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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중앙지법, 채무부존재 확인 소송서 원고 일부승소 판결
(단독)[판결] 법원, “변호사에게 상속재산 10% 자문료 지급은 부당”
상속재산 분할 소송 업무를 수행한 변호사가 의뢰인에게 상속재산의 10%를 법률자문료로 요구하는 것은 부당하다는 법원 판단이 나왔다. 법원은 당초 계약에 따라 변호사가 청구한 34억 원이 아닌 5억1000여만 원을 적정한 법률자문료로 인정했다. 20일 법률신문 취재를 종합하면, 지난 1월 서울중앙지법 민사29부(재판장 한정석 부장판사)는 A 씨 측이 모 법무법인의 대표변호사 B 씨를 상대로 제기한 채무부존재 확인 소송에서 원고 일부승소 판결을 내렸다(2021가합572423). 사망한 부친으로부터 1500억 원대의 자산을 상속받게 된 A 씨는 공동상속인들과 상속 분쟁을 벌이게 됐다. A 씨는 2013년 4월 변호사 B 씨와 법률자문 계약을 맺고 상속 분쟁 관련 업무를 위임했다. 두 사람이 맺은 자문 용역계약서에는 'B의 자문에 따라 A가 상속분으로 받게 되는 재산 가액의 10%를 자문료로 지급하기로 한다'는 내용이 포함됐다. 재산분할 소송 결과 2019년 2월 A 씨는 340억여 원을 상속받게 되며 B 씨에 34억 원 상당의 법률자문료를 내게 됐다. 재산분할 소송이 진행 중이던 2018년 A 씨의 모친은 정신질환을 앓고 있는 A 씨에 대한 후견 개시 심판을 청구했다. 청구를 받아들인 법원은 이듬해 2월 A 씨에 대한 한정후견을 개시했다. A 씨의 후견인은 "(A 씨는) B 씨와 법률자문 계약을 맺을 당시 중증 정신질환을 앓고 있는 의사무능력 상태였으므로 계약은 무효"라며 "계약은 상속재산분할 관련 자문과 소송임에도 보수가 지나치게 다액으로 규정돼 불공정하다. B 씨가 수행한 업무의 경과, 난이도, 노력의 정도, 소송 결과 A 씨가 얻게 된 이익 등을 고려해 보수액은 대폭 감액돼야 한다"고 B 씨를 상대로 소송을 냈다. 이에 B 씨 측도 맞소송(반소)을 제기했다. 법원은 보수액이 과다하다는 A 씨 측의 주장을 받아들였다. 재판부는 "상속재산분할 심판의 결과와 A 씨가 얻은 이익 등을 종합해볼 때, 보수 34억여 원 전부를 B 씨에 지급해야 한다고 보는 것은 신의성실의 원칙이나 형평의 관념에 반해 부당하다. 보수액을 A 씨가 상속재산분할 심판을 통해 얻은 이익의 20%인 5억1000만여 원으로 제한함이 타당하다"고 판단했다. 이어 "A 씨의 상속재산분할 심판에서 B 씨가 제출한 준비서면 내용을 볼 때 특별한 법률적 쟁점이 있거나 사실관계가 복잡해 소송대리인의 특별한 노력이 필요한 사안이라고 보이지 않는다"며 "B 씨가 법률사무를 수행해 A 씨가 상속재산과 관련해 얻은 실질적 이익은 25억 원 상당인데, 이는 계약에 따라 산정된 보수 34억여 원 보다 8억 원 이상 적은 금액"이라고 판시했다. 법원은 '자문계약 체결 당시 A 씨가 조현병을 앓고 있어 의사무능력 상태였으며, B 씨가 이를 악용해 계약을 체결한 것'이라는 A 씨 대리인 및 후견인의 주장은 인정하지 않았다. 재판부는 "계약이 정한 보수가 B 씨가 수행한 업무에 비해 다액이라는 사정만으로 계약이 객관적으로 현저히 공정을 잃었다고 단정하기 어렵다"며 "A 씨 측이 제출한 증거만으로 B 씨에게 A 씨의 궁박, 경솔 또는 무경험 상태를 이용하려는 폭리행위의 악의가 있었다고 인정하기에 부족하다"고 밝혔다. 홍윤지·임현경 기자 hyj·hylim@lawtimes.co.kr
변호사
수임료
변호사보수
홍윤지 기자, 임현경 기자
2023-06-22
민사소송·집행
전문직직무
변호사 보수는 소송비용 불포함
[결정](단독) 소송대리인이 답변서 제출 등 소송행위 없었다면
소송대리인이 출석 의무가 없는 소송절차 내에서 답변서나 준비서면 제출 등의 소송행위를 하지 않은 경우 당사자가 지불한 변호사 보수는 소송비용에 포함되지 않는다는 고등법원 결정이 나왔다. 서울고법 민사25-3부(재판장 정선재 수석부장판사, 박형남, 김문석 부장판사)는 지난달 25일 강남구청이 A 씨를 상대로 낸 소송비용액확정 신청 사건에서 1심 결정을 취소하고 "대상사건 (제3심 변호사보수를 제외하고) 제1,2심 변호사 보수를 소송비용액으로 상환하라"고 일부인용 결정했다(2022라20982). A 씨는 2019년 6월 강남구청의 행정처분으로 재산상 손해를 입었다고 주장하면서 강남구청을 상대로 손해배상소송을 제기했다. A 씨는 이 소송 1,2심에서 패소한 뒤 상고했다. 