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심은 관할 위반, 2심은 형량 적용을 잘못 하는 바람에 피고인이 1년 6개월에 걸쳐 받은 재판이 모두 파기되고 처음부터 다시 재판을 받게 됐다.
임모(41)씨는 평소 빈 소주병과 톱 등 위험한 물건을 사용해 남편을 상습적으로 폭행한 혐의로 지난해 3월 기소됐다. 광주지법 순천지원은 사건을 형사단독판사에게 배당했고 임씨는 상습특수상해 등으로 징역 10개월을 선고받았다. 쌍방항소로 2심을 맡은 광주지법 형사합의부는 "원심의 형량이 무겁다"며 1심 판결을 파기하고 징역 8개월을 선고했다. 그러나 대법원은 최근 1,2심을 모두 파기하고 사건을 순천지원으로 돌려보냈다.
대법원 형사1부(주심 김신 대법관)는 상습특수상해 혐의로 기소된 임씨에게 각 징역 10개월과 8개월을 선고한 1,2심판결을 모두 파기하고 사건을 광주지법 순천지원 합의부로 이송했다(2016도18194).
재판부는 "상습특수상해죄는 법정형의 단기가 1년이상의 유기징역에 해당하는 범죄인데, 법원조직법 제32조 제1항 제3호에 따르면 단기 1년이상의 징역에 해당하는 사건에 대한 1심 관할법원은 지방법원과 그 지원의 합의부"라며 "이 사건은 광주지법 순천지원 합의부가 1심의 심판권을 가지고 항소사건은 광주고법에서 심판권을 가지는데도 관할권이 없음을 간과한채 단독재판부가 심판한 1심 판결은 법령을 위반했다"고 판시했다.
또 "형법 제258조의2 1항은 특수상해는 '1년 이상 10년 이하의 징역'에 처하도록, 형법 제264조는 상습범의 경우 죄에 정한 형에 2분의 1까지 가중할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는데 이 경우 형의 단기와 장기를 모두 가중해 1년 6개월 이상 15년 이하의 징역에 처한다는 의미로 새겨야 한다"며 "상습특수상해죄를 저지른 피고인에 대해 작량감경을 하더라도 처단형이 징역 9개월 미만이 될 수 없는데도 장기형만을 가중해 징역 8개월을 선고한 원심 판단은 처단형의 범위를 벗어나 선고형을 정한 잘못이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따라서 원심판결과 1심판결을 파기하고 관할권이 있는 순천지원 합의부에 사건을 이송한다"고 판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