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정비법상 주거이전비 보상기준일은 정비계획 공람공고일로 봐야 한다는 대법원판결이 나왔다.
이번 판결은 공익사업을 원활하게 추진하고 세입자를 보호한다는 주거이전비 보상제도의 취지에 맞게 보상대상자의 범위를 명확히 했다는 데 의미가 있다. 주거이전비 보상기준일을 사업공람공고일로 함으로써 이후에 사업이 시행될 것을 알고 들어온 사람은 주거이전비를 보상받지 못한다는 취지다. 보상대상자의 범위는 줄어들지만 원래 살고 있던 세입자들에게 사회보장적 차원에서 주거이전비를 지급한다는 제도의 본래 목적을 살린 것이기도 하다.
대법원 특별1부(주심 이홍훈 대법관)는 공익사업시행지구에 사는 이모(81)씨가 A주택재개발 정비사업조합을 상대로 낸 주거이전비 청구소송 상고심(☞2009두16824)에서 원고승소 판결한 원심을 깨고 최근 사건을 서울고법으로 돌려보냈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주거이전비는 공익사업시행지구 안에 거주하는 세입자들의 조기이주를 장려해 사업추진을 원활하게 하려는 정책적인 목적과 주거이전으로 인해 특별한 어려움을 겪게될 세입자들을 대상으로 사회보장적인 차원에서 지급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재판부는 이어 "도시정비법상 주거용 건축물의 세입자에 대한 주거이전비보상은 정비계획이 외부에 공표됨으로써 주민 등이 정비사업이 시행될 예정임을 알 수 있게된 때인 정비계획에 관한 공람공고일 당시 당해 정비구역 안에서 3월 이상 거주한 자를 대상으로 한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따라서 "이 사건 주거이전비의 보상대상자를 정하는 기준일은 공람공고일인 2005년8월20일로 봄이 상당함으로 사업시행인가 고시일인 2007년8월27일을 주거이전비의 지급대상이 된다고 판단한 것은 위법하다"고 판단했다.
서울 마포구 본인 소유의 주택에서 살던 이씨는 2005년7월20일 주택을 팔고 같은해 9월20일 소유권이전등기를 마친 후부터 그 주택 세입자로 거주해왔다. 당시 서울 마포구청장이 2005년8월20일 그 일대를 주택재개발사업 정비구역으로 지정하기 위해 주민공람을 공고한 상태였고, 이후 2007년8월27일에는 사업시행인가를 고시했다. 이씨는 이 사건 사업시행인가 고시일인 2007년8월27일이 주거이전비의 지급기준일이라며 조합에 주거이전비 1,200만원을 청구했다. 그러나 조합이 공람공고일이 주거이전비의 지급일이라며 이씨는 주거이전비 보상대상자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통보하자 소송을 제기했다. 1·2심은 모두 "주거이전비 지급기준일은 사업시행인가일"이라며 원고승소 판결을 내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