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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결] "엄마 명의 빌렸을 뿐 아파트 실소유주는 본인" 주장했으나…법원 "상속세 부과 정당"
어머니가 사망 전 증여한 아파트 매매대금에 거액의 상속세가 부과되자 자녀가 '모친의 이름만 빌렸을 뿐 실소유주는 자신'이라며 소송을 냈지만 1심에서 패소했다. 3일 법조에 따르면 서울행정법원 행정5부(재판장 김순열 부장판사)는 A 씨가 안양세무서와 동작세무서를 상대로 제기한 상속세부과처분 취소소송에서 지난해 11월 30일 원고패소 판결했다(2023구합51779). A 씨는 어머니 B 씨가 사망한 뒤인 2020년 5월 상속세로 1746만 원을 신고했다. 하지만 과세당국은 A 씨에게 사전증여재산이 있다며 2021년 11월 상속세와 가산세 약 1억 원을 더 부과했다. 조사 결과 B 씨가 아파트 매각대금 중 3억3600만 원을 자녀 및 손자녀에게 증여한 사실이 드러났기 때문이다. 또 세입자들로부터 임대차보증금 등으로 받은 5000만 원 상당의 수표를 자녀에게 전달한 것으로 조사됐다. 재판에서 A 씨는 "아파트를 모친 명의로 취득했을 뿐(명의신탁)"이라며 "매매대금과 수표는 고유재산이며 사전증여재산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실제로 A 씨는 2013년 자신이 소유하던 서울 소재 아파트에 대한 권리의무승계 계약서를 작성해 B 씨 앞으로 소유권 이전등기를 마쳤다. B 씨는 2017년 해당 아파트를 매도하고 3억7500만 원을 매매대금으로 받았다. 법원은 A 씨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B 씨가 소유권 이전등기를 마쳐 특별한 사정이 없으면 부동산은 B 씨가 소유했던 것으로 추정된다"며 "명의신탁을 인정할 만한 증거 또한 없다"고 판단했다. 이어 "원고(A 씨)는 고령의 모친인 피상속인을 도와 부동산 임차 등의 업무를 수행하기 위해 편의상 위와 같은 소유권이전등기를 마친 것으로 보이고, 달리 원고가 위 부동산에 관하여 소유권을 보유하고 있었다고 볼 만한 증거가 없다"고 했다. 법원은 또 아파트가 A 씨의 재산임에도 불구하고 매매대금이 자신의 형제자매나 자녀들에게 입금된 점에 대해 A 씨가 해명하지 못했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B 씨의 계좌에서 수표 및 현금이 인출돼 그 중 대부분이 자녀 및 손자녀에게 귀속됐다"며 "원고는 이 사건 부동산 매각대금의 상당 부분이 원고 이외의 사람에게 귀속된 이유에 대해 납득할 만한 설명을 하지 못하고 있다"고 짚었다. A 씨는 1심 판결에 불복해 항소를 제기했다.
