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뉴타운 후보지가 건축허가 제한지역으로 공고되기 전이라도 다세대주택 건축허가를 해주지 않은 것은 정당하다는 판결이 나왔다.
이번 판결은 분양권 확보를 위해 뉴타운 후보지로 선정된 지구에 다세대주택 건축허가 신청을 내는 사람들이 늘고있는 가운데 나온 것으로 파장이 예상된다.
서울행정법원 행정6부(재판장 박상훈 부장판사)는 20일 서울 흑석동에 가지고 있던 단독주택을 다세대주택으로 신축하려다가 허가를 받지 못한 손모씨가 건축허가 제한지역으로 공시되기 전인데도 건축허가를 내주지 않는 것은 위법하다며 서울시 동작구청장을 상대로 낸 건축허가신청 반려처분취소 청구소송(☞2006구합28734)에서 "반려처분에 공익상의 필요가 인정된다"며 원고 패소판결을 내렸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건축허가를 제한하기로 한 방침이 추진중 이었어도 대외적으로 적법한 공고가 없는 한 그 방침이 건축허가신청을 반려할 적법한 근거가 될 수 없다"면서도 "연쇄적으로 도시관리계획 사업으로 신축될 아파트분양권을 목적으로 하는 건축허가 신청이 남발돼 주거환경 개선이라는 공익적 취지가 몰각되고, 주민들 사이의 이해관계가 대립돼 사업시행 자체에도 지장이 초래될 개연성이 높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이어 "손씨가 건축허가를 받는다고 해도 뉴타운사업지구로 지정되면 신축 건축물은 철거될 가능성이 높으므로 불필요한 자원 낭비가 초래된다"며 "이런 경제적 피해를 방지하기 위한 공익상의 필요에 의해 건축허가신청을 제한한 것은 적절하다"고 덧붙였다.
재판부는 또 "뉴타운개발 사업은 노후 불량 주거지역을 계획적으로 개발해 추진중인 도시관리계획사업"이라며 "기존 건축물에 대한 허가신청이 받아들여질 경우 뉴타운사업지구 지정이 곤란해질 염려가 있어 건축허가신청을 제한 한 것은 적절하므로 관계법규에서 정하는 건축허가제한 사유가 없었더라도 공익상의 필요에 의해 한 반려처분을 위법하다고 볼 수 없다"고 설명했다.
손씨는 서울시 동작구 흑성동 일대에 7세대의 다세대주택 신축을 위한 건축허가신청을 냈으나 동작구청장이'뉴타운사업의 원활한 추진과 건전한 부동산 거래 질서 확립을 위해 허가제한 구역지정 절차를 진행중에 있다'는 등의 이유로 받아들이지않자 재산권침해라며 소송을 냈다.
동작구는 흑석동이 뉴타운지구 후보지로 선정된 2005년 8월말부터 10월말까지 접수된 건축허가신청 5건 중 서울시로부터 '뉴타운 후보지 선정발표에 따른 부동산 투기방지대책'을 수립·시행하라는 요청을 받은 날짜 이후에 접수된 건축허가신청 3건에 대해 다세대주택 건축허가를 해주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