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go
2024년 3월 29일(금)
지면보기
구독
한국법조인대관
판결 큐레이션
매일 쏟아지는 판결정보, 법률신문이 엄선된 양질의 정보를 골라 드립니다.
전체
방조범
검색한 결과
17
판결기사
판결요지
판례해설
판례평석
판결전문
민사일반
대법원 전원합의체, 판례 변경… 무죄 선고 원심 파기 환송
[판결] "불법 저작권 영상 '링크' 게시… 저작권법 위반 방조 해당"
저작권을 침해해 불법 유통된 영화 등을 시청할 수 있는 인터넷 링크를 게시한 것도 저작권법 위반 방조죄에 해당할 수 있다는 대법원 전원합의체 판결이 나왔다. 링크 행위는 인터넷에서 링크하고자 하는 웹페이지 등의 위치 정보나 경로를 나타낸 것에 불과해 저작재산권 침해 방조로 볼 수 없다는 기존 판례를 변경한 것이다. 대법원 전원합의체(주심 김재형 대법관)은 9일 저작권법 위반 방조 혐의로 기소된 A씨에게 무죄를 선고한 원심을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중앙지법으로 돌려보냈다(2017도19025). A씨는 지난 2015년 저작권자의 허락을 받지 않고 불법 유통된 영화나 드라마 등 영상저작물이 올라와 있는 해외 동영상 공유사이트로 연결되는 링크를 자신이 개설한 사이트에 넉달여간 총 450회에 걸쳐 게시한 혐의로 기소됐다. 1,2심은 기존 대법원 판례(2012도13748)와 같이 "링크는 영상저작물의 웹 위치 정보 등을 나타낸 것에 불과하다"면서 "인터넷 이용자는 링크 부분을 클릭함으로써 저작권자의 복제권이나 공중송신권을 침해하는 웹페이지 등에 방문해야 해당 게시물에 접속할 수 있게 되기 때문에 A씨의 행위는 저작권 침해행위의 실행 자체를 용이하게 한 것이 아니라 그와 무관한 지위에서 단순히 전송권이 침해되고 있는 상태를 이용한 것에 불과해 이를 방조행위로 볼 수 없다"며 무죄를 선고했다. 하지만 대법원은 전원합의체 심리를 통해 링크 행위도 공중송신권 침해의 방조에 해당할 수 있다며 기존 판례를 변경하고 원심을 파기 환송했다. 재판부는 "링크 행위자가 정범이 공중송신권을 침해한다는 사실을 충분히 인식하면서 그러한 침해 게시물 등에 연결되는 링크를 인터넷 사이트에 영리적·계속적으로 게시하는 등으로 공중의 구성원이 개별적으로 선택한 시간과 장소에서 침해 게시물에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하는 정도의 링크 행위를 한 경우에는 침해 게시물을 공중의 이용에 제공하는 정범의 범죄를 용이하게 하므로 공중송신권 침해의 방조범이 성립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어 "저작권 침해물 링크 사이트에서 제공하는 링크가 없었더라면 저작권 침해물을 발견할 수 없었던 공중의 구성원까지 그 링크를 통해 원하는 시간과 장소에서 쉽게 저작권 침해물에 접근할 수 있게 된다"며 "이로써 정범의 실행행위가 용이하게 되고 공중송신권이라는 법익의 침해가 강화·증대되므로 링크 행위와 정범의 범죄 실현 사이의 인과관계를 인정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인터넷 등을 이용하는 과정에서 일상적으로 이루어지는 링크 행위에 대해서까지 공중송신권 침해의 방조를 쉽게 인정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면서 "검사는 링크 대상인 게시물의 불법성을 명확하게 인식할 수 있는 정도에 이르렀다는 점을 엄격하게 증명해야 하며, 링크 행위가 정범의 공중송신권 침해와 밀접한 관련이 있고 그 법익침해를 강화·증대하는 등의 현실적인 기여를 했다고 보기 어려운 경우에는 공중송신권 침해 방조행위라고 쉽사리 단정해서는 안된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조재연, 김선수, 노태악 대법관은 기존 판례와 같이 링크 행위는 공중송신권 침해 방조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반대의견을 냈다. 이들 대법관은 "현재 저작권 침해물 링크 사이트 등에 대한 처벌 근거조항 마련을 위한 입법 논의가 이루어지고 있음에도, 대법원이 종전 견해를 바꿔 방조 개념의 확장 등을 통해 형사처벌의 범위를 넓히는 것은 형벌불소급의 원칙 등과 조화되지 않는다"면서 "저작권 침해물 링크 사이트의 영리적·계속적 링크의 폐해에 대해서는 입법을 통해 대처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지적했다. 대법원 관계자는 "이 판결은 구체적인 사안에 따라 링크 행위가 공중송신권 침해 방조에 해당할 수 있다는 점을 법리적으로 밝히는 한편, 방조범 성립을 위한 고의와 인과관계 요건 등에 대한 엄격한 적용이 필요하다는 점을 명시적으로 선언해 링크 행위에 대한 공중송신권 침해 방조범 성립의 한계를 명확히 설정함으로써 링크 행위의 자유를 보장하면서도 저작재산권자 보호를 함께 도모했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고 설명했다.