상속세
사전증여재산
상속
홍윤지 기자
2024-03-03
금융·보험
형사일반
외국환거래법 위반 혐의 등 1심서 ‘무죄’<br> “범죄의 구성요건 엄격하게 적용한 판결”
[판결] 코인 ‘김치 프리미엄’ 노리고 수조 원 해외 송금했는데…
<사진=pixabay> 한국 가상자산거래소의 시세가 해외 거래소보다 높게 형성되는 이른바 ‘김치 프리미엄’을 노리고 수조 원의 외화를 해외로 송금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일당에게 1심에서 무죄가 선고됐다. 검찰은 그동안 ‘김치 프리미엄’을 이용해 불법 수익을 얻은 일당을 가상화폐를 이용한 환치기 범행으로 보고 차례로 기소했다. 그런데 이러한 검찰의 기소에 제동을 거는 판단이 나오게 되면서 향후 논란이 예상된다. 피고인 A 씨 등은 2021년부터 2022년까지 다수의 은행을 통해 수조 원을 해외로 송금한 혐의를 받았다. 이들은 금융당국의 눈을 피하려고 해외에 무역대금을 보내는 것처럼 꾸몄으며 거액을 원활히 송금하기 위해 무역회사로 위장한 페이퍼컴퍼니를 운영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렇게 보낸 돈으로 해외 코인거래소에서 가상자산을 사들인 뒤 국내 거래소로 전송해 김치 프리미엄이 붙은 가격에 팔았다. 그런데 이들은 외국환거래법 위반·업무방해·특정금융정보법 위반 혐의에서 모두 무죄 판단을 받았다. 3개 혐의 모두 ‘ 무죄’ 검찰은 이들이 정부에 등록하지 않은 채 외국환 업무를 해 외국환거래법을 위반했고 은행의 외환 송금 업무를 방해했다고 주장했다. 또 이들이 가상자산을 매도·매수하는 행위를 업으로 하는 가상자산사업자로서, 금융정보분석원장에 상호와 대표자 성명 등을 신고해야 하는데 이를 하지 않아 특정금융정보법을 위반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법원은 검찰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서울중앙지법 형사5단독 박병곤 판사는 6일 특정금융거래정보의보고및이용등에관한법률(특정금융정보법) 위 반, 업무방해, 외국환거래법 위반 등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A 씨 등 14명에게 무죄를 선고했다(2022고단5940 등). 박 판사는 외국환거래법 위반 혐의에 대해 “피고인들은 페이퍼컴퍼니 명의 계좌로 돈을 모아 은행에 모은 돈을 지급하며 해외 수취업체의 외국 거래은행 계좌로 그 액수에 대응하는 외환을 송금해 달라고 신청했을 뿐, 실제로 해외 수취업체의 외국 거래은행 계좌로 외화송금을 실행한 주체는 은행”이라며 “피고인들의 행위는 기본적으로 은행에 ‘송금 사무 처리를 위임’한 것으로 ‘송금’ 그 자체와는 구별되고, 두 행위는 그 내용과 상대방이 달라 송금 사무 처리를 위임한 행위가 송금행위에 포함된다는 해석은 가능한 해석범위를 벗어난다”고 판시했다. 이어 업무방해 혐의 역시 은행의 외환 송급업무 처리 과정과 심사의무에 비춰 은행의 외화 송금은 업무 담당자 들의 불충분한 심사에 기인한 것으로 볼 수 있다고 판단, “피고인들의 행위가 위계로써 은행들의 외환 송금업무를 방해한 경우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다”고 설명했다. 특정금융정보법 위반 혐의 또한 “피고인들의 행위는 해외 공범을 통해 해외 가상자산거래소에서 매수한 가상자산을 국내 가상자산거래소로 전송한 후 국내 가상자산거래소에서 매도해 시세 차익을 얻는 거래를 계속·반복적으로 행한 것인데, 그 과정에서 피고인들이 불특정 다수 고객을 상대로 반복적인 영업행위를 했다고 볼 수 없다”며 “피고인들을 특정금융정보법상 가상자산사업자에 해당한다고 해석하는 것은 죄형 법정주의 원칙에 어긋난다”고 밝혔다. 변호인이 보는 판결 의의는 이 사건에서 일부 피고인을 변호한 유상재(61·사법연수원 21기) 법무법인 로백스 변호사는 “김치 프리미엄에 따 른 시세차익을 목적으로 무역대금을 가장한 동종 유사 사건에서 유죄판결이 선고되는 경우가 많았다”며 “이번 판결은 죄형법정주의를 포함한 합헌적 헌법 해석의 관점에서 범죄의 구성요건 해당 성 여부를 엄격하게 해석 적용한 판결로서 의미가 크다”고 설명했다. 이어 외국환거래법 위반 혐의와 관련해 “외국환거래법의 명문규정상 피고인들의 행위는 지급과 관련한 송금절차 위반행위로서 과태료 부과처분 대상으로 볼 수 있을 뿐 형사처벌의 대상이 될 수 없음을 명확히 한 판결”이라고 말했다. 또 특정금융정보법 위반 혐의와 관련해서도 “개정 특정금융정보법 시행 이후 시세차익을 목적으로 국내외 가상자산거래소를 통해 가상자산 거래행위를 했던 시장 참여자들에게 신고의무가 있음을 전제로 특정금융정보법 위반으로 공소가 제기된 선례적인 사건인데, 이 판결을 통해 피고인들의 행위가 신고를 필요로 하는 가상자산거래업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점을 명확히 했다”고 설명했다.
