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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유공자 자녀 非 해당”… 보훈청 처분은 적법
[판결] 자식으로 출생신고 됐더라도 친생자관계부존재확인심판 확정됐다면
자식으로 출생신고가 됐더라도 법원에서 친생자 관계가 없다는 사실이 확정됐다면 국가유공자 자녀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단한 보훈청의 처분은 적법하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대법원 특별2부(주심 조재연 대법관)는 A씨가 서울지방보훈청장을 상대로 낸 국가유공자 자녀 비해당 결정 취소소송(2021두38635)에서 최근 원고승소 판결한 원심을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고법으로 돌려보냈다. A씨는 1950년 6월 B씨와 C씨 사이의 자녀로 출생신고됐다. B씨는 6·25 전쟁에 참전했다가 1951년 2월 전사해 국가유공자(전몰군경)로 등록됐다. 이후 B씨의 형제인 D씨의 배우자 E씨는 1986년 A씨를 상대로 구 가사심판법에 따라 친생자관계부존재확인청구를 냈다. 서울가정법원은 'A씨와 B·C씨 사이에는 친생자관계가 없음을 확인한다'고 선고했는데 이 심판은 그 해 7월 확정됐다. 서울지방보훈청는 2019년 9월 A씨가 국가유공자법 제5조 1항 2호의 적용을 받는 B씨의 자녀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결정했다. A씨는 자신이 B씨의 자녀라고 주장하면서 소송을 냈다. 확정판결의 기판력은 제3자에도 효력 심판에 반하는 주장 할 수 없어 한편 1심은 보훈청의 손을 들어줬다. 반면 2심은 "국가유공자법의 목적과 기본이념, 국가유공자법 제5조 1항 2호에서 정하는 '자녀'에 사실상의 자녀도 포함된다는 것을 고려할 때 친생자관계부존재확인심판의 기판력에 대세적인 효력이 있다는 사정만으로 A씨를 B씨의 자녀로 인정하지 않는 것은 실질적인 친자관계에 관한 판단 기준에 비춰 불합리하고 부당하므로 위법하다"며 A씨의 손을 들어줬다. 그러나 대법원의 판단은 달랐다. 원고승소판결 원심파기 재판부는 "친생자관계부존재확인심판이 확정됨에 따라 A씨와 B씨 사이에 친생자관계가 존재하지 않는다는 점에 기판력이 발생했고, 그 효력은 제3자에게도 미치므로, A씨는 서울지방보훈청에 자신이 B씨의 자녀라고 주장할 수 없고, 보훈청도 A씨를 B씨의 자녀로 인정할 수 없다"고 밝혔다. 이어 "처분의 적법 여부를 판단할 때 A씨가 B씨의 자녀인지 여부가 선결문제로 다퉈지므로, 법원으로서도 친생자관계부존재확인심판의 기판력과 저촉되는 판단(A씨가 B씨의 자녀라는 판단)을 할 수 없어 A씨가 B씨의 자녀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결정한 처분은 적법하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확정판결의 기판력에 따르면 확정판결의 주문에 포함된 법률적 판단과 동일한 사항이 소송상 문제가 되었을 때 당사자는 이에 저촉되는 주장을 할 수 없고 법원도 이에 저촉되는 판단을 할 수 없으며 후소의 소송물이 전소의 소송물과 동일하지 않더라도 전소의 소송물에 관한 판단이 후소의 선결문제가 되거나 모순관계에 있을 때에는 후소에서 전소 확정판결의 판단과 다른 주장을 하는 것도 허용되지 않는다"며 "1990년 12월 31일 폐지된 구 가사심판법에 따른 친생자관계부존재확인심판이 확정되면, 그 기판력은 폐지된 구 인사소송법(신분 관계의 확정에 관한 소송 절차의 특례를 규정한 법으로 1991년 가사소송법에 흡수됐다)에 따라 제3자에게도 효력이 있기 때문에 누구도 소송상으로나 소송 밖에서 그 심판 내용에 반하는 신분관계를 주장할 수 없다"고 판시했다.
국가유공자
출생신고
친생자관계
보훈청
박수연 기자
2021-10-20
행정사건
서울행정법원 원고승소 판결
[판결] 사실혼 관계 배우자도 사망한 남편의 공무원 퇴직연금 승계 가능
남편이 공무원으로 재직하던 시절 사실혼 관계였던 배우자도 남편 사망 이후 공무원 퇴직연금을 승계할 수 있다는 판결이 나왔다. 서울행정법원 행정7부(재판장 김국현 수석부장판사)는 A씨가 공무원연금공단을 상대로 낸 퇴직유족연금 승계불승인 결정 취소소송(2020구합75675)에서 최근 원고승소 판결했다. A씨는 1970년 무렵부터 유부남인 공무원 B씨와 사실혼 관계를 유지했는데, 30여년이 지난 2006년께 B씨의 법률상 배우자인 C씨가 사망하자 보름 후 B씨와 혼인신고를 했다. B씨가 지난해 4월 사망하자 A씨는 공무원연금공단에 남편 B씨가 1986년 공무원 퇴직 후 받아왔던 연금을 이어받겠다며 유족연금 승계를 신청했다. 그러나 공단은 같은 해 6월 "A씨는 고인인 B씨의 공무원 재직 당시 혼인관계에 있었다고 인정되지 않으므로 유족에 해당하지 않는다"며 거부했고, A씨는 이에 반발해 소송을 냈다. 공무원 재직기간과 퇴직·사망할 때까지 가족 부양 재판부는 "공무원연금법상 유족연금은 공무원이었던 사람이 사망한 경우 그에 의해 부양되고 있던 유족의 생활보장과 복리향상을 목적으로 한다"며 "A씨는 B씨가 공무원으로 재직하던 기간과 퇴직 후 사망할 때까지 동거하며 두 자녀를 낳아 기르고, 서로 부양하면서 함께 가정을 이루고 생활해 공무원 유족의 생활보장 등을 목적으로 하는 유족연금 제도의 취지를 고려할 때 A씨가 B씨의 배우자로서 퇴직연금을 승계할 유족에 해당한다고 봄이 타당하고, B씨가 퇴직할 때까지 C씨와 법률혼 관계가 해소되지 않은 상태에 있었다는 사정만으로 달리 볼 것은 아니다"라고 밝혔다. 법률상 배우자 사망 후 혼인신고 법률문제도 해소 이어 "A씨는 B씨의 배우자로서 명절 차례 등을 준비하거나 정년퇴임식에도 참석했다"며 "두 자녀들은 C씨를 모친으로 출생신고가 됐으나, 학교생활기록부 가족상황에 A씨와 B씨가 부모로 기재돼 있고, 2018년에는 A씨와의 사이에 친생자 관계가 존재함을 확인하는 판결이 확정돼 가족관계등록부가 정정되기도 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B씨의 과거 직장 동료는 '당시 B씨의 집에는 A씨와 두 자녀 등 총 4명의 식구가 살고 있었다'는 등의 사실확인서를 작성했다"며 "B씨가 A씨와 사실혼 관계를 계속하는 동안 법률상 배우자인 C씨와도 교류하며 이따금씩 동거를 하고, 그와의 자녀들을 부양하는 등 가정을 이뤄 관계를 지속했다고 인정할 자료가 없어 법률혼은 사실상 해소된 상태에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고 판시했다.
