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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사일반
'남산 3억 원 사건 위증' 신상훈·이백순, 무죄 원심 '파기환송'
[판결] 공동피고인의 변론 분리 후 다른 공범 증인으로 출석해 허위 진술땐 “위증죄 처벌”
[대법원 판결] 공범인 공동피고인의 변론이 분리돼 다른 공범의 증인으로 참석한 경우, 자신의 방어권을 보장받기 위해서라도 허위 진술을 했다면 위증죄로 처벌받을 수 있다는 취지의 대법원 판단. 대법원 형사2부(주심 이동원 대법관), 2023도7528(2024년 2월 29일 판결) [판결 결과] 신상훈 전 신한금융지주 사장, 이백순 전 신한은행장이 자신들에 대한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횡령) 등 사건의 제1심 재판 중 변론이 분리된 상태에서 증언하면서 위증을 한 혐의로 기소된 사안에서 이들에게 무죄 판결한 원심을 파기환송. [쟁점] 피고인들이 공범인 공동피고인으로서 변론이 분리된 상태에서 서로에 대하여 한 증언에 대하여 위증죄로 처벌할 수 있는지 여부 [사실관계와 1,2심] 이른바 ‘남산 3억 원 사건’은 2008년 2월 라응찬 전 신한금융지주 대표가 이 전 은행장에게 지시해 남산자유센터 주차장에서 이명박 정권 실세와 관련된 것으로 추정되는 신원 미상자에게 당선 축하금 명목으로 현금 3억 원을 전달했다는 의혹을 받은 사건이다. 신 전 사장 등은 관련 재판에서 각각 증인으로 나와 3억 원의 전달 경위나 보고 사실 등에 대해 허위 증언한 혐의로 2019년 6월 기소됐다. 1,2심은 모두 무죄를 선고했다. [대법원 판단(요지)] 소송절차가 분리돼 피고인의 지위에서 벗어나면 다른 공동피고인에 대한 공소사실에 관해 증인이 될 수 있다. 형사소송법 제148조는 피고인의 자기부죄거부특권을 보장하기 위해 자기가 유죄판결을 받을 사실이 드러날 염려가 있는 증언을 거부할 수 있는 권리를 인정하고 있는데, 증언거부권 보장을 위해 형사소송법 제160조는 재판장이 증인신문 전에 증언거부권을 고지해야 한다고 규정한다. 따라서 소송절차가 분리된 공범인 공동피고인에 대해 자신의 범죄사실에 대해 신문한다고 하더라도 피고인으로서의 진술거부권 내지 자기부죄거부특권을 침해한다고 할 수 없다. 즉, 증인신문절차에서 형사소송법 제160조에 정해진 증언거부권이 고지되었는데도 피고인이 자기의 범죄사실에 대해 증언거부권을 행사하지 아니한 채 허위로 진술했다면 위증죄가 성립한다. 이 사건의 경우, 소송절차가 분리됐으므로 공범인 공동피고인의 지위에 있는 피고인들은 다른 공동피고인에 대해 증인적격이 있고, 증언거부권을 고지받았는데도 허위의 진술을 했다면 위증죄가 성립한다. 그런데 원심은 피고인들의 증언이 허위의 진술에 해당하는지 아무런 판단을 하지 않은 잘못이 있다. [관련 사건] 대법원 형사3부(주심 오석준 대법관)는 같은 날 ‘남산 3억 원’ 재판에서 위증한 혐의로 기소된 신한은행 전 임직원들에게 벌금형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2023도8518).
공범증인
허위진술
위증죄
박수연 기자
2024-03-18
금융·보험
민사일반
요양병원서 식사하다 쓰러져 사망<BR> ‘급성심근경색증’ vs ‘급성심근경색증과 질식’
[판결] 진료기록 촉탁 감정결과가 다르면 "신빙성 여부 판단 필요"
[대법원 판결] 동일한 감정사항에 대해 2개 이상의 감정기관이 서로 모순된 의견을 낸 경우, 감정 결과를 증거로 채용해 사실을 인정하려면 법원은 감정촉탁 결과의 보완을 명하거나, 증인신문, 사실조회 등 추가적인 증거조사를 통하여 각 감정기관의 견해를 구체적으로 심리·파악해 감정촉탁 결과의 신빙성 여부를 판단해야 한다는 대법원 판단. 대법원 민사2부(주심 천대엽 대법관), 2022다303216(2023년 4월 27일 판결) [판결 결과] 망인의 유족 A 씨가 보험사를 상대로 낸 보험금 소송에서 원고 일부승소 판결한 원심을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고법으로 환송. [쟁점] △두 개의 진료기록촉탁 감정결과의 결과가 상이할 경우 법원의 심리 방법 △상해보험 보험금청구권자의 증명책임 [1,2심과 사실관계] 망인의 상속인 A 씨는 보험사를 상대로 요양병원에서 식사를 하다가 쓰러진 뒤 사망한 망인이 급성심근경색증이 아닌 ‘질식’이라고 주장하면서 일반상해사망보험금을 청구했다. 그런데 변론과정에서 ‘질식이 발생한 후 급성심근경색증이 발생했거나 급성심근경색증이 발생한 후 질식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고 보아 공동 원인으로 추정하는 감정소견(C시 C의료원장)’과 ‘망인의 사인을 급성심근경색증의 단독 원인으로 추정한 감정소견(D대학 E병원장)’ 등 두 개의 상이한 진료기록감정촉탁 결과가 제출됐다. 한편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의 부검감정 결과는 급성심근경색이었다. 