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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원심 파기환송
[판결] “토지조사 안하고 재산세 부과해도 명백한 하자 아냐”
제주시 애월읍의 한 목장에서 말들이 한가로이 풀을 뜯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과세당국이 토지 현황조사를 제대로 하지 않은 채 재산세를 잘못 부과했더라도 이는 ‘중대하고 명백한 하자’로 볼 수 없어 무효가 아닌 취소사유라는 대법원 판단이 나왔다. 대법원 민사3부(주심 오석준 대법관)는 한화호텔앤리조트가 제주특별자치도와 국가를 상대로 낸 부당이득금반환청구소송(2021다224408)에서 원고 일부 승소 판결한 원심을 파기환송했다. 판결문에 따르면 한화는 2013년 제주시 애월읍 소재 목장 용지에 축사를 짓고 말을 사육해왔다. 이에 제주시는 별도의 조사 없이 이 토지를 합산과세대상으로 보고 2014∼2018년 한화 측에 귀속재산세와 지방교육세 7000여만원을 부과했다. 영등포세무서도 같은 명목으로 3억여 원을 징수했다. 소송을 제기한 한화 측은 “해당 토지가 2013년부터 실제 목장으로 사용돼 분리과세 대상에 해당함에도 제주시가 이를 합산과세 대상으로 분류해 높은 세율을 적용했다”며 “분리과세 대상 토지는 종합부동산세와 농어촌특별세 부과 대상이 아님에도 영등포세무서가 세금을 거둬 처분에 중대·명백한 하자가 있다”고 주장했다. 1심 재판부는 세무당국이 세금 항목을 잘못 분류한 사실을 인정하면서도 “하자가 중대하다고 해도 명백하다고 볼 수는 없다”며 원고 패소로 판결했다. 하지만 2심 재판부는 세무당국의 처분에 “중대하고 명백한 하자가 있어 재산세 부과처분은 당연 무효”라며 원고 일부 승소 판결했다. 2심 재판부는 “과세 관청이 토지가 목장 용지로 되어있고, 실제 목장으로 사용되고 있음에도 귀속연도에 토지 현황 조사를 전혀 하지 않은 채 이전 귀속연도의 과세자료에만 의존해 종합합산 및 별도합산 과세대상 토지로 과세처분을 했다”며 “과세 대상·절차에 본질적인 부분을 위반한 중대한 하자가 있다”고 판시했다. 이어 “제주시가 재산세와 지방교육세를 부과하기 전 법령에 따라 현황을 조사했다면 해당 토지가 분리과세 대상에 해당함을 쉽게 알 수 있었을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2심 판단은 대법원에서 뒤집혔다. 대법원은 “재산세 분리과세대상이 되는 ‘목장용지’에 해당하기 위해서는 그 지상에 축사 등 축산용 건축물이 존재하고 말이 사육되는 등 토지의 사실상 현황을 ‘목장용지’로 볼 수 있다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다”며 “가축 마릿수, 그에 따른 토지의 기준 면적, 토지 사용 목적, 용도지역 등 사실관계에 대한 정확한 조사가 필수적으로 요구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과세대상이 되는 것으로 오인할 만한 객관적인 사정이 있고 과세대상이 되는지의 여부가 사실관계를 정확히 조사해야 비로소 밝혀질 수 있는 경우라면 하자가 중대한 경우라도 외관상 명백하다고 할 수 없다”며 “조사결정절차에서 단순한 과세대상의 오인, 조사방법의 잘못된 선택, 세액산출의 잘못 등의 위법이 있는 경우에는 취소사유가 될 뿐”이라고 판시했다. ◆분리과세대상, 합산과세대상 토지는 △분리과세대상(농지·목장용지·임야 등) △별도합산과세대상(공장용·영업용 건축물의 부속토지 등) △종합합산과세대상(나대지, 무허가 건축물 부속토지 등)으로 나뉜다. 이 중 분리과세대상의 세율이 가장 낮다. ◆무효와 취소 처음부터 법률행위의 효과가 발생하지 않은 것은 무효, 일단 법률행위가 성립돼 효과가 발생한 후 취소권 행사에 의해 소급적으로 효력을 잃게 되는 것은 취소다.
