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생절차 개시신청으로 보전처분결정이 내려진 회사의 마이너스 통장에 거래업체가 물품대금을 입금한 경우 해당 은행이 대출금 변제를 이유로 대금 지급을 거절해서는 안 된다는 판결이 나왔다. 서울중앙지법 민사20부(재판장 장진훈 부장판사)는 최근 M사 관리인 김모씨가 중소기업은행을 상대로 낸 예금청구소송(2012가합6252)에서 "기업은행은 5억2700여만원을 지급하라"며 원고승소 판결을 내렸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M사는 2011년 11월 회생절차 개시신청을 하고, 12월 법원으로부터 보전처분결정 및 포괄적 금지명령을 받아 이를 공시했다"며 "이러한 상황에서 M사가 거래처인 L사 등에게 기업은행에 대한 대출금채무의 우선변제를 위해 물품 대금을 마이너스 통장으로 입금하도록 지시했다고 보기 어렵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또 "L사 등 역시 M사의 기업은행에 대한 대출금 채무의 변제를 위해 마이너스 통장으로 물품대금 등을 입금했다고 보기도 어렵다"며 "L사 등은 마이너스 통장이 M사의 거래계좌라고 생각하고 물품대금 등을 입금했던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재판부는 "기업은행도 보전처분결정 등이 내려진 사실을 알았다고 봄이 타당하고, 그렇다면 채무자 회생 및 파산에 관한 법률(통합도산법) 제145조2호에 따라 대출금 채권과 M사의 예금채권을 상계할 수도 없다"며 "M사는 기업은행에 대해 대출금 50억원을 빚지고 있는 상태에서 동시에 5억 2700여만원의 예금 채권을 보유하고 있다고 봄이 타당하다"고 설명했다. M사는 2011년 11월 인천지법에 회생절차 개시신청을 내고, 12월에 보전처분결정 및 포괄적 금지명령을 받았다. 이후 L사 등 거래업체는 과거 M사가 기업은행에 개설한 한도가 '50억원'인 마이너스 통장으로 물품대금 등 5억2700여만원을 송금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