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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4월 25일(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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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결] "시민단체 정기회원이 낸 회비, 기부금품법 적용 대상 아냐" 시민단체, 파기환송심서 무죄 확정
취약계층을 대상으로 무료 급식사업을 해온 시민단체가 기부금품법 위반 혐의로 1·2심에서 유죄를 선고받았으나 파기환송심에서 무죄를 확정받았다. 지난해 대법원이 시민단체에 후원회원들이 정기적으로 낸 회비는 기부금품법상 '기부금품'이 아니며 법률상 제약 없이 사용이 가능하다고 판결했는데, 파기환송심도 이와 같이 판단했다. 대구지법 형사4부(재판장 김형한 부장판사)는 기부금품의 모집 및 사용에 관한 법률(기부금품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A 단체와 단체의 대표 B 씨의 파기환송심에서 지난달 31일 이들에게 모두 무죄를 선고했다(2023노466). 검사 측이 재상고하지 않으면서 이 판결은 확정됐다. A 단체는 2013년 법인을 설립하고 독거노인 등 소외계층을 대상으로 자원봉사 활성화 사업과 독거노인 및 빈곤층을 위한 무료급식사업 등을 해왔다. A 단체와 B 씨는 2013년부터 2018년까지 정회원 또는 후원회원으로부터 매월 모집한 기부금의 15%를 초과한 금액을 '모집비용'에 충당하고, 기부금품 중 1억 8100여만 원을 모집목적 외의 용도로 사용해 기부금품법을 위반했다는 혐의로 2019년 기소됐다. 기부금품법은 모금·관리·운영·결과보고 등을 목적으로 단체가 쓸 수 있는 모집비용을 전체 모금액의 15% 이내로 제한하는데, A 단체가 홍보비나 직원 인건비 등으로 사용한 금액이 이 비율을 넘었다는 것이 검찰 측 주장이었다. 기부금품법은 '소속원'이 납부한 돈은 기부금품법 적용대상에서 제외한다. 따라서 A 단체 재원의 92%를 차지하는 '정회원'과 '후원회원' 20만 명을 '소속원'으로 인정할지 여부가 이 사건의 쟁점이었다. 검찰은 "A 단체가 기업 등 후원자로부터 모집한 기부금과 매월 정회원 또는 후원회원들로부터 정기적으로 납부받은 회비를 구분하지 않고 모두 기부금품법의 적용대상인 기부금품에 해당한다"고 전제하며 지출된 비용 모두 기부금품법에 따른 제한을 받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1·2심은 "정기적으로 후원회비를 내는 회원은 단지 후원자의 지위에 있을 뿐 A 단체의 소속원이라고 볼 수 없다"며 유죄 판결을 내렸다. 검찰은 A 단체와 B 씨가 2016년부터 2017년까지 법인 수입 내역을 기재하는 장부에 기부금 127억7600만 원을 모집하고 '회비'로 거짓 기재했다는 혐의도 적용했으나, 원심은 해당 혐의는 무죄라고 판결했다. 대법원은 지난해 2월 원심의 유죄 판결을 깨고 사건을 돌려보냈다. 대법원은 "A 단체가 정관에 따라 후원회원 자격을 얻은 회원들로부터 납부받은 금원은 기부금품법의 규율 대상인 '기부금품'에서 제외된다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고 판단했다. 파기환송심 재판부도 대법원과 마찬가지로 판결했다. 재판부는 "피고인 법인이 '정회원' 또는 '후원회원'으로부터 모은 금품은 기부금품법상 '법인이 정관에 따라 소속원으로부터 회비 또는 구성원의 공동이익을 위해 모은 금품'에 해당한다"며 "법인의 설립 목적, 회원들이 납부한 회비 또는 관리비의 관리 및 사용현황 등을 종합해 보면 회비 납부가 무분별하게 이뤄지지 않을 것으로 기대되고 적정한 사용 또한 담보될 수 있는 경우라고 볼 여지가 상당하다"고 판시했다. 지난해 2월 대법원 판결의 영향으로 기부금품법은 법 적용에서 제외되는 대상으로 '법인, 친목단체 등의 정관, 규약 또는 회칙 등에 따라 사원·당원 또는 회원 등으로 가입되어 있는 자로부터 모은' 금품을 명시하도록 일부 개정됐다. 개정된 조항은 올해 7월 31일부터 시행된다. 법무법인 태평양(대표변호사 이준기)과 재단법인 동천(이사장 강용현)은 이번 파기환송심과 상고심에서 A 단체와 B 씨를 대리해 승소를 이끌었다. 동천 관계자는 "A 단체와 유사한 방식으로 회원으로부터 받은 회비 또는 후원금을 통해 운영자금을 마련해온 국내 대부분의 비영리법인은 세법과 정부의 행정지도를 준수해 사업 비용을 지출해 왔더라도 기부금품법을 위반한 것이 되고, 이에 따라 향후 법인 운영에 어려움을 겪게 될 우려가 예상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번 판결의 확정으로 기부금품법의 적용대상이 되는 기부금품의 범위에 대한 논란이 줄어들 것으로 예상되고, 기부금에 대한 세법과 기부금품법의 중복 규제가 상당 부분 완화될 가능성이 열렸다"고 밝혔다.