분리과세
토지
재산세
토지조사
취소
이순규 기자
2024-03-31
민사일반
"다액 산정한 공동담보가액에서 반환 가액 공제 초과한 범위에서만 집행력 배제 청구할 수 있어"
[판결] 다수 가액배상 판결 받은 수익자, 한 채권자에게만 가액배상금 변제했다면
다수의 사해행위취소 및 가액배상 판결을 받은 수익자가 한 채권자에게만 가액배상금을 변제한 뒤 다른 취소채권자를 상대로 가액배상 판결의 집행력 배제를 구할 경우 가장 다액으로 산정한 공동담보가액에서 반환한 가액을 공제한 금액의 초과 범위에서만 그 집행권원의 집행력 배제를 구할 수 있다는 대법원 판단이 나왔다. 대법원 민사2부(주심 천대엽 대법관)는 지난달 11일 A 씨가 중소기업은행(소송대리인 현인혁, 조지윤, 이정훈 변호사)을 상대로 제기한 청구이의 소송(2018다202774)에서 원고승소 판결한 원심을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중앙지법으로 돌려보냈다. B 씨의 채권자인 신용보증기금은 A 씨를 상대로 B 씨와 A 씨 사이에 부동산 매매계약이 사해행위라고 주장하면서 취소 및 원상회복을 구하는 소송을 제기했다. 이 소송에서 법원은 2016년 5월 해당 부동산의 공동담보가액을 9500만 원으로 산정한 다음, 신용보증기금의 채권액보다 적은 9500만 원 범위 내에서 해당 매매계약을 취소하고 A 씨는 신용보증기금에 가액배상으로 9500만 원 및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하라는 판결을 선고했다. 이 판결은 그대로 확정됐다. 중소기업은행 또한 B 씨의 채권자로서 A 씨를 상대로 해당 계약을 사해행위로 취소하고 원상회복을 하라며 소송을 제기했다. 이 소송에서 법원은 이 사건 부동산의 공동담보가액을 5500만 원으로 산정하고, 중소기업은행의 채권액보다 적은 5500만 원 범위 내에서 해당 매매계약을 취소하고 A 씨는 중소기업은행에게 가액배상으로 5500만 원 및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하라는 내용의 판결을 선고했다. 이 판결은 2016년 9월 그대로 확정됐다. 한편, A 씨는 2016년 8월 신용보증기금에 6000만 원을 지급했고, 신용보증기금은 A 씨에 대해 더 이상 선행판결을 집행권원으로 한 강제집행을 하지 않기로 합의했다. 이에 A 씨는 신용보증기금에게 6000만 원을 지급함으로써 중소기업은행의 A 씨에 대한 가액배상금채권 5500만 원이 변제로 인해 모두 소멸됐다고 주장하면서, 중소기업은행과의 판결에 대한 집행력 배제를 구하는 청구이의 소송을 냈다. 1,2심은 "경합된 취소채권자가 갖는 각 가액배상채권은 본질적으로 동일하거나 중첩된 불가분적 권리로서, 그중 1인에 대한 변제로 다른 채권자가 가액배상 판결에 기해 수익자에 대해 갖는 채권 역시 소멸하게 된다"며 "A 씨가 신용보증기금에게 지급한 6000만 원은 중소기업은행과의 판결에 기한 가액배상금 5500만 원을 초과하므로 가액배상금채권은 변제로 모두 소멸했기에 해당 판결의 집행력은 배제돼야 한다"며 A 씨의 손을 들어줬다. 하지만 대법원의 판단은 달랐다. 재판부는 "여러 개의 사해행위 취소소송에서 각 가액배상을 명하는 판결이 선고돼 확정된 경우, 각 채권자의 피보전채권액을 합한 금액이 사해행위 목적물의 공동담보가액을 초과한다면 수익자가 채권자들에게 반환해야 할 가액은 공동담보가액이 될 것"이라며 "그럼에도 수익자가 공동담보가액을 초과해 반환의무를 부담하게 되는 경우에는 그 공동담보가액 초과분에 대해선 이중적으로 가액을 반환하게 될 위험에 처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어 "이때 각 사해행위취소 판결에서 산정한 공동담보가액의 액수가 서로 달라 수익자에게 이중지급의 위험이 발생하는지를 판단하는 기준이 되는 공동담보가액은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그 다액에 해당하는 금액이라고 보는 것이 채권자취소권의 취지 및 채권자취소소송에서의 변론주의 원칙 등에 부합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수익자는 어느 채권자에게 자신이 배상할 가액의 일부 또는 전부를 반환한 때에는 다른 채권자에 대해 각 사해행위취소 판결에서 가장 다액으로 산정한 공동담보가액에서 자신이 반환한 가액을 공제한 금액까지는 지급을 거절할 수 없고, 이를 초과하는 금액에 대해서만 이중지급의 위험을 이유로 청구이의의 방법으로 그 집행권원의 집행력의 배제를 구할 수 있다"고 판시했다. A 씨는 최대금액 9500만 원 중 6000만 원만 지급한 셈이므로, 신용보증기금이 아닌 중소기업은행 등 다른 취소채권자들에 대해선 3500만 원을 미지급한 상태로 취급되고 5500만 원의 채권을 가진 취소채권자인 중소기업은행은 A 씨에 대해 3500만 원이 미지급된 상태임을 주장할 수 있다는 것이다. 결국 A 씨가 중소기업은행의 취소채권 5500만 원 중 6000만 원의 변제로 채무소멸을 주장할 수 있는 금액은 2000만 원에 불과하다는 의미다. 대법원 관계자는 "이 판결은 어느 한 취소채권자에게 가액배상금 전부 또는 일부를 변제한 사해행위의 수익자가 다른 취소채권자를 상대로 청구이의의 소송을 제기할 수 있는 범위에 관해 최초로 설시한 판결"이라고 설명했다.
