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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법사건
정경심 재판 증인 측 헌소 각하
"수사 받는 피의자가 증인 출석시 변호인 조력 필요"…헌법소원 각하
한인섭 교수 수사기관의 수사를 받는 피의자가 다른 사람의 재판에 증인으로 출석할 때 변호인과 함께 증인석에 오를 수 있어야 한다며 청구된 헌법소원이 각하됐다. 이러한 경우에 대한 법률 조항이 없어 개별 재판부가 변호인의 동석 여부를 허가하게 되는데, 헌법재판소는 법관의 소송 절차 진행은 헌법소원 대상이 될 수 없다고 판단했다. 헌재는 3월 28일 정경심 전 동양대 교수 공판에 증인으로 소환됐던 한인섭 서울대 로스쿨 교수의 변호인 양홍석 법무법인 이공 변호사가 청구한 헌법소원 사건(2020헌마1272)에서 재판관 전원일치 의견으로 각하했다. 각하란 청구요건을 갖추지 못했을 경우 본안 판단을 내리지 않고 사건을 종결하는 것을 뜻한다. 현행법상 형사재판에 넘겨진 피고인은 '변호인의 증인신문 조력'을 보장받지만, 재판에 넘겨지지 않은 채 수사를 받는 중인 피의자에 대해선 규정이 없다. 즉 피의자가 다른 사람의 형사 재판에 증인으로 나갈 경우, 증인석에 오를 때 변호인이 동석할 수 있는 근거 규정이 없는 것이다. 한 교수는 2020년 7월 정 전 교수의 '입시 비리' 의혹 1심 공판에 증인으로 출석했다. 검찰이 한 교수가 서울대 공익인권법센터장 재직 시절인 2009년 정 전 교수의 딸 조민씨에게 허위 인턴 증명서를 발급해 준 의혹을 묻기 위해 그를 증인으로 불렀다. 당시 한 교수는 허위 인턴 의혹 등과 관련해 피의자 신분으로 검찰 조사를 받았지만, 검찰이 8개월째 기소 여부를 결정하지 않은 상태였다. 한 교수는 재판부에 "나처럼 피의자이자 증인일 때 법정이 검찰 조사실의 연장처럼 느껴질 수 있다"며 변호인의 조력을 받게 해 달라고 요청했다. 하지만 재판부는 "관련 형사소송법 또는 형사소송규칙 조항이 없다"며 한 교수의 요구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한 교수는 변호인 동석이 불발되자 증언 전체를 거부했다. 그러자 정 전 교수 측이 당초 입장을 바꿔 검찰이 한 교수의 참고인 진술 조서를 증거로 채택하는 데 동의했고, 이에 따라 검찰 측도 증인신청을 취하하며 결국 재판부가 한 교수의 증인채택 결정을 취소했다. 한 교수 측 양홍석 변호사는 2020년 9월 재판장이 변호인의 동석을 거절한 결정과 증인신문절차에 참여할 수 있도록 보장하는 규정은 두지 아니한 입법부작위가 기본권을 침해한다며 헌법소원을 청구했다. 그러나 헌재는 재판장의 변호인 동석 거절은 헌법소원 대상이 될 수 없다고 봤다. 헌재는 "헌법재판소법 제68조 제1항에 따르면 공권력의 행사 또는 불행사로 인해 기본권을 침해받은 자는 법원의 재판을 제외하고는 헌법소원 심판을 청구할 수 있다"며 "'법원의 재판'이라 함은 법원이 행하는 공권적 법률판단 또는 의사 표현을 지칭하는 것으로 판결 외에도 소송절차의 부수적 사안에 대한 공권적 판단도 포함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 사건 거부행위는 재판장으로서 소송절차에 내린 공권적 판단이므로, 헌법재판소법 제68조 제1항이 말하는 법원의 재판에 해당하므로 법원의 재판을 그 대상으로 해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한 경우에 해당하므로 부적법하다"고 판단했다. 아울러 헌재는 양 변호사가 헌법 소원 청구 자격인 '기본권 침해의 직접 당사자(자기 관련성)'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봤다. 헌재는 "한 교수에 대한 증인채택 결정은 이 사건 공판기일에 취소됐고, 그 이후 정경심 사건이 종결될때까지 해당 사건에서 증인으로 신문을 받은 사실이 없다"며 "한 교수가 더 이상 정경심 사건의 증인이 아니게 된 때부터 청구인 역시 '피의자 증인의 변호인' 지위를 가지지 않는 바 청구인의 조력할 권리가 침해된다고 볼수 없게 되므로 기본권 침해의 자기 관련성이 인정된다고 볼수 없다"고 설명했다.