시민단체
후원금
기부금품법
기부금
비영리법인
홍윤지 기자
2024-02-16
부동산·건축
형사일반
[판결] 재건축조합 의결 없이 자금 빌린 조합장 …대법 "도시정비법 적용해 처벌할 수 없다" 파기환송
소규모재건축사업조합장이 조합 총회의 의결을 거치지 않고 사업 자금을 빌린 혐의로 유죄 선고를 받은 원심을 대법원이 파기환송했다. 소규모재건축조합은 조합원의 자금 차입과 관련해 총회 의결을 거쳐야 한다는 도시정비법을 준용하지만, 의결을 거치지 않을 경우 처벌한다는 벌칙 규정까지 준용하지는 않으므로 도시정비법을 적용해 처벌할 수 없다는 판단이다. 대법원 형사3부(주심 이흥구 대법관)는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도시정비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A 씨에게 벌금 100만 원의 선고유예를 판결한 원심을 깨고 사건을 원심 법원으로 돌려보냈다(2023도9906). A 씨는 광주광역시의 소규모재건축사업조합인 B 조합의 조합장이다. 도시정비법에 따라 소규모주택정비사업조합의 조합 임원은 조합으로부터 자금을 빌릴 때 자금의 차입과 그 방법, 이자율, 상환 방법 등에 대해 조합원 총회의 의결을 거쳐야 한다. 하지만 A 씨는 2019년 6월부터 2020년 11월까지 8회에 걸쳐 총회 의결 없이 모두 3940만여 원을 차입한 혐의로 기소됐다. 1심은 A 씨가 2019년 3월 열린 B 조합의 창립총회에서 사전 의결을 거쳤다고 보고 무죄를 선고했다. 창립총회에서 추후 자금 차입 시 조합원들이 지게 될 부담 정도를 충분히 예상할 수 있는 정보가 제공됐으므로 차입에 대한 의결이 미리 이뤄진 것으로 봐야 한다는 판단이다. 하지만 2심은 A 씨가 총회의 의결 없이 자금을 차입했다며 유죄를 선고했다. 2심 재판부는 "창립총회는 B 조합이 빈집 및 소규모주택 정비에 관한 특례법(소규모주택정비법)에 따라 설립인가를 받기 전 개최된 회의이므로 당시 이뤄진 결의는 조합의 결의가 아닌 소유자 총회의 결의에 불과하므로 도시정비법상 총회 의결을 거친 것이라고 볼 수 없다"고 판시했다. 또 "창립총회의 성격을 불문하고 ‘자금의 차입과 그 방법·이율 및 상환방법’에 대하여 사전 의결이 있었다고 보기 위해서는 총회 의결 과정에서 조합원들의 부담 정도를 충분히 예상할 수 있는 정보가 제공되어야 하고, 장차 그러한 계약이 체결될 것을 의결한 경우여야 한다"며 "이 창립총회에서는 시공자 선정 전 자금을 자체 조달한다는 것 이외에 대출금의 범위나 이율도 정해지지 않았으므로 사전의결이 있었다고 볼 수도 없다"고 밝혔다. 대법원은 도시정비법이 아닌 소규모주택정비법에 따라 설립 인가를 받은 소규모재건축조합의 임원을 도시정비법을 적용해 처벌할 수 없다고 보고 사건을 원심 법원인 광주지법에 돌려보냈다. 대법원은 "소규모주택정비법 제56조 제1항은 조합의 법인격·정관·임원 등에 관해 도시정비법 제45조 제1항 제2호를 준용한다고 규정하나, 총회 의결을 거치지 않고 사업을 임의로 추진한 조합임원을 처벌하도록 한 벌칙 규정인 도시정비법 제137조는 준용하고 있지 않다"며 "소규모재건축조합의 조합임원인 피고인에 대하여 도시정비법 제137조를 적용해 유죄를 선고한 원심 판결은 소규모주택정비법과 도시정비법의 관계 등의 법리를 오해해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있다"고 판시했다.
소규모재건축조합
도시정비법
총회의결
홍윤지 기자
2024-02-16
민사일반
[대법원이 주목하는 판결] "법인이 정관에서 정한 사유로 이사를 해임하는 경우에도 정관 존중 필요성 요구된다"
[대법원 판결] 법인이 정관에서 정한 이사의 해임 사유와 관련해 자치법규인 정관을 존중해야 하고 그러한 정관에 대한 존중의 필요성은 법인이 정관에서 정하지 않은 사유로 이사를 해임하는 경우뿐 아니라 법인이 정관에서 정한 사유로 이사를 해임하는 경우에도 요구된다는 대법원 판단. 이에 따라 법원이 정관과 달리 임의로 추가적 요건 등을 부가하는 것이 적절하지 않다고 판시. 대법원 민사2부(주심 권영준 대법관), 2023다263537(2024년 1월 4일 판결) [판결 결과] A 씨(소송대리인 법무법인 여의 오영신, 이종일 변호사)가 B 재단법인을 상대로 낸 이사회결의 무효확인 청구의 소에서 원고승소 판결한 원심을 확정. [쟁점] 법인이 정관으로 이사 등 임원의 해임 사유를 정한 경우, 그 해임 사유가 임원의 행위로 인해 법인과의 신뢰관계가 더 이상 유지되기 어려울 정도에 이른 경우에만 정당한 해임 사유가 되는지 여부 [사실관계와1,2심] B 재단법인은 불교 단체의 재산 관리를 목적으로 소속 사설 사암의 토지·건물과 출연금 등을 기본재산으로 하여 설립됐다. A 씨는 2021년 1월경 B 재단법인의 이사 겸 이사장으로 선임됐다. 이후 B 재단법인의 일부 이사들은 2022년 3월 23일 임시이사회를 개최해 이사 겸 이사장인 A 씨에게 “재단의 정관에 정한 해임 사유가 존재한다”며 A 씨를 해임하는 결의를 했다. A 씨는 그러한 해임 등 결의에 절차상 하자(소집권자 아닌 자가 이사회소집)와 실체적 하자(해임 사유 부존재)가 있다고 다투면서, B 재단법인을 상대로 이사회결의에 대한 무효 확인을 구하는 소송을 냈다. 1심은 절차적 하자를 인정하며 원고승소 판결했다. 2심도 원고승소 판결했지만, 절차적 하자가 아닌 실체적 하자를 인정했다. 2심은 “임원에 대해 별도로 징계규정이 존재하지 않고 해임으로 인해 곧바로 임원직을 박탈당하는 중대한 신분상의 불이익이 초래될 경우, 임원의 행위로 인해 법인과 임원 사이의 신뢰관계가 더 이상 유지되기 어려울 정도에 이른 경우에만 정당한 해임 사유가 될 수 있다”고 판단했다. [대법원 판단(요지)] 법인의 정관에 이사의 해임 사유에 관한 규정이 있는 경우 이사의 중대한 의무위반 또는 정상적인 사무집행 불능 등의 특별한 사정이 없는 이상 법인은 정관에서 정하지 아니한 사유로 이사를 해임할 수 없다. 