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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통신비밀보호법 위반에 해당”
[판결] 사무실에서 팀장이 방문자와 나눈 대화 휴대폰으로 녹음했다면…
시청 공무원이 팀 사무실에서 팀장과 방문자가 나누는 대화를 휴대폰으로 녹음한 혐의로 징역형을 선고 받았다. 대법원 형사2부(주심 민유숙 대법관)는 9월 27일 통신비밀보호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A 씨에게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1년과 자격정지 1년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2023도10284). A 씨는 2020년 1월부터 7월까지 B시청 C팀에서 일했다. 같은 해 6월 오후 2시경 A 씨는 팀 사무실에서 팀장 D 씨가 방문자 E 씨와 나누는 대화 내용을 자신의 휴대폰으로 녹음한 혐의로 기소됐다. 통신비밀보호법 제3조 제1항은 '누구든지 이 법과 형사소송법 또는 군사법원법의 규정에 의하지 않고는 공개되지 아니한 타인간의 대화를 녹음 또는 청취하지 못한다'고 규정한다. 재판 과정에서 A 씨는 "D 씨와 E 씨의 대화는 일반인의 출입이 통제되지 않은 공개된 사무실에서 일과시간 중 이뤄졌고, 가청거리 내에 있는 자신의 자리에서 대화를 자연스럽게 듣다가 녹음했을 뿐"이라며 "녹음한 대화가 통신비밀보호법에서 말하는 '공개되지 아니한' 타인간의 대화라고 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또 "설령 공개되지 않은 타인간의 대화에 해당한다고 하더라도, D 씨의 부정청탁 및 금품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청탁금지법) 위반 행위를 적발·신고하기 위해 녹음행위를 한 것이므로, 정당행위로서 그 위법성이 조각된다"고도 했다. 하지만 법원은 A 씨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1,2심은 "D 씨와 E 씨 사이의 대화 내용을 보면 E 씨가 D 씨에게 준 선물의 사용 방법을 설명하는 내용, D 씨가 감사를 표시하는 내용이 주를 이루는데, D 씨는 딸의 결혼 의사 등 가족의 사생활과 밀접하게 관련된 이야기를 하기도 했다"며 "대화가 그렇게 비밀스러운 것까지는 아니더라도 둘의 사생활에 관한 것으로서 통신비밀보호법의 보호대상이 된다"고 판단했다. 또 "B시청 C팀 사무실은 민원인들이 수시로 드나드는 민원실 내에 있기는 하지만, 민원실에서 민원인들이 자유롭게 출입할 수 있는 공간은 민원창구가 있는 부분에 한정된다"며 "민원인들이 공무원들이 실제 업무를 보는 사무공간에까지 자유롭게 출입할 수 있었다고 보이지 않기 때문에 대화가 이뤄진 장소가 '일반 공중'에 공개된 장소였다고 할 수는 없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D 씨가 수사기관에서 '대화가 이뤄진 B시청 C팀 사무실은 각 직원들의 자리가 얼굴까지 오는 칸막이로 서로 분리돼 있었고, 대화 내용도 지극히 사적인 대화였기 때문에 자신의 대화를 누가 엿듣거나 녹음을 할 거라는 생각 자체를 하지 못했다'는 취지로 진술했다"며 "여러 사정을 종합적으로 고려하면 A 씨가 녹음한 둘 사이의 대화는 일반 공중과의 관계에서는 물론 A 씨와의 관계에서도 '공개되지 않은 타인간의 대화'에 해당한다"고 했다. 1,2심은 A 씨의 행위가 정당행위에도 해당하지 않는다고 봤다. 1,2심은 "A 씨가 2020년 12월 말 감사원 홈페이지에 처음 신고한 글에 '둘의 대화를 녹음을 했는데, 자신이 그런 좋은 차 같은 걸 갖다줬다면 이런 일도 없었을 것이고 어쩌면 승진을 시켜줬을지도 모를 것'이라고 명시하기도 했는데 여기에서 드러난 녹음 동기와 경위, 팀 발령 이후 D 씨에게 여러 차례 업무미숙, 근무태도에 관해 지적을 받으며 반감이 누적된 상황 등에 비춰봤을 때 A 씨가 비위사실을 적발하려는 공익적 목적에서만 해당 녹음에 착수했다고 보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이어 "부정적인 감정을 평소에 품고 있던 상태에서 D 씨를 해하려는 의도로 당시 공익적 필요성이 그다지 요청되는 상황이 아니었음에도 불법을 무릅쓰고 위 대화 녹음에 나아갔을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더불어 "E 씨가 차와 보온병을 선물했는데, 차 선물은 불법성을 띠는 금품이나 향응이라고 보기 일반적이지 않고 보온병도 2만 4000원 전후로서 청탁금지법에 의해도 금지되는 수준의 물건이 아니다"라며 "공무원이 비위를 저지를지도 모른다는 막연한 의심에만 기초해 증거를 확보하겠다는 취지의 공익적 목적 또는 의도가 헌법과 통신비밀보호법이 부여한 개인의 사생활과 대화의 비밀이라는 사익 및 통신비밀의 일반적 보호라는 가치보다 더 우월하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덧붙였다. 대법원도 이 같은 원심을 확정했다.