헌법소원
증인
변호인조력권
박수연 기자
2024-04-07
형사일반
[판결] 배상윤 KH그룹 회장 '해외 도피' 도운 임직원 2명, 1심서 징역 1년
우모 KH 총괄부회장 <사진=연합뉴스> 해외 도피 중인 배상윤 KH그룹 회장에게 수사 상황을 알려주고 해외 도피를 도운 혐의로 기소된 회사 임직원 2명에게 법원이 징역 1년의 실형을 선고했다. 4일 서울중앙지법 형사7단독 장수진 판사는 범인도피 등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KH그룹 총괄부회장 우모 씨에게 징역 1년을, 범인도피 및 상습도박방조죄 혐의로 기소된 수행팀장 이모 씨에게 징역 1년 및 벌금 500만 원을 선고했다(2022고단3381). 장 판사는 "우 씨와 이 씨는 KH그룹의 물적·인적 자원을 이용해 배 회장의 해외 도피를 돕고 배 회장의 소재 파악도 어렵게 했다"며 "수사를 받는 회사 수행팀 팀원들이 진술하기 어렵게 함으로써 변호인의 조력을 받을 권리도 침해했다"고 밝혔다. 이어 "우 씨는 KH그룹 부회장으로 입사해 배 회장의 의사를 전달하는 역할을 하며 3억5000만 원의 연봉을 받았고, 이 씨는 배 회장이 국외로 도피하기 전 연봉이 9700만 원으로 대폭 인상됐다"며 이들의 범인도피 혐의를 유죄로 인정했다. 그러면서 "배 회장이 아직 도피 중인 점을 고려하면 이들에게 재범의 위험도 있다"고 판시했다. 또 장 판사는 "이 씨는 형사처벌 전과가 없는 초범이지만 우 씨는 형사처벌 전력이 있다는 점을 양형에 고려했다"고 밝혔다. 이들은 배 회장에게 도피 자금을 전달하고 검찰 수사 상황을 알린 혐의로 지난 6월 구속기소됐다. 또 배 회장에게 그룹 소속 수행원을 보내 현지 호화 리조트, 골프장, 카지노 등에서 수발을 들게 하고 도박자금을 전달한 혐의도 받았다. 앞서 지난달 10일 열린 결심공판에서 검찰은 우 씨와 이 씨에게 각 징역 2년을 구형했다. 배 회장은 평창 알펜시아 리조트 인수 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계열사에 4천억 원대 손해를 끼치고 계열사 자금 650억여 원을 횡령한 혐의로 수배 중이다. 지난해 사업 목적으로 출국한 배 회장은 동남아 일대 리조트, 골프장, 카지노를 넘나들며 도피 중이다.
범인도피
상습도박방조죄
KH그룹
홍윤지 기자
2023-09-04
국가배상
민사일반
[판결] 고아로 해외 입양 보내졌다 추방… 법원 "입양기관 홀트는 1억 배상하라"
<사진=연합뉴스> 친부모가 있음에도 고아로 해외 입양 보내진 '불법 해외입양' 피해자가 입양알선 기관인 홀트아동복지회와 국가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소송 1심에서 홀트로부터 1억 원을 배상받게 됐다. 서울중앙지법 민사18부(재판장 박준민 부장판사)는 16일 신송혁 씨가 국가와 사회복지법인 홀트아동복지회(홀트)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청구소송(2019가합502520)에서 "홀트는 신 씨에게 1억 원을 지급하라"며 원고일부승소 판결했다. 다만 국가를 상대로 한 청구는 기각됐다. 1979년 3세였던 신 씨는 홀트를 통해 미국으로 입양됐다. 양부모의 학대와 두 차례의 파양을 겪으며 열여섯의 나이에 노숙 생활을 해야만 했던 신 씨는 성인이 된 이후에서야 자신에게 시민권이 없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결국 신 씨는 부인과 두 딸을 남겨둔 채 입양된 지 37년 만인 2016년 한국으로 추방됐다. 신 씨는 2019년 1월 한국 정부와 홀트를 상대로 소송을 냈다. 신 씨 측은 과거 홀트의 입양 절차가 위법하다고 주장했다. 신 씨에게 생모가 있는데도 부모 정보를 기재하지 않고 고아로 서류를 꾸며 입양을 보냈다는 것이다. 고아의 경우에는 친생부모가 존재하지 않기 때문에 따로 동의 받을 필요가 없고, 홀트와 같은 입양알선 기관의 기관장 동의만으로 입양할 수 있는 등 절차가 간단했다. 신 씨는 홀트가 고액의 입양 수수료는 챙기면서도 아동의 현지 국적 취득 여부를 확인하지 않는 등 국적취득 확인 의무와 사후 관리 의무를 다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신 씨 측은 과거 한국 정부가 위헌적인 대리입양 제도를 운용했으며, 국적 취득 확인 등의 의무를 이행하지 않았고, 입양알선 기관의 부당한 재정적 이득을 허용했다고 주장했다. 반면 홀트와 한국 정부는 당시 법과 규정에 따라 모든 절차가 진행됐고, 사후 관리에도 최선을 다했다며 맞섰다. 설사 위법 사항이 있더라도 소멸시효가 지났다고 주장했다. 이날 재판부는 신 씨에 대한 홀트 측의 배상 책임을 인정했다. 