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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중앙지법, 유족 62명 승소 판결
[판결] "국가, '영덕 국민보도연맹 사건' 유족에 위자료 지급하라"
국민보도연맹 사건 등 6·25 전쟁 전후로 발생한 민간인 집단학살 사건의 희생자 유족들에게 법원이 또 한번 국가의 배상책임을 인정했다. 서울중앙지법 민사46부(재판장 이원석 부장판사)는 A씨 등 62명이 국가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청구소송(2019가합579551)에서 최근 "국가는 원고들에게 위자료 합계 11억5300여만원을 지급하라"며 원고승소 판결했다. 6·25 전쟁 발발 직후인 1950년 7월 국군과 경북 영덕경찰서 소속 경찰들은 영덕 지역에 있는 국민보도연맹원들을 구금한 뒤 이들의 상당수가 장차 북한 인민군에 동조할 우려가 있다며 울진 앞바다 등지에서 집단 학살했다. 진실·화해를 위한 과거사정리위원회는 2009년 9월 영덕 보도연맹사건에 대한 진실규명을 결정하고, 당시 120명이 희생됐다고 확정했다. 과거사정리위는 이외에도 경북 영덕 지품면 민간인 희생 사건에서 34명이, 안동 부역혐의 희생 사건에서 64명이 희생됐다고 밝혔다. 이에 A씨 등 희생자 유족들은 2019년 국가를 상대로 소송을 냈다. 재판부는 "과거사정리위는 진실규명 결정을 하면서 신청인들과 유족들, 피해 상황을 목격한 참고인들의 진술, 국회 양민학살보고서 등 자료와 현장조사를 통해 사실관계를 확인했다"며 "희생자들은 정확한 사실관계 파악 없이 단순히 국민보도연맹원이라거나 빨치산·인민군에 협조했다는 의심만으로 경찰·군인들에 의해 아무런 법적절차 없이 살해됐다"고 밝혔다. 이어 "참고인들의 진술 내용이 일관되고 과거사정리위의 진실규명결정 내용과 모순이 없어 신빙성이 있다"며 "사건의 특수성에 비춰 참고인들 진술 외에 희생자들이 군경에 의해 희생됐음을 확인할 수 있는 직접적 증거를 기대하기란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국가 공무원들의 이러한 행위는 국민의 기본적 인권을 보호할 의무를 위반한 행위이자 헌법상 신체의 자유, 생명권, 적법절차에 따라 재판 받을 권리를 침해한 것"이라며 "국가는 공무원의 위법한 직무집행으로 인해 사건의 희생자들과 그 유족인 원고들이 입은 정신적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고 판시했다. 재판부는 과거사 사건 피해자의 국가배상청구권에 민법상 소멸시효를 그대로 적용하는 것은 헌법에 어긋난다는 2018년 헌법재판소 위헌결정(2014헌바148)과 대법원 판례(2018다233686) 등을 참조해 국가의 소멸시효 항변을 배척했다. 재판부는 "이 사건들은 모두 한국전쟁 전후로 발생해 상당한 시간이 흘렀고, 국가에 의한 집단살해라는 특성상 관련 자료가 많지 않아 진실규명 결정의 내용을 확인하기 전에는 정확한 실체나 사실관계를 알 수 없었을 것"이라며 "원고들은 진상규명 결정을 알게 된 날로부터 3년의 단기소멸시효 기간이 경과하기 전에 소를 제기해 국가의 소멸시효 주장은 인정할 수 없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희생자들과 유족들이 겪었을 정신적 고통과 사회적 편견 및 어려움, 전쟁이라는 국가 존망의 위급 시기에 발생한 민간인 희생사건이라는 점 등을 종합했다"며 "각 사건 희생자들에게 8000만원, 그 배우자에게 4000만원, 부모·자녀에게 800만원, 형제자매에게 400만원을 위자료로 정함이 상당하다"고 판시했다.
