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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법사건
헌재 "예비군법 제15조 10항 위헌"… 재판관 6대 3 의견으로 결정
'예비군 소집통지서' 본인에게 전달하지 않았다고 가족 처벌은 위헌
예비군 소집통지서를 예비군대원 본인에게 전달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가족을 처벌하는 예비군법 조항은 위헌이라는 헌법재판소 결정이 나왔다. 헌재는 26일 울산지법이 "예비군법 제15조 10항 전문은 위헌 소지가 있다"며 낸 위헌법률심판 제청 사건(2019헌가12)에서 재판관 6(위헌)대 3(합헌)의 의견으로 위헌 결정했다. 예비군 대원인 B씨의 아내인 A씨는 두 차례에 걸쳐 남편 부재 중에 예비군 훈련소집통지서를 전달받고도 남편에게 전달하지 않은 혐의로 약식기소됐다. 이 사건을 심리하던 울산지법은 2019년 4월 "예비군법 제15조 제10항 전문이 책임과 형벌의 비례성원칙 등에 위반될 소지가 크다"며 직권으로 헌재에 위헌법률심판을 제청했다. 예비군법 제15조 10항은 같은 법 제6조의2 2항에 따라 소집통지서를 전달할 의무가 있는 사람이 정당한 사유 없이 전달하지 않았거나 지연 또는 파기했을 때 6개월 이하의 징역 또는 5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하고 있다. 또 수집통지서를 수령할 의무가 있는 사람이 그 수령을 거부했을 때도 마찬가지로 처벌하고 있다. 같은 법 제6조의2 2항에서는 예비군대원 본인이 없을 때엔 같은 세대 내 세대주나 가족 중 성년자, 본인의 고용주 또는 본인이 선정한 통지서 수령인에게 소집통지서를 전달해야 하고, 세대주 등은 이를 지체 없이 본인에게 전달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헌재는 "심판대상조항은 본인이 부재중이기만 하면 세대를 같이 한다는 이유만으로 협력의 범위를 넘어 가족 중 성년자에게 소집통지서를 전달할 의무를 위반하면 6개월 이하의 징역 또는 500만원 이하의 벌금이라는 형사처벌까지 하고 있다"며 "이 조항의 태도는 예비군훈련을 위한 소집통지서의 전달이라는 정부의 공적 의무와 책임을 단지 행정사무의 편의를 위해 개인에게 전가하는 것으로, 실효적인 예비군훈련 실시를 위한 전제로 그 소집을 담보하고자 하는 것이라도 지나치다"고 밝혔다. 이어 "해당 조항은 국가안보의 변화, 사회문화의 변화, 국방의무에 관한 인식의 변화 등과 같은 현실의 변화를 외면한 채 여전히 예비군대원 본인과 세대를 같이 하는 가족 중 성년자에 대해 단지 소집통지서를 본인에게 전달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형사처벌을 하고 있는데, 그 필요성과 타당성에 깊은 의문이 든다"고 설명했다. 또 "가족 중 성년자라면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소집통지서를 본인에게 전달함으로써 훈련불참으로 인한 불이익을 받지 않도록 각별히 신경 쓸 것이 충분히 예상된다"며 "설령 소집통지서를 전달하지 않아 행정절차적 협력의무를 위반해도 과태료 등의 행정적 제재를 부과하는 것만으로도 그 목적 달성이 충분히 가능한데 해당 조항은 훨씬 더 중한 형사처벌을 하고 있어 그 자체만으로도 형벌의 보충성에 반하고, 책임에 비해 처벌이 지나치게 과도해 비례원칙에도 위반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해당 조항은 책임과 형벌 간의 비례원칙에 위반돼 헌법에 위반된다"며 "심판대상조항이 헌법에 위반된다고 판단한 이상, 제청법원의 평등원칙 위반 주장에 대해선 더 나아가 살피지 않는다"고 했다. 이에 대해 이선애·이은애·이영진 헌법재판관은 반대의견을 냈다. 이들 재판관은 "본인 부재시에도 소집통지서의 전달을 확실하게 보장해 해당 예비군대원이 훈련에 참여하는 데 지장이 없도록 하고, 이를 통해 원활하게 예비군훈련이 진행되도록 하기 위한 것으로 그 정당성과 필요성이 인정된다"며 "예비군훈련을 위한 소집통지서의 전달의무가 정부에게만 귀속되는 전속적 의무라고 단정하기 어렵고, 정부를 대신해 세대를 같이 하는 가족 중 성년자에게 소집통지서의 본인 전달 의무를 부여함으로써 소집통지서 전달 효력을 확보하고 본인이 훈련에 참가하도록 유도하는 것은 국가의 안보 및 국방의 의무 측면에서 매우 필요하고 중하다"고 밝혔다. 이어 "본인에게 전달하지 않은 결과 예비군훈련의 정상적 실시를 저해해 예비군전력 유지를 통한 국가 안전보장이라는 중대한 공익의 침해를 가져올 수 있다"며 "과태료 등의 행정질서벌이 아닌 행정형벌을 부과한 입법자의 판단이 현저히 불합리하다고 보기 어렵다"고 했다. 헌재 관계자는 "예비군에 관한 전반적인 사무는 대한민국 정부가 수행해야 하는 공적 사무이고, 예비군대원 본인의 부재시 예비군훈련 소집통지서를 수령한 같은 세대 내의 가족 중 성년자가 이를 본인에게 전달해야 하는 의무를 단순히 국가에 대한 행정절차적 협조의무로 본 것"이라고 설명했다.