상고심에서 상고이유 등 법리검토가 개시됐으나 2022년 3월 심리불속행 기각됐다. 상고심 과정에서 강남구청은 소송대리인인 변호사에게 소송을 위임했지만, 강남구청의 소송대리인은 답변서나 준비서면의 제출 등 소송행위를 하지는 않았다. 재판부는 "강남구청의 소송대리인이 대상사건 상고심 소송절차에 관여한 바 없는 이상, 해당 상고심의 변호사 보수가 소송비용에 포함된다고 할 수는 없다"고 했다. 한편, 지난달 11일 서울고법 민사25-2부(재판장 김문석, 이상주, 박형남 부장판사)는 항고심에서 소송대리인이 답변서나 준비서면의 제출 등의 소송행위를 하지 않았다면, 이에 대한 변호사보수도 소송비용에 포함된다고 할 수 없다고 결정했다(2022라20934). 대법원은 지난 1992년 11월 소송대리인으로 선임된 변호사가 소송절차에 관여한 바 없다면 상대방 입장에서는 그 변호사가 소송절차 내 아무런 대리행위를 하지 않은 것이므로, 소송대리인으로 선임된 변호사가 변론종결시까지 변론이나 증거조사 등 소송절차에 전혀 관여한 바가 없다면 그에 대해 보수가 지급됐다 하더라도 소송비용에 포함할 수 없다고 판시했다(90마1003).
변호사보수
소송비용
소송행위
한수현 기자
2022-11-03
민사일반
민법 제1108조 제1항 준용
[판결] 사인증여도 특별한 사정 없으면 언제든 철회할 수 있다
사인증여에도 유증의 철회에 관한 민법 제1108조 제1항이 준용되기 때문에 특별한 사정이 없다면 언제든 전부나 일부를 철회할 수 있다는 첫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대법원 민사3부(주심 안철상 대법관)는 A 씨가 B 씨를 상대로 낸 근저당권 말소 소송(2017다245330)에서 원고승소 판결한 원심을 지난달 28일 확정했다. 증여자가 사망하지 않아 사인증여의 효력 발생 전임에도 사인증여가 계약이라는 이유로 철회인정 안 된다고 못 봐 대법원 원고승소 원심확정 A 씨와 내연관계에 있던 B 씨는 A 씨와의 사이에서 아들 C 씨를 출산했다. A 씨는 자신이 사망할 경우 동산과 부동산 등 자신의 자산 가운데 40%를 B 씨와 C 씨에게 넘기는 내용의 각서를 2012년 1월 작성했다. A 씨는 2013년 4월 두 번째 각서를 작성했는데, 현재 소유한 토지의 일부분 중 20억 원 정도 금액을 근저당 설정을 통해 C 씨에게 상속한다는 내용이었다. 이후 A 씨는 같은 해 5월 B 씨에게 채권최고액 15억 원의 근저당권설정등기를 해줬다. 그러다 A 씨는 이를 철회하기 위한 소송을 냈다. A 씨는 "두 번째 각서의 내용은 사후 재산을 C 씨에게 무상으로 주겠다는 유언으로, 상대방 없는 단독행위인 유증에 해당하고, 유증은 효력 발생 전에 유증의사를 철회할 수 있어 2016년 4월 4일자 준비서면 송달로써 C 씨에 대한 유증을 철회한다"고 주장했다. A 씨는 또 "유증이 아니라 사인증여로 볼 여지가 있다고 하더라도 사인증여계약이 성립되지 않았고, 사인증여에 해당하더라도 수증자는 C 씨이므로 B 씨가 (자신에 대한) 채권을 갖는 것이 아니라서 이 사건 근저당권은 피담보채권이 존재하지 않는다"고 예비적으로 주장했다. 대법원은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유언자는 언제든지 유언 또는 생전행위로써 유언의 전부나 일부를 철회할 수 있다'고 규정한 민법 제1108조 제1항 유증의 철회에 관한 조항이 사인증여에도 준용된다고 판단해 A 씨의 손을 들어줬다. 재판부는 "민법 제562조는 사인증여에는 유증에 관한 규정을 준용한다고 정하고 있고, 민법 제1108조 제1항은 유증자는 그 유증의 효력이 발생하기 전에 언제든지 유언 또는 생전행위로써 유증 전부나 일부를 철회할 수 있다고 정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사인증여는 증여자의 사망으로 효력이 발생하는 무상행위로 그 실제적 기능이 유증과 다르지 않아 증여자의 사망 후 재산 처분에 관해 유증과 같이 증여자의 최종적인 의사를 존중할 필요가 있고, 증여자가 사망하지 않아 사인증여의 효력이 발생하기 전임에도 사인증여가 계약이라는 이유만으로 그 법적 성질상 철회가 인정되지 않는다고 볼 것은 아니다"라고 판시했다. 그러면서 "사인증여의 철회가 원칙적으로 인정되지 않는다고 판단한 부분은 부적절하지만 이 사건 사인증여의 철회를 인정한 원심의 결론은 정당하다"고 판시했다. 앞서 1,2심은 사인증여의 철회는 원칙적으로 인정되지 않지만 이 사건은 예외적으로 사인증여의 철회가 인정된다며 A 씨의 손을 들어줬다.