국민보도연맹
625전쟁
국가배상
희생자
유족
이용경 기자
2021-07-01
민사일반
"과거사 사건 피해자의 국가배상청구권에 민법상 소멸시효 그대로 적용은 위헌"<br> 헌법재판소 2018년 결정 따른 첫 판결… 서울고법, 원고일부승소 판결 선고
[판결] "긴급조치 피해자 위자료, 재심 무죄 확정 '3년 내' 청구 가능"
긴급조치 피해자가 국가에 위자료를 청구할 수 있는 시한인 소멸시효는 '재심 무죄 판결이 확정된 사실을 알게 된 지 3년 이내'라고 판단한 고등법원 판결이 나왔다. 과거사 사건의 피해자가 갖는 국가배상청구권에 민법상 소멸시효제도 등을 그대로 적용하는 것은 헌법에 어긋난다는 헌법재판소 결정에 따른 첫 판결이다. 서울고법 민사32부(재판장 유상재 부장판사)는 긴급조치 피해자 A씨와 가족들이 국가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청구소송(2019나2036194)에서 "국가는 2억8000여만원을 배상하라"며 최근 원고일부승소 판결했다. A씨는 1975년 서울의 한 사립대에 재학하며 유신체제를 비판하고 대한민국 헌법 폐지를 주장하는 내용의 간행물을 제작해 긴급조치 9호를 위반한 혐의로 기소됐다. A씨는 이 과정에서 영장 없이 체포·구금됐고 조사 과정에서 극심한 고문과 가혹행위를 당했다. A씨는 1년여가 지난뒤에야 징역 10개월에 집행유예 1년을 선고받고 풀려났다. A씨는 이후 2013년 헌법재판소와 대법원이 긴급조치 9호가 위헌이라고 판단하자 재심을 청구했고 무죄가 확정됐다. 이에 A씨는 국가를 상대로 정신적 피해에 대한 손해배상을 청구했다. 앞서 1심은 헌재가 2018년 내린 '민주화보상법상 보상금 등에 적극적·소극적 손해만 포함할 뿐, 정신적 손해에 대한 배상이 포함되지 않았다'는 판단에 따라 A씨가 생활지원금을 수령했어도 국가는 정신적 손해인 위자료를 지급해야 한다고 봤다. 이어 "수사 과정에서 가혹행위 등의 위법행위와 유죄 판결 및 그에 따른 복역 사이에 상당한 인과관계를 인정할 수 있다"며 국가의 배상 책임을 인정했다. 다만 이에 대한 소멸시효를 6개월로 판단해 그 이후에 청구한 A씨 가족의 위자료는 인정하지 않았다. 그러나 이번 항소심의 판단은 달랐다. 과거사 사건에서는 소멸시효를 3년으로 봐야 한다며 국가의 배상 책임을 올린 것이다. 재판부는 "'중대한 인권침해사건' 중 유죄 확정 판결을 받은 사건의 경우 손해배상청구권자는 재심으로 기존 유죄 확정 판결이 취소된 후에야 비로소 불법행위 요건을 인식할 수 있다"며 "피해자 등이 재심 무죄 확정 판결이 난 날로부터 3년 이내에 국가에 배상을 청구하면 단기소멸시효를 지킨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판결은 지난 2018년 헌재 결정에 따른 것이다. 헌재는 당시 국민보도연맹 등 과거사 사건 피해자와 유족들이 낸 헌법소원 사건(2014헌바148등)에서 "소멸시효의 기산점과 기간 등을 정한 민법 제166조 1항과 제766조 2항을 민간인 집단 희생사건과 중대한 인권침해사건과 조작의혹사건 등 진실·화해를 위한 과거사정리 기본법 제2조 1항 3·4호가 규정하고 있는 사건에 적용하도록 한 부분은 헌법에 위반된다"며 일부위헌 결정한 바 있다. 이번 항소심 판결에 대해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은 논평을 내고 "소멸시효를 재심 무죄 판결이 확정된 사실을 안 날로부터 3년 이내로 본 것은 긴급조치 피해자 사건에서는 최초의 고등법원 판결"이라며 "종래 대법원이 밝힌 내용보다 긴급조치 피해자 구제의 범위를 확대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고 평가했다.
