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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택·상가임대차
헌법사건
헌재, 임대차 3법의 "임차인 계약갱신 요구권 규정한 주택임대차보호법 조항은 합헌"
<사진=연합뉴스> 헌법재판소가 임차인(세입자)의 계약갱신청구권과 전월세상한제를 규정한 주택임대차보호법, 이른바 '임대차 3법' 조항이 헌법에 어긋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헌재는 임차인의 주거안정 보장이라는 주택임대차보호법의 취지 등을 고려했을 때 조항들이 △과잉금지원칙 △명확성원칙 △포괄위임금지원칙 △신뢰보호원칙에 반해 임대인(집주인)의 계약의 자유와 재산권을 침해하지 않는다고 봤다. 헌재는 28일 A 씨 등이 "주택임대차보호법 제6조의3 제1항 등은 위헌"이라며 청구한 헌법소원 사건(2020헌마1343 등)에서 재판관 9명 전원일치 의견으로 기각했다. 2020년 7월 31일 주택임대차보호법이 개정되며 신설된 제6조의3은 세입자가 임대인에게 2년의 계약 연장을 요구할 수 있으며, 임대인(집주인)이 이를 정당한 사유 없이 거절하지 못한다고 규정한다. 또 임대인이 실제 거주를 이유로 갱신을 거절한 후 정당한 사유 없이 제3자에게 주택을 임대한 경우에는 손해배상 책임을 부담하도록 했다. 같은 법 제7조 제2항은 임대차의 차임이나 보증금 증액을 요구할 때 인상률이 5%를 넘을 수 없도록 제한했다. 제7조의2는 전세를 월세로 전환할 때의 법정전환율을 규정했다. 헌재는 "임차인 주거 안정 보장이라는 입법목적이 정당하고, 임차인의 주거이동률을 낮추고 차임 상승을 제한함으로써 임차인의 주거안정을 도모할 수 있다는 점에서 수단의 적합성도 인정된다"며 이 같이 판단했다. 이어 "임대인의 사용·수익권을 전면적으로 제한하는 것은 아니다"라며 "임대인이 계약갱신요구를 거절할 수 있는 사유를 규정해 임대인의 기본권 제한을 완화하는 입법적 장치도 마련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 "법인 임대인이 제6조의3 제1항 단서 제8호에 근거해 계약갱신을 거절할 수 없더라도, 계약갱신요구권의 실효성 확보를 위해 실제 거주하려는 자를 임대인과 그 직계존속·직계비속으로 제한한 취지, 제6조의3 제1항 단서에 규정된 나머지 사유로 계약갱신을 거절하는 것이 가능한 점에 비추어 기본권 제한의 정도가 크지 않다"고 밝혔다. 전월세상한제에 대해서는 "차임증액의 범위를 제한하는 것은 계약갱신요구권 제도의 실효성 확보를 위한 불가피한 규제"라며 "증액 범위를 일정 비율로 제한할 뿐 그 액수를 직접 통제하거나 인상 자체를 금지하지 않고, 갱신된 임대차계약 기간 동안의 제한에 불과하며, (인상률 제한인) 20분의 1의 비율이 지나치게 낮다고 볼 수 없다"고 판단했다. 그러면서 "주거안정은 인간다운 생활을 영위하기 위한 필수불가결한 요소이며, 국가는 경제적 약자인 임차인을 보호하고 사회복지의 증진에 노력할 의무를 지므로 임차인의 주거안정이라는 공익은 크다"면서도 "반면 임대인의 계약의 자유와 재산권에 대한 제한은 비교적 단기간 이루어지는 것으로 그 제한 정도가 크다고 볼 수 없어 법익의 균형성도 인정된다"고 판시했다. 월차임전환율 조항에 대해선 "주택 임대차계약에서 보증금과 차임의 시세는 주택 임대차의 수요와 공급 상황, 금리변동, 경제상황 등에 따른 변화에 탄력적으로 대응할 필요성이 인정되며, 임차인의 주거안정을 위한 전문적이고 정책적인 고려가 요구되므로 하위법령에 위임할 필요성이 인정된다"며 포괄위임금지원칙에 어긋나지 않는다고 밝혔다. 국토교통부와 법무부가 임대차 3법 해설집을 발간·배포한 행위는 삼권분립에 반한다는 청구에 대해선 "법 개정으로 신설, 변경된 제도를 국민들에게 안내하고 이에 관한 이해를 돕기 위한 것으로, 이 같은 법률해석과 안내에 구속력이 있다거나 청구인들의 법적 지위에 어떠한 영향을 미친다고 볼 수 없어 헌법소원의 대상이 되는 공권력의 행사에 해당하지 않는다"며 각하했다.