사인증여
유증
철회
박수연 기자
2022-08-17
형사일반
“변호사법 위반”…징역형 선고
[판결](단독) 법원공무원 재직 시 돈 받고 상담·소장 등 작성
법원공무원으로 재직하던 중 사건을 자신에게 맡기면 100% 승소한다고 장담하며 사건관계자들을 상대로 법률상담과 소장 작성 등 법률사무를 해주고 돈을 받은 혐의로 기소된 현직 법무사에게 1심에서 징역형이 선고됐다. 수원지법 성남지원 형사3단독 김희석 판사는 변호사법 위반과 사기 미수 등의 혐의로 기소된 법무사 A씨에게 최근 징역 1년 6개월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했다(2019고단2820). A씨는 법원공무원으로 일하던 2014년 8월 사무실에서 B씨가 물품대금청구소송을 제기하려고 한다는 이야기를 듣고, "법적 절차를 진행해주겠다"며 현금 150만원을 받은 혐의를 받는다. 성남지원, 사기혐의 등 적용 A씨는 그 다음 달에는 C씨가 돈을 빌려주고 받지 못하고 있다는 이야기를 듣고 "소송하면 무조건 이긴다. 부장판사들도 나에게 상의를 한다. 변호사들에게 맡기면 돈만 많이 드니까 내가 알아서 해주겠다"며 대여금소송을 위한 소장 및 준비서면, 고소장 작성, 법률상담 등을 해주고 C씨에게서 600만원을 받은 혐의 등도 받는다. A씨는 이후 퇴직해 법무사로 활동하고 있다. 김 판사는 "A씨는 돈을 받은 적이 없고 무상으로 소장 등을 작성해줬다고 주장하고 있으나, A씨는 B씨와 C씨를 몇 번 만나지 않은 사이로 개인적인 친분이 깊지 않고, 계좌 출금 내역과 B씨, C씨의 일관된 진술 등을 볼 때 돈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이어 "변호사가 아니면서 금품을 받고 법률사건에 관해 법률상담 또는 법률관계 문서 작성, 기타 법률사무를 취급해 변호사법을 위반한 점이 인정된다"고 판시했다.
법무사
변호사법
법원공무원
사기미수
사기
남가언
2021-07-15
민사일반
서울중앙지법, 로펌승소 판결
[판결](단독) 의뢰인이 요청한 증인신청·자료 재판부에 제출 않았더라도
의뢰인이 법원에 제출해달라고 한 증인신청과 자료를 로펌이 제출하지 않았더라도 이 같은 이유만으로 소송업무를 처리함에 있어 선량한 관리자의 주의의무를 위반했다고 단정할 수 없다는 판결이 나왔다. 서울중앙지법 민사36부(재판장 황순현 부장판사)는 A씨가 B법무법인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청구소송(2020가합550976)에서 최근 원고패소 판결했다. A씨는 2016년 4월 C씨로부터 손해배상청구소송을 당해 1심에서 패소한 뒤 항소심에서 소송대리인으로 B법무법인을 선임해 착수금으로 1000만원을 지급하고 소송을 진행했다. 그러나 2019년 9월 항소심에서도 패소했다. 이후 A씨는 "B법무법인이 1심 증인인 D씨와 E씨를 항소심에서 증인으로 신청해 1심에서의 증언을 탄핵하고 내가 제공한 자료를 변론기일에 제출해야 함에도 이들을 증인으로 신청하지 않고 자료도 제출하지 않아 패소 판결을 받게 했다"며 소송을 냈다. 로펌에 소송업무 처리 주의의무 위반 단정 못해 재판부는 "B법무법인은 항소심에서 2018년 12월 준비서면을 제출하면서 항소이유를 밝혔고, 준비서면은 1심 판결의 이유를 분석해 그에 대해 반박하고, 1심에 증인으로 출석한 D씨와 E씨 증언의 신빙성을 탄핵하는 내용 등으로 구성돼 30페이지 이상의 적지 않은 분량으로 작성됐다"고 밝혔다. 이어 "1심에서 이미 증언한 증인을 항소심에서 다시 증인으로 신청하지 않고, 새로운 증인의 증언을 통해 1심에서 현출된 증언의 내용을 반박하고자 하는 소송전략이 효과가 없다거나 부당한 것이라고 보기 어렵다"며 "비록 항소심 재판부가 B법무법인의 새로운 증인에 대한 증인신청을 받아들이지 않았다고 하더라도 그러한 결과만으로 B법무법인이 소송위임사무를 처리함에 있어 선관주의 의무를 다하지 못한 것이라고 단정할 수도 없다"고 설명했다. 1심에서 이미 증언 번복 가능성 정황도 없어 또 "D씨와 E씨가 항소심에 출석해 1심에서의 증언을 번복할 가능성이 있다고 볼 만한 정황이 없고, 종전 증언의 모순점을 재신문을 통해 밝히겠다는 막연한 증인 재신문 신청은 그 필요성을 인정하기 어려운 면도 있어, 설령 B법무법인이 1심 증인들에 대해 증인신청을 했다고 하더라도 항소심에서 이를 받아들였을 가능성은 높지 않아 보인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B법무법인은 A씨와 수차례 회의를 하고 그에 따른 현장검증신청, 증인신청 등 소송행위를 했으며 변론종결 이후에도 변론재개신청서를 냈으나 A씨의 사임 요청으로 제출하지 않았던 것으로 보여 B법무법인이 소송사무를 불성실하게 수행했다고 볼 수 없다"면서 "A씨가 주장하는 것처럼 증인신청이나 증거제출이 이뤄졌다면 항소심에서 승소했을 개연성이 있다는 증명이 충분히 이뤄졌다고 인정하기 부족하다"고 판시했다.