소집통지서
예비군
예비군법제15조10항
한수현 기자
2022-05-26
형사일반
[판결] 대법원, '비폭력·반전주의 신념' 현역 입대 거부자 첫 무죄 확정
여호와의증인 신도는 아니지만 비폭력·반전주의 신념과 신앙을 이유로 현역 입영을 거부한 30대 남성에게 무죄 판결이 확정됐다. 지난 2월 비(非) 여호와의증인 신도 중 예비군 훈련을 거부했다가 무죄가 확정된 사례는 있었지만, 현역 입대 거부 사례에서 무죄가 확정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대법원 형사1부(주심 김선수 대법관)는 24일 병역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정모(32)씨에게 무죄를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2020도17564). 정씨는 2017년 11월 14일까지 입영하라는 현역 입영통지서를 받고 정당한 사유없이 입영하지 않은 혐의로 기소됐다. 정씨는 재판 과정에서 "정의와 사랑을 가르치는 기독교 신앙 및 성소수자를 존중하는 '퀴어 페미니스트'로서의 가치관에 따라 군대 체제를 용인할 수 없다고 느꼈다"고 주장했다. 1심은 "정씨가 종교적 양심 내지 정치적 신념에 따라 입영을 거부하는 것은 병역법이 규정한 '정당한 사유'에 해당하지 않는다"며 징역 1년 6개월을 선고했다. 그러나 2심은 "정씨는 사랑과 평화를 강조하는 기독교 신앙과 소수자를 존중하는 페미니즘의 연장선상에서 비폭력주의와 반전주의를 옹호하게 됐고 그에 따라 병역의무의 이행을 거부하는 것으로 보인다"며 "신앙과 신념이 내면 깊이 자리해 분명한 실체를 이루고 있으며 이를 타협적이거나 전략적이라고 보기 어렵다"면서 무죄를 선고했다. 대법원도 검사의 상고를 기각하고 원심을 확정했다. 재판부는 "진정한 양심에 따른 병역거부라면, 이는 병역법 제88조 1항의 '정당한 사유'에 해당하고, 이때 진정한 양심이란 그 신념이 깊고, 확고하며, 진실한 것을 말한다"면서 "원심의 판단에 논리와 경험의 법칙에 반해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를 벗어나거나 병역법 제88조 1항에서 정한 '정당한 사유'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잘못이 없다"고 판시했다. 대법원 관계자는 "이번 판결은 여호와의증인 신도가 아닌 사람이 자신의 비폭력주의·반전주의 신념과 신앙을 이유로 현역병 입영을 거부한 사안에서 무죄를 확정한 첫 사례"라고 설명했다. 또 "정씨는 대한성공회 교인으로 비폭력주의·반전주의 신념과 기독교 신앙 등을 병역거부 사유로 주장하고 있다"면서 "여호와의증인 신도가 아닐 뿐만 아니라 단순히 기독교 신앙(교리)만을 근거로 병역을 거부하는 것도 아니어서, 이 사건은 기존의 종교적 신념에 따른 양심적 병역거부 사안과는 구별된다"고 했다.
