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자치단체로부터 재정지원을 받는 사회복지법인의 임직원이 보조금을 횡령한 경우 피해자는 복지법인이므로 지자체는 행정절차를 통해 보조금을 환수할 수 있을 뿐 직접 임직원을 상대로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는 없다는 판결이 나왔다.
서울고법 민사15부(재판장 문용선 부장판사)는 최근 부천시가 강모씨 등 (사)사랑선교회 점자도서관 관계자 3명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소송 항소심(2007나123310)에서 1심을 취소하고 원고패소 판결을 내렸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부천시가 정해진 용도 외의 사용을 이유로 보조금교부결정을 중지·취소하거나 보조금반환명령을 하는 등 보조금 반환절차를 진행하는 것은 별론으로 하고 강씨 등이 업무상 횡령죄 등으로 처벌받은 사실이 인정되는 것만으로 부천시에게 횡령금 만큼의 손해가 발생했다고 인정하기 부족하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이어 “강씨 등이 업무상 횡령 등으로 처벌받은 범죄사실은 보조금 교부결정 등에서 정해진 용도 이외에 다른 용도로 사용해 이를 횡령했다는 것으로서 점자도서관이 업무상 횡령죄의 피해자”라고 덧붙였다. 재판부는 또 “보조금법 등이 정한 절차에 따라 국가 또는 지자체 등의 행정주체로부터 보조금 교부결정 또는 지급결정에 의해 지급된 이상 보조금의 소유는 보조금 수령자에게 최종적으로 귀속된다”고 설명했다.
점자도서관장이던 강씨는 부천시 등으로부터 보조금을 지급받아 왔다. 그런데 부천시립도서관의 회계검사와 부천시의 특별감사 결과 2000~2003년까지 지급된 보조금 가운데 1억4,000여만원을 부당사용한 사실이 확인됐다. 결국 강씨 등은 업무상 횡령죄로 기소돼 유죄판결을 받아 2005년9월 형이 확정됐다. 부천시는 횡령액 상당의 손해를 입었다며 1억3,900여만원을 지급하라며 강씨 등을 상대로 소송을 내 1심에서는 일부승소 판결을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