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용안정을 위해 사업주에게 지급하는 장려금을 공무원의 잘못으로 '압류된 계좌'에 보냈더라도 이를 다시 지급할 필요는 없다는 판결이 나왔다.
서울행정법원 행정14부(재판장 이상훈 부장판사)는 4일 A씨가 서울지방고용노동청을 상대로 "고용안정 장려금을 다시 지급하라"며 낸 소송(2019구합6154)에서 원고 패소 판결을 했다.
A씨는 2015년부터 1년간 자신이 운영하는 회계사무소 직원이 육아휴직에 들어가자 대체 인력을 채용한 뒤 2018년 서울노동청에 출산 육아기 고용안정 장려금을 신청했다.
A씨는 신청서에 B은행 계좌를 적었으나, 서울노동청은 C은행 계좌로 장려금 630여만원을 송금했다. C은행 계좌는 당시 채권자에게 압류된 상태였다.
이에 A씨는 "고용노동부 고시에 따르면, 고용안정 장려금은 지급 신청서상의 은행 계좌로 지급해야 한다"며 "신청서에 명시한 계좌로 장려금을 다시 지급하라"며 소송을 냈다.
재판부는 "A씨 명의의 계좌로 장려금이 들어간 이상, 법이 정한 대로 지급된 것으로 봐야 한다"며 "상위법령인 고용보험법 등은 고용안정 장려금이 '해당 사업주'에게 지급돼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을 뿐"이라고 밝혔다.
이어 "민사집행법상 예금채권의 압류란 처분 등을 금지하는 것일 뿐 채무자의 재산으로 귀속되는 것까지 박탈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A씨의 계좌로 장려금이 송금된 이상, 압류로 인해 그 돈을 출금할 수 없더라도 A씨에게 고용안정 장려금이 지급되지 않았다고 볼 수 없다"고 판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