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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경사가 인터넷 등으로 콘택트렌즈 못 팔게 하는 의료기사법은 합헌"
<사진=연합뉴스> 안경사가 전자상거래 등을 통해 콘택트렌즈를 판매하는 행위를 금지하고 있는 의료기사 등에 관한 법률 조항은 헌법에 어긋나지 않는다는 헌법재판소 첫 결정이 나왔다. 안경사의 직업 수행의 자유를 제한하기는 하지만 국민보건의 향상·증진이란 입법 목적의 달성을 위해 과도한 제한이라고 볼 수 없다는 취지다. 헌법재판소는 지난달 28일 서울중앙지법이 "의료기사 등에 관한 법률 제12조 제5항이 위헌"이라며 제청한 위헌법률심판 사건(2020헌가10)에서 재판관 8(합헌)대 1(위헌) 의견으로 합헌 결정했다. 의료기사법 제12조 제5항 제1호는 '누구든지 안경 및 콘택트렌즈를 전자상거래 등에서의 소비자보호에 관한 법률 제2조에 따른 전자상거래 및 통신판매의 방법으로 판매 등을 해서는 안 된다'고 규정한다. 헌재는 "전자상거래 등으로 콘택트렌즈가 판매된다면 착용자의 눈 건강상태를 고려하지 않은 무분별한 콘택트렌즈 착용이 이뤄질 가능성이 있어 국민보건의 향상·증진이라는 심판대상조항의 입법목적이 달성되기 어려울 수 있다"며 "또 안경사가 콘택트렌즈를 전자상거래 등을 통해 판매할 수 있다면 안경사가 개설할 수 있는 안경업소의 수를 1개로 제한하는 의료기사법 제12조 제2항의 취지에 어긋날 뿐 아니라 안경사 아닌 자에 의한 콘택트렌즈 판매행위를 규제하기 사실상 어려워진다"고 설명했다. 이어 "우리나라의 인구 1만 명당 안경업소 수와 안경사 수, 국가 면적당(1000㎢) 안경업소 수 모두 높은 수준이어서 소비자의 접근권이 상당히 보장되어 있어 심판대상조항으로 인한 소비자의 불편이 과도하다고 보기도 어렵다"며 "심판대상조항에 따른 직업 수행의 자유 제한이 그 입법목적 달성을 위해 필요한 정도를 넘어선 과도한 제한이라 보기는 어렵다"고 판단했다. 한편 이영진 헌법재판관은 이 조항이 과잉금지원칙에 반해 안경사의 직업수행의 자유를 침해한다는 반대의견을 냈다. 안경사인 A 씨는 2018년 2월 중순경부터 약 4개월간 3938회에 걸쳐 총 3억5798만원 상당의 콘택트렌즈를 전자상거래상 판매한 혐의로 벌금 200만 원의 약식명령을 받았다. 이에 불복해 정식재판을 청구한 A 씨는 재판 진행 중 이 조항에 대해 위헌법률심판제청신청을 했고 법원이 이를 받아들여 위헌법률심판제청을 했다.
정자상거래
콘택트렌즈
인터넷판매
안경사
의료기사법제12조제5항
박수연 기자
2024-04-02
엔터테인먼트
지식재산권
서울고법, 8일 원고일부승소 판결
"막걸리 상표에서 '영탁' 떼라"… 가수 영탁, 막걸리 상표권 분쟁 2심도 승소
가수 영탁 <사진=연합뉴스> '영탁 막걸리'라는 상품표지를 두고 막걸리 제조사인 예천양조와 분쟁을 벌여 온 트로트 가수 영탁(본명 박영탁)이 1심에 이어 2심에서도 일부 승소했다. 서울고법 민사5부(설범식·이준영·최성보 부장판사)는 8일 박 씨가 예천양조를 상대로 낸 상품표지 사용금지 등 청구 소송(2023나2035037) 항소심에서 1심과 같이 원고일부승소 판결했다. 재판부는 "예천양조가 '영탁'으로 표지가 표시된 막걸리 제품을 생산, 양도, 대여, 수입하거나 이를 제품 포장·광고에 표시해서는 안 된다. 이미 제조한 막걸리 제품에서도 해당 표지를 제거하라"는 1심 명령을 유지했다. 다만 제3자가 점유 중인 막걸리 제품에 대한 폐기 청구는 1심과 같이 각하했다. 앞서 1심도 지난해 7월 원고일부승소 판결했다. 당시 재판부는 "예천양조가 '영탁'이라는 표지를 막걸리 제품이나 광고 등에 사용함으로써 일반수요자나 거래자가 박 씨와 예천양조 사이에 밀접한 관계가 있다고 혼동하게 했다고 봄이 타당하다"고 밝혔다. 이어 "연예인의 이름과 사진 등을 상품이나 광고 등에 사용하기 위해서는 연예인이나 소속사로부터 허락을 받거나 일정한 대가를 지급하는 것이 엔터테인먼트 산업분야의 상거래 관행"이라며 "실제로 예천양조는 박 씨와 모델계약을 맺고 일정한 대가를 지급한 뒤 1년 이상 박 씨와 '영탁' 표지를 이용해 광고하면서 막걸리를 제조 및 판매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 같은 상황에서 예천양조가 '영탁' 표지를 막걸리 제품에 계속 사용하는 경우, 일반수요자나 거래자는 예천양조가 표지 사용에 관해 박 씨로부터 허락을 받고 그에 대한 대가를 지급하는 등의 특정한 영업상 또는 계약상 관계가 존재한다고 오인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 특히 재판부는 "막걸리가 출시된 2020년 예천양조의 매출액은 약 50억1000만 원으로 전년도 대비 4245% 증가했고, '2020년 소비자가 뽑은 올해의 브랜드 대상'을 비롯한 여러 상을 수상했다는 점에서 '영탁'이라는 표지가 막걸리 분야에서 상당히 강한 식별력과 고객흡인력이 있다"고 판시했다. 앞서 예천양조는 2020년 1월 '영탁'이라는 막걸리 상표를 출원하고 같은 해 4월 영탁 측과 1년간 모델계약을 맺었다. 이후 예천양조는 2020년 5월 '영탁막걸리'를 출시했다. 하지만 2021년 6월 예천양조와 영탁 측은 광고모델 재계약 협상이 결렬되며 갈등이 불거졌고, 영탁 측은 "계약이 종료됐는데도 예천양조 측이 막걸리 제품에 '영탁'이라는 상표를 사용한다"며 2021년 9월 소송을 냈다. 백구영 예천양조 회장은 2021년 11월 '영탁 측이 거액을 요구해 재계약이 결렬됐다'는 허위 사실을 유포한 혐의로 기소돼 지난달 진행된 1심에서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1년을 선고받았다.