배상금
사해행위
집행력배제
한수현 기자
2022-09-07
민사소송·집행
민사일반
형사판결이 확정됨으로써 비로소 현실적으로 성립하게 되는 경우도 같아<br> 대법원, 사해행위 취소소송의 단기제척기간 기산일에 관한 법리 최초 설시
[판결] 추징금 채권 성립 전에도 단기제척기간 진행된다
채권자취소권의 제척기간을 정한 민법 제406조 2항의 단기제척기간의 기산일은 채권자취소권의 피보전채권이 성립하는 시점과 관계없이 '채권자가 취소원인을 안 날'이고, 이는 채권자취소권의 피보전채권이 피고인에 대해 추징을 명한 형사판결이 확정됨으로써 비로소 현실적으로 성립하게 되는 경우에도 마찬가지라는 대법원 첫 판결이 나왔다. 대법원 민사2부(주심 천대엽 대법관)는 지난달 26일 국가가 A씨를 상대로 낸 사해행위 취소소송(2021다288020)에서 원고패소 판결한 원심을 확정했다. A씨의 남편 B씨는 2017년 8월부터 7개월간 관세법 위반 범행을 저질러 2018년 5월 말 경찰 조사를 받았다. B씨는 2018년 11월 2일 A씨에게 부동산을 증여하고 사흘 뒤 소유권이전등기까지 마친 뒤 같은 달 28일 기소됐다. 2019년 1월 8일 B씨는 1심에서 유죄 판결을 선고받으며 1억 4288만여 원 추징 명령을 받았고, 국가는 같은 달 28일 A씨 명의로 된 부동산에 대한 추징보전을 청구했다. 그리고 같은 해 2월 15일 추징보전명령 결정이 내려진 뒤 5월 2일 B씨의 유죄 판결이 확정됐다. 국가는 A씨에 대해 2020년 2월 24일 △주위적으로는 A씨와 B씨 사이 증여계약이 사해행위임을 전제로 사해행위 취소 및 원상회복청구를 △예비적으로는 A씨와 B씨 사이에 무효인 명의신탁 약정이 있음을 전제로 A씨 명의 소유권이전등기에 대한 말소등기를 청구하는 소송을 냈다. 1,2심은 주위적 청구에 대해 "국가는 적어도 추징보전명령 결정이 내려진 2019년 2월 15일 무렵 취소원인을 알았다고 봐야 하고, 그 시점으로부터 단기제척기간(1년)이 도과된 후 제기된 소는 부적법하다"며 각하했다. 또 예비적 청구는 "둘 사이에 명의신탁 약정이 존재한다는 점에 대한 증명이 부족하다"며 기각했다. 상고심에서는 민법 제406조 2항이 채권취소권의 단기제척기간의 기산일을 '채권자가 취소원인을 안 날'로 규정하고 있는데, 채권자가 취소원인을 안 날 당시 피보전채권이 성립하지 않아 행사할 수 없는 상태인 경우에도 취소원인을 안 날부터 제척기간이 기산된다고 볼 것인지가 쟁점이 됐다. 대법원은 "추징금 재판은 민사집행법에서 정한 집행절차 또는 국세징수법에 따른 국세체납처분의 예에 따라 집행할 수 있고(형사소송법 제477조 3·4항), 국세징수법 제25조에 의한 사해행위취소의 소도 민법 제406조 2항에서 정한 제소기간 내에 제기돼야 한다"며 "민법 제406조 2항에서 정한 채권자가 '취소원인을 안 날'은 단순히 채무자의 법률행위가 있었다는 사실을 아는 것만으로는 부족하고, 채권의 공동담보에 부족이 생기거나 이미 부족상태에 있는 공동담보가 한층 더 부족하게 되어 채권을 완전하게 만족시킬 수 없게 된다는 것까지 알아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단기제척기간의 기산일 역시 채권자취소권의 피보전채권이 성립하는 시점과 관계없이 '채권자가 취소원인을 안 날'이라고 봐야 하고, 이는 채권자취소권의 피보전채권이 피고인에 대해 추징을 명한 형사판결이 확정됨으로써 비로소 현실적으로 성립하게 되는 경우에도 마찬가지"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국가가 추징보전명령을 청구한 2019년 1월 28일 무렵에는 B씨가 사실상 유일한 재산인 해당 부동산을 A씨에게 증여해 추징금 채권의 회수가 어려워지는 등 채권자의 공동담보에 부족이 생길 수 있음을 국가가 알았던 것으로 볼 수 있어 채권자가 '취소원인을 안 날'에 해당하고, 추징금채권이 그 이후인 2019년 5월 2일 현실적으로 성립됐더라도 2019년 1월 28일부터는 채권자취소권의 단기제척기간이 진행된다고 봐야 한다"면서 "원심 판단은 판시에 일부 부적절한 부분이 있지만 결론에 있어 정당하고 상고이유 주장처럼 채권자취소권의 단기 제척기간의 기산일에 관한 법리를 오해해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없다"고 판시했다. 대법원 관계자는 "'추징금채권'을 피보전채권으로 한 사해행위취소소송의 단기제척기간 기산점에 관한 법리를 최초로 설시한 판결로, 그 기준이 일반적인 사해행위취소소송과 동일하다는 취지로 판시했다"며 "추징금채권은 유죄판결이 확정됨으로써 성립하는 것이지만, 예외적으로 추징금채권이 성립되기 이전에도 이를 채권자취소권의 피보전채권으로 하여 사해행취취소소송을 제기할 수 있다는 취지를 내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원고(국가)가 추징금채권이 성립되기 이전에도 사해행취취소소송을 제기할 수 있음을 확인하면서 원고(국가)가 취소원인을 알았다고 판단되는 시점부터는 추징금채권이 성립했는지 여부와 관계없이 단기 제척기간이 진행한다고 본 것"이라며 "국가에 의해 국민의 재산에 관한 제한·불확실성이 부당하게 장기화되는 것을 방지하는 의미도 가짐으로써 양자 사이에 균형을 도모한 판결"이라고 했다. [관련 조문] 제406조(채권자취소권) ①채무자가 채권자를 해함을 알고 재산권을 목적으로 한 법률행위를 한 때에는 채권자는 그 취소 및 원상회복을 법원에 청구할 수 있다. 그러나 그 행위로 인하여 이익을 받은 자나 전득한 자가 그 행위 또는 전득당시에 채권자를 해함을 알지 못한 경우에는 그러하지 아니하다. ②전항의 소는 채권자가 취소원인을 안 날로부터 1년, 법률행위있은 날로부터 5년내에 제기하여야 한다.
