찜질방에서 침을 놓고 배를 주무르는 등 무면허 의료행위를 했다가 손님 다리를 절단하게 한 60대 여성에게 징역형이 선고됐다.
강모(66·여)씨는 지난해 2월 서울 관악구에 있는 한 찜질방에서 3시간에 걸쳐 침을 이용, 양모씨의 귓볼과 손가락, 발가락 끝에서 피를 뽑고 복부를 풀어주겠다며 양손으로 수십번에 걸쳐 양씨의 복부를 누르는 등 무면허 의료행위를 했다. 그런데 시술을 받은 양씨는 복부대동맥류 폐색이 와 결국 복부대동맥류 수술과 혈전제거술을 받았고, 좌측 하지(다리) 변색과 운동·감각신경 저하 등 괴사도 진행돼 왼쪽발 무릎 아래를 절단하는 수술을 받는 등 큰 피해를 입었다. 강씨는 의료법 위반과 업무상과실치상 혐의로 기소됐다.
서울중앙지법 형사8단독 변성환 부장판사는 최근 강씨에게 징역 8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2017고단2378).
변 부장판사는 "강씨는 복부를 쓰다듬었을 뿐 복부안마를 하지 않았다고 주장하며 업무상 과실치상죄는 인정할 수 없다고 주장하지만, 피해자 양씨의 일관된 진술과 폐쇄회로(CC)TV 영상을 보면 강씨가 피해자의 복부를 수십회 힘껏 누른 사실이 인정되는데다, 강씨는 당시 피해자로부터 복부대동맥류가 있다고 들어 알고 있었던 걸로 보여 업무상 과실치상죄가 인정된다"고 밝혔다.
귀·손에 시침, 배 잘못 주물러
손님 다리 절단
이어 "이 사건은 무면허 의료행위가 얼마나 엄청난 결과를 가져올 수 있는지 알게 하는 사건"이라며 "강씨는 무면허 사혈침 시술에 그치지 않고 복부마사지에 관한 아무런 지식이 없음에도 복부대동맥류가 있는 피해자의 복부를 함부로 눌러 결과적으로 피해자가 다리를 절단할 수 밖에 없는 중한 상해를 입혔다"고 판시했다.
변 부장판사는 "강씨가 피해회복을 위한 조치를 전혀 취하지 않고 있는데 이는 피고인 강씨에게 불리한 정상이지만, 양씨가 복부대동맥류 수술을 앞두고 있었음에도 수술까지 연기하며 강씨에게 사혈침 시술을 받고 배가 딱딱하니 한번 봐 달라고 먼저 제의했던 점 등을 보아 피해자에게도 사고발생과 피해확대에 상당한 과실이 있다"고 양형이유를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