상표권
영탁
막걸리
이용경 기자
2024-02-11
민사일반
지식재산권
중앙지법, 7월 14일 예천양조 패소 판결
[판결] "막걸리 상표에서 '영탁' 떼라"… 가수 영탁, 막걸리 상표권 분쟁 승소
'영탁 막걸리'라는 상품표지를 두고 막걸리 제조사인 예천양조와 분쟁을 벌여 온 트로트 가수 영탁(본명 박영탁)이 민사소송 1심에서 일부 승소했다. 서울중앙지법 민사62부(재판장 이영광 부장판사)는 7월 14일 박 씨가 예천양조를 상대로 낸 상품표지 사용금지 등 청구 소송(2021가합565807)에서 원고일부승소 판결했다. 예천양조 측은 이번 판결에 불복해 25일 항소했다. 재판부는 "예천양조는 '영탁'이라는 표지가 표시된 막걸리 제품을 생산, 양도, 대여, 수입 등을 해서는 안 되고, 이를 막걸리 제품의 포장 및 광고에 표시해서는 안 된다"고 판단했다. 또 "이미 제조한 막걸리 제품에서도 해당 표지를 제거하라"고 명령했다. 재판부는 "예천양조가 '영탁'이라는 표지를 막걸리 제품이나 광고 등에 사용함으로써 일반수요자나 거래자가 박 씨와 예천양조 사이에 밀접한 관계가 있다고 혼동하게 했다고 봄이 타당하다"고 밝혔다. 이어 "연예인의 이름과 사진 등을 상품이나 광고 등에 사용하기 위해서는 연예인이나 소속사로부터 허락을 받거나 일정한 대가를 지급하는 것이 엔터테인먼트 산업분야의 상거래 관행"이라며 "실제로 예천양조는 박 씨와 모델계약을 맺고 일정한 대가를 지급한 뒤 1년 이상 박 씨와 '영탁' 표지를 이용해 광고하면서 막걸리를 제조 및 판매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 같은 상황에서 예천양조가 '영탁' 표지를 막걸리 제품에 계속 사용하는 경우, 일반수요자나 거래자는 예천양조가 표지 사용에 관해 박 씨로부터 허락을 받고 그에 대한 대가를 지급하는 등의 특정한 영업상 또는 계약상 관계가 존재한다고 오인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 특히 재판부는 "막걸리가 출시된 2020년 예천양조의 매출액은 약 50억1000만 원으로 전년도 대비 4245% 증가했고, '2020년 소비자가 뽑은 올해의 브랜드 대상'을 비롯한 여러 상을 수상했다는 점에서 '영탁'이라는 표지가 막걸리 분야에서 상당히 강한 식별력과 고객흡인력이 있다"고 판시했다. 앞서 예천양조는 2020년 1월 '영탁'이라는 막걸리 상표를 출원하고 같은 해 4월 영탁 측과 1년간 모델계약을 맺었다. 이후 예천양조는 2020년 5월 '영탁막걸리'를 출시했다. 하지만 2021년 6월 예천양조와 영탁 측은 광고모델 재계약 협상이 결렬되며 갈등이 불거졌고, 영탁 측은 "계약이 종료됐는데도 예천양조 측이 막걸리 제품에 '영탁'이라는 상표를 사용한다"며 2021년 9월 소송을 냈다. 백구영 예천양조 회장은 2021년 11월 '영탁 측이 거액을 요구해 재계약이 결렬됐다'는 허위 사실을 유포한 혐의로 기소돼 서울동부지법에서 재판을 받고 있다.
