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택 재건축사업 시행자가 재건축조합 설립에 동의하지 않은 토지소유자에게 토지 매도를 청구할 수 있도록 한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은 합헌이라는 헌법재판소 결정이 나왔다.
헌재는 A씨 등 토지소유자들이 "구 도시정비법 제39조는 위헌"이라며 낸 헌법소원 사건(2018헌바407)에서 재판관 7(합헌)대 2(위헌) 의견으로 합헌결정했다.
모 정비사업구역 내 토지 또는 건축물을 소유한 A씨 등은 재건축조합 설립에 동의하지 않았다. 이에 재건축조합은 A씨 등을 상대로 소유권이전등기 및 부동산인도를 청구하는 소송을 제기하면서 매도청구권을 행사했다. 구 도시정비법 제39조는 '주택재건축사업 시행자가 조합설립에 동의하지 않은 토지 또는 건축물 소유자에게 매도청구를 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A씨 등은 "이 조항은 재산권을 과도하게 침해해 위헌"이라며 법원에 위헌법률심판을 제청해줄 것을 신청했으나 기각되자 헌법소원을 냈다.
헌재는 "도시정비법은 조합설립 단계 이전에도 정비기본계획, 정비구역 지정 및 정비계획 결정 등 절차를 마련하고 있는데, 그 과정에서 주민들이 재건축사업의 내용을 인지하고 의견을 개진할 수 있는 다양한 기회를 보장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조합설립동의서에는 재건축사업의 주요 내용을 명시하도록 해 이를 토대로 조합설립 동의 여부를 결정할 수 있도록 하고 있으므로, 해당 조항이 청구인들의 재산권을 과도하게 제한한다고 보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이석태·김기영 헌법재판관은 "주택재건축사업은 민간사업적 성격이 강하고, 그간 이에 대한 공법적 규제가 강화된 바 있다"며 "이는 주택가격 급등과 사업을 둘러싼 첨예한 갈등과 비리 등 폐해를 막기 위한 것이었기 때문에 민간사업이라는 본질적 성격이 변한 것은 아니므로, 매도청구권을 정당화할 만한 우월한 공익이 있다고 보기 어렵다"는 반대의견을 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