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 유죄판결이 확정돼 형기를 마친 사람에게도 전자발찌 부착명령을 내릴 수 있도록 한 전자장치 부착법 규정은 합헌이라는 헌법재판소 결정이 나왔다.
현행 전자발찌법부칙 제2조1항은 '법시행 당시 징역형 이상의 형, 치료감호 또는 보호감호의 집행종료일까지 6개월 이상 남은 출소예정자, 징역형 등의 집행종료일까지 6개월 미만이 남은 출소임박자 및 출소자 중 다시 성폭력 범죄를 저지를 위험성이 있다고 인정되는 사람에 대해 부착명령을 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헌재는 27일 충주지원이 전자발찌 부착 대상자를 소급 적용할 수 있도록 한 '특정 성폭력 범죄자에 대한 위치추적 전자장치 부착에 관한 법률(전자장치 부착법)' 부칙 제2조1항에 대해 제청한 위헌법률심판사건(☞ 2010헌가82)에서 재판관 5(위헌):4(합헌)의 의견으로 합헌결정을 내렸다.
헌재는 결정문에서 "전자장치 부착명령은 전통적 의미의 형벌이 아닐 뿐 아니라, 성폭력 범죄자의 성행교정과 재범방지를 도모하고 국민을 성폭력범죄로부터 보호한다는 공익을 목적으로 한다"며 "부착명령은 범죄행위를 한 사람에 대한 응보를 주된 목적으로 책임을 추궁하는 사후적 처분인 형벌과 구별되는 보안처분으로 소급효금지원칙이 적용되지 않는다"고 밝혔다. 이어 "전자장치의 부착을 통해 피부착자의 행동 자체를 통제하는 것도 아니라는 점에서 자유를 박탈하는 구금과는 구별되고 부착명령이 내려졌을 때 처벌적인 효과가 있다고 보기 어렵다"고 덧붙였다.
반면 이강국·박한철·김이수·이진성 재판관은 이미 형 집행이 종료된 사람에게도 부착명령을 소급해 내릴 수 있게 한 부분은 위헌이라는 일부 위헌 의견을, 송두환 재판관은 전자장치 부착은 형벌적 성격이 강해 법 시행 이전에 범죄를 저지른 사람에게 소급하는 것 전부가 위헌이라는 반대의견을 냈다.
김씨는 2005년 12월~2006년3월 전북 완주군에서 8세 아동을 2회 이상 성추행한 혐의로 기소돼 2006년 10월 징역 4년을 선고받고 2010년 8월 형 집행이 종료됐다. 같은 달 충주지원은 형기를 마친 김씨에 대해 검찰이 전자장치부착명령을 청구하자 "전자발찌부착명령과 같은 보안처분에 대해서는 소급입법금지의 원칙이 적용돼야 한다"며 헌재에 위헌제청신청을 했다.
법무부는 합헌 결정 직후 "향후 2027명~2623명이 추가로 전자발찌를 부착함으로써 현재 1040명 대비 최대 3.5배 이상의 대상자 급증이 예상된다"며 "신속한 전자발찌부착과 강화된 관리감독을 실시하는 등 재범예방에 만전을 기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