재판부는 "후견인으로서의 보호 의무와 신 씨에 대한 국적취득 확인 의무를 위반했다"며 "이 같은 홀트의 각 의무 위반 행위는 불법행위를 구성하므로 불법행위에 기한 손해배상 책임을 부담한다"고 판단했다. 이어 "신 씨의 손해는 2016년 11월 대한민국으로 강제추방되기 전까지는 잠재적·부동적 상태에 있었다가 해당 강제추방으로써 비로소 손해 발생이 현실적인 것이 됐고, 이때부터 민법 제766조 제2항에 따른 소멸시효가 진행된다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며 "신 씨가 2016년 11월부터 10년이 경과하기 전인 2019년 1월 소를 제기한 것은 기록상 명백하기 때문에 홀트의 소멸시효 항변도 이유 없다"고 설명했다. 다만 재판부는 한국 정부의 배상 책임은 인정하지 않았다. 재판부는 "입양 관련 법령의 체계와 규정 내용을 종합하면, 홀트와 같은 입양알선 기관이 대한민국의 허가를 받아 그 지도·감독 하에 실제 입양 관련 업무를 수행하는 주체로서 입양아동에 대한 보호의무 등 개별적·직접적·구체적인 의무를 부담하는 것"이라며 "대한민국은 아동의 입양에 관한 요건과 절차에 필요한 사항을 정함으로써 양자가 되는 아동의 권익과 복지를 증진해야 하는 일반적인 의무를 부담하는 것으로 봄이 타당하다"고 했다. 이어 "대한민국의 이러한 의무는 그 내용으로 볼 때 전체적으로 공공 일반의 이익을 도모하기 위한 것으로 봐야 한다"며 "신 씨와 같은 특정 당사자가 직접 피고 대한민국에 대해 권리침해 또는 의무위반을 주장할 수 있는 근거로 볼 수는 없다"고 판단했다. 그러면서 "국제협약과 헌법, 입양특례법 조항에 기해 피고 대한민국에게 원고에 대한 보호의무, 국적취득 확인 및 국적취득 조력 의무, 사후관리의무가 있음을 전제로 한 신 씨의 주장은 이유 없다"고 판시했다. 재판부는 대리입양제도의 위헌성과 국가가 홀트에 대한 관리·감독의무를 위반했는지, 특히 국가가 해외입양을 통한 부당한 재정적 이익 취득을 허용했는지와 관련해서도 신 씨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해외입양
홀트
입양알선
이용경 기자
2023-05-16
노동·근로
민사일반
인천지법 판결, "전문가 조력 받을 기회 확대되는 계기 될 것"
[판결] 노동위원회에서 부당해고 인정… “사용자, 근로자의 변호사 선임 비용 부담해야”
노동위원회에서 근로자의 부당해고가 인정된 경우 사용자가 근로자의 변호사 선임 비용을 부담해야 한다는 첫 판결이 나왔다. 일반 민사소송 등에서는 패소자가 승소자의 변호사 비용과 인지대 등 소송 비용을 부담하도록 민사소송법 등이 규정하고 있다. 하지만 노동위원회 심판 사건에서는 근로자가 변호사나 노무사를 선임한 경우 변호사 선임 비용 등의 부담에 관한 규정이 없고 지금까지 인정된 판례도 없었다. 이번 판결은 근로자가 변호사나 노무사 등 전문가의 조력을 받을 기회가 적극적으로 활용될 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 있는 선례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인천지법 민사1-2부(박정운, 권성우, 원용일 부장판사)는 10월 13일 의사 A 씨가 대학병원을 운영하는 B 학교법인을 상대로 낸 임금 소송(2021나70304)에서 1심과 같이 "B 법인은 A 씨에게 미지급 성과급 7100만 원과 변호사 선임 비용 1700만 원을 지급하라"며 원고일부승소 판결했다. 이 판결은 A 씨와 B 법인 양측이 상고하지 않아 지난달 1일 확정됐다. A 씨는 2003년부터 B 법인과 1년 단위로 임용계약을 맺고 계약직 의사로 근무해 왔다. B 법인은 2018년 A 씨에게 계약기간 만료를 이유로 임용계약 종료를 통보했고, A 씨는 부당해고를 주장하며 인천지방노동위원회에 구제신청을 했다. 인천 지노위가 부당해고 판정을 내리자, B 법인은 중앙노동위원회에 재심 신청을 했다가 취하했다. 이후 B 법인은 A 씨와 재계약을 맺었지만, 2019년 1월 또다시 재계약을 거부했다. A 씨는 다시 인천 지노위에 구제신청을 했고, 인천 지노위와 중노위에서 모두 부당해고 판정을 받았다. B 법인은 중노위원장을 상대로 재심 판정 취소소송도 냈지만, 패소가 확정됐다. 이에 A 씨는 B 법인을 상대로 미지급 성과급과 노동위 심판 절차에서 지출한 변호사 선임 비용을 지급하라며 소송을 냈다. 재판부는 "근로자가 노동위원회 등에 부당해고 구제 신청을 하지 않고 민사소송 등을 제기해 승소했을 경우 사용자로부터 일정한 범위 내에서 소송 비용을 상환 받을 수 있는 점 등을 고려하면 사용자는 근로자가 사용자의 부당해고 등에 대응하기 위해 노동위에 구제신청 등을 하는 과정에서 지출한 변호사 선임 비용에 대해서도 상당하다고 인정되는 범위 내에서 근로자에게 상환의무를 부담한다"며 원심을 유지했다. 