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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건축
[판결] “상호명의신탁 해지 했어도 등기 없이 제3자에게 소유권 주장 못 해”
상호명의신탁이 합의로 해지된 상황이어서 실질적인 소유자가 따로 있더라도, 등기 이전 없이는 명의신탁자가 명의수탁자로부터 소유권을 승계 취득한 제3자에게 소유권을 주장할 수 없다는 대법원 판단이 나왔다. 대법원 민사3부(주심 안철상 대법관)는 지난달 28일 A 씨(소송대리인 이시훈 변호사)가 B 씨 등을 상대로 제기한 토지지료 청구소송 상고심에서 원고패소한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인천지법으로 돌려보냈다(2023다260972). B 씨의 부모는 1970년경 서울시 성북구 일대의 토지 중 일부를 취득한 후 건물을 신축하고 1984년 10월경 공유지분 절반씩 소유권보존등기를 마쳤다. 이 토지는 분할 전 B 씨의 부모를 비롯한 공유자 여러 명의 공유로 등기돼 있었으나 내부적으로는 각 공유자가 분할 전 토지 중 특정 부분을 소유하는 구분 소유적 공유관계에 있었다. 1998년경 공유자들은 구분소유적 공유관계를 해소하기로 하고 각 소유 부분에 관해 분필등기를 바친 후 2000년 1월 각 소유 부분에 관해 상호 명의신탁을 해지하고 소유권이전등기를 해주는 내용의 재판상 화해를 했다. 공유자 중 한 명인 C 씨는 2000년 5월경 해당 토지의 일부에 관해 화해조서에 따라 소유권이전등기를 마쳤으나, B 씨의 부모는 화해조서에 따른 소유권이전등기를 마치지 않았다. 그 때문에 해당 토지는 여전히 공유자들의 공유로 등기가 된 상태로 있었다. C 씨는 그 토지의 일부에 관해 지분등기가 된 상태에서 사망해 그 상속인들이 협의분할 상속을 원인으로 해당 지분의 소유권이전등기를 마쳤는데, 상속인 중 일부의 지분을 A 씨가 2020년 11월 경매로 취득하고 소유권이전등기도 마쳤다. B 씨의 부모도 사망 이후 자녀들에게 5분의 1지분씩 상속했고, B 씨는 A 씨를 제외한 나머지 공유자들의 공유지분 전부에 관해 2000년 1월 명의신탁해지를 원인으로 소유권 이전등기를 마쳤다. A 씨는 “해당 토지의 일부 지분의 소유자인데, 토지상 이 건물의 소유자인 B 씨 등에 대해 법정지상권의 성립을 전제로 지료 혹은 건물 성립 시 토지와 건물의 소유자가 달랐으므로 법정지상권이 성립하지 않음을 전제로 지료 상당의 부당이득을 반환하라”며 소송을 제기했다. 법정지상권이란 토지와 건물 중 하나의 소유자가 바뀌었을 때, 토지 소유자의 의사에 상관없이 법률에 따라 건물을 계속 사용할 수 있도록 하는 권리다. 1심은 “등기부상 공유지분을 갖는다고 해도, 그 공유지분등기는 명의인이 아무런 권리를 가지지 않는 목적물에 관한 것으로서 효력이 없다”며 “이를 승계 취득한 A 씨 또한 그 권리를 주장할 수 없다”며 A 씨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2심도 “해당 토지에 관한 C 씨와 B 씨 등 사이의 구분 소유적 공유관계는 이미 해소됐다”며 “등기부상 C 씨 또는 그 상속인들 명의의 공유지분등기가 남아있어도 명의인이 아무런 권리를 가지지 않는 목적물에 관한 것으로서 효력이 없고, 이를 승계 취득한 A 씨 또한 그 권리를 주장할 수 없다”며 A 씨의 항소를 기각했다. 하지만 대법원 판단은 달랐다. 대법원은 “공유자들 사이에 상호명의신탁이 해지됐더라도 B 씨 등이 일부 지분에 관한 소유권이전등기를 이전받지 않았으므로 외부 관계에서 해당 지분에 관한 소유권은 C 씨의 상속인들에게 있고 그 상속인으로부터 경매로 지분을 취득한 A 씨가 그 지분의 소유자”라고 밝혔다. 이어 “원심은 B 씨 등이 해당 지분의 소유자라고 판단했고, 이러한 원심 판단에는 명의신탁 해지의 효력에 관한 법리 등을 오해해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있다”고 했다. A 씨를 대리한 이시훈(40·변호사시험 2회) 법무법인 슈가스퀘어 변호사는 “민법 제186조는 소유권의 변경에 대해 등기해야 효력이 생긴다는 원칙을 천명하고 있고, 민법 제187조에서는 ‘상속, 공용징수, 판결, 경매 기타 법률의 규정에 의한 부동산에 관한 물권의 취득’만을 등기 없이 물권변동이 일어나는 예외 사유로 삼고 있다”며 “이번 대법원 판결은 등기에 기초한 물권변동을 원칙으로 삼아야 한다는 법리를 다시금 널리 선언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상호명의신탁이 해소되었다 하더라도 ‘명의신탁 법리’에 따라 대외적으로 소유권 변동이 있었던 것으로 봐서는 안 되고 대내적인 소유권 변동만 있었던 것으로 봐야 한다고 주장했다”며 “대법원에선 상호명의신탁에서만 등기에 기초한 물권변동 원칙의 예외를 인정할 필요가 없다고 본 것”이라고 설명했다.