코인
외국환거래
특정금융정보법
김치프리미엄
박수연 기자
2024-02-14
형사일반
[판결] 부부 속여 5억7000억원 갈취한 사기범…대법원 "가중처벌법 적용"
부부를 속여 부동산 사기를 벌인 뒤 돈은 각각 따로 송금 받은 사기범에 대해 하나의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간주해 특정 금액 이상의 사기를 가중처벌하는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을 적용할 수 있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대법원 형사2부(주심 권영준 대법관)는 특경가법 위반(사기) 등 혐의로 기소된 부동산 개발업자 A 씨에게 징역 1년10개월을 선고한 원심판결을 지난달 21일 확정했다(2023도13514). A 씨는 2010~2011년 부부인 피해자들에게 양평군 옥쳔면의 임야를 분양해 원금과 수익금을 지급하겠다고 속인 뒤 부부 중 한 사람으로부터 4억7500만 원을, 다른 한 사람으로부터 1억 원을 받은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이와 유사한 수법으로 다른 피해자들로부터 4000만 원, 2억2000만 원, 1억3500만 원을 받은 혐의, 2022년 2월 무면허 운전을 한 혐의도 받았다. 사건의 쟁점은 부부를 대상으로 한 사기에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을 적용할 수 있는지 여부였다. 해당 법은 사기로 취한 돈이 5억 원 이상이면 3년 이상 징역, 50억 원 이상이면 무기 또는 5년 이상 징역에 처하도록 규정한다. 재판에서 A 씨 측은 "부부별산제의 원칙에 비추어 볼 때 피해자들의 피해법익은 독립한 것이므로 공소사실은 각 피해자에 대한 각각의 사기죄를 구성해 양자가 실체적 경합관계(여러 개의 죄)에 있다"며 원심 법원이 이를 포괄일죄(하나의 죄)로 판단해 사기죄의 이득액이 5억 원을 넘는 경우에 가중처벌하는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을 잘못 적용하는 잘못을 저질렀다고 주장했다. 5억7500만 원짜리 범행 1건이 아닌 4억7500만 원과 1억 원짜리 범행 총 2건을 한 것으로 판단해야 한다는 취지였다. 하지만 1심은 혐의를 모두 유죄로 인정해 징역 5년 6개월을 선고했다. 2심도 유죄 판단을 했으나 처벌불원서가 제출된 점 등을 고려해 징역 1년 6개월로 감형했다. A 씨가 상고했으나 대법원의 판단도 같았다. 대법원은 "피고인의 피해자들에 대한 기망행위는 공통으로 이루어졌고, 피해자들도 노후 대비를 위한 자산 증식이라는 공통의 목적 아래 공동재산의 매도대금을 재원으로 삼아 공통으로 투자 결정에 이르렀다"며 "각 피해자의 송금 내역 및 송금 합계액, 근저당권의 채권최고액 등에 비추어 볼 때, 피고인 역시 피해자들이 부부로서 공통의 이해관계를 가진다는 인식 아래 피해자들의 투자금 전체에 관해 편의상 피해자에게 사후적으로 담보를 설정해 주었던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이어 "사건에 나타난 기망행위의 공통성, 기망행위에 이르게 된 경위, 재산 교부에 관한 의사결정의 공통성, 재산의 형성·유지 과정, 재산 교부의 목적 및 방법, 기망행위 이후의 정황 등 모든 사정을 고려하여 보면, 피해자들에 대한 사기죄의 피해법익은 동일하다고 평가될 수 있으므로 이들에 대한 사기죄는 포괄일죄를 구성한다"고 판시했다. A 씨 측의 양형부당 주장에 대해서는 "형사소송법 제383조 제4호에 의하면 사형, 무기 또는 10년 이상의 징역이나 금고가 선고된 사건에서만 양형부당을 사유로 한 상고가 허용된다"며 "피고인에 대해 그보다 가벼운 형이 선고된 이 사건에서 형이 너무 무거워 부당하다는 취지의 주장은 적법한 상고이유가 되지 못한다"며 받아들이지 않았다.