통신비밀보호법
타인간대화
녹음
박수연 기자
2023-10-30
형사일반
[판결] '고소장 분실·위조 혐의' 前 부산지검 검사 무죄
부산지검 재직 당시 접수된 고소장을 잃어버려 이를 위조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전직 검사가 무죄를 선고 받았다. 서울중앙지법 형사22단독 하진우 판사는 공문서위조 등 혐의로 불구속 기소된 윤모 전 검사(변호인 법무법인 바른 한명관·노만경·손영호·김동현·이서인 변호사)에게 7일 무죄를 선고했다(2022고단4865). 윤 전 검사는 2015년 12월 부산지검 재직 당시 민원인의 고소장 분실 사실을 알게 되자 사건이 정상 접수돼 처리된 것처럼 꾸미기 위해 실무관을 시켜 같은 민원인이 고소한 다른 사건 고소장을 복사해 표지를 새로 만든 다음 이를 수사 기록에 편철한 혐의(사문서 위조)를 받는다. 이 과정에서 검찰 수사관 명의의 수사보고서에 직접 허위 내용을 입력해 출력한 다음 수사 기록에 대체 편절한 혐의(공문서 위조)도 받는다. 하 판사는 "피고인이 처음부터 위조의 범의를 갖고 실무관에게 고소장 복사를 지시했다고 단정하기 어려우며 이 같은 행위 자체가 사문서 위조 행위에 해당한다고 볼 수도 없다"고 밝혔다. 윤 전 검사가 검찰 수사관 명의의 수사보고서에 직접 허위 내용을 입력해 공문서를 위조했다는 혐의에 대해서도 법원은 죄가 없다고 판단했다. 하 판사는 "피고인이 별다른 인식 없이 평소 관행대로 형사사법정보시스템(킥스)에 자동 생성된 수사보고서 양식에 맞춰 보고서를 작성했던 것으로 보이고, 허위사실을 기재한다는 인식이 있었다고 단정하기 어렵다"며 "피고인에게 공문서 위조의 범의가 있었다고 보기 어렵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도 없다"고 판시했다. 다만 법원은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의 이 사건 기소 자체가 적법하지 않다"는 윤 전 검사 측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윤 전 검사 측은 "공수처에서 특별히 새로 밝혀진 사실이 없음에도 공수처의 자체적인 조직 논리에 의해 기소했다. 공수처 본연에 맞는 기소인지 의심스러워 부적법하다"고 주장해 왔다. 하 판사는 "선행사건은 검찰청 검사가 공소를 제기한 것이고, 이 사건은 공수처 검사가 국민권익위원회로부터 기록을 송부받아 추가 수사한 것이므로 수사 주체가 다르다"며 "공수처 검사의 기소 여부 판단은 검찰청 검사의 판단과 다를 수 있으므로 공수처가 공소권을 남용한 경우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다"고 밝혔다. 앞서 윤 전 검사는 고소장 표지를 위조한 혐의(위조문서행사·위계공무집행방해)로 기소돼 대법원에서 징역 6개월의 선고유예 판결을 받은 바 있다. 윤 전 검사는 징계를 면하고 퇴직했다. 이후 임은정 대구지검 부장검사가 2021년 7월 권익위에 신고하면서 공수처가 수사에 착수했다. 공수처는 같은 해 9월 윤 전 검사가 고소장 표지만 위조한 것이 아니라 수사 기록과 수사보고서도 위조했다며 윤 전 검사를 추가 기소했다. 지난 6월 결심공판에서 공수처는 "피고인은 검사로서 정의를 실현하는 객관적인 관청이 돼야 하지만 기록 분실을 숨기기 위해 검찰권을 남용하고 고소장과 수사보고서를 위조했다"며 윤 전 검사에게 징역 1년을 구형했다. 이번 판결은 공수처가 기소한 사건 3건 가운데 무죄가 나온 두 번째 판결이다. 공수처 기소 1호 사건은 서울남부지검 증권범죄합동수사단장 재직 당시 뇌물을 수수한 혐의를 받는 김형준 전 부장검사 사건이다. 김 전 부장검사는 지난해 11월 1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았으나 공수처가 항소해 현재 2심이 진행 중이다. 2호 사건은 '고발사주 의혹' 사건이다. 공수처의 '수사' 1호 사건은 조희연 서울시 교육감의 '해직 교사 특별 채용 의혹' 사건이다. 공수처는 2021년 5월 경찰로부터 사건을 넘겨받아 출범 후 첫 수사를 시작했다. 같은 해 9월 공소제기를 요구하며 사건을 검찰로 이첩했다. 검찰은 조 교육감을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혐의로 불구속 기소했다. 지난 1월 법원은 조 교육감에게 징역 1년6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으나 조 교육감 측이 항소해 2심이 진행 중이다.