명의신탁
구분소유
공유
등기
한수현 기자
2024-01-24
민사일반
부동산·건축
[판결] 임차인이 “갱신요구권 행사 안해” 했다가 잔금 지급일 직전 행사… 대법원 “매매계약에 사정변경이 생겼다고 봐야”
아파트 매매계약을 체결한 상황에서 임차인이 갱신요구권을 행사하지 않겠다고 했다가 잔금 지급일 직전 갱신요구권을 행사했다면, 매매계약에 사정변경이 생겼다고 볼 수 있다는 대법원 판단이 나왔다. 대법원 민사2부(주심 이동원 대법관)는 지난 12월 7일 A 씨가 B 씨를 상대로 제기한 소유권이전등기 소송 상고심에서 원고패소 판결한 원심을 파기하고 사건을 인천지법으로 돌려보냈다(2023다269139). A 씨는 2021년 1월 B 씨로부터 인천 연수구의 아파트를 11억 원에 매수하기로 하는 가계약을 체결하고, 계약금으로 1억1000만 원을 지급했다. 이후 A 씨와 B 씨는 본계약을 체결했는데, 계약 체결 무렵 아파트에는 임차인인 C 씨가 같은 해 10월까지로 임대차계약을 체결하고 거주 중이었다. 이때 A 씨와 B 씨의 매매계약 체결을 중개한 공인중개사는 C 씨와 통화해 C 씨가 임대차계약기간 만료 후 계약갱신요구권을 행사하지 않고 아파트를 인도할 것임을 확인받았다. 이에 따라 매매계약 특약사항에는 C 씨의 임대차보증금 5억 원은 A 씨에게 승계 조건이라는 등의 내용이 포함됐다. 그런데 잔금 지급일 직전 C 씨는 갑자기 갱신요구권을 행사해 아파트에 2년 더 거주하겠다고 통보했다. 그러자 이 아파트에 실거주할 목적으로 계약을 체결했던 A 씨는 B 씨에게 잔금 지급을 하지 않았고, B 씨는 이를 이유로 계약 해제 의사를 표시했다. 이에 대해 A 씨는 “B 씨는 C 씨의 의사를 전달했을 뿐 C 씨의 임대차계약을 종료시켜 아파트를 인도할 의무를 이행제공하지 않아 잔금을 지급하지 않은 것이므로 매매계약에 따른 채무를 불이행한 것이 아니다”라며 “매매계약에 따른 소유권이전등기 절차를 이행하라”는 취지의 소송을 제기했다. B 씨는 “A 씨는 C 씨의 계약갱신요구권 행사를 빌미삼아 잔금지급의무를 이행하지 않으면서 임차인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 한 소유권이전등기에 필요한 서류를 제공받더라도 잔금을 지급할 의사가 없다는 의사를 명백히 했다”고 맞섰다. 1심은 A 씨의 주장을 일부 받아들여 “B 씨가 A 씨로부터 잔금 1억9000만 원을 지급받음과 동시에 A 씨에게 소유권이전등기 절차를 이행하라”고 했다. 1심은 C 씨의 계약갱신요구권이 주택임대차보호법상 보호되는 임차인의 권리로서 임대인이 이를 거부할 수 없다거나 그 행사 여부가 오로지 C 씨의 의사에 달린 것이라고 하더라도, B 씨의 아파트에 대한 인도의무가 면제된다고 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 2심에서는 이 판단이 뒤집혔다. 2심은 “A 씨와 B 씨 간 매매계약의 특약사항으로 ‘임대차보증금은 A 씨에게 승계 조건이며 임대 만기는 2021년 10월, 실제 명도는 2021년 12월로 한다’는 내용을 기재했다고 해서 아파트 인도의무가 2021년 12월로 유예되고 A 씨의 잔금지급의무가 선이행의무가 된다고 볼 수 없다”며 “이 같은 방법으로 목적물 인도의무를 이행한 B 씨에게 2021년 12월까지 C 씨와의 임대차계약을 종료시켜 아파트를 A 씨에게 현실인도할 의무가 있다고 보기도 어렵다”고 밝혔다. 하지만 대법원 판단은 달랐다. 재판부는 “이 사건 매매계약에는 ‘매도인은 매매대금의 잔금 수령과 동시에 매수인에게 소유권 이전등기에 필요한 모든 서류를 교부하고 등기절차에 협력한다’는 내용과 특약사항으로 ‘실제 명도는 2021년 12월로 한다’고 정하고 있다. 매매계약 문언 해석상 쌍방이 B 씨의 현실인도의무 이행일은 2021년 12월로 하되 임차인에 대한 아파트 반환청구권 양도에 의한 간접점유 이전의무는 그보다 앞서 잔금 지급, 소유권 이전등기 의무의 이행과 함께 이행하기로 합의했다고 볼 수 있다”며 “이러한 해석은 완전한 권리의 이전을 목적으로 하는 매매계약의 성격이나 이 사건 매매계약 체결 당시 당사자 쌍방의 동기, 목적, 계약체결 경위 등의 통념에 부합한다”고 했다. 이어 “매매계약 체결 당시 갱신요구권을 행사하지 않겠다고 한 C 씨가 잔금 지급일 직전 갱신요구권을 행사했고, 이에 따라 B 씨의 현실인도의무의 이행이 곤란할 현저한 사정변경이 생겼다고 볼 수 있다”며 “당초 계약 내용에 따른 A 씨의 선이행의무를 이행하게 하는 것이 공평과 신의칙에 반하게 됐다고 볼 여지가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 같은 사정변경은 B 씨의 해제권 행사시까지 해소되지 않아 A 씨의 잔금 지급의무의 이행거절이 정당한 것은 아닌지, 그 결과 A 씨의 의무 불이행을 이유로 한 B 씨의 해제권 행사에 문제는 없는지 심리할 필요가 있다”고 판시했다.