사망
공무원연금
연금
사실혼
퇴직연금
이용경 기자
2021-06-09
민사일반
재산산정 기준은 ‘성공보수 약정 한 때’로 봐야
[판결](단독) ‘상속재산 20% 성공보수’ 약정 후 재판 길어지며 재산가치 상승했다면
변호사가 상속분쟁을 겪고 있는 의뢰인을 대리하면서 성공보수로 '상속재산의 20%'를 받기로 약정했다면, 어느 때를 기준으로 상속재산을 산정해야 할까. 1심 법원은 '승소 확정 때'를 기준으로 상속재산 가액을 산정해야 한다고 했지만, 항소심 법원은 '성공보수 약정을 한 때'를 기준으로 해야 한다고 판단했다. 요즘처럼 주식 시장이 활황이고 부동산 가격이 급등한 상황에서는 승소확정 때를 기준으로 할 경우 변호사에게 유리한 반면, 의뢰인은 약정 때를 기준으로 산정해야 유리해진다. 대법원의 최종 판단이 주목된다. 서울고법 민사7부(재판장 김종호 부장판사)는 A법무법인이 B씨를 상대로 낸 변호사 보수금 청구소송(2020나2030468)에서 "B씨는 5억2000만원을 지급하라"며 최근 원고일부승소 판결했다. A법무법인은 대표변호사인 C씨가 다른 법무법인에서 일할 때부터 맡았던 사건의 수임인 지위를 승계해 2015년 2월부터 B씨를 대리해 친생자관계부존재확인소송과 상속회복권확인소송 등을 수행했다. 그런데 문제가 발생했다. 2014년 포괄수임계약을 맺을 때, B씨가 사망한 부모로부터 상속받게 될 상속재산의 20%를 성공보수로 지급하기로 했는데, 재판이 길어지면서 상속재산에 포함돼 있던 주식과 부동산의 가치가 상승한 것이다. “땅값 등 상승 예상하고 약정했다고 볼 수 없어 포괄수임계약 당시 B씨가 C씨에게 보낸 이메일에는 '최종 승소 확정되고 더 이상 항소가 없을 시에 성공보수 20%를 약속드리겠다'는 내용이 들어있다. A법무법인은 이를 근거로 관련 재판 승소판결 확정 시 상속재산 가액을 기준으로 성공보수를 받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B씨는 성공보수 약정 자체가 합의되지 않았다고 맞섰다. 재판부는 우선 B씨와 C씨가 주고받은 이메일에 따라 성공보수 약정 자체는 체결이 됐다고 판단했다. 하지만 성공보수 기준에 대해서는 명확한 합의가 없었던 것으로 봤다. ” 재판부는 "상속재산 중 상당 부분이 주식과 부동산으로서 시간의 경과에 따른 가액 변동 가능성이 크고 그 변동의 폭도 쉽게 예측하기 어려울 뿐만 아니라, 성공보수 약정 당시는 B씨가 1심에서 패소한 상황이었다"며 "법률전문가인 C씨로서는 소송결과가 B씨 승소로 확정될 때까지 상당히 오랜 시간이 걸릴 수 있다는 점을 예상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서울고법 ‘승소확정 한 때’로 판단한 1심 뒤집어 이어 "하지만 C씨는 2014년 B씨에게 성공보수금 약정을 제안하면서, '소송은 앞으로 1년 정도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이와 달리 실제 승소 확정 시까지 약 5년이 걸렸다"며 "그동안 상속재산 중 주식 가액은 1.7~1.8배 상승하고, 아파트의 가액은 약 2배 상승함으로써 결국 총 상속재산 가액도 약 1.56배나 상승했다"고 설명했다. 재판부는 "B씨로서는 C씨의 설명과 달리 '5년이나 소송이 계속되고 그 사이 아파트 및 주식 가격이 2배가량 오를 수 있다'고 예상해 그와 같이 상승한 기준으로 성공보수금을 지급하겠다는 약정을 했다고 보기 어렵다"면서 "A법무법인으로서는 소송이 확정될 때까지 1년 이상 많은 시간이 필요할 수도 있다는 점을 설명하고 그 기간 동안 상속재산의 가액이 대폭 상승했을 경우 성공보수액 산정을 어떻게 할 것인지 등에 대해 B씨와 합의했어야 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B씨의 상속재산 가액은 성공보수 약정 무렵을 기준으로 산정해 지급해야 한다"고 판시했다. 앞서 1심은 승소 확정 시를 기준으로 성공보수의 기준인 상속재산 가액을 산정해야 한다고 판단했다. 다만 그럴 경우 성공보수금이 너무 과하다면서 일부 감액했다. 대법원 최종판단 주목 1심은 "포괄수임계약에는 성공보수를 'B씨가 최종 승소 확정될 시에 B씨가 상속받을 재산의 20%'로 정했을 뿐이고, 성공보수금을 포괄수임계약 당시의 재산 가액 기준으로 산정해야 한다고 볼 만한 근거를 찾을 수 없다"고 밝혔다. 다만 "분쟁기간이 길어짐에 따라 A법무법인의 성공보수금 해당 금액이 당초 예상했던 범위를 벗어나 상당 부분 증가된 측면이 있는 점 등을 고려하면 포괄수임계약에서 정한 성공보수금 지급기준에 따라 산정된 성공보수금이 부당하게 과다해 신의성실의 원칙이나 형평의 관념에 반한다고 보인다"며 "B씨는 A법무법인이 받아야 할 성공보수금 9억원의 80%인 7억2000만원을 성공보수금으로 지급하라"고 판시했다.