저작권법
영화
불법유통
박수연 기자
2021-09-09
민사일반
저작재산권 침해방조에 해당
[판결](단독) 오픈마켓에서 MS 비매품용 제품키 판매했다면
일부 대학생에게만 허용된 '마이크로소프트 윈도우10 프로그램'의 비매품용 제품키를 오픈마켓에 판매하는 것은 저작재산권 침해 방조에 해당한다는 판결이 나왔다. 서울중앙지법 민사61부(재판장 권오석 부장판사)는 마이크로소프트사가 A씨를 상대로 낸 판매금지청구소송(2019가합573683)에서 최근 "A씨는 윈도우 프로그램의 제품키와 제품키가 기재된 정품인증 라벨을 판매·배포하거나 제3자로 하여금 이와 같은 행위를 하도록 해서는 안 된다"며 원고승소 판결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컴퓨터 운영체제 윈도우10의 저작재산권자로서 자사 교육지원 프로그램인 '드림스파크'에 가입한 대학생들에게 학습 목적으로 비매품용 제품키를 제공해 윈도우10 이용을 허락하고 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통신판매업을 하는 A씨가 쿠팡, 티몬 등의 오픈마켓을 통해 드림스파크에 가입한 대학생들에게만 제공하는 제품키를 일반 소비자들에게 판매하자 소송을 냈다. A씨는 제품키를 3300원에서 2만7000원에 판매했으나, 윈도우10 패키지의 정상 판매가는 17만원이다. 또 A씨는 구매자들에게 이메일로 "동시에 2개 이상의 PC에 인증하는 것은 라이센스 위반"이라고 알리며 제품키, 설치방법, 유의사항 등을 전송한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중앙지법 “자유로운 이용 허락으로 볼 수 없다” 재판부는 "시리얼번호는 프로그램에 입력되면 인스톨을 진행하도록 하는 데이터에 불과해 이 번호의 복제·배포행위만으로 저작권이 침해됐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면서 "다만 복제·배포된 시리얼번호를 사용해 누군가가 프로그램을 복제하고, 저작권을 침해한다면 시리얼번호 복제·배포행위는 이를 용이하게 하는 행위로서 저작권 침해행위의 방조범이 될 수 있다"고 밝혔다. 이어 "A씨가 윈도우10의 제품키만을 판매하는 것 자체는 저작재산권 침해를 구성하지 않는다"면서도 "이용허락의 대상자가 아닌 일반 소비자들에게 제품키를 판매하고, 구매자가 제품키를 이용해 프로그램 정품 인증을 받아 사용하는 행위는 저작재산권 침해행위에 해당하므로, 이를 용이하게 한 A씨의 제품키 판매행위는 저작재산권 침해 방조에 해당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마이크로소프트가 프로그램 설치 파일을 홈페이지를 통해 제공하거나 제품키 입력 없이도 설치가 가능하다는 사실만으로 자유로운 이용을 허락했다고 볼 수 없다"며 "프로그램 구매 전 시범사용을 원하는 사용자가 설치를 예정하고 제한된 범위에서 프로그램 설치를 허용한 것으로 보는 것이 타당하다"고 판시했다.