선이행의무
임차인
갱신요구권
아파트매매
한수현 기자
2024-01-01
민사일반
주택·상가임대차
[판결] 상가임대차 계약 종료됐는데 보증금 안 주는 경우… “임차인은 보증금 받을 때까지 계약상 임대료만 내면 된다”
상가임대차 계약이 종료됐는데, 임대인이 보증금을 돌려주지 않아 임차인이 계속 점유하면서 사용·수익하게 될 경우 임차인은 임대인에게 임대료를 얼마나 지불해야 할까? 대법원은 기존 계약에 따른 임대료만 지불하면 된다고 판단했다. 즉, 더 점유하게 된 시기에 임대료가 많이 올랐다고 하더라도 시가에 따른 차임에 상응하는 부당이득금까지 지급할 의무는 없다고 판단한 것이다. 대법원 민사1부(주심 오경미 대법관)는 11월 9일 A 사가 B 씨에게 낸 임대차보증금반환 소송(2023다257600)에서 원고 일부승소 판결한 원심을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중앙지법으로 돌려보냈다. A 사는 B 씨와 보증금 4200만 원, 월 차임 420만 원으로 임대차 기간을 2020년 11월 1일부터 2021년 10월 31일까지로 하는 임대차 계약을 체결했다. 하지만 2021년 7월 12일경 B 씨는 “A 사에 임대차 기간이 만료되면 갱신하지 않을 것이므로 만료일까지 임대차목적물에 대한 원상회복을 완료하고 부동산을 인도하라”고 통지했다. 이후 A 사는 2021년 8월 23일 B 씨에게 갱신 요구를 통지했지만, 결국 2022년 2월 28일경 부동산을 B 씨에게 인도했다. 이후 A 사는 B 씨를 상대로 임대차 종료를 원인으로 임대차보증금의 반환을 구하는 소송을 냈다. 재판부는 “상가건물 임대차에서 기간만료나 당사자의 합의 등으로 임대차가 종료된 경우에도 상가건물 임대차보호법 제9조 제2항에 의해 임차인은 보증금을 반환받을 때까지 임대차관계가 존속하는 것으로 의제된다”며 “이는 임대차 기간이 끝난 후에도 상가건물의 임차인이 보증금을 반환받을 때까지는 임차인의 목적물에 대한 점유를 임대차 기간이 끝나기 전과 마찬가지 정도로 강하게 보호함으로써 임차인의 보증금반환채권을 실질적으로 보장하기 위한 것”이라고 판시했다. 이어 “상가임대차법이 적용되는 상가건물의 임차인이 임대차 종료 이후에 보증금을 반환받기 전에 임차 목적물을 점유하고 있다고 하더라도 임차인에게 차임 상당의 부당이득이 성립한다고 할 수 없다”며 “상가임대차법이 적용되는 임대차가 기간만료나 당사자의 합의, 해지 등으로 종료된 경우 보증금을 반환받을 때까지 임차목적물을 계속 점유하면서 사용·수익한 임차인은 종전 임대차계약에서 정한 차임을 지급할 의무를 부담할 뿐이고, 시가에 따른 차임에 상응하는 부당이득금을 지급할 의무를 부담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앞서 1,2심은 A 사가 임대차 종료일부터 부동산을 인도한 기간까지 부동산을 사용·수익한 부당이득금을 반환해야 한다고 판단했다. 1,2심은 “해당 기간 동안의 시가에 따른 차임이 약정 차임과 현격한 차이가 있으니, 임대차계약 종료 후 A 사가 B 씨에게 반환할 부당이득금의 액수는 해당 기간 동안의 시가에 따른 차임을 적용해 산정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봤다.
보증금
임대료
기간만료
상가임대차
박수연 기자
2023-12-04
금융·보험
민사일반
[판결] 투숙객 투숙 중 원인 불명 화재 발생했더라도…"투숙객에게 책임 물 수 없어"
투숙객이 숙박계약에 따라 객실을 사용하던 중 원인 불명의 화재가 발생해 모텔에 손해가 발생했더라도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그 피해에 대한 비용은 숙박업자가 부담해야 한다는 대법원 판단이 나왔다. 대법원 민사2부(주심 권영준 대법관)는 2일 보험회사인 A 사가 B 씨 등을 상대로 낸 구상금 청구소송 상고심(2023다244895)에서 상고를 기각하고 원고패소한 원심을 확정했다. A 사는 2020년 4월 인천 소재 모텔을 운영하는 숙박업자와 모텔 건물과 시설, 집기 등에 대한 보장 관련 보험계약을 체결했다. 2021년 4월 해당 모텔에서 투숙하던 B 씨는 투숙하던 중 객실 내부에서 화재가 발생하게 됐는데, 화재로 인해 모텔 객실 및 숙박시설 등에 손해가 발생했다. 경찰에 따르면 모텔 객실에서 발생한 화재의 원인이 밝혀지진 않았다. 같은해 8월 A 사는 모텔 숙박업자에게 화재로 인한 보험금 약 5800만 원을 지급한 뒤 B 씨 등에게 "모텔의 객실을 임차한 임차인으로서 원인 불명 화재가 발생한 경우, 그 책임을 면하기 위해선 객실의 보존에 관해 선량한 관리자로서의 주의의무를 다했다는 것을 증명해야 한다"고 주장하면서 손해배상 명목의 구상금 지급을 청구하는 소송을 제기했다. 이와 함께 B 씨의 책임보험사인 C 사에게도 연대해 손해를 배상하라고 했다. 1, 2심은 "임차인이 그 책임을 면하기 위해 선량한 관리자로서의 주의의무를 다했다는 것을 증명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숙박업자로서는 투숙객에게 위험이 없는 안전 배려 등 보호의무 불이행에 관해 자기에게 과실이 없음을 주장·입증해야 한다"며 A 사의 청구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기존 임대차계약상 증명책임 법리와는 다른 별개의 논리에 따라 증명책임을 분배해야 한다고 본 것이다. 대법원도 A 사의 상고를 기각했다. 다만 대법원은 기존 임대차계약상 증명책임에 관한 법리를 따르되, 숙박시설 객실은 숙박업자의 지배·관리에 있다는 점을 근거로 임대차계약과는 증명책임을 달리 분배해야 한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숙박업자는 고객에게 객실을 제공한 이후에도 필요한 경우 객실에 출입해 고객의 안전 배려 또는 객실 관리를 위한 조치를 취하기도 한다"며 "숙박업자가 고객에게 객실을 제공해 일시적으로 이를 사용·수익하게 하더라도 객실을 비롯한 숙박시설에 대한 점유는 그대로 유지하는 것이 일반적"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객실을 비롯한 숙박시설은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숙박기간 중에도 고객이 아닌 숙박업자의 지배 아래 놓여 있다고 봐야 한다"며 "임차인이 임대차기간 중 목적물을 직접 지배함을 전제로 한 임대차 목적물 반환의무 이행불능에 관한 법리는 이와 전제를 달리하는 숙박계약에 그대로 적용될 수 없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고객이 숙박계약에 따라 객실을 사용·수익하던 중 발생 원인이 밝혀지지 않은 화재로 인해 객실에 발생한 손해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숙박업자의 부담으로 귀속된다고 봐야 한다"고 판시했다.