또 법인의 자치법규인 정관을 존중할 필요성은 법인이 정관에서 정하지 않은 사유로 이사를 해임하는 경우뿐만 아니라 법인이 정관에서 정한 사유로 이사를 해임하는 경우에도 요구된다. 따라서 법인이 정관에서 이사의 해임 사유와 절차를 정했고 그 해임 사유가 실제로 발생했다면 법인은 이를 이유로 정관에서 정한 절차에 따라 이사를 해임할 수 있다. 다만 정관에서 정한 해임 사유가 발생했다는 요건 외에 이로 인하여 법인과 이사 사이의 신뢰관계가 더 이상 유지되기 어려울 정도에 이르러야 한다는 요건이 추가로 충족되어야 법인이 비로소 이사를 해임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해임 사유의 유형이나 내용에 따라서는 그 해임 사유 자체에 이미 법인과 이사 사이의 신뢰관계 파탄이 당연히 전제되어 있거나 그 해임 사유 발생 여부를 판단하는 과정에서 이를 고려하는 것이 적절한 경우도 있지만, 이러한 경우에도 궁극적으로는 해임 사유에 관한 정관 조항 자체를 해석·적용함으로써 해임 사유 발생 여부를 판단하면 충분하다. 법인과 이사 사이의 신뢰관계 파탄을 별도 요건으로 보아 그 충족 여부를 판단해야 하는 것은 아니다. 그러므로 원심이 법인과 이사 사이의 신뢰관계가 더 이상 유지되기 어려울 정도에 이른 경우에만 비로소 정당한 해임 사유가 된다는 관련 법리를 제시한 부분은 잘못이다. [대법원 관계자] “법인이 정관으로 임원의 해임 사유를 정한 경우 자치법규인 정관을 존중해야 함을 보다 명확히 하고, 이러한 정관 존중의 필요성이 법인이 정관에서 정하지 아니한 사유로 이사를 해임하는 경우뿐만 아니라 법인이 정관에서 정한 사유로 이사를 해임하는 경우에도 요구된다는 점을 설시한 첫 판결이다.” [소송대리인] 승소 확정 이끈 오영신(55·사법연수원 28기) 법무법인 여의 대표변호사 “‘법인의 자율권 존중 및 이사의 신분보장’과 관련된 기존 판례 입장(2011다41741)을 명확히 한 것으로서 법인 정관에서 정한 해임사유를 넘어선 ‘추가적 요건’을 요구할 수 없는 한편(자율권 존중), 정관에서 정한 해임사유가 있는지에 대하여는 엄격하게 해석하여야 한다(이사 신분보장)는 취지의 판결이다. 이처럼 원심에서 해임사유에 더하여 ‘법인과 이사의 신뢰관계가 더 이상 유지되기 어려운 경우’라는 추가적 요건을 제시한 것은 잘못이지만, 해당 사안에서 원고의 행위는 정관에서 정한 해임사유에는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시한 사례이다.”
법인
임원
해임
정관
박수연 기자
2024-02-16
선거·정치
형사일반
[판결] '10억 수수 혐의' 이정근 전 민주당 사무부총장, 징역 4년
이정근 전 민주당 사무부총장 <사진=연합뉴스> 각종 알선 청탁을 빌미로 10억 원이 넘는 금품을 수수한 혐의로 기소된 이정근 전 더불어민주당 사무부총장에게 징역 4년 2개월의 실형이 확정됐다. 대법원 형사1부(주심 노태악 대법관)는 28일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상 알선수재 등의 혐의로 기소된 이 씨에게 징역 2년 6개월을,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에 대해 징역 1년 8개월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 이와 함께 8억9600여만 원의 추징 명령도 확정했다(2023도14714). 이 씨는 2019년 12월부터 2022년 1월까지 정부지원금 배정 알선, 마스크 사업 품목허가 및 각종 설비의 공공기관 납품 알선, 공공기관 임직원 승진 알선 등의 명목으로 사업가 박모 씨로부터 32차례에 걸쳐 10억여 원 상당 금품을 받은 혐의를 받는다. 검찰은 10억여 원 중 3억3000만 원을 이 씨가 2020년 2월부터 4월까지 제21대 국회의원 선거와 관련해 받은 정치자금으로 보고 기소했다. 1심은 "이 씨는 금품 수수 과정에서 정·관계 인맥을 과시하면서 공무원 및 공공기관의 임직원과 특수한 관계에 있는 것처럼 행동했다"며 "알선의 대상을 특정해 장래의 구체적인 처분 내용까지 적시하고 일부 알선 행위의 실행까지 나아가기도 했다"고 판단했다. 이어 "이 씨는 수차례에 걸쳐 국회의원 등 공직선거에 입후보해 공직자가 되려 했던 정당인으로서 공무원에 준하는 고도의 염결성이 요구된다는 점까지 고려하면 엄벌이 불가피하다"며 알선수재 등 혐의에 대해선 징역 3년을,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에 대해선 징역 1년 6개월을 선고했다. 하지만 2심은 "정관계 인맥을 과시하면서 공무원과 특수한 관계에 있는 것처럼 행동하는 등 사회 일반의 신뢰를 저해했다"며 “정치자금의 투명성을 훼손해 민주정치의 건전한 발전에 대한 국민의 기대를 저버리고 정치 불신을 가중시켰다"고 판단해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에 대해 형량을 높여 1년 8개월을 선고했다. 다만 알선수재 혐의 중 일부는 무죄로 판단하면서 징역 2년 6개월로 감형됐다. 대법원도 "법리를 오해한 잘못이 없다"며 원심 판결을 그대로 확정했다.
