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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결] 대법원, "부당해고자 복직 위한 일시 대기발령은 위법 아냐"
기업이 부당해고한 근로자를 원직으로 복직시키는 것이 원칙이지만, 이를 위해 일시적으로 대기발령 하는 것 자체는 위법하지 않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이 판결에서 대법원은 부당해고된 근로자를 복직시키면서 일시적인 대기발령을 하는 경우 정당성 판단기준을 처음으로 제시했다. 대법원 민사2부(주심 이동원 대법관)는 4일 최병승 씨가 현대자동차를 상대로 낸 근로자 지위 확인 등 소송(2021다169)에서 "4억6000만 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한 원심 일부를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고법으로 돌려보냈다. 최 씨는 2002년 현대차 울산공장의 사내 협력업체 A 사에 입사해 울산공장에서 자동차조립업무를 해왔다. 이후 최 씨는 정규직화 투쟁을 벌이다 2005년 2월 A 사로부터 해고를 당했고 현대차는 사업장 출입 금지를 통보했다. 최 씨는 부당해고를 주장하면서 현대차를 상대로 소송을 냈고 2010년 법원은 고용 간주 효과를 인정했다. 이에 현대차는 2013년 1월 최 씨를 복직시키면서 배치대기발령을 했지만 최 씨는 불응했다. 이어 927일간 결근했다가 해고됐다. 최 씨는 현대차를 상대로 해고 이후 기간에 대한 임금과 징계가산금(평균임금의 2배)을 청구하는 소송을 냈다. 1,2심은 원고 일부승소 판결했다. 다만 2심은 해고에 해당한다고 판단한뒤 임금은 지급하되 가산금을 지급할 의무는 없다고 판단했다. 2심은 현대차에 총 4억6000여만 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하지만 대법원은 가산금 지급 의무가 없다고 판단하면서도, 대기발령 기간의 정당성을 인정한뒤 결근한 기간에 대한 임금 지급 의무가 없다고 판결했다. 재판부는 "배치 대기 인사 발령은 최 씨를 현실적으로 고용하는 절차를 진행하고 직무교육 등으로 현대차 사업장 질서에 맞게 받아들이며 그 과정에서 최 씨에게 합당한 보직을 부여하기 위한 임시적 조치"라고 판단했다. 이어 "배치 대기 인사 발령의 필요성과 상당성이 인정되고 이로 인해 최 씨가 받게 되는 생활상 불이익이 있다거나 그 불이익이 크다고 볼 수 없다"며 "최 씨 측과 성실한 협의 절차도 거쳤다고 인정된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최 씨는 해고 시점부터 7년 이상 지난 뒤 복직하는 것이라 현대차로서는 그사이에 이뤄진 작업방식 변화, 최 씨의 업무수행 능력, 각 공정의 배치 수요를 살펴 합당한 보직을 부여할 필요가 있었다"고 덧붙였다. 또 가산금과 관련해서도 "현대차가 2005년 2월 사업장 출입을 금지함으로써 최 씨를 해고한 행위는 징계권 행사나 징벌적 조치로 보기 어렵다"며 "최 씨는 가산금 조항에 따른 가산금 청구를 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 대법원 관계자는 "사용자가 부당해고된 근로자를 복직시키는 경우 원직복귀가 원칙임을 명시하면서도 이미 이뤄진 인사질서, 사용주의 경영상 필요, 작업환경 변화 등을 고려해 합당한 일을 시켰다면 정당한 복직으로 볼 수 있다는 법리를 재확인한 판결"이라며 "이를 기초로 부당해고된 근로자를 복직시키면서 일시적인 대기발령을 하는 경우의 그 정당성 판단기준을 처음으로 제시했다"고 설명했다. 다만 "부당해고된 근로자를 복직시키면서 대기발령을 하는 것이 일반적으로 적법하다는 취지가 아니다"라며 "대기발령의 남용을 방지하기 위한 요건을 제시했다는 데 의의가 있다"고 부연했다. 한편 대법원 특별2부(주심 이동원 대법관)은 이날 최 씨의 판결과 같은 취지에서 현대차 아산공장 사내 하청업체에서 일하던 오지환 씨의 부당해고구제 재심 판정 취소 소송은 상고 기각으로 원고 패소를 확정했다(2019두34807).