부동산사기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
가중처벌
사기
홍윤지 기자
2024-01-19
민사일반
선거·정치
[판결] "文 4·3추념사 명예훼손 아냐" 이승만기념사업회 2심도 패소
<사진=연합뉴스> 이승만 건국대통령 기념사업회와 4·3 사건 당시 사망한 제주 함덕지서 경찰관 유족이 문재인 전 대통령의 4·3사건 추념사로 명예가 훼손됐다며 위자료 청구 소송을 냈지만 항소심에서도 패소했다. 서울고법 민사34-2부(김경란·권혁중·이재영 부장판사)는 17일 사단법인 이승만건국대통령기념사업회와 경찰관 유족이 문 전 대통령을 상대로 낸 위자료 등 청구 소송(2023나2029964) 항소심에서 1심과 같이 원고패소 판결했다. 앞서 사업회와 유족은 문 전 대통령이 2020년, 2021년 4·3사건 희생자 추념사에서 공산세력을 미화하고, 진압을 지시한 이승만 전 대통령과 진압에 동원된 군경을 살인범으로 매도하는 등 자신들의 명예를 훼손했다며 2021년 8월 정신적 손해에 관한 위자료를 지급하라는 소송을 제기했다. 이들은 위자료로 각 1000만 원을 청구했다. 하지만 1심은 지난해 6월 "문 전 대통령이 추념사에서 사업회 등과 관련된 사실을 적시하거나 이 전 대통령, 피해 경찰관의 사회적 평가를 침해할 정도로 구체적 표현을 한 사실이 없다"며 "문 전 대통령이 이들의 명예를 훼손했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해 원고패소 판결했다. 사업회와 유족은 1심 판결에 불복해 항소했지만, 항소심은 이를 기각했다.
이승만
명예훼손
위자료
문재인
이용경 기자
2024-01-17
민사일반
부동산·건축
[판결] 임차인이 “갱신요구권 행사 안해” 했다가 잔금 지급일 직전 행사… 대법원 “매매계약에 사정변경이 생겼다고 봐야”
아파트 매매계약을 체결한 상황에서 임차인이 갱신요구권을 행사하지 않겠다고 했다가 잔금 지급일 직전 갱신요구권을 행사했다면, 매매계약에 사정변경이 생겼다고 볼 수 있다는 대법원 판단이 나왔다. 대법원 민사2부(주심 이동원 대법관)는 지난 12월 7일 A 씨가 B 씨를 상대로 제기한 소유권이전등기 소송 상고심에서 원고패소 판결한 원심을 파기하고 사건을 인천지법으로 돌려보냈다(2023다269139). A 씨는 2021년 1월 B 씨로부터 인천 연수구의 아파트를 11억 원에 매수하기로 하는 가계약을 체결하고, 계약금으로 1억1000만 원을 지급했다. 이후 A 씨와 B 씨는 본계약을 체결했는데, 계약 체결 무렵 아파트에는 임차인인 C 씨가 같은 해 10월까지로 임대차계약을 체결하고 거주 중이었다. 이때 A 씨와 B 씨의 매매계약 체결을 중개한 공인중개사는 C 씨와 통화해 C 씨가 임대차계약기간 만료 후 계약갱신요구권을 행사하지 않고 아파트를 인도할 것임을 확인받았다. 이에 따라 매매계약 특약사항에는 C 씨의 임대차보증금 5억 원은 A 씨에게 승계 조건이라는 등의 내용이 포함됐다. 그런데 잔금 지급일 직전 C 씨는 갑자기 갱신요구권을 행사해 아파트에 2년 더 거주하겠다고 통보했다. 그러자 이 아파트에 실거주할 목적으로 계약을 체결했던 A 씨는 B 씨에게 잔금 지급을 하지 않았고, B 씨는 이를 이유로 계약 해제 의사를 표시했다. 