영탁
막걸리
상표권
이용경 기자
2023-07-31
민사일반
소비자·제조물
[판결] 개통 후 철회할 수 없는 이동통신사 약관…대법 "청약철회권 제한"
휴대전화를 개통한 뒤 철회하지 못하도록 한 이동통신사 약관은 부당하다는 대법원 판단이 나왔다. 소비자기본법상 소비자단체가 제기한 소비자단체소송에 관한 대법원의 첫 판단이다. 대법원 민사2부(주심 조재연 대법관)는 15일 한국소비자연맹이 SK텔레콤을 상대로 낸 소비자권익침해행위 금지 및 중지 사건의 상고심에서 원고패소 판결한 원심을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고법으로 돌려보냈다(2018다214746). 한국소비자연맹은 이동통신사가 소비자의 청약철회권을 인정하지 않아 소비자 권익을 침해하고 있다고 주장하면서 2015년 12월 SKT와 KT를 상대로 각각 소송을 제기했으나 1심과 2심에서 모두 패소했다. LGU+를 상대로 제기한 소송은 1심 원고패소 판결이 그대로 확정됐다. 한국소비자연맹이 통신사들을 상대로 소비자권익침해행위라면서 중지·금지를 구하는 것은 사업자의 부당한 소비자거래행위 지정 고시 제6조 제2호의 소비자가 계약 철회·해지 등을 주장했음에도 정당한 이유 없이 계약을 유지시키는 행위다. 한국소비자연맹은 구체적으로 △팩스, 우편으로 해지신청을 하는 경우 신분증 사분을 요구하는 행위 △전자상거래 등에서의 소비자 보호에 관한 법률과 방문판매 등에 관한 법률상 청약철회권 행사를 인정하지 않는 행위에 대해 중지·금지를 요구했다. 1, 2심은 이들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청약철회권 행사 제한 부분에 대해서는 "회선이 개통된 이상 이동통신서비스의 가치가 현저히 감소해 소비자는 사업자의 의사에 반해 청약철회권을 행사할 수 없다"고 밝혔다. 하지만 대법원의 판단은 달랐다. 대법원은 "회선이 개통돼 이동통신서비스의 일부가 사용 또는 소비돼 소멸했더라도 청약철회권 행사가 제한될 정도로 이동통신서비스에 현저한 가치 감소가 발생한다고 단정할 순 없다"며 "소비자가 회선 개통 후 청약철회권을 행사할 때까지 이동통신서비스를 사용·소비함으로써 가치가 소멸되거나 감소하는 부분이 있다고 하더라도, 이동통신서비스 계약에서 제공 예정된 전체 이동통신서비스에 비하면 상당히 적은 부분으로 사업자는 이동통신서비스 상당 부분의 가치를 여전히 보유하고 있다고 볼 수 있어 소비자의 청약철회권 제한사유가 될 수 없다"고 밝혔다. 이어 "소비자기본법 및 전자상거래법 등의 입법취지와 청약철회권 제도의 목적 및 내용을 고려할 때, 청약철회권의 제한사유가 존재하는지 및 그러한 제한사유 해당 사실에 대한 표시의무를 다했는지를 사업자가 모두 증명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다만 해지권 행사를 제한한다는 주장은 원심과 마찬가지로 받아들이지 않았다. 한편, 이날 대법원 민사2부(주심 민유숙 대법관) 역시 같은 단체가 KT를 상대로 낸 상고심에서 원고패소한 2심 판결을 취소하고 사건을 서울고법으로 돌려보냈다(2018다287034). 대법원은 "소비자로서 단말기지원금 등의 반환을 감수하고서 이동통신서비스 이용계약을 철회하는 것에 주저하게 될 것이므로 사실상 청약철회권을 제한하는 효과가 초래된다"며 "단말기 구매계약과 이동통신서비스 이용계약이 함께 체결돼 밀접한 관련성을 가지는 경우, 이동통신서비스 이용계약의 청약철회권이 보장되기 위해선 단말기 구매계약의 청약철회권도 보장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이어 "단말기 구매계약에 대해 청약철회권 제한사유가 있다고 보더라도, 그런 사실이 소비자가 쉽게 알 수 있는 곳에 명확하게 표시돼야 소비자의 청약철회권 제한을 인정할 수 있다"며 "단말기 구매계약의 특수성을 반영한 청약철회 제한사유가 기재돼 단말기 구매계약과 이동통신서비스 이용계약을 함께 체결한 소비자가 이를 숙지할 수 있도록 조치했는지에 대한 심리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소비자단체소송
이동통신사
약관
청약철회권
한수현 기자
2023-06-15
기업법무
상사일반
파산·회생
서울고법 민사18부
[판결] “쌍방미이행 쌍무계약의 경우에는 원칙적으로 도산해제조항 효력 없어” 첫 판시
