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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4월 23일(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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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사일반
[판결] '사생활 유포·협박' 혐의 황의조 형수, 1심서 징역 3년
<사진=연합뉴스> 축구선수 황의조(32·사진)의 사생활이 담긴 영상 등을 유포하고 협박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황 씨의 형수가 1심에서 징역 3년의 실형을 선고받았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1부(재판장 박준석 부장판사)는 14일 특정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보복협박등) 등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이모 씨에게 징역 3년을 선고하고 성폭력 치료 프로그램 40시간 이수, 장애인 관련 기관 취업 3년 제한 등을 명령했다(2023고합1107). 재판부는 "피고인(이 씨)의 범행 자백과 보강 증거로 제출된 영상 등을 종합하면 유죄가 모두 인정된다"고 밝혔다. 이어 "피해자 황 씨는 유명 국가대표 축구선수로, (피고인은) 황 씨의 성관계와 관련된 사진을 인스타그램에 유포할 경우 무분별하게 퍼질 것을 알았음에도 불구하고 영상을 퍼뜨린다고 협박했을 뿐 아니라 끝내 인스타그램에 게시해 각종 SNS를 통해 국내외로 광범위하게 유포되는 결과를 초래해 죄질이 상당히 무겁다"며 "수사단계에서부터 법정에 이르기까지 상당 기간 범행을 부인했으며 휴대전화를 초기화해 수사를 방해해 진지하게 반성한다고 볼 수 없다"고 질타했다. 다만 재판부는 "이 씨가 뒤늦게 범행을 자백하고 있는 점, 형사처벌을 받은 전과가 없고 SNS에 게시된 영상과 사진만으로는 황 씨를 제외한 나머지 피해자들의 신상을 특정하기 어려운 점, 황 씨가 피고인의 선처를 구하는 점 등을 참작했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이 씨는 지난해 6월 자신을 황 씨의 전 연인이라고 주장하며 황 씨와 다른 여성들의 모습이 담긴 사진과 성관계 동영상을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공유하고 황 씨가 다수의 여성과 관계를 맺고 그들에게 피해를 줬다고 주장하며 황 씨를 협박한 혐의로 구속기소됐다. 황 씨는 영상이 유포되자 이 씨를 협박 등 혐의로 고소했는데, 수사 과정에서 이 씨가 황 씨의 형수인 사실이 드러났다. 이 씨 측은 수사 단계부터 재판 초기까지 인터넷 공유기와 SNS 계정이 해킹되는 등 제3자 개입으로 인해 영상이 유포됐다며 범행의 누명을 썼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지난달 돌연 혐의를 인정한다며 입장을 바꾼 뒤 재판부에 자필 반성문을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반성문에서 이 씨는 "형 부부의 헌신을 인정하지 않은 시동생(황 씨)을 혼내주고, 다시 우리에게 의지하도록 만들기 위해 범행을 저질렀다"고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이 씨는 자신의 남편과 함께 그동안 황 씨의 매니저로 활동했다. 이 씨는 같은 달 진행된 결심 공판에서 "범행을 인정하고, 피해자들에게 큰 상처를 주게 돼 진심으로 반성하고 있다"고 말했다. 검찰은 이 씨에게 징역 4년을 구형했다. 황 씨는 상대 여성들의 동의 하에 영상을 촬영해 불법이 아니라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서울경찰청 사이버수사과는 지난달 8일 불법촬영 및 2차 가해 혐의를 받는 황 씨를 서울중앙지검에 불구속 송치하고 황 씨의 변호인 1명도 비밀누설(신상공개) 혐의로 함께 송치했다고 밝혔다. 한편 이 씨 측은 선고를 하루 앞둔 13일 법원에 2000만 원을 형사공탁한 것으로 전해졌다. 공탁은 피해자와 합의하지 못한 피고인이 법원에 합의금을 맡겨두는 제도다. 재판부가 형량을 정할 때 공탁 여부를 참작 요소로 반영할 수 있는데, 피해자의 의사를 확인하지 않고 선고 직전 공탁금을 맡긴 것을 두고 '기습공탁'이라는 논란이 일고 있다.
