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조합이 특정 정당의 후보를 지지하기로 한 총회결의를 따르지 않는 조합원에게 불이익을 주겠다고 한 행위는 공직선거법상 '선거의 자유방해죄'에 해당한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대법원 형사2부(주심 李康國 대법관)는 공직선거법위반 혐의로 기소된 울산현대자동차 노동조합장 이모씨(44) 등 2명에 대한 상고심(☞2004도227) 선고공판에서 무죄를 선고한 원심을 파기하고 지난달 28일 사건을 부산고법으로 돌려보냈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공직선거법 제237조1항3호는 '업무·고용 기타의 관계로 인해 자기의 보호·지휘·감독하에 있는 자에게 특정정당이나 후보자를 지지·추천하거나 반대하도록 강요한 자'를 선거의 자유방해죄로 처벌하도록 규정하고 있다"며 "노동조합에 가입한 조합원인 근로자는 노동조합이나 그 위원장 등의 보호·지휘·감독을 받는 자에 해당하는 것으로 봐야한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이어 "노동조합이 조합원에 대해 특정정당이나 후보자를 지지·반대할 것을 권유하가나 설득하는 정도를 넘어서 특정정당 후보를 지지하기로 한 노동조합총회의 결의내용을 따르지 않는 조합원에 대해 불이익을 가하겠다고 하는 것은 조합원인 근로자 각자가 헌법상의 기본권인 선거권에 의해 자주적으로 행사해야 할 공직선거에 관한 의사결정을 방해하는 정도의 강요행위에 해당한다"고 덧붙였다.
이씨는 지난 2002년6월 실시된 제3회 지방선거를 앞두고 회사노동조합 출신의 민주노동당 후보자들이 한나랑당 후보자들과 치열한 경쟁을 벌이자 '노조원과 가족 중 한나랑당 선거운동원으로 활약할 경우 복지와 포상 등 혜택을 차단하겠다'는 내용의 속보를 배포해 노조원 이모씨가 한나라당 후보자를 지지하는 선거운동을 포기하도록 한 혐의로 기소돼 1심에서 벌금 2백50만원을 선고받았으나, 2심에서는 무죄를 선고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