병역법
여호와의증인
예비군거부
박미영 기자
2021-06-24
민사일반
“징계처분 목적… 유족에 7000만원 배상하라”
[판결](단독) ‘음해성 투서’로 동료 경찰관 극단적 선택
음해성 투서로 극단적 선택을 해 사망한 경찰관의 유족들이 무고 투서를 한 전직 동료 경찰관으로부터 7000만원의 위자료를 받게 됐다. 서울중앙지법 민사16부(재판장 임기환 부장판사)는 사망한 경찰관 A씨의 유족들이 B씨와 국가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청구소송(2019가합567046)에서 최근 "B씨는 A씨의 유족들에게 7000만원을 지급하라"며 최근 원고일부승소 판결했다. 지방의 한 경찰서에서 근무하던 A씨는 2017년 세 차례 음해성 투서로 감찰을 받던 중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동료 경찰관인 B씨가 낸 이 투서에는 A씨의 근무 태만 등을 지적하는 내용이 담겨 있었지만 대부분 허위인 것으로 조사됐다. 이후 B씨는 A씨에 대한 무고 혐의로 기소돼 징역 1년 6개월이 확정됐다. A씨의 유족들은 "B씨의 무고와 당시 위법한 감찰조사로 A씨가 정신적 고통을 겪어 자살에 이르게 됐다"며 2019년 9월 소송을 냈다. 재판부는 "B씨가 A씨에게 징계처분을 받게 할 목적으로 투서를 해 무고한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며 "B씨는 무고로 인해 A씨 또는 A씨 유족들이 입은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고 밝혔다. 서울중앙지법 원고일부 승소판결 그러나 "B씨의 무고와 A씨의 사망 사이에 상당인과관계를 인정하기는 어렵다"며 손해배상 범위를 제한했다. 재판부는 "투서에 기재된 비위 내용은 '상습 지각', '당직면제' 등으로 허위 여부를 어렵지 않게 밝힐 수 있는 내용이고, 비위의 정도가 약해 설령 A씨가 징계처분을 받았더라도 그 정도가 비교적 가벼웠을 것으로 보이는 점 등에 비춰 B씨에게 A씨의 자살에 대한 예견가능성이 있었다거나, 무고와 A씨의 자살 사이에 상당인과관계가 있다고 보기에 부족하다"며 "따라서 이를 전제로 한 A씨의 일실수입과 유족들의 위자료 청구는 이유 없다"고 판단했다. 다만 "무고 범행이 매우 집요한 방식으로 행해졌고 이로 인해 A씨에 대한 수차례의 감찰조사가 이뤄져 A씨 사망의 단초가 된 점, B씨가 관련 형사재판에서 A씨의 배우자인 C씨를 피공탁자로 해 총 3000만원을 공탁한 점 등 제반사정을 고려했다"며 "A씨에 대한 위자료를 7000만원으로 정하고, B씨는 이를 유족들에게 지급하라"고 판시했다. 한편, 재판부는 유족들이 국가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청구에 대해서는 "공무원재해보상법이 정한 '공무상 사망'을 인정해 A씨의 유족들이 순직유족보상금과 연금 등을 수령했다"며 "국가배상법 제2조 1항 단서가 적용돼 유족들은 국가를 상대로 A씨의 사망을 원인으로 한 국가배상을 청구할 수 없다"고 밝혔다. 국가배상법 제2조 1항 단서는 '군인·군무원·경찰공무원 또는 예비군대원이 전투·훈련 등 직무 집행과 관련하여 전사·순직하거나 공상을 입은 경우에 본인이나 그 유족이 다른 법령에 따라 재해보상금·유족연금·상이연금 등의 보상을 지급받을 수 있을 때에는 이 법 및 민법에 따른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없다'고 규정하고 있다.