이에 대해 A 씨는 “B 씨는 C 씨의 의사를 전달했을 뿐 C 씨의 임대차계약을 종료시켜 아파트를 인도할 의무를 이행제공하지 않아 잔금을 지급하지 않은 것이므로 매매계약에 따른 채무를 불이행한 것이 아니다”라며 “매매계약에 따른 소유권이전등기 절차를 이행하라”는 취지의 소송을 제기했다. B 씨는 “A 씨는 C 씨의 계약갱신요구권 행사를 빌미삼아 잔금지급의무를 이행하지 않으면서 임차인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 한 소유권이전등기에 필요한 서류를 제공받더라도 잔금을 지급할 의사가 없다는 의사를 명백히 했다”고 맞섰다. 1심은 A 씨의 주장을 일부 받아들여 “B 씨가 A 씨로부터 잔금 1억9000만 원을 지급받음과 동시에 A 씨에게 소유권이전등기 절차를 이행하라”고 했다. 1심은 C 씨의 계약갱신요구권이 주택임대차보호법상 보호되는 임차인의 권리로서 임대인이 이를 거부할 수 없다거나 그 행사 여부가 오로지 C 씨의 의사에 달린 것이라고 하더라도, B 씨의 아파트에 대한 인도의무가 면제된다고 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 2심에서는 이 판단이 뒤집혔다. 2심은 “A 씨와 B 씨 간 매매계약의 특약사항으로 ‘임대차보증금은 A 씨에게 승계 조건이며 임대 만기는 2021년 10월, 실제 명도는 2021년 12월로 한다’는 내용을 기재했다고 해서 아파트 인도의무가 2021년 12월로 유예되고 A 씨의 잔금지급의무가 선이행의무가 된다고 볼 수 없다”며 “이 같은 방법으로 목적물 인도의무를 이행한 B 씨에게 2021년 12월까지 C 씨와의 임대차계약을 종료시켜 아파트를 A 씨에게 현실인도할 의무가 있다고 보기도 어렵다”고 밝혔다. 하지만 대법원 판단은 달랐다. 재판부는 “이 사건 매매계약에는 ‘매도인은 매매대금의 잔금 수령과 동시에 매수인에게 소유권 이전등기에 필요한 모든 서류를 교부하고 등기절차에 협력한다’는 내용과 특약사항으로 ‘실제 명도는 2021년 12월로 한다’고 정하고 있다. 매매계약 문언 해석상 쌍방이 B 씨의 현실인도의무 이행일은 2021년 12월로 하되 임차인에 대한 아파트 반환청구권 양도에 의한 간접점유 이전의무는 그보다 앞서 잔금 지급, 소유권 이전등기 의무의 이행과 함께 이행하기로 합의했다고 볼 수 있다”며 “이러한 해석은 완전한 권리의 이전을 목적으로 하는 매매계약의 성격이나 이 사건 매매계약 체결 당시 당사자 쌍방의 동기, 목적, 계약체결 경위 등의 통념에 부합한다”고 했다. 이어 “매매계약 체결 당시 갱신요구권을 행사하지 않겠다고 한 C 씨가 잔금 지급일 직전 갱신요구권을 행사했고, 이에 따라 B 씨의 현실인도의무의 이행이 곤란할 현저한 사정변경이 생겼다고 볼 수 있다”며 “당초 계약 내용에 따른 A 씨의 선이행의무를 이행하게 하는 것이 공평과 신의칙에 반하게 됐다고 볼 여지가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 같은 사정변경은 B 씨의 해제권 행사시까지 해소되지 않아 A 씨의 잔금 지급의무의 이행거절이 정당한 것은 아닌지, 그 결과 A 씨의 의무 불이행을 이유로 한 B 씨의 해제권 행사에 문제는 없는지 심리할 필요가 있다”고 판시했다.