앞서 1심도 "근로계약에 따른 사용자의 이른바 '행위 의무' 중에는 부당하게 근로자의 재산에 손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보호할 의무도 포함된다"며 "사용자의 부당해고 등으로 근로자가 자신의 권익을 지키기 위해 노동위 등에 구제신청을 하면서 법률전문가의 적절한 도움을 받느라 비용을 지출한 경우 사용자는 근로자에게 '상당하다고 인정되는 범위 내에서' 그 손해를 배상할 의무가 있다"고 판단했다. 그러면서 B 법인에 A 씨가 노동위 심판 과정에서 지출한 변호사 선임 비용 2400만 원 가운데 70%인 1700만 원을 배상하라고 판시했다. [원고 측 승소 대리인이 본 이번 판결은] 민경한(64·사법연수원 19기) 법무법인 상록 변호사는 "대부분의 근로자들이 부당해고를 당했을 때 법적 지식이나 대응 방법이 미숙해 구제를 받지 못한 경우가 자주 있었는데, 근로자가 노동위원회 사건에서 변호사 비용을 상환 받을 수 있다면 열악한 위치에 있는 근로자들이 변호사나 노무사 등 전문가의 도움을 받을 수 있어 아주 의미 있고 획기적인 판결"이라고 말했다.
부당해고
소송비용
변호사선임료
이용경 기자
2022-12-14
민사일반
전문직직무
“변호인 조력 받을 권리 침해”
[판결] '변론요지서' 미제출한 법무법인, 의뢰인에 3천만 원 배상
변호사가 변호를 맡은 형사사건 항소심에서 실수로 변론요지서를 제출하지 않았다가 소속 로펌과 함께 의뢰인에게 수천만 원의 위자료를 배상하게 됐다. 서울중앙지법 민사211단독 서영효 부장판사는 지난 7일 A 씨가 B 법무법인과 담당 변호인이었던 C 변호사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청구소송(2022가단3101)에서 "B 법인과 C 변호사는 공동해 A 씨에게 3000만 원을 지급하라"며 원고일부승소 판결했다. 사기 혐의로 기소된 A 씨는 2020년 2월 1심에서 징역 7년을 선고받고 항소하면서 B 법무법인을 선임했다. B 법무법인 측은 변호인 의견서를 제출하고 항소이유를 진술하는 등 변론을 진행했다. 하지만 문제가 생겼다. 결심공판 당시 항소심 재판부가 B 법무법인에 그동안의 증거 수집과 증인신문 등을 통해 밝혀진 사안을 '변론요지서'로 제출할 것을 요청했는데, B 법무법인은 작성한 '변론요지서'를 A 씨에게만 보내고 정작 재판부에는 제출하지 않았던 것이다. 이후 A 씨는 항소기각 판결을 선고받고, 대법원에서도 상고가 기각되자 B 법무법인 등을 상대로 "변론요지서 등의 미제출로 인해 방어권을 침해 받았다"며 소송을 냈다. B 법무법인 측은 "직원의 단순 실수"라고 해명하면서도 항소심 변론진행의 잘못을 인정해 수임료 3850만 원을 모두 A 씨에게 반환했다. 서 부장판사는 "B 법무법인은 항소이유에 대한 '변호인 의견서'를 제출하고 문서송부 촉탁과 증인신청 등 추가 증거수집 절차를 진행했다고 하더라도, 항소심에서 새롭게 이뤄진 증거수집 결과를 바탕으로 피고인의 항소이유를 다시 보충하거나 이를 명확히 함으로써 항소이유 유무에 관해 정확히 판단 받을 수 있도록 피고인의 방어권 행사에 실질적으로 조력해야 할 선량한 관리자의 주의의무를 소홀히 했다"고 밝혔다. 또 "B 법무법인 측의 변호활동 소홀로 A 씨가 항소심 판단을 받을 기회 자체를 원천적으로 박탈당한 것은 아니라 할지라도, 항소심 재판부가 심리를 종결하면서까지 적극적으로 제출하도록 권유한 '변론요지서'를 법원에 전혀 제출하지 않음으로써 형사사건 승패와는 무관하게 형사 피고인이었던 A 씨로서는 항소심에서 실질적으로 변호인의 조력을 받을 권리와 공정하고 적정한 재판을 받을 권리를 침해당한 것"이라며 "B 법무법인은 그로 인해 A 씨가 입은 정신적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C 변호사는 의뢰인인 A 씨를 위해 성실하게 소송사무를 수행하고, A 씨가 실질적 변호인 조력권을 잃지 않도록 세심하게 배려하고 챙겨야 할 선관주의 의무가 있음에도 이를 태만히 한 것은 C 변호사 자신의 과실이므로 B 법무법인의 책임과는 별도로 직접 A 씨에 대한 손해배상 책임을 부담한다"며 "A 씨에 대한 이들의 책임은 '부진정연대책임'이고, 소송위임 경위와 위임약정 내용, 변론요지서 미제출 경위, 종전 소송의 유죄판결 및 양형이유, 판결 결론의 파기가능성 유무, 수임료 전액 반환 등의 사정, 구속 피고인의 헌법상 권리침해라는 점에서 민사사건에 비해 그 침해의 정도와 손해배상액을 더 중하게 봐야 하는 점을 고려해 B 법무법인과 C 변호사가 공동해 배상할 위자료 액수를 3000만 원으로 정한다"고 판시했다.