화재
보험금
구상금
객실
투숙객
한수현 기자
2023-11-26
금융·보험
민사일반
[판결] 법원 "가상자산은 최고이자율 적용 대상 아니다" 재확인
비트코인 같은 가상자산은 이자율 상한을 정한 대부업법과 이자제한법 적용 대상이 아니라는 항소심 판단이 나왔다. 1심에서 이어 2심도 가상자산은 해당 법에 정한 '금전'이 아니라고 다시 확인한 것이다. 서울고법 민사17-2부(재판장 차문호, 오영준, 홍동기 부장판사)는 A 사가 B 사를 상대로 낸 가상자산 청구 소송(2022나2041677)에서 1심과 같이 원고일부승소 판결했다. 재판부는 B 사가 A 사에 비트코인 30개와 이자율에 따라 계산한 비트코인을 인도해야 한다고 판단했다. A 사는 2020년 10월 B 사에 비트코인 30개를 3개월 동안 대여해주고 매월 5%에 해당하는 비트코인 1.5개를 이자로 받는 가상자산 대여 계약을 맺었다. 이후 변제 기한을 3개월 더 연장하면서 이자율을 연 10%로 조정해 비트코인 0.2466개를 매월 지급받는 것으로 계약 내용을 변경했다. 하지만 B 사는 약속했던 변제 기한이 지났는데도 빌려 간 비트코인을 돌려주지 않았다. 이에 A 사는 B 사를 상대로 비트코인의 반환을 구하는 소송을 냈다. B 사는 "A 사와의 대여 계약에 따라 1, 2회차 이자로 월 1.5개의 비트코인을, 3회차 이자로 월 0.75개의 비트코인을 이자로 지급했다"며 "이자제한법과 대부업법에 따른 최고이자율을 초과해 지급된 이자는 원본을 변제하거나 원본 채무와 상계한 것으로 봐야 한다"고 맞섰다. A 사와 B 사가 맺은 최초 계약에 따르면 이자는 월 5%였다. 연이율 60%에 해당하는데, B 사는 이 같은 이자율이 당시 이자제한법과 대부업법이 정한 법정 최고이자율인 연 24%를 크게 넘는다고 주장했다. 앞서 1심은 "이자제한법과 대부업법은 금전대차와 금전의 대부에 관한 최고이자율을 제한하는 것"이라며 "이 사건 계약의 목적물은 금전이 아니라 가상자산 비트코인이기 때문에 이자제한법과 대부업법이 적용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2심 재판부도 1심 판단을 유지했다. 재판부는 '채무불이행에 따른 지연손해금 연 10% 상당의 이자 지급은 상법에서 정한 법정이율인 연 6% 비율을 초과한 것이라 허용돼서는 안 된다'는 B 사의 추가 주장에 대해 "약정이율이 법령 제한에 위반했다고 볼만한 사정이 없고 피고들이 지급할 지연손해금에 상법이 정한 법정이율은 적용될 여지가 없다"고 판시했다.