부당해고자
복직
대기발령
현대자동차
박수연 기자
2024-01-04
노동·근로
민사일반
[대법원이 주목하는 판결] “정년 후 기간제 근로자로 재고용에 대한 기대권 인정되면 합리적 이유 없는 거절은 부당해고와 마찬가지로 효력 없다”
[대법원 판결] 정년퇴직하게 된 근로자에게 기간제 근로자로의 재고용에 대한 기대권이 인정되는 경우 사용자가 기간제 근로자로의 재고용을 합리적 이유 없이 거절하는 것은 부당해고와 마찬가지로 효력이 없다는 대법원 판단. 대법원 민사1부(주심 노태악 대법관), 2018두62492(2023년 6월 29일 판결) [판결 결과] A 버스회사가 중앙노동위원회를 상대로 낸 부당해고구제재심판정취소소송에서 원고패소 판결한 원심을 일부 파기환송. [쟁점] △정년에 도달한 근로자에게 기간제 근로자로 재고용될 기대권이 인정되는지 여부 및 해당 근로자에 대한 재고용 거절의 합리적 이유 유무 △정년 이후 기간제 근로계약을 체결한 근로자에게 그 기간제 근로계약의 갱신에 관한 기대권이 인정되는지 여부 및 해당 근로자에 대한 갱신 거절의 합리적 이유 유무 [사실관계와 1,2심] A 사의취업규칙은 업무상 필요가 있는 경우 정년 퇴직자를 기간을 정해 '촉탁(기간제)'으로 재고용할 수 있되, 건강상태, 재직 중의 근로태도, 성적 및 성격, 재직 중 종사한 업무의 필요성 등의 기준에 따라 그 적부를 심사한 후에 결정한다는 취지의 규정을 두고 있었다. A 사 소속 시내버스 운전기사로 근무한 B,C 씨에게 적용되는 A 사의 단체협약은 정년을 만 61세가 되는 날로 정하면서 근로자의 과반수로 조직된 노동조합과 협의해 정년에 도달한 근로자를 '촉탁직'으로 재고용할 수 있다는 취지의 규정을 두고 있다. 다만, A 사에 정년 퇴직자를 촉탁직 근로자로 재고용할 의무를 부과하는 취지의 규정은 없었다. 1955년 12월 13일생인 C 씨는 2016년 12월 13일 정년에 도달했는데, A 사와 촉탁직 근로계약을 체결하지 못했다. 1954년 12월 15일생인 B 씨는 2015년 12월 15일 정년에 도달했지만, 이듬해 1월 A 사와 근로계약 기간을 '2016년 1월 3일부터 2017년 1월 2일까지'로 정해 촉탁직 근로계약을 체결하고 계속 시내버스 운전기사로 근무했다. A 사는 2016년 12월 13일 B 씨에게 '2017년 1월 2일 자로 근로계약 기간이 만료된다'고 통보했다. B,C 씨는 A 사가 이들과 근로관계를 종료한 것에 대해 부당해고 구제신청을 했다. 중앙노동위는 이들의 구제신청을 모두 받아들이는 취지의 재심판정을 했다. 이에 A 사는 재심판정의 취소를 구하는 소송을 냈다. 1심은 원고승소 판결했다. 하지만 2심은 "B,C 씨에 대해 부당해고에 해당한다"며 원고패소 판결했다. [대법원 판단(요지)] △정년에 도달한 근로자가 기간제 근로자로 재고용되지 못한 경우(C 씨) "근로계약, 취업규칙, 단체협약 등에서 정년에 도달한 근로자가 일정한 요건을 충족하면 기간제 근로자로 재고용해야 한다는 취지의 규정을 두고 있거나, 그러한 규정이 없더라도 재고용을 실시하게 된 경위 및 그 실시기간, 해당 직종 또는 직무 분야에서 정년에 도달한 근로자 중 재고용된 사람의 비율, 재고용이 거절된 근로자가 있는 경우 그 사유 등의 여러 사정을 종합해 볼 때, 사업장에 그에 준하는 정도의 재고용 관행이 확립되어 있다고 인정되는 등 근로계약 당사자 사이에 근로자가 정년에 도달하더라도 일정한 요건을 충족하면 기간제 근로자로 재고용될 수 있다는 신뢰관계가 형성되어 있는 경우에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근로자는 그에 따라 정년 후 재고용되리라는 기대권을 가진다(2018다275925). 이와 같이 정년퇴직하게 된 근로자에게 기간제 근로자로의 재고용에 대한 기대권이 인정되는 경우, 사용자가 기간제 근로자로의 재고용을 합리적 이유 없이 거절하는 것은 부당해고와 마찬가지로 근로자에게 효력이 없다. 이 사건에서는 A 사에 정년에 도달한 근로자를 촉탁직(기간제) 근로자로 재고용해야 한다는 단체협약 등의 규정이 존재하거나 그에 준하는 정도의 재고용 관행이 확립되어 있었다고 볼 수 없기 때문에 C 씨에게 정년 경과 후 촉탁직 근로자로 재고용되리라는 기대권을 인정하기 어렵다." △정년 도달 후 기간제 근로계약을 체결한 근로자가 근로계약을 갱신하지 못한 경우(B 씨) "근로계약, 취업규칙, 단체협약 등에서 기간이 만료되더라도 일정한 요건이 충족되면 근로계약이 갱신된다는 취지의 규정을 두고 있거나 그러한 규정이 없더라도 근로계약의 내용과 근로계약이 이루어지게 된 동기 및 경위, 계약 갱신의 기준 등 갱신에 관한 요건이나 절차의 설정 여부·실태, 수행하는 업무 등 근로관계를 둘러싼 사정을 종합했을 때 근로계약 당사자 사이에 일정한 요건이 충족되면 근로계약이 갱신된다는 신뢰관계가 형성되어 있다면 근로자에게 근로계약이 갱신될 수 있으리라는 정당한 기대권이 인정된다. 다만 정년이 지난 상태에서 기간제 근로계약을 체결한 경우에는 이러한 여러 사정에 더해 해당 직무에서의 연령에 따른 업무수행 능력과 작업능률의 저하 정도와 위험성 증대 정도, 해당 사업장에서 정년이 지난 고령자가 근무하는 실태와 계약이 갱신된 사례 등까지 참작해 근로계약 갱신에 관한 정당한 기대권이 인정되는지 판단해야 한다. 