선이행의무
임차인
갱신요구권
아파트매매
한수현 기자
2024-01-01
민사일반
서울중앙지법, 7일 소 각하<br> 재판부 "확인의 이익 없어"
[판결] 삼성家 상대 '인왕제색도 소유권' 확인 소송, 1심서 각하
<사진=연합뉴스> 서예가 고(故) 손재형 씨의 장손 손원경 씨가 겸재 정선이 그린 국보 '인왕제색도(국보 제216호)'에 대한 소유권을 주장하며 삼성가에 소유권 확인 소송을 제기했지만 각하됐다. 서울중앙지법 민사31부(재판장 김상우 부장판사)는 7일 손 씨가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과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 이서현 삼성복지재단 이사장을 상대로 낸 소유권 확인 소송(2022가합523534)을 각하했다. 손 씨는 2022년 4월 "인왕제색도의 8분의 1 지분에 관한 소유권이 있다"며 소송을 냈다. 특히 "조부는 생전에 고(故) 이병철 회장에게 인왕제색도를 담보로 제공하고 금전을 빌렸지만, 이를 갚지 못한 상태에서 사망했다"며 "이후 조부의 공동상속인 중 일부에 불과한 친척들은 아무런 동의 없이 고(故) 이건희 회장에게 인왕제색도를 임의로 매도했는데, 이는 무권리자에 의한 처분행위로서 모두 무효"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재판부는 "확인의 소는 원고의 법적 지위가 불안하거나 위험할 때 그 불안과 위험을 제거함에 있어 확인 판결로 판단하는 것이 가장 유효 적절한 수단인 경우에 인정된다"며 "이행을 청구하는 소를 제기할 수 있는데도 불구하고 확인의 소를 제기하는 것은 분쟁의 종국적 해결 방법이 아니어서 확인의 이익이 없다"며 손 씨의 소송을 각하했다. 재판부는 "손 씨로서는 주장 사실을 증명해 대한민국 또는 이 회장 등을 상대로 인왕제색도의 인도를 청구하는 이행의 소를 제기할 수 있다"며 "손 씨가 이 회장 등을 상대로 인왕제색도 내지는 그 공유지분이 손 씨 본인의 소유라는 확인을 구하는 것이 손 씨의 권리 또는 법률상 지위에 현존하는 불안과 위험을 제거하는 가장 유효 적절한 수단이라거나 인왕제색도의 소유권을 둘러싼 분쟁의 종국적 해결방법이라고 볼 수 없다"고 판시했다. 이 회장 등은 2021년 4월 인왕제색도를 포함해 이건희 회장이 생전에 소장하고 있던 미술품들을 국립중앙박물관에 기증했다.
인왕제색도
삼성
소유권
미술품
이용경 기자
2023-12-07
주택·상가임대차
형사일반
[판결] '강서구 빌라왕' 배후 컨설팅업체 대표 항소심도 징역 8년
<사진=연합뉴스> 이른바 '강서구 빌라왕' 사건의 핵심 배후자 역할을 한 혐의로 1심에서 중형이 선고된 부동산 컨설팅업체 대표에게 항소심에서도 징역 8년이 선고됐다. 서울중앙지법 형사4-3부(재판장 이훈재·양지정·이태우 부장판사)는 28일 사기 혐의로 기소된 신모 씨에 대한 선고기일을 열었다. 재판부는 검사와 피고인 양쪽의 항소를 기각하고 징역 8년을 선고한 원심 판결을 유지했다(2023노1998). 재판부는 "피고인은 공범이 정상적으로 임대차 보증금을 반환하지 못할 것을 알면서도 순차적·암묵적으로 공모해 범행을 저질렀다"고 판시했다. 이어 "피고인과 공범들 사이에 직접적인 연락이 없었고 피고인이 임대차 당사자로 나서지 않았다고 할지라도 매도 중개인, 임차 중개인 등과 공모해 리베이트 이익 취득을 위해 임차인인 피해자들로 하여금 임대차 보증금을 지급하도록 한 점에서 사기죄가 형성된다"고 판시했다. 재판부는 "피고인이 일부 피해자들과 합의한 것으로 보이나 피해 규모와 사건의 전체적인 내용에 비춰봤을 때 특별한 양형자료가 제출되지 않았고 피고인과 검사가 함께 항소한 점을 고려했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신 씨는 2019년 7월~2020년 8월 자신의 부동산 컨설팅 업체를 통해 공범 김모 씨와 함께 여러 사람 명의를 빌려 '무자본 갭투기' 방식으로 다세대 주택을 사들인 뒤 세입자들의 전세보증금을 가로챈 혐의를 받는다. 무자본 갭투기는 임대차와 매매 계약을 동시에 진행해 자기 자본이 없이 임차인의 전세보증금으로 부동산 매매 대금을 충당하는 수법이다. 신 씨는 피해자 37명에게 80억300만 원을 편취한 것으로 조사됐다. 앞서 신 씨는 서울 강서구에서 빌라 오피스텔 240여 채를 갭투자로 매입한 뒤 임대 사업을 벌이다 2021년 숨진 '강서구 빌라왕' 정모 씨의 배후로 지목됐다. 지난 7월 1심 재판부인 서울중앙지법 형사10단독 강민호 부장판사는 신 씨에게 징역 8년을 선고했다. 이에 피고인과 검찰은 쌍방 항소했다.