채권자취소권
사해행위
제척기간
박수연 기자
2022-06-21
부동산·건축
헌법사건
투기수요 상존… 입법형성권 한계 벗어났다고 볼 수 없어<br> 헌재, 재판관 7대 2 의견으로 "구 주택법 제39조 합헌" 결정
'공급질서 교란' 이유로 주택 공급계약 취소, 선의의 제3자 보호규정 없어도 합헌
주택법상 사업주체가 공급질서 교란행위를 이유로 주택공급계약을 취소한 경우 이 주택을 다시 매매한 선의의 제3자에 대한 보호규정을 두고 있지 않은 구 주택법은 헌법에 어긋나지 않는다는 헌법재판소 결정이 나왔다. 헌법재판소는 31일 서울고법이 이같은 내용을 규정한 구 주택법 제39조 2항이 헌법에 어긋날 소지가 있다며 제청한 위헌법률심판 사건(2019헌가26)에서 재판관 7(합헌)대 2(위헌) 의견으로 합헌 결정했다. A씨 등은 2015년 B씨가 소유하고 있는 서울 서초구의 한 아파트를 사기로 하고 B씨와 매매계약을 체결했다. 그런데 처음 아파트를 분양한 서울주택도시공사(SH)는 B씨가 주택법상 공급질서 교란행위를 했다며 분양계약을 취소하고, A씨와 B씨 등을 상대로 소유권이전등기를 말소하는 소송을 냈다. 이에 A씨 등은 "우리는 선의의 제3자에 해당하기 때문에 분양계약이 취소되더라도 효력이 미치지 않는다"고 맞섰다. 하지만 1심은 SH의 손을 들어줬다. 이어진 항소심에서 A씨 등은 "구 주택법 조항이 선의의 제3자를 보호하는 규정을 두지 않아 위헌"이라며 위헌법률심판제청을 신청했고, 항소심 재판부는 2019년 10월 이를 받아들여 헌재에 위헌법률심판을 제청했다. 구 주택법 제39조 1항은 주택을 공급받기 위해 주택을 공급받을 수 있는 지위, 주택상환사채, 입주자저축 증서 등을 넘겨받는 행위를 규제한다. 같은 조 2항은 이를 어겨 증서나 지위를 양도·양수하거나 거짓으로 주택을 공급받았다면 공급계약을 취소할 수 있도록 했다. 헌재는 "우리나라에서 주택의 공급량은 수요에 비해 부족한 것이 현실이고 주택법 등이 정한 절차에 따라 공급되는 주택의 가격은 보통 시장가보다 저렴하기 때문에 주택에 대한 투기수요가 상존하고 있다"며 "실수요자인 무주택 서민들에게 주택이 우선적으로 공급되는 것을 목적으로 하는 주택공급제도의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주택 분양단계에서 그 절차와 과정이 투명하고 공정하게 운영되는 것이 특히 중요하고 사업주체가 공급질서 교란자와 체결한 주택공급계약을 취소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은 이를 위해 필요하고 적절한 조치"라고 밝혔다. 이어 "공급질서 교란행위에도 불구하고 선의의 제3자를 보호한다면 분양단계에서 훼손된 투명성과 공정성을 회복하지 못한다는 점에서 입법취지에 부합하지 않는 면이 있고, 심판 대상 조항은 '주택공급계약을 취소할 수 있다'고 규정해 사업주체가 선의의 제3자 보호의 필요성 등을 고려해 주택공급계약의 효력을 유지할 수 있는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다"며 "따라서 심판 대상 조항은 입법형성권의 한계를 벗어났다고 보이지 않으므로 재산권을 침해하지 않아 헌법에 위반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이은애·이미선 헌법재판관은 "선의의 제3자 관점에서 자신의 주택이 공급질서 교란행위에 기초해 공급된 주택이라는 점은 우연한 사실에 가깝고, 이로 인한 책임을 선의의 제3자에게 전가하는 것은 자의적이고 불합리하다"며 "선의의 양수인이 민간 사업주체의 취소권 행사에 대항할 어떤 수단도 마련되지 않은 상태에서 민간 사업주체에게 통제받지 않는 재량권을 부여하는 것은 법의 이념에 반하는 것으로 도저히 합리성을 갖추었다고 보기 어렵다"는 반대의견을 냈다. 헌재 관계자는 "2021년 3월 개정된 주택법은 선의의 제3자 보호규정을 신설했다"며 "이 개정 규정은 2021년 9월 10일 이후 공급질서 교란행위를 한 자부터 적용되므로 이 사건 등 2021년 9월 10일 이전의 공급질서 교란행위가 문제된 사안에는 적용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주택법제39조2항
분양계약
공급질서교란
박수연 기자
2022-03-31
민사일반
부모가 원상회복해야
[판결](단독) 인감위조 국유지 매각… 부모에게 거액 송금