긴급조치
국가배상청구권
소멸시효
박미영 기자
2020-02-13
국가배상
대법원, 원심파기
[판결]과거사 피해자 국가배상 며느리·형수도 해당된다
과거사 사건 피해자의 며느리와 형수도 사건 당시 피해자의 시신 등을 수습하며 정신적 고통을 받았다면 국가배상을 받을 수 있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대법원 민사3부(주심 김신 대법관)는 국민보도연맹 사건 피해자의 며느리인 신모씨가 국가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소송 상고심(2013다215614)에서 최근 국가배상책임을 인정하지 않은 원심을 깨고 사건을 서울고법으로 돌려보냈다. 재판부는 "신씨는 국민보도연맹원이라는 이유로 살해당한 시아버지와 시동생의 시신을 직접 수습했고 이들의 사망으로 정신적 고통을 받았다"며 "타인의 불법행위로 생명을 잃은 피해자의 직계비속의 배우자는 그 정신적 고통에 관한 증명하면 (불법행위에 대한 손해배상책임을 규정한) 민법 제750조, 제751조에 따라 위자료를 청구할 수 있다"고 밝혔다. 국민보도연맹 사건이란 1950년 상부의 지시를 받은 경찰과 군인들이 전국 각지에 있던 국민보도연맹원을 강제로 구금한 뒤 집단 총살한 사건이다. 신씨의 시아버지와 시동생은 2009년 진실·화해를 위한 과거사정리위원회의 조사를 통해 국민보도연맹 사건 희생자로 인정됐다. 신씨는 다른 유족들과 함께 국가를 상대로 소송을 냈지만, 1·2심은 "신씨가 피해자들의 사망으로 사회통념상 용인되는 범위를 넘어 금전으로 위자해야 할 정도의 정신적 고통을 입었다고 인정할만한 증거가 없다"며 신씨에 대한 국가의 배상책임은 인정하지 않았다.
국민보도연맹
국가배상책임
과거사사건
과거사정리위원회
불법행위에대한손해배상
홍세미 기자
2015-07-17
국가배상
대법원 "전문진술에 불과하다는 이유로 쉽게 배척해서는 안돼"
[판결] 과거사위 보고서, 구체적이고 모순 없으면 유력한 증거
진실·화해를 위한 과거사정리위원회의 조사보고서는 희생자에 대한 목격자의 직접 진술이 없더라도 재판 과정에서 가장 유력한 증거가 될 수 있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대법원 민사2부(주심 조희대 대법관)는 부산·사천, 경남 양산 국민보도연맹사건 피해자 김모씨 등과 그들의 유족 41명이 국가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청구소송 상고심(2014다228464)에서 11명에 대해 원고패소 판결한 원심을 깨고 지난 12일 사건을 서울고법으로 돌려보냈다. 나머지 30명에 대해서는 "희생자와 유족 등에게 500만~8000만원씩 배상하라"는 원심을 확정했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국민보도연맹 사건이 발생한지 60년이 지나 사건을 직접 목격하거나 알고 있던 사람들이 사망했기 때문에 목격자 진술 등에 의해 희생사실을 인정하기 어려울 때에는 과거사위 조사보고서가 다른 사람에게서 들은 것을 말한 전문진술에 불과하다는 이유로 쉽게 배척해서는 안 되고 해당 진술의 신빙성과 증거가치를 평가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또 "과거사위 조사보고서의 판단에 모순이 없고, 조사보고서에 희생자 확인 결정의 인정 근거로 나온 유족이나 참고인의 진술 내용이 조사보고서의 사실 확정과 불일치하거나 진술의 구체성이나 증명력이 부족하지 않다면 조사보고서는 유력한 증거자료"라고 지적했다. 국민보도연맹은 좌익 전향자들을 중심으로 좌익세력 통제와 회유를 위해 만들어졌고 한국전쟁 발발 당시 국군과 경찰에 의해 무차별 학살을 당했다. 국민보도연맹원이던 김씨 등은 1950년 7~8월 부산과 경남 양산 지역에서 경찰과 군인들에 의해 연행돼 구금된 뒤 총살 등 집단 희생을 당했다. 과거사위는 2009년 9월 보도연맹사건으로 사망한 사람들을 희생자로 인정하는 진실규명결정을 했고, 희생자 유족들은 국가를 상대로 소송을 냈다. 1심은 "희생자와 유족 41명에게 17억6300여만원을 배상하라"고 판결했지만, 항소심은 "일부 사망자들은 보도연맹 사건 희생자임이 불명확하다"며 30명에 대해 13억6000만원을 배상하라고 판결했다.