1,2심은 "망인이 음식물을 섭취하는 과정에서 구체적으로 정확히 알 수는 없으나 질식을 일으켰고 이것이 어떠한 방식으로든 망인의 사망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이는데, 오로지 급성 심근경색증이라는 내부적 요인으로 사망에 이르게 되었다고 보기 어렵고 질식이라는 급격하고도 우연한 외래의 사고가 공동 원인이 되어 사망에 이르게 됐다"며 원고 일부승소 판결했다. [대법원 판단 요지] "어떤 특정한 사항에 관하여 상반되는 여러 개의 감정 결과가 있는 경우 각 감정 결과의 감정 방법이 적법한지 여부를 심리·조사하지 않은 채 어느 하나의 감정 결과가 다른 감정 결과와 상이하다는 이유만으로 그 감정 결과를 배척할 수는 없다. 또 동일한 감정사항에 대해 2개 이상의 감정기관이 서로 모순되거나 불명료한 감정의견을 내놓고 있는 경우 법원이 그 감정 결과를 증거로 채용하여 사실을 인정하기 위해서는 다른 증거자료가 뒷받침되지 않는 한, 각 감정기관에 대해 감정서의 보완을 명하거나 증인신문이나 사실조회 등의 방법을 통해 정확한 감정의견을 밝히도록 하는 등 적극적인 조치를 강구해야 한다. 이는 전문적인 학식과 경험이 있는 사람이 작성한 감정의견이 기재된 서면이 서증의 방법으로 제출된 경우에 사실심 법원이 이를 채택해 사실인정의 자료로 삼으려 할 때에도 마찬가지로 적용될 수 있다. 상해의 요건인 '급격하고도 우연한 외래의 사고' 중 '외래의 사고'는 상해 또는 사망의 원인이 피보험자의 신체적 결함, 즉 질병이나 체질적 요인 등에 기인한 것이 아닌 외부적 요인에 의해 초래된 모든 것을 의미한다. 이러한 사고의 외래성 및 상해 또는 사망이라는 결과와 사이의 인과관계에 관하여는 보험금청구자에게 증명책임이 있다. A 씨가 보험사에 보험계약에 따른 보험금을 청구하고 있기 때문에 망인이 외래의 사고로 상해를 입었고, 망인의 상해와 사망 사이에 상당인과관계가 있다는 사정에 대한 증명책임은 A 씨에게 있다. 그러나 진료기록감정촉탁결과가 서로 엇갈리고, 국과수의 부검감정 결과도 급성심근경색이었다. 더구나 C의료원장에 대한 진료기록감정신청서의 감정 목적물 중 부검감정서가 포함돼 있고 감정사항 중에도 부검기록을 검토할 것이 기재되어 있음에도 신청서의 첨부서류 중 부검감정서가 누락되어 있어 부검감정서의 상세 내용에 대한 확인 및 검토가 이루어졌는지조차 알기 어렵다. 원심이 C의료원장의 견해를 채택하려면 감정촉탁 결과의 보완을 명하거나, 증인신문·사실조회 등 추가적인 증거조사를 통해 각 감정기관의 견해를 구체적으로 심리·파악해 감정촉탁 결과의 신빙성 여부를 판단했어야 한다."
진료기록감정
감정촉탁
증거
박수연 기자
2023-05-18
형사일반
독직폭행 고의, 상해 발생 사실 인정키 어려워<br> 대법원, 원심 확정
[판결] '한동훈 독직폭행 혐의' 정진웅, "무죄" 확정
<사진=연합뉴스> 채널A 사건 수사를 위한 압수수색 과정에서 한동훈 법무부 장관과 몸싸움을 벌여 독직폭행 혐의로 기소된 정진웅 법무연수원 연구위원에게 무죄가 확정됐다. 대법원 형사1부(주심 박정화 대법관)는 30일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상 독직폭행 혐의로 기소된 정 연구위원에게 무죄를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2022도10017). 정 연구위원은 서울중앙지검 형사1부장검사로 재직하던 2020년 7월 채널A 사건 수사와 관련해 당시 법무연수원 연구위원으로 있던 한 장관의 휴대전화 유심(USIM) 카드를 압수수색하는 과정에서 한 장관을 폭행해 전치 3주의 상해를 입힌 혐의로 지난해 10월 불구속 기소됐다. 1심은 "압수수색 영장 집행 과정에서도 피압수자 신체에 대한 물리력 행사는 엄격히 제한돼야 한다는 점에서 피고인의 행위는 비난가능성이 높다"며 정 연구위원에게 징역 4개월에 집행유예 1년, 자격정지 1년을 선고했다. 하지만 항소심은 무죄를 선고했다. 독직폭행의 고의와 상해 발생 사실을 인정하기 어렵다는 이유에서다. 항소심은 "압수수색영장 집행도 '재판, 검찰, 경찰 그 밖에 인신구속에 관한 직무'로 볼 수 있어 독직폭행에서의 '직무' 요건 해당성이 인정되지만, 피고인이 휴대전화를 확보하는 과정에서 피해자의 신체에 유형력을 행사하게 되는 결과의 발생 가능성에 대한 인식 및 그 결과 발생의 위험성을 용인하는 내심의 의사까지 있었다고 단정하기는 어렵다"고 판단했다. 또 "상해진단서 발급 이후 피해자의 실제 치료내역과 병가 사용, 상해진단서 발급 의사에 대한 증인신문 내용 등을 고려할 때 검사가 제출한 증거만으로 피해자가 약 3주간의 치료가 필요한 상해를 입었다는 사실이 합리적 의심의 여지 없이 증명되었다고 보기 어렵다"고 했다. 