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고사범이 1심 첫 공판기일부터 계속 자신의 혐의를 자백했는데도 형을 깎아주지 않은 것은 위법하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대법원 형사2부(주심 이상훈 대법관)는 알고 지내던 남성과 유사성교행위를 한 뒤 성폭행범으로 신고한 혐의(무고·강제추행·폭행·협박)로 기소된 영화감독 A(22·남)씨에게 징역10월에 성폭력 치료프로그램 이수 80시간을 선고한 원심을 깨고 최근 사건을 서울중앙지법으로 돌려보냈다.
재판부는 "형법 제157조는 형법 제156조의 무고죄를 범한 자가 재판 또는 징계처분이 확정되기 전에 자백 또는 자수를 했을 때는 그 형을 반드시 감경 또는 면제하도록 규정하고 있다"며 "A씨가 1심 제1회 공판기일에서부터 원심 법정에 이르기까지 무고의 범죄사실에 대해 자백하고 있는데도 필요적 감면조치를 하지 않은 것은 위법하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또 "형법 제260조 3항과 제283조 3항은 폭행죄와 협박죄는 피해자의 명시한 의사에 반해 공소를 제기할 수 없다고 규정하고 있다"며 "A씨에 대한 1심 판결이 선고되기 전에 피해자 명의의 합의서와 처벌불원서가 제출됐는데도 공소기각판결을 선고하지 않고 모두 유죄로 인정한 제1심 판결을 그대로 유지한 것도 잘못"이라고 판시했다.
A씨는 2014년 12월 B(32)씨를 만나 술을 마신 후 B씨가 거부하는데도 유사성교행위를 한 뒤 경찰서를 찾아가 B씨를 성폭행범으로 신고한 혐의로 기소됐다. A씨는 이후 합의를 핑계로 B씨를 만나 사귀자고 권유하거나 신체를 만지는 등 강제추행한 혐의도 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