만약 근로자에게 기간제 근로계약에 대한 갱신기대권이 인정되는 경우 사용자가 합리적 이유 없이 근로계약의 갱신을 거절하는 것은 부당해고와 마찬가지로 근로자에게 효력이 없고, 이때 기간만료 후의 근로관계는 종전의 근로계약이 갱신된 것과 동일하다. 근로자에게 갱신기대권이 인정되는데도 사용자가 이를 배제하고 그 갱신을 거절한 경우, 합리적 이유가 있는지는 사용자의 사업 목적과 성격, 사업장 여건, 근로계약 체결 경위, 근로계약 갱신 제도의 실제 운용 실태, 해당 근로자의 지위와 담당 직무의 내용 및 업무수행 적격성, 근로자에게 책임 있는 사유가 있는지 등 근로관계를 둘러싼 여러 사정을 종합해 갱신 거절의 사유와 절차가 사회통념에 비춰 볼 때 객관적이고 합리적인지를 기준으로 판단해야 하고, 그 증명책임은 사용자가 부담한다. 따라서 B 씨에 대한 촉탁직 근로계약 갱신 거절이 부당해고와 마찬가지로 효력이 없다고 본 원심의 결론은 정당하다." [대법원 관계자] "정년이 도래했지만, 기간제 재고용 기대권이 인정되는 근로자가 기간제 근로자로의 재고용을 부당하게 거절당한 경우 부당해고에 준해 권리 구제를 받을 수 있음을 명확히 한 판결이다. 이 사안은 '정년 후 기간제 근로자로의 재고용 기대권' 쟁점과 '정년 후 체결된 기간제 근로계약의 갱신기대권' 쟁점이 한꺼번에 문제 된 사안으로서, 각 쟁점에 대한 기존의 법리를 보완하면서도 각 기대권의 판단 기준과 포섭판단 방식에서의 차이를 드러냄으로써 향후 같은 쟁점이 다루어지는 후속 사건에 유의미한 지침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정년퇴직자
재고용
부당해고
한수현 기자
2023-08-16
노동·근로
민사일반
13일 원고패소 판결 원심 확정
[판결] 대법, "현대차 협력사 '출고 前 사전점검 업무' 불법파견 아냐"
현대자동차 2차 협력 업체가 수행하는 완성차 출고 전 사전점검 업무는 불법파견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대법원 판단이 나왔다. 대법원 민사2부(주심 조재연 대법관)는 13일 현대차 협력 업체 근로자 A 씨 등 9명이 현대차를 상대로 낸 근로자 지위 확인 등 소송(2022다275885)에서 원고패소 판결한 원심을 확정했다. A 씨 등은 현대글로비스와 업무도급계약을 맺은 2차 협력 업체 소속 근로자들로 완성차 출고 전 사전점검, 차량 고객인도 지원 등 PRS(Pre-Release Service) 업무를 담당했다. 이들은 업무 수행 과정에서 현대차가 지침서와 전산시스템 등을 통해 업무를 지시하는 등 상당한 지휘·명령이 있었다고 주장하며 근로자 지위 확인 소송을 냈다. 하지만 1심은 "현대차가 협력 업체에 업무 매뉴얼 등을 제공하고 업무 결과를 전달받은 것은 협력 업체가 도급 업무를 효율적으로 수행할 수 있도록 필요한 정보를 제공하고 업무수행 결과를 확인하기 위한 것일 뿐"이라며 "A 씨 등이 현대차의 사업에 편입돼 현대차로부터 상당한 지휘·명령을 받으며 파견법에서 정한 근로자파견 관계를 형성했다고 인정하기 어렵다"고 원고패소 판결했다. 2심도 "현대차가 제공한 체크시트, 차량설명서 업무 매뉴얼 등은 그 내용 등에 비춰 도급 업무 내용을 구체적으로 정하는 표준에 불과한 뿐, A 씨 등이 수행할 업무의 세부적인 방식을 지시·확인하기 위한 것으로 보기 어렵다"며 "A 씨 등에게 지급된 PDA도 PRS 업무와 관련해 차량의 이상 유무와 차량 위치를 저장하기 위한 용도일 뿐 별다른 지시 기능이 없어 현대차의 상당한 지휘·명령이라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대법원도 "협력 업체 근로자들이 현대차로부터 실질적인 지휘·명령을 받는 근로자파견 관계에 있었다고 인정하기 부족하다고 판단한 원심에는 근로자파견 관계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거나 논리와 경험의 법칙을 위반해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를 벗어난 잘못이 없다"며 원심을 확정했다.
현대자동차
협력업체
근로자파견
이용경 기자
2023-07-21
형사일반
[판결] 대우조선 사업장서 집회한 하청노조원, '업무방해·무단침입' 혐의 무죄 확정
대우조선해양 사업장에서 집회를 했다가 업무방해 및 공동주거침입 혐의로 기소된 금속노조 조합원들에게 무죄가 확정됐다. 대법원 형사3부(주심 노정희 대법관)는 폭력행위등처벌에관한법률위반(공동주거임칩) 및 업무방해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전국금속노조 거제통영고성조선하청지회 조합원 A 씨 등 3명에게 무죄를 선고한 원심을 27일 확정했다(2022도13734). A 씨 등은 2019년 5월10일 점심시간을 이용해 대우조선해양 옥포조선소 민주광장에서 열린 하청노동자 집회에 참가했다. 이후 조선소 내 신뢰관으로 진입해 "성과금을 지급하라", "임금체불 해결하라, 임금을 내놔라"라는 구호를 외치고 소란을 피워 근무직원들의 정상적인 업무를 방해 혐의 등을 받았다. 1심은 혐의를 모두 유죄로 판단해 A 씨 등에게 벌금 100~200만 원을 선고했다. 그러나 2심은 이들이 정당한 조합활동을 위해 건물에 출입했다고 판단하고, 이들의 조합활동으로 인해 대우조선해양의 기업운영이나 업무수행, 시설관리에 실질적으로 지장이 초래됐다고 볼 수 없어 정당행위에 해당한다며 무죄 판결했다. 대법원도 이 같은 원심 판단에 잘못이 없다며 판결을 확정했다.