가산자산
이자제한법
대여금
금전
안재명 기자
2023-06-19
민사일반
주택·상가임대차
[대법원이 주목하는 판결] 대법원, "미등기 임대인과 전세 계약 후 집주인 바뀌었어도 세입자 임차권은 보호해야"
[대법원 판결] 미등기 주택이더라도 적법한 임대권한이 있는 임대인과 전세계약을 맺은 임차인은 추후 매매계약 해제로 집주인이 바뀌더라도 새 집주인에게 대항력을 유지할 수 있다는 대법원 판단. 대법원 민사1부(주심 노태악 대법관), 2023다201218(2023년 5월 18일 판결) [판결 결과] 세입자 A 씨가 집주인과 공인중개사 등을 상대로 낸 보증금반환 청구 소송에서 원고패소 판결한 원심을 파기하고 사건을 수원지법으로 환송. [쟁점] △매수인(B 씨)에게 주택에 대한 적법한 임대권한이 있는지 여부 △적법한 임대권한 있는 미등기 매수인으로부터 주택을 임차해 주택임대차보호법상 대항요건을 갖춘 임차인인 A 씨가 매매계약이 해제된 후 주택 양수인에 대해 대항할 수 있는지 여부 [사실관계와 1,2심] B 씨는 경기 광주시의 5층짜리 공동주택을 매수하기로 하고 2016년 11월 건축주와 분양계약을 체결했다. 이때 '잔금일 전에 임대가 이뤄지면 임대 나간 세대는 임차인 입주와 동시에 잔금을 치르고 B 씨 앞으로 소유권을 이전한다'고 약정했다. 2017년 10월 B 씨는 건물의 한 호에 대해 A 씨와 2020년 3월까지 기간으로 임대차 계약을 체결했다. 임대차계약서에는 '이 건물을 매수하는 B 씨를 임대인으로 해 계약을 진행하고 건축주에서 매수인에게 등기이전되는 일체의 과정은 공인중개사가 책임지고 진행한다'는 특약 사항이 포함됐다. 그런데 B 씨가 잔금을 제때 치르지 못하자, 건축주는 분양 계약을 해제하고 B 씨에게 퇴거를 요구했다. 건축주는 새로운 매수인에게 A 씨가 임차한 호를 팔았다. A 씨는 공인중개사와 건축주, 새 매수인을 상대로 보증금을 돌려달라며 2020년 5월 소송을 냈다. 새 매수인은 A 씨를 상대로 "무단 거주 기간만큼 월세를 지급하라"며 반소를 냈다. 1,2심은 공인중개사가 A 씨에게 보증금을 돌려주고 A씨는 새 매수인이 집을 산 시점부터 계산한 월세를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대법원 판단(요지)] "매매계약의 이행으로 매매목적물을 인도받은 매수인은 그 물건을 사용·수익할 수 있는 지위에서 타인에게 적법하게 임대할 수 있다. 이러한 지위에 있는 매수인으로부터 매매계약이 해제되기 전에 매매목적물인 주택을 임차하여 주택의 인도와 주민등록을 마침으로써 주택임대차보호법 제3조 제1항에 따른 대항요건을 갖춘 임차인은 민법 제548조 제1항 단서의 규정에 따라 계약해제로 인하여 권리를 침해받지 않는 제3자에 해당한다. 따라서 임대인의 임대권원의 바탕이 되는 계약의 해제에도 불구하고 자신의 임차권을 새로운 소유자에게 대항할 수 있다. B 씨는 매도인과 주택 매매계약을 체결하면서 매도인으로부터 주택에 관한 임대권한을 부여받아 A 씨와 임대차계약을 체결하고, 부동산 중개인을 통해 매도인의 대리인에게 매매잔금의 일부를 지급하고 매매계약의 이행으로서 이 사건 주택을 인도받았다고 볼 수 있으므로 B 씨는 적법한 임대권한을 가진 것으로 볼 여지가 있다. A 씨는 적법한 임대권한을 가지고 있고 매매 목적물인 이 사건 주택을 인도받은 매수인 B 씨로부터 매매계약이 해제되기 전에 위 주택을 임차하여 주택의 인도와 주민등록을 마침으로써 주택임대차보호법 제3조 제1항에 따른 대항요건을 갖췄다. 따라서 A 씨는 민법 제548조 제1항 단서의 규정에 따라 매수인과 매도인 사이의 계약해제로 인해 권리를 침해받지 않는 제3자에 해당한다. A 씨는 매매계약의 해제에도 불구하고 자신의 임차권을 주택 양수인인 새 집주인에게 대항할 수 있다." [대법원 관계자] "적법한 임대권한이 있는 미등기 매수인으로부터 주택을 임차해 주택임대차보호법상 대항요건을 갖춘 임차인은 이후 매매계약이 해제되었더라도 민법 제548조 제1항 단서의 규정에 따라 계약해제로 인해 권리를 침해받지 않는 제3자로서 보호되므로 임대인 지위를 승계한 주택 양수인에 대하여 그 임차권을 대항할 수 있다고 함으로써, 기존 법리를 재확인한 사례이다." [승소 대리인] 임차인 측 소송대리인 법무법인 삼양 황귀빈 변호사(대한변호사협회등록 부동산 전문 변호사) "최근 전세사기 등이 사회적 문제로 대두되는 상황에서 소위 '동시진행' 신축빌라 분양 관련 분쟁 사건을 비롯한 관련 임대차 분쟁 및 실무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기대한다."