부동산
상속재산
성공보수
성공보수약정
박미영 기자
2021-03-18
민사일반
오늘날 가족관계는 당사자 의사따라 다양하게 형성<br> 이해관계인 경우에는 개별적으로 심리해 판단해야<br> 대법원 전합 "민법이 정한 제소권자만 가능"… 판례 변경
[판결] 친족관계라는 사실만으로 친생자존부확인소송 낼 수 없다
민법상 친족관계에 있다는 사실만으로 친생자관계존부확인소송을 낼 수 없다는 대법원 전원합의체 판결이 나왔다. 친족이면 가능하다는 기존 대법원 입장을 변경한 판결이다. 대법원 전원합의체(주심 박정화 대법관)는 18일 A씨가 검사를 상대로 낸 친생자관계존부확인소송(2015므8351)에서 원고패소 판결한 원심을 확정했다. A씨의 증조부인 B씨는 2010년 독립유공자로 결정됐다. B씨에게는 3명의 자녀가 있었는데, 장녀 C씨의 딸이자 B씨의 손자인 D씨는 2010년 8월 광주지방보훈청장을 상대로 독립유공자 유족등록신청을 했다. 이후 소송 끝에 승소해 2011년 독립유공자 선순위 유족으로 등록됐다. 이에 B씨의 장남 E씨의 손자 A씨(B씨의 증손자)는 "D씨의 어머니 C씨는 증조부 B씨의 친생자가 아니다"라며 "내가 독립유공자 B씨의 선순위 유족으로 등록돼야 한다"며 친생자관계존부확인소송을 냈다. 1심은 "C씨가 B씨의 친생자가 아니라고 인정할 증거가 없다"며 A씨의 청구를 기각했다. 2심은 "독립유공자예우에 관한 법률에 따라 독립유공자의 선순위 유족으로 등록하려면 나이가 가장 많은 손자녀여야 하는데, 독립유공자의 손녀인 D씨와 다른 손자 F씨도 생존해 있어 증손자에 불과한 A씨는 친생자관계존부확인 판결로 독립유공자 유족의 지위를 취득할 수 없다"며 "A씨는 친생자관계존부확인으로 특정한 권리를 얻거나 의무를 면하는 등 직접적인 이해관계가 인정되지 않는다"며 각하했다. 상고심에서는 A씨가 B씨와 친족관계라는 사실만으로 A씨가 친생자관계존부확인소송을 낼 수 있는지 여부가 쟁점이 됐다. 기존 대법원 판례는 "민법 제777조에서 정한 친족은 그와 같은 신분관계에 있다는 사실만으로 당연히 친생자관계존부확인의 소를 제기할 수 있다"는 입장이었다. 민법 제777조는 친족의 범위를 정하며 '친족관계로 인한 법률상 효력은 △8촌 이내의 혈족 △4촌 이내의 인척 △배우자에 미친다'고 규정하고 있다. 재판부는 "오늘날 가족관계는 혈연관계 뿐만 아니라 당사자들의 의사를 기초로 다양하게 형성되므로 자유로운 의사를 존중할 필요가 있을 뿐만 아니라, 친생자관계의 존부를 다툴 수 있는 제3자의 범위를 넓게 보는 것은 신분질서의 안정을 해치고 혼인과 가족생활에 관한 당사자의 자율적인 의사결정을 침해하는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며 "민법 제777조의 친족이라는 신분관계에 있다는 사실만으로 당연히 친생자관계존부확인의 소를 제기할 수 있다고 한 종전 대법원 판례는 더 이상 유지될 수 없다"고 밝혔다. 이어 "친생자관계존부확인소송은 민법 제865조 1항이 정한 제소권자만 제기할 수 있다"며 "제기권자는 △친생자관계의 당사자인 부, 모, 자녀는 물론 자녀의 직계비속과 그 법정대리인 △성년후견인, 유언집행자, 부(夫) 또는 처(妻)의 직계존속이나 직계비속 중 민법이 정한 요건을 갖춘 경우 △이해관계인 등"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해관계인의 경우에는 이를 주장하는 원고의 권리나 의무, 법적지위에 미치는 구체적 영향 등을 개별적으로 심리해 판단해야 한다"고 판시했다. 안철상·민유숙 대법관은 "다수의견에 찬성하나, 소의 제기권자 범위에 대해 다수의견과 견해를 달리한다"며 "'부(夫) 또는 처(妻)의 직계존속이나 직계비속'이 친생자관계존부확인의 소를 제기하는 경우 별도의 요건을 요구하는 것은 타당하지 않다"는 별개의견을 냈다. 이들 대법관은 또 "이해관계인의 범위를 정하는 1차적 기준은 현재 가족관계등록부에 진실한 혈연과 다른 친생자관계의 등록으로 자신의 신분관계를 기초로 한 법적 지위에 불이익을 받는지 여부가 돼야 한다"며 "친생자관계존부확인 판결을 통해 잘못된 가족관계등록부의 기록을 바로잡아야 할 법률상 보호할 가치가 있는 이익이 있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친족관계
민법
친생자관계존부확인소송
친생자관계
손현수 기자
2020-06-18
민사일반
출생신고 서류 갖출 수 없는 외국인 모(母) 대신<br> 우리나라 국적 부(父)가 혼외 친생자로 출생신고 가능
[판결] 대법원, 아동의 '출생등록될 권리' 첫 인정