공문서위조
검사
기록분실
공수처
홍윤지 기자
2023-09-07
행정사건
[판결] 향후 범죄 예방, 정보 수집에 영향 없다면…"상대방 의견서, 검찰 피의자신문조서 등 공개해야"
노동청과 검찰청의 정보 공개로 인해 향후 범죄 예방이나 정보수집, 수사활동 등에 영향을 미치는 경우가 아니라면 진정인과 민원인이 공개 청구한 정보는 공개해야 한다는 법원 판단이 나왔다. 서울행정법원 행정4부(재판장 김정중 부장판사)는 3월 17일 A 씨 등이 서울지방고용노동청 서울강남지청장과 서울중앙지방검찰청검사장, 국가를 상대로 제기한 정보공개 거부처분 취소소송(2022구합61069)에서 원고일부승소 판결했다. A 씨는 임금 및 퇴직금을 받지 못해 C 회사를 상대로 서울지방고용노동청 강남지청에 진정을 제기했지만 '법 위반 없음'을 이유로 종결 처리되자, 서울지방고용노동청 강남지청을 상대로 종결 처리된 진정사건과 관련한 기록 일체에 대해 정보공개를 청구했다. 하지만 노동청 측은 2022년 1월 대질조사시 A 씨가 진술한 내용만 공개하고, 사업자 측이 제출한 매출자료 등과 내사보고서 등 나머지 서류에 관해서는 "공공기관의 정보공개에 관한 법률 제9조 제1항 제4호 등에 따라 비공개한다"고 결정했다. B 씨는 D 씨 등에게 사기를 당했다며 서울중앙지검에 고소했지만 D 씨 등은 '혐의 없음(증거불충분)'으로 불기소처분을 받았다. 이에 A 씨와 B 씨는 각각 서울지방고용노동청 강남지청장과 서울중앙지검장을 상대로 "공개를 요구한 정보들은 정보공개법에서 정한 비공개 사유가 없음에도 비공개 결정이 돼 위법하다"며 소송을 냈다. 또 국가에 대해서는 "수사기록 전부에 대해 개괄적인 사유만을 들어 공개를 거부하는 것은 허용하지 않는다는 대법원의 판례까지 있음에도 공개가 거부돼 담당공무원의 고의·과실이 인정되고, 그로 인해 알권리와 재판청구권, 행복추구권이 침해됐다"고 주장했다. 법원은 A,B 씨의 손을 들어줬다. 재판부는 "A 씨가 공개청구한 정보에는 출석요구서와 내사보고, 민원서류처리전 수사방법이나 수사절차에 관한 정보가 포함돼 있기는 하나, 통상적으로 알려진 수사의 방법이나 절차를 넘어 일반에게 공개될 경우 향후 범죄의 예방이나 정보수집, 수사활동 등에 영향을 미쳐 수사기관의 직무수행을 현저히 곤란하게 할 만한 내용이 포함돼 있지는 않다"며 "C사 측 의견서에는 영업상 비밀 등에 해당한다고 볼 만한 내용이 포함돼 있지 않아 A 씨에 대한 비공개 결정 처분은 위법해 취소돼야 한다"고 했다. 이어 "B 씨가 공개 청구한 정보 중 개인식별정보의 경우 정보공개법에 따라 비공개돼야 하나 나머지 정보는 비공개사유가 있다고 보기 어렵고, 비공개사유에 해당하는 부분과 그렇지 않은 부분을 분리할 수 있는 경우에 해당한다"고 설명했다. 다만 재판부는 이들의 국가에 대한 청구는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처분의 일부가 결과적으로 위법한 것으로 평가된다고 할지라도 강남지청장과 서울중앙지검장이 평균적 공무원으로서 요구되는 객관적 주의의무를 어김으로써 국가에 손해배상책임을 인정할 만큼의 객관적 정당성을 상실한 처분을 했다고 보이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정보공개
공공기관
한수현 기자
2023-05-09
행정사건
서울행정법원, 원고패소 판결
[판결] "민원인 개인정보 이용해 사적으로 연락한 공무원… 정직 3개월 정당"
민원인의 개인정보를 사적으로 이용해 민원인에게 연락하는 등 비위행위를 저지른 공무원에게 정직 3개월의 징계 처분을 내린 것은 타당하다는 판결이 나왔다. 서울행정법원 행정11부(재판장 강우찬 부장판사)는 A 씨가 서울특별시장을 상대로 낸 정직처분 무효 확인 소송에서 최근 원고패소 판결했다. 서울시는 2020년 3월 소속 공무원인 A 씨가 민원인의 개인정보를 사적으로 이용해 민원인에게 연락하고, 텔레그램 설치를 유도했다는 혐의와 동료 여직원들에 대한 성희롱, 갑질 혐의를 제보 받아 감사위원회를 통해 조사했다. 조사담당관은 A 씨에게 3차례에 걸쳐 경위서 등 자료제출을 요구했으나 A 씨는 이에 응하지 않았다. A 씨는 2020년 4월 정식 문답절차를 진행했으나, 자신의 건강 및 조사방식의 불공정성 등을 이유로 날인을 거부했다. 이후 A 씨는 해당 문답서 내용을 다시 확인하고 일부 내용을 수정했으나 여전히 날인을 거부했고, 결국 문답서 날인 미필 사유서를 제출했다. 