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그룹과 현대차그룹이 증권회사 명칭을 둘러싸고 벌인 법정싸움에서 현대그룹측이 승리했다.
서울중앙지법 민사50부(재판장 이동명 수석부장판사)는 16일 현대그룹의 현대증권(주)가 “동일업종 회사인 옛 신흥증권이 ‘현대차IB증권’으로 상호를 바꾼 것은 같은 계열사로 오인할 우려가 있다”며 현대차그룹이 최근 인수한 현대차IB증권(주)를 상대로 낸 부정경쟁행위중지등 가처분(2008카합1060)에서 일부인용 결정을 내렸다.
재판부는 결정문에서 “‘현대차’와 ‘현대’는 표장 외관과 호칭이 다소 다르기는 하지만 아직은 범현대그룹의 계열분리현황이 증권업 일반 수요자들에게 널리 알려져 있지 않다”면서 “‘현대’라는 기업과 ‘현대차’라는 표장을 사용하는 기업이 동일한 회사이거나 서로 계열관계에 있는 회사인 것으로 생각할 개연성이 크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이어 “계열이 분리되고 어느 계열에 속하는 기업이 ‘현대’라는 표장을 사용해 이미 주지·저명성을 획득한 상황에서 다른 계열에 속한 기업이 신규로 동일·유사한 업종에 진출하는 경우까지 ‘현대’명칭을 포함하는 표장을 사용할 수 있도록 한다면 그 기업이 쌓아왔던 명성과 신뢰가 희석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