법인 인감을 도용해 국유토지를 매각한 자산관리공사 직원인 자녀로부터 수억원의 돈을 송금받은 부모에게 사해행위에 따른 책임을 이행하라는 판결이 나왔다. 서울중앙지법 민사33부(재판장 정철민 부장판사)는 국가가 A씨와 B씨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청구소송(2019가합40930)에서 최근 "B씨는 국가에 4억4300여만원을 지급하라"며 원고일부승소 판결했다. 공기업인 한국자산관리공사에서 국유일반재산 관리를 담당하던 직원 C씨는 2016년 10월부터 이듬해 7월까지 공사의 승인을 받지 않은 채 법인 인감을 도용, 24필지의 국유일반재산을 다수의 매수인들에게 매각하고 총 15억여원을 받았다. C씨는 이 중 2300여만원을 아버지인 A씨에게, 5억5000여만원을 어머니인 B씨에게 송금했다. 이후 국가는 C씨로부터 토지를 매수한 사람들로부터 소유권이전등기말소청구소송과 사용자책임에 따른 손해배상소송 등을 당했고, 이 과정에서 C씨에게 4억4300여만원의 구상금 채권을 갖게 됐다. 이에 국가는 2019년 1월 채권자취소권을 주장하며 C씨의 부모인 A씨와 B씨를 상대로 소송을 냈다. 재판부는 "채권자취소권에 의해 보호될 수 있는 채권은 원칙적으로 사해행위라고 볼 수 있는 행위가 행해지기 전에 발생된 것"이라며 "하지만 사해행위 당시에 이미 채권 성립의 기초가 되는 법률관계가 발생돼 있고, 가까운 장래에 그 법률관계에 기초해 채권이 성립되리라는 점에 대한 고도의 개연성이 있으며, 실제로 가까운 장래에 그 개연성이 현실화돼 채권이 성립된 경우에는 그 채권도 채권자취소권의 피보전 채권이 될 수 있다"고 밝혔다. 서울중앙지법 판결 이어 "B씨에 대한 송금행위는 국가의 C씨에 대한 구상금 채권이 발생하기 전에 있었으나, 이미 송금행위 당시 그 구상금 채권의 기초가 되는 법률관계는 발생돼 있었다"며 "가까운 장래에 국가의 구상금 청구가 진행될 것이라는 점에 대한 고도의 개연성이 있었고, 실제로 일부 매수인들이 국가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소송에서 국가로 하여금 C씨의 사용자로서 매수인들에게 손해배상금 지급을 명하는 판결이 선고·확정돼 국가의 C씨에 대한 구상금채권은 피보전 채권이 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B씨에 대한 증여는 C씨의 불법행위(배임) 기간에 이뤄졌고, 그 총액이 5억3000여만원에 이른다"며 "채무초과 상태인 C씨가 여러 차례 큰 금액을 B씨에게 송금한 점 등은 채권자인 국가에 대한 관계에 있어 사해행위에 해당하고, 수익자인 B씨의 악의는 추정되므로 증여계약은 국가의 피보전 채권액 4억4300여만원 한도 안에서 취소돼야 하고, 그 원상회복으로 해당 금액을 지급하라"고 판시했다.
국유토지
매각
자산관리공사
법인
이용경 기자
2021-09-09
민사일반
해당 상속재산분할협의가 있은 날로부터 5년 내에 소송제기해야<br> 대법원, 원고승소 판결한 원심 파기하고 소 각하
[판결] "채무자 상속포기는 사해행위" 주장하려면
채권자가 채무자와 관련한 상속이 사해행위에 해당한다고 주장하며 취소소송을 내려면 해당 상속재산분할협의가 있은 날로부터 5년 이내에 소송을 제기해야 한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대법원 민사3부(주심 김재형 대법관)는 대부업체인 I사가 A씨를 상대로 낸 사해행위 취소소송(2020다265808)에서 최근 원고승소 판결한 원심을 파기하고 1심 판결을 취소한 뒤 소를 각하했다(파기자판). A씨는 2011년 8월 배우자 B씨가 사망하자 자녀들과 상속재산분할협의를 한 뒤 B씨가 남긴 부동산을 단독 상속했다. 이 부동산은 2013년 6월 A씨 앞으로 소유권이전등기가 됐는데, 문제가 발생했다. A씨의 자녀 C씨의 채권자인 I사가 문제를 제기한 것이다. I사는 2018년 3월 "A씨와 C씨 사이의 상속재산분할협의는 사해행위에 해당한다"며 소송을 냈다. 1,2심은 "C씨는 부동산에 대한 자신의 상속분에 관한 권리를 포기하고, 부동산을 A씨로 하여금 상속하게 하는 내용으로 상속재산분할협의를 했다"며 "이는 채무자가 자신의 유일한 재산인 부동산을 증여한 것과 다르지 않아 채권자에 대해 사해행위가 되고, A씨의 사해의사도 추정된다"고 밝혔다. 