임대차3법
계약갱신청구권
전월세상한제
주택임대차보호법
홍윤지 기자
2024-02-28
헌법사건
헌재, '대북전단 살포금지' 남북관계발전법은 위헌
<사진=헌법재판소 제공> 대북 전단 등 살포를 금지·처벌하는 남북관계 발전에 관한 법률(남북관계발전법) 조항은 헌법에 어긋난다는 헌법재판소 결정이 나왔다. 헌재는 26일 재판관 7(위헌)대 2(합헌) 의견으로 이 같은 내용을 담은 남북관계발전법 조항을 위헌 결정했다(2020헌마1724 등). 현행 남북관계발전법 제24와 제25조는 전단 살포 행위 등을 하는 경우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000만 원 이하의 벌금으로 처벌한다. 미수범의 경우도 처벌하도록 한다. 헌재는 남북관계발전법의 입법목적이 정당하다고 보면서도, 제한되는 표현의 내용이 매우 광범위하고 최후의 수단이 돼야 할 국가형벌권까지 동원한 것이라 표현의 자유를 지나치게 제한한다고 판단했다. 다만 구체적 논증의 과정에서 이은애, 이종석, 이영진, 김형두 헌법재판관의 위헌 의견과 유남석 소장 및 이미선, 정정미 헌법재판관의 위헌의견으로 나누어졌다. 이은애, 이종석, 이영진, 김형두 헌법재판관은 심판대상조항이 과잉금지원칙과 책임주의원칙 모두 위반한다고 봤다. 이들 재판관은 "국가가 이러한 표현을 규제하는 것은 원칙적으로 중대한 공익의 실현을 위해 불가피한 경우에 한해 허용된다"며 "특히 정치적 표현의 내용 중에서도 특정한 견해, 이념, 관점에 기초한 제한은 과잉금지원칙 준수 여부를 심사할 때 더 엄격한 기준이 적용돼야 한다"고 했다. 이어 "전단 살포를 금지·처벌하지 않더라도 현장에 출동한 경찰이 국민의 생명·신체에 위험이 발생할 우려가 있다고 판단하면 '경찰관 직무집행법'에 따라 행위자에게 경고하고 필요한 경우 살포를 직접 제지하는 등 유연한 조치를 할 수 있다"며 "또 전단 살포 전에 시간, 장소, 방법 등을 사전에 신고하도록 하고, 관할 경찰서장은 관련 법률에 저촉될 여지가 있는 경우 '살포 금지 통고'를 할 수 있도록 하는 등의 입법적 보완을 하면 경찰이 이에 대응하기 용이해져 심판대상조항을 통한 제한보다 덜 침익적인 수단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심판 대상 조항으로 접경지역 주민의 안전이 확보되고 평화통일의 분위기가 조성될지는 단언하기 어렵지만, 심판 대상 조항이 초래하는 정치적 표현의 자유에 대한 제한은 매우 중대하다"고 지적했다. 또 "심판대상조항은 북한의 도발로 인한 책임을 전단 등 살포 행위자에게 전가하고 있는데 법원이 구체적 사건에서 인과관계와 고의의 존부를 판단할 수 있다고 하더라도 이러한 위해나 심각한 위험을 초래하는 북한에 대해 행위자의 지배가능성이 인정되지 않는 이상, 비난가능성이 없는 자에게 형벌을 가하는 것과 다름이 없다"며 책임주의 원칙에 위배된다고 했다. 한편 유남석 소장과 이미선, 정정미 헌법재판관은 심판대상조항이 과잉금지원칙은 위반하지만, 책임주의원칙은 위반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이들은 "심판대상조항으로 달성하고자 하는 국민의 생명·신체의 안전 보장은 중대한 공익에 해당하고 국가는 남북 간 평화통일을 지향할 책무가 있으나, 표현행위자가 받게 되는 표현의 자유에 대한 제약은 그 표현의 의미와 역할의 중요성에 비해 매우 커 과잉금지원칙을 위반헤 청구인들의 표현의 자유를 침해한다"고 판단했다. 다만 이들은 "심판대상조항이 정한 결과의 발생이 북한의 개입으로 실현되는 것이기는 하지만 이는 전단 등 살포 행위를 원인으로 하여 이루어진 것을 전제로 하는 것이고 결과 발생에 대한 고의와 인과관계를 요하기 때문에 타인의 행위로 인한 결과에 대해 그 책임 유무를 묻지 않고 형벌을 부과하는 것은 아니다"라며 "따라서 심판대상조항이 비난가능성 있는 행위를 하지 않는 사람에게 책임을 물어 처벌하는 것이라고 볼 수 없어 책임주의원칙 위반은 문제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반면 김기영, 문형배 헌법재판관은 심판대상조항이 책임주의원칙과 과잉금지원칙 모두 위배되지 않는다는 반대의견을 냈다. 이들 재판관은 "국가형벌권 행사가 최후수단으로서 필요 최소한에 그쳐야 한다는 점에 동의하지만 '접경지역 주민의 생명과 신체의 안전'이라는 중요한 법익의 침해·위험을 동등한 정도로 방지하면서도 덜 침해적인 대안을 찾을 수 있는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심판 대상 조항에 따른 처벌은 남북합의서의 유효한 존속을 전제로 한다"며 "전단 살포를 극도로 경계하는 북한 당국 입장에서는 전단 살포 억제를 위해서라도 남북합의서를 준수할 이익이 있고 북한이 이를 준수하면 접경지역 주민의 안전은 물론, 한반도 전체의 평화가 유지될 수 있어 법익의 균형성도 인정된다"고 부연했다. 앞서 국회는 2020년 12월 남북관계발전법 개정 법률안을 의결해, 이 법은 2020년 12월 공포돼 2021년 3월부터 시행됐다. 북한 접경지역에서 대형풍선 등을 이용하여 북한 지역으로 북한의 통치체제를 비판하는 내용을 담은 전단을 살포하는 등의 활동을 해 온 자연인 또는 북한 인권 개선 등을 목적으로 조직된 법인·단체인 청구인들은 개정법 제24조 등이 위헌이라며 2020년 12월 헌법소원을 냈다.