이정근
알선수재
청탁
정치자금
한수현 기자
2023-12-28
지식재산권
[판결] '광천김' 지리적 표시 단체표장 등록 취소…"수요자 오인·혼동 초래"
'광천김'에 대한 지리적 표시 단체표장 등록취소가 확정되면서 다른 지역의 김 업체에서도 '광천김'이라는 표현을 사용할 수 있게 됐다. 지리적 표시 단체표장 제도가 실시된 이후 단체표장 등록이 법원 판단에 따라 취소된 사례는 이번이 처음인 것으로 알려졌다. 특허법원 4-2부(정택수, 이숙연, 이지영 고법판사)는 지난 8일 충북 소재 김 제조업체인 A사가 광천김영어조합법인을 상대로 제기한 등록취소소송(2022허5690)에서 원고승소 판결했다. 이 판결은 광천김조합이 상고하지 않아 그대로 확정됐다. 광천김조합은 2014년 7월 '광천김' 표장에 대한 지리적 표시 단체표장을 등록하고 조합원들이 단체표장을 사용할 수 있도록 했다. 지리적 표시 단체표장은 지리적 표시를 사용할 수 있는 상품을 생산, 제조 또는 가공하는 자가 공동으로 설립한 법인이 직접 사용하거나 그 소속 단체원에게 사용하도록 하기 위한 표장을 말한다. 상품의 품질과 명성, 그 밖의 특성이 본질적으로 특정 지역의 지리적 근원에서 비롯되는 경우 산지 또는 현저한 지리적 명칭 등에 해당하는 상표라도 지리적 표시 단체표장을 등록 받을 수 있게 함으로써 지리적 표시 단체표장권자 및 그 소속 단체원의 영업상 신용유지를 도모하는 제도다. 지정상품은 조미구이 김이었다. 하지만 조합원들은 조미구이 김을 비롯해 김자반, 김밥김, 구운 감태 등 다양한 상품에 사용했다. A사는 2020년 11월 특허심판원에 광천김조합을 상대로 '광천김' 단체표장은 △정관에 규정된 조미구이 김의 원재료를 사용하지 않는 등 구 상표법상 '소속 단체원이 단체 정관에 위반해 단체표장을 사용함으로써 수요자로 하여금 상품의 품질 또는 지리적 출처에 관해 오인을 초래한 경우'에 해당하고 △본점이나 주요 공장이 광천읍에 소재하지 않는 자에게 조합 가입을 허용해 '지리적 표시를사용할 수 없는 자에 대해 단체 가입을 허용한 경우'에 해당하고 △지정상품인 조미구이 김이 아닌 유사한 김밥 김에 사용해 '상표권자가 고의로 지정상품에 등록상품과 유사한 상표를 사용하거나 지정상품과 유사한 상품에 등록상표 또는 유사한 상표를 사용함으로써 수요자로 하여금 상품의 품질의 오인을 생기게 한 경우'에 해당한다고 주장하면서 취소심판을 청구했다. 하지만 심판원은 A사의 청구를 받아들이지 않았고, 이에 불복한 A사는 같은 취지로 특허법원에 소송을 제기했다. 재판부는 먼저 광천김조합원들이 단체등록상표 지정상품과 유사한 표장을 김자반, 김밥김 등에 사용해 수요자에 대한 오인·혼동을 초래했다고 봤다. 재판부는 "소속 단체원들에게만 사용을 허락하는 대신 소속 단체원들은 해당 단체의 정관 등에 기재된 고유한 생산방식 등을 엄격히 준수해야 한다"며 "지리적 단체표장의 사용과 관련해 수요자가 상품의 품질을 오인하는 것은 외관상 동일, 유사 여부에 달려있는 것이 아니라 수요자들이 단체등록상표를 사용할 수 있는 제품으로 생각할 수밖에 없었다면 상표법상 수요자로 하여금 상품의 품질을 오인하게 한 것에 해당한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또 일부 조합원들이 조미구이 김을 제조하면서 정관 규정에 위반해 국내산 천일염이 아닌 맛소금(정제소금) 또는 외국산 천일염을 사용한 것에 대해서도 수요자에게 그 품질에 대한 오인을 초래했고, 조합이 이를 방지하기 위한 주의를 기울이지 않았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일반 수요자와 거래자들은 단체등록상표가 사용된 상품은 광천김조합 정관 등에서 규정하는 품질관리 기준에 맞춰 생산됐다고 믿을 것으로 보인다"며 "단체등록상표권자인 조합이 단체등록상표의 사용실태를 정기적으로 감독하는 등의 방법으로 조합원들을 실질적으로 그 지배하에 두고 있었다고 평가하기 부족하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재판부는 조합원 아닌 제3자가 '광천김' 표현을 무단으로 사용하는 것에 대해서도 조합이 적절한 조치를 하지 않아 수요자를 오인하게 해 그 등록이 취소되어야 한다고 했다. 재판부는 "지리적 단체표장이 제품에 사용되는 경우 일반 소비자나 거래자들은 해당 지리적 표시를 사용할 수 있는 단체의 구성원이 상품을 생산, 제조 또는 가공했을 것으로 인식할 것이므로 소속 단체원이 아닌 자가 지리적 단체표장을 무단으로 사용한다면 품질에 대한 오인이 발생할 가능성이 상당하다"며 "그러나 조합은 무단 사용을 막았다거나 적절한 조치를 취했다고 볼만한 자료가 없어 상표법 제119조 제1항 제7호 다목에 따라 등록이 취소돼야 한다"고 판시했다.