사실혼 관계에 있는 외국인 어머니가 책임질 수 없는 사유로 자녀의 출생신고에 필요한 서류를 갖출 수 없는 경우 우리나라 국적의 아버지가 대신 혼인 외 자녀에 대한 출생신고를 할 수 있다는 대법원 결정이 나왔다. 아동의 '출생등록될 권리'를 최초로 인정한 결정이다. 대법원 1부(주심 권순일 대법관)는 A씨가 낸 혼인 외 출생자에 대한 출생신고 확인 신청(2020스575)에서 원고패소 결정한 원심을 파기하고 최근 사건을 청주지법으로 돌려보냈다. 2013년 우리나라로 귀화한 남성 A씨는 중국인 여성 B씨와 사실혼 관계로, 2018년 9월 청주시 한 병원에서 자녀인 C양을 낳고 출생등록을 하려했다. 하지만 관할 주민센터는 "2009년 B씨의 중국 여권갱신이 불허됐고, 이후 일본 정부로부터 난민 지위를 인정받아 중국 여권이 아닌 일본 정부가 발행한 여행증명서를 이용해 우리나라에 출입했다"며 "혼인신고에 필요한 서류 등을 발급받을 수 없다"며 거부했다. 이에 A씨는 C양에 대한 친생자출생신고를 위해 법원에 혼인 외 출생자에 대한 출생신고 확인 신청을 냈다. 가족관계등록법 제57조는 '모(母)의 성명·등록기준지 및 주민등록번호를 알 수 없는 경우에는 부(父)의 등록기준지 또는 주소지를 관할하는 가정법원의 확인을 받아 부가 혼인 외 자녀에 대해 친생자출생 신고를 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재판부는 "출생 당시에 부 또는 모가 대한민국 국민인 자(子)는 출생과 동시에 대한민국 국적을 취득한다"며 "우리 국민으로 태어난 아동에 대해 국가가 출생신고를 받아주지 않거나, 그 절차가 복잡해 준비해야 할 서류도 많고 시간도 오래 걸려 출생신고를 받아주지 않는 것과 마찬가지 결과가 발생한다면, 이는 그 아동으로부터 사회적 신분을 취득할 기회를 박탈함으로써 인간으로서의 존엄과 가치, 행복추구권 및 아동의 인격권을 침해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우리 국민으로 태어난 아동은 태어난 즉시 '출생등록될 권리'를 가지며, 이러한 권리는 '법 앞에 인간으로 인정받을 권리'로서 모든 기본권 보장의 전제가 되는 기본권이므로 법률로써도 이를 침해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재판부는 또 "가족관계등록법 제57조는 우리 국민으로 태어난 아동의 출생등록될 권리를 규정해 아동 인권을 보장함과 동시에 출생신고가 객관적 진실에 부합되도록 함으로써 가족관계등록사무의 정확성을 확보하는데 그 취지가 있다"며 "이 조항에서 정한 '모의 성명·등록기준지 및 주민등록번호를 알 수 없는 경우'는 △출생신고에 필요한 모의 인적사항의 전부 또는 일부를 알 수 없는 경우 뿐만 아니라 △모의 소재불명, 모가 정당한 사유 없이 출생신고에 필요한 서류 제출에 협조하지 않는 경우 △모가 외국인으로서 자신이 책임질 수 없는 사유로 출생신고에 필요한 서류를 갖출 수 없는 경우 등을 포함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A씨와 C양의 유전자 검사 결과 등에 의하면 부자관계를 인정할 수 있다"며 "어머니인 B씨는 외국인으로서 자신이 책임질 수 없는 사유로 출생신고에 필요한 서류를 갖출 수 없는 경우에 해당돼 아버지인 A씨는 C양에 대한 친생자 출생신고를 할 수 있다"고 밝혔다. 앞서 1,2심은 "B씨는 '모의 성명·등록기준지 및 주민등록번호를 알 수 없는 경우'에 해당하지 않는다"며 A씨의 신청을 기각했다. 대법원 관계자는 "이번 대법원 결정에 따라 미혼부는 가정법원의 확인을 받아 보다 간소하게 혼인 외 자녀에 대한 출생신고를 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사실혼
출생신고
출생등록
혼외친생자
손현수 기자
2020-06-09
민사일반
딸·아버지 사이 양친자 관계 인정해야
[판결] 입양 후 이혼으로 잠시 왕래 끊었지만 다시 만남 이어 갔다면
부부가 다른 사람의 아이를 자신들의 친자인 것처럼 출생신고를 해 아이를 입양했다가 이후 이혼해 한쪽 배우자와 양자와의 왕래가 일시적으로 끊어졌어도 몇 년 후 다시 만남을 이어갔다면 두 사람 사이에 양친자 계속 관계를 인정해야 한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대법원 민사2부(주심 김상환 대법관)는 최근 A씨가 B씨를 상대로 낸 친생자관계부존재확인소송(2017므12484)에서 원고승소 판결한 원심을 파기하고 사건을 전주지법으로 돌려보냈다. 부부인 C씨와 D씨는 슬하에 자녀가 없어 1980년 10월 아이였던 B씨를 맡아 키우기로 하고 그해 3월 B씨를 자신들의 딸인 것처럼 친생자로 출생신고한 뒤 양육했다. 그런데 1985년 C씨 부부는 이혼했고 이후에는 D씨 혼자 B씨를 키웠다. B씨는 이후 C씨와 왕래를 하지 않고 지내다 2000년 다시 C씨와 왕래했다. 성인이 된 B씨는 결혼해 2005년, 2008년 아이를 출산했는데, C씨는 산후조리원을 방문하기도 하고 아이들 돌잔치에도 참석했다. 이혼 이후도 가족관계등록부에 친딸로 그대로 등재 그런데 2015년 C씨가 사망하자 C씨의 여동생인 A씨는 "B씨는 C씨의 친생자가 아닐 뿐 아니라, 오랜기간 유대관계도 없이 지내 양친자관계도 계속하기 어려운 중대한 사유가 있다"며 친생자관계부존재확인소송을 냈다. 