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익사업법시행규칙 개정전에 임대주택 입주권을 신청했어도 규칙개정 후에 '보상계획공고 및 통지'가 이뤄졌으면 주거이전비도 지급해야 한다는 판결이 나왔다.
이는 '임대주택공급 및 주거이전비 신청접수 공고 및 통지'도 보상계획 공고 및 통지에 준하는 것으로 봐야 한다는 조합의 주장을 배척한 것이다.
임대주택 입주권 외에 4개월분의 주거이전비도 지급하도록 하는 내용으로 2007년4월 개정된 시행규칙 제54조2항은 규칙시행 후 보상계획 공고 및 통지가 이뤄진 경우부터 적용하도록 부칙에 규정돼 있다. 개정전에는 임대주택 입주권을 받지 않은 세입자에 한해 3개월분의 주거이전비를 보상하도록 규정돼 있었다.
서울행정법원 행정2부(재판장 한승 부장판사)는 지난달 23일 최모(37)씨가 "새로운 공익사업법시행규칙에 따라 임대주택권 입주권 외에 4개월분의 주거이전비를 지급하라"며 금호제19구역주택재개발정비사업조합을 상대로 낸 이주비 청구소송(2008구합44747)에서 "보상계획공고 및 통지를 기준으로 새로운 규칙이 적용되므로 피고는 이주비 1,120여만원을 지급하라"며 원고승소 판결을 내렸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세입자에게 지급하는 주거이전비는 조기이주를 장려해 사업추진을 원활하게 하려는 정책적인 목적과 주거이전으로 인해 특별한 어려움을 겪게될 세입자들을 대상으로 하는 사회보장적인 차원의 성격을 갖는다"며 "개정전 시행규칙의 존속에 관한 신뢰보호의 필요성이 개정후 시행규칙을 통해 달성하려는 공익보다 크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밝혔다.
이는 세입자들과 조합 사이에는 개정전 시행규칙에 따라 임대주택 입주권과 주거이전비 중 하나만 인정된다는 신뢰가 이미 형성됐다는 조합의 주장을 배척한 것이다. 재판부는 이어 "임대주택공급 및 주거이전비 신청접수 공고 및 통지는 세입자들 중 임대주택 공급신청자를 확정함으로써 임대주택 건설계획 및 임대주택 공급대상자 명부를 작성하는데 주된 목적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사업구역내 주거용 건축물의 세입자들이 이미 특정된 상태에서 그들과의 보상협의를 위해 주거이전비 보상계획을 공고 및 통지한 것으로 보이지는 않는다"고 덧붙였다.
재판부는 또 "신청접수 공고 및 통지는 공익사업법 제15조에 따른 보상계획공고 및 통지에 준하는 것으로 볼 수는 없다"며 "주거이전비의 보상에 관해서는 부칙 제4조에 의해 개정후 시행규칙 제54조2항이 적용돼야 한다"고 설명했다.
최씨는 지난 2004년 사업구역 내의 다세대주택을 임차해 거주해왔다. 조합은 2007년1월 임대주택공급 및 주거이전비 신청접수 공고 및 통지를 했고, 최씨는 2월 주거이전비를 지급받지 않고 임대주택을 공급받고자 한다는 내용의 임대주택 공급신청서를 제출했다. 그런데 2007년4월 공익사업법이 개정돼 임대주택 입주권 외에 4개월분의 주거이전비도 지급하도록 제도가 바뀌자 최씨는 주거이전비를 지급하라며 지난해 11월 소송을 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