단체표장
광천김
지리적표시
상표권
한수현 기자
2023-11-30
민사일반
선거·정치
"K스포츠재단, 삼성계열사 출연금-이자 반환해야"
박근혜 정부 국정농단 사태의 핵심으로 지목됐던 K스포츠재단이 삼성 계열사들로부터 받은 출연금과 이자를 반환해야 한다는 법원 판결이 잇따라 나왔다. 서울중앙지법 민사20부(재판장 이세라 부장판사)는 지난달 25일 K스포츠재단이 제일기획과 삼성생명을 상대로 제기한 채무부존재 확인소송에서 모두 원고패소 판결했다(2022가합562348, 2022가합562249). 또 "K스포츠재단은 제일기획에 10억 원, 삼성생명에 30억 원 등을 지급하라"고 각각 판단했다. 재판부는 "K스포츠재단은 각 기업들이 당시 청와대와 사전교감을 한 이후 출연한 것이므로 동기의 착오가 있다고 볼 수 없다고 주장하나, 착오의 인정을 뒤집기 부족하고 달리 반증이 없다"고 밝혔다. 이어 "출연 요청을 받은 기업들이 K스포츠재단의 2016년 1월 중순경 실제로 개최되지 않은 재단 창립총회 회의록과 정관에 법인 인감을 날인한 사실은 인정되나, 당시 '청와대의 요청에 따라 300억 원 규모의 체육재단도 설립해야 한다. 할당된 출연금을 납부하라'는 전국경제인연합회 측의 요청을 받았고, 재단 설립이 대통령의 관심 사항으로서 안종범 당시 청와대 경제수석비서관이 주도해 청와대가 추진하는 사업이라는 점을 고려해 출연을 결정했던 것으로 보이는 점 등에 비춰보면 기업들이 출연행위 결정 과정에서 요구되는 주의를 현저히 결여한 것으로 인정하기 부족하다"고 설명했다. 또 같은 법원의 민사30부(재판장 정찬우 부장판사)도 K스포츠재단이 에스원을 상대로 제기한 채무부존재 확인소송(2022가합562324)에서도 원고패소 판결했으며, "K스포츠재단은 에스원에게 10억 원을 지급하라"고 했다. 앞서 박근혜 전 대통령은 K스포츠재단 설립 전 안종범 당시 청와대 경제수석비서관에게 직접 문화·체육 관련 재단의 설립을 검토하라고 지시했고, 대기업 회장들을 만난 자리에서 이 재단의 필요성을 언급하기도 했다. 이후 2015년 12월경 K스포츠재단이 설립됐고, 청와대의 요청을 받은 전경련은 기업들에 출연금 납입을 요청하면서 기업들은 총 288억 원을 출연했다. 이후 국정농단 사태가 알려지면서 K스포츠재단은 2017년 3월 재단 설립 허가가 취소됐다. 제일기획 등 삼성의 계열사 3곳 등은 2019년 8월 K스포츠재단에 출연금 반환을 요청했고, 재단은 지난해 11월 반환채무가 없다는 것을 확인해달라는 취지의 소송을 여러 건 제기했다.