대우조선해양
금속노조
집회
박수연 기자
2023-04-28
노동·근로
행정사건
서울행정법원, 위탁업체에 패소 판결
[판결] 대형마트 위탁업체와 계약한 배송기사도 노조법상 근로자
대형마트 상품배송 위탁업체와 계약을 맺고 상품을 배송한 배송기사들도 노동조합법상 근로자로 인정해야 한다는 판결이 나왔다. 서울행정법원 행정13부(재판장 박정대 부장판사)는 지난달 11일 A 사가 중앙노동위원회 위원장을 상대로 낸 교섭요구 사실의 공고에 대한 재심결정 취소소송(2020구합84112)에서 원고패소 판결했다. A 사는 대형마트를 운영하는 B 사 등과 전자상거래 상품 운송 위·수탁계약을 2년 단위로 체결하고, 위탁계약에서 정한 상품배송업무를 수행할 배송기사를 모집해 배송계약을 체결했다. A 사와 배송계약을 체결한 배송기사 150여 명이 가입된 C 노동조합은 2020년 8월 5일과 7일 A 사에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에 따라 단체교섭을 요구했으나, A 사는 이 교섭에 응하지 않았고 교섭요구 사실을 공고하지도 않았다. 그러자 C 조합은 노동조합법 시행령 제14조의3 제2항에 따라 서울지방노동위원회에 해당 교섭요구 사실의 공고에 관한 시정 요청을 했고, 서울지노위는 "배송기사 150여 명은 노조법상 근로자에 해당하므로, 이들이 소속된 C 조합은 A 사에 대해 단체교섭을 요구할 적격이 인정된다"며 C 조합의 손을 들어줬다. A사는 이에 불복해 중노위에 재심을 신청했지만 기각되자 소송을 냈다. A 사는 "배송기사들은 다른 업체들과도 배송계약을 체결해 수익을 얻고 있을 뿐 아니라, 고객으로부터 만족도를 평가받고 배송물품의 파손 등으로 인한 손해배상금도 자신의 계산으로 부담한다"며 "배송기사들은 소득 의존성, 계약 내용의 결정권, 시장 접근의 방식, 계약관계의 지속성과 전속성, 지휘·감독의 정도, 수입의 성격, 노동3권의 보장 필요성 등 모든 면에서 노조법상 근로자의 요건을 갖추지 못했다. 따라서 배송기사의 근로자성을 잘못 인정한 중노위의 결정은 위법하다"고 주장했다. 재판부는 "A 사와 배송기사들은 A 사 측에서 미리 만든 정형화된 양식을 사용해 배송계약을 체결했는데, 이때 배송기사들은 계약서의 개별 조항을 취사선택하거나 그 내용을 변경할 수 없다"면서 "이에 대해 A 사는 배송기사가 A 사의 간섭 없이 배송권역 등 업무와 관련된 일부 사항을 자유롭게 결정할 수 있다는 점을 지적하고 있으나, 이는 배송기사가 배송계약에서 허용한 범위 내 재량권을 행사함으로써 배송계약의 내용을 그대로 실현한 것에 불과하고 배송계약의 내용 자체를 변경한 것이라고 할 수 없다"고 밝혔다. 이어 "A 사는 실시간 배송업무 안내 어플리케이션을 통해 배송기사들의 배송 지연 여부를 확인하거나 그 밖의 업무수행 결과를 보고받는 데 그친 것이 아니라, 배송기사에게 제공한 매뉴얼에서 고객 응대 화법, 용모·복장 등을 상세하게 규율했다"며 "업무수행의 과정과 태도에 관해 세부적인 평가 항목을 정한 다음, 각 항목을 위반한 배송기사에 대해 배송계약 해지 등의 불이익을 부과했으므로 A 사가 배송기사들의 업무에 대해 상당한 수준의 지휘·감독했다고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배송기사들로 하여금 노조를 통해 A 사와 대등한 위치에서 배송계약의 조건을 교섭할 수 있도록 할 필요성이 크다"며 "설령 A 사에 대한 배송기사들의 전속성이나 소득 의존성이 강하지 않은 측면이 있다거나 배송기사들이 근로기준법에 규정한 근로자의 요건을 갖추지 못했다고 보더라도, 배송기사들의 노조법상 근로자성까지 부정할 것은 아니다"라고 판시했다.
노조
단체교섭
배송기사
근로자
한수현 기자
2022-09-12
산재·연금
행정사건
특별한 개인적 친분 없는 사이… 업무 관련 사항 대화 나눠<br> 집 근처 회식 이유만으로 사업주 관리 배제된다 볼 수 없어<br> 서울행정법원, 원고승소 판결
[판결] "상사와 단둘이 회식하다 귀가중 뇌출혈… 업무상 재해"
직장 상사와 둘이서 회식을 한 뒤 귀가 중에 넘어져 사망했더라도 업무상 재해로 볼 수 있다는 판결이 나왔다. 서울행정법원 행정8부(재판장 이정희 부장판사)는 지난 6월 28일 사망한 A 씨의 유족 B 씨가 근로복지공단을 상대로 낸 유족급여 및 장의비 부지급처분 취소소송(2021구합73607)에서 원고승소 판결했다. A 씨는 2019년 1월 C공사에 업무직(청소경비)으로 입사해 시설관리부 시설안전팀 소속으로 청소업무를 담당했다. A 씨는 2020년 10월 상사인 시설관리부장과 회식을 한 후 귀가 중 자택 빌라 1층 현관문 앞에서 비밀번호를 누르다 술에 취한 상태로 뒤로 넘어졌다. 이 사고로 A 씨는 외상성 대뇌출혈 등을 진단받아 치료를 받던 중 2021년 3월 사망했다. A 씨의 배우자인 B 씨는 A 씨의 사망이 업무상 재해에 해당한다며 근로복지공단에 유족급여 및 장의비 지급을 청구했다. 그러나 공단은 "사업주가 주관하거나 사업주의 지시를 따라 참여한 회식이 아니다"라며 거부했고, 이에 불복한 B 씨는 소송을 냈다. 재판부는 "시설관리부장과 A 씨 사이에는 개인적인 친분도 없었으므로, 이 사건 회식이 단순히 친목을 도모하기 위한 사적인 관계에서 이뤄진 회식 자리였다고 보기 어려운 측면이 많다"며 "회식 당시에도 A 씨와 시설관리부장이 나눴던 대화에는 청소 장비 구매 건이나 청소구역별 업무수행 건 등 동료직원들의 업무적인 불편사항에 관한 얘기가 포함돼 있었다"고 밝혔다. 이어 "회식 장소가 A 씨의 집에서 가까운 곳이기는 하나, 시설관리부장 입장에선 A 씨를 배려해 A 씨의 집 근처에서 회식을 할 동기가 있었다"며 "해당 장소는 일터에서 9분 거리이고 시설관리부장의 집과는 차로 20분 거리로, 그 거리가 과도하게 멀다고 보긴 어려워 A 씨의 집 근처라는 사정만으로 사업주의 지배·관리가 배제된다고 볼 수 없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A 씨는 해당 회식에서의 과음으로 인해 집에 귀가하는 도중 사고가 발생한 것으로 보인다"며 "과음에 따른 통상적인 위험 범위를 벗어나 비정상적인 경로에 의해 사고가 일어났음을 인정할 만한 사정은 찾아보기 어렵다"고 판시했다.
