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일 전 180일부터 정당 후보자를 지지하는 UCC(이용자제작콘텐츠)배포를 금지하도록 정한 선거법 관련규정은 합헌이라는 헌재결정이 나왔다.
헌법재판소 전원재판부는 정모씨가 "후보자에 대한 지지의 뜻으로 만든 UCC배포를 금지한 공직선거법 제93조1항은 청구인의 표현의 자유를 침해한다"며 낸 헌법소원(2007헌마718)에서 지난달 30일 재판관 3대(합헌) 5대(위헌)의 의견으로 합헌결정을 했다. 재판관 9명 중 과반수인 5명이 위헌의견을 냈으나 위헌선언에 필요한 정족수 6명에는 이르지 못했다. 이공현 재판관은 국제헌법재판기구인 베니스위원회 회의에 참석차 해외출장을 가 평의에 참석하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재판부는 "공직선거법 관련조항은 매체의 형식이 아닌 사람의 관념이나 의사를 시·청각 등에 호소하는 방법으로 다른 사람에게 의사를 전달하는 것에 중점을 두고 있다"며 "UCC는 관념이나 의사전달을 목적으로 하는 것으로 법률조항이 예시하는 매체가 가지는 고유의 기능을 그대로 보유하고 있어 '기타 이와 유사한 것'에 해당한다고 해석돼 죄형법정주의의 명확성의 원칙에 반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이어 "선거에 부당하고 지나친 경쟁을 초래하고 후보자들에 대한 무분별한 흑색선전을 난무하게 해 유권자들의 평온을 해할 우려가 높은 일정한 UCC의 게시·배부 등을 금지하는 것은 선거의 자유와 공정의 보장이라는 목적달성을 위한 적절한 수단에 해당한다"고 설명했다.
반면 김종대·민형기·목영준·송두환 재판관은 "'기타 이와 유사한 것'에 관념 및 의사전달 기능을 가진 모둔 매체나 수단이 포함된다고 해석할 수 없다"며 "구체적 예시에 의해 그 범위와 한계가 명백하게 드러나지 않아 국민이 금지 또는 처벌되는 행위의 범위를 예측하기 어렵고, 법집행기관의 자의적 해석·집행의 가능성을 열어 놓음으로써 헌법상 명확성의 원칙에 위배된다"는 반대의견을 냈다.
이들 재판관은 이어 "법률조항은 선거의 자유와 공정을 보장하기 위한 것으로 입법목적의 정당성은 인정되나, 이용자제작콘텐츠(UCC)의 배포의 경우 후보자의 경제력에 따른 불균형 문제가 심각하지 않고, 후보자간 공정성을 해치거나 선거의 평온을 깨뜨린다고 보기 어려우므로 이를 금지하는 것이 목적달성을 위한 적절한 수단이라 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조대현 재판관도 "UCC는 문자·언어·사진·동영상·음악·미술 등을 이용한 복합적 의사표현방법이지만, 그것을 이용한 선거운동도 문자·도화 등을 이용한 선거운동과 마찬가지로 금지할 이유가 없다"며 "따라서 이 사건 법률조항은 헌법 제37조2항에 정해진 기본권 제한사유도 없이 선거운동의 자유를 제한하는 것이어서 헌법에 위반된다"는 반대의견을 냈다.
정씨는 유권자가 스스로 제작·배포한 UCC도 공직선거법에서 규정한 녹화테이프, 기타 유사한 것에 해당한다는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의 발표를 접한 뒤 이는 헌법상 보장된 표현의 자유를 침해한 것이라며 헌법소원을 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