 대법원 문건을 무단 유출하고 재판 기밀을 누설한 혐의로 기소됐으나 1심과 항소심 모두 무죄를 선고받았다. 또 사법행정권 남용을 통한 재판 개입 혐의로 기소된 임성근(57·17기) 전 부산고법 부장판사도 1심에서 무죄를, 재직 당시 법원 내부비리 의혹에 대한 수사 확대를 저지하고자 검찰 수사기밀을 빼돌린 혐의로 기소된 이태종(61·15기) 전 서울서부지법원장에게도 무죄가 선고됐다. 이어 2016년 정운호 게이트 사건 당시 영장전담 재판부를 통해 수사기밀을 빼내 법원행정처에 누설한 혐의로 기소된 신광렬(56·19기) 전 서울중앙지법 형사수석부장판사와 조의연(55·24기), 성창호(49·25기) 당시 서울중앙지법 영장전담 부장판사들 역시 1심에서 무죄를 선고 받았다.
징역
사법행정권남용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이용경 기자
2021-03-23
민사일반
[판결] "'긴급조치 1호 위반' 장준하 선생 유족에게 7억8000만원 배상하라"
박정희정권에서 긴급조치 1호 최초 위반자로 옥고를 치른 고(故) 장준하(1915~1975) 선생의 유족에게 국가가 7억8000만원을 배상해야 한다는 판결이 나왔다. 서울중앙지법 민사20부(재판장 김형석 부장판사)는 장 선생의 유족 5명이 국가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청구소송(2013가합540797)에서 최근 원고일부승소 판결했다. 장준하 선생은 대표적인 민주화운동 인사로 1973년부터 유신헌법 개정을 주장하며 개헌청원 100만인 서명운동을 벌이다 긴급조치 1호 위반자로 영장 없이 체포·구금돼 징역 15년과 자격정지 15년을 선고 받았다. 재판부는 "당시 대통령은 긴급조치 1호 발령이 유신헌법에 부합하지 않고 국민들의 기본권이 직접적으로 심각하게 침해될 수 있음을 알고 있었다"면서 "그럼에도 불구하고 유신체제에 대한 국민의 저항을 탄압하기 위해 발령했다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고 밝혔다. 이어 "긴급조치를 발령한 행위에 대해서는 대통령이 정치적 책임만을 지고 수사·재판 등에 대해서는 개별 공무원의 책임을 부인한다면, 대통령이 당초에 무효인 긴급조치를 고의·과실로 발령해 실제로 피해가 발생했는데도 민사상 책임은 아무도 지지 않는 경우가 발생할 수 있다"며 "이는 정의관념에 반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긴급조치 1호 발령은 장 선생에게 고의 또는 중대한 과실에 의한 위법행위에 해당한다"며 "동시에 그 위반행위는 수사·재판·형의·집행 등이 예정돼 있어 실제로 피해가 발생한 경우에도 정치적 책임만을 진다고 할 수 없다"고 판시했다. 양승태 전 대법원장 시절인 2015년 대법원은 "유신헌법에 따른 대통령의 긴급조치권 행사는 고도의 정치성을 띤 국가 행위"라며 "국민 개개인에 대해 민사상 불법행위를 구성한다고 볼 수 없다"고 판단했다. 이후 많은 판례들이 이 대법원 판결을 따랐으나 이번 재판부는 이를 따르지 않았다.
박정희
긴급조치1호
장준하
국가배상
조문경 기자
2020-05-14
형사일반
서울중앙지법 "공모관계 인정 안되고 기밀누설 해당 안돼"<br> 유해용 이어 사법행정권 남용 의혹 전·현직 판사 잇따라 '무죄'<br> 양승태 전 대법원장, 임종헌 전 법원행정처 차장 재판에도 영향
[판결] '수사기밀 누설 혐의' 신광렬·조의연·성창호 부장판사, 1심서 "무죄"
2016년 정운호 게이트 사건 당시 영장전담 재판부를 통해 수사기밀을 빼내 법원행정처에 누설한 혐의로 기소된 현직 부장판사 3명에게 1심에서 모두 무죄가 선고됐다. 이른바 사법행정권 남용 의혹 사건과 관련해 기소된 현직 판사들 가운데 판결이 내려진 것은 이 사건이 처음이다. 서울중앙지법 형사23부(재판장 유영근 부장판사)는 13일 공무상 비밀누설 혐의로 불구속 기소된 신광렬(55·사법연수원 19기) 전 서울중앙지법 형사수석부장판사와 당시 서울중앙지법 영장전담 부장판사였던 조의연(54·24기), 성창호(48·25기) 부장판사 등 현직 판사 3명에 대해 모두 무죄를 선고했다(2019고합188). 앞서 검찰은 지난 결심 공판에서 신 전 수석부장판사에게 징역 2년을, 나머지 두 부장판사에게는 징역 1년을 각각 구형했다. 검찰은 이들이 정운호 게이트 관련 수사가 사법부로 번지는 것을 저지하기 위해 법원행정처의 지시를 받고 영장재판 등을 통해 입수한 검찰 수사 상황과 향후 계획을 수집해 법원행정처에 보고하는 등 수사 기밀을 유출했다고 기소했지만, 재판부는 조직적 공모가 있었다는 점을 인정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 또 신 전 수석부장판사가 법원행정처에 일부 내용을 유출하긴 했지만 기밀누설로 볼 수 없다고 판시했다. 재판부는 "법원행정처 내부에서 수사 확대를 저지할 목적을 가지고 검찰을 압박할 방안을 마련해 실행하기에 이르렀다고 인정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또 "신 전 수석부장판사도 형사수석부장으로서 사법행정 차원에서 법관 비위와 관련한 내용을 행정처에 보고했을 뿐, 임종헌 전 법원행정처 차장의 지시를 받고 부당한 조직 보호를 위해 수사 기밀을 수집해 보고하기로 마음먹었다고 보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임 전 차장과 신 전 수석부장판사의 공모관계를 인정하지 않은 것이다. 