재판부는 "이혼 후 C씨가 B씨와 서로 연락하지 않는 등 둘 사이에 양친자로서 신분적 생활관계가 희미해지거나 단절됐다고 볼 여지가 있지만, 이는 외부상황의 변화에 기인한 것이지, C씨와 B씨가 종전관계를 절연하려고 했던 것으로 보기는 어렵다"고 밝혔다. 입양한 딸이 결혼 후 출산한 자녀 돌잔치에도 초대 이어 "C씨는 이혼 이후에도 가족관계등록부에 친딸로 등재돼 있는 B씨에 대해 재판상 파양에 갈음한 친생자관계부존재확인소송 등을 제기한 바 없고, 오히려 2000년 다시 B씨와 왕래를 재개했다"며 "이후 B씨는 C씨에게 자신의 출산 소식을 알리고 아이 돌잔치에 초대하는 등 왕래를 지속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결국 B씨에게는 C씨와 양친자 관계를 맺고자 하는 의사가 있었고, 둘 사이의 양친자로서 신분적 생활관계가 단절됐다고 볼 수 있는 기간에도 C씨에게 B씨와 양친자 관계를 존속시키려는 의사가 있었던 것으로 볼 수 있다"고 판시했다. 대법원, ‘친생자관계부존재확인소’ 고모 승소 파기 1심은 "C씨가 B씨와의 신분관계를 정리하지 않고 사망한 이상, 제3자에 불과한 A씨가 재판상 파양에 갈음해 친생자관계부존재확인을 구하는 것은 허용될 수 없다"며 A씨의 소송을 각하했다. 하지만 2심은 "C씨가 이혼 후 B씨와 왕래하지 않았던 사정 등을 고려할 때 양친자의 신분적 생활관계가 종국적으로 단절된 것으로 봐야 한다"며 A씨의 손을 들어줬다.
입양
이혼
양친자관계
친생자관계부존재확인
손현수 기자
2020-05-27
가사·상속
부산가정법원, 각하 판결
[판결] “60년간 친아들처럼 키웠다면 양친자관계 유효”
"내 친아들이 아닙니다. 법적으로 친자 관계를 끊어주십시오." 얼굴에 주름이 완연한 80대 노인 A씨가 원고석에 앉아 재판부를 향해 말했다. 피고석에는 훌쩍 자라 60대가 된 아들 B씨가 앉아 있었다. 60년 동안 아버지와 아들의 인연을 맺고 살아온 두 사람은 어쩌다 법정에 서게 된 걸까. 사건은 1959년 어느 날, B씨의 어머니 C씨가 B씨를 임신한 채로 A씨를 찾아오면서 시작된다. C씨는 뱃속의 아이가 A씨의 아들이라고 주장했다. B씨가 C씨를 키우되, A씨는 아버지로서 C씨에게 양육비와 교육비를 꾸준히 지급하기로 했다. 그러다 약 10년이 지난 1969년 A씨는 B씨에 대한 출생신고를 하고 족보에 장남으로 올렸다. 재산문제 얽힌 80대 부친 “친자관계 끊어 달라” 소송 B씨는 건강히 성장해 새 가정을 꾸릴 때가 됐고 A씨는 B씨의 결혼식에 혼주로 참석했다. 1999년에는 A씨의 아내가 죽자 B씨가 상주 역할을 도맡았다. 약 10년 전부터는 A씨를 대신해 조부모님의 제사를 모셨고 명절 차례도 지내는 등 집안의 대소사를 주관했다. 이 밖에도 B씨는 A씨를 위해 교통사고 합의금을 대신 지급하거나 차를 사주었고, A씨가 병으로 입원했을 때에도 치료비 전액을 부담하며 아들로서의 도리를 다했다. A씨도 약 60년간 B씨에게는 물론이고 다른 친족들에게도 B씨가 자신의 친아들이 아니라는 사실을 이야기 하지 않았다. 그러던 둘 사이가 재산문제로 틀어졌다. 여러 차례 다투면서 갈등의 골은 깊어졌고 결국 A씨는 법원으로 향했다. 본인이 친생자 출생신고 입양의 실질적 요건 구비 법정에서 A씨는 "친아들이 아니라는 사실을 몰랐다"고 주장했다. 1심은 이 같은 주장을 받아들여 A씨의 손을 들어줬다. 하지만 항소심 재판부인 부산가정법원 가사2부(재판장 이일주 법원장)는 아버지 A씨가 아들 B씨를 상대로 낸 친생자관계부존재 확인소송(2019르92)에서 최근 1심 판결을 깨고 각하 판결했다. 재판부는 A씨가 진술을 계속해서 번복하는 점과 여러가지 정황을 종합적으로 판단, B씨가 친아들이 아님을 당시에 A씨가 알고 있었다고 봤다. 재판부는 "당사자가 양친자관계를 창설할 의사로 친생자 출생신고를 하고 입양의 실질적 요건도 모두 구비됐다면 그 형식에 다소 잘못이 있더라도 입양의 효력이 발생한고, 이 경우 파양에 의해서만 양친자관계가 해소될 수 있다"며 "이 때 입양의 실질적 요건이란 입양의 합의가 있을 것, 15세 미만자는 법정대리인의 대낙이 있을 것, 양친자로서의 신분적 생활사실이 수반될 것 등을 말한다"고 설명했다. 파양사유 없으면 친생자관계 확인 구할 이익 없다 이어 "A씨와 B씨는 60년 가까이 부모와 자식으로서의 관계를 맺어왔고 두 사람 사이에는 사회통념상 부자관계로 인정할 만한 양친자로서의 신분적 생활사실도 갖춰졌다"며 "A씨도 출생신고를 하는 등 B씨와 양친자 관계를 맺으려는 입양의 의사가 있었고, 출생신고 당시 B씨가 15세 미만자였지만 B씨의 법정대리인인 C씨가 B씨를 A씨에게 맡긴 것으로 봤을 때 B씨 어머니에게도 입양에 대한 승낙의사가 있었다고 판단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A씨와 B씨 사이에는 입양의 실질적 요건이 구비돼 있으므로 B씨에 대한 A씨의 출생신고는 입양신고로서의 효력을 갖고 둘 사이에는 유효한 양친자관계가 성립한다"며 "파양 사유가 존재하지 않는 이상 A씨에게는 친생자관계의 부존재 확인을 구할 이익이 없다"고 판시했다.