다만 항소심 재판부는 "독직폭행의 고의가 부족하다고 봐 형사적 책임이 없다고 판단했지만, 당시 직무집행이 정당하다고 판단한 것은 아니다"라며 "앞으로 남은 절차가 있겠지만 원래 직무에 복귀하게 되더라도 영장집행 과정에서 부족했던 부분과 피해자가 겪어야 했던 아픔에 대해 깊이 반성하고, 성찰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대법원은 "원심의 판단에, 논리와 경험의 법칙을 위반해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를 벗어나거나 독직폭행의 고의와 상해 등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잘못이 없다"며 이같은 원심을 확정했다. 이날 대법원 선고 직후 채널A 사건 수사팀장이었던 이정현 법무연수원 연구위원은 "정의의 최후 보루로서 일부 검사의 잘못된 기소에 대해 법과 정의에 부합하는 현명한 판결을 해준 사법부에 감사의 말씀을 드린다"는 입장을 밝혔다. 한동훈 법무부장관은 개인자격으로 입장을 내 "순간적으로 이뤄지는 유형력 행사와 그에 대한 고의를 인위적으로 분리한 것으로서 피해자 입장에서 납득하기 어려우나, 최종심인 대법원의 판결인만큼 존중한다"며 "다만 무죄를 선고한 항소심에서도 '당시 직무 집행이 정당했다고 인정하는 취지는 아니고, 영장 집행 과정에서 자신의 부족했던 부분과 피해자가 겪어야 했던 아픔에 대해 깊이 반성하면서 성찰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한 바 있으므로, 다시는 이러한 과오를 되풀이하지 않도록 성찰하는 것이 정상적인 공직자의 자세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한동훈
독직폭행
한수현 기자
2022-11-30
민사일반
전문직직무
“변호인 조력 받을 권리 침해”
[판결] '변론요지서' 미제출한 법무법인, 의뢰인에 3천만 원 배상
변호사가 변호를 맡은 형사사건 항소심에서 실수로 변론요지서를 제출하지 않았다가 소속 로펌과 함께 의뢰인에게 수천만 원의 위자료를 배상하게 됐다. 서울중앙지법 민사211단독 서영효 부장판사는 지난 7일 A 씨가 B 법무법인과 담당 변호인이었던 C 변호사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청구소송(2022가단3101)에서 "B 법인과 C 변호사는 공동해 A 씨에게 3000만 원을 지급하라"며 원고일부승소 판결했다. 사기 혐의로 기소된 A 씨는 2020년 2월 1심에서 징역 7년을 선고받고 항소하면서 B 법무법인을 선임했다. B 법무법인 측은 변호인 의견서를 제출하고 항소이유를 진술하는 등 변론을 진행했다. 하지만 문제가 생겼다. 결심공판 당시 항소심 재판부가 B 법무법인에 그동안의 증거 수집과 증인신문 등을 통해 밝혀진 사안을 '변론요지서'로 제출할 것을 요청했는데, B 법무법인은 작성한 '변론요지서'를 A 씨에게만 보내고 정작 재판부에는 제출하지 않았던 것이다. 이후 A 씨는 항소기각 판결을 선고받고, 대법원에서도 상고가 기각되자 B 법무법인 등을 상대로 "변론요지서 등의 미제출로 인해 방어권을 침해 받았다"며 소송을 냈다. B 법무법인 측은 "직원의 단순 실수"라고 해명하면서도 항소심 변론진행의 잘못을 인정해 수임료 3850만 원을 모두 A 씨에게 반환했다. 서 부장판사는 "B 법무법인은 항소이유에 대한 '변호인 의견서'를 제출하고 문서송부 촉탁과 증인신청 등 추가 증거수집 절차를 진행했다고 하더라도, 항소심에서 새롭게 이뤄진 증거수집 결과를 바탕으로 피고인의 항소이유를 다시 보충하거나 이를 명확히 함으로써 항소이유 유무에 관해 정확히 판단 받을 수 있도록 피고인의 방어권 행사에 실질적으로 조력해야 할 선량한 관리자의 주의의무를 소홀히 했다"고 밝혔다. 또 "B 법무법인 측의 변호활동 소홀로 A 씨가 항소심 판단을 받을 기회 자체를 원천적으로 박탈당한 것은 아니라 할지라도, 항소심 재판부가 심리를 종결하면서까지 적극적으로 제출하도록 권유한 '변론요지서'를 법원에 전혀 제출하지 않음으로써 형사사건 승패와는 무관하게 형사 피고인이었던 A 씨로서는 항소심에서 실질적으로 변호인의 조력을 받을 권리와 공정하고 적정한 재판을 받을 권리를 침해당한 것"이라며 "B 법무법인은 그로 인해 A 씨가 입은 정신적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C 변호사는 의뢰인인 A 씨를 위해 성실하게 소송사무를 수행하고, A 씨가 실질적 변호인 조력권을 잃지 않도록 세심하게 배려하고 챙겨야 할 선관주의 의무가 있음에도 이를 태만히 한 것은 C 변호사 자신의 과실이므로 B 법무법인의 책임과는 별도로 직접 A 씨에 대한 손해배상 책임을 부담한다"며 "A 씨에 대한 이들의 책임은 '부진정연대책임'이고, 소송위임 경위와 위임약정 내용, 변론요지서 미제출 경위, 종전 소송의 유죄판결 및 양형이유, 판결 결론의 파기가능성 유무, 수임료 전액 반환 등의 사정, 구속 피고인의 헌법상 권리침해라는 점에서 민사사건에 비해 그 침해의 정도와 손해배상액을 더 중하게 봐야 하는 점을 고려해 B 법무법인과 C 변호사가 공동해 배상할 위자료 액수를 3000만 원으로 정한다"고 판시했다.
