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의 지리적 명칭과 대학교를 합성한 단어도 상표 등록을 할 수 있다는 판결이 나왔다.
특허법원 특허3부(재판장 정준영 부장판사)는 아메리칸 유니버시티(AMERICAN UNIVERSITY)가 특허청장을 상대로 낸 서비스표·상표 출원신청 거절결정 취소소송(2015허642)에서 최근 원고승소 판결했다.
일반인들이 합리적인 정보를 바탕으로 AMERICAN UNIVERSITY를 미국의 특정 대학 명칭으로 쉽게 인식할 수 있어 식별성이 있다는 이유때문이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아메리칸 유니버시티는 1893년 미국 워싱턴 D.C에 설립된 이래 100년 이상 'AMERICAN UNIVERSITY'를 학교 명칭으로 사용하고 있어 교육서비스를 받기 원하는 사람들이 대부분 대학교 명칭으로 알고 있다"며 "포털사이트에서도 AMERICAN UNIVERSITY로 검색하면 수천, 수만 건의 아메리칸 유니버시티 대학 관련 글이 나온다"고 밝혔다.
이어 "AMERICAN UNIVERSITY를 '미국의 대학' 또는 '미국의 대학에서 제공하는 또는 미국식으로 진행되는 교육 서비스'의 의미로 사용하거나 제3자가 제공하는 서비스와 혼동해 사용한 사례도 없다"고 설명했다.
아메리칸 유니버시티는 2012년 6월 자신들이 미국에서 쓰는 대학 명칭인 AMERICAN UNIVERSITY를 특허청에 출원신청했다. 그러나 특허청은 "일반 수요자들이 '미국의 대학에서 제공하는 또는 미국식으로 진행되는 서비스'로 인식하기 쉽다"며 "서비스표의 식별력이 없다"며 등록을 거절했다. 이에 아메리칸 유니버시티는 2013년 10월 특허심판원에 불복심판을 청구했으나 기각당하자 소송을 냈다.
특허법원 관계자는 "단어들을 기계적으로 분리해 관찰하면 지리적 명칭이 들어가있어 표장이 등록이 안 되는 사안이지만, 이 사건들과 같이 단어들이 특정 대학명칭으로 널리 사용돼왔고 수요자들이 합리적 정보를 바탕으로 특정대학교 명칭임을 충분히 예측할 수 있다면 식별력이 있다고 본 판결"이라고 말했다.
앞서 대법원 특별1부(주심 김용덕 대법관)는 올해 1월 지리적 명칭과 대학교를 합성한 '서울대학교'도 상표로 등록할 수 있다고 판결했다(2014후2283).
대법원은 서울대학교산학협력단이 "서울대학교라는 명칭의 상표 등록을 거절한 특허심판원의 심결을 취소해달라"며 낸 상표출원 신청거절 취소소송(2014후2283)에서 "현저한 지리적 명칭인 '서울'과 흔히 있는 명칭인 '대학교'가 불가분적으로 결합해 단순히 '서울에 있는 대학교'라는 의미가 아니라 '서울특별시 관악구 등에 소재하고 있는 국립종합대학교'라는 새로운 관념이 일반 수요자 사이에 형성돼 충분한 식별력을 가진다고 판단한 원심은 정당하다"며 서울대 측의 손을 들어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