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인 부모와 같이 살며 장애인보호자카드를 사용해 할인혜택을 받던 자녀가 일시적으로 세대분리해 부모와 주민등록상 주소를 달리했다면 이 기간 동안에는 장애인보호자카드를 사용해 할인혜택을 받을 수 없으므로 할인금액을 국가에 반납해야 한다는 대법원 첫 판결이 나왔다.
대법원 민사3부(주심 박보영 대법관)는 국가가 김모씨를 상대로 낸 부당이득금청구소송(2015다218075)에서 원고패소 판결한 원심을 깨고 최근 사건을 서울중앙지법으로 돌려보냈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장애인복지사업 안내에는 장애인보호자카드를 발급받은 자가 장애인과 세대분리한 때에는 LPG(액화석유가스) 할인 지원을 정지한다고 돼 있다"며 "김씨는 장애인인 모친과 세대분리한 기간 동안 할인지원 혜택을 받을 수 있는 수급 자격을 잃었는데도 카드를 계속 사용해 할인혜택을 받았는데 이는 법률상 원인없는 부당한 이득을 취한 것이기 때문에 국가에 반환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장애인복지사업 안내에는 관할 행정청이 장애인보호자카드를 교부받은 자가 장애인과 분가했는지 여부를 수시로 검색해 분가했을 때는 할인 구입 기능이 정지되도록 조치를 취하도록 규정하고 있긴 하지만, 이는 부정수급을 막기 위한 업무 처리절차를 정한 것에 불과하다"며 "행정청이 이 같은 조치를 제때 취하지 않았다고 지원금 부정수급에 대해 행정청에 귀책사유를 물을 수는 없다"고 설명했다.
김씨는 장애인인 어머니와 함께 살며 장애인보호자카드를 받아 사용했는데, 5개월간 전출신고해 분가했다가 다시 전입신고했다. 김씨는 전출기간에도 장애인보호자카드를 사용해 LPG 구입 비용을 할인 받는 등 30여만원의 혜택을 받았다. 뒤늦게 김씨의 전출 사실을 알게 된 국가는 "부당하게 할인받은 금액을 돌려달라"며 소송을 냈다.
1,2심은 "장애인 부모와 세대분리할 때 할인 지원을 정지한다는 것은 행정청의 내부적 업무처리규정인데, 이를 미리 알려주지 않아 발생한 일"이라며 "김씨는 또 전출기간에도 계속 모친을 보호해 왔는데 주민등록상 세대분리가 됐다는 형식적 기준만으로 지원대상자가 아니라고 보는 것은 부당하다"며 김씨의 손을 들어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