변호사
선관주의의무
수임료
이용경 기자
2022-11-17
형사일반
대법원, 채무자 상해 혐의 조양은에 '증거 부족' 무죄 판결
[판결] 피고인이 반대신문 못한 증인의 신문조서는 증거능력 없다
검사 측 증인이 반대신문을 위한 공판기일에 불출석해 피고인에게 반대신문권이 보장되지 않았다면 그 증인의 법정진술이나 진술이 기재된 증인신문조서, 수사기관에서의 진술조서 등에 대한 증거능력을 인정할 수 없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대법원 형사2부(주심 천대엽 대법관)는 최근 폭력행위 등 처벌에 관한 법률 위반(집단·흉기 등 상해) 혐의로 기소된 폭력조직 '양은이파' 두목 조양은(72)씨에게 무죄를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2016도17054). 조씨는 2013년 필리핀 양헬레스 지역에서 자신의 지인에게서 200만원을 빌려간 A씨가 돈을 갚지 않자, 중간에서 A씨를 소개한 B씨에게 소음기를 단 권총을 머리에 겨누며 옷을 벗게 한 뒤 권총 손잡이와 손발로 수차례 때리고 신체 중요부위를 담뱃불로 지지는 등 3시간에 걸쳐 폭행한 혐의로 기소됐다. 피해자 B씨는 경찰과 검찰 수사과정에서 참고인으로 출석해 피해사실을 진술했다. 이어 1심 재판 2회 공판기일에 증인으로 출석해 검사의 주신문과 변호인의 일부 반대신문에 진술했다. 그런데 그는 변호인이 나머지 반대신문을 위해 속행된 4회 공판기일부터 법정에 출석하지 않았다. 1심은 6회 공판기일까지는 나머지 반대신문을 위해 증인신문절차를 속행하며 B씨에 대해 증인소환절차를 계속 진행했다. 하지만 이후 B씨가 소재불명 상태가 되자 더이상 증인소환절차를 진행하지 않고 9회 공판기일에 변론을 종결했다. 이후 1심 재판부는 2회 공판조서 중 증인신문조서에 기재된 B씨의 진술 등을 기초로 공소사실을 유죄로 판단해 A씨에게 징역 3년을 선고했다. 그러나 2심은 "증인신문조서에 대해 조씨 또는 변호인의 실질적 반대신문권이 보장되지 않은 하자가 있다"며 증거능력을 인정하지 않고, B씨에 대한 검찰·경찰 각 진술조서에 대해서도 형사소송법 제312조 2항, 제314조에서 규정한 전문법칙의 예외 요건을 충족하지 못했다며 증거능력을 부정한 다음 나머지 증거들만으로는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하기 부족하다며 무죄를 선고했다. 대법원은 이 같은 원심 판단이 옳다고 봤다. 재판부는 증인신문조서와 관련해 "형사재판에서 증거는 법관의 면전에서 진술·심리돼야 한다는 직접주의와 피고인에게 불리한 증거에 대해 반대신문할 수 있는 권리를 원칙적으로 보장하고 있는데, 이러한 반대신문권의 보장은 피고인에게 불리한 주된 증거의 증명력을 탄핵할 수 있는 기회가 보장돼야 한다는 점에서 형식적·절차적인 것이 아니라 실질적·효과적인 것이어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피고인에게 불리한 증거인 증인이 주신문과 달리 반대신문에 대해서는 답변을 하지 않는 등 진술내용의 모순이나 불합리를 증인신문 과정에서 드러내 탄핵하는 것이 사실상 곤란했고, 그것이 피고인이나 변호인의 책임 있는 사유에 기인한 것이 아니라면, 관계 법령의 규정 혹은 증인의 특성 기타 공판절차의 특수성에 비춰 이를 정당화할 수 있는 특별한 사정이 존재하지 않는 한 실질적 반대신문권의 기회가 부여되지 않은 채 이뤄진 증인의 법정진술은 위법한 증거로서 증거능력을 인정하기 어렵고, 이 경우 피고인의 책문권 포기로 그 하자가 치유될 수 있지만 책문권 포기의 의사는 명시적인 것이어야 한다"고 설명했다. 재판부는 또 진술조서와 관련해서도 "형사소송법 제314조에서 '그 진술이 특히 신빙할 수 있는 상태 하에서 행해졌음'이라는 것은 진술 내용이나 조서의 작성에 허위개입의 여지가 거의 없고, 진술 내용의 신빙성이나 임의성을 담보할 구체적·외부적인 정황이 있는 경우를 가리키고 이에 대한 증명은 그러할 개연성이 있다는 정도로는 부족하고 합리적 의심의 여지를 배제할 정도에 이르러야 한다"며 "형사소송법은 수사기관에서 작성된 조서 등 서면증거에 대해 일정한 요건 아래 증거능력을 인정하는데 이는 실체적 진실발견의 이념과 소송경제의 요청을 고려해 예외적으로 허용하는 것이므로 그 증거능력 인정 요건에 관한 규정은 엄격하게 해석·적용해야 한다"고 했다. 아울러 "형사소송법 제312조, 제313조는 진술조서 등에 대해 피고인이나 변호인의 반대신문권이 보장되는 등 엄격한 요건이 충족될 경우에 한해 증거능력을 인정할 수 있도록 함으로써 직접심리주의 등 기본원칙에 대한 예외를 정하는데, 같은 법 제314조는 원진술자나 작성자가 사망·질병·외국거주·소재불명 등의 사유로 공판준비 또는 공판기일에 출석해 진술할 수 없는 경우에 그 진술이 특히 신빙할 수 있는 상태 하에서 행해졌다는 점이 증명되면 원진술자 등에 대한 반대신문의 기회조차도 없이 증거능력을 부여할 수 있도록 함으로써 보다 중대한 예외를 인정한 것이므로 그 요건은 더욱 엄격하게 해석·적용해야 한다"며 "이 사건에서 피해자의 수사기관에서의 각 진술이 법정에서의 반대신문 등을 통한 검증을 거치지 않더라도 진술의 신빙성과 임의성을 충분히 담보할 수 있는 구체적이고 외부적인 정황이 있다는 점을 검사가 증명한 것으로 볼 수 없다"고 판시했다.