임대차보증금
전세사기
빌라왕
홍윤지 기자
2023-11-28
선거·정치
형사일반
[판결] '용인시장 시절 뇌물 수수' 정찬민 의원 징역 7년 확정…의원직 상실
정찬민 의원 <사진=연합뉴스> 경기 용인시장으로 재직하며 부동산 개발업자에게 인허가 편의를 제공하고 수억 원의 뇌물을 받은 혐의로 기소된 정찬민 국민의힘 의원에게 징역형을 내린 원심이 확정됐다. 대법원이 실형을 확정함에 따라 정 의원은 의원직을 잃게 됐다. 대법원 형사1부(주심 오경미 대법관)은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뇌물 등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정의원의 상고심에서 징역 7년과 벌금 5억 원을 선고한 원심 판결을 18일 확정했다(2023도5901). 금고형 이상의 형벌을 확정받은 국회의원은 국회법과 공직선거법에 따라 피선거권이 박탈돼 의원직을 상실한다. 정 의원은 용인시장이던 2014년 7월부터 2017년 2월 용인시 기흥구 보라동에 타운하우스 개발사업을 하던 부동산 개발업자 A 씨에게 인·허가 편의를 제공하는 대가로 총 3억5000여만 원 상당의 뇌물을 수수한 혐의를 받았다. A 씨는 사업 부지 내 토지 4개 필지를 정 의원의 친형과 친구에게 시세보다 2억9000여만 원 저렴하게 팔았으며 정 의원의 토지 취득·등록세 5600만 원을 대납한 것으로 검찰 수사 결과 드러났다. 쟁점은 정 의원이 개발 허가 등 시장 직무에 관해 A 씨로부터 인·허가 편의 제공 관련 부정 청탁을 받고 친형 등 제3자에게 토지를 저가에 매도하게 한 사실을 인정할 수 있는지 여부였다. 1심은 정 의원의 혐의를 모두 유죄로 인정해 징역 7년과 벌금 5억 원의 형을 내렸다. 항소심은 1심과 같은 형량을 유지하면서 정 의원의 토지 1개 필지에 대해 몰수 명령을 내렸다. 대법원은 항소심 판결에 법리오해를 한 잘못이 없다고 보고 정 의원의 상고를 기각했다.
