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하철 스크린도어(안전문) 정비작업중이던 용역업체 직원이 열차에 치여 사망했다면 작업을 맡긴 한국철도공사(코레일)에도 40%의 책임이 있다는 법원 판결이 나왔다.
서울중앙지법 민사24단독 박혜선 판사는 K보험사가 철도공사를 상대로 "8000만원을 지급하라"며 낸 구상금청구소송(2015가단5375773)에서 최근 원고승소 판결했다.
스크린도어 설치 및 하자점검공사 용역업체에서 일하던 A씨는 지난 2014년 4월 22일 오전 3시 18분께 지하철 1호선 독산역 선로 주변에서 스크린도어 정비 작업을 하다가 진입하던 열차에 치여 숨졌다.
A씨가 소속된 용역업체 B사와 근로자 재해 보장보험 계약을 맺었던 K사는 사고 이후 A씨 유족에게 지급된 손해배상금 2억6500여만원 가운데 2억원을 부담했다. K사는 "사고에 대한 철도공사의 과실도 40% 이상"이라며 "우리가 부담한 2억원 가운데 40%에 해당하는 8000만원을 구상금으로 지급하라"며 소송을 냈다.
재판부는 "B사는 독산역 역장, 금천구청역 부역장 등과 독산역 구내 스크린도어 하자점검공사를 위해 2014년 4월 하반기 보름 동안 매일 0시40분부터 4시30분까지 열차운행을 제한하는 내용의 협의를 했다"며 "사고 당시 철도공사 측으로부터 예외적 열차운행에 대한 사전연락이 없었던 이상 A씨를 비롯한 현장 작업자들은 사고 현장에 열차 운행이 없는 것으로 믿고 작업을 하고 있었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철도공사 소속 관제사들의 과실로 운행 계획이 예고돼 있지 않던 열차가 현장에 진입했고 관제사들은 열차의 기관사에게 선로 작업이 진행 중임을 통보하지 않았다"며 "철도공사의 과실이 40%를 웃돈다고 봐야 한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