업무상재해
회식
사망
한수현 기자
2022-08-07
노동·근로
민사일반
소송 제기 약 11년 만에 대법원 확정 판결
[판결] 대법원, 포스코 사내하청 노동자 '정규직 지위' 인정
포스코 광양제철소에서 근무하던 사내하청 노동자들이 포스코를 상대로 근로자지위확인 소송을 낸 지 약 11년 만에 정규직 노동자 지위를 인정받았다. 대법원 민사3부(주심 안철상 대법관)는 28일 포스코 사내하청 노동자 A 씨 등 15명이 주식회사 포스코를 상대로 낸 근로자지위확인 등 소송(2016다40439)에서 원고승소 판결한 원심을 확정했다. 같은 부(주심 이흥구 대법관)도 이날 포스코 사내하청 노동자 B 씨 등 44명이 포스코를 상대로 낸 근로자지위확인 등 소송(2021다221638)에서 원고승소 판결한 원심을 확정했다. 다만 대법원은 원고들 가운데 포스코가 정한 정년이 도래한 각 사건 원고 중 2명에 대해서는 "확인의 이익이 없어 부적법하게 됐다"며 소를 각하했다. 이는 대법원이 파견근로자가 파견법에 따라 직접고용이 의제됐다고 주장하며 사용사업주를 상대로 근로자지위확인 소송을 제기했으나 소송 계속 중에 사용사업주가 정한 정년이 지난 경우에 대해 해당 소가 확인의 이익이 없어 부적법하게 된다는 점을 선언한 최초 사례다. 앞서 포스코 광양제철소에서 일하던 사내하청 노동자들은 2011년, 2016년 각각 "소속 협력업체와 포스코 사이에 체결된 협력 작업 계약의 실질이 파견근로자 보호 등에 관한 법률상 근로자파견 계약에 해당한다"고 주장하며 포스코를 상대로 소송을 냈다. 우선 A 씨 등 15명은 "포스코가 2년을 초과해 우리를 계속 크레인 운전 업무에 사용해 옛 파견법 제6조 제3항에 따라 그 2년의 기간이 만료한 다음 날 우리를 직접 고용한 것으로 의제됐다"며 근로자 지위 확인을 청구했다. 한편 B씨 등 44명 중 일부는 근로자 지위 확인을 청구하고, 나머지 일부는 "포스코가 우리를 근로자파견 대상 업무에 해당하지 않는 업무에 사용했다"고 주장하며 개정 파견법 제6조의2 제1항 제1호에 따라 고용 의사의 표시를 청구했다. 앞서 각 사건의 1심 재판부는 "협력업체 노동자들이 포스코의 지휘·명령을 받아 포스코를 위한 근로에 종사한 것으로 보기 어렵다"며 원고들의 청구를 모두 기각, 원고패소 판결했다. 하지만 각 사건의 항소심 재판부는 "원고들은 1999년까지 포스코가 제공한 작업표준서에 따라, 그 이후에는 협력업체가 기존 작업표준서를 기초로 핵심적 내용이 질적으로 동일하게 자체 작성해 포스코로부터 검증받은 작업표준서에 따라 작업을 수행했다"며 "포스코의 제품 생산 과정과 조업 체계는 현재 전산관리시스템에 의해 계획되고 관리되는바, 원고들은 전산관리시스템을 통해 전달받은 바에 따라 작업을 수행해 원고들에게 전달된 작업 정보는 사실상 구속력 있는 업무상 지시로 가능했다"고 밝혔다. 이어 "원고들은 코일 운반 외에도 다양한 업무에서 포스코 소속 근로자들과 광범위하게 협업한 바, 이들은 포스코의 사업에 실질적으로 편입됐다고 볼 수 있다"며 "포스코는 협력업체가 수행할 업무, 크레인 운전에 필요한 인원수, 크레인 운전 작업자가 수행하는 작업량 등을 실질적으로 결정했고, 협력업체는 대부분의 매출을 포스코에 의존해 독자적인 사업주로서의 실체가 미미한 것으로 보인다"며 근로자파견 관계 성립을 인정하고 1심을 뒤집고 원고승소 판결했다. 이날 재판부도 대법원 판례 법리에 기초해 원고들과 피고 사이에 근로자파견 관계에 있었다고 판단한 원심의 결론이 정당하다고 인정했다. 앞서 대법원은 2015년 2월 "원고용주가 어느 근로자로 하여금 제3자를 위한 업무를 수행토록 하는 경우 그 법률관계가 파견법의 적용을 받는 근로자파견에 해당하는지는 당사자가 붙인 계약의 명칭이나 형식에 구애될 것이 아니라, 제3자가 당해 근로자에 대해 직·간접적으로 그 업무수행 자체에 관한 구속력 있는 지시를 하는 등 상당한 지휘·명령을 하는지, 당해 근로자가 제3자 소속 근로자와 하나의 작업집단으로 구성돼 직접 공동 작업을 하는 등 제3자의 사업에 실질적으로 편입됐다고 볼 수 있는지 등의 요소를 바탕으로 그 근로관계의 실질에 따라 판단해야 한다"고 판시한바 있다(2010다106436).