임대차
미등기주택
임차권
대항력
박수연 기자
2023-06-09
금융·보험
민사일반
요양병원서 식사하다 쓰러져 사망<BR> ‘급성심근경색증’ vs ‘급성심근경색증과 질식’
[판결] 진료기록 촉탁 감정결과가 다르면 "신빙성 여부 판단 필요"
[대법원 판결] 동일한 감정사항에 대해 2개 이상의 감정기관이 서로 모순된 의견을 낸 경우, 감정 결과를 증거로 채용해 사실을 인정하려면 법원은 감정촉탁 결과의 보완을 명하거나, 증인신문, 사실조회 등 추가적인 증거조사를 통하여 각 감정기관의 견해를 구체적으로 심리·파악해 감정촉탁 결과의 신빙성 여부를 판단해야 한다는 대법원 판단. 대법원 민사2부(주심 천대엽 대법관), 2022다303216(2023년 4월 27일 판결) [판결 결과] 망인의 유족 A 씨가 보험사를 상대로 낸 보험금 소송에서 원고 일부승소 판결한 원심을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고법으로 환송. [쟁점] △두 개의 진료기록촉탁 감정결과의 결과가 상이할 경우 법원의 심리 방법 △상해보험 보험금청구권자의 증명책임 [1,2심과 사실관계] 망인의 상속인 A 씨는 보험사를 상대로 요양병원에서 식사를 하다가 쓰러진 뒤 사망한 망인이 급성심근경색증이 아닌 ‘질식’이라고 주장하면서 일반상해사망보험금을 청구했다. 그런데 변론과정에서 ‘질식이 발생한 후 급성심근경색증이 발생했거나 급성심근경색증이 발생한 후 질식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고 보아 공동 원인으로 추정하는 감정소견(C시 C의료원장)’과 ‘망인의 사인을 급성심근경색증의 단독 원인으로 추정한 감정소견(D대학 E병원장)’ 등 두 개의 상이한 진료기록감정촉탁 결과가 제출됐다. 한편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의 부검감정 결과는 급성심근경색이었다. 1,2심은 "망인이 음식물을 섭취하는 과정에서 구체적으로 정확히 알 수는 없으나 질식을 일으켰고 이것이 어떠한 방식으로든 망인의 사망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이는데, 오로지 급성 심근경색증이라는 내부적 요인으로 사망에 이르게 되었다고 보기 어렵고 질식이라는 급격하고도 우연한 외래의 사고가 공동 원인이 되어 사망에 이르게 됐다"며 원고 일부승소 판결했다. [대법원 판단 요지] "어떤 특정한 사항에 관하여 상반되는 여러 개의 감정 결과가 있는 경우 각 감정 결과의 감정 방법이 적법한지 여부를 심리·조사하지 않은 채 어느 하나의 감정 결과가 다른 감정 결과와 상이하다는 이유만으로 그 감정 결과를 배척할 수는 없다. 또 동일한 감정사항에 대해 2개 이상의 감정기관이 서로 모순되거나 불명료한 감정의견을 내놓고 있는 경우 법원이 그 감정 결과를 증거로 채용하여 사실을 인정하기 위해서는 다른 증거자료가 뒷받침되지 않는 한, 각 감정기관에 대해 감정서의 보완을 명하거나 증인신문이나 사실조회 등의 방법을 통해 정확한 감정의견을 밝히도록 하는 등 적극적인 조치를 강구해야 한다. 이는 전문적인 학식과 경험이 있는 사람이 작성한 감정의견이 기재된 서면이 서증의 방법으로 제출된 경우에 사실심 법원이 이를 채택해 사실인정의 자료로 삼으려 할 때에도 마찬가지로 적용될 수 있다. 상해의 요건인 '급격하고도 우연한 외래의 사고' 중 '외래의 사고'는 상해 또는 사망의 원인이 피보험자의 신체적 결함, 즉 질병이나 체질적 요인 등에 기인한 것이 아닌 외부적 요인에 의해 초래된 모든 것을 의미한다. 이러한 사고의 외래성 및 상해 또는 사망이라는 결과와 사이의 인과관계에 관하여는 보험금청구자에게 증명책임이 있다. A 씨가 보험사에 보험계약에 따른 보험금을 청구하고 있기 때문에 망인이 외래의 사고로 상해를 입었고, 망인의 상해와 사망 사이에 상당인과관계가 있다는 사정에 대한 증명책임은 A 씨에게 있다. 그러나 진료기록감정촉탁결과가 서로 엇갈리고, 국과수의 부검감정 결과도 급성심근경색이었다. 더구나 C의료원장에 대한 진료기록감정신청서의 감정 목적물 중 부검감정서가 포함돼 있고 감정사항 중에도 부검기록을 검토할 것이 기재되어 있음에도 신청서의 첨부서류 중 부검감정서가 누락되어 있어 부검감정서의 상세 내용에 대한 확인 및 검토가 이루어졌는지조차 알기 어렵다. 원심이 C의료원장의 견해를 채택하려면 감정촉탁 결과의 보완을 명하거나, 증인신문·사실조회 등 추가적인 증거조사를 통해 각 감정기관의 견해를 구체적으로 심리·파악해 감정촉탁 결과의 신빙성 여부를 판단했어야 한다."
진료기록감정
감정촉탁
증거
박수연 기자
2023-05-18
형사일반
(단독)[판결] 영장 발부 받은 피고인이 먼저 기소됐다면 해당 영장 집행 종료… 유효기간 남은 영장으로 다시 압색할 수 없어
압수·수색 영장을 발부 받아 압수한 대마 판매자의 휴대전화 메신저에 새로운 구매자로부터 메시지가 와 수사기관이 위장수사를 해 그 구매자를 검거했다면, 적법하게 증거를 취득한 것으로 볼 수 있을까? 법원은 경찰이 앞서 발부 받은 영장 집행을 계속했다는 증거가 없고, 오히려 해당 영장을 발부받았던 피고인이 그보다 먼저 기소됐다면 기소 당시 해당 영장 집행이 종료된 것으로 봐야 한다고 판단했다. 대법원 형사1부(주심 박정화 대법관)는 지난달 16일 마약류 불법거래 방지에 관한 특례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A 씨에게 징역 10개월에 집행유예 2년 등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2020도5336). 2019년 3월 5일 경찰은 대마 광고와 대마 매매 혐의로, 'B 씨가 소지, 소유, 보관하고 있는 휴대전화에 저장된 마약류 취급 관련자료' 등에 대해 유효기간이 '2019년 3월 31일'로 된 압수·수색·검증영장을 발부받아 이틀 뒤인 7일 B 씨으로부터 휴대전화 3대 등을 압수했다. B 씨는 같은 달 21일 대마 광고에 의한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대마)죄 등으로, 다음달 26일 대마 매매에 의한 마약류관리법 위반(대마)죄 등으로 각 기소됐다. 