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성년자들을 협박하거나 꼬드겨 성폭행하고 성매매를 시킨 뒤 화대까지 가로챈 인면수심(人面獸心)의 50대 남성에게 징역 26년의 중형이 확정됐다.
대법원 형사2부(주심 조재연 대법관)는 10일 아동·청소년의 성 보호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기소된 인모(54)씨에게 징역 26년과 성폭력 치료프로그램 200시간 이수, 신상정보공개 10년, 아동·청소년 관련기관 취업제한 10년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2018도17223). 인씨는 출소 뒤 20년간 위치추적 전자장치(전자발찌)를 부착해야 하며, 부착기간 중 인터넷 등 통신매체를 이용해 아동·청소년과 채팅 등도 할 수 없다.
인씨는 인터넷 카페나 채팅 앱에서 이름과 나이를 속이고 문자친구를 구한다는 글을 올리는 등의 수법을 통해 알게 된 A(당시 14·여)양과 B(당시 15·여)양으로부터 나체사진을 받은 뒤 만나주지 않으면 유포하겠다고 협박해 2011년 4월과 11월 이들을 각각 만나 성폭행했다. 또 2011년 12월부터 2014년 11월 사이에는 C(당시 17·여)양 등 16∼18세 여자 청소년 5명을 중국 청두에서 성폭행하고 이들 가운데 3명을 중국의 한 유흥업소에서 접대부로 일하게 한 뒤 화대마저 가로챈 것으로 조사됐다. 인씨는 C양 등에게 채팅 앱으로 접근한 뒤 "중국으로 놀러 오라"며 비행기 티켓을 보내 유인했다. 그는 C양 등이 중국으로 건너오자 여권을 빼앗고 자신의 말을 듣지 않으면 한국으로 돌아갈 수 없다며 겁을 줘 범행한 것으로 드러났다. 인씨는 피해 청소년 가운데 한 명의 부모에게 연락해 돈을 보내지 않으면 딸을 돌려보내지 않겠다고 협박했다가 한국 경찰로부터 공조 요청을 받은 중국 공안에 2015년 1월 붙잡혔다.
1심은 "범행 수법과 경위, 피해 정도 등을 살펴볼 때 도대체 이러한 일이 현실에서 일어난 것이 맞는지 반문하지 않을 수 없다"며 강간죄 등으로 징역 14년, 영리유인죄 등으로 징역 7년, 아동·청소년의 성 보호에 관한 법률상 위계 등 간음죄로 징역 6년 등 도합 징역 27년형을 선고했다.
2심은 일부 범행 당시 피해자가 미성년이 아니라는 인씨 측 주장을 받아들여 강간죄 등에 대한 형량을 징역 13년으로 낮춰 징역 26년을 선고했다.
대법원 관계자는 "청소년 대상 성범죄에 대해서는 중형을 선고해야 한다는 국민적 공감대를 충분히 반영해 양형기준에 따라 총 징역 26년의 중형을 확정한 판결"이라며 "1965년생인 인씨는 (형량을 채우면) 고령이 되어 출소하게 되지만, 혹시라도 있을 재범의 가능성을 차단하기 위해 20년 동안의 전자발찌 부착명령 등을 부가하는 조치를 취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