로펌
증인신청
자료
선관주의
주의의무
이용경
2021-07-12
민사일반
대법원 "필요한 심리 다하지 못했다… 다시 판단하라"
[판결] 변론 종결 후 변론재개 신청 받아들이지 않은 재판부
변론 종결 후 원고 측의 변론재개 신청을 받아들이지 않은 원심에 대해 대법원이 석명권 행사를 게을리해 필요한 심리를 다하지 않았다며 파기환송했다. 변론 종결된 이후라도 원고가 새롭게 주장하는 내용에 대해 재판부가 충분히 심리할 필요가 있었는데도 심리하지 않았다면 다시 재판을 해야한다는 취지다. 대법원 민사3부(주심 이동원 대법관)는 A씨가 B지역주택조합을 상대로 낸 부당이득반환청구소송(2020다277641)에서 최근 원고패소 판결한 원심을 파기하고 사건을 수원지법으로 돌려보냈다. A씨는 2015년 5월 B조합과 가입계약을 체결하고 조합원 분담금 2000만원을 납부했다. 그런데 A씨는 이듬해 1월 B조합으로부터 주택을 소유하고 있어 조합원 부적격 사유에 해당한다는 통지를 받았다. A씨는 B조합 설명에 따라 소유한 주택을 팔고 같은 해 6월 앞선 계약에 따른 조합원 분담금 중 4600만원을 추가로 납부한 뒤 다시 조합 가입계약을 체결했다. 그러나 B조합은 또다시 관계법령에 따라 조합 설립인가 신청일 기준으로 무주택 요건에 해당하지 않는다며 조합원 승인 불가를 통보했다. 이에 반발한 A씨는 소송을 냈다. 1심은 "A씨가 B조합 설립인가 신청일 기준으로 전용면적 85㎡를 초과하는 주택을 소유하고 있었으므로 A씨가 주택을 매각하더라도 B조합원이 될 수 없음에도, (B조합이) 소유 주택을 매각하면 조합원이 될 수 있다고 설명하고 2차 계약을 체결했다"며 "2차 계약은 당초부터 조합원 자격이 없는 A씨에게 조합원 지위를 부여하는 것을 내용으로 하고 있으므로 원시적으로 불능인 급부를 목적으로 하는 계약으로서 무효"라고 밝혔다. 따라서 "B조합은 A씨에게 지급받은 조합원분담금 등을 부당이득으로 반환할 의무가 있다"고 했다. 반면 2심은 "2차 계약이 원시적 불능으로 무효가 된 이상, 2차 계약이 유효함을 전제로 하는 2차 계약의 분담금에 관한 합의도 따라서 무효가 됐다고 볼 수 밖에 없다"면서도 "1차 계약은 유효하다"며 B조합의 손을 들어줬다. 2심은 "지역주택조합은 비법인사단에 해당하므로 조합원들이 납부한 분담금은 조합재산으로 조합원들의 총유에 속하고, 이러한 총유물의 관리 및 처분에 관해서는 정관이나 규약에 따르고 그에 관한 정관이나 규약이 없으면 사원총회의 결의에 의해야 하므로 이러한 절차를 거치지 않은 총유물의 관리 및 처분행위는 무효라 할 것"이라며 "B조합 규약은 탈퇴, 조합원 자격 상실, 제명 등으로 조합원 지위를 상실한 자에 대해서는 조합원이 납입한 납입금에서 행정용역비를 제외한 원금 중 소정의 공동분담금을 공제한 잔액을 위약금으로 공제하고 또한 공제 후 잔액에서 총 조합원분담금 중 10%를 차감하고 그 잔액을 지급하는 취지로 규정하고 있는데, A씨가 납부한 분담금의 전액 반환, 즉 총유물의 처분행위와 관련되는 이 사건 1차 계약의 해제 합의는 이 규약 내용과 충돌하기 때문에 총회 결의가 있어야 유효한 것으로 볼 수 있으나, 이 같은 결의가 이뤄진 사실을 인정할 증거가 없어 1차 계약의 해제 합의는 무효이므로 1차 계약은 여전히 유효하다"고 설명했다. 