회생절차 개시를 계약 해제·해지권의 발생 원인으로 정하거나 계약의 당연 해제·해지 사유로 정하는 특약(도산해제조항)을 둔 경우, 쌍방미이행 쌍무계약으로서 회생절차 개시 신청이나 개시 당시 쌍방미이행 상태에 있는 계약에 대해서는 별도의 법률규정이 없는 한 도산해제(해지)조항에 의한 해제·해지의 효력을 인정할 수 없다는 첫 고법 판결이 나왔다. 지금까진 기업 간 계약을 체결할 때 회생절차가 개시되면 계약을 해제한다는 내용을 담은 조항을 넣는 경우가 많아서 회생절차에 들어가면 계약이 해지되는 셈이기 때문에 회생 신청을 하고 싶어도 하지 못하고 결국 파산으로 가는 경우가 많았다. 이번 판결이 확정되면 파산보다 기업 회생으로 연결될 수 있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서울고법 민사18부(재판장 정준영 부장판사, 민달기·김용민 고법판사)는 지난 1월 13일 서울보증보험이 A 씨 측을 상대로 낸 채권조사확정재판에 대한 이의의 소(2021나2024972)에서 1심 중 피고 패소 부분을 취소하고 그 부분에 해당하는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고 판결했다. ◇ 사건 내용은 = 서울보증보험은 2018년 6월 B 사와 보증보험한도거래약정을 체결했고, A 씨는 해당 약정에 관해 B사가 부담하는 채무를 연대보증했다. 이후 B 사는 2019년 1월 비씨카드와 'AI분석 지원 솔루션 라이선스 도입계약'을 체결했다. 해당 계약에는 B 사가 압류, 가압류, 가처분, 경매, 파산, 회사정리 절차가 진행된 경우 등에는 본 계약의 전부 또는 일부를 해제·해지할 수 있다는 내용이 포함됐다. 이때 계약보증금 전액인 2600여만 원을 비씨카드에 귀속시키고, B 사는 계약보증금의 반환을 청구하지 못하도록 정했다. 한편, 서울보증보험은 B 사와 한도거래약정에 기초해 피보험자 비씨카드, 보험가입금액, 주계약 AI분석 지원 솔루션 라이센스 도입계약으로 정한 이행보증보증계약을 체결했다. 그러던 중 B 사는 2019년 1월 29일 서울회생법원에 회생신청을 했고, 이틀 뒤 자산 등에 대한 보전처분결정을 받았으며 같은해 2월 회생절차개시결정을 받고 회생계획 인가 후 2019년 8월 회생절차종결결정을 받았다. 이 과정에서 B 사는 비씨카드에 회생신청을 통해 자산 등에 대한 보전처분결정을 받았고, 임시적으로 비씨카드에 대한 채무를 변제하지 못하게 됐다고 통지했다. 그러자 비씨카드는 곧바로 회사정리 절차 진행이라는 주계약의 해제 사유를 근거로 해제 통지를 했고, 4개월 뒤 B 사의 계약불이행을 이유로 서울보증보험에 계약이행보증금을 청구했다. 이에 서울보증보험은 비씨카드에 보험금 2600여만 원을 지급했다. 서울보증보험은 A 씨를 상대로 "B 사와 체결한 이행보증계약 및 한도거래약정에 따라 보험금 2600여만 원에 대한 연대보증채권을 갖게 됐다"며 일부 변제받았다고 자인하는 금액을 제외한 보험금에 대해 지급하라는 소송을 제기했다. ◇ 재판부 판시는 = 재판부는 "계약의 당사자들 사이에 회생절차의 개시신청이나 회생절차의 개시 그 자체를 당해 계약의 해제·해지권의 발생원인으로 정하거나 또는 계약의 당연 해제·해지사유로 정하는 특약(도산해제조항)을 두는 경우가 있다"며 "그런데 쌍무계약으로서 회생절차의 개시신청이나 회생절차의 개시 당시 쌍방미이행 상태에 있는 계약에 대해서 별도의 법률규정이 없는 한 도산해제조항에 의한 해제·해지의 효력을 인정할 수 없다"고 밝혔다. 이어 "다만 회생절차 진행 중에 계약을 존속시키는 것이 계약상대방 또는 제3자의 이익을 중대하게 침해할 우려가 있거나 회생채무자의 회생을 위해 더 이상 필요하지 않은 경우에는 예외적으로 도산해제조항에 의한 해제·해지가 허용된다고 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도산해제조항의 경우 채권자들이 경쟁적으로 강제집행에 나서는 것을 중지시키고 영업을 계속하면서 공정하게 회생을 도모하고자 하는 회생절차에서 특정 채권자가 부당하게 우선권을 관철시키는 것이고, 회생채무자가 계약을 이행함으로써 영업을 계속해 그 수익으로 채권자들에게 변제할 의도로 회생신청을 했다고 해도 회생신청 그 자체를 해제·해지의 사유로 삼는 것이어서 채무자회생법 제1조, 제119조 제1항, 민법 제2조 및 제103조를 위반해 무효라고 봐야 한다"며 "도산해제조항의 효력을 부정하더라도 계약의 상대방은 회생채무자의 채무불이행을 이유로 한 법정해제·해지권을 행사해 회생채무자와의 계약에서 벗어날 수 있다"고 덧붙였다. ◇ 판결 의미는 = 앞서 2007년 대법원은 "쌍방 미이행의 쌍무계약의 경우에는 계약의 이행 또는 해제에 관한 관리인의 선택권을 부여한 회사정리법 제103조의 취지에 비춰 도산해지조항의 효력을 무효로 봐야 한다거나 아니면 적어도 정리절차개시 이후 종료시까지의 기간 동안에는 도산해지조항의 적용 내지는 그에 따른 해지권의 행사가 제한된다는 등으로 해석할 여지가 없지는 않을 것(2005다38263)"이라고 판시해 적어도 쌍방미이행 쌍무계약의 경우 도산해지조항을 무효로 볼 여지가 있다고 판단한 바 있는데, 이번 판결은 대법원 판결에서 한 걸음 나아간 것으로 풀이된다. 