마이크로소프트
저작재산권
제품키
오픈마켓
이용경 기자
2021-04-05
형사일반
대법원, 방조죄 인정 원심확정
[판결](단독) 범행장소 데려다 준 것만으론 공동정범으로 보기 어렵다
친구가 채권자에게 담보로 제공한 차량을 몰래 가져오려는 사실을 모른 채 차량이 있는 장소까지 데려다준 것만으로는 권리행사방해죄의 공동정범으로 보기 어렵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방조범만 인정된다는 취지다. 대법원 형사3부(주심 이동원 대법관)는 권리행사방해 및 도로교통법 위반 등의 혐의로 기소된 신모(27)씨에게 징역 1년을 선고한 원심을 최근 확정했다(2018도18107). 신씨는 2017년 5월 친구 최모씨와 함께 최씨가 채권자에게 담보로 제공한 차량을 무단으로 되가져 온 혐의를 받았다. 형법 제323조는 '타인의 점유 또는 권리의 목적이 된 자기의 물건 또는 전자기록등 특수매체기록을 취거, 은닉 또는 손괴하여 타인의 권리행사를 방해한 자는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7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신씨는 "승용차를 찾으러 가는데 광주까지 운전을 해달라"는 최씨의 부탁을 받고 최씨를 데려다 준 것으로 조사됐다. 그런데 최씨는 광주에 도착하고 나서야 신씨에게 "사실은 차량을 담보로 제공했는데, 다시 가져오려고 한다"고 말했다. 신씨는 또 2017년 1월 면허 없이 운전하다 사고를 내자 도주한 뒤 다른 사람이 교통사고를 낸 것처럼 허위신고하게 한 혐의도 받았다. 1심은 신씨의 혐의를 모두 유죄로 판단해 징역 1년 6개월을 선고했다. 그러나 2심은 "공모공동정범이 성립하기 위해서는 타인의 범행을 인식하면서도 이를 제지하지 않고 용인하는 것만으로는 부족하고, 공동의사로 특정한 범죄행위를 하기 위해 일체가 되어 서로 다른 사람의 행위를 이용해 자기의 의사를 실행에 옮겨야 한다"며 "신씨는 처음에는 최씨의 범행을 알지 못한 채 운전부탁만을 받아 해당 장소까지 데려다준 것이고, 승용차를 찾은 후에는 최씨와 헤어졌으므로 권리행사방해의 공동정범으로 보기 어렵다"며 방조 혐의만 인정해 1심을 파기하고 징역 1년으로 형을 낮췄다. 대법원도 "원심 판단에 공모공동정범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위법이 없다"며 판결을 확정했다.
공동정범
방조죄
도로교통법
이세현 기자
2019-02-21
형사일반
[판결] 서울동부지법, '변호사 사칭' 5억 챙긴 부부에 실형
서울법대를 졸업한 변호사이자 글로벌 M&A기업에 다니는 주식전문가로 행세하며 교회 성도들을 상대로 수억원대 사기 행각을 벌인 부부가 실형을 선고받았다. 서울동부지법 형사11부(재판장 조성필 부장판사)는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을 위반한 혐의(사기)로 기소된 김모(65)씨와 아내 권모(58)씨에게 최근 징역 3년 6개월과 징역 1년 6개월을 각각 선고했다(2018고합305). 김씨 부부는 2002년부터 서울 강동구에 있는 한 침례교회에서 모임의 리더로 활동하며 교인들과 친분을 쌓았다. 김씨는 자신이 서울대 법대를 졸업하고 사법연수원을 33기로 수료한 변호사이자 외국계 M&A 전문회사인 셔먼앤스털링(Shearman & Sterling)의 법무팀장으로 행세한 것으로 밝혀졌다. 그는 2013년 초 같은 교회를 다니던 피해자 A씨에게 "주식투자로 높은 수익을 보장해 주겠다"며 돈을 맡길 것을 요구했고, 권씨도 "남편 연봉이 3억5000만원 정도이고, 삼성에서 스톡옵션으로 받은 주식만 수십억원이며 여의도의 한 빌딩에 10%의 지분이 있다"며 "손실이 나도 원금은 보장해주겠다"고 거들었다. 이 말에 속은 A씨는 총 5억 2000만원을 김씨에게 건넸다. 하지만 김씨의 '스펙'은 모두 거짓이었다. 그는 서울대를 다닌 적이 없었고, 변호사도 아니었다. 또 집에서 주식투자를 하는 것 외에는 별다른 직업도 없었으며, 전문적인 투자교육을 받거나 금융기관에 종사한 이력도 전무했다. 결국 약속한 수익을 내지 못하던 김씨 부부를 의심한 피해자의 신고로 이들의 범행이 들통났다. 김씨는 법정에서 자신의 범행 대부분을 시인했지만 부인인 권씨는 단순 방조범에 불과하다고 주장했으나 재판부는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공동정범의 본질은 분업적 역할 분담에 의한 기능적 행위지배에 있다"며 "권씨의 진술과 피해자의 증언, 교인들이 제출한 사실확인서 등을 보면 권씨는 남편 김씨와 공모해 피해자를 기망하여 5억2000만원을 교부받았다는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김씨 부부가 공모해 피해자로부터 편취한 금액이 5억2000만원에 이르나 피해가 대부분 회복되지 않았다"며 실형 선고의 이유를 밝혔다.