상고심에서는 A씨가 항소심 변론 종결 후 또 다른 취지의 주장을 하기 위해 변론재개 신청을 했는데 재판부가 이를 받아들이지 않고 패소 판결을 한 것이 쟁점이 됐다. “석명권 행사에 소홀 심리 속행할 의무 있다” 원고패소 원심 파기 대법원은 "당사자가 변론 종결 후 주장·증명을 제출하기 위해 변론재개 신청을 한 경우 이를 받아들일지 여부는 원칙적으로 법원의 재량에 속하지만, 변론재개 신청을 한 당사자가 변론종결 전에 그에게 책임을 지우기 어려운 사정으로 주장·증명을 제출할 기회를 제대로 갖지 못했고, 그 주장·증명의 대상이 판결의 결과를 좌우할 수 있는 관건적 요증사실에 해당하는 경우 등과 같이, 변론재개 없이 패소 판결을 하는 것이 민사소송법이 추구하는 절차적 정의에 반하는 경우에는 법원은 변론을 재개하고 심리를 속행할 의무가 있다"고 밝혔다. 또 "법원이 사실상 또는 법률상 사항에 관한 석명의무나 지적의무 등을 위반한 채 변론을 종결했는데 당사자가 그에 관한 주장·증명을 제출하기 위해 변론재개 신청을 한 경우 등과 같이 사건의 적정하고 공정한 해결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소송절차상의 위법이 드러난 경우에는 사건을 적정하고 공정하게 심리·판단할 책무가 있는 법원으로서는 그와 같은 소송절차상의 위법을 치유하고 그 책무를 다하기 위해 변론을 재개하고 심리를 속행할 의무가 있다"고 지적했다. 대법원은 "A씨가 청구원인으로서 1차 계약은 합의 해제됐고 2차 계약은 무효라는 전제에서 A씨가 부담한 조합원 분담금 등을 부당이득이라고 주장하면서 반환을 구함에 대해, 원심은 2차 계약은 원시적으로 불능인 급부를 내용으로 해 무효이나, 1차 계약에 관한 해제 합의가 B조합의 총회결의를 거치지 않아 무효이므로 여전히 1차 계약은 유효하다고 판단해 A씨의 청구를 기각했다"고 설명했다. 또 "A씨는 B조합의 주장을 전면 부인해 오다가, 원심 변론 종결 후인 2020년 8월 변론재개 신청서 및 같은 해 9월 준비서면을 통해 B조합이 주장하는 위약금이 과도하다고 주장한 사실을 알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어 "A씨가 원심 변론 종결 후 B조합이 주장하는 위약금이 과도하다는 취지의 서면을 제출했다면, 이는 변론을 재개해 1차 계약이 자동해제되었다는 전제 하에 앞서 본 B조합의 예비적 주장을 원용해 정당한 범위 내의 위약금 등을 공제한 나머지 범위의 금원 반환을 추가하겠다는 취지로 선해해 볼 수 있는 점 등에 비춰보면, 원심으로서는 변론을 재개해 적절한 석명을 통해 1차 계약의 효력 유지 여부나 A씨의 청구원인 추가 여부 등을 충분히 심리할 필요가 있었다"고 했다. 그러면서 "그럼에도 원심은 추가 심리를 하지 않은 채 판시와 같은 이유만을 들어 A씨의 청구를 기각하고 말았다"며 "이러한 원심의 판단에는 석명권 행사를 게을리 하고 필요한 심리를 다하지 아니함으로써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있다"고 판시했다.