위자료
무고투서
사망
경찰
음해성투서
극단적선택
이용경 기자
2021-05-20
헌법사건
법원이 예비군훈련 거부자에게 정당한 사유 있는지 판단해 처벌 여부 가려야<br> 재판의 전제성 요건 충족 못해… 재판관 전원일치 결정
헌재, 예비군훈련 거부 처벌 조항 위헌법률심판 제청 각하
헌법재판소가 '예비군훈련을 정당한 사유 없이 받지 않는 사람을 처벌해야 한다'는 향토예비군설치법 조항이 헌법에 어긋나는지 여부를 판단해 달라는 일선 법원의 위헌법률심판 제청을 각하했다. 예비군 훈련 거부자에게 정당한 사유가 있는지 여부를 법원이 판단해 처벌 여부를 가리면 되기 때문에 위헌법률심판 제청의 요건인 재판의 전제성이 인정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헌재는 25일 수원지법과 전주지법이 "향토예비군설치법 제15조 9항 1호는 위헌 소지가 있다"며 제청한 위헌법률심판 사건(2013헌가13)을 재판관 전원일치 의견으로 각하했다. 이 조항은 '예비군훈련을 정당한 사유 없이 받지 아니한 사람은 1년 이하의 징역, 1000만원 이하의 벌금, 구류 또는 과료에 처한다'는 내용이다. 헌재는 "제청 법원들이 문제 삼고 있는 진지한 양심의 결정에 따라 예비군 훈련을 거부하는 사람에 대한 처벌 문제는 심판대상조항의 위헌 여부가 아니다"라며 "양심의 자유를 주장하며 예비군 훈련을 받지 아니한 사람이 진정한 양심에 따른 예비군 훈련 거부자에 해당하는지 여부에 대한 법원의 구체적 판단의 문제"라고 밝혔다. 이어 "제청 법원들은 제청 신청인들이 진정한 양심에 따른 예비군 훈련 거부자에 해당하는지 여부를 심리하고 이를 바탕으로 정당한 사유의 존부를 가려 유·무죄 판결을 하면 된다"며 "이 사건 위헌법률심판 제청은 '심판대상조항이 헌법에 위반되는지 여부에 따라 당해 사건을 담당하는 법원이 다른 내용의 재판을 하게 되는 경우'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따라서 이 사건 위헌법률심판 제청은 재판의 전제성 요건을 충족하지 못해 부적법하다"며 각하했다. A씨는 정당한 사유 없이 예비군 훈련을 받지 않았다는 혐의로 기소돼 벌금형에 약식명령을 받자 이에 불복해 정식재판을 청구했다. A씨는 재판을 받던 중 향토예비군설치법 제15조 9항 1호가 위헌이라며 헌재에 위헌법률심판 제청을 해줄 것을 재판부에 신청했다. B씨도 예비군 훈련을 받지 않았다는 혐의로 기소돼 재판을 받던 중 위헌법률심판 제청을 신청했다. A씨와 B씨의 사건을 각각 재판하던 수원지법과 전주지법은 이들의 신청을 받아들여 헌재에 해당 조항에 대한 위헌법률심판을 제청했다.
향토예비군설치법
예비군훈련
훈련거부
손현수 기자
2021-02-25
형사일반
대법원, "정당한 사유"… 첫 판결
[판결] '비종교적 신념'도 진실·확고하다면 양심적 병역거부 해당
종교적 신념이 아닌 윤리적·도덕적·철학적 신념도 확고하고 진실하다면 이는 양심적 병역거부의 '정당한 사유'에 해당한다는 대법원 첫 판결이 나왔다. 대법원 형사1부(주심 이흥구 대법관)는 25일 병역법 위반 등의 혐의로 기소된 A씨에게 무죄를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2019도18442). A씨는 2016년 3월~2018년 4월 16회에 걸쳐 예비군훈련과 병력동원훈련 소집 통지서를 받고도 훈련에 불참한 혐의로 기소됐다. A씨는 "폭력적인 아버지 슬하에서 성장해 어렸을 때부터 폭력에 대한 경각심을 가지게 됐고, 미군이 헬기에서 기관총을 난사해 민간인을 학살하는 동영상을 보고 큰 충격을 받아 살인을 거부하는 신념을 가지게 됐다"며 "입대전 어머니와 친지들의 간곡한 설득과 전과자가 되어 불효하는 것이 이기적인 행동일수 있다는 생각에 입대했지만 이후 반성하며 양심을 속이지 않기로 했다"고 