한편, 조사담당관은 A 씨의 문답절차와 별개로 피해 여직원들의 진술과 증거자료를 추가로 확보한 다음 서울시 인권담당자에게 조사를 의뢰했다. 이에 서울시 시민인권구제위원회는 A 씨의 혐의가 사실로 인정된다며 서울시로 하여금 가해자 의무교육 및 인사조치, 피해자들과 동일한 업무공간에서 근무하지 않도록 조치할 것을 권고하는 시정권고결정을 했다. 이후 감사위원회는 A 씨가 민원인에게 연락한 것과 관련해 개인정보 사적이용 품위유지의무 위반 등의 행위로 경징계 의결을 요구했고, 3차에 걸쳐 A 씨에게 출석요구를 했으나 A 씨는 불응했다. 이후 지난해 3월 서울시 인사위원회는 A 씨에게 정직 3개월의 징계를 의결했다. 이에 불복한 A 씨는 소청심사를 청구했으나 기각되자 소송을 냈다. 재판부는 "A 씨는 각 비위행위와 관련된 복무감사가 실시되자 해당 감사절차에 성실히 응하고 그 절차 내에서 자신의 입장을 적극적으로 소명하지 않았고 정당한 사유없이 감사에 불응했다"며 "A 씨에 대한 정직 징계가 사회통념상 현저하게 타당성을 잃었다고 보기 어렵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A 씨에 대한 징계처분은 징계사유가 모두 인정될 뿐 아니라 징계양정도 적정해 어떠한 위법이 없다"고 판시했다.
개인정보
감사
징계
한수현 기자
2022-09-13
형사일반
서울중앙지법 "사람인 상담사에게 메시지 도달하게 하려는 고의 입증 안돼"
[판결] '다산콜센터 챗봇'에 음란메시지·욕설 남긴 민원인, "무죄"
서울시 다산콜센터의 챗봇 민원 상담에 여러 차례 음란 메시지와 욕설 등을 남긴 혐의로 기소된 민원인에게 1심에서 무죄가 선고됐다. 서울중앙지법 형사20단독 임광호 부장판사는 지난 달 26일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상 통신매체 이용 음란 등의 혐의로 기소된 A씨에게 무죄를 선고했다(2021고단7326). A씨는 2020년 1~7월 서울시 120다산콜재단에서 운영하는 문자상담 서비스인 '챗봇(서울톡)'을 통해 불법 주정차 관련 신고를 하는 과정에서 36차례에 걸쳐 음란 메시지를 보낸 혐의를 받는다. A씨는 2019년 11월~2020년 7월까지 서울톡에 39차례에 걸쳐 욕설이 담긴 메시지를 보낸 혐의로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도 받는다. 임 부장판사는 "A씨가 서울시 다산콜센터에서 운영하는 챗봇 서비스를 통해 불법 주정차 신고를 하면서 음란 및 욕설 메시지 등을 전송한 사실은 인정된다"면서도 "A씨가 챗봇의 인공지능 상담사에게 메시지를 전송한다는 인식을 넘어, 사람인 상담사가 메시지를 읽게 된다는 사실을 알고 사람인 상담사에게 메시지를 도달하게 하기 위해 이를 전송했다는 고의가 합리적 의심의 여지가 없을 정도로 입증됐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밝혔다. 이어 "다산콜센터 민원 접수는 전화·문자·챗봇 등 3가지 방식으로 가능한데, A씨가 이용한 챗봇 방식은 '각종 시정 문의를 24시간 답변해주는 인공지능(AI) 상담사 챗봇 서비스' 등으로 안내돼 있다"며 "챗봇 서비스를 이용하려는 일반인이 채팅을 통한 민원 접수 처리 과정에 인공지능 상담사 외에 사람인 상담사가 관여한다는 사정을 인식하기는 어려워 보인다"고 설명했다. 또 "A씨는 챗봇 서비스를 통해 제기한 불법 주정차 신고 민원의 '내용'란에 불법 주정차를 한 사람에 대한 욕설을 기재했는데, 민원 접수 후 A씨의 휴대전화로 전송되는 문자는 자동적으로 발송되는 정형화된 문자메시지에 해당하고, 이러한 안내만으로 A씨가 문자메시지에 언급된 사람인 상담사가 담당부서에 대한 민원 전달 업무를 넘어 신고 민원 내용 자체를 모두 읽고 검토했을 것이라고 인식하기는 어려워 보인다"며 "민원 접수 후에는 '민원결과'를 확인할 수 있는데, 여기에 불법 주정차 차량을 확인해 조치했다는 답변 내용 외에는 담당부서인 구청 주차관리과와 소속 공무원만 안내돼 있고, 해당 민원을 처리하는 다산콜센터의 인간 상담사는 안내돼 있지 않아, A씨로서는 해당 민원을 담당부서에 전달했다는 인공지능 상담사의 형식적 답변으로 이해했을 여지가 많다"고 했다. 