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업정보제공사이트 운영자는 구인광고를 올린 구인업체의 신원을 확인할 의무가 없으므로 구인광고에 구인업체의 이름과 주소가 잘못 기재돼 있다는 이유로 징계를 하는 것은 부당하다는 판결이 나왔다.
서울고법 행정8부(재판장 김유진 부장판사)는 A씨가 고용노동부 장관을 상대로 낸 사업정지처분 취소소송(2020누37033)에서 최근 원고승소 판결했다.
직업정보제공사이트를 운영하고 있는 A씨는 2018년 고용노동부로터 1개월 사업정지처분을 받았다. A씨가 사이트에 게재한 구인광고 6건의 업체명과 주소가 허위로 기재됐다는 이유에서였다. 이에 반발한 A씨는 소송을 제기했다.
“구인업체 신원확인 의무 없어”
재판에서는 직업안정법 제25조 및 같은법 시행령 제28조는 직업정보제공사업자는 '구인자의 신원이 확실하지 아니한 구인광고'를 게재해서는 안 된다고 규정하고 있다.
재판부는 "직업안정법 시행령 제28조는 게재가 금지되는 구인광고의 유형으로 '구인자의 업체명 등이 표시돼 있지 않은 경우' 또는 '구인자의 연락처가 사서함 등으로 표시된 경우'만을 한정하고 있을 뿐 그 밖의 경우를 예시하거나 '구인자의 업체명, 성명, 연락처가 진실에 부합해야 한다'는 내용은 명시하고 있지 않다"고 밝혔다.
서울행정법원
원고승소 판결
이어 "직업안정법은 직업정보제공사업자의 경우에는 구인자의 신원과 사업장 소재지 등을 확인할 의무에 관한 규정을 두고 있지 않다"며 "거짓 구인광고 등의 금지 규정의 적용 대상에서도 직업정보제공사업자를 제외하고 있는 점에 비춰 볼 때, 직업안정법은 직업정보제공사업자에 대해 구인광고에 기재된 구인자의 업체명 등이 진실에 부합하는지 여부를 확인할 의무까지 당연히 전제하고 있는 것은 아니라고 보인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A씨의 사이트에서는 구인자가 광고 게재를 위해 회원가입을 해야하고 그 과정에서 본인임을 확인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구인광고에 구인자의 업체명 등이 모두 구체적으로 기재됐고 구인자가 실재하지 않는다고 볼 수 없는 이상 설령 그 정보가 진실에 부합하지 않는다고 해도 A씨가 시행령이 정하는 준수사항을 위반했다고 판단할 수 없다"고 판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