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속세를 납부할 때 현금 대신 경제적 가치가 떨어지는 자투리땅으로도 대신 할 수 있다는 판결이 나왔다.
서울행정법원 행정12부(재판장 정종관 부장판사)는 지난달 29일 "경제적 가치가 없는 소규모 자투리땅을 받아주지 않는 것은 법령상 근거가 없는 것이다"며 사망한 정모씨의 유족들이 서울용산세무서장을 상대로 낸 물납불허처분취소청구소송(☞2007구합8690)에서 원고 일부승소 판결을 내렸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상속세 및 증여세법(이하 상증세법)에 의하면 법령에서 정한 불허가 사유에 해당하지 않는 한 돈 대신 부동산 등의 물건으로 대신 세금을 내는 물납신청이 있으면 행정청은 받아줘야 한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이어 "자투리 땅이라는 이유로 관리·처분이 부적당한 재산이라고 봐 물납신청을 받아주지 않는 것은 법령상 근거 없이 행한 것으로 위법하다"고 덧붙였다.
재판부는 또 "상증세법에 의하면 '관리·처분이 부적당한 재산'으로 건축허가를 받지 아니한 건축물 및 부수토지, 소유권이 공유로 돼 있는 경우, 상장폐지 된 주식, 또는 이와 유사한 것으로 국세청이 인정하는 것으로 한정하고 있다"면서 "이 범위에 속하지 않는 '자투리땅'의 물납신청은 허가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원고들은 2004년 사망한 정씨로부터 서울 강북구에 있는 도로 등 자투리 땅을 상속받았다. 이에 대한 상속세가 부과되자 이 자투리땅으로 물납신청을 했으나 세무서측이 자투리 땅은 경제적 가치가 없다며 이를 불허하자 소송을 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