K스포츠재단
박근혜
출연금
한수현 기자
2023-09-12
형사일반
[판결] "시민단체 후원회원들이 정기적으로 낸 회비, 기부금품법상 기부금에 해당 안돼"
무료급식사업을 수행하는 시민단체에 후원회원들이 정기적으로 낸 회비는 기부금품법상 기부금품이 아니며 기부금품법의 제약 없이 사용 가능하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대법원 형사2부(주심 민유숙 대법관)는 2일 기부금품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사단법인인 A 단체의 대표 B씨에게 징역 1년을, A 단체에 벌금 1000만 원을 선고한 원심을 파기하고 사건을 대구지법으로 돌려보냈다(2021도16765). A 단체는 2013년 법인을 설립하고 소외 계층을 대상으로 자원봉사 활성화 사업과 독거노인 및 빈곤층을 위한 무료급식사업 등을 해왔다. A 단체와 B씨는 2013년부터 2018년까지 후원회원으로부터 모집한 기부금의 15%를 초과한 금액을 모집비용에 충당하고, 기부금품 중 1억 8100여만 원을 모집목적 외의 용도로 사용해 기부금품의 모집 및 사용에 관한 법률(기부금품법)을 위반했다는 혐의로 2019년 기소됐다. 기부금품법은 모금·관리·운영·결과보고 등을 목적으로 단체가 쓸 수 있는 '모집비용'을 전체 모금액의 15% 이내로 제한하는데, A 단체가 홍보비나 직원 인건비 등으로 사용한 금액이 이 비율을 넘었다는 것이다. A 단체 재원의 92%를 차지하는 회원 20만 명을 '소속원'으로 인정할 지 여부가 이 사건의 쟁점이었다. 소속원이 납부한 돈은 기부금품법 적용대상에서 제외되기 때문이다. 원심은 "정기적으로 후원회비를 내는 회원은 단지 후원자에 지위에 있을 뿐 A 단체의 소속원이라고 볼 수 없다"며 유죄 판결을 내렸다. 하지만 대법원의 판단은 달랐다. 대법원은 "A 단체 정관에 따라 '후원회원' 등 자격을 얻은 회원들로부터 납부받은 금원은 기부금품법의 규율 대상인 기부금품에서 제외된다고 봄이 타당하고, A 단체의 인건비 및 홍보비는 법인의 목적 수행에 수반되는 비용이며, 모집목적 외의 용도로 지출한 금액은 이자 등으로 인한 수입 금액에도 미치지 않았다"고 했다. 이어 "A 단체가 법인세법, 상속세 및 증여세법 등 법령에 규정된 각종 의무를 위반한 사실도 확인되지 않으므로, 회비 등의 납부가 무분별하게 이뤄지지 않을 것으로 기대되고 적정한 사용 또한 담보될 여지가 상당하다"고 판시했다. 법무법인 태평양(대표변호사 서동우)과 재단법인 동천(이사장 강용현)은 이번 상고심에서 A 단체와 B 씨를 대리해 승소 판결을 이끌었다. 행정안전부 등 기부금 등록청은 기부금품법이 2006년 개정된 이래 정기후원회원 등 정관에 따라 가입한 회원들에게 받은 기부금은 '소속원'으로부터의 모금에 해당돼 모집등록 대상이 아니고, 모집비용은 모금종사자 인건비 등에 한정된다고 해석해왔다. 동천 관계자는 "기존의 행정해석을 뒤집은 원심이 그대로 확정될 경우, 사실상 국내 대부분의 비영리, 공익법인은 기부 관련 법령과 주무관청, 국세청, 기부금품 등록청의 행정지도를 준수해왔더라도 법을 위반한 것이 되고, 직원들에게는 인건비조차 제대로 지급할 수 없어 운영에 큰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예상됐다"고 했다. 이어 "이번 판결로 전국 공익단체들이 중대한 운영상의 위기를 면하게 됐고, 향후 공익활동의 활성화, 합리적인 관리감독 체계 마련을 위한 법제 개선에 긍정적 영향이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기부금
후원회원
시민단체
홍윤지 기자
2023-02-03
노동·근로
행정사건
[판결] 교육감이 사립학교법인 이사장과 학교장들에게 소속 직원 호봉 정정하고 과다 지급된 급여 환수할 것을 명령했다면
[대법원 판결] 교육감이 사립학교법인의 이사장과 학교장들을 상대로 사립학교 직원의 호봉을 정정하고 과다 지급된 급여를 이들로부터 환수할 것을 명령한 경우, 해당 명령으로 인해 사립학교 직원들은 급여가 실질적으로 삭감되거나 기지급된 급여를 반환해야 하는 직접적이고 구체적인 손해를 입게 되므로 명령의 상대방(이사장 및 학교장들)이 아닌 직원들에게 명령을 다툴 개별적·직접적·구체적 이해관계가 있어 원고적격이 인정된다는 대법원 판결. 대법원 특별2부(주심 민유숙 대법관), 2022두56630(2023년 1월 12일 선고) [판결 결과] A 씨 등이 강원도교육감을 상대로 제기한 호봉정정명령 등 취소소송에서 각하 판결한 원심과 1심 판결을 취소하고 사건을 1심 법원인 춘천지방법원으로 환송. [쟁점] 처분의 직접 상대방이 아닌 원고들에게 이 사건 각 명령을 항고소송으로 다툴 원고적격이 있는지 여부(사립학교 소속 직원의 호봉산정이나 보수에 관하여 규정하고 있는 사립학교법 제70조의2 제1항, 각 사립학교의 정관 및 지방공무원 보수규정 등이, 사립학교법 제43조와 함께 이 사건 각 명령의 근거법규 내지 관련 법규에 해당하여, 원고들이 제3자에 대한 피고의 이 사건 각 명령으로 인해 법률상 보호되는 이익을 침해당한 자에 해당하는지) [사실관계와 1,2심] 강원도교육감은 2020년 8월 사립학교 소속 사무직원인 A 씨 등이 소속된 사립학교법인의 이사장과 학교장들에 대해 '사립학교 사무직원들의 호봉을 획정함에 있어 유사경력 호봉환산율을 과다하게 반영했다'는 이유로 관련자의 급여를 5년의 범위 내에서 환수하도록 시정명령을 했다. 또 강원도교육감은 다음달 A 씨 등이 소속된 법인의 이사장과 학교장에 대해 정정된 호봉으로 호봉재획정처리 후 시정조치결과를 제출할 것을 명령했다. 이에 각 명령에 따라 호봉 정정 및 급여환수 대상이 된 A 씨 등은 강원도교육감을 상대로 각 명령의 취소를 구하는 소송을 냈다. 1심은 각하 판결했고 2심은 A 씨 등의 항소를 기각했다. [대법원 판단(요지)] "행정처분의 직접 상대방이 아닌 제3자라고 하더라도 당해 행정처분으로 인하여 법률상 보호되는 이익을 침해당한 경우에는 취소소송을 제기해 그 당부의 판단을 받을 자격이 있다. 사립학교에 소속된 사무직원의 호봉산정이나 보수에 관하여 규정하고 있는 사립학교법 제70조의2 제1항, 각 사립학교법인의 정관 및 지방공무원 보수규정 역시 이 사건 각 명령의 근거법규 내지 관련 법규에 해당한다. 이 규정들은 사립학교 사무직원의 경제적 생활안정과 복리향상을 보장하고자 하고 있으므로 사립학교 사무직원의 이익을 개별적·직접적·구체적으로 보호하고 있는 규정으로 볼 수 있다. A 씨 등은 각 명령으로 인해 급여가 실질적으로 삭감되거나 기지급된 급여를 반환해야 하는 직접적이고 구체적인 손해를 입게 되므로, A 등이 이 사건 각 명령을 다툴 개별적·직접적·구체적 이해관계가 있어 이를 다툴 원고적격이 있다." [대법원 관계자] "이 판결은 어떠한 행정처분의 직접적인 근거법령뿐 아니라 관련 법규도 살펴서 원고적격 여부를 판단해야 한다는 점을 구체적으로 확인하면서, 사립학교 직원의 호봉산정과 관련한 사립학교법 제70조의2 제1항, 정관 및 보수규정 등이 이 사건 각 명령(사립학교 직원들에 대한 호봉정정 및 환수명령 등)의 근거법규 내지 관련 규정에 해당해 시정명령 대상인 원고들에게 원고적격이 인정된다는 점을 최초로 판시하였다는 데 의의가 있다."