증거능력
반대신문
증인신문조서
박수연 기자
2022-04-11
형사일반
[판결] 김학의 前 법무부 차관, '별장 성접대 의혹' 파기환송심서 "무죄"
검사의 증인신문 전 증인 회유 의혹으로 판결이 파기된 김학의(66·사법연수원 14기) 전 법무부 차관의 뇌물수수 혐의에 대한 환송심에서 무죄가 선고됐다. 지난 2013년 이른바 '별장 성접대' 의혹으로 김 전 차관이 차관직에서 물러난 이후 9년만에 나온 사법부의 사실상 마지막 결론이다. 서울고법 형사3부(재판장 박연욱 부장판사)는 27일 김 전 차관의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상 뇌물수수 혐의 파기 환송심에서 무죄를 선고했다(2021노995). 재판부는 핵심 쟁점인 최모씨의 진술에 대해 증거능력을 인정하면서도 신빙성은 없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검사의 증인 사전면담으로 증인의 법정진술이 임의로 된 것이 아닌 때에 형사소성법 제317조 제1항에 따라 증거능력이 없다고는 할 수 있다"며 "진술경위와 태도 등에 비춰 최모씨의 법정진술은 임의성이 있다"고 밝혔다. 또 "검사의 증인 사전면담에서 절차 위법이 있더라도 최모씨의 법정진술 그 자체는 공판중심주의와 직접심리주의를 위반하는 등 위법이 없고, 임의성을 의심할 만하다고 단정할 수 없다면 그 절차 위법의 정도가 크다고 할 수도 없다"며 "법정진술을 위법수집증거라고 해 증거능력이 없다고 할 수는 없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진술조서 등을 제시받는 증인의 입장에서는 법정에서도 그 내용에 따라 진술해야 할 것 같은 압박을 느낄 수도 있다"며 "증인 사전면담 과정에 관한 기록이 없고, 최모씨의 진술도 불명확해 검사가 증인에 대한 회유나 압박 등이 없었다는 사정을 명확히 증명했다고 보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김 전 차관이 직무에 관해 뇌물을 수수했다거나 공무원의 지위를 이용해 다른 공무원의 직무에 속한 사항의 알선에 관해 뇌물을 수수했다고 인정할 증거가 없다"고 판시했다. 김 전 차관은 2007년 1월부터 이듬해 2월까지 건설업자 윤중천씨로부터 1억3000만원 상당의 뇌물을 받은 혐의로 기소됐다. 이와 함께 2003~2011년 최모씨에게 4300여만원을 받고, 모 저축은행 회장 김모씨로부터 인척 명의 계좌로 1억5000여만원의 금품을 수수한 혐의도 받았다. 김 전 차관은 1심에서 무죄, 2심에서는 최씨로부터 4300만원 상당의 경제적 이익을 제공 받은 점에 대해 유죄가 인정돼 징역 2년 6개월과 벌금 500만원을 선고 받았다. 그러나 대법원은 지난 6월 김 전 차관의 재판과정에서 검사의 증인사전면담 이후에 이뤄진 법정진술 증언의 신빙성이 담보되지 않았다며 원심을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고법으로 돌려보냈다(2020도15891).
별장성접대
특정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
김학의
뇌물수수
한수현 기자
2022-01-28
형사일반
검사가 회유·압박 없었다는 점 증명 못하면<br> 증인의 법정 진술은 신빙성 인정하기 어렵다<br> '김학의 뇌물수수 유죄' 선고 원심 파기 환송
[판결] 대법원, '재판 전 증인면담' 검찰 관행에 제동
검사가 증인신문 전에 증인을 소환해 면담했다면 회유나 압박 등으로 증인의 법정진술에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는 점을 검사가 증명하지 못하면 증인의 법정진술은 신빙성을 인정하기 어렵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건설업자 별장 성접대 의혹'에 연루돼 기소됐다가 항소심에서 유죄 판결을 받은 김학의(65·사법연수원 14기) 전 법무부 차관 사건에서다. 법조계는 검찰이 공판에 앞서 증인을 소환·면담함으로써 증언 내용에 영향을 주는 관행에 제동을 건 것이라는 평가다. 대법원 형사3부(주심 이흥구 대법관)는 10일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상 뇌물 혐의로 기소된 김 전 차관에게 징역 2년 6개월과 500만원, 추징금 4300만원을 선고한 원심을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고법으로 돌려보냈다(2020도15891). 지난해 10월 항소심에서 실형을 선고받고 법정구속됐던 김 전 차관은 이날 보석 허가 결정으로 풀려났다. 재판부는 "검사가 공판기일에 증인으로 신청해 신문할 사람을 미리 수사기관에 소환해 면담하는 절차를 거친 후 증인이 법정에서 피고인에게 불리한 내용의 진술을 한 경우, 검사가 증인신문 전 면담 과정에서 증인에 대한 회유나 압박, 답변 유도나 암시 등으로 증인의 법정진술에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는 점이 담보되어야 증인의 법정진술을 신빙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어 "검사가 증인신문 준비 등 필요에 따라 증인을 사전 면담할 수 있다고 하더라도 법원이나 피고인의 관여 없이 일방적으로 사전 면담하는 과정에서 증인이 훈련되거나 유도돼 법정에서 왜곡된 진술을 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며 "증인에 대한 회유나 압박 등이 없었다는 사정은 검사가 증인의 법정진술이나 면담과정을 기록한 자료 등으로 사전면담 시점, 이유와 방법, 구체적 내용 등을 밝힘으로써 증명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재판부는 또 "검사는 1심과 원심에서 두 차례에 걸쳐 증인신문 전에 모 증인을 소환해 면담했는데, 면담 과정에서 이 증인은 자신의 검찰 진술조서와 제1심 법정진술 내용을 확인했을 뿐만 아니라 검사에게 법정에서 증언할 사항을 물어보기까지 했다"며 "그 직후 이뤄진 증인신문에서 1998년께 있은 증인의 뇌물공여 사건 및 차명 휴대전화와 관련해 종전 진술을 번복했고, 수원지검 사건에 대해서는 피고인에게 불리한 진술을 점점 구체적으로 했다"고 했다. 