석명권
재판
심리
변론종결
박미영 기자
2021-04-12
민사소송·집행
민사일반
1심 이후 비로소 원고의 '청구이유 없음' 알았다면
[판결](단독) 1심 이후 비로소 원고의 ‘청구이유 없음’ 알았다면
피고가 2심에 이르러서야 소송비용담보제공을 신청했더라도, 피고가 1심 재판과정에서는 원고의 청구가 이유 없음이 명백하다는 점을 알지 못하다가 1심 판결 이후 비로소 이를 알았거나 항소심에서 처음으로 소송대리인을 선임하는 등의 특별한 사정이 있다면 허용해야 한다는 대법원 결정이 나왔다. 소송비용의 담보란 원고 패소시 피고의 소송비용액 상환청구권의 이행을 확보하기 위한 것으로 소송을 당한 상대방이 입을 수 있는 피해를 예방하기 위한 제도다. 원고가 담보제공명령에 응하지 않으면 소송은 각하된다. 대법원 민사3부(주심 박보영 대법관)는 중동산업이 황모씨를 상대로 낸 소송비용담보 제공신청 사건(2017마63)에서 각하 결정한 원심을 깨고 최근 사건을 서울남부지법으로 돌려보냈다. 재판부는 "민사소송법 제117조 1항은 '원고가 대한민국에 주소·사무소와 영업소를 두지 아니한 때 또는 소장·준비서면, 그 밖의 소송기록에 의하여 청구가 이유 없음이 명백한 때 등 소송비용에 대한 담보제공이 필요하다고 판단되는 경우에 피고의 신청이 있으면 법원은 원고에게 소송비용에 대한 담보를 제공하도록 명하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으며, 제118조는 '담보를 제공할 사유가 있다는 것을 알고도 피고가 본안에 관하여 변론하거나 변론준비기일에서 진술한 경우에는 담보제공을 신청하지 못한다'고 정하고 있다"며 "따라서 상소심에서의 소송비용 담보제공 신청은 담보제공의 원인이 이미 제1심 또는 항소심에서 발생돼 있었음에도 신청인이 과실 없이 담보제공을 신청할 수 없었거나 상소심에서 새로이 담보제공의 원인이 발생한 경우에 한해 가능하다"이라고 밝혔다. 이어 "본안청구 내용과 1심에서의 재판진행 내역에 비춰볼 때 피고가 소장이나 그 밖의 소송기록에 의해 원고의 청구가 이유 없음이 명백하다는 것을 알지 못하다가 1심 판결 이후에 비로소 이를 알았거나, 피고가 항소심에 이르러 처음으로 소송대리인을 선임했다면 항소심에서 새로이 담보제공의 원인이 발생했다고 볼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1심 당시 소장 등 관련 기록을 볼 때 황씨의 청구가 이유 없음이 명백한 경우에 해당한다고 보기 어려울 뿐만 아니라, A사가 항소심에 이르러 처음으로 법무법인을 소송대리인으로 선임했으므로 소송비용이 추가로 소요될 것이 예상되는 점 등을 보태어 보면, A사가 1심에서 황씨의 청구가 이유 없음이 명백하다는 것을 알지 못하다가 1심 판결 이후에 비로소 이를 알았거나 항소심에서 새로이 담보제공의 원인이 발생했다고 볼 가능성이 충분히 있다"고 판시했다. A사에서 일하다 퇴직한 황씨는 "2007년 1월부터 2009년 12월까지 최저임금 미달분 1440만원을 달라"며 회사를 상대로 소송을 냈다. 1심은 황씨의 임금채권이 3년의 소멸시효 기간을 경과한 것이 명백하다며 원고패소 판결했다. 이에 불복한 황씨는 항소했다. A사는 항소심 1차 변론기일을 앞두고 재판부에 황씨를 상대로 소송비용에 대한 담보제공을 신청했다. A사는 1심에선 소송비용 담보제공 신청을 하지 않았었다. 항소심 재판부는 "A사가 소장 부본을 송달받았을 당시 이미 소송비용 담보제공 사유가 있음을 알았다고 볼 수 있다"며 "A사가 1심에서 과실 없이 담보제공을 신청할 수 없었다거나 항소심에서 새로이 담보제공의 원인이 발생했음을 인정하기 어렵다"며 담보제공 신청을 각하했다.
소송비용담보제공
민사소송
신지민 기자
2017-05-18
금융·보험
민사일반
"기간 도과여부는 법원의 직권 조사사항"<br> "보험사, 안 날로부터 한달 이내 통보해야"
[판결] 보험가입자의 고지의무 위반으로 계약해지권 행사는
보험가입자의 고지의무 위반으로 인한 보험계약 해지권의 행사기간은 제척기간이므로 보험회사가 주장하지 않더라도 법원이 직권으로 조사해 판단해야 한다는 판결이 나왔다. 상법 제651조는 보험계약당시에 보험계약자 또는 피보험자가 고의 또는 중대한 과실로 인해 중요한 사항을 고지하지 않거나 부실하게 고지한 때에는 보험자는 그 사실을 안 날로부터 1개월 내에, 계약을 체결한 날로부터 3년내에 한해 계약을 해지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서울중앙지법 민사42부(재판장 김한성 부장판사)는 이모씨(소송대리인 법무법인 원명)가 PCA·흥국·농협생명보험사를 상대로 낸 보험금 청구소송(2016가합500301)에서 "PCA는 3억원, 흥국생명은 8000만원을 지급하라"며 최근 원고일부승소 판결했다. 