그러면서 "다산콜센터 측은 A씨에게 여러 차례 '신고 민원이 성적 수치심, 혐오감 등을 유발하는 내용을 포함하고 있어 이후에도 성희롱, 폭언 등의 내용이 포함된 민원을 접수할 경우 민원 처리가 중단되고 관련 법에 의해 법적 조치가 될 수 있다'는 취지로 회신을 보내다가, 마지막 회신에서 '서울톡으로 민원을 접수하더라도 상담직원이 내용을 직접 검토해 담당부서로 이관한다'는 사실을 알렸다"며 "A씨는 이후에 더 이상 민원을 제기하지 않았고, A씨가 장문 메시지의 확인이 어려운 소위 알뜰폰을 사용하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다산콜센터 측의 문자를 확인해 인공지능 상담사 외에 인간 상담사가 신고 민원에 부기된 욕설 등을 확인·검토했다는 사실을 알게 된 시점 이후부터는 욕설이 담긴 민원 접수를 즉시 중단한 것으로 보인다"고 판시했다. 검찰은 1심 판결에 불복해 지난 달 30일 항소했다.
민원
음란메시지
다산콜센터
이용경 기자
2022-06-07
형사일반
이에 저항하며 공무원 폭행은 공무집행 방해 해당
[판결] 욕설 퍼붓고 소란 피우는 민원인 퇴거는 ‘정당한 공무집행’
관공서에서 욕설을 퍼붓고 소란을 피우는 민원인을 사무실 밖으로 데리고 나간 공무원의 행위는 적법한 공무집행에 해당한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따라서 이에 저항해 공무원을 폭행한 것은 공무집행방해에 해당한다는 취지다. 대법원 형사3부(주심 이흥구 대법관)는 최근 공무집행방해 혐의로 기소된 A씨에게 폭행 혐의만 인정해 벌금 200만원을 선고한 원심을 파기하고 유죄 취지로 사건을 창원지법으로 돌려보냈다(2021도13883). 폭행 혐의만 인정 벌금 200만원 선고한 원심파기 A씨는 술에 취한 채 시청 주민생활복지과를 찾아가 휴대전화 볼륨을 높여 음악을 듣는 등 소란을 피웠다. 시청 직원 B씨가 볼륨을 줄여달라고 하면서 민원 내용이 무엇인지 묻자 A씨는 욕설을 내뱉고 소동을 벌였다. 이에 다른 직원 C씨도 A씨를 제지하며 A씨를 밖으로 데리고 나가려고 하자 A씨는 C씨의 상의를 잡아 찢고 청사 후문 앞에서 B씨와 C씨의 멱살을 잡아 흔들며 휴대폰으로 B씨의 뺨을 때린 혐의를 받았다. 결국 A씨는 시청 직원들의 주민생활복지에 대한 통합조사 및 민원업무에 관한 정당한 직무집행을 방해한 혐의로 기소됐다. 1심은 A씨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하지만, 2심은 "A씨를 사무실 밖으로 데리고 나간 공무원의 행위가 주민생활복지에 대한 통합조사·민원업무에 관한 직무라는 추상적 권한에 포함되거나 구체적 직무집행에 관한 법률상 요건과 방식을 갖춘 적법한 직무집행에 해당한다고 볼 증거가 없다"며 주위적 공소사실인 공무집행방해죄 부분은 무죄로 판단하고, 예비적 공소사실인 폭행죄에 대해서만 유죄로 판단해 벌금 200만원을 선고했다. 대법원의 판단은 달랐다. 재판부는 "공무집행방해죄는 공무원의 적법한 공무집행이 전제돼야 하고 공무집행이 적법하기 위해서는 그 행위가 공무원의 추상적 직무 권한에 속할 뿐 아니라 구체적으로 그 권한 내에 있어야 하며 직무행위로서 중요한 방식을 갖춰야 하는데, 추상적인 권한은 반드시 법령에 명시돼 있을 필요는 없고 추상적인 권한에 속하는 공무원의 어떠한 공무집행이 적법한지는 행위 당시의 구체적 상황에 기초를 두고 객관적·합리적으로 판단해야 하고 사후적으로 순수한 객관적 기준에서 판단할 것은 아니다"라고 밝혔다. 이어 "A씨의 욕설과 소란으로 정상적인 민원 상담이 이뤄지지 않고 다른 민원 업무 처리에 장애가 발생하는 상황이 지속되자 A씨를 사무실 밖으로 데리고 나간 공무원의 행위는 민원 안내 업무와 관련된 일련의 직무수행으로 포괄해 파악해야 한다"며 "공무원이 A씨를 사무실 밖으로 데리고 나가는 과정에서 팔을 잡는 등 다소의 물리력을 행사했다고 하더라도 이는 A씨의 불법행위를 사회적 상당성이 있는 방법으로 저지한 것에 불과하므로 위법하다고 볼 수 없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오늘날 관공서에서 주취 소란 행위 등으로 담당 공무원의 정당한 공무집행을 방해하고 이를 제지하는 담당 공무원에게 부당한 폭력을 행사하는 경우가 적지 않은 실정까지 감안하면, 소란을 피우는 민원인을 제지하거나 사무실 밖으로 데리고 나가는 행위도 민원 담당 공무원의 직무에 수반되는 행위로 파악함이 상당하고 그 직무권한의 범위를 벗어난 행위라고 볼 것은 아니다"라고 판시했다.
