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사가 회사의 최대이익을 위해 직무수행을 한 경우 일정한 요건을 갖추었으면 임무위반으로 인한 손해배상책임이 면책되는 이른바 '경영판단의 원칙'은 이사가 법령을 위반한 때에는 적용되지 않는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대법원 민사3부(주심 이홍훈 대법관)는 대한종금 파산관재인과 예금보험공사가 "부실 대출로 종금사가 손해를 입었다"며 전윤수 전 대한종금 이사회 의장 등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소송 상고심(☞2006다33609)에서 원고 일부패소 판결을 내린 원심을 일부 파기하고 지난달 26일 사건을 서울고법으로 돌려보냈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이사가 임무를 수행함에 있어서 선량한 관리자의 주의의무를 위반해 임무위반으로 인한 손해배상책임이 문제되는 경우에도, 통상의 합리적인 금융기관의 임원이 당시 상황에서 적합한 절차에 따라 회사의 최대이익을 위해 신의성실에 따라 직무를 수행했고 의사결정과정 및 내용이 현저하게 불합리하지 않다면 경영판단의 허용되는 재량범위 내에 있다"며 "하지만 이사가 법령에 위반한 행위에 대하여는 원칙적으로 경영판단의 원칙이 적용되지 않는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또 "회사가 제3자의 명의로 회사주식을 취득하더라도 회사가 자금을 출연하고 주식취득에 따른 손익이 회사에 귀속되는 경우에는 상법이 금지하는 자기주식의 취득에 해당한다"며 "대한종금의 계산 아래 D산업 명의로 대한종금 스스로 발행하는 신주를 인수해 취득한 행위는 자기주식 취득을 금지한 상법과 종금사감독규정을 위반한 행위이므로 경영판단의 원칙이 적용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