보복협박
황의조
홍윤지 기자
2024-03-14
형사일반
[판결] 대법원, '양육비 미지급 부모 신상공개' 배드파더스 운영자 벌금형 선고유예 확정
양육비를 지급하지 않는 부모의 신상을 공개한 인터넷 사이트 '배드파더스(Bad Fathers)' 운영자 구본창 씨에게 유죄 판결이 확정됐다. 대법원 형사2부(주심 천대엽 대법관)는 정보통신망법상 명예훼손 혐의로 기소된 구 씨에게 벌금 100만 원의 선고를 유예한 원심 판결을 4일 확정했다(2022도699). 배드파더스에 전 배우자를 제보하고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배드파더스 게시물을 공유한 이용자 전모 씨에게는 벌금 70만 원을 확정했다. 구 씨는 지난 2018년 9~10월 자녀의 양육비를 지급하지 않은 부모라고 제보를 받은 사람 5명의 사진과 실명, 거주지가 포함된 신상정보를 배드파더스에 공개해 명예를 훼손한 혐의로 기소됐다. 피해자 5명이 검찰에 구 씨를 직접 고소하며 수사가 시작됐다. 구 씨가 실제로 공개한 대상자는 더 많다. 국민참여재판으로 진행된 1심에서 법원은 "구 씨의 활동은 공공의 이익을 위한 것"이라며 무죄를 선고했다. 배심원 7명도 전부 무죄로 평결했다. 다만 전 씨에 대해서는 SNS에 배드파더스 게시물을 공유해 피해자의 명예를 훼손했다고 판단, 벌금 50만 원을 선고했다. 2심 법원은 구 씨에게 무죄를 선고한 1심을 깨고 벌금 100만 원의 선고유예 판결을 했다. 2심 재판부는 "법률에 따르지 않고 신상 공개를 사적 제재 수단으로 이용하는 것은 경계할 필요가 있다"며 "사생활의 비밀과 개인의 명예가 침해될 소지가 있다"고 판시했다. 그러면서 "얼굴 사진과 직장명은 개인의 민감한 정보"라면서 "공공의 이익에 반드시 필요한 내용이라고 보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전 씨에 대해서도 배드파더스에 피해자의 신상정보를 공개한 범행을 유죄로 보고 1심 판결보다 무거운 벌금 70만 원을 선고했다. 대법원은 "피고인들이 피해자들을 비방할 목적으로 정보통신망을 통해 공공연하게 사실을 드러내어 피해자들의 명예를 훼손했다"며 상고를 기각하고 원심 판결을 유지했다. 대법원은 배드파더스에 대해 "결과적으로 양육비 미지급 문제라는 공적 관심 사안에 관한 사회의 여론 형성이나 공개토론에 기여했다고 볼 수 있다"면서도 "주된 목적은 양육비 미지급자의 신상정보를 일반인에게 공개함으로써 인격권과 명예를 훼손하고 수치심을 느끼게 해 의무 이행을 간접적으로 강제하려는 취지로서 사적 제재 수단의 일환에 가깝다"고 밝혔다. 이어 "피해자들이 양육비를 제때 지급하지 않은 측면도 일부 있을 수 있지만 피해자들은 공적 인물이라거나 자신에 대한 합리적인 비판 등을 수인해야 하는 공직자와 같다고 보기 어렵다"며 "양육비 미지급으로 인한 사회적 문제가 공적인 관심 사안에 해당하더라도, 특정인의 양육비 미지급 사실 자체가 공적 관심 사안이라고 보기는 어렵다"고 판시했다. 배드파더스의 신상 공개 결정이 양육비를 받지 못한 채권자 일방의 의사에 좌우됐으며 스스로 사이트 운영 목적을 '양육비를 주도록 압박하기 위한 것'이라고 밝힌 점, 별도의 사전 확인 절차나 양육비 지급 기회를 미지급자에게 부여하지 않은 점 등이 판단 근거였다. 대법원은 또 양육비 미지급자의 얼굴이나 구체적인 직장명, 전화번호 등 상세한 정보까지 공개할 필요성이 인정되지 않는다며 "양육비 지급에 관한 법적 책임을 고려하더라도 피해의 정도가 지나치게 크다"고 봤다. 대법원 관계자는 "사적 단체나 사인이 신상정보를 공개하는 경우 '사람을 비방할 목적' 판단 시 비교·형량할 이익과 고려할 사항들을 제시했다는 데 판결의 의의가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2021년 7월 '양육비 이행확보 및 지원에 관한 법률' 시행령이 개정되면서 양육비 미지급자의 신상은 현재 공적인 절차를 거쳐 공개되고 있다. 양육비이행관리원이 공개하는 양육비 채무자 명단에는 이름, 생년월일, 직업, 근무지, 양육비 채무 불이행 기간, 채무금액 등이 포함되며 얼굴사진은 공개되지 않는다. 법이 시행되며 구 씨는 배드파더스 사이트를 폐쇄했다.
양육비
배드파더스
명예훼손
신상정보
홍윤지 기자
2024-01-04
언론사건
헌법사건
헌법재판소, 재판관 전원 일치 결정
"아동학대 가해자 인적사항 보도금지… 아동학대처벌법, 합헌"