재판부는 신 전 수석부장판사와 성창호·조의연 부장판사 사이의 공모관계도 "신 전 수석부장판사가 상세한 보고를 요청하자 이에 응한 정황은 있으나, 영장재판을 통해 취득한 정보를 누설하기로 공모한 정황을 인정할 수 없다"고 했다. 또 "영장전담 판사로서 통상적 예에 따라 형사수석부장판사에게 영장 처리를 보고한 것"이라며 "신 전 수석부장판사가 법관 비리·부정사항을 9개 문건으로 작성해 임 전 차장에게 보고한다는 사정도 인식하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재판부는 또 신 전 수석부장판사가 법원행정처에 일부 내용을 유출한 것도 죄가 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유출한 수사 정보가 보호돼야 할 '공무상 비밀'로서의 가치가 없고, 따라서 국가의 범죄수사나 영장재판 기능에 장애를 초래했다고 볼 수 없다는 것이다. 재판부는 "당시 검찰은 언론을 활용해 수사정보를 적극적으로 브리핑하고, 관련 법관들의 비위에 대한 징계 문제 등을 다루는 법원행정처 관계자들에게 상세한 수사 진행 상황을 여러차례 알려주기도 했다"면서 "이러한 정황을 보면 해당 수사정보가 비밀로서 실질적으로 보호할 가치가 있는 정보인 공무상 기밀에 해당한다고 보기 어렵다"고 밝혔다. 이어 "이는 사법부 신뢰 확보 마련을 위한 법원 내부 '보고용 범위' 내에 있다"면서 "신 전 수석부장판사의 행위로 국가의 범죄수사 기능과 영장재판 기능이 방해되는 결과가 초래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법원과 검찰은 정운호 게이트 사건에서 갈등 관계에 있지만 사법행정을 위해 상호 협조하는 관계였다"며 "실제로 대검찰청 차장이 임 전 차장에게, 서울중앙지검 차장이 신 전 수석부장판사에게,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장검사가 법원행정처 윤리감사관에게 수사과정을 알려주는 경우가 많았다"며 "윤리감사관이 특수1부장검사와 통화한 후 기재한 내용을 살펴보면 신 전 수석부장판사가 임 전 차장에게 보고한 내용과 겹치는 게 많은데, 신 전 수석부장판사의 보고와 특수1부장검사의 수사 브리핑이 수사정보로서 본질적인 가치 차이가 있다고 보기 어렵다"고 했다. 재판부는 정운호 관련 사건 대응 보고서 작성에 대해서도 "신 전 수석부장판사가 초안을 작성한 후 나머지는 임 전 차장이 작성한 것으로 보인다"며 "신 전 수석부장판사가 초안에 쓴 것은 객관적인 사건 파악과 향후 사건 전망을 예상한 것이고, 검찰의 대응 방안 등은 신 전 수석부장판사가 작성하거나 그 취지를 (임 전 차장이 신 부장판사에게) 공유했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사법행정상의 필요나 사법신뢰를 높일 방안을 마련하기 위한 보고로 용인될 범위 내에 있다는 것이다. 신 전 수석부장판사는 무죄 선고 직후 몰려든 취재진의 질문에 "현명한 판단을 해주신 재판부에 경의를 표한다"고 말했다. 취재진은 성창호 부장판사의 변호인에게 '보복 기소'라는 주장에 관한 소감을 물었으나 변호인은 "아직 사건이 확정된 것이 아니다"라며 말을 아꼈다. 성 부장판사는 이 사건으로 기소되기 전 김경수 경남도지사의 1심 재판장을 맡아 유죄를 선고하고 법정구속한 바 있다. 그러자 여권에서 그와 양 전 대법원장의 인연 등을 거론하며 공격했다. 이후 성 부장판사는 기소됐다. 검찰은 즉각 항소 방침을 밝혔다. 서울중앙지검은 이날 "외부에 공개되지 않은 수사기밀을 법원행정처에 누설하고, 법원행정처는 영장재판 가이드라인 및 수사 확대 저지 방안을 시행하거나 수사대상자에게 누설함으로써 수사 및 재판 기능에 중대한 위험을 야기한 사안에 대해 1심 재판부가 무죄를 선고한 것은 납득하기 어렵다"며 "항소해 사실관계와 법리에 대한 판단을 다시 구할 예정"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사법행정권 남용 의혹 사건과 관련한 1심 선고는 이번이 두 번째이다. 대법원 문건 유출 혐의 등으로 기소된 유해용 변호사(전 대법원 수석재판연구관)에 대한 무죄 선고가 첫 번째인데 유 변호사는 법원을 떠나 변호사로 활동하다 기소됐다. 유 변호사에 이어 신 전 수석부장판사 등 사법행정권 남용 의혹 사건과 관련해 기소된 전·현직 판사들에 대한 1심 재판에서 잇따라 무죄가 선고되면서 양 전 대법원장과 임 전 차장 등 핵심 관계자에 대한 재판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부장판사
신광렬
성창호
조의연
공무상비밀누설
박수연 기자
2020-02-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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