한편 경찰은 4월 8일 B 씨의 휴대전화 메신저에서 대마 구입 희망의사를 밝히는 A 씨의 메시지를 확인한 뒤, B 씨 행세를 하며 메시지를 주고 받는 위장수사를 해 같은 달 10일 A 씨를 현행범으로 체포하고 휴대전화를 비롯한 소지품 등을 영장 없이 압수한 다음 12일 사후 압수·수색·검증영장을 발부받았다. 재판부는 "형사소송법 제215조에 의한 압수·수색영장은 수사기관의 압수·수색에 대한 허가장으로서 거기에 기재되는 유효기간은 집행에 착수할 수 있는 종기를 의마하는 것 뿐"이라며 "수사기관이 압수·수색영장을 제시하고 압수·수색을 실시해 그 집행을 종료했다면 이미 그 영장은 목적을 달성해 효력이 상실되는 것이고, 동일한 장소 또는 목적물에 대해 다시 압수·수색할 필요가 있는 경우라면 그 필요성을 소명해 법원으로부터 새로운 압수·수색영장을 발부 받아야 하지, 앞서 발부 받은 압수·수색영장의 유효기간이 남아있다고 해서 이를 제시하고 다시 압수·수색을 할 수는 없다"고 판시했다. 이어 "A 씨가 메시지를 보낸 2019년 4월 8일 경까지 경찰이 해당 영장의 집행을 계속하고 있었다고 볼 만한 아무런 자료가 없고, 오히려 B 씨가 대마 광고에 의한 마약류관리법 위반(대마)죄 등으로 2019년 3월 21일 공소제기된 점에 비춰봤을 때 경찰은 늦어도 그 무렵에는 이 사건 영장의 집행을 종료한 것으로 보인다"며 "따라서 경찰은 4월 8일 이후로 이 사건 메시지 등의 정보를 취득하기 위해 해당 영장을 다시 집행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 또 "B 씨가 경찰에 자신의 성명과 주민등록번호를 무통장 송금 명의자용으로 활용하는 것에 동의한 사실이 있다는 취지의 수사보고만 제출되었을 뿐 B 씨가 휴대전화 메신저 계정까지 별건 수사에 사용해도 좋다고 동의한 사정은 보이지 않기 때문에 경찰은 B 씨의 휴대전화 메신저에 접속해 메시지 등을 송·수신할 수 없다"며 "경찰이 위법하게 취득한 메시지 등을 기초로 A 씨를 현행범으로 체포한 이상, A 씨에 대한 현행범 체포와 그에 따른 피고인 소지품 등의 압수는 위법해 법원으로부터 사후 압수·수색·검증영장을 발부받았더라도 A 씨를 현행범으로 체포하면서 수집한 증거는 위법하게 수집한 증거로서 증거능력이 없다"고 설명했다. 앞서 1,2심도 A 씨의 혐의 가운데 마약류 불법거래 방지에 관한 특례법 위반 부분을 무죄로 판단했다.
마약
영장
유효기간
박수연 기자
2023-04-20
민사일반
주택·상가임대차
임대인이 권리금 일부 배상해야… 지연손해금은 '임대차 종료 다음날'부터 지급해야
[판결] 임차인이 주선한 신규임대차계약 정당한 사유 없이 거절해 권리금 회수 기회 방해했다면
[대법원 판결] 임대인이 정당한 사유 없이 임대차계약 체결을 거절해 임차인이 권리금을 회수할 기회를 방해했다면 권리금 일부에 해당하는 금액을 배상해야 한다는 대법원 판결. 상가건물 권리금 회수기회 방해로 인한 책임은 상가임대차법이 요건, 배상범위 및 소멸시효를 특별히 규정한 '법정책임'이며 지연이자는 임대차 종료 다음날부터 지급해야 한다는 의미. 대법원 민사3부(주심 안철상 대법관), 2022다260586(2023년 2월 2일 판결) [판결 결과] 임차인 A 씨가 임대인 B 씨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청구소송에서 원고일부승소 판결한 원심 중 지연손해금(지연이자) 부분을 파기자판. [쟁점] △상가건물 임대인이 임차인의 주선에 따른 신규임차인과의 임대차계약 체결을 거절한 것이 상가임대차법에서 정하는 권리금 회수기회 방해인지 여부 및 권리금 회수기회 방해로 인한 손해배상책임에도 손해배상법 기본 이념에 따른 책임제한을 할 수 있는지 여부 △권리금 회수기회 방해로 인한 손해배상책임의 법적성질 및 그 손해배상채무의 이행기는 임대차 종료일에 도래해 그 다음날부터 지체책임이 발생하는 것인지 여부 [사실관계와 1,2심] A 씨는 2019년 7월 1일부터 같은 해 12월 1일까지 건물주 B 씨로부터 서울의 한 건물 1층 일부를 임차했다. A 씨는 같은 해 10월 신규 임차인 C 씨와 권리금 계약을 하고 B 씨에게 알렸지만 B 씨는 C 씨와의 임대차계약을 거절했다. 이에 A 씨는 또다른 신규 임차인 D 씨와 권리금 계약을 체결하면서 계약금, 중도금, 잔금으로 나눠 총 1억1000만 원을 받기로 약정하고 B 씨에게 통보했지만 B 씨는 D 씨와의 임대차계약도 거절했다. A씨는 "임대인이 권리금 회수 기회를 방해했다"며 B 씨를 상대로 손해배상청구소송을 냈다. 1심은 1억200여만 원을 지급하라며 원고일부승소 판결했다. 지연손해금도 인정했다. 2심도 B 씨의 손해배상 책임을 인정했지만 금액은 7100여만 원으로 낮췄다. 지연손해금도 계약금, 중도금, 잔금을 각각 치른 날을 기준으로 산정해야 한다고 판단했다. [대법원 판단(요지)] "B 씨가 A 씨의 권리금 회수기회를 방해했고 손해배상의 경우에도 손해배상법 기본 이념에 따른 책임제한을 할 수 있다고 본 원심의 판단은 타당하다. 다만, 상가임대차법이 보호하고자 하는 권리금의 회수기회란 임대차 종료 당시를 기준으로 하여 임차인이 임대차 목적물인 상가건물에서 영업을 통해 창출한 유·무형의 재산적 가치를 신규임차인으로부터 회수할 수 있는 기회를 의미하는 것이다. 따라서 이를 방해한 임대인이 부담하게 되는 손해배상액은 임대차 종료 당시의 권리금을 넘지 않도록 규정되어 있는 점, 임대인에게 손해배상을 청구할 권리의 소멸시효 기산일 또한 임대차가 종료한 날인 점 등 상가임대차법 규정의 입법취지, 보호법익, 내용이나 체계를 종합하면 임대인의 권리금 회수기회 방해로 인한 손해배상책임은 상가임대차법이 그 요건, 배상범위 및 소멸시효를 특별히 규정한 법정책임이고, 그 손해배상채무는 임대차가 종료한 날에 이행기가 도래해 그 다음날부터 지체책임이 발생하는 것으로 봐야 한다." [대법원 관계자] "상가임대차법이 정하는 권리금 회수기회 방해로 인한 손해배상책임의 법적성질 및 그 배상채무의 지연손해금 기산일에 관한 최초의 판시다."
