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장된 분양광고가 분양계약취소사유가 되는 기망행위에 해당하지 않더라도 그로 인한 손해배상책임은 인정될 수 있다는 판결이 나왔다.
서울고법 민사10부(재판장 박철 부장판사)는 18일 김모씨 등 26명이 “인천국제공항 여객터미널과 분양건물을 연결하는 PMS(자동궤도열차)가 완공될 것이라고 광고했지만 설치되지 않았으므로 분양계약을 취소해달라”며 D건설을 상대로 낸 분양금감액 청구소송 항소심(2006나67772)에서 “분양가액의 15%에 해당하는 금액을 배상하라”며 1심을 취소하고 원고일부승소 판결을 내렸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피고가 ‘2005년 말까지 PMS 완공 예정’이라는 광고를 했고 기망의 고의가 인정되지 않는다고 할지라도, 피고로서는 광고를 하기 전에 인천국제공항공사 측에 PMS 설치계획에 대해 확인을 했다면 PMS가 완공될 수 없는 상황임을 알 수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그 실현가능성과 완공시기를 부풀려 광고했다”며 “PMS완공에 대한 광고는 객관적으로 허위광고이고, 인천국제공항공사가 PMS에 관해 호의적인 전망을 하고 있었다는 점을 참작하더라도 완공을 확언한 것은 과장광고임이 명백하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이어 “일반 상거래의 관행에 비추어 용인될 수 있는 한도를 넘은 과장이나 허위를 담은 광고는 법적으로 허용될 수 없지만 법적으로 허용되지 않는 과장광고가 있었다고 해서 언제나 의사표시 취소의 사유가 되는 기망에 해당하는 것은 아니고, 과장의 정도가 의사표시 취소의 사유가 되는 기망행위까지는 인정되지 않아도 손해배상책임의 원인이 되는 불법행위만을 구성하는 경우도 있다”며 “원고들의 착오가 분양청약의 의사표시를 취소할 수 있는 정도의 기망으로는 볼 수 없지만 불법행위를 구성하는 과장광고에 해당한다”고 덧붙였다.
재판부는 또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배상청구소송에 있어 구체적인 손해의 액수를 입증하는 것이 곤란한 경우 관련된 간접사실들을 종합해 상당인과관계있는 손해의 범위를 판단할 수 있고, 이번 사건에서 원고들이 입은 손해액은 원고들이 분양받은 오피스텔의 재산가치 하락액 상당이지만 이를 확정하기는 현실적으로 어렵다”며 “지난해 오피스텔의 감정가가 분양계약 당시 분양가액의 약 70%정도에 불과하지만, 가격하락에는 PMS가 건설되지 않은 사정 뿐 아니라 여러 사정도 반영된 것으로 보이는 점 등 원고들이 입은 손해액을 분양가액의 15%로 봄이 상당하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