이어 "이 증인은 1심과 원심 법정에서 진술하기 전에 검찰에 소환돼 면담하는 과정에서 수사기관의 회유나 압박, 답변 유도나 암시 등의 영향을 받아 종전에 한 진술을 공소사실에 부합하는 진술로 변경하였을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며 "검사가 증인신문 전 면담 과정에서 회유나 압박 등으로 이 증인의 법정진술에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는 점을 증인의 진술 등으로 증명하지 못하는 한, 원심이 1심과 달리 유죄로 판단한 근거가 된 증인의 수원지검 사건 관련 각 법정진술 및 차명 휴대전화 관련 원심 법정진술은 신빙성을 인정하기 어렵다"고 판시했다. 김 전 차관은 2007년 1월부터 이듬해 2월까지 건설업자 윤중천씨로부터 1억3000만원 상당의 뇌물을 받은 혐의로 기소됐다. 이와 함께 2003~2011년 최모씨에게 4300여만원을 받고, 모 저축은행 회장 김모씨로부터 인척 명의 계좌로 1억5000여만원의 금품을 수수한 혐의도 받았다. 1심은 김 전 차관의 금품 수수 혐의에 대해서는 공소시효 만료 및 증거부족을 이유로, 성접대를 받았다는 혐의에 대해서는 마지막 범죄행위가 종료된 2008년 2월로부터 10년이 지나 공소시효가 만료됐다는 이유로 무죄를 선고했다. 그러나 2심은 최씨로부터 4300만원 상당의 경제적 이익을 제공 받은 점을 유죄로 판단해 징역 2년 6개월 및 벌금 500만원을 선고했다. 다만 윤씨와 관련된 뇌물수수 등 혐의는 모두 무죄 또는 면소판결했다. 그러나 대법원은 이날 김 전 차관 재판과정에서 검사의 증인사전면담 이후에 이뤄진 법정진술 증언의 신빙성이 담보되지 않았다며 사건을 서울고법으로 돌려보냈다. 한편 김 전 차관의 성접대 의혹 등을 수사하고 기소한 법무부 검찰과거사위원회 수사권고 관련 수사단은 대법원 판결에 대해 "증인 사전면담은 검찰사건사무규칙 189조에 근거한 적법한 조치이고, 증인을 상대로 한 회유나 압박은 전혀 없었다"며 "파기환송심에서 유죄를 입증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특정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
뇌물
김학의
뇌물수수
박미영 기자
2021-06-10
헌법사건
‘형사소송비용 피고인에 부담’ 형소법은 합헌
법원이 형사재판을 받은 피고인에게 소송비용을 부담시키는 근거인 형사소송법 제186조는 합헌이라는 헌법재판소 첫 결정이 나왔다. 법조계에서는 이번 헌재 결정을 계기로 유죄가 명백한 상황인데도 불필요한 증인신문이나 감정 등을 신청해 악의적으로 재판을 지연시키는 등 방어권을 남용하는 피고인에 대해서는 적극적으로 형사소송비용을 부담시켜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헌재는 A씨가 "형사소송법 제186조 1항은 위헌"이라며 낸 헌법소원 사건(2018헌바224)에서 최근 재판관 전원일치 의견으로 합헌 결정했다. 민사소송의 경우 소송비용은 민사소송법 제98조 등에 따라 원칙적으로 패소한 당사자가 부담하고, 승소자가 재판을 지연시키는 등 예외적인 경우에만 승소한 당사자에게도 소송비용을 부담하도록 하고 있다. 형사소송의 경우에는 형소법 제186조 등이 소송비용부담 관련 내용을 규정하고 있다. 이에 따르면 법원이 형의 선고를 하는 때에는 피고인에게 소송비용의 전부 또는 일부를 부담하게 해야 한다. 다만, 피고인의 경제적 사정으로 소송비용을 납부할 수 없는 때에는 예외로 한다. 그러나 법원은 대부분의 재판에서 단서조항을 적용해 소송비용을 피고인에게 부담시키지 않고 국가 비용으로 처리하고 있다. 법원이 피고인에게 부담시킬 수 있는 소송비용은 △증인·감정인·통역인 또는 번역인의 일당·여비 및 숙박료 △감정인·통역인 또는 번역인의 감정료·통역료·번역료 기타 비용 △국선변호인의 일당·여비·숙박료 및 보수 등 크게 세가지다. 이에 따라 재판부는 형을 선고할 때 피고인에게 이들 비용 전부 또는 일부를 부담하게 해야 한다. 구체적인 소송비용액수를 산정해 선고할 수도 있지만, 통상 '소송비용 전부' 또는 '소송비용중 5분의 4'와 같은 형식으로 선고된다. 이 경우 구체적인 금액산정은 소송비용집행을 맡는 검찰이 한다. 검찰은 재판부에 소송비용자료 등을 확인하고 구체적인 액수를 산정한 다음 집행에 들어간다. 이에 따라 피고인이 내야 할 소송비용은 적게는 수만원 혹은 수십만원에 머물수도 있지만, 감정료의 경우 상황에 따라 수백만원이 될 수도 있다. 검찰은 일단 피고인의 자진납부를 통보하지만, 자진납부하지 않을 경우 국세징수법에 따른 체납처분집행방식을 통해 강제징수하게 된다. 