공무집행방해
공무원
관공서
박수연 기자
2022-04-13
형사일반
도청 측에서 "단속 때 사업주 현장에 있으면 좋겠다"고 해 전달한 것에 불과<br> 대법원, 무죄 선고 원심 확정
[판결] "단속 예정" 업체에 알려준 혐의 군청 공무원, '무죄' 확정
민원 제기 사실과 내용, 현장 점검 예정 사실 등을 업체 측에 알려준 혐의로 기소된 군청 환경위생과 공무원에게 무죄 판결이 확정됐다. 대법원 형사1부(주심 오경미 대법관)는 최근 공무상비밀누설 혐의로 기소된 A씨에게 무죄를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2021도12264). 모 군청 환경위생과 공무원인 A씨는 2018년 5월 국민신문고를 통해 불법 폐기물 반입에 대한 민원이 제기된 사실을 알게 됐다. 뿐만 아니라 보름 전 군청 인터넷 홈페이지 '군수에게 바란다' 게시판에 같은 민원인의 글이 작성된 것과 같은 해 5월 중순께 전화로 민원이 제기돼 현장 단속이 실시됐고, 그로부터 1주일 뒤 도청 환경관리과에서 현장 점검을 한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이에 A씨는 해당 업체 측에 전화를 해 민원 제기 사실과 신고 내용, 자체 현장 단속, 도청 환경관리과의 현장 점검 예정 및 일시, 고발 관련 내부 결재 진행 상황 등을 알려준 혐의로 기소됐다. 1,2심은 검사가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A씨가 공무상 비밀을 누설했다는 점이 합리적 의심의 여지가 없을 정도로 증명됐다고 보기 어렵다며 무죄를 선고했다. 1,2심은 "해당 민원인은 업체와 갈등관계에 있던 사람으로, 이미 불법 폐기물이 반입된다는 내용으로 여러 번 민원을 제기했었고, 2018년 5월 중순 군청 홈페이지에 실명으로 공개 민원을 올리는 한편 자신이 이러한 내용으로 국민신문고에 민원을 올렸다는 사실을 모 단체대화방에 올려 알리기도 했다"고 밝혔다. 이어 "A씨가 업체 측에 알린 것은 '민원인이 그 내용을 군 의원에 나오려고 하는 사람에게 보내고 있다'는 것이어서, 이미 수차례 고발을 해왔고 민원 내용이 공개된 것으로 봤을 때 이런 대화 내용이 공무상 비밀에 해당한다고 보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A씨가 업체 측에 도청 환경관리과의 현장 점검 예정과 일시를 고지해 준 것은 도청 측에서 A씨에게 현장을 확인하는 자리에 사업주가 있었으면 좋겠다고 요청해 그에 따라 알려준 것으로 이를 공무상 비밀 누설이라고 볼 수 없다"고 판시했다. 대법원도 이같은 원심을 확정했다.