양친자관계
재산
친자관계
입양
남가언 기자
2020-03-05
행정사건
[판결] "6·25 생환포로·미귀환사망포로, 억류기간 보수 차등지급은 정당"
6·25전쟁에 참전해 북한에 억류당했다가 생환한 국군 포로와 귀환 전에 사망한 포로에 대해 억류기간 중 보수를 차등지급한 것은 정당하다는 판결이 나왔다. 서울행정법원 행정14부(재판장 김정중 부장판사)는 A씨의 유족이 국방부장관을 상대로 낸 보수 등 지급신청 거부처분 취소소송(2018구합80407)에서 최근 원고패소 판결했다. A씨는 한국전쟁에 참전했다가 포로로 억류돼 1984년 1월 북한에서 사망했다. A씨의 자녀인 B씨는 2005년 탈북해 2013년 대한민국에 입국했고, 유전자검사를 통해 A씨의 친생자임을 확인받았다. 이후 B씨는 국군포로송환법에 근거해 A씨가 사망 전 받아야 했던 '억류기간에 대한 보수' 지급을 신청했다. 그러나 국방부는 귀환 전 사망한 국군 포로에게 생환 포로와 동등한 보수를 지급하는 것은 불가능하다며 거부했다. 국군포로송환법 제9조 1항은 '국방부장관은 등록포로에게 억류기간에 대한 보수를 지급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B씨는 한국에 귀환해 등록한 포로에게만 보수를 지급하는 것은 평등권에 위배돼 위헌이라고 주장하며 소송을 냈다. 재판부는 "국군포로송환법 제9조 1항은 국군포로 중 등록포로의 억류기간에 대한 보수청구권을 규정하고 '등록포로의 지위를 얻지 못한 국군포로의 유족'에 대하여는 사망한 국군포로의 억류기간에 대해 이 같은 보수청구권에 상응하는 권리를 규정하지 않고 있다"며 "이는 등록포로와 '등록포로의 지위를 얻지 못한 국군포로의 가족 또는 유족'을 다르게 대우하고 있다고 볼 여지가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해당 법률조항은 국군포로가 포로로서 겪은 희생과 노고를 위로하기 위한 취지에서 군인보수법보다 시효, 인정 복무기간, 병적제외 여부 등에서 수혜적으로 규정해 억류기간에 대한 보수를 지급하기 위한 규정"이라며 "'군인의 신분으로 직접 참전 또는 임무 수행 중 적국에 의해 억류된 국군포로'와 '국군포로의 가족 또는 유족'은 본질적으로 다른 집단"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국군포로의 자녀인 B씨는 등록포로와의 사이에 평등원칙 위반 여부를 판단하기 위한 '비교집단'이 될 수 없다"면서 "국군포로송환법 제9조 1항의 평등원칙 위반 주장은 받아들일 수 없다"고 판시했다.