사립학교직원
호봉
환수
박수연 기자
2023-01-30
금융·보험
민사일반
[판결] 무효인 법률행위를 원인으로 급부 취득한 선의의 수익자가…
[대법원 판결] 무효인 법률행위를 원인으로 이뤄진 급부를 취득한 선의의 수익자가 취득한 것이 금전상의 이득인 경우 그 수익자가 급부자의 지시나 급부자와의 합의에 따라 그 금전을 사용하거나 지출하는 경우라면 금전을 취득한 수익자의 현존이익 추정이 번복되는 사유가 될 수 있다는 점을 최초로 일반화해 판시한 판결. 대법원 민사3부(주심 노정희 대법관), 2018다244488 (2022년 10월 14일 판결) [판결 결과] 공익법인 A 재단의 부당이득반환청구를 기각하고 원고패소 판결한 원심을 확정. [쟁점] △A 재단이 FX마진거래를 목적으로 주무관청의 허가 없이 기본재산을 투자중개업자인 피고(B사)에게 예탁한 경우(무효인 계약에 기한 금전 급부가 이루어진 경우) △금융투자사인 B 사는 A 재단이 자신의 거래로 손실을 본 금액을 포함해 받은 예탁금 전체를 부당이득으로 반환해야 하는지 여부 [사실관계와 1,2심] 공익법인법의 설립·운영에 관한 법률에 따라 설립된 A 재단은 정관에 따라 기본재산 5억 원을 정기예탁금계좌에 보관하고 있었다. A 재단의 설립자이자 출연자로서 실질적인 운영자인 C 씨는 2013년 6월 재단을 대리해 B 사와 FX마진거래계약을 체결하고 며칠 뒤 B 사에 위탁계좌를 개설한 뒤 정기예탁금계좌에 보관되던 기본재산 약 5억 원을 위탁계좌에 입금했다. A 재단은 그후 약 6개월동안 4084회 FX마진거래를 하고 2014년 1월 계약을 해지했는데, 투자손실이 발생해 A 재단이 위탁계좌에서 출금해 회수한 돈은 1억8100여만 원이었다. 이에 A 재단은 △C 씨가 A 재단의 기본재산을 주무관청의 허가 없이 B 사에 예탁한 것은 공익법인법 위반이라 무효라며 투자로 손실이 발생한 예탁금 상당액을 부당이득으로 반환할 것을 요구하는 한편 △B 사가 A 재단과 FX마진거래계약 체결 당시 구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에 따른 적합성·적정성 원칙, 설명의무, 신의성실의무 등을 위반했다며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소송을 냈다. 공익법인은 기본재산의 용도 변경 시 주무관청의 허가를 받아야 한다. FX마진거래란 투자자가 일정율의 증거금(margin)을 투자중개업자(피고)에게 예탁하고, 그 증거금의 수십배에 해당하는(레버리지) 외화를 차액결제 방식으로 매매하는 거래를 뜻한다. 1심은 원고일부승소, 2심은 원고패소 판결했다. [대법원 판단 요지] "법률상 원인 없이 타인의 재산 또는 노무로 인해 이익을 얻고 이로 인해 타인에게 손해를 가한 경우 선의의 수익자는 받은 이익이 현존하는 한도에서 반환책임이 있고(민법 제748조 제1항), 부당이득 반환의무자가 악의의 수익자라는 점에 대하여는 이를 주장하는 측에서 증명책임을 진다. 수익자가 취득한 것이 금전상의 이득인 때에는 그 금전은 이를 취득한 자가 소비했는지 여부를 불문하고 현존하는 것으로 추정되지만, 수익자가 급부자의 지시나 급부자와의 합의에 따라 그 금전을 사용하거나 지출하는 등의 사정이 있다면 위 추정은 번복될 수 있다. 이 사건에서 A 재단의 기본재산이 주무관청 허가 없이 예탁됐다는 사실(무효인 사실)을 알지 못한 B 사(선의의 수익자)가 A 재단의 위탁에 따라 FX마진거래를 실행했고 A 재단에 거래에 따른 정산결과가 반영된 예탁금 잔액을 전부 반환한 이상, 현존이익 추정은 번복되고 B 사에게는 A 재단으로부터 받은 예탁금과 관련해 현존하는 이익이 없다고 봐야 한다." [대법원 관계자] "민법에 따라 무효인 법률행위를 원인으로 이뤄진 급부를 취득한 수익자는 원칙적으로 부당이득반환의무를 부담하지만, 그 중 선의의 수익자는 받은 이익이 현존하는 한도에서만 반환책임이 있고 현존하지 않는 이익은 반환할 책임이 없다. 한편 그 예외로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그 수익자가 취득한 것이 금전상의 이득인 때에는 그 금전을 취득한 자의 소비 여부를 불문하고 현존하는 것으로 추정한다. 이 판결은 '수익자가 급부자의 지시나 급부자와의 합의에 따라 해당 금전을 사용하거나 지출하는 등의 사정이 있다면 해당 현존이익 추정은 번복된다'고 판시해 그 특별한 사정이 무엇인지 처음으로 제시해 향후 하급심 판단에 지침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부당이득반환
