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정부 당시 국가정보원 심리전단과 연계된 민간인들에게 댓글 작업을 지시하는 등 각종 국내 정치공작에 가담한 혐의로 기소된 유성옥 전 국정원 심리전단장에게 징역 1년 6개월이 확정됐다.
대법원 형사2부(주심 안철상 대법관)는 12일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상 국고손실 등의 혐의로 기소된 유 전 단장에게 징역 1년 6개월과 자격정지 1년 6개월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2020도6373).
유 전 단장은 원세훈 전 국정원장 등과 함께 2009년 2월부터 2010년 12월까지 국정원 사이버팀 직원들을 동원해 인터넷 사이트에 정부·여당을 지지하고, 야권 정치인을 비방하는 댓글을 1000여회에 걸쳐 작성하도록 시킨 혐의로 기소됐다. 그는 또 외곽팀에게 2009년 4월부터 2010년 12월까지 2000회에 걸쳐 댓글을 작성하도록 시키는 등 사이버 활동과 오프라인 활동을 지시하고, 특정 보수단체를 동원해 특정 정치인을 반대·비방하도록 했다. 그는 외곽팀과 보수단체에 활동비 명목으로 국정원 예산 11억여원을 지급해 국고를 손실한 혐의를 받았다.
1심은 "국정원이 정치에 개입해 여론 왜곡을 조장하고, 위법 활동에 거액의 국고를 낭비하게 했다"며 징역 1년 6개월과 자격정지 1년 6개월을 선고했다.
하지만 2심은 국고 등 손실 혐의에 대해서는 원 전 원장이 회계관계직원이 아니기 때문에 공범인 유 전 단장에게도 이같은 혐의가 적용되지 않는다고 판단해 무죄를 선고했다. 다만 업무상 횡령 혐의는 유죄로 판단해 1심 형량을 유지했다.
그런데 대법원은 지난해 12월 "유 전 단장과 공범 관계에 있는 원 전 원장을 회계관계직원으로 볼 수 있으므로, 유 전 단장에게도 국고손실 혐의가 적용된다"며 파기환송했다.
이후 파기환송심은 "국정원장은 회계업무를 담당하는 직원을 지휘·감독하는 등 회계관계업무를 실질적으로 처리한다"면서 "유 전 단장 등은 국정원 예산 등 국고를 목적 외로 사용해 사이버 현안 대응팀 등에 활동비를 지급해 국고에 손실을 입혔다"며 징역 1년 6개월에 자격정지 1년 6개월을 선고했다.
대법원은 유 전 단장의 재상고를 기각하고 원심을 확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