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을 장가보내기 위해 결혼중개업체 회원으로 등록하면서 아들의 출신대학을 서울대로 허위 기재한 어머니가 아들과 함께 업체에 손해배상금을 물게 됐다.
허모씨는 2015년 7월 아들을 대리해 결혼중개업체 A사와 회원 가입 계약을 체결하면서 아들 문모씨가 서울대 기계공학과를 나와 같은 대학원에서 석사 학위를 땄다고 기재했다. 그러나 아들 문씨는 대학원은 서울대에서 석사 학위를 취득한 것은 맞지만 학부는 서울의 H대 기계공학부를 졸업했다.
문씨는 이후 같은해 8월 A사 회원인 여성 박모씨를 소개받아 만나게 됐지만 이듬해 6월 헤어지게 됐다. 문씨와 헤어진 박씨는 A사에 "문씨가 서울대 기계공학과에서 학사·석사 학위를 받은 것으로 소개 받아 그렇게 알고 만났는데, 사실은 H대 기계공학부 학사 출신이었다"며 항의했다.
이에 A사는 지난해 7월 박씨에게 회원 가입비 550만원을 반환했다. 그리고 같은해 11월 "허씨와 문씨가 허위 학력 정보를 제공해 손해를 입었다"며 "박씨에게 반환한 회원 가입비 550만원과 회사 신용훼손으로 인한 위자료 2000만원 등 총 2550여만원을 배상하라"며 소송을 냈다.
서울중앙지법 민사101단독 홍은기 판사는 A사(소송대리인 법무법인 우원)가 허씨와 아들 문씨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소송(2016가단5271298)에서 "허씨와 문씨는 공동해 550만원을 지급하라"며 최근 원고일부승소 판결했다.
홍 판사는 "혼인은 부부관계를 맺는 행위"라며 "서로 상대방에 대해 자신의 학력이나 경력, 직업 등과 같이 혼인의사를 결정하는데 중대한 영향을 미치는 사항에 관해 사실대로 고지할 신의칙상의 의무가 있다"고 밝혔다.
이어 "A사는 회원을 소개하고 결혼 관련 정보를 제공함으로써, 회원들이 상대방에 대한 결혼 관련 정보의 사실 여부를 직접 확인하지 않고 배우자 선택 및 혼인의사를 결정할 수 있도록 한다"면서 "A사와 회원 가입 계약을 체결한 당사자로서는 결혼 관련 정보를 사실대로 고지할 계약상의 의무가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A사가 박씨에게 돌려준 회원가입비 550만원은 허씨 등의 기망으로 인한 공동불법행위와 상당인과관계 있는 손해로 봄이 타당하다"고 판시했다.
다만 "A사가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허씨 등의 행위로 업무가 방해됐다거나 사업 수행에 영향을 받았다는 점은 인정하기 어렵다"며 A사의 위자료 청구는 받아들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