변호사
선관주의의무
수임료
이용경 기자
2022-11-17
산재·연금
헌법사건
헌법재판소, 재판관 5(합헌) 대 4(헌법불합치) 결정
'사실혼 포함 재혼할 경우 공무원 유족연금 수급권 상실' 공무연연금법은 "합헌"
공무원 유족연금을 받던 배우자가 사실혼을 포함해 재혼한 경우 일률적으로 연금 수급 자격을 상실케 하는 공무원연금법 조항은 헌법에 어긋나지 않는다는 헌법재판소 결정이 나왔다. 헌재는 지난달 31일 서울고법이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옛 공무원연금법 제59조 제1항에 대해 제청한 위헌법률심판 사건(2019헌가31)에서 재판관 5(합헌)대 4(헌법불합치)의 의견으로 합헌 결정했다. A 씨는 군무원인 배우자 B 씨가 사망하자 1992년 4월부터 매달 유족연금을 지급받아오다 2014년 10월부터 다른 사람과 사실혼 관계가 됐다. 이후 공무원연금공단은 2017년 A 씨에게 2014년 10월 이후 수령한 유족연금액 3800여만원을 환수하겠다고 고지했다. A 씨는 공단을 상대로 취소소송을 제기했으나 1심에서 패소했다. 이 사건 2심을 맡은 서울고법은 A씨의 신청을 받아들여 헌재에 2019년 12월 위헌법률심판을 제청했다. 구 공무원연금법 제59조 1항 2호는 '유족연금이나 순직유족연금을 받을 권리가 있는 자가 재혼한 때(사실상 혼인관계에 있는 경우 포함)에는 그 권리를 상실한다'고 규정한다. 헌재는 "유족연금은 본래 생계를 책임진 자의 사망으로 생활의 곤란을 겪는 가족의 생계 보호를 위해 도입된 것이므로 유족연금 수급권 인정 여부가 반드시 기여금에 대한 공동 부담 여부에 좌우돼야 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밝혔다. 이어 "유족연금은 유족연금 수급권 상실사유가 발생하면 다른 유족에게 그 수급권이 이전되는데, 재혼 상대방 배우자의 사망이나 이혼 등의 경제적 사정에 따라 유족연금수급권이 회복될 경우 이미 수급권을 이전받은 다른 유족에게 손해를 입히거나 별도의 복잡한 법률문제가 발생할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이석태, 이은애, 이종석, 김기영 헌법재판관은 헌법불합치 선고를 해야 한다는 반대의견을 냈다. 이들 재판관은 "배우자는 혼인 기간 내내 공무원의 성실한 근무를 조력하고 경제적 생활공동체를 함께 구성하면서 연금 형성에 기여한 사람"이라며 "이런 기여를 정당히 고려하지 않고 유족 지위를 상실했다는 이유만으로 수급권 전부를 영구히 박탈하는 것은 합리적 입법이라 보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또 "이 조항은 실제 재혼으로 부양을 받을 수 있는지 등 구체적인 생활 보장의 측면을 전혀 고려하지 않고 있다"며 "법률상 재혼 관계에 비해 불안정한 사실상 혼인 관계의 경우조차 아무런 보호조치 없이 영구히 수급권을 박탈하는 것은 유족연금의 사회보장적 성격에 부합한다고 보기 어렵다"고 했다. 헌재 관계자는 "재혼을 유족연금수급권 상실사유로 규정한 구 공무원연금법 조항에 대한 헌재의 첫 결정"이라고 말했다.