주장했다. 1심은 "A씨가 신념을 형성하게 된 과정, 입대 및 군사훈련을 거부하게 된 과정에 대해 구체적으로 진술하고, 경제적 손실과 형벌의 위험 등을 감수하고 양심에 따른 병역거부를 일관해 주장하고 있는 점 등을 종합하면 A씨의 훈련 거부는 절박하고 구체적인 양심에 따른 것이라고 볼 수 있다"며 무죄를 선고했다. 2심도 "A씨가 병역거부 중 가장 부담이 큰 현역 복무를 이미 마쳤는데도 예비군 훈련만을 거부하기 위해 수년간의 불이익을 모두 감수하고 있는 점, 유죄로 판단될 경우 예비군 훈련을 면할 수 있도록 중한 징역형을 선고해 달라고 요청하고 있는 점 등을 보면 A씨의 양심이 깊고 확고하며 진실하다는 사실이 결과적으로 소명된다고 인정할 수 있다"며 1심과 같이 무죄를 선고했다. 대법원도 "예비군법은 병역법과 마찬가지로 국민의 국방의 의무를 구체화하기 위해 마련된 것이고, 예비군 훈련과 병력동원 훈련도 집총이나 군사훈련을 수반하는 병역의무의 이행이라는 점에서 병역법에서 정한 '정당한 사유'에 관한 전원합의체 판결의 법리에 따라 예비군법과 병역법에서 정한 '정당한 사유'를 해석함이 타당하다"고 밝혔다. 이어 "종교적 신념이 아닌 윤리적·도덕적·철학적 신념 등에 의한 경우라도 그것이 진정한 양심에 따른 예비군 훈련과 병력동원 훈련 거부에 해당한다면 예비군법과 병역법에서 정한 '정당한 사유'에 해당한다고 봐야 한다"며 검사의 상고를 기각하고 원심을 확정했다. 한편 대법원은 이날 비종교적 신념에 따른 양심적 병역거부를 주장하더라도 그 양심이 진정한 신념이라고 보기 어려운 경우에는 처벌 대상이라는 판단도 함께 내놨다. 대법원 형사1부(주심 박정화 대법관)와 형사3부(주심 민유숙 대법관)는 이날 병역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B씨와 C씨에게 각각 징역 1년 6개월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2019도15120, 2019도7578). B씨와 C씨는 종교가 아닌 신념을 이유로 현역병 입대를 거부한 혐의로 기소됐다. 하지만 재판부는 이들의 신념은 확고하거나 진실하지 못한 것으로 판단했다. B씨는 전쟁을 위해 총을 들수 없다는 비폭력·평화주의 양심을 주장하며 입영을 거부했다. 이에 재판부는 "B씨가 주장하는 병역거부가 비폭력·평화주의보다는 주로 권위주의적 군대문화에 대한 반감 등에 기초하고 있다"며 "그는 군대 내 인권침해 및 부조리 등을 병역거부의 한 사유로 삼고 있는데, 이는 집총 등 군사훈련과 본질적인 관련성이 없을 뿐만 아니라 복무하는 부대 및 시기에 따라 다양한 모습으로 나타날 수 있어 양심적 병역거부의 사유에 해당한다고 보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C씨 역시 폭력을 확대·재생산하는 군대에 입영할 수 없다는 개인적·정치적 양심을 주장하며 현역병 입영을 거부했지만, 재판부는 이를 '정당한 사유'로 인정하지 않았다. 재판부는 "C씨는 모든 전쟁이나 물리력 행사에 반대하는 입장이 아니라 목적, 동기, 상황이나 조건에 따라 전쟁이나 물리력의 행사도 정당화될 수 있고 경우에 따라서는 C씨 스스로도 이에 가담할 수 있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다"며 "그는 집회에 참가하여 질서유지업무를 수행하고 있는 경찰관을 가방으로 내리쳐 폭행한 사실로 형사처벌을 받은 전력도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C씨가 병역거부의 주된 이유 중의 하나로 들고 있고 군내 내의 비리나 후진적인 군문화는 그 자체로 '정당한 사유'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다"고 밝혔다.