대검찰청은 2015년 8월 △피고인이 오직 벌금을 감경받을 목적으로 정식재판을 청구하고 불필요한 증인신문 등이 이뤄지게 해 소송비용을 발생시킨 경우 △피고인이 위증을 교사해 증인이 위증을 한 경우 △피고인이 공소사실을 부인하면서 불필요한 감정을 청구한 경우 △증인·감정인 신문기일에 정당한 이유 없이 피고인이 불출석한 경우 △식품위생법 위반 등으로 단속돼 약식명령이 발령됐으나 영업정지 등의 행정처분을 막거나 지연시킬 목적으로 정식재판을 청구한 경우 등에 대해서는 낭비된 소송비용을 피고인이 부담하도록 재판부에 적극적으로 의견을 내라고 전국 검찰청에 지시하기도 했다. 사기 혐의로 기소된 A씨는 1심에서 "벌금 700만원과 소송비용을 부담한다"는 판결을 선고받았다. 이에 반발한 A씨는 항소했고, 항소심 중 소송비용 부담의 근거가 된 형사소송법 제186조에 대한 위헌법률심판제청을 신청했으나 기각되자 헌법소원을 냈다. A씨는 "피고인에게 소송비용을 부담하도록 하면 방어권 행사가 어려워지므로 공정한 재판을 받을 권리를 침해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헌재는 "형소법 제186조는 형사재판절차에서 피고인의 불필요하고 무익한 방어 방법의 제출이나 정식재판 청구 또는 상소의 남용을 방지하는 측면이 있다"며 "법원은 피고인의 방어권 행사의 적정성, 경제적 능력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그에게 소송비용을 부담시킬 것인지 여부 및 그 정도를 재량으로 정함으로써 사법제도의 적절한 운영을 도모할 수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소송비용은 '형사소송비용 등에 관한 법률'에서 정한 증인·감정인·통역인 또는 번역인과 관련된 비용 등으로 제한되어 있다"며 "또 소송비용의 부담을 정함에 있어 피고인의 경제적 능력을 고려하도록 하고 있으며, 추후 빈곤을 이유로 소송비용 재판의 집행을 면제받을 수 있도록 정해 소송비용의 부담이 경제적 능력이 부족한 피고인의 방어권 행사를 위축시키지 않도록 배려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를 종합하면 해당 조항이 피고인의 소송비용 부담과 관련해 입법재량의 한계를 일탈한 것으로 볼 수 없으므로 A씨의 재판청구권을 침해하지 않는다"고 했다. 헌재 관계자는 "형사소송법 제186조에 대한 헌재의 첫 결정"이라며 "이 조항은 피고인의 방어권 행사의 남용을 방지함으로써 사법절차의 적정을 도모할 수 있는 데다, 피고인이 부담하는 소송비용의 범위가 제한적이며 경제적 사정을 고려해 정하도록 되어 있고, 추후 빈곤을 이유로 집행면제를 받을 수 있는 점 등을 고려할 때 국민의 재판청구권을 침해하지 않는다고 판단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부장판사 출신의 한 변호사는 "'밑져야 본전'이라는 식으로 억지 주장을 하는 등 악의적으로 재판을 질질 끄는 피고인의 소송비용까지 국가가 부담하는 것은 국민 세금을 낭비하는 것"이라며 "이 경우 형사소송법에 정해진 피고인 소송비용 부담 규정을 활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지적했다. 한 판사는 "불필요한 증인을 무리하게 많이 부른다거나 감정을 과다하게 하는 경우 등에는 이에 소요된 비용을 피고인에게 부담하게 하는 경우도 있다"며 "기본적으로 수사, 기소, 재판까지 국가가 모든 비용을 부담하고 있는 부분은 다시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증인신문
방어권
소송비용
형사소송법
손현수 기자
2021-03-08
형사일반
[판결] '이재록 목사 피해자 정보유출 혐의' 법원 직원, 1심서 실형
이재록 만민중앙성결교회 목사와 관련된 성폭력 사건의 피해자 정보를 유출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법원 직원과 교회 집사에게 실형이 선고됐다. 서울중앙지법 형사20단독 권희 부장판사는 14일 개인정보보호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법원 직원이자 교회 신도인 A(41)씨와 교회 집사 B(45)씨에게 각각 징역 1년 6개월을 선고했다. 함께 재판에 넘겨진 동료 법원 직원 C(38)씨에게는 징역 6개월에 선고유예 판결했다(2018고단5959). 최씨는 지난해 7~8월 법원 내부 전산망을 통해 이 목사의 성폭행 사건 피해자들 실명과 증인 출석 일정 등을 빼내 집사 B씨에게 알려준 혐의를 받는다. 이 목사의 재판이 불리하게 돌아가자 휴직 중이던 A씨가 동료인 C씨에게 피해자들의 실명과 증인신문 일정을 부탁했고, C씨가 이를 사진으로 촬영해 건네면서 신도들 사이에 피해자 정보가 퍼진 것으로 조사됐다. 권 부장판사는 A씨에 대해 "법원 공무원으로서 본인의 행동이 초래할 위험성을 잘 알고 있었을 것임에도 구체적 사정을 모르는 C씨로부터 개인정보를 받고 전파력이 강한 정보통신망에 이를 게재해 돌이킬 수 없는 피해를 줬다"고 밝혔다. B씨에 대해서도 "본인의 신념에 기한 것이라곤 하나 A씨가 제공한 정보에 기초해 여러 차례 피해자들의 신상을 정보통신망에 게재하고, 이 목사의 재판에 영향을 주기 위해 피해자들을 무고자로 몰아가는 등 죄질이 좋지 않다"고 지적했다. C씨에 대해서는 "직위를 이용해 성범죄 사건의 증인에 관한 내용을 여과 없이 유출한 것은 공무상 비밀누설죄에 해당한다"면서도 "해당 사건과 무관한 상태에서 동료인 A씨의 요청을 받고 정보를 누설해 경위에 참작할만한 사정이 있다"고 했다. 신도를 상습 성폭행한 혐의로 기소된 이 목사는 지난해 11월 1심에서 징역 15년을 선고받고 현재 항소심 재판중이다.
