옆집에 침입해 여성을 때리고 추행한 혐의로 기소된 사법연수생이 항소심에서 추행혐의에 대해 무죄를 선고받았다.
서울고법 형사9부(재판장 고의영 부장판사)는 8일 성폭력범죄의 처벌 및 피해자보호등에 관한 법률위반 혐의 등으로 기소된 사법연수원생 A씨에 대한 항소심에서 1심을 파기하고 주거침입과 상해혐의만 유죄로 인정, 벌금 500만원을 선고했다(2008노1976).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피해자는 경찰에서 피해자가 깨어난 이후에도 자신의 신체를 만졌다고 진술했으나 검찰에서는 피해자가 깨어나자 멍하니 피해자를 바라봤다고 진술하는 등 주요 부분에서 번복돼 일관성이 없다"며 "피해자의 경찰 이후의 진술은 전후의 일관성과 그 내용 자체의 합리성 등이 결여돼있어 신빙성이 부족하다고 할 것이어서 준강제추행의 점에 관해 합리적인 의심을 할 여지가 없을 정도로 진실한 것이라는 확신을 가지게 하는 증명력을 가진다고 할 수 없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다만 "피해자는 경찰관이 사건현장에 출동했을 때부터 원심법정에 이르기까지 자신의 주거에 침입한 피고인이 목과 얼굴 등에 폭행을 해 찰과상 등 상해를 가했다고 일관되고 구체적으로 진술했고, 피고인도 원심법정에서 피해자의 주거에서 빠져나오려고 하는 과정에서 피해자와 실랑이가 있었음은 인정한 점 등을 종합해 보면 상해를 가했음은 충분히 인정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A씨는 2007년8월 새벽 경기도의 한 주상복합건물에 침입해 잠을 자고 있던 20대 여성을 추행하고, 여성이 깨어나 소리를 지르자 전치3주의 상해를 가한 혐의 등으로 기소돼 1심에서 징역 2년6월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받았다. 이에 대해 A씨는 평소 공황장애와 강박장애 등이 있어 옆집 텔레비전 소리에 잠을 이루지 못해 이를 끄기 위해 옆집에 넘어갔다가 예상과 달리 빈집이 아니어서 당황한 바람에 피해자에게 다가가 입을 막고 다시 빠져나왔을 뿐이라며 항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