예비군훈련
양심적병역거부
비종교적신념
병역법
손현수 기자
2021-02-25
형사일반
예비군법이 정한 '정당한 사유'로 봐야
[판결] 대법원, "양심에 따른 예비군 훈련 거부도 무죄" 첫 판결
양심적 병역 거부와 마찬가지로 진정한 종교적 신념을 이유로 한 예비군 훈련 거부도 처벌해서는 안 된다는 대법원 첫 판결이 나왔다. 대법원 형사2부(주심 박상옥 대법관)는 28일 예비군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남모씨에게 벌금 500만원을 선고한 원심을 파기하고 사건을 울산지법으로 돌려보냈다(2018도4708). 여호와의증인 신도인 남씨는 2017년 6~8월 예비군 훈련 소집 통지서를 6회에 걸쳐 받았으나, 훈련에 참여하지 않은 혐의로 기소됐다. 남씨는 현역으로 군복무를 마친 뒤 여호와의증인 신도가 됐고, 이후 예비군 훈련을 거부했다. 예비군법 제15조 9항 1호는 '정당한 사유' 없이 예비군 훈련을 받지 않은 사람을 징역 1년 이하의 징역 또는 1000만원 이하의 벌금 등에 처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1심은 "종교적 신념이 예비군법에서 정한 '정당한 사유'에 해당하지 않는다"며 남씨에게 징역 10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하고 사회봉사 80시간을 명령했다. 2심은 "범행 경위에 다소 참작할 사정이 있고 다른 범죄전력이 없는 점 등을 고려했다"며 남씨에게 1심 보다 낮은 형인 벌금 500만원을 선고했지만, 유죄라는 점은 분명히 했다. 지난 2018년 11월 전원합의체 판결을 통해 양심적 병역거부를 인정했던 대법원은 이번 사건을 전원합의기일에 안건으로 올려 심리를 진행한 다음 소부에서 최종 선고했다. 대법원은 "예비군법도 병역법과 마찬가지로 국민의 국방의 의무를 구체화하기 위해 마련된 것"이라며 "예비군 훈련도 집총이나 군사훈련을 수반하는 병역 의무의 이행이라는 점에서 병역법이 정한 (입영 거부의) '정당한 사유'에 관한 전원합의체 판결에 따라 예비군법의 '정당한 사유'를 해석해야 한다"고 판시했다. 대법원 관계자는 "진정한 양심에 따른 예비군 훈련 거부도 예비군법에서 정한 '정당한 사유'에 해당한다고 본 첫 판시"라고 설명했다.
예비군법
양심적병역거부
종교적신념
예비군훈련
손현수 기자
2021-01-28
민사일반
"근로계약 단순 반복 아닌 새로운 근로관계 형성"<br> 대법원, 근로자 승소 원심 파기
[판결] 공개채용 전 1달 근무… 기간제법상 '계속근로기간'에 포함 안돼
공개채용되기 전 사측의 긴급한 사정으로 한달간 근무한 것은 기간제법상 '계속근로기간'에 포함되지 않는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대법원 특별2부(주심 박상옥 대법관)는 김모씨가 중앙노동위원회를 상대로 낸 부당해고 구제 재심판정 취소소송(2017두61874)에서 최근 원고승소 판결한 원심을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고법으로 돌려보냈다. A대학교는 예비군연대 참모 B씨가 훈련기간 직전 갑작스레 사직하자, 2013년 6월 급히 육군 예비역 소령인 김씨와 한 달간 근로계약을 맺었다. 이후 A대학교는 2013년 7월 예비군연대 참모 공개채용을 진행했고, 심사를 거쳐 김씨를 최종합격자로 발표했다. 근로계약 기간은 2013년 7월 22일부터 2014년 7월 21일까지로 했다. 이후 근로계약이 만료된 김씨는 A대학교와 2014년 7월 22일부터 2015년 7월 21일까지 재계약을 맺었다. 이후 A대학교는 2015년 5월 김씨에게 계약기간 만료 예정 사실을 통보하고, 공개채용 절차를 진행했다. 이에 반발한 김씨는 부당 해고라며 노동위에 구제신청을 냈다. 하지만 중노위는 "계속근로기간이 2년을 초과한다고 보기 어렵다"며 기각했다. 재판에서는 김씨가 공개채용 전에 근무한 1개월을 기간제법상 계속근로기간에 포함할 수 있는지 여부가 쟁점이 됐다. 기간제법 제4조는 '사용자는 2년을 초과하지 아니하는 범위 안에서 기간제근로자를 사용할 수 있다. 사용자가 2년을 초과하여 기간제근로자로 사용하는 경우에는 그 기간제근로자는 기간의 정함이 없는 근로계약을 체결한 근로자로 본다'고 규정하고 있다. 재판부는 "김씨와 A대학교는 2013년 6월 계약기간을 1개월로 정하면서, 계약기간 중이라도 정규직이 선발되는 경우 계약이 자동 종료된다고 정했다"며 "또 A대학교는 계약직원 인사세칙에서 계약직원은 공개채용을 통해 선발하는 것을 원칙으로 하고 있고, 계약기간은 최대 2년으로 한정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공개채용 절차는 객관적이고 합리적인 기준에 따라 실질적인 경쟁이 이루어진 신규채용 절차로 A대학교는 공개채용 절차를 거쳐 김씨와 2013년 새로운 계약을 체결했다"며 "이는 김씨와의 사이에서 기존 기간제 근로계약의 단순한 반복 또는 갱신이 아닌 새로운 근로관계가 형성되었다고 평가할 수 있고, 그 시점에 근로관계는 단절됐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계속 근로한 총기간을 산정할 때 2013년 7월 전에 계약한 1개월을 근로계약기간으로 합산할 수 없다"며 "김씨의 계속 근로 총기간이 2년을 초과하지 않으므로 기간의 정함이 없는 근로계약을 체결한 근로자라고 볼 수 없다"고 판시했다. 앞서 1,2심은 "김씨는 총 계약기간 동안 동일한 근무장소에서 같은 업무를 수행했다"며 "각 계약일 동안 공백이 존재하지 않으므로, 기간의 정함이 없는 근로자로 볼 수 있다"면서 김씨의 손을 들어줬다.