도산법 전문가인 최효종(49·사법연수원 34기) 법무법인 대륙아주 변호사는 "도산해제(해지)조항 유효성에 관한 법리상 논쟁에도 불구하고 글로벌 스탠더드 측면에서는 진작부터 무효로 보았어야 하는 것이 타당하다"며 "미국, 일본, 독일 등 주요 국가에서는 법률 또는 판례로 쌍방미이행 쌍무계약의 도산해제(해지)조항이 무효임을 선언하고 있다"고 했다. 이어 "향후 계속적인 상거래계약에서는 회생, 파산절차의 신청과 무관하게 상대방에게 실제로 채무불이행이 발생한 경우(또는 이에 준하는 경우)만을 계약해제 사유로 정할 수 있도록 보다 정교한 계약서 작성 고민이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수연·한수현 기자 sypark·shhan@lawtimes.co.kr
기업회생
도산해제조항
연대보증
박수연 기자, 한수현 기자
2023-02-06
노동·근로
행정사건
서울행정법원, 위탁업체에 패소 판결
[판결] 대형마트 위탁업체와 계약한 배송기사도 노조법상 근로자
대형마트 상품배송 위탁업체와 계약을 맺고 상품을 배송한 배송기사들도 노동조합법상 근로자로 인정해야 한다는 판결이 나왔다. 서울행정법원 행정13부(재판장 박정대 부장판사)는 지난달 11일 A 사가 중앙노동위원회 위원장을 상대로 낸 교섭요구 사실의 공고에 대한 재심결정 취소소송(2020구합84112)에서 원고패소 판결했다. A 사는 대형마트를 운영하는 B 사 등과 전자상거래 상품 운송 위·수탁계약을 2년 단위로 체결하고, 위탁계약에서 정한 상품배송업무를 수행할 배송기사를 모집해 배송계약을 체결했다. A 사와 배송계약을 체결한 배송기사 150여 명이 가입된 C 노동조합은 2020년 8월 5일과 7일 A 사에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에 따라 단체교섭을 요구했으나, A 사는 이 교섭에 응하지 않았고 교섭요구 사실을 공고하지도 않았다. 그러자 C 조합은 노동조합법 시행령 제14조의3 제2항에 따라 서울지방노동위원회에 해당 교섭요구 사실의 공고에 관한 시정 요청을 했고, 서울지노위는 "배송기사 150여 명은 노조법상 근로자에 해당하므로, 이들이 소속된 C 조합은 A 사에 대해 단체교섭을 요구할 적격이 인정된다"며 C 조합의 손을 들어줬다. A사는 이에 불복해 중노위에 재심을 신청했지만 기각되자 소송을 냈다. A 사는 "배송기사들은 다른 업체들과도 배송계약을 체결해 수익을 얻고 있을 뿐 아니라, 고객으로부터 만족도를 평가받고 배송물품의 파손 등으로 인한 손해배상금도 자신의 계산으로 부담한다"며 "배송기사들은 소득 의존성, 계약 내용의 결정권, 시장 접근의 방식, 계약관계의 지속성과 전속성, 지휘·감독의 정도, 수입의 성격, 노동3권의 보장 필요성 등 모든 면에서 노조법상 근로자의 요건을 갖추지 못했다. 따라서 배송기사의 근로자성을 잘못 인정한 중노위의 결정은 위법하다"고 주장했다. 재판부는 "A 사와 배송기사들은 A 사 측에서 미리 만든 정형화된 양식을 사용해 배송계약을 체결했는데, 이때 배송기사들은 계약서의 개별 조항을 취사선택하거나 그 내용을 변경할 수 없다"면서 "이에 대해 A 사는 배송기사가 A 사의 간섭 없이 배송권역 등 업무와 관련된 일부 사항을 자유롭게 결정할 수 있다는 점을 지적하고 있으나, 이는 배송기사가 배송계약에서 허용한 범위 내 재량권을 행사함으로써 배송계약의 내용을 그대로 실현한 것에 불과하고 배송계약의 내용 자체를 변경한 것이라고 할 수 없다"고 밝혔다. 이어 "A 사는 실시간 배송업무 안내 어플리케이션을 통해 배송기사들의 배송 지연 여부를 확인하거나 그 밖의 업무수행 결과를 보고받는 데 그친 것이 아니라, 배송기사에게 제공한 매뉴얼에서 고객 응대 화법, 용모·복장 등을 상세하게 규율했다"며 "업무수행의 과정과 태도에 관해 세부적인 평가 항목을 정한 다음, 각 항목을 위반한 배송기사에 대해 배송계약 해지 등의 불이익을 부과했으므로 A 사가 배송기사들의 업무에 대해 상당한 수준의 지휘·감독했다고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배송기사들로 하여금 노조를 통해 A 사와 대등한 위치에서 배송계약의 조건을 교섭할 수 있도록 할 필요성이 크다"며 "설령 A 사에 대한 배송기사들의 전속성이나 소득 의존성이 강하지 않은 측면이 있다거나 배송기사들이 근로기준법에 규정한 근로자의 요건을 갖추지 못했다고 보더라도, 배송기사들의 노조법상 근로자성까지 부정할 것은 아니다"라고 판시했다.