정찬민
뇌물
청탁
홍윤지 기자
2023-08-18
금융·보험
민사일반
"타인으로 수익자 지정하면, 신탁계약상 수익권은 위탁자의 책임재산 아냐"
[판결] “신탁계약상 타인으로 수익자 지정하면 수익권은 …”
신탁계약에서 위탁자와 수탁자는 신탁행위로서 위탁자가 아닌 다른 사람을 수익자로 지정할 수 있으며, 이때 신탁계약상의 수익권은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그 수익자에게 귀속되므로 위탁자의 책임재산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다는 대법원 첫 판단이 나왔다. 대법원 민사3부(주심 노정희 대법관)는 신용보증기금이 A 씨(소송대리인 법무법인 영진 강다혜, 김일진, 송시헌, 송영미 변호사)를 상대로 낸 부당이득금 반환소송(2023다234096)에서 원소승소 판결한 원심을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서부지법으로 돌려보냈다. 신용보증기금은 A 씨의 형인 B 씨에 대해 2억 원의 채권을 가진 채권자다. 2004년 6월 A 씨는 B 씨의 명의로 아파트를 매수한 뒤, 두달여 뒤 B 씨의 명의로 소유권이전등기를 마쳤다. B 씨는 2008년 1월 8일 신탁회사와 해당 아파트에 대해 담보신탁계약을 체결했다. 우선수익자는 농협중앙회였고, 수익자는 A 씨였다. 특약사항에 따르면 신탁부동산의 소유권은 수익자(A 씨)에게 귀속하기로 되어있었다. 이튿날 해당 신탁을 원인으로 한 신탁회사 명의의 소유권이전등기가 마쳐졌다. B 씨는 2008년 1월 우선수익권을 담보로 농협중앙회로부터 1억 3000만 원을 대출 받았다. 이후 2016년 8월 A 씨는 B 씨에게 해당 아파트를 매수하는 매매계약을 체결했다. 신탁회사는 A 씨에게 해당 아파트에 대해 신탁재산의 귀속을 원인으로 한 소유권이전등기를 마쳐줬다. A 씨는 해당 아파트에 대해 근저당권자 모 은행, 채권최고액 2억 4000만 원의 근저당권설정등기를 마쳐주고 대출을 받았다. 그런데 해당 아파트 매매계약 당시 B 씨는 별다른 재산이 없었고, 오히려 채무가 자산을 초과하는 상태였다. 이에 신용보증기금은 "B 씨가 A 씨에게 아파트를 판 행위가 신용보증기금에 대한 사해행위에 해당하니, 매매계약의 취소와 가액배상 방법으로 원상회복하라"라며 소송을 냈다. 이 사건에서는 부동산 담보신탁계약의 위탁자인 채무자가 신탁관계의 존속 중 제3자에게 신탁부동산을 매도한 것이 사해행위에 해당하는지 여부가 쟁점이었다. 재판부는 "신탁법상의 신탁재산은 수탁자의 고유재산으로부터 구별되어 관리될 뿐만 아니라 위탁자의 재산권으로부터도 분리되어 독립성을 갖게 되고, 그 독립성에 의하여 위탁자 고유의 이해관계로부터 분리된다"며 "따라서 신탁재산은 위탁자의 일반채권자의 공동담보로 제공되는 책임재산이라고 할 수 없어 이 사건의 아파트는 B 씨의 신탁에 따라 신탁재산으로 신탁회사에 소유권이 귀속되고 위탁자인 B 씨의 재산권으로부터 분리되어 독립성을 갖게 되므로, B 씨의 책임재산이라고 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 그러면서 "위탁자가 부동산에 관해 신탁을 하면서 수익자로 위탁자를 지정한 경우에는 위탁자가 가지는 신탁계약상의 수익권이 위탁자의 책임재산이 되지만, 신탁계약에서 위탁자와 수탁자가 신탁행위로서 위탁자가 아닌 다른 사람을 수익자로 지정한 경우에는 신탁계약상의 수익권은 그 수익자에게 귀속되기 때문에 위탁자의 책임재산이라고 볼 수 없다"고 설명했다. 이어 "신탁계약상 수익자가 B 씨가 아닌 금융기관(우선수익자) 및 A 씨(수익자)로 지정됐으므로, 신탁계약상 수익권 역시 B 씨의 책임재산으로 볼 수 없다"며 "B 씨는 아파트 매매계약 체결 당시 별다른 재산을 가지고 있지 않았고, 아파트나 신탁계약상 수익권이 B 씨의 책임재산에 해당하지도 않았으므로 B 씨와 A 씨 사이의 매매계약 체결행위로 인해 B 씨의 책임재산에 부족이 생기게 되었다고 볼 수 없어 이를 사해행위라고 하기 어렵다"고 덧붙였다. 앞서 1,2심은 원고 일부승소 판결했다.
신탁계약
신용보증기금
부동산담보
사해행위
박수연 기자
2023-08-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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