헌법재판소는 언론사가 아동보호사건에 관련된 아동학대행위자를 특정해 파악할 수 있는 인적사항을 보도할 수 없도록 한 아동학대처벌법이 헌법에 위배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헌재는 27일 이같은 내용을 담은 아동학대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제35조 제2항에 대해 서울서부지법이 제청한 위헌법률심판사건(2021헌가4)에서 재판관 전원일치의 의견으로 합헌 결정했다. 방송기자인 A 씨는 2019년 9월 한 아동학대범죄사건의 가해자 실명 등 아동학대행위자를 특정해 파악할 수 있는 인적사항을 방송한 혐의로 약식명령을 받았다. A 씨는 이에 불복해 정식재판을 청구한 뒤 1심 재판 계속 중 아동학대처벌법 제35조 제2항에 대해 위헌법률심판 제청을 신청했고, 서울서부지법은 이를 받아들여 헌재에 위헌법률심판 제청을 했다. 이 조항은 신문의 편집인·발행인 또는 종사자, 방송사의 편집책임자, 그 기관장 또는 종사자, 그 밖의 출판물 저작자와 발행인은 아동보호사건에 관련된 아동학대행위자, 피해아동, 고소인, 고발인 또는 신고인의 주소, 성명, 나이, 직업, 용모 등 이들을 특정해 파악할 수 있는 인적사항이나 사진 등을 보도할 수 없도록 정하고 있다. 헌재는 "성인에 의한 학대로부터 아동을 특별히 보호해 그들의 건강한 성장을 도모하는 것은 이 사회가 양보할 수 없는 중요한 법익"이라며 "이것에는 아동학대 자체로부터의 보호뿐만 아니라 사건처리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사생활 노출 등 2차 피해로부터의 보호도 포함된다"고 밝혔다. 이어 "아동학대행위자의 대부분은 피해아동과 평소 밀접한 관계에 있어 행위자를 특정해 파악할 수 있는 인적사항 등을 보도하는 것은 피해아동의 2차 피해로 이어질 가능성이 매우 높다"며 "심판대상조항은 아동을 특별히 보호해 건강한 성장을 도모하는데 취지가 있으므로, 보도 여부를 그 피해아동의 의사에 맡길 수 없다"고 설명했다. 또 "수사기관의 피의자 신상공개 제도는 심판대상조항과 보호대상 및 목적을 전혀 달리하므로 동일선상에서 비교할 수 있는 성질의 것이 아니다"라며 "심판대상조항은 아동학대사건의 보도를 전면적으로 금지하는 것이 아니고, 아동학대행위자의 식별정보에 대한 보도를 금지하고 있을 뿐이다. 국민적 관심의 대상이 된 사건에서 재발 방지를 위한 보도의 필요성이 큰 경우라도, 익명화된 형태로 사건을 보도하는 방법을 통해 언론기능을 충실히 수행하는 동시에 국민의 알 권리도 충족시킬 수 있다"고 했다. 헌재 관계자는 "아동학대처벌법상 아동학대행위자에 대한 식별정보 보도금지 조항이 헌법에 위배되지 않는다고 판단한 최초의 사건"이라며 "아동학대 사건처리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사생활 노출 등 2차 피해로부터의 피해아동 보호를 중요한 공익으로 인정하면서, 재판관 전원일치 의견으로 해당 조항이 언론·출판의 자유 및 국민의 알 권리를 침해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아동학대
피의자
신상공개
한수현 기자
2022-10-27
헌법사건
"헌법소원 대상 될 수 없는 진정 입법부작위를 대상으로 해 부적법"
헌재, '양육비 미지급 입법 미비' 헌법소원 각하
이혼한 전 배우자가 양육비를 주지 않을 경우 실질적으로 이를 받을 수 있도록 강제하는 법률을 제정하지 않은 국가의 입법부작위는 위헌이라며 낸 헌법소원이 각하됐다. 헌법재판소는 23일 A씨 등이 "국가가 양육비를 지급받을 수 있는 실효성 있는 법률을 만들지 않아 인간다운 생활을 할 권리 등을 침해당했다"며 낸 입법부작위 위헌확인 헌법소원 사건(2019헌마168)을 재판관 전원일치 의견으로 각하했다. 이혼 후 양육비를 지급받지 못한 A씨 등은 가사소송법과 양육비 이행확보 및 지원에 관한 법률 등이 양육비 집행을 위한 각종 절차와 지원 제도를 규정하고 있지만, 현실적으로 양육비 지급확보에 효과적이지 않아 국가의 양육비 대지급제나 양육비 미지급자의 신상공개, 출국금지조치, 운전면허제한 등 보다 실효적으로 양육비 이행을 확보할 수 있는 내용의 법률이 제정돼야 한다며 2019년 2월 헌법소원을 냈다. 헌재는 "헌법 제36조 1항은 혼인과 가족을 보호해야 한다는 국가의 일반적 과제를 규정했을 뿐 양육비 채권의 집행권원을 얻었음에도 양육비 채무자가 이를 이행하지 아니하는 경우 그 이행을 용이하게 확보하도록 하는 내용의 구체적이고 명시적인 입법의무를 부여했다고 볼 수 없고, 다른 헌법 조항을 살펴봐도 A씨 등의 주장과 같은 내용의 입법에 대한 구체적·명시적인 입법위임은 존재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이어 "입법자는 오랜 시간에 걸쳐 민법, 가사소송법, 양육비이행법 등의 제·개정을 통해 양육비 이행의 실효성을 확보하기 위한 제도를 마련해왔는데, 여러 제도에도 불구하고 실제 양육비의 이행이 청구인인 A씨 등의 기대에 미치지 못한다는 이유로 기존 입법 외 양육비 대지급제와 같은 구체적·개별적 사항의 입법의무가 헌법 해석상 새롭게 발생한다고 볼 수 없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헌법이 가족생활을 보호하고 청소년의 복지향상을 위해 노력할 과제를 국가에 부여하고 있더라도 이러한 해석만로 양육비 이행을 실효적으로 담보하는 구체적 제도에 대한 입법의무가 곧바로 도출되는 것은 아니다"라며 "이 사건 심판청구는 헌법소원의 대상이 될 수 없는 진정입법부작위를 심판대상으로 한 것으로서 부적법하다"고 했다.