노조
단체교섭
배송기사
근로자
한수현 기자
2022-09-12
헌법사건
헌법재판소, 재판관 전원일치 결정
'게임머니 환전업' 금지하고 위반시 처벌… 게임산업법 합헌
게임머니 환전업을 금지하고 이를 위반할 경우 처벌하는 게임산업법은 합헌이라는 헌법재판소 결정이 나왔다. 헌재는 최근 A사 등이 이같은 내용을 담은 게임산업진흥에 관한 법률 제32조 1항 7호 등이 위헌이라며 낸 헌법소원 사건(2017헌바438 등)에서 재판관 전원일치 의견으로 합헌 결정했다. 온라인 게임아이템 중개거래와 전자상거래 등을 하는 A사는 인터넷 아이템거래 중개 사이트를 운영했다. 이른바 '게임작업장' 운영자들은 다른 사람의 개인정보를 이용해 생성한 온라인 게임 계정으로 게임아이템을 대량 판매·재매입하고 온라인 게임에서 자동게임 프로그램을 이용해 생성·획득한 아이템 등을 환전하기 위해 A사가 운영하는 사이트에 약 1만9864개 계정을 개설해 약 2636억원 상당의 게임머니를 구매하거나 판매했다. A사 대표이사 등은 게임 작업장 운영자들의 행위를 알면서도 그들이 사용하는 다른 사람 명의의 계정들을 관리하고 본인확인인증 절차를 회피하게 해주는 등의 방법으로 편의를 제공한 혐의(게임산업법 위반 방조)로 기소돼 1심에서 벌금 4000만원 등 유죄 판결을 받았다. A사는 항소심 중 게임산업법 제32조 1항 7호에 대해 위헌법률심판제청을 신청했지만 기각되자 2017년 10월 헌법소원을 냈다. 한편 부산 소재 PC방에서 인터넷 컴퓨터 게임시설 제공업을 하는 B씨도 인터넷 게임물을 제공하면서 손님들에게 받은 현금을 게임머니로 충전시켜주고 손님들이 획득한 게임머니를 현금으로 환산해 게임산업법을 위반한 혐의로 기소돼 징역형을 선고 받고 위헌법률심판제청을 신청했다가 기각되자 헌법소원을 냈다. 게임산업법 제32조 1항 7호는 누구든지 게임물의 이용을 통해 획득한 유·무형의 결과물(점수, 경품, 게임 내에서 사용되는 가상의 화폐로서 대통령령이 정하는 게임머니 및 대통령령이 정하는 이와 유사한 것)을 환전 또는 환전 알선하거나 재매입을 업으로 하는 행위를 해서는 안된다고 규정한다. 헌재는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게임머니'와 '이와 유사한 것'에 대해서는 '게임 내에서 사용되는 가상의 화폐'라는 기준, 게임물의 유통질서를 저해하는 게임물 이용을 조장하는 행위를 차단하는 조항의 기능, 게임물의 유통질서를 저해하는 행위를 유형별로 나열하고 있는 게임산업법 제32조 1항 각 호를 비롯해 게임물의 내용과 이용 방식을 규제하는 게임산업법 및 기타 관련법 등을 토대로 그 구체적인 내용의 대강을 예측할 수 있어 이 사건 금지조항은 죄형법정주의와 포괄위임금지원칙을 위반했다고 볼 수 없다"고 밝혔다. 이어 "게임물의 유통 및 이용과 관련해 게임산업의 기반 또는 건전한 게임문화를 훼손하는 행위를 방지하는 것은 목적의 정당성이 인정되고 이를 위해 위법한 게임물 이용을 조장하는 게임결과물 환전업 등을 금지하고 처벌하는 것은 수단의 적합성이 인정된다"며 "이 사건 법률조항들이 정한 기준에 해당하는 게임결과물은 게임물의 운영체계 안에서 제공되는 보상으로서 그 운영체계 밖에서 현금으로 거래하는 것을 반복적으로 계속하면 게임산업법 및 기타 관련법상 위법성이 인정되는 내용 또는 방식의 게임물 이용을 조장하는 경우로 그 범위가 한정되는데 위법·탈법적인 게임결과물의 환전업 등은 게임물의 유통질서를 심각하게 저해할 가능성이 높아 이에 대한 형사처벌이 과도한 제재라고 단정할 수 없어 침해의 최소성에 어긋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게임물의 유통질서를 저해하는 행위를 방지하는 것은 게임산업의 진흥과 건전한 게임문화의 확립에 필요한 기초가 되는 공익이며 이에 비해 청구인들의 직업수행의 자유가 제한되는 정도가 결코 중하다고 볼 수 없으므로 법익의 균형성이 인정된다"며 "이 사건 법률조항들은 과잉금지원칙을 위반해 청구인들의 직업수행의 자유를 침해한다고 볼 수 없다"고 했다.
게임산업법
게임산업진흥에관한법률
게임머니
박수연 기자
2022-02-28
형사일반
‘매점매석 목적’ 증명 안되면 처벌할 수 없다
[판결] 마스크 월평균 판매량의 150% 초과 5일 이상 보관 했더라도
코로나19와 관련해 마스크 등 판매업자가 '월평균 판매량의 150%를 초과해 5일 이상 마스크를 보관하는 행위를 해서는 안 된다'는 기획재정부장관 고시를 따르지 않았더라도 이를 곧바로 물가안정법 위반으로 처벌할 수는 없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폭리를 목적으로 매점매석 행위를 한 점이 합리적 의심의 여지가 없을 정도로 증명돼야 한다는 것이다. 대법원 형사2부(주심 민유숙 대법관)는 최근 물가안정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기소된 A씨에게 무죄를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2021도14586). 판매직원 1명 뿐 판매량 급속 확대 사실상 불가능 전자상거래 방식으로 보건용 마스크 등을 판매하는 통신판매업자인 A씨는 2019년 3월부터 영업을 시작해 이듬해 3월까지 월평균 8065개 상당의 보건용 마스크(KKF8094, KF80)를 판매했다. A씨는 폭리를 목적으로 2020년 1~3월 월평균 판매량인 8065개의 150%를 초과해 286.44%에 달하는 마스크(KKF8094, KF80) 2만1650개를 5일 이상 보관해 매점매석 행위를 한 혐의로 기소됐다. 