사칭
사기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
왕성민 기자
2019-02-14
형사일반
중계비 받고 경기영상 전송 등 도박 사이트 운영 방조
[판결](단독) 정범 범죄사실 안적힌 ‘방조범 공소장’ 무효
방조범의 공소장에 정범이 저지른 범죄사실이 구체적으로 기재돼 있지 않다면 기소 자체가 무효라는 판결이 나왔다. 형사소송법 제327조 2호가 규정하고 있는 '공소제기의 절차가 법률의 규정에 위반해 무효인 때'에 해당해 공소기각 판결을 해야 한다는 취지다. 서울중앙지법 형사8부(재판장 임성철 부장판사)는 도박공간 개설 방조 혐의로 기소된 김모씨 등 4명에 대해 징역형을 선고한 1심을 파기하고 공소기각 판결했다(2018노516). 김씨 등은 성명불상의 불법 스포츠 도박 사이트 운영자를 도와 회원을 모집하고 불법 도박공간 개설을 도와준 혐의로 기소됐다. 검찰은 이들이 불법 스포츠토토 도박 사이트 30곳과 '나인볼 게임' 등을 운영하는 불법 도박 사이트 35곳으로부터 매월 150만~250여만원의 중계비를 받고 경기 영상을 실시간으로 전송하는 등 성명불상인들이 운영하는 도박사이트의 운영 등을 도와줬다고 공소장에 적시했다. 그러나 방조 혐의로 기소된 김씨 등의 공소장에 정작 정범인 불법 스포츠 도박 사이트 운영자들의 범죄사실은 기재돼 있지 않았다. 재판부는 "형법상 방조행위는 정범이 범행을 한다는 점을 알면서 그 실행행위를 용이하게 하는 직접·간접의 행위를 말한다"며 "방조범은 타인의 범죄를 방조하는 것이므로 정범의 범죄를 전제로 성립하고, 정범이 적어도 미수단계에 이르러야 성립한다"고 밝혔다. 또 "이 같은 공범의 종속성 때문에 방조범의 공소사실을 기재할 때는 방조의 구체적 사실 이외에 그 전제가 되는 정범의 범죄구성을 충족하는 구체적 사실도 기재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정범 혐의 구체적 기재 안했으면 공소제기 절차 위반 재판부는 "이 사건 공소사실의 요지는 피고인들이 도박공간 개설을 방조했다는 것이므로 정범의 도박공간개설죄 성립을 전제로 한다"며 "공소사실이 특정되기 위해선 피고인들의 방조사실 외에 정범의 도박공간 개설 범죄구성을 충족하는 구체적 사실도 기재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하지만 김씨 등에 대한 공소사실에는 정범의 구체적 범죄사실이 기재됐다 볼 수 없으므로 방조범인 김씨 등의 공소사실 역시 특정됐다고 볼 수 없다"며 "공소사실에 구체적인 범죄사실의 기재가 없는 경우 이는 형사소송법 제327조 2호가 규정하고 있는 '공소제기의 절차가 법률의 규정에 위반돼 무효인 때'에 해당한다"고 판시했다. 중앙지법, 4명에 징역형 등 선고 1심 파기…공소기각 앞서 1심은 "김씨 등이 불법 스포츠 도박 사이트 운영자들에게 전 세계 각종 스포츠 경기 영상과 나인볼 게임 영상을 실시간으로 전송해 주고 매월 이용료를 받는 사이트를 운영하기로 공모한 후 스포츠 경기 영상과 나인볼 게임 영상을 송출해 주는 역할을 맡기로 하고 돈을 받은 것"이라며 김씨에게 징역 1년 6개월의 실형을, 같은 혐의로 기소된 노씨 등 나머지 3명에게는 징역 6~10개월과 집행유예 2년씩을 선고했다.
