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허법원에서 전자소송 서비스를 시작한 지 200일만에 전자소송사건에 대한 첫 대법원판결이 나왔다. 대법원 특별1부(주심 이인복 대법관)는 후라이팬 뚜껑의 디자인권자 김모(56)씨가 (주)N사가 사용하는 디자인은 이미 등록된 자신의 디자인과 비슷하다며 N사를 상대로 낸 권리범위확인소송 상고심(2010후2346)에서 원고패소 판결한 원심을 지난 11일 확정했다.
김씨는 2009년 특허심판원에 자신의 디자인이 침해됐다며 권리범위확인심판을 청구했지만 특허심판원이 김씨의 청구를 기각하자 지난 5월께 특허법원에 소송을 냈다. 김씨는 특허법원에서 전자소송 방식으로 소송을 진행했고 7월, 원고패소 판결을 받자 다시 대법원에 상고장을 제출했다. 상고장 역시 전자소송 방식으로 접수해 김씨의 상고는 대법원에 접수된 첫 번째 전자소송사건으로 기록되기도 했다. 이번 사건은 '민사소송 등에서의 전자문서이용 등에 관한 법률'이 지난 3월 시행된 뒤 내려진 첫 대법원판결로 당사자들은 SMS로 재판결과를 통보받는 등 대법원판결 역시 전자소송의 방식으로 전달됐다.
대법원 관계자는 "전자소송을 도입함으로써 앞으로는 재판진행과정에서 시간과 비용낭비가 줄어들게 되고 또 내년 6월 열리는 아시아·태평양 대법원장회의 등을 통해서 우리나라의 전자소송모델이 국제적 모델로 자리매김할 것을 기대한다"고 전했다. 대법원은 올해 특허법원에 전자소송을 도입한 데 이어 내년에는 행정소송과 개인회생 및 파산사건에, 2012년에는 전체 민사소송과 행정·가사사건 등으로 전자소송을 확대할 것이라고 밝혔다. 대법원은 또 오는 2013년에는 신청·집행사건 등에 전자소송을 도입해 소송절차 전반으로 전자소송을 확대시행할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