사업자는 폭리를 목적으로 물품을 매점하거나 판매를 기피하는 행위로서 기획재정부장관이 물가의 안정을 해칠 우려가 있다고 인정해 매점매석 행위로 지정한 행위를 해서는 안 되는데, 마스크 등 판매업자는 코로나19 감염병 확산과 관련해 기획재정부 장관이 고시한 바에 따라 마스크를 월평균 판매량의 150%를 초과해 5일 이상 보관하는 행위를 해서는 안 된다. 수요에 비해 공급 부족 결과 고시 위반으로 못 봐 하지만 1,2심은 검사가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A씨가 폭리를 목적으로 마스크를 초과 보관해 매점매석 행위를 했다는 점이 합리적 의심의 여지가 없을 정도로 증명됐다고 보기 어렵다면서 무죄를 선고했다. 1,2심은 "A씨가 보관하고 있던 마스크는 2019년 2~4월 초 사이에 매입한 것이고 코로나19 사태가 발생한 2020년 1월 말 이후에는 마스크를 매입하지 않았으며 매입 당시에는 코로나19 사태가 발생할 것을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며 "A씨는 코로나19 발생 후 마스크 판매를 중단하지 않았고 오히려 2019년 3~12월까지 7만5714개의 마스크를 판매했는데, 2020년 1~3월까지는 2만1069개의 마스크를 판매해 비슷한 수량을 판매했다. 또한 쇼핑몰 직원이 1명뿐이어서 판매량을 급격히 늘리는 것이 사실상 불가능해 보인다"고 밝혔다. 이어 "A씨가 판매한 마스크의 가격이 코로나19 발생 전에는 개당 609~779원이었고 발생 후에는 개당 3100~4300원으로 급상승하기는 했지만, 이는 수요에 비해 공급이 부족해 발생한 결과로 보일 뿐 다른 업체보다 월등히 높게 가격을 정했다고 볼 수 없다"고 설명했다. 대법원 무죄선고 원심 확정 또 "(A씨 측이) 인터넷 사이트 고객 질문란에 2020년 2월 말 올라온 '재입고 언제될까요?'라는 질문에 '저희도 재입고 예정일이 확실하지 않아 확답을 못드려 죄송하다'고 답변하거나 3월 '요즘 업체 측도 마스크 구하기가 너무 힘들다'는 등 마스크 매입을 못해 재고가 없다는 취지의 글을 올리긴 했지만, A씨가 직원 1명과 쇼핑몰을 운영했기 때문에 판매가 가능한 만큼만 주문을 받아 출고량을 조절하면서 고객에게는 운영하는 쇼핑몰의 규모가 작다는 것을 알리지 않기 위해 재고가 없고 마스크 매입이 어렵다는 취지로 글을 올린 것으로 보일 뿐, 폭리를 취하기 위해 마스크를 판매하지 않고 보관했다고 단정하기는 어렵다"고 판시했다. 대법원도 이 같은 원심을 확정했다.
매점매석
폭리
마스크
물가안정법
물가안정에관한법률
박수연 기자
2022-02-16
민사일반
서울중앙지법, 원고일부승소 판결
[판결] "숙박업소 정보 무단 복제… 여기어때, 야놀자에 10억원 배상"
숙박 플랫폼업체 '야놀자'가 "숙박업소 정보 무단복제로 피해를 입었다"며 경쟁사인 '여기어때'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소송에서 승소했다. 서울중앙지법 민사63-2부(박태일·이민수·이태웅 부장판사)는 ㈜야놀자가 ㈜여기어때컴퍼니를 상대로 낸 데이터베이스제작자의 권리침해금지 등 소송(2018가합508729)에서 최근 "여기어때는 야놀자에 10억원을 지급하라"며 원고일부승소 판결했다. 재판부는 아울러 "여기어때는 야놀자의 숙박업소 정보의 전부 또는 일부를 복제, 반포, 전송, 양도, 판매, 보관해서는 안 된다"고 판시했다. 여기어때는 2015년부터 야놀자의 모바일 앱이나 홈페이지에 접속해 제휴 숙박업소 목록과 주소 및 가격정보 등을 확인하고, 영업을 위해 이를 내부적으로 공유했다는 의혹을 받았다. 이후 야놀자의 경쟁업체 제휴점 수와 같은 정보를 수기로 취합하던 여기어때는 2016년 들어 크롤링(crawling, 검색 엔진 로봇을 이용한 데이터 수집 방법) 프로그램을 만들어 같은 해 1월부터 10월까지 야놀자 모바일앱용 API서버에 접근해 제휴 숙박업소 업체명과 주소, 할인금액 등의 숙박업소 정보를 무단으로 복제했다. 이에 야놀자는 2018년 2월 여기어때를 상대로 소송을 냈다. 재판부는 "여기어때의 당시 대표를 비롯한 임직원들은 약 9개월 동안 '크롤링 프로그램'을 개발·이용해 야놀자의 제휴 숙박업소 정보를 수집하고 이를 자신들의 영업을 위해 사용했다"며 "여기어때는 야놀자의 성과인 제휴 숙박업소 정보를 공정한 상거래 관행이나 경쟁질서에 반하는 방법으로 무단으로 사용한 것이고, 그 결과 야놀자의 경제적 이익을 침해했다"고 밝혔다. 이어 "여기어때는 이와 같은 정보 수집 방식이 매우 일반적으로 당연히 이뤄지는 정당한 행위라고 주장하지만, 1시간마다 크롤링을 할 때 자신들의 서버를 쓰는 것은 발각될 위험이 있다고 여겨 크롤링 프로그램을 아마존 웹서비스 클라우드로 이전해 설치하기까지 했다"며 "이러한 사실 등을 고려하면, 이미 여기어때의 임직원들은 야놀자의 서버에 접속해 무단으로 대량의 정보를 복제하는 행위가 야놀자의 의사와 이익에 반하는 것이고, 이러한 행위가 드러날 경우 문제가 된다는 사정 역시 잘 알고 있었다고 보인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여기어때가 9개월 동안 야놀자의 제휴 숙박업소 정보를 대량으로 무단 복제해 자신들의 영업을 위해 사용한 사실은 인정되지만, 무단 복제한 구체적인 정보와 수량을 정확하게 특정할 수는 없다"며 "숙박업소 정보 수집 등을 위해 야놀자가 투입한 비용을 정확하게 산출하기는 어렵지만, 2016년 한 해에 영업부서 인건비로만 26억원을 넘게 투여했고, 여기어때가 부정경쟁행위를 하고도 오랜 기간 손해배상을 위한 노력을 전혀 기울이지 않는 점 등을 종합해 야놀자의 손해액을 10억원으로 정한다"고 판시했다.