이어 "A씨와 C씨의 상속재산분할협의는 사해행위에 해당해 취소돼야 하고, 원상회복으로 A씨는 C씨에게 부동산 지분에 관해 소유권이전등기의 말소등기절차를 이행할 의무가 있다"며 I사의 손을 들어줬다. 그러나 대법원은 이를 뒤집었다. 재판부는 "사해행위취소소송은 법률행위가 있은 날부터 5년 내에 제기해야 한다"며 "이는 제소기간이므로 법원은 기간 준수 여부를 직권으로 조사해 그 기간이 지난 다음에 제기된 사해행위취소소송은 부적법한 것으로 봐 각하해야 한다"고 밝혔다. 민법 제406조(채권자취소권) 1,2항에 따르면, 채무자가 채권자를 해함을 알고 재산권을 목적으로 한 법률행위를 한 때에는 채권자는 취소원인을 안 날로부터 1년, 법률행위가 있은 날로부터 5년내에 그 취소 및 원상회복을 법원에 청구할 수 있다. 이어 "사해행위에 해당하는 법률행위가 언제 있었는가는 실제로 그러한 사해행위가 이뤄진 날을 표준으로 판정하되, 처분문서에 기초한 것으로 보이는 등기부상 등기원인일자를 중심으로 그러한 사해행위가 실제로 이루어졌는지 여부를 판정할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취소 대상 법률행위인 상속재산분할협의가 있은 날은 등기부상 등기원인일자인 2011년 8월 9일로 봄이 타당하고, 달리 등기부에 기재된 등기원인일자와 다른 날에 상속재산분할협의가 있었다고 볼 만한 특별한 사정을 발견할 수 없다"며 "그렇다면 이 사건 소는 법률행위가 있은 날부터 5년이 지난 다음 제기된 것으로 부적법하므로 원심판결을 그대로 유지할 수 없다"고 판시했다. 또 "상고이유에 관한 판단을 생략한 채 원심판결을 파기하되, 이 사건은 이 법원이 직접 재판하기에 충분하므로 민사소송법 제437조에 따라 자판하기로 한다"며 "제1심 판결을 취소하고 이 사건 소를 각하한다"고 덧붙였다.
대부업
채무자
상속포기
사해행위
상속
박미영 기자
2021-07-02
노동·근로
행정사건
[판결] '임용 20년만에 합격취소' 통보… 5급 공무원, 불복소송 '승소'
가산점 소멸을 이유로 임용된 지 20년만에 합격취소 통보를 받은 5급 공무원이 불복 소송을 제기해 승소했다. 1997년 국가공무원 7급 공개경쟁채용시험에 합격해 여성가족부 등 중앙 부처에서 행정사무관으로 근무해 온 A씨는 지난해 인사혁신처로부터 뜻밖의 통보를 받았다. 채용시험 당시 독립유공자 유족에게 적용됐던 가산점이 소멸돼 합격 처분을 취소한다는 내용이었다. A씨는 7급 행정직에 합격하던 당시 독립유공자인 조부 B씨의 유족인 점을 인정받아 만점의 10%를 가점받았다. A씨의 할아버지는 1963년 독립운동가를 발굴·포상하는 과정에서 건국공로훈장을 받았다. 하지만 국가보훈처는 2015년 8월 "B씨는 당초 정부가 포상하려던 대상자와 동명이인일뿐 대상자는 아니다"라며 유족등록을 취소하고 인사혁신처에 이 사실을 알렸다. 인사혁신처는 이를 근거로 A씨가 독립유공자 유족으로서 보상받을 권리가 소멸해 취업지원 대상에서 제외됐다며 지난해 2월 합격취소를 통보했다. A씨는 이에 불복해 중앙행정심판위원회에 행정심판을 청구했지만 기각되자 지난해 11월 소송을 냈다. 법원은 A씨의 손을 들어줬다. 대전지법 행정1부(재판장 방승만 부장판사)는 A씨가 인사혁신처장을 상대로 낸 합격취소처분 취소소송에서 최근 원고승소 판결했다(2016구합106680). 재판부는 "공무원 임용 등 수익적 행정처분의 취소·철회는 국민의 기득권을 침해한다"며 "이러한 행정처분 취소권 등의 행사는 취소사유가 존재한다 하더라도 중대한 공익상의 필요 또는 제3자의 이익보호의 필요가 있는 때에 한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독립유공자법 위반 혐의로 고발된 A씨의 아버지에 대해 검찰도 혐의없음 처분하는 등 A씨의 가족들이 거짓이나 부정한 방법으로 독립유공자 결정을 받았다고 인정할 증거는 없다"며 "보훈처의 독립유공자 비해당 결정도 합격 취소 등 행정처분 사유로 허용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인사혁신처는 보훈처로부터 A씨가 소급적으로 취업지원 대상에서 제외됐다는 회신을 받은 뒤 A씨의 가족이 실제로 부정한 방법으로 독립유공자 등록결정을 받았는지 조사·확인 하는 등의 충분한 검토 과정 없이 취소처분을 내렸다"며 "A씨가 받을 불이익을 제대로 비교·교량하는 등의 과정을 제대로 거치지 않은 해당 취소처분을 취소한다"고 판시했다.