금전
현존이익
박수연 기자
2022-11-09
민사일반
전문직직무
[판결](단독) 법무법인, ‘구성원 임의탈퇴’ 사실상 제한 못 한다
법무법인은 구성원의 임의탈퇴를 사실상 제한하는 정관을 둘 수 없다는 취지의 판결이 나왔다. 변호사법이 구성원 변호사의 임의탈퇴 자유를 보장하고 있는만큼 그에 따라야 한다는 것이다. 법무법인이 구성원 변호사의 변경과 같은 정관 사항 변경에는 다른 구성원 변호사의 동의가 필요하다는 정관 규정을 둬 구성원 변호사의 임의탈퇴를 제한하는 것은 허용되지 않는다는 의미이다. 서울중앙지법 민사18부(재판장 박준민 부장판사)는 지난 19일 A 변호사가 B 법무법인을 상대로 낸 정관변경 인가신청절차 이행청구소송(2021가합548000)에서 원고승소 판결했다. B 법무법인의 구성원 변호사로 이 법인 지분의 20%를 갖고 있던 A 변호사는 지난해 3월 B 법무법인 측에 구성원 변호사에서 탈퇴하겠다는 내용의 이메일을 보냈다. 하지만 B 법무법인 측은 정관변경에 관한 결의 방법을 규정한 자체 정관을 근거로 A 변호사의 구성원 탈퇴 의사표시의 효력을 인정하지 않았고, 구성원 변호사 탈퇴에 따른 정관변경 인가신청 절차도 이행하지 않았다. B 법무법인의 정관 제21조는 변호사법 제46조 제1항이 규정하고 있는 것처럼 '구성원(변호사)은 언제든지 임의로 탈퇴할 수 있다'고 정하고 있었지만, 같은 정관 제12조는 '정관의 변경은 구성원 전원의 출석과 찬성이 있어야 한다'고 정하고 있었다. 변호사법상 임의탈퇴 보장 취지에 반해 정관에 둘 수 없어 변호사법 제42조는 구성원 변호사의 성명 등을 필수적 정관 기재사항으로 규정하고 있기 때문에 법무법인은 구성원 변호사가 변경되면 관련 부분에 대한 정관 내용도 바꿔야 한다. 또 같은 법 제41조 등에 따라 변경된 정관을 주사무소 소재지의 지방변호사회와 대한변호사협회를 거쳐 법무부장관에게 제출해 인가를 받은 다음 변경 등기까지 마쳐야 한다. 하지만 B 법무법인은 자체 정관 제12조를 근거로 다른 구성원 변호사들의 동의가 없었다며 A 변호사의 구성원 탈퇴를 사실상 인정하지 않은 것이다. 이에 A 변호사는 소송을 냈다. 재판부는 "변호사법 제46조 제1항에 비춰 법무법인의 구성원은 자유로운 의사에 의해 탈퇴할 수 있다"면서 "그 탈퇴의 의사표시는 법무법인에 도달됐을 때 효력이 생긴다"고 밝혔다. 이어 "A 변호사가 2021년 3월 B 법무법인에 탈퇴의 의사표시를 해 같은 날 B 법무법인에 도달했다"며 "특별한 사정이 없으면, B 법무법인은 변호사법 제41조 등에 따라 법무법인 주사무소 소재지의 지방변호사회인 서울지방변호사회와 대한변호사협회를 거쳐 법무부장관에 대해 A 변호사의 구성원 탈퇴에 따른 법무법인 정관변경 인가신청절차를 이행하고, A 변호사의 탈퇴를 원인으로 한 구성원 변경 등기 절차를 이행할 의무가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B 법무법인은 A 변호사가 탈퇴하려면 정관에 따라 구성원 회의에서 구성원 전원이 출석하고 찬성하는 결의가 있어야 하는데 그와 같은 결의가 없었다고 주장하지만, 이는 B 법무법인 정관 제21조 등에서 임의탈퇴를 명시적으로 규정한 취지에도 반하는 해석이고, 변호사법 제46조 제1항에서 임의탈퇴를 정한 규정의 취지에도 반한다"고 판시했다.
법무법인
정관
변호사법제46조
탈퇴
이용경 기자
2022-08-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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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결] “사법경찰관 위법 없다면 영장발부나 체포·구속 자체는 위법 아니다”
판결기사
2024-04-07 10:10
태그 클라우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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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리(Dali)호 볼티모어 다리 파손 사고의 원인, 손해배상책임과 책임제한
김인현 교수(선장, 고려대 해상법 연구센터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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