공무원
공무상비밀누설
현장점검
박수연 기자
2022-04-01
형사일반
다른 법원서 재판 받는 사정 고려… 법정구속은 안해<br> 재판부 "집회·표현의 자유, 헌법과 법률 안에서 행사돼야"
[판결] '청와대 기습 시위' 김수억 前 기아차 비정규직 지회장, 징역 1년 6개월
비정규직 문제의 해결을 촉구하며 청와대와 대검찰청 등지에서 불법 집회를 연 혐의로 기소된 김수억 전 민주노총 기아차 비정규직지회장에게 1심에서 실형이 선고됐다. 서울중앙지법 형사27부(재판장 김선일 부장판사)는 지난 9일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 위반 등의 혐의로 기소된 김 전 지회장에게 징역 1년 6개월을 선고했다(2019고합648). 함께 기소된 민주노총 조합원 16명 중 2명에게는 징역 1년 6개월에 집행유예 3년을, 3명에게는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1년을, 나머지 조합원 11명에게는 각각 벌금 100~200만원을 선고했다. 다만 재판부는 김 전 지회장이 다른 법원에서 재판을 받고 있는 사정 등을 고려해 법정구속은 하지 않았다. 김 전 지회장 등은 2018년 9월 현대·기아자동차 불법 파견 문제에 대한 고용노동부의 미온적 대응을 비판하며 보름 간 서울지방고용노동청을 점거해 농성을 벌인 혐의를 받는다. 같은 해 11월에는 대검찰청 로비에서 현대·기아차의 비정규직 노동자 불법파견 문제의 수사를 촉구하며 점거농성을 벌인 혐의도 있다. 이들은 이듬해 1월에도 고(故) 김용균씨 사망 사건과 관련한 진상규명과 비정규직 철폐 등을 촉구하며 청와대 앞 100m 이내에서 기습 시위를 한 혐의도 받는다. 재판부는 "피고인들은 비정규직 또는 불법파견 문제로 오랜 기간 동안 열악한 근로조건 속에서 어려운 생활을 해왔다"며 "이 사건 각 범행은 이러한 비정규직 또는 불법파견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자신들의 의사를 표시하려는 과정에서 우발적으로 발생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다만 "집회 및 표현의 자유는 헌법과 법률의 범위 안에서 행사돼야 하고, 법률에 위배되는 폭력적인 집회는 정당한 의사 표현의 수단이 될 수 없다"며 "공공기관의 민원실과 같이 일반의 출입이 자유로운 곳이라고 하더라도 피고인들이 서울지방고용노동청 청사 또는 대검찰청 청사를 출입하거나 점거한 방법은 통상적이지도 않고, 달리 정당화할 수 있는 여지도 거의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피고인들의 불법침입 또는 퇴거불응으로 인해 각 기관들에서는 청사관리를 위해 불필요한 행정력의 낭비가 발생했다"며 "이는 다른 민원인들의 피해로 연결될 수밖에 없어 보인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피고인들의 각 범행은 그 목적이 무엇인지를 불문하고 수단의 상당성 또는 보충성이 인정될 수 없다"며 "그럼에도 피고인들은 그 정당성 또는 불가피성만을 강하게 주장하는 반면 피해를 입은 공무원 또는 경찰관들에 대한 사과에는 소극적 태도를 보이고 있어 진정으로 이 사건 각 범행에 대해 반성하고 있는지도 의문이 든다"고 양형이유를 설명했다.
집회및시위에관한법률
불법집회
민주노총
이용경 기자
2022-02-10
행정사건
서울행정법원 "해당 기관이 민원인 정보공개청구소송 비용 부담해야"<br> 비공개 처분 신뢰해 소송 제기한 것… 다만, 본안소송은 각하
[판결] 제공할 정보 없는데 '비공개 대상 정보' 통지했다면
행정기관 등이 정보공개 청구에 대해 제공할 정보가 없음에도 착오로 '비공개 대상 정보'라며 정보공개를 거부했다면, 민원인이 이에 불복해 낸 행정소송의 비용을 부담해야 한다는 판결이 나왔다. 서울행정법원 행정1부(재판장 안종화 부장판사)는 A씨가 대통령비서실장을 상대로 낸 정보공개 거부처분 취소소송(2020구합58076)에서 최근 "소를 각하한다. 다만 소송비용은 대통령비서실이 부담하라"며 원고패소 판결했다. 서울세관에 근무하던 A씨는 2018년 5월 감사원에 '품목분류(HSK)를 이용한 관세청의 국고농단 감사청구서'라는 문서를 제출하고, 관세청의 '품목분류(HSK) 사전심사 제도'가 잘못된 운영으로 국고 손실을 초래하고 있다는 내용을 제보했다. A씨는 같은 무렵 청와대 대통령비서실 산하 민정수석비서관실에 있는 지인에게도 이 문서 사본을 전달했다. 이후 A씨는 2020년 1월 대통령비서실에 감찰 내용과 결과 등에 대한 정보공개를 청구했다. 하지만 대통령비서실이 "해당 정보는 옛 공공기관의 정보공개에 관한 법률 제9조 1항에서 정한 '비공개 대상 정보'에 해당한다"며 거부하자, A씨는 같은 해 3월 소송을 냈다. 