공무원
공개경쟁채용시험
취소
인사혁신처
행정처분
강한 기자
2017-09-05
민사일반
[판결] 국가가 체납자 상대 사해행위취소소송 제기하는 경우 제척기간 기산점은
국가가 '조세채권'을 보전하기 위해 체납자를 상대로 사해행위 취소소송을 제기한 경우 제척기간의 기산점은 '추심 및 보전 등에 관한 업무를 담당하는 세무공무원'이 체납자의 사해행위를 안 날로 봐야 한다는 대법원 첫 판결이 나왔다. A사 대표이사이던 채모씨는 회사 사정이 어려워져 2007년부터 2009년까지 체납한 세금이 7억여원에 달했다. 이에 채씨는 또 다른 회사인 B사를 차리면서 2010년 A사의 유일한 재산이던 특허권과 실용신안권 등 지식재산권을 B사에 양도하는 계약을 체결하고 특허청에 그 권리의 전부를 이전하는 등록을 했다. 그러다 2013년 3월 15일 국세청 홈페이지에 A사의 세금 관련 비위에 대한 민원 신고가 접수됐다. 조사에 착수한 국세청은 채씨가 세금을 회피하기 위해 새로운 회사를 차리고 이전 회사의 유일한 재산을 넘겼다고 판단해 2014년 3월 14일 B사에 양사간 체결된 지식재산권 양도계약을 취소하라는 소송을 제기했다. 이에 채씨는 "특허청이 2010년 지적재산권에 대한 권리의 전부이전등록 접수를 받아 이를 처리하는 시점에서 이 사건 양도계약을 이미 알고 있었으므로, 국가도 이 시점에 사행행위를 알았다고 봐야 한다"며 "따라서 제척기간이 지났다"고 맞섰다. 대법원 민사1부(주심 김신 대법관)는 국가가 B사를 상대로 낸 사해행위 취소소송(2015다247707)에서 원고승소 판결한 원심을 최근 확정했다. 재판부는 "민법 제406조는 채무자가 채권자를 해함을 알고 재산권을 목적으로 한 법률행위를 한 때에는 채권자가 그 취소 및 원상회복을 법원에 청구할 수 있도록 하면서, 이 같은 소송은 채권자가 취소원인을 안 날로부터 1년내에 제기하도록 하고 있다"며 "제척기간의 기산점인 '채권자가 취소원인을 안 날'이라고 함은 채무자가 채권자를 해함을 알면서 사해행위를 했다는 사실을 알게 된 날을 의미한다. 단순히 채무자가 재산의 처분행위를 한 사실을 아는 것만으로는 부족하고, 구체적인 사해행위의 존재를 알고 나아가 채무자에게 사해의 의사가 있었다는 사실까지 알아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국가가 조세채권을 피보전채권으로 삼아 체납자의 법률행위를 대상으로 채권자취소권을 행사하는 경우, 제척기간의 기산점과 관련해 국가가 취소원인을 알았는지 여부는 조세채권의 추심 및 보전 등에 관한 업무를 담당하는 세무공무원의 인식을 기준으로 판단해야지, 체납자의 재산 처분에 관한 등기·등록 업무를 담당하는 다른 공무원의 인식을 기준으로 판단해서는 안 된다"면서 "특허청 공무원이 양도 사실을 안 시점에 국가도 체납자의 사해행위 및 사해의사의 존재를 알았다고 봐야 한다는 피고의 주장을 배척한 원심 판단은 타당하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 사건에서 세무공무원이 체납자의 재산 처분행위 사실 뿐만 아니라 구체적인 사해행위의 존재와 체납자에게 사해의 의사가 있었다는 사실까지 인식할 때 이로써 국가도 그 시점에 취소원인을 알았다고 볼 수 있다"며 "국세청은 제척기간 내에 적법하게 소송을 제기한 것"이라고 판시했다. 앞서 1,2심도 국가의 손을 들어줬다.
제척기간
사해행위
조세채권
신지민 기자
2017-06-28
민사소송·집행
이혼·남녀문제
自國 法에 없는 채권자 취소권 주장
[판결] 이혼 러시아인, 한국서 남편이 내연녀에 넘긴 아파트 상대로…
러시아인 부부가 이혼과정에서 재산분할 다툼을 벌이면서 남편이 내연녀에게 넘긴 한국 소재 아파트에 대해 아내가 채권자취소권을 주장하는 경우 러시아에는 채권자취소권 제도가 없다고 해도 우리나라 민법을 적용해 사해행위 취소가 가능하다는 대법원 첫 판결이 나왔다. 피보전채권의 준거법과 사해행위 취소의 대상인 법률행위의 준거법이 다른 경우 국제사법상 준거법 지정의 기본원칙인 '가장 밀접한 관련이 있는 국가'의 법이 적용된다는 취지다. 국제사법은 외국적 요소가 있는 법률관계에 관해 어느 나라 법에 따라 재판을 할 것인지 등 국제재판관할에 관한 원칙과 준거법을 규정한 법이다. 대법원 민사3부(주심 박병대 대법관)는 러시아 국적인 A(여)씨가 같은 러시아인인 남편 B씨와 남편의 내연녀 C씨를 상대로 낸 재산분할소송(2013므4133)에서 원고일부승소 판결한 원심을 파기하고 최근 사건을 부산고법으로 돌려보냈다. "한국법에 따라 사해행위 취소 가능" A씨와 B씨는 1992년 러시아에서 결혼했다. 