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중앙지법 민사42부(재판장 이건배 부장판사)는 지난 2008년 해고당한 정연주 전 한국방송공사(KBS) 사장이 "밀린 임금을 달라"며 공사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소송(2012가합72600)에서 "KBS는 2억 7900여만원을 지급하라"며 3일 원고일부승소 판결을 했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대법원이 지난해 2월 정 전 사장의 해임처분을 취소하는 확정판결을 했으므로 보수 지급 의무자인 KBS는 정 전 사장이 해임기간 동안 받지 못한 보수와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해야 한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정 전 사장은 이명박 전 대통령이 정 전 사장의 사퇴를 압박했으므로 국가와 KBS가 위자료도 지급해야 한다고 주장하지만 이에 대한 인과관계가 분명하지 않다"며 "정 전 사장이 KBS 사장직에서 해임됨으로써 입은 손해는 재산상 손해로 임금 등의 배상으로 전보할 수 있고 별도의 위자료로 책임을 부담할만한 별다른 증거가 없다"고 설명했다.
2008년 6월 감사원은 KBS에 대한 감사를 실시해 '정 전 사장이 부실경영을 했다'며 해임을 요구했고 당시 이명박 대통령은 이를 받아들였다. 정 전 사장은 해임된 이후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배임 혐의로 기소됐다가 무죄를 받기도 했다. 이후 정 전 사장은 해임이 부당하다며 소송을 내 지난해 2월 대법원에서 최종 승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