재판과정에서 대통령비서실은 "A씨가 2018년 5월 민정수석비서관실 관련자에게 이 사건 문서 사본을 전달한 것은 맞지만, 민정수석비서관실이 관련 내용에 대해 검토한 결과 별다른 특이사항이 발견되지 않아 별도로 감찰에 착수하지 않았다"며 "A씨가 공개를 청구한 해당 정보들은 우리 비서실이 보유하고 있지 않다"고 주장했다. 재판부는 비서실의 이같은 본안 전 항변을 받아들이면서 "정보공개법상 공개대상 정보는 정보 그 자체가 아닌, 같은 법 제2조에서 예시하고 있는 매체 등에 기록된 사항을 의미하고, 공개대상 정보는 원칙적으로 공개를 청구하는 자가 옛 정보공개법 제10조 1항에 따라 작성한 정보공개 청구서의 기재내용에 의해 특정된다"며 "만일 공개청구자가 특정한 정보를 공공기관이 보유·관리하고 있지 않은 경우라면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해당 정보에 대한 공개거부 처분에 대해서는 취소를 구할 법률상 이익이 없다"면서 A씨의 청구를 각하했다. 다만 "대통령비서실은 A씨의 정보공개 청구에 대해 해당 정보가 부존재함에도 불구하고 '옛 정보공개법 제9조 1항에 따른 비공개 대상 정보에 해당한다'는 이유로 이 사건 처분을 했고, 같은 이유로 A씨의 이의신청도 기각했다"며 "이러한 사유를 근거로 한 이 사건 처분은 A씨의 청구에 대해 신속히 응답하는 과정에서 발생한 착오에 의한 것임이 명백하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A씨는 대통령비서실이 밝힌 처분 사유를 신뢰해 적어도 각 정보가 존재하는 것으로 알고 소를 제기한 것"이라며 "비록 비서실이 해당 정보를 보유하고 있지 않다는 이유에서 A씨에게 이 사건 처분의 취소를 구할 법률상 이익이 인정되지 않더라도 해당 처분에 관한 소송비용은 A씨의 입장에서 '권리를 늘리거나 지키는 데 필요한 행위로 말미암은 소송비용'으로 볼 수 있기 때문에 본안에서 A씨가 패소한 것과는 별개로 이 사건 소송비용은 행정소송법 제8조 2항, 민사소송법 제98조 및 99조에 따라 대통령비서실이 부담함이 마땅하다"고 판시했다.
비공개
행정기관
정보공개
대통령비서실
대통령
이용경 기자
2021-07-28
형사일반
대법원, 무죄 원심 확정
[판결] "공무원, 의도적 업무 포기 아니면 직무유기 아니다"
주민이 제기한 건축물 시공 관련 민원에 대해 관계 공무원이 현장조사를 하지 않았더라도 의식적으로 업무를 방임하거나 포기한 것이 아닌 이상 직무유기로 볼 수 없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대법원 형사2부(주심 김상환 대법관)는 직무유기 혐의로 기소된 A씨에게 무죄를 선고한 원심을 최근 확정했다(2020도13384). 충남 보령시청 7급 공무원인 A씨는 2017년 10~12월 B씨로부터 "설계도와 다르게 시공되고 있는 축분장이 있다"는 민원 신고를 받고도 현장 확인을 하지 않는 등 직무를 유기한 혐의로 기소됐다. 검찰은 "A씨는 건축신고업무를 담당하는 공무원으로서 현장을 찾아 위법사항을 확인하고 건축주로 하여금 공사를 중지시키는 등 위법사항의 시정을 명하거나 건축물의 사용을 제한하는 등 필요한 조치를 할 의무가 있음에도 이를 하지 않았다"며 A씨를 기소했다. 1심은 "A씨가 설계도면과 달리 시공되고 있음을 외면하고 아무 조치를 취하지 않은 것은 자신의 직무를 저버린 행위로서 국민에게 피해를 야기시킬 가능성이 있다"며 A씨의 혐의를 유죄로 판단했다. 다만 범행이 경미한 점 등을 고려해 자격정지 1년의 선고를 유예했다. 그러나 2심은 "A씨가 다소 태만과 착각 등으로 직무를 성실히 수행하지 않았다거나, 소홀히 직무를 수행한 탓으로 적절한 직무수행에 이르지 못한 것으로 볼 수는 있을지언정, 이를 넘어 직무의 의식적인 포기 등과 같이 국가의 기능을 저해하고 국민에게 피해를 야기할 가능성이 있는 경우에 해당하는 정도의 직무유기를 했다고 볼 수는 없다"고 밝혔다. 이어 "A씨는 나름대로 자신이 이해한 민원의 취지에 좇은 업무를 처리하고자 했다"며 "당시 인사이동 등으로 A씨가 해당 업무를 처리할 수 있는 기한이 넉넉하지 않았고, 그의 업무환경이나 관행 등을 참작해 볼 때 A씨가 업무를 처리하면서 민원인이 만족한 만한 수준으로 신속하게 하지 못했다고 볼 수는 있을지언정, 의식적으로 관련 업무를 방임하거나 포기한 것으로 보이지는 않는다"면서 A씨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대법원도 검찰의 상고를 기각하고 원심을 확정했다.
업무포기
업무방임
공무원
직무유기
손현수 기자
2020-12-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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