공무원유족연금
재혼
공무원연금법제59조
박수연 기자
2022-09-05
헌법사건
헌법재판소, 재판권 전원일치 결정
법원의 열람·등사 허용에도 검사가 별건 이유로 불허한 것은 "위헌"
법원의 열람·등사 허용 결정에도 별건이라는 이유로 검사가 해당 서류의 열람·등사를 허용하지 않은 것은 헌법에 어긋난다는 헌법재판소 결정이 나왔다. 헌재는 30일 A씨가 "이같은 검사의 행위는 신속하고 공정한 재판을 받을 권리와 변호인의 조력을 받을 권리를 침해한다"며 낸 헌법소원사건(2019헌마356)에서 재판관 전원일치 의견으로 위헌 결정했다. 공무원인 A씨는 납품업체 선정과 관련해 특정 업체가 선정되도록 하고 브로커 B씨로부터 뇌물을 받은 혐의로 2018년 4월 기소돼 1심에서 유죄 판결을 받았다. 이후 항소심 재판에서 증인 C씨는 "B씨한테 (돈을) 받은 건으로 검찰 조사를 받은 적이 있다"고 증언했다. C씨 역시 2018년 7월 변호사법 위반 혐의로 기소돼 유죄를 확정받은 상태였다. A씨 측은 재판부에 C씨의 진술조서 열람·등사 허용을 신청했고 재판장은 검사에게 의견을 요청했지만, 검사는 C씨가 A씨와는 별건으로 조사된 사람에 해당해 그의 조서 열람을 허용할 경우 C씨의 사생활 등이 침해될 수 있다며 거부했다. 이후 항소심 법원은 C씨에 대한 진술조서 등 서류에 대한 열람·등사를 허용했지만, 그럼에도 검사가 허용하지 않았고, A씨는 이에 반발해 2019년 4월 헌법소원을 냈다. 헌재는 "법원이 검사의 열람·등사 거부처분에 정당한 사유가 없다고 판단하고 그러한 거부처분이 피고인의 헌법상 기본권을 침해한다는 취지에서 수사서류의 열람·등사를 허용하도록 명한 이상, 검사는 당연히 법원의 결정에 지체 없이 따라야 하고 별건으로 공소제기돼 확정된 관련 형사사건 기록에 관한 경우에도 마찬가지"라고 밝혔다. 이어 "법원의 허용 결정에도 검사가 이행하지 않는 것은 증인 및 서류 등을 증거로 신청할 수 없는 불이익을 받는 것에 그치는 것이 아니다"라며 "검사의 거부행위는 피고인의 열람·등사권을 침해하고, 피고인의 신속·공정한 재판을 받을 권리 및 변호인의 조력을 받을 권리까지 침해하게 되는 것이므로 이러한 거부행위는 청구인의 신속·공정한 재판을 받을 권리 및 변호인의 조력을 받을 권리를 침해한다"고 했다. 헌재 관계자는 "형사소송법 제266조의3에 따른 증거개시절차에서 피고인의 변호인 또는 피고인이 당해 형사사건과 관련된 별건의 서류에 대해서도 열람·등사신청권을 행사할 수 있고, 법원이 형사소송법 제266조의4에 따라 그 서류에 대한 열람·등사를 허용할 경우 검사는 법원의 결정을 따라야 한다는 점을 명확히 한 결정"이라고 설명했다.
진술조서
열람
등사
검사
박수연 기자
2022-06-30
민사일반
"피의자 인치 이후 신속히 원본 제시했다면 적법한 영장 집행"<br> 서울중앙지법, 당시 주임검사·수사관 승소 판결
[판결] 도주 피의자 발견하고 구인영장 원본 아닌 사본 제시했어도
'검사 스폰서'로 알려진 사업가가 도주 이후 붙잡히는 과정에서 "수사관이 영장 원본이 아닌 사본을 제시했다"며 당시 주임검사와 수사관을 상대로 소송을 냈지만 1심에서 패소했다. 서울중앙지법 민사86단독 김상근 판사는 24일 김모씨가 당시 A주임검사와 B수사관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청구소송(2021가단5283851)에서 원고패소 판결했다. 김씨는 2016년 고교 동창인 김형준 전 부장검사에게 금전과 향응을 제공해 이른바 '검사 스폰서'로 알려진 인물이다. 김씨는 같은 해 9월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상 사기와 횡령 등의 혐의로 구속돼 1·2심에서 징역 6년을 확정받고 현재 구치소에 복역 중이다. 앞서 구속영장실질심사에 불응하고 도주했던 김씨는 강원도 원주에서 탐문하던 검찰수사관들에게 붙잡혔는데, 당시 B수사관은 김씨에게 구인영장 원본이 아닌 사본을 제시하며 구인영장 발부 사실과 피의사실 요지를 알린 뒤 인치장소인 서울서부지법으로 호송했다. B수사관은 인치장소에 도착한 뒤 A주임검사로부터 구인영장 원본을 건네받고, 이를 김씨에게 제시했다. 김씨는 "B수사관은 2016년 9월 구인영장을 집행해 나를 체포함에 있어 미란다 원칙을 고지하지도 않고 영장 사본만을 제시했다"며 "이는 헌법 제12조와 형사소송법 제85조 1항을 위반한 불법행위이고, B수사관의 사본에 의한 구인영장 불법집행행위를 지휘한 A주임검사는 공동불법행위자로서 정신적 고통에 대한 위자료를 배상하라"며 소송을 냈다. 