정범
방조범
도박사이트
손현수 기자
2018-08-16
형사일반
[판결] 만취손님 골목길에 버려 숨지게 한 유흥업소 직원들 '실형'
만취해 구토를 하는 등 몸을 제대로 가누지 못하는 손님의 신용카드에서 현금을 인출한 뒤 골목길에 방치해 숨지게 한 유흥업소 직원들에게 실형이 선고됐다. 서울남부지법 형사11부(재판장 심규홍 부장판사)는 최근 유기치사·절도 등 혐의로 기소된 백모(26)씨와 황모(25)씨에게 징역 2년을 선고했다. 이들의 범행을 도운 김모(26)씨에게는 징역 10개월에 집행유예 2년, 사회봉사 120시간이 선고됐다(2017고합153). 백씨와 황씨는 지난 3월 23일 오전 6시 50분께 자신들이 일하는 유흥업소에서 양주 4병을 마셔 만취한 이모(32)씨가 몸을 가누지 못하는 등 정신을 잃자 골목길에 이씨를 버려 결국 숨지게 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들의 연락을 받고 함께 이씨를 유기한 인근 유흥업소 직원 김씨도 같은 혐의의 방조범으로 기소됐다. 골목길에 버려진 이씨는 행인에 의해 1시간여만에 발견돼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급성 알콜 중독으로 숨졌다. 이씨의 혈중알코올농도는 0.474%였다. 앞서 백씨는 황씨에게 "손님이 마신 양주 1병 값을 더 받아야 한다"며 이씨의 신용카드를 건네 돈을 찾아오도록 한 혐의도 받고 있다. 황씨는 이씨가 술김에 말한 카드 비밀번호를 이용해 현금인출기에서 30만원을 인출한 것으로 조사됐다. 재판부는 "유흥주점 관리자인 백씨와 종업원인 황씨는 만취해 부조가 필요한 손님을 주점 내실로 옮기거나 지인·경찰에게 연락하는 등 생명 또는 신체에 위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조치를 취할 계약상 보호의무가 있다"고 밝혔다. 이어 "이씨가 일찍 병원 치료를 받았다면 살 수 있었음에도 백씨와 황씨는 보호의무를 저버리고 만취손님을 유기해 숨지게 만들었다"며 "유가족이 감당하기 어려운 정신적 고통을 입었음에도 유족과 합의하거나 용서를 받지 못해 책임이 무겁다"고 설명했다. 재판부는 이들이 이씨의 신용카드를 이용해 현금을 인출한 행위에 대해서는 "대법원 판결(2013도14139)에 따르면 피해자의 추정적 승낙이 있다고 볼 수 있더라도 불법영득의 의사가 있었다면 절도죄가 성립할 수 있다"며 "만취한 이씨의 신용카드에서 현금을 인출한 것은 피해자의 의사에 반하여 피해자의 점유를 배제한 것이어서 이들에게 절도의사 및 불법영득의사가 있었음이 인정된다"고 판시했다. 재판부는 만취손님을 옮기는 일을 도와달라는 부탁을 받고 범행에 가담한 김씨에 대해서도 "방조행위는 범죄사실이 발생할 것을 인식하면 족하다"며 "김씨 역시 이씨의 신체기능에 정상적이지 못한 징후가 있어 부조를 요하는 상태에 있음을 충분히 인식하였던 것으로 판단돼 유기치사방조죄 등을 유죄로 인정한다"고 밝혔다.