남편 B씨는 1996년부터 부산과 러시아를 오가며 사업을 하다 차츰 부산에 정착하게 됐는데 2004년 부산에 살고 있던 C씨와 만나 내연관계를 맺고 아이도 낳았다. B씨는 2010년 2월 C씨에게 자신이 소유한 부산의 한 아파트를 매매 형식으로 넘겨주고 소유권이전등기를 해줬다. B씨의 외도로 A씨 부부는 결국 러시아에서 이혼했다. A씨는 이후 우리나라 법원에 남편 B씨를 상대로 "C씨에게 넘긴 아파트 지분 절반에 해당하는 금액을 지급하라"며 소송을 냈다. A씨는 또 이혼으로 인한 재산분할청구권 및 위자료청구권을 피보전채권으로 해 C씨를 상대로 "아파트 매매계약은 사행행위에 해당하기 때문에 취소하고 소유권이전등기를 말소하라"고 청구했다. 1,2심은 피보전채권의 준거법(러시아국법)과 사해행위 취소의 대상인 법률행위의 준거법(한국법)이 다른 경우 채권자취소권을 행사하려면 두 준거법에서 정한 행사요건을 누적적으로 충족해야 한다고 전제한 다음 "피보전채권의 준거법인 러시아국법에 일반 채권자들을 보호하기 위한 사해행위 취소 제도가 존재하지 않으므로 A씨의 채권자취소권이 성립하지 않는다"면서 C씨에 대한 청구는 기각하고, "B씨는 아파트의 2분의 1 지분에 해당하는 1억1875만원을 A씨에게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그러자 A씨는 C씨를 피고로 상고했다. 대법원 "가장 밀접한 관련이 있는 국가의 법 적용" 첫 판결 대법원은 원심과 달리 우리나라 법을 적용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 대법원은 "채권에 관한 법률관계에 외국적 요소가 있는 경우, 당사자가 그 준거법을 선택한 바가 없고 국제사법에도 해당 법률관계에 적용할 준거법을 정하는 기준에 관한 직접적 규정이 없는 경우에는 국제사법 제26조 등에 따라 그 법률관계와 가장 밀접한 관련이 있는 국가의 법을 따라야 한다"며 "외국의 법률에 의해 권리를 취득한 채권자가 우리나라에서 채권자취소권을 행사할 경우의 준거법에 관해 국제사법이 달리 정한 바가 없으므로, 이때에도 그 법률관계와 가장 밀접한 관련이 있는 국가의 법이 준거법이 돼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외국적 요소가 있는 채권자취소권의 행사에서 가장 밀접한 관련이 있는 국가의 법은 취소대상인 사해행위에 적용되는 국가의 법이라고 할 것이고, 특히 그 계약이 부동산에 관한 권리를 대상으로 하는 경우에는 부동산이 소재하는 국가의 법이 가장 밀접한 관련이 있는 것으로 추정하므로 결국 매매계약의 준거법은 대한민국법"이라며 "이 사건 채권자취소권의 행사에 적용할 준거법도 대한민국법이라고 봄이 타당하다"고 판시했다.
이혼재산분할
채권자취소권
국제사법
국제재판관할
국제재판준거법
신지민
2017-02-02
민사일반
부동산·건축
다른 채권자가 대신 등기말소해도 된다<br> 서울고법, 첫 판결… "실질에 맞게 원상회복됐다면 대외적으로도 효력"
사해행위취소 판결로 이전등기 무효 땐
당사자 사이에서만 효력이 있는 사해행위 취소소송을 통해 부동산 매매가 취소됐을 경우에도 제3자에 의해 부동산 등기가 실질에 맞게 원상회복됐다면 대외적으로도 효력이 있다는 법원의 첫 판결이 나왔다. 서울고법 민사20부(재판장 장석조 부장판사)는 지난 2일 ㈜쎄븐파크 등이 엘투케이대부회사를 상대로 낸 말소회복등기에 대한 승낙소송 항소심(2012나64767)에서 원고승소 판결한 1심을 취소하고 원고패소 판결했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채무자와 수익자 사이의 매매계약이 사해행위로 취소돼 취소채권자와 수익자와의 사이에서만 상대적으로 무효가 됐다고 해도, 원상회복으로 말소등기가 경료된 경우에는 물권변동의 형식주의를 취하고 있는 우리 법제 하에서는 부동산의 소유권이 취소채권자에 대한 관계에서는 물론 대외적으로도 채무자에게 회복됐다고 봐야 한다"고 밝혔다. 또 "소유권이전등기 말소등기는 결과적으로 등기 신청인이 의도한 바와 같이 채권자취소권에 의한 원상회복과 같게 됐다"며 "말소등기는 대세효가 있고, 취소채권자에 대한 관계에서는 물론 대외적으로도 당연히 채무자에게 회복되었으므로, 말소등기는 실체관계에 부합하는 등기"라고 덧붙였다. 신한은행은 채무자 정모씨가 자신의 토지를 ㈜쎄븐파크 등에 시세의 20%밖에 안되는 가격으로 매각하자 2007년 사해행위 취소소송을 냈다. 신한은행은 항소심에서 소유권이전등기를 말소하라는 내용의 화해권고결정을 받았지만, 말소등기를 미루고 정씨로부터 채권을 변제받았다. 이 과정에서 정씨의 일반채권자인 엘투케이대부회사는 정씨를 대신해 소유권이전등기를 말소했다. 이에 싼 값에 정씨의 토지를 사들였던 쎄븐파크 등은 등기신청권이 없는 엘투케이대부회사에 의해 말소등기가 이뤄졌다며 2011년 12월 소송을 냈다. 1심은 "사해행위취소송의 취소채권자가 아닌 일반채권자의 등기신청에 의한 말소등기는 절차상 하자가 있다"며 원고승소 판결했다.
엘투케이대부회사
쎄븐파크
사해행위
사해행위취소
말소회복등기에대한승낙
부동산등기
원상회복
채권자취소권
신소영 기자
2013-1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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