남북관계발전법
대북전단
박수연 기자
2023-09-26
금융·보험
부동산·건축
헌법사건
헌법재판소, 재판관 5대 4 결정
‘15억 초과’ 초고가 아파트 주택담보대출 금지 합헌
금융위원회 위원장이 시중 은행을 상대로 투기지역·투기과열지구 내 시가 15억 원을 초과하는 초고가 아파트에 대한 주택구입용 주택담보대출을 금지한 조치는 헌법에 어긋나지 않는다는 헌법재판소 결정이 나왔다. 헌재는 A 씨가 기획재정부 주택시장 안정화 방안 중 이 같은 내용을 담은 부분이 위헌이라며 낸 헌법소원 사건(2019헌마1399)을 재판관 5(합헌)대 4(위헌) 의견으로 3월 23일 기각했다. 헌재는 "금융위원회 위원장은 언제든 은행업감독규정 <별표6>을 개정해 이 사건 조치와 동일한 내용의 규제를 할 수 있는 권한이 있고, 은행업감독규정 <별표6>에 근거한 주택담보대출의 규제에는 은행법 제34조와 은행법 시행령 제20조 제1항 등 법률적 근거가 있다"며 "금융위원회 위원장은 해당 권한을 행사해 조치를 하여 은행업감독규정 <별표6>을 개정할 것임을 예고하고 개정될 때까지 당분간 개정될 내용을 준수해 줄 것을 요청한 것이고, 조치에 불응하더라도 불이익한 조치가 이루어지지 않을 것임이 명시적으로 고지됐기에 해당 조치로 인한 기본권 제한의 정도는 은행업감독규정의 기본권 제한 정도에는 미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행정지도로 이루어진 이 사건 조치는 금융위원회에 적법하게 부여된 규제권한을 벗어나지 않았으므로 법률유보원칙에 반해 청구인의 재산권 및 계약의 자유를 침해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이어 헌재는 "이 사건 조치는 초고가 주택에 대한 주택담보대출 금지는 수요 억제를 통해 주택 가격 상승 완화에 기여할 것이므로 수단이 적합하다"며 "2018년 이후 계속되어 온 고가주택에 대한 주택담보대출 규제의 일환에서 기존 규제에도 불구하고 주택가격이 급등하는 등 주택시장 안정화 및 금융시장의 건전성 관리라는 목표 달성이 어려워지자 금융위원회 위원장이 이 조치를 통해 일시적으로 이를 한 단계 강화한 것에 불과하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투기지역·투기과열지구로 그 적용 '장소'를 한정하고 △시가 15억 원 초과 아파트로 '대상'을 한정했으며 △초고가 아파트를 담보로 한 주택구입목적의 주택담보대출로 '목적'을 구체적으로 한정한 것을 고려하면 침해의 최소성과 법익의 균형성도 인정된다"면서 "따라서 이 사건 조치는 과잉금지원칙에 반해 청구인의 재산권 및 계약의 자유를 침해하지 않는다"고 판시했다. 반면 이선애, 이은애, 이종석 헌법재판관은 "2019년 12월 17일 당시 금융위원회고시인 '은행업감독규정 <별표6>'에는 '투기지역·투기과열지구 내 초고가 아파트에 대한 주택구입용 주택담보대출 금지'에 관한 내용은 물론, '초고가 아파트(시가 15억 원 초과)'에 대한 정의규정조차 존재하지 않았고 오히려 이 사건 조치로부터 1년 후인 2020년 12월 3일에 이르러서야 관련 내용이 '은행업감독규정 <별표6>'에 신설된 것이 확인된다"며 "금융위원회 위원장이 주장하는 법령은 권력적 사실행위인 이 사건 조치의 시행일(2019년 12월 17일) 당시 그 법적 근거가 될 수 없었음이 명백하므로, 결국 이 사건 조치는 법률유보원칙에 반하여 청구인의 재산권 및 계약의 자유를 침해한다"는 반대의견을 냈다. 문형배 헌법재판관은 과잉금지원칙 위반 여부에 관한 반대의견을 냈다. 문 재판관은 "이 사건 조치는 법령에서 요구되는 본래의 목적인 '은행 경영의 건전성' 유지 확보에 기여하는 적합한 수단이었다고 판단하기 어렵고 그 본래의 목적에 기여하지 못하는 상황에서 부수적 목적만을 위해 사용될 수 있는 적합한 수단이라고 보기 어렵다"고 했다.