이씨는 2014년 9월 보험설계사를 통해 피보험자를 남편인 백모씨로 하고 PCA 등 3개사와 무배당 종신보험을 체결했다. 그런데 택시운전을 하던 백씨는 같은해 10월 한국원자력병원에서 폐암 진단을 받고 항암치료를 받다가 지난해 4월 폐암으로 인한 뇌손상으로 사망했다. 이씨는 보험사들을 상대로 남편의 사망보험금을 청구했지만 보험사들은 "이씨가 보험계약 체결 당시 백씨에게 폐암과 관련된 건강상의 문제가 있는 상황에서 소득에 비해 과다한 보험료를 납부하면서까지 2주간 집중적으로 6개의 보험에 가입했다"면서 "또 보험계약 체결 직전에 국소부종의 진단을 받고도 이를 보험사에 고지하지 않았다"며 보험금 지급청구를 거절했다. 이씨는 올 1월 PCA 등 보험사 3곳을 상대로 "6억5000만원을 달라"며 소송을 냈다. 재판부는 "이씨는 저축성 성격이 강한 '연금'으로 전환이 가능하다는 보험설계사의 적극적인 권유에 의해 보험계약을 체결했고 남편인 백씨도 2009~2013년 받았던 건강검진에서 정상 판정을 받았다"며 "이씨가 보험금을 부정하게 취득하려는 목적에서 보험계약을 체결했다고 인정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이어 "보험계약의 해지권은 형성권으로서 그 행사기간은 제척기간이며 제척기간이 도과했는지 여부는 당사자의 주장이 없어도 법원이 직권으로 조사해 판단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PCA생명은 보험계약의 해지와 관련한 주장 및 입증이 없을뿐만 아니라 흥국생명도 올 6월 국민건강보험공단 회신을 통해 이씨가 중요한 사항을 고지하지 않았다는 사실을 알았다"며 "그런데도 흥국생명이 올 8월 준비서면을 통해 보험계약해지를 통보한 것은 1개월의 제척기간을 경과한 것으로서 그 효력이 없다"고 판시했다. 재판부는 다만 "농협생명은 이씨로부터 보험금 지급청구를 받은 뒤 손해사정사에 의뢰해 지난해 7월 3일 손해사정 보고서를 받고 같은달 31일 이씨에게 보험계약 해지환급금을 지급한 뒤 '계약 전 알릴 의무' 위반을 이유로 보험계약을 해지한다고 통보한 사실이 인정된다"며 이씨의 농협에 대한 청구는 받아들이지 않았다.
고지의무
보험금
보험계약
보험계약해지권
제척기간
PCA생명
농협생명
흥국생명
보험가입자
이순규
2016-11-07
민사일반
의료사고
[판결] ‘전체의 손해 가운데 일부만 청구’ 명시했다면
당사자가 전체 손해 가운데 일부를 청구한다는 점을 명시한 경우 확정판결의 기판력은 소송이 제기되지 않은 나머지 청구에 미치지 않는다는 판결이 나왔다. 대법원 민사2부(주심 김창석 대법관)는 A씨가 고려대의료원 구로병원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소송(2013다96165)에서 원고패소 판결한 원심을 깨고 최근 사건을 서울중앙지법으로 돌려보냈다. A씨는 고대구로병원에서 척추 협착증 수술을 받다가 의료사고로 불완전 하지마비 등의 장애가 생겼다며 2010년 5월 조정을 신청했다. A씨는 조정 신청서에 "향후 치료비는 '향후 신체감정 결과에 따라' 확정해 청구하되"라는 문구를 기재하고 일단 8000만원의 손해배상금을 지급하라고 주장했지만 조정이 성립되지 않아 소송으로 넘어갔다. A씨는 1심에서 전부승소했다. 이때에는 A씨에 대한 신체감정 결과가 나오지 않았다. 피고인 고대구로병원은 항소했지만 판결 선고 전 항소를 취하하면서 2012년 7월 1심 판결이 그대로 확정됐다. 이후 A씨는 신체감정결과를 근거로 향후 치료비와 위자료 등 1억9000만원을 추가로 청구하는 소송을 냈다. 1·2심은 "선행소송 확정판결의 기판력은 선행소송에서 청구하고 남은 나머지에 해당하는 이 사건 청구 부분에도 미친다"며 각하 판결했다. 그러나 대법원은 A씨의 손을 들어줬다. 대법원은 "A씨가 선행소송에서 청구하는 손해의 개별 항목과 금액을 특정하면서 다른 손해에 대해서는 신체감정결과에 따라 청구할 것임을 밝힌 점, 향후 치료비 등은 그 성질상 A씨에 대한 신체감정 등을 통해 필요한 치료의 내용·기간·액수 등이 밝혀져야 청구금액을 확정할 수 있는데 조정이 성립되지 않아 소송으로 이행되었음에도 이 사건 선행 소송에서 신체감정이나 그에 따른 청구금액 확장 등이 모두 이뤄지지 않은 상태에서 원고 전부승소판결이 선고된 점 등을 종합해봐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A씨가 선행소송에서 한 청구는 일부청구하는 채권의 범위를 잔부(殘部)청구와 구별해 그 심리의 범위를 특정할 수 있는 정도로 표시하고 또한 전체 채권의 일부로서 우선 청구하고 있는 것임도 밝힌 경우에 해당해 명시적인 일부청구라고 볼 수 있다"며 "추가 청구된 내용은 선행소송의 청구 후에 발생한 치료비나 신체감정결과 등에 의하여 밝혀진 별도의 치료비에 관한 것임이 분명하므로 선행소송 확정판결의 기판력은 이 사건에 미치지 않는다"고 판시했다. 