사내하청
근로자지위확인
포스코
이용경 기자
2022-07-28
노동·근로
민사일반
서울고법, 설치 기사 근로자성 재차 인정
[판결] "코웨이 설치 기사도 근로자, 퇴직금 지급해야"
코웨이와 위임계약을 맺고 생활가전제품의 설치 및 수리 업무를 맡은 기사도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에 해당하므로 퇴직금을 지급해야 한다는 고법 판결이 나왔다. 지난해 11월에도 유사한 사건에서 설치기사의 근로자성을 인정한 고법 판결이 나왔는데, 이번에도 법원은 코웨이와 종속적인 관계에서 근로를 제공했다고 판단했다. 서울고법 민사1부(재판장 전지원 부장판사)는 지난달 25일 코웨이 설치기사 등으로 일했던 A씨 등 77명이 코웨이를 상대로 낸 퇴직금 등 청구소송(2021나2008093)에서 원고일부승소 판결했다. '닥터'로 불린 A씨 등은 코웨이로부터 생활가전제품의 설치, 이전설치, 해체서비스, 수리서비스 및 반환 업무 등을 위임받아 수행하는 위임계약을 체결하고 생활가전제품의 설치와 수리업무 등을 담당했다. 이들은 주 6일 근무를 원칙으로 월요일부터 토요일까지 매일 오전 7시 30분경 각자 소속된 지점으로 출근해 아침 조회를 했고, 당일 설치할 제품과 수리할 부품의 출고, 전일 업무 처리한 제품 및 부품 반환, 전일 업무에 따른 수납업무 등을 진행했다. 코웨이는 '서비스팀 미팅 표준안'을 제작해 지점에 배포함으로써 각 지점들과 닥터들이 표준안에 따라 아침 조회를 실시할 것을 요구했다. 이 표준안에 따라 아침 조회를 통해 매일 A씨 등에게 공지사항을 전달하고 교육을 진행하는 한편 조회시간에 복장 및 두발, 사원증 검사 등을 실시하고 개인별·조별·지점별 지표와 실적 등을 체크했다. 이와 함께 A씨 등이 제대로 업무를 수행했는지 또는 코웨이가 정한 지침 등을 위반했는지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지점장, 센터장, 본사 순으로 업무수행 내역을 모니터링하고 매년 각종 상품군에 대한 필기 및 실기 평가를 실시했다. 또 코웨이는 A씨 등에게 사원증과 명함을 교부했는데, 사원증에는 닥터의 사번과 함께 '본증 소지자는 당사가 신분을 보장합니다', '위 사람은 당사 직원임을 증명함' 등의 문구와 코웨이의 상호가 기재돼 있었고, 명함에는 코웨이의 로고, 닥터의 이름과 전화번호, 코웨이의 주소와 서비스 접수 전화번호 등이 기재돼 있었다. 하지만 A씨 등에게는 코웨이 정규직 근로자들에게 적용되는 취업규칙 등이 적용되지 않았고 직장의료보험, 국민연금, 고용보험 등 사회보장제도도 적용되지 않았다. 이에 A씨 등은 "위임계약을 체결했지만 실질에 있어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코웨이에게 근로를 제공한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에 해당한다"며 퇴직금과 주휴수당, 연차휴가수당의 지급을 요구하는 소송을 제기했다. 재판부는 "위임계약에 따르면 코웨이가 A씨 등에게 위임하는 사항을 '상품에 대한 서비스 및 긴급업무처리'로 정하고 있는데, 실제 A씨 등은 상품 설치나 애프터서비스 등 주된 업무와 무관한 업무를 수행해야 했다"며 "각 업무는 닥터 개인이나 닥터가 소속된 조 또는 지점에 대한 평가 지표에 포함돼 있고, 평가 결과에 따라 수수료 지급률이 차등적용되므로 A씨 등으로서는 코웨이의 지시에 따라 각 업무를 수행할 수밖에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이어 "코웨이가 닥터들에게 고객의 요청을 주선했다기보다 고객의 요청 및 주문을 닥터들에게 배정해 이를 수행하도록 구체적인 업무 지시를 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코웨이는 업무처리지침이나 메뉴얼 등을 세세하게 정한 뒤 닥터들이 이를 준수하도록 지속적으로 교육하고, 실제 이행 여부를 평가한 뒤 평가 결과에 따라 닥터들에게 이익을 주거나 불이익을 줬다"며 "A씨 등은 코웨이가 제시하는 업무처리지침 등을 준수할 수밖에 없던 것으로 보인다"며 "이는 일반적인 위임계약관계에서의 정보 제공이나 보수 산정을 위한 실적 평가를 넘어 종속적인 관계에서의 구속력 있는 지휘·감독에 해당한다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고 판시했다. 앞서 지난 11월 서울고법 민사38-2부도 A씨 등과 같은 코웨이 설치기사(닥터)들의 근로자성을 인정해 퇴직금 등을 지급해야 한다고 판결했었다. 이 사건은 지난 3월 대법원에서 심리불속행 기각으로 확정됐다.