주택담보대출
투기과열지구
초고가아파트
박수연 기자
2023-04-02
헌법사건
헌법재판소, 재판관 5대 4 의견 결정
“의료기관 비급여 진료비 보고 의무는 합헌”
의료기관이 비급여 진료비와 그 내역을 보건복지부장관에게 보고하도록 의무화한 의료법 조항은 헌법에 어긋나지 않는다는 헌법재판소 결정이 나왔다. 헌법재판소는 지난달 23일 모 의원을 운영하고 있는 의사 A 씨 등이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의료법 제45조의2 제1항 등이 위헌이라며 낸 헌법소원 사건(2021헌마347 등)에서 재판관 5(합헌)대 4(위헌) 의견으로 합헌 결정했다. 의료법 제45조의2 제1항은 '의료기관의 장은 보건복지부령으로 정하는 바에 따라 비급여 진료비용 및 제45조 제2항에 따른 제증명수수료(비급여 진료비용 등)의 항목, 기준, 금액 및 진료내역 등에 관한 사항을 보건복지부장관에게 보고해야 한다'고 규정한다. 비급여 진료비용 등의 공개에 관한 기준 제3조는 '의료법 시행규칙 제42조의3 제1항에 따라 비급여 진료비용 등의 항목, 기준 및 금액 등에 관한 현황조사·분석·공개 대상 의료기관은 의료법 제3조 제2항 제1호 및 제3호에 따른 의료기관을 대상으로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이 조항들은 의료기관에 비급여 진료 내역 등의 보고 의무를 부담시키고 비급여 진료비용 공개 대상 의료기관을 의원급으로까지 확대하는 내용이라 의료계에서 논란이 됐다. 헌재는 △보고의무조항에 대해 "보고의무조항은 비급여 진료 항목, 기준, 금액, 진료내용을 보고하도록 함으로써 보고에 관한 기본적이고 법률적인 사항을 법률에서 직접 정하고 있어 법률유보원칙에 반하지 않는다"며 "비급여는 그 유형과 종류가 다양하고, 보고의무에 대한 세부적인 사항은 하위 법령에 위임할 필요가 인정되는데, 보고의무조항의 입법 목적과 개인정보보호법 규정 등에 비춰봤을 때 보고대상인 진료내역에는 상병명, 수술·시술명 등 비급여의 실태 파악에 필요한 진료 정보만 포함되고 환자 개인의 신상 정보는 포함되지 않을 것임을 예상할 수 있어 포괄위임금지원칙 위반이 아니다"라고 판단했다. △고시조항에 대해서는 "고시조항은 '비급여 진료비용에 대한 현황을 조사·분석하고 그 결과를 공개하는 의료기관'에 관해 정한 것이어서 시행규칙 조항으로부터 위임받은 범위 내에서 규정하고 있어 법률유보원칙에 반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그러면서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은 의료기관별, 비급여 항목별, 최저·최고비용, 동일 규모 의료기관의 평균 진료비용을 공개하고 있는데 이를 통해 국민들은 자신이 방문하고자 하는 지역의 비급여 진료비용을 미리 알 수 있고 각 의료기관의 비급여 진료비용을 비교해 선택할 수 있다"며 "또 비급여 진료비용을 공개한다고 하여 비용을 규제하거나 획일화하는 것이라고 보기는 어렵고 의료기관들은 노력과 비용을 투자해 비급여 진료를 함으로써 능력을 발휘할 수 있고, 각 의료기관이 처한 다양한 사정과 여건에 맞춰 자유롭게 비급여 진료비용을 결정할 수 있어 고시조항의 침해의 최소성이 인정된다"고 했다. 이에 대해 이선애, 이은애, 이종석, 이영진 헌법재판관은 이들 조항이 법률유보원칙과 과잉금지원칙 등에 반한다는 반대의견을 냈다. 이들 재판관은 보고의무조항에 대해 "진료내역에 포함되는 상병명, 수술·시술명은 그 자체로 개인의 정신이나 신체에 관한 단점을 나타내며 사생활의 핵심을 이루는 비밀인데, 보고의무조항은 보고대상인 비급여 항목이나 진료내역과 관련하여 아무런 제한을 두지 않은 채 사실상 모든 국민의 비급여 진료에 관한 정보 일체를 보건복지부에 보고하도록 하고 있다"며 "국가기관이 개인정보를 수집할 때에는 수집한 목적과 무관한 정보까지 국가기관에 의해 수집·보관되고 있지 않은지, 수집한 자료를 본래 수집한 목적, 범위 내에서 제대로 이용·처리하는지 등을 감독 내지 통제할 법적 장치가 요구되는데, 보고의무조항을 신설하면서 이러한 장치를 마련한 사정이 보이지 않아 침해의 최소성을 갖췄다고 보기 어렵다"고 했다. 고시조항에 대해서도 "국가가 모든 의료기관의 비급여 진료비용을 공개하고 최저가·최고가를 비교해 순위화하는 것은 의료기관 간 가격경쟁을 유도해 의료의 질 하락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했다. 한편 헌재는 일반 국민인 B 씨 등이 같은 조항에 대해 낸 헌법소원은 청구인의 헌법소원에 대해서는 의료기관의 장이 보고의무를 이행하면 환자들의 비급여 진료내역에 관한 정보가 보건복지부에 제공된다는 점에서 청구인들의 개인정보 자기결정권에 대한 제한이 발생하지만, 일반 국민이 비급여 진료비용의 공개로 인해 어떠한 불이익을 입는다고 보기는 어렵다는 이유를 들어 재판관 전원일치 의견으로 각하했다.