배우자
이혼
가사소송법
양육비
박수연 기자
2021-12-23
민사일반
국가배상 원심확정
[판결] “영장심사 때 포토라인에 세우면 초상권 침해”
'검사 스폰서'로 알려진 사업가가 구속영장 집행 과정에서 "검찰이 강제로 포토라인에 서게 해 초상권을 침해당했다"며 국가를 상대로 소송을 내 대법원에서 최종 승소했다. 검찰이 공인이 아닌 사업가에 대해 초상권 보호조치를 하지 않았다면 국가가 배상해야 한다는 취지다. 대법원 민사2부(주심 민유숙 대법관)는 A씨가 국가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소송(2021다265119)에서 "국가는 A씨에게 1000만원을 지급하라"며 원고일부승소 판결한 원심을 최근 확정했다. 지난 2016년 고교 동창인 부장검사에게 금전과 향응을 제공한 혐의로 이른바 '검사 스폰서'로 알려진 A씨는 같은 해 9월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상 사기와 횡령 등의 혐의로 구인을 위한 구속영장이 집행돼 서울서부지법에 인치됐다. A씨는 호송차량 안에서 검찰수사관들에게 "도착하면 포토라인에 서야 할 것"이라는 얘기를 듣자 이를 거부했고, "얼굴과 수갑을 가릴 수 있는 물품을 달라"고 요청했지만 제공받지 못했다. A씨는 자신이 갖고 있던 수건으로 수갑만 가린 채 호송차량에서 내렸고, 얼굴이 노출된 채 취재에 응하는 모습 등이 촬영됐다. 이후 언론에 보도된 일부 사진들은 A씨의 얼굴 윤곽과 이목구비가 대략 식별됐다. 당시 법무부훈령인 '인권보호수사준칙'과 '인권보호를 위한 수사공보준칙'에는 수사과정의 촬영 등을 금지하고, 사건관계인에 대한 초상권 보호조치 등을 규정하고 있었다. 공인 아닌 사업가 신상공개 허용 예외사유 해당 안 돼 이에 A씨는 2019년 2월 "얼굴이 노출된 상태에서 수갑을 찬 채 호송되는 모습을 촬영·보도하게 해 초상권이 침해됐다"고 소송을 냈다. 1심은 "A씨가 언론사 기자에게 검찰과의 유착관계를 폭로해 스스로 언론의 관심을 유도했고, 호송차량에서 내린 후 바로 인치장소로 진입하지 않고 기자들 앞에 서서 다수의 질문에 대해 답변했다"며 "당시 수건으로 자신의 얼굴을 가릴 수도 있었음에도 개호구를 가린 점 등에 비춰 보면, A씨가 초상의 촬영을 원하지 않는다는 점을 검찰수사관들이 명백하게 인식했다고 인정하기 부족하다"며 원고패소 판결했다. 하지만 항소심은 A씨의 손을 들어줬다. 항소심은 "원칙적으로 '범죄사실' 자체가 아닌 그 범죄를 저지른 자가 누구인지, 즉 '피의자' 개인에 관한 부분은 일반 국민에게 널리 알려야 할 공공성을 지닌다고 할 수 없다"며 "이에 대한 예외는 피의자가 공인으로서 국민의 알 권리의 대상이 되는 경우, 특정강력 범죄나 성폭력 범죄를 저지른 피의자의 재범방지와 범죄예방을 위한 경우 등에 극히 제한적으로 인정될 수 있을 뿐"이라고 밝혔다. 이어 "A씨는 중소기업을 운영하는 사업가로서 어떠한 의미에서도 '공인' 또는 '공적 인물'이라고 볼 수 없고, 이미 구속영장이 집행돼 공개수배 및 검거를 위해 신상을 공개할 필요가 있는 경우도 아니기 때문에 신원공개가 허용되는 예외사유에도 해당한다고 보기 어렵다"며 "A씨의 신원과 초상 공개를 정당화할 사유가 없으므로 A씨는 사진과 동영상 촬영으로 위법하게 초상권을 침해당했다"고 판단했다. 대법원도 "원심 판단에 수사기관의 공보행위, 보호의무 등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잘못이 없다"며 판결을 확정했다.
손해배상
초상권
포토라인
영장심사
박수연 기자
2021-12-20
형사일반
서울서부지법 "피해자 자유의사 제압할 정도 위력 있었다 볼 수 없어"<br> 검찰 "법원 판단 존중하지만 납득하기 어려워"… 즉각 항소 방침 밝혀
[판결] '비서 성폭행 의혹' 안희정 前 지사, 1심서 "무죄"
자신의 수행비서였던 전 충남도 정무비서 김지은씨를 수차례 성폭행 한 혐의 등으로 기소된 안희정 전 충남도지사가 1심에서 무죄 판결을 받았다. 검찰은 항소할 방침을 밝혔다. 서울서부지법 형사11부(재판장 조병구 부장판사)는 14일 강제추행, 피감독자 간음, 성폭력 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상 위력에 의한 간음 등의 혐의로 불구속 기소된 안 전 지사에 대해 무죄를 선고했다(2018고합75). 재판부는 "권력적 상하관계에 놓인 남녀가 성관계를 가졌다는 사실만으로 처벌할 수는 없다"며 "상대방의 자유의사를 제압할 정도의 위력이 존재하고 행사돼야 하는데, 안 전 지사가 평소 자신의 위력을 행사하거나 이를 남용해 피해자나 직원의 자유의사를 억압했다는 증거가 부족하다"고 밝혔다. 이어 "서울 강남의 한 호텔에서 이뤄진 강제추행 사건에서는 안 전 지사가 피해자에게 '씻고 오라'고 말해 그 의미를 충분히 예측할 수 있음에도 피해자가 (성관계에) 응했다"며 "피해자의 심리상태와 관련해 이른바 '그루밍' 상태인지 아닌지, 학습된 무기력 상태는 아닌지 등을 신중히 살펴봤으나 제반 증거나 상황을 고려할 때 피해자가 이런 상황에 빠져 있다고 보기도 어렵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 사건은 위력 등에 의한 성폭행으로 볼 수 없으며 (피해자인 김 전 비서는) 충분히 자기결정권 행사가 가능했다"고 판시했다. 