숙박
야놀자
어기어때
숙박업소
이용경 기자
2021-08-23
민사일반
대법원 전원합의체, 민사 소멸시효 10년 적용했던 기존 판례 변경
[판결] 보험계약 무효시 '부당 수령' 보험금 반환도 상사소멸시효 5년 적용
보험사기 등 보험계약이 민법 제103조 선량한 풍속 기타 사회질서에 반해 무효인 경우 보험사가 보험계약자 등을 상대로 이미 지급한 보험금의 반환을 요구하는 부당이득반환청구권에도 5년의 상사 소멸시효기간이 적용된다는 대법원 전원합의체 판결이 나왔다. 이 경우 10년의 민사 소멸시효 기간이 적용된다고 본 기존 입장을 변경한 것이다. 그동안 가입자 등 고객이 보험사에게 보험금 등을 청구할 수 있는 소멸시효 기간은 상법에 따라 3년으로 제한돼 있는데 반해, 보험사가 고객에게 준 보험금이 잘못돼 고객에게 다시 돌려달라고 청구할 수 있는 기간은 10년에 달해 형평성 문제가 제기돼왔다. 대법원 전원합의체(주심 김재형 대법관)는 22일 교보생명이 A씨 등을 상대로 낸 보험계약 무효확인 등 청구 소송(2019다277812)에서 원고일부승소 판결한 원심을 확정했다. 판결문 다운로드 A씨 등은 2006년 3월 질병으로 병원에 입원하면 일비 등을 받는 교보생명 보험상품에 가입하고 이후 다른 보험사와도 비슷한 내용의 보험계약 9건을 체결했다. 이후 이들은 2007년 1월부터 2017년 6월까지 45회에 걸쳐 849일간 입원해 치료를 받았다. 이들이 보험사들로부터 받은 보험금은 총 2억9000여만원에 달하는데 이 가운데 5590여만원을 교보생명으로부터 받았다. 교보생명은 A씨 등이 보험금을 노리고 비슷한 시기에 같은 내용의 보험상품에 대거 가입한 것이라며 민법 제103조 위반을 이유로 보험계약 무효를 주장하면서 이미 지급한 보험금 전액의 반환을 요구하는 소송을 냈다. 1,2심은 A씨 등이 보험금을 노리고 보험계약을 체결한 것으로 보고 계약이 무효라고 판단했다. 그러면서 상법상 상사소멸시효 기간인 5년을 적용해 소송 직전 5년간 A씨와 B씨가 각각 받은 보험금 1991만원, 385만원을 교보생명에 돌려주라고 판결했다. 상사계약이 무효일 때 생기는 부당이득반환청구권의 시효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민사 소멸시효인 10년이 적용되는 것이 원칙이지만, 보험금처럼 무효가 된 상사계약에 기초해 이뤄진 급부 자체를 돌려받을 때는 5년의 상사 소멸시효가 적용되는 것이 맞다고 본 것이다. 대법원도 이같은 원심 판단을 받아들였다. 재판부는 "보험계약과 같은 상사계약이 무효인 경우에 발생하는 부당이득반환청구권 관해서는 법률에 명시적인 규정이 없다"면서 "다만 종래 대법원은 상사계약이 무효인 경우 발생하는 부당이득반환청구권에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10년의 민사 소멸시효기간이 적용되지만, 부당이득반환청구권이 상사계약에 기초해 이루어진 급부 자체의 반환을 구하는 것으로서 여러 사정에 비추어 상거래 관계와 같은 정도로 신속하게 해결할 필요성이 있는 경우에 등에는 5년의 상사 소멸시효기간이 (유추)적용된다고 보았다"고 밝혔다. 이어 "보험사가 반환을 구하는 보험금은 상사계약인 보험계약의 이행으로 지급된 것으로, 이런 사안은 다수의 보험계약, 다수의 보험사가 관련되므로 그 법률관계를 정형적으로 신속하게 처리할 필요가 있다"며 "보험계약이 무효인 경우 당사자인 보험계약자와 보험사 사이의 균형을 고려할 때, 보험사의 보험금 반환청구권에만 장기인 10년의 민사 소멸시효 기간이 적용된다고 하는 것도 적절하지 않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보험계약자가 보험금을 부정 취득할 목적으로 보험계약을 체결해 보험계약이 민법 제103조에 따라 무효인 경우, 보험사가 보험계약자 등을 상대로 이미 지급한 보험금의 반환을 구하는 부당이득반환청구권은 상법 제64조를 유추적용해 5년의 상사 소멸시효기간이 적용된다고 봄이 타당하다"고 판시했다. 이번 전원합의체 판결문은 대법원 홈페이지(https://www.scourt.go.kr/sjudge/1626942241858_172401.pdf)에서도 전문을 확인할 수 있다.
상법
민법
보험
보험금
풍속
보험사
박수연 기자
2021-07-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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