의료법제45조의2
진료비용
비급여
박수연 기자
2023-03-05
금융·보험
헌법사건
“이자제한법상 최고이자율 상한 위반시 형사처벌… 합헌”
이자제한법에서 정한 최고이자율을 초과해 이자를 받은 사람을 형사처벌하도록 한 이자제한법 조항은 헌법에 어긋나지 않는다는 헌법재판소 결정이 나왔다. 헌재는 A 씨가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이자제한법 제8조 제1항이 위헌이라며 낸 헌법소원사건(2022헌바22)에서 재판관 전원일치 의견으로 23일 합헌 결정했다. A 씨는 2018년 12월 말경 B 씨에게 1억8000만 원을 빌려주면서 선이자 3000만 원을 돌려받고 변제기를 2019년 3월 31일로 해 그때까지 갚지 못하는 경우 매월 900만 원을 이자로 받기로 약정한 후 2019년 4~11월 사이에 약 8번에 걸쳐 총 6300만 원의 이자를 받았다. A 씨는 최고이자율 연 24%를 초과해 이자를 받은 혐의로 2020년 11월 유죄 판결을 받았다. 이후 A 씨는 항소심에서 이 조항에 대해 위헌법률심판제청 신청을 했지만 법원이 항소를 기각하며 위헌법률심판제청 신청도 기각하자, 2022년 2월 헌법소원을 냈다. 이자제한법 제8조 제1항은 '제2조 제1항에서 정한 최고이자율을 초과해 이자를 받은 자는 1년 이하의 징역 또는 1000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고 규정한다. 이 법 제2조는 '△금전대차에 관한 계약상의 최고이자율은 연 25퍼센트를 초과하지 아니하는 범위 안에서 대통령령으로 정하고(제1항) △제1항에 따른 최고이자율은 약정한 때의 이자율을 말한다(제2항) △계약상의 이자로서 제1항에서 정한 최고이자율을 초과하는 부분은 무효로 한다(제3항)'고 규정하고 있다. 헌재는 "사금융의 자금조달 과정에서 이뤄지는 과도한 이자약정은 영세한 자영업자·서민이 쉽게 신용불량자가 되는 주요한 원인 중 하나이고 고금리와 관련한 이자제한법 위반 등 불법사금융 피해 상담·신고 접수 건수가 나날이 증가하는 현실을 고려할 때, 최고이자율 초과 부분을 무효로 하는 것만으로는 그 폐해를 막을 수 없다는 것을 알 수 있다"며 "따라서 이자제한법의 실효성을 확보하기 위해 최고이자율 상한을 위반하는 행위에 대해 형사처벌하는 것은 입법자의 입법재량의 범위 내의 일"이라고 판단했다. 이어 "이자의 제한은 생활자금 내지 영업자본의 수요를 금전대차에 의존할 수밖에 없는 어려운 서민들의 생활을 안정시키기 위해 필수적인 것으로, 고금리 채무로 인한 국민의 이자 부담을 경감하고 과도한 이자를 받아 일반 국민의 경제생활을 피폐하게 하는 등의 폐해를 방지하기 위해서는 형사처벌과 같은 제재 수단이 필요함을 부인하기 어렵다"면서 "형벌이 '1년 이하의 징역 또는 1000만 원 이하의 벌금'이라는 점까지 고려하면 입법자가 민사상의 효력을 제한하는 것 외에 형사처벌까지 규정한 것을 과도한 제한이라고 보기는 어려워 침해의 최소성에 위반된다고 볼 수 없고 과잉금지원칙에 위반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헌재 관계자는 "이자제한법 제8조 제1항의 과잉금지원칙 위반 여부에 대한 헌재의 첫 판단"이라고 말했다.
이자제한법
최고이자율
금전대차
박수연 기자
2023-03-02
정보통신
헌법사건
적법절차 원칙 위배… 개인정보 자기결정권 침해<br> 헌법재판소, 재판관 전원 일치 결정
"사후 통지 없는 수사기관 '통신자료 제공'… 헌법불합치"
전기통신사업법 제83조 3항이 규정하고 있는 '통신자료 제공' 제도에 대해 헌법재판소가 헌법불합치 결정을 내렸다. 통신자료 제공은 법원 또는 검사나 수사관서·정보기관의 장 등이 수사나 재판, 형의 집행 또는 국가안전보장에 대한 위해를 방지하기 위해 △이용자의 성명 △주민번호 △주소 △전화번호 △아이디 등 이용자의 개인정보를 전기통신사업자에게 요구할 수 있도록 한 제도다. 통신비밀보호법 제13조 등이 규정하고 있는 통신사실확인자료제공과 달리 법원의 허가가 필요 없다. 전기통신사업자가 통신자료 제공 사실을 이용자에게 알려줘야 할 의무도 없다. 이용자 본인이 직접 통신사와 포털업체에 자신에 대한 통신자료제공 사실이 있었는지 여부를 확인해야만 알 수 있다. 이 때문에 영장주의 원칙 위반 및 남용 논란이 계속됐고, 지난해 특히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가 언론사 기자와 정치인 등을 대상으로 무차별적이고 광범위한 '통신자료 조회'를 해온 사실이 드러나 도마에 오르기도 했다. 헌재는 21일 전기통신사업법 제83조 제3항 등에 대한 헌법소원 사건(2016헌마388 등)에서 재판관 전원 일치 의견으로 헌법불합치 결정했다. 이 조항은 헌재가 법 개정 시한으로 못박은 2023년 12월 31일까지만 효력이 유지된다. 헌재는 "통신자료 제공 요청이 있는 경우, 정보 주체인 이용자에게는 통신자료 제공 요청이 있었다는 점이 사전에 고지되지 않으며 전기통신사업자가 수사기관 등에 통신자료를 제공한 경우도 이런 사실이 이용자에게 별도로 통지되지 않는다"며 "효율적인 수사와 정보수집의 신속성, 밀행성 등을 고려해 사전에 이용자에게 내역을 통지하도록 하는 것이 적절하지 않다면 수사기관 등이 통신자료를 취득한 후 수사 등 정보수집의 목적에 방해가 되지 않는 범위 내에서 통신자료의 취득사실을 이용자에게 통지하는 것은 얼마든지 가능한데, 해당 조항은 통신자료 취득에 대한 사후통지절차를 두지 않아 적법절차원칙에 위배돼 개인정보자기결정권을 침해한다"고 판단했다. 