손님
유기치사
절도
유흥업소
강한 기자
2017-09-05
형사일반
"피해자와의 사이에 신임관계 존재한다고 못 봐<br> 사기범행의 실행 일뿐… 따로 횡령죄 성립 안 돼"
[판결](단독) 보이스피싱 범죄에 계좌 빌려주고 입금액 가로챘어도
보이스피싱 조직에 은행계좌를 빌려준 대포통장 명의자가 이 계좌에 들어온 돈을 빼 가로챘어도 횡령죄는 성립하지 않는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대법원 형사2부(주심 김창석 대법관)는 횡령 및 사기 방조 등의 혐의로 기소된 황모(18)씨에게 장기 1년 6개월에 단기 1년의 징역형을, 김모(19)씨에게 징역 1년 6개월을 선고한 원심을 최근 확정했다(2017도3045). 두 사람은 유흥비 마련 등을 위해 2016년 3월부터 보이스피싱 조직에 자신들의 명의로 된 은행계좌를 빌려주고 수수료를 받는 방식으로 돈을 벌었다. 그러다 두달 뒤인 같은해 5월 이들은 보이스피싱 범죄에 속은 피해자들이 이들 은행계좌로 입금한 150만원을 가로채 75만원씩 나눠가졌다가 검찰에 적발돼 기소됐다. 재판부는 "보이스피싱 범죄의 범인이 피해자를 기망해 피해자의 돈을 사기이용계좌로 이체받았다면 이로써 편취행위는 기수에 이르고, 범인이 피해자의 돈을 보유하게 됐다고 하더라도 이로 인해 피해자와의 사이에 어떠한 위탁 또는 신임관계가 존재한다고 할 수 없는 이상 피해자의 돈을 보관하는 지위에 있다고 볼 수 없다"고 밝혔다. 이어 "그 후에 범인이 사기이용계좌에서 현금을 인출했다고 하더라도 이는 이미 성립한 사기범행의 실행행위에 지나지 않아 새로운 법익을 침해한다고 보기도 어려우므로, 이와 같은 인출행위는 사기의 피해자에 대해 따로 횡령죄를 구성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러한 법리는 사기범행에 이용되리라는 사정을 알고서도 자신 명의 계좌를 양도함으로써 사기범행을 방조한 종범이 사기이용계좌로 송금된 피해자의 돈을 임의로 인출한 경우에도 마찬가지로 적용된다"고 판시했다. 앞서 1,2심도 "사기범행으로 취득한 예금을 방조범이 인출하는 행위 역시 사기죄의 불가벌적 사후행위 내지 공범 내부의 수익분배문제에 불과해 별도로 횡령죄가 성립하지 않는다"며 횡령죄는 무죄로 판단하고 나머지 혐의에 대해서만 유죄로 판단해 실형을 선고했다.
보이스피싱
명의자
대포통장
신지민 기자
2017-06-22
전문직직무
[판결][단독] 약사가 처방전 없는 환자에 약 조제해주고…
약사가 처방전 없이 약을 요구하는 환자에게 약을 지어주고 사후에 의사에게 일괄적으로 대신 처방전을 받았다면 의료법 위반 방조범으로 처벌할 수 있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약사의 이 같은 행위는 환자를 직접 진찰하지 않고 처방전을 발급한 의사의 의료법 위반 행위를 도운 것으로 봐야 한다는 이유에서다. 대법원 형사3부(주심 권순일 대법관)는 의료법 위반 방조 혐의로 기소된 약사 임모(46)씨에 대한 상고심(2013도12593)에서 무죄를 선고한 원심을 깨고 지난달 24일 사건을 청주지법으로 돌려보냈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임씨는 자신의 약국을 찾은 환자들이 병원에 갈 수 없는 상황이라며 종전 처방대로 약을 조제해 줄 것을 부탁하면 처방전 없이 약을 지어준 뒤 나중에 인근 병원 의사인 장모씨에게 부탁해 사후에 처방전을 발급 받았다"며 "이 과정에서 임씨는 환자들에게 본인 부담금을 받아 장씨에게 건네고 자신은 약을 조제·판매해 수익을 얻었다"고 밝혔다. 이어 "이 같은 거래관계가 오랫동안 지속되었던 점 등을 감안할 때 임씨의 행위는 의료법 처벌 대상인 장씨의 처방전 작성행위에 가담해 이를 용이하게 한 것으로 평가함이 상당하다"고 설명했다. 