북한
억류
포로
사망
박미영 기자
2020-01-06
민사일반
혈연관계 유무 기준으로 친생추정 범위 정하는 것은 부당<br> 혈연관계 없이 형성된 가족관계도 보호해야 할 가족관계<br> 자녀 복리 관점에서도 인공수정 자녀에 대해 친생추정 적용 필요
[판결] 대법원 전합 "혼인중 출생 자녀, 혈연관계 없어도 친생추정"
남편의 무정자증으로 다른 사람의 정자로 인공수정해 태어난 자녀도 남편의 친자식으로 추정할 수 있다는 대법원 전원합의체 판결이 나왔다. 혈연관계가 있는지 여부를 기준으로 친생추정이 적용 또는 배제되는 것은 아니라는 취지다. 혼인기간 중 출생한 자녀는 원칙적으로 법적인 부자관계라는 대법원 기존 판례가 그대로 유지된 것이다. 대법원 전원합의체(주심 김재형 대법관)는 23일 A씨가 자녀 둘을 상대로 낸 친생자관계 부존재 확인 소송에서 각하 판결한 원심을 확정했다. A씨는 부인 B씨와 1985년 결혼했지만 무정자증으로 자녀가 생기지 않았다. 이에 부부는 다른 사람의 정자를 제공받아 시험관시술을 통해 1993년 첫째 아이를 낳은 뒤 두 사람의 친자식으로 출생신고를 했다. 이후 1997년 둘째 아이가 태어나자 이번에도 부부의 친자식으로 출생신고를 마쳤다. 2013년 가정불화로 아내와 이혼 소송을 하는 과정에서 둘째 아이가 혼외관계로 태어났다는 사실을 뒤늦게 알게 됐고, A씨는 두 자녀를 상대로 친자식이 아니라며 소송을 냈다. 법원이 시행한 유전자(DNA) 검사결과 두 자녀 모두 A씨와 유전학적으로 친자관계가 아닌 것으로 확인됐다. 하지만 1심은 "무정자증 진단을 받았다는 사실만으로 부인이 남편의 자식을 임신할 수 없는 외관상 명백한 사정이 있음을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며 A씨에게 패소 판결했다. 2심은 A씨와 두 아이의 유전자가 일치하지 않지만, 첫째 아이에 대해서는 제3자의 정자를 사용한 인공수정에 A씨가 동의했기 때문에 소가 부적법하다고 판단했다. 둘째 아이에 대해서는 친생자 관계가 인정되지 않으나, 입양의 실질적 요건을 갖추어 양친자관계가 성립해 소의 이익이 없다며 A씨의 항소를 기각했다. A씨는 이에 불복해 상고했다. 대법원은 이 사건을 전원합의체에 회부해 심리해왔다. 현행 민법 제844조, 제847조는 아내가 혼인 중 임신한 자녀를 남편의 친생자로 추정하고, 이 추정을 깨뜨릴 수 있는 유일한 방법으로 친생부인의 소를 인정하고 있다. 친생부인의 소는 남편 또는 아내가 다른 일방 또는 자녀를 상대로 그 사유가 있음을 안 날부터 2년 내에 이를 제기해야만 한다. 제소기간 제한이 있기 때문에 이 기간 내에 소를 제기하지 않으면 친생 추정을 받는 자녀에 대해서는 친생자 관계를 부정할 수 없게 된다. 그 결과 반사적 효과로 설령 친생자가 아님이 명백하다 하더라도 친생자 관계는 그대로 확정된다. 판결문 다운로드 다만 우리 판례는 부부가 동거하지 않은 경우라는 외관상 명백한 사정이 있는 경우에 한해 민법 제844조의 친생추정을 배제하고 있다. 바로 1983년 7월 이른바 '외관설'로 불리는 대법원 전원합의체 판결(82므59)이다. 대법원은 이 판결에서 "민법 제844조는 부부가 동거하여 처가 부의 자를 포태할 수 있는 상태에서 자를 포태한 경우에 적용되는 것이고 부부의 한쪽이 장기간에 걸쳐 해외에 나가 있거나 사실상의 이혼으로 부부가 별거하고 있는 경우 등 동서의 결여로 처가 부의 자를 포태할 수 없는 것이 외관상 명백한 사정이 있는 경우에는 그 추정이 미치지 않는다"며 "처가 가출해 부(夫, 남편)와 별거한지 약 2년 2개월 후에 자녀를 출산했다면 이 경우에는 민법 제844조의 친생추정이 미치지 않으므로, 부는 친생부인의 소에 의하지 않고 친자관계부존재확인소송을 제기할 수 있다"고 판시했다. 친생추정을 받지 않는 자녀에 대해서는 친생자관계부존재확인의 소를 통해 친생자 관계를 부정할 수 있다. 이 소는 제소기간의 제한이 없다. 이처럼 친생추정이 되는지 여부에 따라 큰 차이가 생기는 셈인데, 결국 친생추정의 예외를 인정한다는 것은 아버지가 '친생자가 아님을 안 날로부터 2년이 경과한 후에도 (친생부인의 소가 아닌 친생자관계부존재확인의 소를 제기함으로써) 친생자관계를 부정할 수 있게 된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다. 대법원 전원합의체도 이번 사건에서 친생추정의 예외를 인정할 것인지를 두고 고심을 거듭해왔지만, 친생추정 및 그 예외의 범위를 종전과 같이 유지하기로 결론냈다. 재판부는 우선 아내가 혼인 중 남편의 동의에 따라 제3자의 정자를 제공받아 인공수정으로 자녀를 출산한 경우에도 친생추정 규정이 적용돼 출생한 자녀가 남편의 친생자로 추정된다고 결론냈다. 재판부는 "친생추정 규정의 문언과 체계, 민법이 혼인 중 출생한 자녀의 법적 지위에 관해 친생추정 규정을 두고 있는 기본적인 입법 취지와 연혁, 헌법이 보장하고 있는 혼인과 가족제도 등에 비추어, 인공수정 자녀에 대해서도 친생추정 규정을 적용하는 것이 타당하다"며 "친생추정 규정은 문언상 '아내가 혼인 중에 임신한 자녀를 남편의 자녀로 추정한다'고만 정하고 있을 뿐이어서 혈연관계의 존부를 기준으로 그 적용 여부를 달리 하지 않는다. 특히 인공수정으로 임신한 자녀에 대해 친생추정의 적용을 배제하고 있지도 않다"고 밝혔다. 이어 "헌법은 개인의 자율적 의사와 양성의 평등에 기초한 혼인과 가족생활을 보호하고 있는데, 인공수정 자녀를 둘러싼 가족관계도 이러한 헌법에 기초하여 형성된 것이므로 다른 자녀와 차별을 두어서는 안 된다"며 "출생과 동시에 안정된 법적 지위를 부여하고자 한 친생추정 규정의 취지는 인공수정 자녀에 대해서도 유지되어야 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인공수정 자녀는 부부와 실질적인 친자관계 모습을 형성·유지하고, 사회적으로 보더라도 인공수정 자녀는 부부의 자녀로 받아들여지고 있다"며 "남편의 동의는 인공수정 자녀에 대해 친생추정 규정을 적용하는 주요한 근거가 되므로, 남편이 나중에 자신의 동의를 번복하고 친생부인의 소를 제기하는 것은 허용되지 않는다고 봐야 한다"고 판시했다. 재판부는 또 혼인 중 아내가 임신해 출산한 자녀가 유전자 검사 등을 통해 남편과 혈연관계가 없다는 점이 밝혀졌더라도 친생추정이 미친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혈연관계 유무를 기준으로 친생자 추정 원칙이 미치는 범위를 정하는 것은 민법 규정의 문언에 배치된다"면서 "혼인 중 아내가 출산한 자녀가 유전자 검사로 남편과 혈연관계가 없다는 점이 밝혀졌더라도 친생자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혈연관계 없이 형성된 가족관계도 헌법과 민법이 보호하고자 하는 가족관계에 해당된다"며 "이러한 가족관계가 오랜 기간 유지되는 등 사회적으로 성숙해지고 견고해졌다면 그에 대한 신뢰를 보호할 필요성이 크다"고 강조했다. 또 "법리적으로도 혈연관계 유무는 친생추정을 번복할 수 있는 사유는 될 수 있지만 친생추정이 미치지 않는 사유가 될 수는 없다"며 "혈연관계가 없다는 점을 친생추정이 미치지 않는 전제사실로 보는 것은 원고적격과 제소기간의 제한을 두고 있는 친생부인의 소의 존재를 무의미하게 만드는 것으로 민법 해석상 받아들이기 어렵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권순일·노정희·김상환 대법관은 "자녀가 남편과 혈연 관계가 없음이 증명되고, 사회적 친자 관계가 형성되지 않거나 파탄된 경우엔 예외가 인정돼야 한다"는 별개의견을 냈다. 민유숙 대법관은 "모든 인공수정이 아니라 아내가 혼인 중 '남편의 동의'를 받아 '제3자 제공 정자'로 인공수정을 한 경우에 한정하여 친생추정 규정이 적용된다"며 "동거의 결여뿐만 아니라 외관상 명백한 다른 사정이 있는 경우에는 친생추정 예외가 인정돼야 한다"는 별개 및 반대의견을 제시했다.