헌재는 다만 수사기관 등이 통신자료를 받으면서 영장을 제시하지 않는 것 자체는 문제가 아니라고 판단했다. 헌법상 영장주의는 체포·구속·압수수색 등 기본권을 제한하는 강제처분에 적용되므로, 강제력이 개입되지 않은 임의수사에 해당하는 수사기관 등의 통신자료 취득에는 영장주의가 적용되지 않는다는 취지다. 또 제공 요청을 할 수 있는 정보의 범위가 성명, 주민등록번호, 주소 등 피의자나 피해자를 특정하기 위한 최소한의 기초 정보에 한정돼 있고 민감한 정보를 포함하고 있지 않아 과잉금지원칙 위배도 아니라고 봤다. 한편 이석태, 이영진, 김기영, 문형배, 이미선 헌법재판관은 "통신자료 취득행위의 공권력 행사성은 인정되나 그 근거 법률조항에 대해 본안 판단에 나아가는 이상 심판의 이익이 없다"는 별개의견을, 이종석 재판관은 "해당 조항이 적법절차원칙 뿐만 아니라 과잉금지원칙에도 위배된다"는 별개의견을 냈다. 이번 헌법소원은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과 참여연대 등이 2016년 청구했다. 이후 지난해 공수처가 '고발 사주 의혹' 등 사건 수사 명목으로 기자와 시민, 정치인의 통신자료를 광범위하게 수집한 것을 문제 삼는 헌법소원도 제기됐는데, 헌재는 이들 모두를 병합해 심리했다. 공수처 관계자는 "헌재 헌법불합치 결정에 따른 후속 조치로 이뤄질 국회 법 개정 논의에 적극 참여해 전기통신사업자로부터 통신자료를 제공받는 과정에서 국민의 기본권을 보호하는 동시에 수사상 목적도 달성할 수 있는 최선의 방안을 모색하겠다"며 "법 개정 전에는 통신자료 조회 심사 등 지난 4월부터 시행한 자체 통제방안을 통해 적법성을 넘어 적정성을 지속적으로 확보해 가겠다"라고 말했다.
통신자료
개인정보
수사
박수연 기자
2022-07-21
행정사건
사익추구 않았다면 연구 배제 처분은 가혹
[판결](단독) 연구책임교수가 학생연구원 인건비 회수해 총괄관리 했더라도
국가연구개발사업에 연구책임자로 참여한 교수가 학생 연구원에게 지급된 인건비를 회수해 총괄관리했더라도 사익을 전혀 추구하지 않았다면 국가연구개발사업 참여제한 처분을 내리는 것은 지나치다는 판결이 나왔다. 서울행정법원 행정11부(재판장 강우찬 부장판사)는 최근 A씨가 과학기술정보통신부장관을 상대로 낸 국가연구개발사업 참여제한처분 등 취소소송(2020구합78391)에서 원고승소 판결했다. 공동관리 계좌 운영 개인적 용도로 사용 흔적 없어 대학 교수인 A씨는 2015년 9월~2021년 6월, 그리고 2017년 3월~2020년 2월, 2017년 4월~2020년 3월 각각 국가연구개발사업에 연구책임자로 참여해 단백질 치료제 개발 등의 과제를 수행했다. 과기부는 2020년 7월 A씨가 2016년 2월부터 2018년 12월까지 각 과제의 학생 연구원에게 지급된 인건비를 돌려받아 일괄관리하고, 학생 인건비를 추가 계상해 초과된 금액을 반납받는 형식으로 공동관리금액을 조성(학생인건비 공동관리)했으며 2016년 4월부터 같은 해 5월까지 제2과제의 해외학회 출장비 중 참여연구원의 국외여행비 일부를 현금으로 수령해 공동관리금액으로 조성(연구활동비 부적정 집행)함으로써 연구비를 용도 외에 사용했다는 이유로 과학기술기본법에 따라 A씨에 대해 15년간 국가연구개발사업 참여제한 처분을, A씨가 참여한 산학협력단에 대해 합계 1억6000여만원의 연구비 환수·제재부가금 처분을 했다. 이에 불복한 A씨는 소송을 냈다. 공익목적 침해·위법성의 정도가 높다고 보기 어려워 재판부는 "(과학기술기본법상 참여제한 사유는) 개별 과제의 성격과 내용, 위반행위의 성격과 내용, 부과된 개별과제와 위반행위 사이의 관련성과 밀접성의 강약, 위반행위자의 귀책사유와 인식의 정도, 다른 형태의 참여제한처분 양정 수준과의 형평 등 제반사정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병산된 최종적 처분의 양정을 정해야 한다"며 "여러 개의 과제를 수행하는 경우 사실상 무한정으로 제재기간이 병산될 여지가 크므로 과잉금지원칙 내지 형평의 원칙에 위배되지 않도록 관련 참여제한처분 양정 재량권을 행사함에 있어선 신중을 기해야 한다"고 밝혔다. 서울행정법원 교수 승소 판결 이어 "각 처분의 사유가 된 공동관리금액은 대부분 학생연구원의 인건비나 등록금, 연구실의 통상 운영경비 등 연구실 소속 전체 학생들을 위해 사용됐다"며 "A씨가 공동관리계좌 운영을 통해 학생인건비를 유용하는 등 개인적 용도로 사용한 흔적이 보이지 않는 점 등을 종합해 보면 법령에서 학생인건비의 공동관리를 금지하는 공익 목적을 침해하는 정도나 위법성의 정도가 높다고 보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 같은 위법성, 비난가능성의 정도와 자연과학 분야의 연구발전 속도를 고려하면, 아무런 개인적 이익을 취득하지 않은 A씨에 대해 운영금액 전액에 대한 환수처분과 합계 15년의 참여제한처분을 하는 것은 지나치게 가혹하다"며 "결국 각 처분은 공익과 사익의 형량을 현저하게 그르친 것으로서 비례원칙을 위반했다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고 판시했다.