약사는 의사의 의료법 위반 방조범으로 처벌 대법원 "환자 처벌할 수 없다고 약사도 처벌할 수 없다는 판단은 잘못" 재판부는 "원심은 임씨의 행위가 의사 장씨의 처방전 교부행위에 대한 대향범(對向犯) 관계에 있는 환자들의 행위에 가공한 것에 지나지 않기 때문에 (의료법상 이와 같은 경우에 환자를 처벌하는 규정이 없어)환자들을 처벌할 수 없는 이상 임씨 역시 처벌할 수 없다고 판단했는데, 이는 의료법 위반 행위의 방조범에 관한 법리를 오해해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있다"고 판시했다. 대향범(對向犯)이란 2인 이상의 행위자가 서로 대립하는 방향으로 공동 작용해 성립되는 범죄를 말한다. 뇌물을 받는 수뢰(收賂)와 주는 증뢰(贈賂)가 대표적인 예다. 뇌물을 받은 사람이 있으면 반드시 준 사람이 있어야 하듯 대향자는 범죄 성립에 없어서는 안 되는 존재다. 형법총칙의 공범 규정이 적용되지 않아 별도 처벌 규정이 없는 한 교사범·종범으로 처벌되지 않는다. 충주시 문화동에서 약국을 운영하던 임씨는 2009년부터 2010년까지 자신의 약국을 찾은 단골손님들에게 처방전 없이 약을 지어준 혐의로 기소됐다. 임씨는 환자에게 의료보험 본인부담금을 받은 뒤 근처에서 의원을 운영하는 장씨에게 부탁해 사후에 처방전을 일괄적으로 받아온 것으로 드러났다. 1심은 임씨의 혐의를 인정해 벌금 100만원을 선고했다. 하지만 2심은 "임씨는 처방전 없이 약을 처방 받으려는 환자들을 도와준 것 뿐"이라며 "환자들을 처벌할 수 없는 이상 임씨 역시 처벌할 수 없다"며 무죄를 선고했다.
의료법위반방조
의료법
대향범
처방전
의사진찰
홍세미 기자
2015-07-20
주택·상가임대차
형사일반
방조범으로 처벌 불가<br> 대법원, 벌금선고 원심 파기
건물 임대이후 불법게임장 영업 알았다면 임대인…
건물 주인이 임차인이 불법 사행성 게임영업을 목적으로 임차한다는 사실을 몰랐다면 나중에 불법영업 사실을 알았더라도 방조범으로 처벌할 수 없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대법원 형사3부(주심 민일영 대법관)는 지난달 27일 불법게임장 영업장소를 임대한 혐의(사행행위등 규제 및 처벌 특례법 위반 방조 등)로 기소된 최모(47)씨에 대한 상고심(2010도10240)에서 벌금 500만원에 추징금 6300여만원을 선고한 원심을 깨고 사건을 서울북부지법으로 돌려보냈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최씨가 2005년 9월 임대차계약 체결 당시 건물 1층에서 불법 사행성 게임장 영업을 할 것을 알았다고 볼 수 없다"며 "임대 당시에 불법적인 영업장소로 사용된다는 점을 알지 못했다면 임대행위가 형법상 방조행위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고, 그 후 임대차기간 중 불법적인 영업장소로 사용된다는 것을 알게 됐더라도 임대인에게 불법영업을 방지할 법적 의무가 있다는 등의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임대인이 그 사실을 알게된 때부터 임대차관계를 유지한 행위가 방조행위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최씨가 불법 사행성 게임장 영업 사실을 안 이후인 2007년 3월 건물 2층에 대해 추가로 임대차 계약을 체결한 행위는 범행을 방조했다고 봐야 하지만 원심이 1층 건물을 임대한 행위와 함께 하나의 형을 선고했으므로 최씨에 대해 유죄를 선고한 전부를 파기한다"고 설명했다. 최씨는 2005년 9월 서울 중랑구 면목동 건물 1층을 박모씨 등에게 매월 370여만원을 받고 임대했다. 최씨는 임대 후 박씨 등이 사행성 게임기 49대를 설치하고 불법영업을 한다는 사실을 알았으나 계약을 해지하지 않았고 2007년 3월에는 2층도 월 275만원을 받고 추가로 임대했다가 기소됐다.