근로자
설치기사
코웨이
한수현 기자
2022-06-24
노동·근로
행정사건
업무형태 등 실질적 사실관계 따져 판단해야
[판결] 보험회사 위탁계약형 지점장의 근로자성 인정여부는
보험회사 위탁계약형 지점장이 근로자에 해당하는지 판단할 때에는 해당 지점장의 업무형태 등 실질적 사실관계를 따져 판단해야 한다는 대법원 판결이 잇따라 나왔다. 이번 판결은 심리불속행 기각으로 처리된 사례 외에는 관련 사건에 대한 첫 대법원 판단들이다. 대법원은 근로자성을 판단할 때에는 형식적인 계약내용보다 실질적인 사실관계를 중시해야 한다는 기존 법리를 재확인했다. 그러면서 6건의 사건 가운데 1건은 근로자성을 인정해 파기환송했고, 1건은 근로자성을 인정한 원심을, 다른 4건은 근로자성을 부정한 원심을 각각 확정했다. 대법원 특별1부(주심 오경미 대법관)는 최근 A씨가 중앙노동위원회를 상대로 낸 부당해고구제 재심판정 취소소송(2021두33715)에서 원고패소 판결한 원심을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고법으로 돌려보냈다. 형식적 계약내용 보다 실질적 사실관계 중시 기존법리 재확인 B보험사는 2010년 'FP(Financial Planner) 인턴십' 제도를 도입해 대학교 졸업예정자와 졸업자를 모집해 실습교육 후 현장 경험을 거쳐 영업관리자나 재무설계전문가로 양성하는 조직을 마련하기로 하고, 그 일환으로 그 해 7월 A씨와 보험설계사 위촉계약을 체결했다. 그때부터 A씨는 B사의 모 지점에서 FP로 근무했고, 2011년 12월부터는 다른 지점에서 PSM(Pro Sales Manaer, 보험인원 모집 및 관리업무를 하는 매니저 직급)으로 근무한 데 이어, 2013년 7월부터는 AM(Assistant Manager, 지점장 업무를 보조하는 총무 직급)으로 일했다. 이후 B사는 2014년 5월 A씨와 지점장 추가업무 위탁계약을 체결했다. 이에 따라 A씨는 같은 해 6월부터 2018년 3월까지 B사의 지점장(Branch Manager, 위탁계약형 지점장)으로 근무하면서 담당 지점의 운영·관리를 총괄하면서 보험설계사 유치·교육 및 관리, 보험모집 지원 업무 등을 수행했다. 그런데 B사는 2018년 2월 A씨가 회사의 명예를 훼손하는 등 계약서 준수사항과 회사 규정을 위반해 계약을 유지할 수 없다면서 2018년 3월 12일자로 추가업무 위탁계약을 해지하고 같은 해 4월 1일자로 보험설계사 위촉계약을 해지한다고 통지했다. 이에 A씨는 추가업무 위탁계약 해지가 부당해고에 해당한다며 서울지방노동위원회에 구제신청을 냈다. 지노위가 A씨의 손을 들어주자 B사는 중노위에 재심을 신청했다. 중노위는 'A씨가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에 해당하지 않아 참가인의 추가업무 위탁계약 해지는 해고에 해당하지 않는다'며 B사의 손을 들어줬고, 이에 반발한 A씨는 소송을 냈다. 계류 중인 6건 판례 따라 원심 인정·파기 확정 1,2심은 A씨의 근로자성을 부정하면서 중노위의 판단이 옳다고 판결했지만, 대법원의 판단은 달랐다. 재판부는 "보험사는 영업조직의 하위에 있는 지점을 상위 영업조직이 관리·감독하도록 했는데, 상위 영업조직의 장이 위탁계약형 지점장에게 실적 목표를 제시하고 독려를 넘어 실적 달성을 위한 구체적인 업무 내용에 대해 일일 업무 보고를 받는 등 업무수행 과정에서 상당한 지휘·감독을 한 점 등으로 보아 위탁계약형 지점장의 업무형태가 근로자임이 분명한 정규직 지점장의 경우와 크게 다르지 않았다"며 "위탁계약형 지점장에게는 정규직 사원과 달리 인사관리시스템(복무관리시스템)이 적용되지 않았고 근무시간에 관한 규정도 없었지만 보험회사가 제공한 지점 사무실에 정규직 지점장과 크게 다르지 않은 시간에 출퇴근하며 업무했고, 간접적인 방식으로 근태관리가 이춰졌다고 볼 만한 사정이 있어 근무시간과 근무장소에 구속받지 않았다고 보기 어렵다"고 밝혔다. 이어 "지점 사무실과 비품, 지점 운영 비용은 모두 보험회사가 제공했고, 위탁계약형 지점장이 그와 별개로 사무실 운영 비용 등을 투입했다고 볼 만한 자료가 없어 위탁계약형 지점장이 스스로 비품·원자재나 작업도구 등을 소유하거나 제3자를 고용해 업무를 대행하게 하는 등 독립해 자신의 계산으로 사업을 영위했다고 볼 수 없고 실적에 따라 지급되는 수수료 등의 증가나 감소 이외에 지점 운영에 따른 이윤 창출과 손실의 초래 등 위험을 스스로 안고 있다고 보기 어렵다"며 "성과급 형태의 보수는 업무의 특성에 기인한 것으로 볼 수 있는데, 위탁계약형 지점장이 지급받은 수수료 등은 지점 운영이라는 근로의 대가로서 임금의 성격을 지니고 있다고 볼 수 있는 등 근로 제공 관계의 계속성과 전속성이 인정된다"고 판시했다. 한편 대법원 민사2부(주심 이동원 대법관)는 같은 날 같은 취지로 C씨가 D보험사를 상대로 낸 해고무효확인소송(2020다238691)에서 위탁계약형 지점장의 근로자성을 인정해 원고승소 판결한 원심을 확정했다. 