교수
사익추구
연구원
인건비
한수현 기자
2022-03-24
헌법사건
헌법재판소, 재판관 전원일치 결정
"2016년 박근혜정부 개성공단 폐쇄 조치는 합헌"
박근혜정부의 2016년 개성공단 폐쇄 조치는 헌법에 어긋나지 않는다는 헌법재판소 판단이 나왔다. 헌재는 27일 A사 등이 박근혜정부의 개성공단 전면 중단 조치가 위헌이라며 낸 헌법소원 사건(2016헌마364)에서 재판관 전원일치 의견으로 합헌 결정했다. 박근혜정부는 북한의 4차 핵실험과 장거리 미사일 발사 등에 대응해 2016년 2월 10일 국가안전보장회의 상임위원회 논의를 거쳐 개성공단 운영을 전면 중단했다. A사 등 개성공단 투자기업들은 "정부의 개성공단 전면중단 결정·집행이 재산권을 침해했다"며 같은해 5월 헌법소원을 냈다. 헌재는 "개성공단 중단 조치는 국제평화와 안전유지를 위한 국제적 합의에 이바지하기 위한 조치일 뿐 아니라 현지 체류 국민의 생명, 신체의 위험을 최소화하기 위한 조치로 헌법과 법률에 근거한 조치로 봐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개성공단 중단 조치는 국가안보와 관련되고 개성공단 체류 국민들의 안전을 위해 관련 논의를 최대한 기밀로 유지하면서 신속하게 처리할 필요가 있었는데 이 과정에서 국무회의 심의는 이루어지지 않았지만 국가안보에 관한 필수 기관이 참여하는 국가안전보장회의 상임위원회가 개최됐고 이 조치의 법적 근거가 되는 남북교류협력법상 조정명령이 국무회의를 사전 절차로 요구하지도 않기에 국무회의 심의가 아닌 국가안전보장회의 상임위원회의 협의를 거치도록 한 피청구인 대통령의 절차 판단이 비합리적이거나 자의적인 것이라고 보기 어려워 적법절차 원칙에 위반됐다고 보기도 어렵다"고 설명했다. 또 "개성공단 투자기업인 청구인들이 입은 피해가 적지 않지만 북한의 핵개발에 맞서 개성공단의 운영 중단이라는 경제적 제재를 통해 대한민국의 존립과 안전, 계속성을 보장할 필요가 있다는 대통령의 판단이 명백히 잘못된 것이라 보기도 어렵고 이는 헌법이 대통령에게 부여한 권한 범위 내에서 정치적 책임을 지고 한 판단과 선택으로 존중돼야 하므로 과잉금지원칙 위반도 아니다"라고 했다. 아울러 "개성공단 중단 조치로 인한 재산권 제한이나 손실에 대해 정당한 보상이 지급되지 않았더라도 중단 조치가 헌법 규정을 위반해 투자기업인들의 재산권을 침해한 것으로 볼 수도 없다"고 덧붙였다. 한편 헌재는 개성공단 투자기업과 거래하던 협력기업인들이 낸 헌법소원은 "공단 중단 조치의 직접적인 상대방이 아니고, 이 사건 중단 조치로 영업이익이 감소되는 피해를 보았다고 하더라도 간접적·경제적 이해관계에 불과해 자기관련성이 인정되지 않는다"며 각하했다. 헌재 관계자는 "대통령의 고도의 정치적 결단에 따른 조치라도 국민의 기본권 제한과 관련된 이상 헌법소원 심판의 대상이 된다는 사실을 확인하는 동시에 고도의 정치적 결단에 기초한 정책 결정 등 정치적 판단 재량이 인정되는 사안에서 기본권 침해 여부를 심사할 때 정책 판단이 명백하게 재량의 한계를 유월하거나 선택된 정책이 현저히 합리성을 결여한 것인지를 살피는 완화된 심사기준을 적용해야 한다는 점을 제시한 것에 의의가 있다"고 설명했다.