불법게임장
불법영업
사행성게임
범행방조
건물임대
좌영길 기자
2012-10-04
전문직직무
형사일반
진범에게서 돈 받고 의뢰인 진술 번복하지 않게 도와줘<br> 대법원, "정당한 변론권 범위 벗어나" 원심 확정
'범인 바꿔치기' 도운 변호사 벌금 200만원 확정
사기죄로 기소된 피고인이 진범이 아니라는 점을 알고서도 진범에게 돈을 받고 의뢰인이 법정에서 진술을 번복하지 않도록 도와준 변호사에게 벌금형이 확정됐다. 대법원 형사1부(주심 박병대 대법관)는 지난달 30일 범인도피 방조 혐의로 기소된 변호사 김모(50) 씨에 대한 상고심(2012도6027)에서 벌금 200만원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변호인의 기본적인 임무가 피고인 또는 피의자를 보호하고 그의 이익을 대변하는 것이라고 하더라도 그러한 이익은 법적으로 보호받을 가치가 있는 정당한 이익으로 제한되고, 의뢰인의 요청에 따른 변론행위라는 명목으로 변호인이 수사기관이나 법원에 대해 적극적으로 허위 진술을 하거나 피고인 또는 피의자로 하여금 허위진술을 하도록 하는 것은 허용되지 않는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이어 "김씨는 변호인으로서 사기사건 피고인 강모씨의 변론에 필요한 활동을 하는 데 그치지 않고 강씨와 사기사건의 진범 신모씨 사이에 부정한 거래가 진행되고 있다는 점을 알면서도 그들 사이의 합의가 성사되도록 돕는 등 거래관계에 깊숙히 관여한 것이므로 이런 행위를 정당한 변론권의 범위 내에 속한다고 평가할 수는 없다"고 설명했다. 강씨는 지난해 3월 휴대전화 문자를 대량으로 발송해 수신자가 무선인터넷 서비스를 사용하도록 유도하는 수법의 사기행각을 벌여 5억여원의 부당이득을 챙긴 혐의로 기소됐다. 강씨의 변호를 맡은 김씨는 1심 선고 이후 강씨로부터 '진범은 따로 있고 나는 돈을 받는 대가로 범인이라고 허위 진술했다'는 말을 듣고도, 오히려 진범인 신씨가 '허위자백을 계속 유지해주면 대가로 1억원을 주겠다'고 한 말을 전달하는 등 강씨가 법정에서 진술 번복을 못하도록 중재했다가 진범을 은폐한 혐의로 기소됐다. 1심은 김씨를 범인도피죄의 공동정범으로 판단해 징역 8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으나, 2심은 김씨가 정범이 아닌 방조범이라며 벌금 200만원을 선고했다.
범인도피
방조
공동정범
변호사
범인바꿔치기
진술번복
진범은폐
좌영길 기자
2012-09-07
1
2
banner
주목 받은 판결큐레이션
1
[판결] 현대제철 사내하청 근로자 일부 ‘파견 근로’ 인정
판결기사
2024-03-12 18:05
태그 클라우드
공직선거법명예훼손공정거래손해배상중국업무상재해횡령조세사기노동
등록사항정정의 대위신청과 관련된 법적 문제
서보형 한국국토정보공사 변호사
footer-logo
1950년 창간 법조 유일의 정론지
논단·칼럼
Voice Of Law
지면보기
굿모닝LAW747
LawTop
footer-logo
법인명
(주)법률신문사
대표
이수형
사업자등록번호
214-81-99775
등록번호
서울 아00027
등록연월일
2005년 8월 24일
제호
법률신문
발행인
이수형
편집인
차병직 , 이수형
편집국장
신동진
발행소(주소)
서울특별시 서초구 서초대로 396, 14층
발행일자
1999년 12월 1일
전화번호
02-3472-0601
청소년보호책임자
김순신
개인정보보호책임자
김순신
인터넷 법률신문의 모든 콘텐츠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으며 무단 전재, 복사, 배포를 금합니다. 인터넷 법률신문은 인터넷신문윤리강령 및 그 실천요강을 준수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