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제나 격일제로 근무한 약사라도 1주일동안 근무시간이 40시간 이상이고 근무일수도 4일 이상 이었다면 ‘상근약사’로 봐야 한다는 법원 판결이 나왔다.
보건복지부 고시에 의하면 의약분업 실시 이후 약국의 조제건수 증가로 인한 조제서비스의 질적 저하와 일부기관으로의 환자집중 현상에 따른 부작용을 막기 위해 ‘상근약사’가 하루 평균 75건 이상을 조제했을 경우 초과비율에 따라 요양급여를 감액하여 차등지급(차등수가제)하도록 규정돼 있다.
그러나 최근 복지부 고시에서 ‘상근약사’의 개념을 명확히 규정하지 않아 그 개념에 대해 그동안 논란이 가중돼 왔다. 이번 판결은 ‘상근약사’의 개념에 대해 기준을 제시한 것으로 앞으로 유사 소송이 잇따를 전망이다.
서울행정법원 행정12부(재판장 정종관 부장판사)는 13일 “고용한 약사는 상근약사이다”며 약국을 운영하는 약사 이모씨가 보건복지부장관을 상대로 낸 요양기관업무정지처분 등 취소청구소송(2007구합10235)에서 “1주간 40시간 근무했다고 볼 수 없으므로 원고가 고용한 약사는 상근약사가 아니다”고 판시했다.
그러나 재판부는 “상근약사 개념 여부가 2003년까지 명확히 규정되지 않았고 개념이 모호하여 오인할 소지가 많았던 만큼 업무정지 20일에 갈음하는 과징금 3,600여만원은 부당하다”며 원고 승소판결을 내렸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상근’이라고 함은 ‘상시근무’의 줄임말로서 상근약사로 인정되기 위해서는 일반적으로 당해 약사의 근무정도가 약국 영업시간의 상당부분을 차지해야 한다”면서 “1주간 근무시간이 40시간 이상이고 근무일수가 4일 이상이면 상근약사에 해당한다고 봄이 상당하다”고 밝혔다.
대전에서 C약국을 운영하던 약사 이씨는 고용한 약사 권씨가 2여년간 비상근약사로 근무했음에도 상근한 것으로 신고해 900여만원의 요양급여를 지급받았다는 이유로 보건복지부장관으로부터 업무정지 20일에 갈음하는 과징금 3,600여만원의 과징금을 부과받자 소송을 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