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의 입법·정책개발비 지출 증빙서류는 정보공개 대상이라는 항소심 판결이 나왔다.
서울고법 행정3부(재판장 문용선 부장판사)는 '세금도둑잡아라' 공동대표인 하승수(50·사법연수원 27기) 변호사가 국회 사무총장을 상대로 낸 정보공개 거부처분 취소소송(2018누38170)에서 최근 원심과 같이 원고일부승소 판결했다.
하 변호사는 지난해 6월 국회사무처에 △2016년 6월~2017년 5월 집행 입법 및 정책개발비 영수증 △2015·2016년 국회 해외주재관에 지원된 주택임차료 액수 및 수당 △2015·2016년 국회사무처 직원 및 의원 보좌관 해외연수 내역 및 연수보고서 △국회사무처 특근매식비, 특정업무경비 집행내역 및 증빙서류에 대한 정보공개를 청구했다.
국회사무처는 입법 및 정책개발비 집행내역에 대해서는 공개했지만 영수증, 계약서, 견적서 등 증빙서류는 "국회의원의 의정활동이 제약돼 국가의 이익을 해칠 우려가 높고, 불필요한 정치적 논란을 야기해 원활한 의정활동을 제약할 우려가 있다"며 공개를 거부했다.
이에 하 변호사는 지난해 9월 "예산집행 관련 정보 공개는 국회에 대한 국민의 신뢰를 높이고 예산 낭비나 부패의 근절이라는 공익적 목적을 위한 것"이라며 소송을 냈다.
1심은 이들 서류도 공개하라며 하 변호사의 손을 들어줬다. 다만 개인의 주민등록번호와 주소, 계좌번호, 전화번호, 계약상대자의 신분증 및 통장사본은 개인정보로 비공개 대상이라고 판단했다.
1심 재판부는 "국회 측은 이들 정보가 공개될 경우 국회의원의 의정활동이 제약받는다는 막연한 주장만을 할 뿐 어떤 점에서 국가의 중대한 이익을 현저히 해칠 우려가 있다고 인정되는 정보인지에 대해 구체적인 주장·증명을 하고 있지 않다"며 "하씨가 공개를 요구하는 내용이 국가안전보장·국방·통일·외교관계 등에 관한 사항으로 공개될 경우 국가의 중대한 이익을 현저히 해칠 우려가 있는 정보에 해당한다고 인정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또 "국회 측은 입법·정책개발비를 집행해 얻은 결과물 등이 이 사건 정보에 포함됨을 전제로 비공개 정보라고 주장하고 있으나, 하씨가 청구한 정보에는 입법·정책 개발비의 집행으로 얻어진 보고서 내지 결과물은 포함되지 않는다"며 "정보가 공개되더라도 국회의원 업무의 공정한 수행이 객관적으로 현저하게 지장을 받을 것이라는 고도의 개연성이 있다고 인정하기 부족하다"고 판시했다.
항소심 재판부도 1심과 같은 판단을 내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