반면 같은날 대법원 민사1부(주심 오경미 대법관)는 E씨 등이 F보험사를 상대로 낸 퇴직금 등 소송(2020다254372)에서, 민사2부(주심 조재연 대법관)는 G씨 등이 H보험사를 상대로 낸 퇴직금 청구소송(2020다287310)과 I씨 등이 H보험사를 상대로 낸 퇴직금 등 소송(2021다218205)에서, 민사3부(주심 김재형 대법관)는 J씨 등이 H보험사를 상대로 낸 퇴직금 청구소송(2021다246934)에서 각각 위탁계약형 지점장의 근로자성을 부정해 원고패소 판결한 원심을 확정했다. 근로자성이 부정된 이들 사건의 경우 대법원은 △보험사가 지점장들에게 실적목표 제시, 달성 독려 등은 했지만 통보 내용의 추상적·일반적 성격에 비춰 상당한 지휘·감독을 한 것으로 평가하기 어렵고 지점장들이 자율적이고 다양한 방식으로 업무를 수행했으며 △상위 영업조직을 통한 관리·감독의 방식이나 정도가 위탁계약형 지점장에 대한 상당한 지휘·감독에 이른다고 평가하기 어려울 뿐만 아니라 △보험사가 근태관리를 했다고 보기 어렵고 △위탁계약형 지점장에 대한 수수료에 큰 격차가 있었던 점 등을 보면 일정 금액의 수수료를 보장했다는 것만으로 수수료를 근로의 대가인 임금으로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대법원 관계자는 "각 사건에서 인정되는 구체적 사실관계가 달라 회사별로 위탁계약형 지점장의 근로자성 인정여부가 달리 판단된 것"이라며 "근로자성 판단 대상이 모두 위탁계약형 지점장이더라도 개별 사건에서 업무형태 등 구체적인 사실관계는 각기 다르기 때문에 구체적 사실관계를 기초로 근로자성 인정 여부를 판단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직종이나 지위 등에 따라 기계적으로 동일한 결론을 내리는 것은 구체적인 사실관계를 충분히 반영하지 못한다"며 "근로자인지 아닌지는 형식적인 계약내용보다 실질적인 사실관계를 보다 더 중시해 판단해야 한다는 기존의 대법원 판례 법리를 다시 한번 확인한 것으로, 향후 보험사에서 인력 운용을 어떻게 설정할 것인지 등 경영판단의 지침으로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근로자
부당해고
보험회사
박수연 기자
2022-05-05
노동·근로
행정사건
서울행정법원, 원고패소 판결
[판결] "수습기간 중 부적합 평가… 정규직 채용 거부 적법"
수습기간 중 단독행동과 경로 이탈 등 업무수행 태도에서 부적합 평가를 받은 특수산악구조대원을 정규직원으로 임용하지 않은 것을 적법하다는 판결이 나왔다. 서울행정법원 행정14부(재판장 이상훈 부장판사)는 최근 A씨가 중앙노동위원회 위원장을 상대로 낸 부당해고구제 재심판정 취소소송(2020구합88909)에서 원고패소 판결했다. A씨는 2019년 12월 국립공원공단 산하 B국립공원사무소 재난안전과 특수산악구조대에 신규 채용돼 근무를 시작했다. 그러나 공단 인재개발부는 3개월 동안의 수습기간 중 A씨의 업무수행능력과 업무수행 태도 부적합 등을 이유로 정규직원 미임용 결정을 내렸다. 이에 반발한 A씨는 2020년 3월 지방노동위원회에 공단의 미임용 통지가 부당해고라고 주장하며 구제신청을 했지만, 기각되자 중노위에 재심을 신청했다. 그러나 재심 신청도 기각되자 소송을 냈다. 재판부는 "공단은 A씨의 정규직원 임용여부 결정에 보다 신중을 기하기 위해 필수절차가 아닌 인사위원회를 개최해 A씨의 업무능력평가를 재심의했는데, A씨의 업무능력평가 6개 항목 중 2개 항목이 '적합'으로 변경됐음에도 불구하고 A씨에 대한 평가 결과는 정규직 임용기준에 미달했다"고 밝혔다. 이어 "A씨가 특수산악구조대의 수습직원으로 일하면서 발생한 문제점들이 상세하게 기재된 보고서에 대해 A씨는 '당일 컨디션이 좋지 않았을 뿐이다'라면서 보고서가 자의적으로 작성됐다고 주장하지만, 해당 보고서가 사실과 다르게 자의적으로 작성됐다고 볼만한 별다른 자료가 없고, 특수산악구조대의 특성상 대원들 사이의 신뢰와 협동 및 확고한 지휘체계의 효율적 운용이 중요할 것인데, A씨는 시용기간 동안 선임 대원들과의 관계가 원만하지 않았고 신뢰도 받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공단이 미임용 통지로서 A씨와의 근로계약을 계속하지 않겠다고 한 것은 적법하다고 판단한 중노위의 결론은 정당하다"고 판시했다.
채용
수습기간
부당해고
한수현 기자
2022-04-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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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결] 현대제철 사내하청 근로자 일부 ‘파견 근로’ 인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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