과거사정리위원회조사보고서
재판상유력한증거
국민보도연맹사건
보도연맹사건희생자
국가배상
신소영 기자
2015-03-24
국가배상
[판결] 과거사위 결정 증거 미진하면 법원이 번복 가능
진실·화해를 위한 과거사정리위원회가 과거사 사건으로 인한 사망이라고 결정하고 피해회복을 권고했더라도 법원은 과거사위 결정을 심리해 번복할 수 있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대법원 민사1부(주심 이인복 대법관)는 지난 11일 국민보도연맹 사건 희생자 장모씨의 유족 19명이 국가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소송 상고심(2014다214076)에서 원고패소 판결한 원심을 확정했다. 이승만 정권은 1949년 좌익 세력을 관리·통제하기 위해 국민보도연맹을 창설했다. 정부는 한국전쟁이 발발하자 계엄령을 선포하고 좌익세력을 통제한다는 이유로 전국의 국민보도연맹원 등을 붙잡아 구금하고 집단학살했다. 장씨의 유족들은 2009년 과거사위가 장씨를 희생자로 인정하자 2012년 손해배상소송을 냈다. 1심은 장씨 본인에 대해서는 8000만원, 배우자 4000만원, 부모·자녀 800만원, 형제·자매 400만원 등 19명 모두에게 위자료를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1심은 "국가는 스스로 과거사를 바로잡기 위해 법률을 제정하고 과거사위에 검찰·경찰에 준하는 강력한 조사 권한을 부여해 이 사건 희생자들이 살해 피해자라는 점을 확인했다"며 "이런 결정의 신빙성을 다투는 것은 부당하다"고 밝혔다. 과거사위의 결정을 전적으로 신뢰해야 한다는 전제에서 내린 판단이었다. 반면 항소심은 "과거사위의 결정이 반증을 허용하지 않는 증명력을 가지지는 않는다"며 "과거사위가 진실규명결정을 내렸다는 이유만으로 희생자라는 사실이 다툼의 여지 없이 확정됐다고 볼 수는 없다"고 밝혔다. 이어 "제출된 증거로는 사망여부와 경위, 사망일시와 장소를 알 수 없고, 유족의 진술도 일관성이 없다"며 원고패소 판결했다. 대법원은 "장씨가 보도연맹 사건으로 경찰에 연행돼 살해됐다는 과거사위 판단은 논리와 경험칙상 수긍하기 곤란하다"며 "장씨 유족의 청구를 배척한 원심의 판단은 정당하다"고 밝혔다. 대법원은 장씨 유족과 함께 소송을 제기한 다른 보도연맹원 유족 86명에게는 총 22억1천여만원의 위자료를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과거사정리위원회
과거사위결정번복
보도연맹사건
과거사사망
국가배상
신소영 기자
2014-12-18
국가배상
행정사건
국민보도연맹 유족에 패소판결한 원심 파기환송
대법 "과거사위 보고서 모순없고 구체적이면 유력증거"
진실·화해를 위한 과거사정리위원회의 조사보고서 내용이 구체적이고 신뢰할 만하다면 당시 상황을 증언한 참고인들 간에 진술이 일부 엇갈리더라도 보고서를 토대로 국가배상을 할 수 있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대법원 민사2부(주심 이상훈 대법관)는 지난 10일 1950년 국민보도연맹 사건에 연루돼 숨진 박모씨의 유족 8명이 국가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소송 상고심(2014다204420)에서 원고패소 판결한 원심을 깨고 사건을 대전고법으로 돌려보냈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과거사위의 조사보고서는 국가를 상대로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민사소송에서 유력한 증거자료가 된다"며 "조사보고서 내용에 모순이 있거나 유족이나 참고인 진술에 구체성이 부족한 경우에는 증거조사를 통해 사실의 진실 여부를 확인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또 "박씨의 사망 경위에 대한 박씨 동생의 진술이 상당 부분 들은 내용이기는 하지만 비교적 구체적이고 과거사위의 충북지역 국민보도연맹 사건조사보고서와도 일치한다"며 "박씨 동생과 같은 동네에 살았던 참고인의 진술이 일부 다르다는 이유만으로는 박씨 동생 진술의 신빙성을 부정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박씨의 유족들은 충북지역 국민보도연맹원이었던 박씨가 1950년 7월 소집통보를 받고 경찰서에 자진출두했다가 사흘 뒤 경찰에 의해 사살됐다고 주장하며 1억6000만원을 지급하라는 소송을 냈다. 박씨는 2009년 11월 과거사위로부터 보도연맹 희생자 결정을 받기도 했다. 1·2심은 "박씨 동생이 말하는 박씨의 사망 경위는 집안 어른들로부터 들었다는 것으로 모두 전문진술이고, 사망 경위나 시신 수습 여부에 대해 같은 동네 살았던 다른 참고인과 진술 내용이 달라 그대로 믿을 수 없다"며 원고패소 판결했다.