재판부는 또 "간음행위 당시와 관련한 피해자의 진술에 기초해서 사안을 보더라도, 이른바 'No means No rule'(상대방이 부동의 의사를 표시했는데도 성관계로 나아간 경 우에는 이를 강간으로 처벌하는 체계)이나 'Yes Means Yes rule'(상대방의 명시적이고 적극적인 성관계 동의 의사가 있어야 하고 그렇지 않은 경우 성관계로 나아가면 이를 강간으 로 처벌하는 체계)이 입법화되지 않은 현행 우리 성폭력범죄 처벌 법제 하에서는 안 전 지사의 행위를 처벌하기 어렵다"면서 "이와 같은 처벌체계 도입 여부는 입법론적 문제이고, 사회 전반의 성문화와 성인식의 변화가 수반되어야 할 문제이기도 하다"고 언급했다. 또 "관행화·구조화된 폐습으로서의 권력형 성폭력 행위가 우리사회에서 추방되어야 한다는 점과 이를 위해 사회적으로 연대활동이 필요하다는 점에 관하여 십분 공감하지만, 사안이 형사법정으로 온 이상 헌법적·형사법적 원칙에 기초해 사안을 심리해야 할 것"이라며 "결국 모든 증거들을 종합해 숙고하고, 피해자의 증언 등에 대해 성인지 감수성적 고려를 하더라도, 공소사실에 대해 합리적인 의심이 없을 정도로 증명되었다고 보기 어려워 무죄를 선고한다"고 했다. 안 전 지사를 기소한 서울서부지검 여성아동범죄조사부(부장검사 오정희)는 이날 곧바로 항소할 방침을 밝혔다. 검찰은 "법원의 판단은 존중하지만, 법원이 무죄를 선고한 것은 납득하기 어렵다"며 "항소심에서 충실히 공소사실을 입증하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다. 검찰은 "피해자는 피해 사실을 일관되게 진술했고, 안 전 지사의 요구에 거부의사를 표시했을 뿐 아니라 피해 사실을 여러 사람에게 호소했다"며 "인적·물적 증거에 의해 피해자 진술의 신빙성이 인정됨에도 법원은 달리 판단했다"고 지적했다. 안 전 지사는 수행비서였던 김씨를 지속적으로 성폭행한 혐의로 지난 4월 11일 기소됐다. 그는 지난해 7월 29일부터 올해 2월 25일까지 해외 출장을 수행한 김씨를 4차례에 걸쳐 성폭행한 혐의를 받는다. 또 지난해 7~8월 다섯 차례에 걸쳐 기습적으로 강제추행하고, 지난해 11월에는 관용차 안에서 도지사의 지위를 내세워 강압적으로 김씨를 추행한 혐의 등도 받고 있다. 검찰은 지난달 27일 열린 결심 공판에서 "유력한 차기 대통령 후보로 여겨지던 안 전 지사가 헌신적으로 일한 수행비서의 취약성을 이용해 중대범죄를 저질렀다"며 징역 4년을 구형했다. 또 안 전 지사에게 성폭력치료강의 수강이수 명령과 신상공개 명령을 내려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피감독자간음
안희정
성폭력
강제추행
왕성민 기자
2018-08-14
가사·상속
형사일반
대법원, "형량 높은 '위계'에 의한 미성년자 강제추행에 해당"
할아버지가 "얼마나 컸는지 보자"며 손녀 추행한 것은
손녀딸을 예뻐해주는 것처럼 가장해 성추행을 일삼은 할아버지에게 대법원이 '위계에 의한 강제추행'죄를 인정했다. 형법상 미성년자에 대한 강제추행죄는 10년 이하의 징역 또는 1500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규정하고 있지만, '성폭력 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은 13세 미만의 미성년자에게 위계(속임수)를 써서 추행한 경우 5년 이상의 유기징역 또는 3000만원 이상 5000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정하고 있어 위계에 의한 추행이 인정될 경우 형량이 훨씬 높다. 목포에서 어업을 하는 송모(64)씨는 자식들을 대신해 초등학교 5학년인 손녀딸 A양을 맡아 기르고 있었다. 송씨는 A양을 맡고 있는 2년 동안 수시로 신체 일부를 접촉하고 만지는 등 추행을 일삼았다. 송씨는 A양을 추행하면서 '할아버지 배가 아프니 여길 만져주면 나을 것 같다', '얼마나 컸는지 확인해보자'는 등의 말로 A양을 안심시켰다. 송씨의 범행은 A양이 중학교에 진학하면서 드러났다. A양이 학교에서 성교육을 받으면서 할아버지의 행위가 정상적인 애정표현이 아닌 성추행이라는 것을 알게 된 것이다. A양의 부모는 송씨를 고소했고, 송씨는 1심에서 징역 2년 6월에 정보공개 5년을 선고받았다. 검찰은 항소심에서 공소장을 변경해 '성폭력 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13세 미성년자 위계 등 추행)혐의로 기소했다. 하지만 항소심은 "A양이 송씨의 추행행위에 대해 수차례 거부반응을 보인 점 등을 감안하면 위계가 있었다고 단정할 수 없다"며 예비적 죄명인 미성년자 의제 강제추행죄만을 인정해 징역 2년에 신상공개 2년을 선고했다. 그러나 대법원의 판단은 달랐다. 대법원 형사2부(주심 김소영 대법관)는 지난달 26일 송씨에 대한 상고심(2013도2396)에서 징역 2년을 선고한 원심을 깨고 사건을 광주고법으로 돌려보냈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송씨는 손녀가 성과 추행행위의 의미를 알지 못하고 사리판단력이 부족하며, 할아버지를 믿고 따르는 것을 이용해 송씨의 추행행위가 마치 할아버지의 배를 낫게 하는 행위인 것처럼 속이거나 할아버지가 손녀의 육체적 성장을 확인하는 행위인 것처럼 속여서 피해자에게 오인, 착각, 부지를 일으키고 그러한 심적 상태를 이용해 추행행위를 한 것이므로, 성폭력 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에서 말하는 '위계'를 행사했다고 평가할 수 있다"고 밝혔다.