인공수정
친생자관계
무정자증
전원합의체
손현수 기자
2019-10-23
헌법사건
헌재 전원일치 결정
친생자관계 존부 확인 소송, 재심기간 제한은 합헌
친생자관계 존부 확인 판결에 대해 재심을 제기할 수 있는 기간을 재심사유를 안 날로부터 30일, 판결 확정 후 5년 이내로 제한한 구 민사소송법 규정은 합헌이라는 헌법재판소 결정이 나왔다. 법적 안정성을 고려한 합리적인 조치라는 취지다. 헌재는 A씨가 가사소송법 제12조 등이 위헌이라며 낸 헌법소원 사건(2017헌바472)에서 최근 재판관 전원일치 의견으로 합헌 결정했다. 가사소송법 제12조는 '가사소송 절차에 관하여는 이 법에 특별한 규정이 있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민사소송법에 따른다'고 규정하고 있는데, 재심 제기 기간을 규정한 구 민사소송법 제426조는 1항에서 '재심의 소는 당사자가 판결확정 후 재심의 사유를 안 날로부터 30일 내에 제기해야 한다'고 규정하고, 3항에서 '판결확정 후 5년을 경과한 때에는 재심의 소를 제기하지 못한다'고 규정했다. 현행 민소법도 제456조에서 같이 규정하고 있다. A씨는 사망한 한모씨 및 황모씨와 자신과는 친생자관계가 존재하지 않는다는 판결이 확정된 이후 "내가 두 사람의 친생자인데, 미국에 거주하던 홍모씨(사망)를 따라 이민을 갈 목적으로 허위 판결을 선고 받았었다"고 주장하며 재심을 청구했다. 하지만 재심 제기 기간이 지났다는 이유로 각하되자 "구 민사소송법 제426조가 친생자관계 존부 확인의 소에도 효력이 미친다고 해석하는 한 위헌"이라며 헌법소원을 냈다. “법적 안정성 등 고려 합리적 조치” 헌재는 "재심에 있어 제소기간을 둘지 여부 등은 입법자가 확정판결에 대한 법적 안정성, 재판의 신속·적정성, 법원의 업무부담 등을 고려해 결정해야 할 입법정책의 문제"라고 밝혔다. 이어 "재심 제기 기간을 두는 것은 당사자 사이에 일어나는 법적 불안상태를 막기 위한 것이고, 친생자관계 존부 확인의 소는 특별민사소송절차인 가사소송의 한 종류로서 다른 민사소송 및 가사소송과 달리 친생자관계 존부 확인의 소에 대해서만 특별히 친생자관계를 기초로 형성된 법적 불안상태를 막을 필요성이 없거나 적다고 볼 수 없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당사자가 모두 생존해 있는 동안에는 제소기간의 제한이 없이 친생자관계 존부 확인의 소를 제기할 수 있고, 대리권의 흠이 있거나 재심을 제기할 판결이 전에 선고한 확정판결에 어긋난다는 이유로 제기하는 재심의 소에는 재심제기의 기간이 적용되지 않을뿐만 아니라, 재심사유를 안 날부터 30일의 재심제기 기간은 불변기간이므로 당사자가 책임질 수 없는 사유로 기간을 도과했을 경우에는 추완해 재심을 제기할 수 있는데다, 재심사유가 판결확정 후에 생긴 때에는 그 사유가 발생한 때부터 5년의 기간 내에 재심의 소를 제기할 수 있다"면서 "따라서 친생자관계 존부 확인의 소의 확정판결에 대한 재심을 민사소송법에서 정한 재심 제기 기간 안에 제기하도록 하더라도 청구인의 재판청구권을 침해한다고 볼 수 없다"고 했다.
가사소송법
재심
친생자관계존부확인
박수연 기자
2019-0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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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목 받은 판결큐레이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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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결] “사법경찰관 위법 없다면 영장발부나 체포·구속 자체는 위법 아니다”
판결기사
2024-04-07 10:10
태그 클라우드
공직선거법명예훼손공정거래손해배상중국업무상재해횡령조세사기노동
달리(Dali)호 볼티모어 다리 파손 사고의 원인, 손해배상책임과 책임제한
김인현 교수(선장, 고려대 해상법 연구센터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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