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동조절장애 같은 성격적 결함은 정신병과 동등하다고 평가될 수준이 아니라면 심신장애에 해당하지 않으므로 감면사유가 되지 않는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대법원 형사3부(주심 민유숙 대법관)는 지난 달 31일 살인미수 등의 혐의로 기소된 박모(32)씨에게 징역 3년 10개월을 선고한 원심 판결을 확정했다(2018도18389).
재판부는 "충동을 억제하지 못해 범죄를 저지르는 현상은 정상인에게도 얼마든지 찾아볼 수 있다"며 "따라서 원칙적으로 충동조절장애와 같은 성격적 결함은 그것이 매우 심각해 본래의 의미의 정신병과 동등하다고 평가될 수 있는 경우가 아닌 한 형의 감면사유인 심신장애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시했다.
박씨는 2017년 8월 함께 술을 마시던 피해자 A씨가 반말을 하고 뺨을 때린다는 이유로 격분해 흉기로 A씨의 목 부위 등을 찔러 살해하려 한 혐의로 기소됐다. 그는 또 2017년 7월 자신의 이별통보에 욕설을 하며 화를 내는 여자친구를 주먹과 발로 폭행해 타박상 등의 상해를 입힌 혐의도 받았다.
1심은 "뇌전증 및 충동조절장애를 앓고 있는 박씨가 피해자의 도발에 화가 나 우발적으로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보인다"며 심신장애를 인정해 징역 3년 6개월을 선고했다.
그러나 2심은 "박씨가 범행 당시 상황을 상세히 진술한 점 등을 고려할 때 충동조절장애가 정신병에 이를 정도에 있었다고 보기 어렵다"며 심신장애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고 형량을 징역 3년 10개월로 높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