할아버지
손녀추행
위계
강제추행
미성년자
성교육
좌영길 기자
2013-05-08
형사일반
성인 대상 범죄는 소급적용… 13~19세 대상은 소급적용 못해
같은 성범죄도 대상따라 '신상공개' 구분
성보호 관련법이 성범죄자에 대한 신상정보 공개·고지명령 제도를 성인을 대상으로 한 범죄자에게는 소급적용할 수 있게 하면서도, 13세 이상 미성년자 대상 성범죄자에 대해서는 소급적용할 수 없도록 하고 있어 논란이 일고 있다. 법조계에서는 조속히 입법을 정비해 청소년의 성보호를 강화해야 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절도죄 등으로 징역 1년6월을 선고받고 복역하다 2009년 7월 출소한 A(39)씨는 지난해 9~11월 다시 여러 차례 성인 여성을 대상으로 성폭행 등의 범죄를 저질렀다. 성인대상 성범죄자의 신상정보를 공개·고지하는 것이 가능하게 된 것은 올해 4월이다. 하지만 대법원은 지난달 29일 김씨에게 신상정보 공개·고지명령제도를 적용해야한다고 판결했다(2011도9253). 재판부는 "신상정보의 공개명령 및 고지명령 제도는 성범죄를 한 자에 대한 응보 목적의 형벌과 달리 성범죄의 사전예방을 위한 보안처분적 성격이 강하다"며 "제도 시행 전에 범죄를 범하고 공소제기가 이뤄졌다 해도 공개명령 또는 고지명령의 대상이 된다"고 설명했다. 반면 13세 이상 미성년자를 대상으로 한 성범죄자에게는 신상정보 공개·고지명령제가 소급적용되지 않고 있다. 영화감독 B(43)씨는 지난 2009년 10월 인터넷 채팅으로 만난 여중생을 자신의 집에서 성폭행하려다 피해자가 반항해 미수에 그쳤다. 서울중앙지법은 2010년 8월 B씨에게 징역 2년6월을 선고했지만 같은해 1월부터 시행된 신상정보 공개·고지명령은 내리지 않았다. 2심에서는 B씨에게 집행유예를 선고해 풀어주었다. 이 때문에 B씨의 주변 이웃들은 그가 청소년 성범죄자인지 알지 못한 채 생활하고 있다. 법원이 이처럼 성인대상 성범죄자에게는 신상정보 공개·고지명령제를 소급해 적용하면서 13세 이상 미성년자를 대상으로 한 성범죄자에게는 신상공개·고지명령제도를 소급적용하지 않는 이유는 두 범죄에 적용되는 법률이 소급적용에 대해 다르게 규정하고 있기 때문이다. 일반 성인과 함께 장애인, 13세 미만 미성년자에 대한 성범죄를 대상으로 하는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성폭력특례법)'은 부칙 제2항에 "(신상정보 공개·고지명령제도는 제도) 시행 후 최초로 유죄판결이 확정된 자부터 적용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성폭력특례법'상 신상정보 공개·고지명령제도의 시행일은 2011년 4월 15일로, 이날 이후에 유죄판결이 확정된 성범죄자에게는 범행일시와 상관없이 신상정보 공개·고지명령제도를 소급적용할 수 있다. 반면 13세 이상 미성년자에 대한 성범죄를 대상으로 하는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아동·청소년 성보호법)'은 부칙 제3항에 '(신상정보 공개·고지명령제도는) 법 시행 후 최초로 아동·청소년대상 성범죄를 범하고 유죄판결이 확정된 자부터 적용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아동·청소년 성보호법'의 시행일은 2010년 1월 1일로, 2009년 12월 31일 이전에 발생한 13세 이상 미성년자에 대한 성범죄에는 신상정보 공개·고지명령제를 적용할 수 없게 한 것이다. 성범죄자에 대한 신상정보 공개·고지명령제도를 규정한 두 법이 소급적용에 대해 다르게 규정하고 있는 이유는 법을 만들고 심의하는 절차가 달랐기 때문이다. '아동·청소년 성보호법'은 여성가족부 소관법률로 국회 여성가족위원회(당시 보건복지가족위원회)에서 심사했다. 반면 '성폭력 특례법'은 법무부 소관법률로 법제사법위원회가 심사했다. 