권리금
상가
임대차
박수연 기자
2023-02-17
금융·보험
상사일반
[판결] 아파트 주차 차량에서 ‘배터리 합선 추정’ 화재… 아파트 단체화재보험 보험사가 배상책임
아파트에 주차된 차량에서 배터리 합선으로 추정되는 화재가 발생해 지하 주차장이 불 탄 경우 배상책임은 누구에게 있을까? 법원은 아파트 단체화재보험 보험사가 책임져야 한다고 판단했다. 화재 발생 차량의 차주도 아파트 주민으로서 해당 보험의 피보험자에 해당하기 때문에 보험사가 차주를 상대로 구상권을 행사할 수는 없다는 취지다. 서울중앙지법 민사86단독 김상근 판사는 지난달 10일 삼성화재가 A 씨와 A 씨 차량의 자동차종합보험사인 현대해상화재를 상대로 낸 구상금 소송(2022가단5082390)에서 원고패소 판결했다. 2021년 11월 A 씨가 사는 서울의 한 아파트 지하주차장에서 화재가 발생했다. 경찰과 소방 당국은 합동 조사 결과, A 씨가 주차해둔 차량에서 배터리 합선으로 불이 붙은 것으로 추정했다. 삼성화재는 이 아파트 구분소유자를 대표하는 B 씨와 단체화재보험을 맺고 있었는데, 사고 후 B 씨의 요청으로 주차장 복구공사 업체에 보험금 5900여만 원을 지급했다. 삼성화재는 이후 화재 차량의 차주인 A 씨 등을 상대로 소송을 냈다. 김 판사는 "상법 제682조 보험자대위는 보험사고로 인한 손해가 제3자의 행위로 인해 생긴 경우 보험금액을 지급한 보험자가 보험계약자 또는 피보험자의 그 제3자에 대한 권리를 취득하는 제도로서 보험자가 취득하는 권리에는 상법 제724조 제2항에 의해 피해자에게 인정되는 직접청구권도 당연히 포함되나, 보험계약의 해석상 보험사고를 일으킨 자가 법에 정한 '제3자'가 아닌 '피보험자'에 해당될 경우에는 보험자는 그 보험사고자에 대해 보험자 대위권을 행사할 수 없다"고 밝혔다. 이어 "구체적인 배터리 단락 원인이 밝혀지지 않은 이번 사건에서 차주 A 씨와 공동운행자인 남편이 화재 발생 10일 전에 배터리 방전 현상이 발생했음에도 배터리를 교체하지 않고 운행을 계속했다고 해서 차량에 관해 사회통념상 일반적으로 요구되는 정도의 방호조치 의무를 다하지 않았다는 점이 증명됐다고 볼 수 없다"며 "A 씨에게 차량 관리보존을 제대로 하지 않은 잘못이 있다고 볼 증거도 없다"고 했다. 특히 "아파트 관리단 또는 입주자대표회의 총무인 B 씨가 화재로 인한 재해보상과 보험가입에 관한 법률(화재보험법)에 따라 구분소유자들을 위해 아파트 전체 및 아파트 내 가재도구를 하나의 보험 목적물로 체결한 아파트 단체화재보험상 피보험자는 아파트의 각 구분소유자 및 세대에 속한 사람 중 가재도구의 소유자"라며 "피보험이익은 이들이 각자 자신 소유 아파트의 각 전유부분, 공용부분 및 가재도구에 대해 가지는 재산상 이익"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A 씨와 그 동거가족은 보험과 관련해 전유부분인 아파트와 아파트 공용부분에 대해선 상법 제682조의 제3자가 아니라 피보험자의 지위에 있다"며 "설령 차주 A 씨 또는 공동운행자인 남편에게 화재 발생과 관련해 공작물 또는 불법행위 책임이 인정될 여지가 있더라도 화재로 손상을 입은 공용부분의 복구와 관련된 피해에 대해 보험금을 지급한 삼성화재는 보험계약의 피보험자인 A 씨에 대해선 상법 제682조에 따른 보험자 대위권을 행사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 김 판사는 삼성화재의 현대해상화재에 대한 청구도 "A 씨를 상대로 한 보험자대위 청구권이 인정되지 않는 이상, 더 판단할 필요가 없다"며 기각했다.
보험자대위
화재
보험
이용경 기자
2023-0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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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목 받은 판결큐레이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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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재 "사실혼 배우자에게 숨진 배우자 재산 상속 권리 부여 않은 민법 조항 합헌"
판결기사
2024-04-01 09:30
태그 클라우드
공직선거법명예훼손공정거래손해배상중국업무상재해횡령조세사기노동
달리(Dali)호 볼티모어 다리 파손 사고의 원인, 손해배상책임과 책임제한
김인현 교수(선장, 고려대 해상법 연구센터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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