대법원 관계자는 "당사자가 일부청구임을 명시한 때에는 그 일부청구에 대한 확정판결의 기판력은 나머지 청구에 미치지 않는다는 판결"이라며 "일부청구임을 명시하는 방법은 반드시 전체 채권액을 특정해 그 중 일부만을 청구하고 나머지에 대한 청구를 유보하는 취지임을 밝혀야 할 필요는 없으며 일부청구하는 채권의 범위를 잔부청구와 구별해 심리의 범위를 특정할 수 있는 정도로 표시해 전체 채권 가운데 일부를 우선 청구하고 있는 것임을 밝히는 것으로 충분하고, 일부청구임을 명시했는지를 판단함에 있어서는 소장, 준비서면 등의 기재뿐만 아니라 소송의 경과 등도 함께 살펴보아야 한다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확정판결기판력
일부청구
고대구로병원
선행소송
일부청구명시
손해배상
신지민 기자
2016-08-25
민사일반
전문직직무
'추완 항소' 조언 않은 변호사에 거액 배상 판결<BR>중앙지법, 손 들어줘<BR> 상대방 소송대리인이 판결의 기판력 언급했다면<BR> 그 내용과 법률적 효과 의뢰인에 설명의무 있다
법률 조언 잘못한 변호사에 "2억5000만원 배상"
자신이 맡은 사건의 선행판결에 대해 추완항소를 내도록 조언하지 않은 변호사가 의뢰인에게 2억5000만원을 물어주게 됐다. 서울중앙지법 민사18부(재판장 조휴옥 부장판사)는 지난 10일 A씨가 변호사 B씨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소송(2013가합39983)에서 "피고는 2억5000만원을 지급하라"며 원고승소 판결을 했다. A씨는 1994년 아버지가 사망하면서 남긴 많은 빚을 감당할 수 없어 상속을 포기했다. 그런데 2006년, 아버지의 채권자들이 A씨를 상대로 "빚을 갚으라"는 소송을 냈고 당시 이 사실을 몰랐던 A씨는 공시송달로 패소했다. 2011년 11월, 자신의 아파트가 경매에 넘어가면서 비로소 2006년 소송의 존재를 알게된 A씨는 즉시 B변호사를 선임해 "이미 오래전에 상속포기를 했다"며 항소했다. 그러나 채권자들은 "1999년에도 빚을 갚으라는 소송을 내 공시송달로 승소했다"며 "1999년 판결에서 A씨가 상속포기를 주장하지 않은 이상 이제와서 주장하는 것은 기판력에 어긋난다"는 내용의 준비서면을 제출했다. 다만 A씨가 모르는 상태에서 1999년 판결이 공시송달로 확정됐기 때문에, A씨는 판결의 존재를 알게된 시점에서 14일 이내에 추완항소를 제기하면 다시 한 번 상속 포기를 주장하며 다툴 수 있었다. 그러나 B변호사는 채권자들의 준비서면을 A씨에게 전자우편으로 알리면서도 1999년에 있었던 판결에 대해 추완항소를 내야 한다는 의견은 밝히지 않았고 결국 A씨는 소송에서 졌다. A씨는 다른 변호사를 선임해 뒤늦게 1999년에 있었던 판결에 대한 추완항소를 제기했지만, 법원은 "A씨가 B변호사를 통해 1999년 판결의 내용을 알게 되고도 30일이 경과한 뒤에야 항소를 제기했다"며 각하했다. 2억5000만원을 주게 된 A씨는 "변호사가 추완항소를 제때 제기하지 않아 손해를 입었다"며 B변호사를 상대로 소송을 냈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B변호사는 2006년 판결만 선임했으므로 1999년 판결에 대한 추완항소는 자신의 업무가 아니라고 주장하지만, 상대방 소송 대리인이 1999년 판결의 기판력에 대해서 언급한 이상 그 내용과 법률적 효과에 대해서 A씨에게 설명하고 추완항소를 제기하도록 조언을 할 주의의무가 있다"며 "B변호사는 이메일로 상대방의 준비서면 등을 송부한 이외에 2차 판결에 대한 추완항소의 제기 등 법적 조치의 필요성을 제대로 설명해주지 않았으므로 패소한 A씨의 손해를 배상해야 한다"고 밝혔다. 안희길(41·사법연수원 31기) 서울중앙지법 민사공보판사는 "변호사의 위임사무 범위에 모든 일이 포함되는 것은 아니지만, 이 사건에서는 변호사가 선행판결의 기판력에 대해 알게된 이상 위임사무에 포함된다고 봐야 한다"고 밝혔다.
추완항소
기판력
선행판결
변호사위임사무
손해배상청구
설명의무
홍세미 기자
2013-09-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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