국회 관계자는 "법률을 성안하는 기관도 다르고 국회에서 심사하는 위원회도 달라 미처 두 법 사이에 이러한 차이가 있는지 확인하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여성가족부 관계자는 "다른 부칙조항으로 신상공개명령제도에 대해서는 사실상 소급적용이 가능하도록 하고 있지만 신상고지제도에 대해서는 소급적용이 불가능한 것으로 확인했다"며 "법적 안정성을 고려해 소급효를 제한한 것으로 이해된다"고 말했다. 재경지법 성폭력 전담재판부의 한 판사는 "성범죄자의 신상공개·고지명령제도의 소급적용을 인정한 대법원 판결에도 불구하고 청소년 대상 성범죄자들에 대해서는 법률에 따라 여전히 소급적용이 불가능하다"며 "청소년의 성보호를 강화하기 위해 제정된 아동·청소년 성보호법이 청소년의 성보호 수준을 성인의 성보호보다 하향시키는 결과를 초래했다"고 말했다. 국회 여성가족위원회 위원장인 최영희 민주당 의원 측은 "미성년자의 성보호에 보다 적극적이어야 할 아동·청소년 성보호법이 성폭력특례법이 인정하고 있는 신상공개명령의 소급적용을 제한하고 있다는 것은 법체계상 균형을 이루지 못하고 있는 것"이라며 "이를 시정할 수 있는 입법을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성범죄
신상공개
성범죄자
청소년성보호
신상정보공개고지명령제도
성폭행
임순현 기자
2011-11-01
헌법사건
형사일반
헌법재판소 "위헌" 5명... 정족수 미달로 합헌결정
청소년 성범죄자 신상공개 합헌
청소년의 성을 돈으로 산 성범죄자들의 신상을 공개하는 것은 합헌이라는 헌법재판소 결정이 나왔다. 청소년의성보호에관한법률 제20조2항1호에 따라 청소년보호위원회가 2001년8월부터 네차례에 걸쳐 청소년 성범죄자 1천9백26명의 신상을 공개한게 정당하다는 판단으로 신상공개는 앞으로도 계속되게 됐다. 헌법재판소 전원합의부(주심 宋寅準 재판관)는 25일 서울행정법원 제11부(재판장 한기택 부장판사)가 위헌 제청한 청소년의성보호에관한법률 제20조제2항제1호에 대해 재판관 9명중 5명이 위헌, 4명이 합헌의견을 냈으나 위헌 결정을 위한 정족수인 6명에 미달돼 합헌결정을 내렸다(2002헌가14). 재판부는 결정문에서 “헌법 제13조 제1항의 이중처벌금지의 원칙 중 ‘처벌’이란 범죄에 대한 국가의 형벌권 실행의 과벌을 의미하는 것이지 국가가 행하는 일체의 제재나 불이익처분을 모두 그 처벌에 포함시킬 수는 없다”고 전제하고, “공익 목적을 위해 신상을 공개하는 과정에서 부수적으로 수치심 등이 발생된다고 해서 이것을 기존의 형벌외에 또 다른 형벌로서 수치형이나 명예형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이어 “공개된 형사재판에서 밝혀진 범죄인들의 신상과 전과를 일반인이 알게 된다고 해서 그들의 인격권 내지 사생활의 비밀을 침해하는 것이라고 단정하기 어렵다”며 “ 청소년보호위원회의 신상공개제도는 처벌에 해당된다고 할 수 없는만큼 법관에 의해 재판을 받을 권리를 침해했다고 볼 수도 없다”고 덧붙였다. 반면 韓大鉉 · 金榮一 · 權誠 · 宋寅準 · 周善會 재판관은 “이 신상공개제도는 범죄인의 인격권에 중대한 훼손을 초래한다. 비록 범죄인이더라도 인간으로서의 기본적 존엄과 가치를 보장하는 것이 국가적 의무임을 천명한 우리 헌법의 이념에 정면으로 배치되는 제도”라며 위헌 의견을 냈다. 이들 재판관들은 또 “형벌은 개인의 자유와 안전에 대한 중대한 침해를 가져오는 탓에 국가적 제재의 최후수단”이라며 “형벌까지 부과된 마당에 형벌과 다른 목적이나 기능을 가지는 것도 아니면서 형벌보다 더 가혹할 수도 있는 신상공개를 하도록 하는 것은 국가공권력의 지나친 남용”이라고 밝혔다. 서울행정법원 제11부는 지난해 7월 청소년에게 6만원을 건네고 성관계를 가진 혐의로 기소돼 벌금 5백만원형이 확정된 D모씨가 청소년보호위원회를 상대로 낸 신상공개처분 취소 청구소송을 심리 중 D씨의 신청을 받아들여 위헌 여부를 가려달라고 헌법재판소에 위헌심판을 제청했다.