계속근로기간
공개채용
기간제법
손현수 기자
2020-09-15
행정사건
서울고법 판결
[판결](단독) 입대 후 총기박스 운반 업무… 디스크 악화됐다면 보훈대상
입대 전 허리통증을 앓았더라도 입대 후 총기박스 운반 등 업무로 추간판 탈출증(허리 디스크)이 악화됐다면 보훈보상대상자로 인정해야 한다는 판결이 나왔다. 서울고법 행정5부(재판장 배광국 부장판사)는 A씨가 경기북부보훈지청장을 상대로 낸 국가유공자 및 보훈보상대상자 비해당결정처분취소소송(2017누67645)에서 최근 원고패소 판결한 1심을 취소하고 원고일부승소 판결했다. A씨는 2008년 1월 군에 입대해 2009년 11월 만기 전역했다. 군에서 군수과 보급병 보직을 받아 복무한 A씨는 2011년 2월 보훈지청에 추간판 탈출증을 이유로 국가유공자등록신청을 했지만, 보훈지청장은 "군 복무로 증상이 악화됐다고 볼 수 없다"며 국가유공자 및 보훈보상대상자 요건 비해당결정처분을 했다. 이에 반발한 A씨는 소송을 냈다. 재판부는 "A씨는 입대 후 총기계원으로 예비군 훈련에 필요한 총기박스를 꺼내거나 들여오는 업무를 수행했다"며 "그가 관리하던 총기박스의 수량과 무게, A씨의 척추 퇴행의 정도를 더해 보면 이 같은 A씨의 직무수행이나 교육훈련은 허리 부위에 상당한 부담을 줬던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진료경위에 따르면 A씨가 업무를 수행하며 무기고에서 밖으로 옮긴 총기박스는 총 60개로 1개당 무게가 약 30㎏ 정도로 총 1.8t에 달한다. 재판부는 또 "의사는 '군복무로 인해 일반적인 추간판 탈출증의 자연적 진행경과보다 급격히 악화된 소견은 관찰되지 않는다'는 의학적 소견을 피력했지만, 이는 추간판 탈출증의 급격한 악화를 수술이 필요한 정도인지를 기준으로 판단한 것으로 보이며, 그 같은 판단기준이 어떠한 합리적 근거를 가진 것이라고 보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 소견은 다른 의사들의 의학적 소견과도 배치된다"면서 "따라서 이 같은 소견만을 들어 A씨의 직무수행 등과 이 사건 상이 사이의 상당인과관계를 부정할 수는 없다"고 판시했다. 재판부는 다만 A씨가 청구한 국가유공자등록신청에 대해서는 "사망 또는 상이가 국가의 수호·안전보장 또는 국민의 생명·재산 보호와 직접적인 관련이 있는 직무수행 또는 교육훈련을 주된 원인으로 하는 것이어야 한다"며 받아들이지 않았다. 앞서 1심은 보훈지청의 거부처분이 정당하다고 판단했었다.