김 판사는 "구인영장 집행 시 구인은 피의자의 이동 자유가 일시적으로 박탈된다는 점에서 실질적으로 체포와 동일하고, 법에도 명확히 준용하고 있어 영장 원본 제시와 미란다 원칙의 고지 절차가 준수돼야 한다"며 "다만 영장 원본을 소지하지 않은 경우 '급속을 요하는 때'에는 피의자에게 영장이 청구된 범죄사실 요지와 영장이 발부됐음을 고하고 먼저 피의자의 신병을 확보해 지정된 인치장소에 피의자를 인치시켜 영장 집행을 완료한 다음 신속하게 영장 원본을 제시하는 방법으로 구인영장을 집행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어 "피의자가 도주해 소재불명인 경우 그 소재지를 탐문해 피의자를 발견하거나 조우한 경우 사법경찰관리로서는 형사소송법 제85조 3항에 따라 구속영장 피의사실 요지와 구인영장이 발부된 사실을 고지하면 충분하다"며 "변호인 선임권에 대한 고지도 이미 변호인이 선임돼 있는 피의자에 대해서는 필요 없고, 변호인이 없는 경우에는 국선변호인이 선임되므로 피의자 인치 과정에서 이에 대한 고지를 누락했다고 해서 구인영장 집행이 위법하다고 평가하기는 어렵다"고 설명했다. 특히 "사전구속영장 청구를 받고 도주한 미체포 피의자의 정확한 소재지 정보를 확보하지 못한 경우 피의자를 발견했을 때 반드시 사전에 구인영장 원본을 제시해야만 적법한 집행이라고 한다면, 구인영장 원본을 가진 사법경찰관리가 발부일로부터 1주일에 불과한 짧은 유효기간 안에 피의자를 직접 만났을 때에만 구인영장 집행이 가능하게 돼 도주한 피의자의 신병확보는 매우 어렵거나 사실상 불가능하게 된다"며 "때로는 탐문 등을 통해 피의자를 발견하거나 조우했음에도 원본을 소지하고 있지 않은 경우에는 다시 피의자가 도주하는 것을 보고만 있어야 하는 결과가 발생할 수도 있게 되는데, 이 때는 도주한 피의자나 피고인에 대해 체포영장이나 구속영장이 발부되고 지명수배가 돼있는 경우에 준해서 구인영장 원본을 집행이 종료된 즉시 제시할 수 있는 예외사유인 형사소송법 제85조 3항의 '급속을 요하는 때'에 해당한다고 해석함이 상당하다"고 강조했다. 김 판사는 "당시 B수사관은 소지하던 사본을 김씨에게 제시하며 구속영장 범죄사실 요지와 구인영장이 발부됐음을 고지하고 집행에 착수했고, 영장 원본은 최 수사관으로부터 연락을 받은 A주임검사가 미리 인치장소에 대기하다가 곧바로 B수사관에게 건네줘 김씨에게 제시됐다"며 "미란다 원칙의 고지 내용 중 피의사실 요지와 구인 이유는 최 수사관이 구인영장 집행개시 단계에서 알려줬고, 변호인 선임권에 대한 고지는 김씨가 수사단계에서 이미 3명의 변호사를 사선 변호인으로 선임해 조력을 받고 있었으므로 고지의 대상이 아니었으며 미란다 원칙에 관한 내용 고지는 인치 후 법원이 주체가 된 고지절차를 통해 이뤄졌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 사건 구인영장 집행절차는 영장 원본 제시 없이 구속영장 범죄사실 요지와 영장이 발부됐음을 고하고 영장 집행에 착수할 수 있는 급속을 요하는 경우에 해당한다"며 "영장 원본 제시는 인치장소에 도착한 즉시 이뤄졌고, 미란다 원칙 고지도 필요한 범위 안에서 모두 이뤄져 영장 집행이 적법하게 됐다고 봄이 상당하다"고 판시했다.
피의자
구인영장
이용경 기자
2022-05-25
행정사건
[판결] 'DLF 불완전 판매' 함영주 하나금융 부회장 중징계 정당
해외금리 연계 파생결합펀드(DLF) 불완전 판매 혐의로 중징계를 받은 함영주 하나금융그룹 부회장(전 하나은행장)이 불복소송을 냈지만 패소했다. 서울행정법원 행정5부(재판장 김순열 부장판사)는 14일 함 부회장과 하나은행 등이 금융위원장과 금융감독원장을 상대로 제기한 업무정지 등 처분 취소소송(2020구합65654)에서 원고패소 판결했다. 이번 재판에서는 하나은행이 판매한 전체 해외금리 연계 DLF 상품 중 불완전 판매 여부가 문제된 886건(가입금액 1837억원 상당)의 계좌에 대해 판매과정에서 적합성 원칙과 적정성원칙, 설명의무 및 설명서 교부의무 등 자본시장법을 위반했는지 여부와 이러한 불완전 판매를 하나은행이 초래했는지 여부가 쟁점이 됐다. 재판부는 증거 등에 의해 대상계좌 886건 모두의 불완전 판매를 인정했다. 재판부는 "파생결합증권(DLS)·펀드의 기초자산인 해외 CMS 금리의 생소함, 구성요소가 되는 리보(LIBOR) 금리, 스왑(SWAP) 등 개념의 어려움과 설계·위험구조의 복잡함, 설명보조 자료의 불완전성 등으로 하나은행에서 판매를 담당한 PB들조차 그 내용을 정확히 이해하지 못한 채 판매했던 것으로 보인다"며 "그 과정에서 하나은행과 함 부회장 등을 비롯한 임직원들이 일부 사유를 제외하고는 '불완전 판매를 방지하기 위한 내부통제기준 마련의무'를 위반했다"고 밝혔다. 