박근혜
개성공단
박수연 기자
2022-01-27
행정사건
"세금 부과를 벌금 선고와 동일시 할 수 없어"<br> 서울고법, 세모그룹 회장의 장남에 승소 판결
[판결] "반환한 횡령금에 세금 부과는 부당"
고(故) 유병언 세모그룹 회장의 장남 유대균씨가 재판과정에서 반환한 횡령금에 세무당국이 11억원의 세금을 부과한 것은 부당하다는 고등법원 판결이 나왔다. 재판부는 세금을 범죄제재 수단으로 사용해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서울고법 행정9부(재판장 김시철 부장판사)는 28일 유씨가 서울서초세무서장을 상대로 낸 종합소득세 부과처분 취소소송(2020누38258)에서 원고패소 판결한 1심을 취소하고 원고승소 판결했다. 유씨는 실제 가치가 없는 상표권 사용료 명목으로 세모그룹 계열사 천해지로부터 13억여원을, 청해진해운으로부터 35억여원을, 다판다로부터 20억여원을 횡령한 혐의로 기소돼 2015년 9월 징역 2년 판결을 확정 받고 복역했다. 이후 서초세무서는 세무조사 결과 세모그룹 계열사들이 유씨에게 지급한 상표권 사용료를 포함해 유씨의 소득을 다시 산정했다면서 2017년 9월 총 11억3000여만원의 종합소득세를 부과했다. 유씨는 2015년 형사재판을 받는 동안 천해지에 13억여원, 청해진해운에 35억여원을 반환했는데, 과세당국이 이를 고려하지 않고 세금을 부과해 부당하다며 소송을 냈다. 재판부는 "천해지 및 청해진해운에 대한 이 사건 반환금은 후발적 경정청구 사유에 해당한다"며 "헌법상 실질적 조세법률주의의 정신에 비춰볼 때, 후발적 사유의 발생으로 과세의 기초가 해소됐다면 결과적으로 조세채무가 실체적으로 존재하지 않게 된다"고 밝혔다. 이어 "대법원은 뇌물 등으로 인한 위법소득에 대해 몰수·추징이 이뤄진 경우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납세자가 후발적 경정청구를 하여 납세의무의 부담에서 벗어날 수 있다고 판시했다"며 "'위법소득에 내재된 경제적 이익의 상실가능성이 현실화됨으로써 일단 성립했던 납세의무가 그 전제를 상실하게 된다는 측면'에 관해 '뇌물 등으로 인한 위법소득에 대해 몰수·추징이 이루어지는 경우'와 '횡령 등으로 인한 위법소득 상당의 이익이 정당한 권리자에게 반환되는 경우' 양자 사이에 본질적인 차이가 없다"고 설명했다. 재판부는 또 "범죄행위에 대한 제재의 목적은 원칙적으로 형벌로써 달성하는 것이 타당하고, 세금을 부과하는 방법으로 이같은 목적을 달성하고자 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며 "세금의 부과를 벌금의 선고와 동일시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원칙적으로 형사처벌과 관계가 없는 조세법을 해석하면서 해당 범죄에 대한 실질적인 제재 효과 감소 등을 이유로 원고가 반환한 이득에 대해서까지 후발적 경정청구를 허용할 수 없다고 해석하는 것은 헌법상 과잉금지원칙, 실질적 조세법률주의에 위배될 위험성이 있다"며 "이 사건 반환금으로 후발적 경정청구 사유가 발생했음에도 세무서는 이를 고려하지 않은 채 이 사건 처분을 해 해당 부분은 위법하다. 또한 정당세액을 산출할 자료가 부족하므로 이 사건 처분을 모두 취소한다"고 판시했다.
횡령
유병언
세모그룹
유대균
횡령금
박미영 기자
2021-01-28
헌법사건
허용 땐 소속 공무원의 정치적 중립성도 기대 어려워<br> 헌재, 재판관 전원일치 합헌 결정
'지자체 단체장의 선거운동 금지'는 정당
지방자치단체장의 선거운동을 금지하고 이를 위반할 경우 형사처벌하도록 한 공직선거법은 합헌이라는 헌법재판소 결정이 나왔다. 헌재는 26일 김생기 전 전북 정읍시장이 공직선거법 제60조 1항 등은 위헌이라며 낸 헌법소원 사건(2018헌바90)에서 재판관 전원일치 의견으로 합헌 결정했다. 김 전 시장은 제20대 총선을 앞둔 2016년 3월 정읍지역 유권자로 구성된 산악회 등반대회에 참석해 정읍·고창 선거구에 출마한 하정열 당시 더불어민주당 후보에 대한 지지를 호소한 혐의로 기소됐다. 김 시장은 정읍의 한 식당에서 산악회 회원 등 35명을 상대로 하 후보 지지를 당부한 혐의도 받았다. 김 전 시장은 2017년 12월 벌금 200만원 형이 확정돼 시장직을 잃었다. 김 전 시장은 상고심 중 대법원에 공직선거법 제60조 1항 등에 대한 위헌법률심판제청을 헌재에 해줄 것을 신청했지만 기각되자, 2018년 1월 "정무직 공무원이 지위를 이용하지 않고 사적으로 하는 선거운동까지 포괄해 금지하는 것은 과잉금지원칙 위반"이라며 헌법소원을 냈다. 헌재는 "공직선거법 제60조 1항은 지방자치단체장의 업무 전념성, 공무원의 정치적 중립성, 선거의 공정성을 확보하기 위한 것으로 입법목적이 정당하다"고 밝혔다. 이어 "'국민 전체에 대한 봉사자'라는 신분과 지위의 특수성에 비춰볼 때 공무원에 대해서는 일반 국민보다 강화된 기본권 제한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 조항에 의해 보호되는 선거의 공정성 등 공익과 제한되는 사익 사이에 불균형이 있다고 보기도 어렵다"며 "지자체장에게 선거운동이 자유롭게 허용된다면 그 영향을 받을 수 밖에 없는 소속 공무원들에게 선거에서의 정치적 중립성을 기대하기 어려워질 것이고, 이 경우 선거의 공정을 해칠 우려가 높다"고 지적했다.
공직선거법
지방자치단체장
선거운동
손현수 기자
2020-03-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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