이재록
개인정보보호법
피해자정보유출
박수연 기자
2019-02-15
[판결](단독) 대법원 “1심 사실인정 판단 함부로 뒤집지 마라”
항소심이 별다른 추가조사도 없이 증인 진술의 신빙성 유무에 대한 1심 판단을 함부로 뒤집어서는 안 된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공판중심주의와 실질적 직접심리주의를 강조한 판결로, 항소심이 1심 판단을 함부로 뒤집어서는 안 된다는 기존 대법원 입장(2006도4994 등)을 재차 강조한 판결로 평가된다. 대법원 형사2부(주심 김소영 대법관)는 산지관리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최모(72)씨에게 무죄를 선고한 원심을 파기하고 최근 사건을 청주지법으로 돌려보냈다(2017도7871). 최씨는 2015년 1월 산지 개간사업 시행계획을 승인 받아 공사를 진행하던 중 산지전용허가를 받지 않고 굴삭기 업자인 민모씨에게 근처에 있는 자신의 땅에 불법으로 성토(盛土)하도록 지시한 혐의로 기소됐다. 최씨는 재판 과정에서 "개간허가지 공사를 민씨에게 도급을 줬는데 민씨가 임의로 성토를 한 것"이라며 "자신은 관여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반면 민씨와 포크레인 기사 이모씨는 "최씨의 지시를 받았다"고 주장했고 1심 법정에 증인으로 출석해서도 같은 취지로 진술했다. 1심은 "민씨와 이씨의 진술이 일관되고 구체적이며, 이씨가 민씨의 편을 들어 허위증언을 할 만한 뚜렷한 이유가 없다"며 최씨에게 벌금 300만원을 선고했다. 그러나 2심은 추가 증거조사 없이 두 차례의 공판기일을 진행한 후 "민씨는 공사대금 중 잉여토사를 외부로 반출하는 비용이 책정돼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단 1대 분량의 토사도 외부로 반출하지 않아 계약을 위반했으므로 그 이유를 채권자인 최씨의 지시에 의한 것이라고 거짓말할 동기가 있는 반면, 최씨는 굳이 형사처벌까지 각오하고 성토를 지시할 동기가 없다"면서 "민씨의 진술은 자신의 범법행위에 따른 책임을 최씨에게 전가하기 위한 의도적인 위증으로 보인다"며 1심을 취소하고 최씨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대법원은 항소심 판단이 잘못됐다고 지적했다. 재판부는 "형사공판절차에서 1심이 증인신문 절차를 진행한 뒤 그 진술의 신빙성 유무를 판단할 때는 진술 내용 자체의 합리성이나 모순 외에도 법관의 면전에서 선서한 후 공개된 법정에서 진술에 임하고 있는 증인의 모습이나 태도, 진술의 뉘앙스 등 증인신문조서에는 기록하기 어려운 여러 사정을 직접 관찰함으로써 얻게 된 심증까지 모두 고려해 신빙성 유무를 평가하게 된다"며 "이에 비해 항소심의 판단은 증인신문조서를 포함한 기록만 그 자료로 삼게 되므로 본질적인 한계를 지니게 된다"고 밝혔다. 이어 "우리 형사소송법이 채택하고 있는 직접심리주의의 정신에 따라 1심 증인의 진술에 대한 1심과 항소심의 신빙성 평가방법의 차이를 고려해 보면, 1심 증인이 한 진술의 신빙성 유무에 대한 1심의 판단이 명백하게 잘못되었다고 볼 특별한 사정이 있거나, 1심의 판단을 그대로 유지하는 것이 현저히 부당하다고 인정되는 예외적인 경우가 아니라면, 항소심으로서는 1심 증인이 한 진술의 신빙성 유무에 대한 1심의 판단이 항소심의 판단과 다르다는 이유만으로 이에 대한 1심의 판단을 함부로 뒤집어서는 안 된다"고 설명했다. 또 "항소심이 공소사실에 부합하는 증인들의 1심 법정진술의 신빙성을 인정한 1심 판단을 뒤집기 위해서는 그러한 1심의 판단을 수긍할 수 없는 충분하고도 납득할 만한 현저한 사정이 나타나는 경우여야 하는데, 원심이 지적한 사정들은 수사 및 1심 과정에서 이미 지적되었던 사정들로 1심이 법정진술의 신빙성을 판단하면서 이미 고려했던 사정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최씨의 주장에 따르면 잉여 토사를 인접토지에 성토하는 행위는 공사계약을 위반하는 행위인데 3~4일에 한번씩 공사현장을 방문한 최씨가 이를 몰랐을리 없음에도 이를 막지 않고 공사대금을 지급한 것은 이례적"이라며 "그 외 송금내역 등 원심이 판단 근거로 삼은 사정 등은 오히려 증인들의 1심 법정진술과 부합하므로, 원심 판결에는 공판중심주의와 직접심리주의의 원칙을 위반한 위법이 있고 이는 판결결과에 영향을 미쳤음이 명백해 그대로 유지될 수 없다"고 판시했다.
산지관리법
시행계획
산지전용허가
공판기일
허위증언
진술
증인
공판중심주의
실질적직접심리주의
이세현 기자
2018-04-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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