이어 "하나은행이 DLS 발행사인 하나금융투자 등으로부터 총 1952만원 상당의 부당한 재산적 이익을 수령했다는 사유도 인정된다"면서도 "다만 금감원 검사업무 방해의 경우 함 부회장 등도 헌법상 변호인의 조력을 받을 권리가 있고 금감원 검사에 응해 반드시 진실을 밝힐 의무가 있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금감원에서 법령상 허용된 검사 방법을 통해 진실을 밝힐 직무상 의무가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일부 처분사유가 인정되지 않은 점을 감안하더라도 불완전 판매로 인한 손실 규모가 막대하다"며 "함 부회장 등이 투자자 보호의무를 도외시하고 기업이윤만 추구하는 모습은 은행의 공공성과 안전성에 대한 신뢰와 신의를 저버린 것이므로, 이에 상응하는 책임을 질 필요가 있다"고 판시했다. 2020년 3월 금감원은 하나은행이 DLF 불완전 판매에 대한 책임이 있다고 보고 6개월의 업무 일부 정지 제재와 과태료 167억여원을 부과했다. 이와 함께 당시 하나은행장이었던 함 부회장에게 DLF 사태에 대한 관리·감독 부실을 이유로 중징계(문책경고) 처분을 했다. 문책 경고 이상의 중징계를 받으면 연임과 금융권 취업이 제한된다. 이에 반발한 하나은행과 함 부회장은 소송을 냈다.
불완전판매
펀드
하나금융그룹
중징계
한수현 기자
2022-03-14
형사일반
1심서 이미 기초생활수급자 해당 자료 제출했다면<br> 대법원 "국선변호인 선정해주고 심리 진행했어야"
[판결] 항소심 국선변호인 선정 청구 당시 소명자료 제출 안했어도
피고인이 항소심에서 국선변호인을 선정해달라고 청구하면서 '빈곤 그 밖의 사유로 변호인을 선임할 수 없는 경우'에 관한 소명자료를 제출하지 않았어도 앞서 1심에서 이미 자신이 국민기초생활보장법에 따른 수급권자에 해당한다는 자료를 냈다면 국선변호인을 선정해줘야 한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대법원 형사1부(주심 김선수 대법관)는 최근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 위반 및 협박 혐의 등으로 기소된 A씨의 국선변호인 선정 청구를 기각하고 공판심리를 진행한 원심을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남부지법으로 돌려보냈다(2021도14697). 회사를 운영하던 A씨는 2015년 10월 B씨가 운영하는 회사와 합병 계약을 체결할 당시 1억 원을 지급받기로 했다고 주장하며 민사소송 등 분쟁을 벌이던 중 돈을 받지 못하자 B씨에게 2018년 4월부터 약 2년간 174회에 걸쳐 반복적으로 협박 메시지를 보낸 혐의로 기소됐다. 1심은 A씨에게 벌금 500만 원을 선고했다. A씨는 2021년 4월 항소심 과정에서 재판부에 국선변호인을 선정해 달라고 청구했으나, 재판부는 국선변호인 선정 청구를 기각하고 A씨만 출석한 상태에서 심리를 진행한 끝에 항소 기각 판결했다. 한편 A씨는 국선변호인 선정청구 당시 '빈곤 그밖의 사유로 변호인을 선임할 수 없는 경우'에 관한 소명자료를 제출하지는 않았지만, 1심에서 이미 국민기초생활 보장법에 따른 수급권자에 해당한다는 소명자료를 냈었다. 대법원은 "A씨의 국선변호인 선정 청구를 기각한 채 공판을 진행한 원심 조치에는 국선변호인 선정에 관한 형사소송법 규정을 위반함으로써 A씨가 국선변호인의 조력을 받아 효과적인 방어권을 행사하지 못하도록 하는 결과를 가져오게 해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며 파기환송했다. 대법원은 "법원은 피고인이 빈곤 그 밖의 사유로 변호인을 선임할 수 없는 경우 피고인의 청구가 있는 때에는 변호인을 선정해야 하고, 피고인이 이러한 사유로 국선변호인 선정을 청구하는 경우에는 그 사유에 관한 소명자료를 제출해야 함이 원칙이지만(형사소송규칙 제17조의2 본문), 기록에 의해 그 사유가 소명됐다고 인정될 때에는 그러하지 아니하다(형사소송규칙 제17조의2 단서)"면서 "A씨의 국선변호인 선정 청구는 기록상 '현재의 가정형편상 개인적으로 사선변호인을 선임하기 어렵다'는 점에 관한 소명이 있다고 인정되기 때문에 원심은 국선변호인 선정결정을 해 그 선정된 변호인으로 하여금 공판심리에 참여하도록 했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정보통신망이용촉진및정보보호등에관한법률
협박
국민기초생활보장법
박수연 기자
2022-0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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