디스크
국가유공자
입대
보훈보상대상자
박미영 기자
2020-03-26
형사일반
창원지법, 공무집행방해 혐의 인정 '벌금 400만원' 선고
[판결] 훈련 무단불참 지적 통제관에 욕설·위협한 동원 예비군
예비군 교육 중 무단으로 훈련에 불참하고 이를 지적하는 통제관에게 욕설을 하며 소총으로 위협한 30대 남성에게 벌금형이 선고됐다. 창원지법 형사6단독 강세빈 부장판사는 공무집행방해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예비군 A(30)씨에게 최근 벌금 400만원을 선고했다(2018고단3306). A씨는 지난해 4월 창원시 의창구 명곡동에 있는 태복산 인근에서 예비군 훈련을 받다 통제관에게 사전 보고 없이 수색·정찰 훈련에 불참했다. 같은날 오후 5시 30분경 무단으로 훈련에 불참한 경위를 묻는 예비군동대장 이모씨에게 "나갈란다, 내가 더러워서 나갈란다, X같네. 너 얼굴 기억했는데 낮에 길거리에서 만나면 그냥 두지 않겠다"고 폭언을 하며 이씨의 얼굴을 내려칠 듯이 자신의 M16 소총을 쥐었다. 강 부장판사는 "예비군 훈련 중 통제관을 상대로 한 범행으로 피해가 회복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자신의 범행을 자백하고 있으며 A씨의 신체에 직접적인 유형력을 행사하지 않았고, 벌금형을 초과한 전력 등이 없다는 점을 고려해 형을 정한다"며 벌금형 선고 이유를 밝혔다.
욕설
위협
예비군
무단불참
왕성민 기자
2019-04-11
형사일반
'민간인 학살' 영화장면 보고 큰 충격… 이후 '비폭력 신념' 가져 <br> 어머니 권고로 입대했지만 양심에 자책… 제대후 예비군 훈련 불참<br> 수원지법 "양심이 깊고 확고하며 진실된 것이라는 사실이 소명돼"
[판결] 종교 아닌 '개인적 신념' 이유로 첫 양심적 병역거부 인정
"타인의 생명을 빼앗는 군사훈련에 참석할 수 없다"는 신념에 따라 예비군 훈련을 거부한 20대 남성에게 무죄가 선고됐다. 종교적 이유가 아닌 개인적 신념에 따른 양심적 병역거부를 인정한 첫 사례다. 법원이 앞으로 병역거부의 판단 기준인 '양심'의 범위를 넓힐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수원지법 형사5단독 이재은 부장판사는 병역법과 예비군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구모(28)씨에게 14일 무죄를 선고했다(2017고단463 등). 구씨는 2013년 2월 군복무를 마쳤지만 이후 2016년 11월부터 지난해 4월까지 10여 차례에 걸쳐 예비군훈련, 병력 동원훈련에 참석하지 않은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구씨는 폭력적인 아버지와 이로 인해 고통을 겪는 어머니 밑에서 자라 어려서부터 폭력에 대한 경계심을 가지고 있었다. 그는 한 영화에서 미군이 헬기에서 기관총을 난사해 민간인을 학살하는 영상을 보고 큰 충격을 받았으며 인간이 저지를 수 있는 가장 끔찍한 잘못은 타인의 생명을 빼앗는 일이고, 전쟁을 통해 이를 정당화 할 수 없다는 신념을 갖게 됐다고 주장했다. 이러한 이유로 구씨는 입대를 거부하려고 마음먹었지만 어머니의 간곡한 설득으로 결국 입영하게 됐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신병 훈련 과정에서 군사 훈련은 자신의 양심과 반한다고 생각해 결국 훈련이 없는 회관 관리병 근무를 자청했다고 진술했다. 재판부는 이러한 구씨의 주장을 대부분 받아들였다. 이 부장판사는 "수년간 계속되는 조사와 재판, 주변의 사회적 비난에 의해 겪는 고통, 안정된 직장을 얻기 어려워 입게 되는 경제적 손실, 형벌의 위험 등 구씨가 예비군훈련을 거부함으로써 받는 불이익이 훈련에 참석하는 것으로 발생하는 불이익보다 현저히 많다"며 "구씨는 처벌을 감수하고 양심에 따른 병역거부를 일관되게 주장하고 있고, 오히려 유죄로 판단되면 예비군훈련을 면할 수 있는 중한 징역형을 선고받기를 요청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구씨의 훈련 거부는 절박하고 구체적인 양심에 따른 것이며, 그 양심이 깊고 확고하며 진실된 것이라는 사실이 충분히 소명된다"고 판시했다.
병역법
개인적신념
예비군법
왕성민 기자
2019-0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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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목 받은 판결큐레이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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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결] 현대제철 사내하청 근로자 일부 ‘파견 근로’ 인정
판결기사
2024-03-12 18:05
태그 클라우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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