청소년성매매
정족수미달
신상공개
청소년성보호
성범죄자
홍성규 기자
2003-06-27
행정사건
헌법사건
형사일반
법원의 위헌제청으로 당해사건 당사자는 당연정지…헌재, 소원때는 직권가처분결정 가능성 커
(포커스) 미성년자 대상 성범죄자 신상공개 정지결정 여부 주목
미성년자관련 성범죄자 신상공개제도에 대한 법원의 위헌제청결정이 내려진 가운데 법조계는 헌법재판소가 최초로 직권으로 가처분결정을 할 지에 주목하고 있다. 헌재가 가처분 결정을 내릴 경우 오는 9월로 예정된 신상공개는 본안 결정이 내릴 때까지 일단 못하게 된다. 청소년보호위원회(위원장 이승희)는 헌법재판소법 42조 1항을 들며 위헌제청사건 당사자의 재판은 정지되겠지만 위헌결정이 나기 전까지 모든 법률은 합헌임을 전제로 하는 만큼 그대로 업무를 할 수 밖에 없다는 입장이다. 따라서 6백75명에 대한 신상공개는 예정대로 9월에 실행할 계획이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이번 사건의 특성상 헌법재판소가 직권으로 가처분 결정을 내려 헌재결정이전에 신상공개가 행해지는 것은 막아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신상공개의 성격 서울행정법원이 위헌제청을 한 이유는 신상공개가 ‘형벌’이기 때문에 징역형 같은 법원의 판단 이외에 또 다른 형벌을 부과하는 것이 되어 ‘이중처벌’이고 ‘법관의 재판 없이 형벌을 가하는 것’이 되어 위헌의 의심이 든다는 것이다. 그러나 청소년보호위원회는 신상공개의 주된 입법취지가 “청소년대상 성범죄에 대한 일반국민의 경각심제고와 범죄예방효과에 있다”며 신상공개가 ‘행정행위’이기 때문에 행정기관인 ‘청소년보호위원회’가 심사, 대상자를 결정할 수 있고 확정판결문에 기재된 것을 기준으로 주소를 시·군·구까지만 공개해 특정된다고 보기도 어렵다는 주장이다. 결국 법적인 논점은 신상공개가 ‘형벌’이냐 ‘행정처분’이냐 하는 문제다. ◇각계의 반응 성폭력상담소 등 여성단체들은 “개인의 이익을 우선하기 보다 사회에 꼭 필요한 제도라는 점을 법원이 좀 더 생각했어야 한다”며 “시행초기인데 이런 결정이 나온 점은 아쉽다”라는 반응들이다. 대다수 국민들도 ‘신상공개’를 통해 미성년자를 대상으로 한 성범죄에 대해 강력한 응징과 사회의 보호차원에서 그 필요성에 대해서는 충분히 공감하고 있는 편이다. ◇헌법재판소는 가처분을 할 수 있는가 헌법재판소가 직권으로 가처분을 한 전례는 없다. 명확한 법규정도 없다. 헌재가 가처분결정을 내린 것은 지금까지 두 번 있었으며 이는 당사자의 신청에 의한 것으로 헌법소원 사건이었다. 사법시험 1차시험을 4회 응시한 자는 마지막 응시한 1차시험 후 4년이 경과할 때까지 1차시험에 응시할 수 없도록 한 사법시행령(헌재 2000년 12월 8일, 2000헌사471)과 미결수용자의 면회횟수를 주 2회로 제한한 군형법시행령(헌재 2002년4월25일, 2002헌사129)에 대해 가처분을 결정했는데 ‘공권력행사 또는 불행사’로 회복하기 어려운 손해를 예방할 필요가 있어야 한다는 것과 그 효력을 정지시켜야 할 긴급한 필요가 있어야 한다는 것이 가처분 결정의 요건인 것으로 알려졌다. 헌법재판소법 40조가 명확한 규정이 없는 경우는 민사소송법과 행정소송법을 준용하도록 돼 있고 헌법소원과 위헌제청을 달리 볼 필요가 없을 뿐 아니라 법원이 위헌의 의심이 든다며 제기한 ‘위헌제청사건’이므로 이번 사건의 경우 더욱 가처분의 필요성이 크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는 것이다. 본안결정이 있기까지 상당한 시간이 소요되는 헌법재판에 있어서는 그 기간동안 상황의 변화로 인해 승소하더라도 소기의 목적을 달성할 수 없게 될 우려가 있다. ‘성범죄자’라는 특성상 당사자가 가처분신청을 내기가 쉽지 않고 법원이 ‘위헌의 의심이 강하게 든다’며 위헌제청을 한 사건이 그대로 시행되도록 방치한다면 헌법수호라는 헌법재판소 본연의 임무를 해태하는 결과가 될 수도 있다는 지적이다. ◇당사자가 가처분신청을 내는 경우 직권으로 하지 않고 당사자의 신청으로 하면 문제는 간단해지는데 이번 사건 신청인은 이미 법원에 의해 공개대상에서 제외되도록 가처분이 받아들여진 상태다. 법원은 제소한 당사자에 대해서만 가처분을 할 수 있지만 헌재는 법규의 집행자체를 정지시키도록 법률에 대한 가처분을 할 수 있다고 보는 것이 통설이다. 그렇다면 이번 사건 당사자를 제외한 다른 대상자가 헌법소원을 내면서 가처분신청을 하는 경우를 상정해볼 수 있다. 이 경우에는 ‘게시할 수 있다’라는 법규가 걸리게 된다. 확정판결을 받아 신상공개의 위험에 처한 사람은 아직 공개된다는 확정적 통보가 없기 때문에 ‘직접성’이 결여되고 이미 신상공개대상자라는 통보를 받은 이후라면 행정법원을 통해 제소할 수 있는데 헌법소원을 낸 것이 되어 ‘보충성’의 원칙에 결여, 각하되게 된다. 이번 위헌제청결정의 직접 당사자가 헌법재판소에 가처분 신청을 내는 경우도 생각해 볼 수 있다. 비록 자신은 바로 공개대상에서 제외된 상태여서 권리보호이익이 없더라도 헌법적 판단을 받을 필요가 있어 가처분을 신청할 수도 있다. 이 또한 가능한가는 논란의 여지가 있다. ◇신상공개제도의 대안 법원일각에서는 “성매수 부분만이 아니라 신상공개제도자체의 방식과 법규가 제고돼야 한다”는 입장을 보이며 예방이 되려면 확실하게 공개하고 공개의 결정도 법원에 맡겨 성범죄 형선고시에 공개여부와 방식 등을 함께 선고하는 것이 대안이 될 수 있다는 주장이 조심스럽게 제기되고 있다. 외국의 경우처럼 사진까지 공개하며 확실하게 예방을 하도록 해야 하고 이를 위해서는 사법부의 엄격한 판단아래 공개대상자를 선별해야 한다는 의견이 많다.
미성년자성범죄
신상공개
여성단체
행정행위
사법시험
미결수용자
박신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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