과거사정리위원회
조사보고서
국가배상
국민보도연맹
진술신빙성
신소영 기자
2014-07-18
국가배상
민사일반
국가 배상 받을 길 열려
보도연맹 희생자 유족 492명 국가 상대 '승소' 확정
지난 1950년 한국전쟁 당시 좌익으로 몰려 국군과 경찰에 희생된 국민보도연맹 유족들이 국가를 상대로 한 소송에서 승소해 배상을 받게 됐다. 대법원 민사2부(주심 이상훈 대법관)는 보도연맹 희생자 유족 민모(98) 할머니 등 492명이 국가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청구소송의 상고심(2012다42642)에서 원고일부승소 판결한 원심을 확정했다고 27일 밝혔다. 국가의 배상책임을 인정하는 판결이 확정됨에 따라 유족들은 약간의 차이는 있지만 기본적으로 희생자 본인 8000만원, 배우자 4000만원, 부모와 자녀 800만원, 형제자매는 400만원씩을 받게 됐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국가가 이 사건에서 소멸시효의 완성을 주장하는 것은 신의성실의 원칙에 반해 권리남용에 해당한다고 판단한 원심에 법리오해나 심리미진 등의 위법이 없다"고 밝혔다. 보도연맹은 정부가 좌익 사범들을 관리·통제하고 전향시키기 위해 만든 조직이다. 하지만 1950년 6·25 전쟁이 발발하자 정부는 이들이 좌익사범과 내통할 것을 염려해 모두 불러들여 교도소 등에 가뒀다. 당시 충청북도 청원군 오창면과 진천군 진천면 보도연맹원 400여명이 오창면 장대리 양곡창고와 오창지서, 진천경찰서 사석출장소에 갇혔다. 1950년 7월 헌병대와 군인들은 예비검속 후 갇힌 보도연맹원 대다수를 학살했고 같은 날 국군 수도사단의 요청에 따라 미군 전투기가 보도연맹원들이 갇혀있던 양곡창고 일대를 폭격해 국군의 학살을 피해 살아났던 생존자들도 대부분 사망했다. 진실·화해를 위한 과거사 정리위원회는 2007년 11월 오창 양곡창고 보도연맹 희생자 315명을 확정해 발표했고 민 할머니 등 유족들은 2009년 11월 소송을 냈다. 1심 법원은 "원고들이 손해배상청구권을 행사하는데 장애사유가 있었다고 볼 만한 자료가 없다"며 "사건이 발생한 때로부터 5년이 경과한 1955년 7월 손해배상청구권은 시효로 소멸됐다고 봐야 한다"고 원고패소 판결했다. 민 할머니 등은 재판과정에서 "진실·화해를 위한 과거사 정리위가 2007년 11월에야 이 사건의 희생자들을 확정했다"며 "또 과거사 정리위가 당시 '정부가 규명된 진실에 따라 희생자와 유족의 피해를 회복시키기 위해 적절한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밝혔음에도 정부가 다시 소멸시효를 주장하는 것은 금반언의 원칙에도 어긋난다"고 주장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당시 재판부는 "과거사 정리위의 권고는 과거에 존재하던 반민주적, 반인권적 행위에 대한 진상을 규명해 왜곡되거나 은폐된 진실을 바로잡음으로써 과거에 대해 반성하고 국민 화해와 통합을 기하고자 하는 것"이라며 "이를 근거로 국가가 국가배상법상의 불법행위에 기한 손해배상청구권에 관한 시효의 이익을 포기했다거나 시효 주장을 하지 않겠다는 태도를 취했다고 보긴 어렵다"고 밝혔다. 하지만 2심 재판부는 "소멸시효에 따른 항변도 민법의 대원칙인 신의성실의 원칙과 권리남용금지 원칙의 지배를 받는 것"이라면서 "과거사 정리위의 진실 규명 결정이 있었던 2007년 11월까지는 객관적으로 원고들이 권리를 행사할 수 없는 장애사유가 있었다고 할 것"이라며 원심 판결을 깨고 유족들의 손을 들어줬다.
한국전쟁
좌익
보도연맹
신의성실의원칙
권리남용금지원칙
장애사유
금반언의원칙
온라인뉴스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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